[지지대] 열대야 유감

“따갑긴 따갑네.” 어렸을 적 어른들은 쏟아지는 햇볕을 보고 혼잣말로 그러셨다. 우리의 전통적인 여름 더위는 그랬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햇볕에 습기가 스며들고 있다. 공기가 눅눅해지고 있다. 습도가 오르고 있어서다. 습도는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의 양 또는 비율을 나타내는 단위다. 예전에는 한여름 길어야 며칠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불쾌지수도 오른다. 불쾌지수는 온도, 습도, 풍속 등에서 느껴지는 불편한 정도의 수치다. 자꾸 옛날 이야기를 꺼내 민망하지만 그땐 낮에 불쾌지수가 높아도 밤이면 선선한 바람이 땀을 식혀 줬다. 요즘은 밤에도 그렇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열대야 얘기다. 원래는 일본 기상청 용어였다.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밤을 뜻했다. 일본의 기상수필가 구라시마 아쓰시가 처음 썼다. 단, 일본 기상청이 통계로 잡았던 건 야간 최저 기온에 의한 열대야가 아니라 하루 중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이었다. 최근에는 도시 열섬 현상의 영향으로 매일 불쑥 찾아온다. 적어도 서울에선 하루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이 1940년대 이전에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연간 10일가량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선 거의 매일이다. 장맛비가 그치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출근길 시민들의 얼굴이 퀭하다. 밤새 열대야에 시달려서다. 한반도는 물론이고 지구촌이 펄펄 끓고 있다. 에어컨을 껴안고 산다. 징그럽다. 한낮 체감온도가 30도를 넘은 지 이미 오래다. 열대야도 이젠 땅거미가 지면 일상이 됐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더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어쩌면 앞으로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주인공 뫼르소 어깨로 쏟아지던 햇볕을 구경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겠는가. 환경을 훼손하는 인간을 향한 조물주의 꾸지람이 그럴 텐데 말이다.

[오늘의 운세] 8월 2일 금요일 (음력 6월 28일 /戊戌)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자손만나 기쁨 과음과식 조심 모임초대 무난 戊子 48년생 친척친구 만나 상담 결정하면 고민 해결되고 庚子 60년생 계약문제 원만하나 부모형제 집안문제 고민 壬子 72년생 일진불리 매사조심 관재사고 손재조심 흉(凶) 甲子 84년생 음주가무 즐기고 오락장 출입 과욕은 금물 도난 丙子 96년생 직장고민 해결 술 음식 생기고 자손화합 무난 소띠 丁丑 37년생 명예손상 자손근심 금전불리 가족불화 조심 己丑 49년생 경쟁관계 발생 재물지출 한발 양보해야 해결 辛丑 61년생 문서 시험소식 차량 이사문제 원만히 해결 癸丑 73년생 연인 생기고 명예 인기있고 구직 성사되고 乙丑 85년생 가정화합 이성화합 즐거운 여행 돈은 지출 丁丑 97년생 일진불리 기분우울 직업갈등 연인불화 조심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친구형제 도움받고 모임성공 원만히 해결 庚寅 50년생 시험합격 계약성사 금전 원만하나 차량고민 壬寅 62년생 매사 실속없고 분주하고 실수하니 술 조심 甲寅 74년생 운기상승 능력인정 연인 데이트 탈선가능 丙寅 86년생 직업해결 음식대접 지손경사 만사원만 길(吉) 戊寅 98년생 친구동료 형제모임 인간화합 중심인물 되고 토끼띠 己卯 39년생 재물지출 많으나 능력인정 뜻을성취 길(吉) 辛卯 51년생 문서계약 성공 시험합격 금전문제 해결 癸卯 63년생 명예상승 혼담성사 인간관계 화합 大길(吉) 乙卯 75년생 투자금전 이득 연인 생기고 즐거운 하루 길(吉) 丁卯 87년생 연인불화 직업고민 말실수 조심 과음과식 己卯 99년생 재물손해 경쟁불리 시비쟁투 시기질투 조심 용띠 庚辰 40년생 자손근심 따르나 문서차량 계약문제 길(吉) 壬辰 52년생 일진불길 만사조심 질병 시기 사고 조심 甲辰 64년생 반길반흉 하니 금전은 얻고 가정은 불화 丙辰 76년생 직장문제 고민 과음과식 술조심 탈선주의 戊辰 88년생 경쟁불리 모임성사 주도인물 재물은 지출 庚辰 00년생 분주다사 부모상사 불화 실속없고 소외당해 뱀띠 辛巳 41년생 문서차량 이사문제 해결 뜻하는 소식듣고 癸巳 53년생 명예 상승하나 남 시기질투 조심 가족외식 흉(凶) 乙巳 65년생 부부가족 문제로 재물지출 다른 일은 만사 길(吉) 丁巳 77년생 직장문제 고민 연인과 불화 음주실수 조심 己巳 89년생 일진불리 투자손해 경쟁불리 연인불화 말조심 辛巳 01년생 시험학업 원만 부모형제 모임 여행 출행도 무난 말띠 壬午 42년생 일진불리 감언이설 주의 가족문제로 지출 甲午 54년생 연인 및 부부 문제로 지출과다 사업운 대길 丙午 66년생 자손기쁨 직장해결 음식대접 즐거운 나날 戊午 78년생 친구형제 모임 단합과시 재물은 지출할 때 庚午 90년생 문서차량 변화 이사 및 여행 가족부모 걱정 壬午 02년생 컨디션 불리 동료배신 도와줘도 원망듣고 허탈 양띠 癸未 43년생 명예상승 자손기쁨 생기나 질병구설 조심 乙未 55년생 재수원만 가정화합 연인 및 음주 오락으로 지출 丁未 67년생 직장고민 가정불화 식중독 조심 정신불안 己未 79년생 재수불리 시비쟁투 말을조심 이성간 불화 辛未 91년생 시험원만 차량 이사 여행 부모도움 귀인조력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재물은 생기나 과욕은 금물 음주 대인으로 망신 丙申 56년생 술 음식 생기고 직업변화 자손기쁨 만사 길(吉) 戊申 68년생 친구도움 경쟁발생 모임성사 재물은 지출 庚申 80년생 부모님 질병 음식조심 출행여행 말을 조심 壬申 92년생 일진불리 쟁투시비 술 운전조심 인내심 필요 닭띠 乙酉 45년생 가족모임 외식하고 재수 원만하나 술조심 丁酉 57년생 부부갈등 자손걱정 직업문제로 고민발생 己酉 69년생 재수불리 투자손해 연인불화 근신해야 길(吉) 辛酉 81년생 공부 잘 되고 칭찬받고 선물받고 만사해결 癸酉 93년생 인기상승 연인 데이트 인정받고 만사무난 개띠 丙戌 46년생 직장자손 문제원만 과음과식 조심해야 戊戌 58년생 동병상련의 운세이니 남을 도와줘야 길(吉) 庚戌 70년생 문서문제 해결 시험합격 시비쟁투 술 조심 壬戌 82년생 일진불리 쟁투구설 술조심 중상모략 조심 甲戌 94년생 컨디션 불리 시비쟁투 오락탈선 이성불화 돼지띠 丁亥 47년생 직장에서 스트레스 사업불리 명예재물 손해 己亥 59년생 재물지출 많고 실속없어 부부언쟁 술조심 辛亥 71년생 문서계약 성공 시험합격 뜻을성취 만사 길(吉) 癸亥 83년생 인기 생기고 이성친구 만나 데이트 만사 길(吉) 乙亥 95년생 이성화합 인기 생기고 직업해결 기분좋은 날 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서일관 원장

‘강심장’ 신유빈, 日 히라노 꺾고 ‘4강 스매싱’ [파리 올림픽]

‘수원의 딸’ 신유빈(세계랭킹 8위·대한항공)이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개인 단식서 천신만고 끝에 4강에 진출, 메달 추가 획득을 눈앞에 뒀다. ‘강심장’ 신유빈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준준결승서 히라노 미우(13위·일본)와 풀세트 접전 끝에 4대3(11-4 11-7 11-5 7-11 8-11 9-11 13-11)으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신유빈은 앞으로 1승만 거두면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출전서 두 번째 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앞서 신유빈은 이틀전 임종훈(한국거래소)와 짝을 이뤄 혼합복식서 동메달을 획득했었다. 4강서 세계 4위인 천멍(30·중국)과 맞붙는 신유빈은 이기면 은메달, 패하면 동메달결정전에 나가게 돼 1승만 고두면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획득한다. 천멍은 2010년대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켰던 베테랑으로 직전 대회인 도쿄 올림픽서는 개인단식과 단체전 우승으로 2관왕에 올랐었다. 한국 탁구의 올림픽 단식 메달은 2004년 아테네 대회 유승민(대한탁구협회 회장)의 남자 단식 금메달과 김경아의 여자 단식 동메달이 마지막으로 신유빈이 메달을 딸 경우 단식서는 20년 만이다. 이날 신유빈은 1세트를 11-4로 가볍게 따낸 뒤 기세를 몰아 2,3세트도 11-7, 11-5로 추가해 완승을 거두는 듯 했다. 하지만 신유빈은 4세트부터 난조를 보이며 7-11로 뒤져 히라노에 추격을 내준 후 8-11, 9-11로 내리 3세트를 잃어 순식간에 3대3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마지막 세트서는 5-1로 여유있게 앞서갔으나, 히라노에게 다시 추격을 허용해 6-6 동점에 이어 역전을 빼앗겼지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펼쳐 10-10 듀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강한 푸시로 상대의 연속 실책을 유도해 경기를 마무리 했다.

“특진 대상자 누구로 정하지”…‘동전 던지기’로 뽑은 경찰

경기도내 한 경찰 지구대 근무팀이 우수한 실적을 거둔 성과로 특진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동전 던지기’로 뽑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수원남부경찰서 인계지구대 A팀은 지난 7월19일 열린 ‘경찰청 상반기 팀 특진 선발대회’에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해당 대회는 팀 단위 특진을 확대해 지구대 등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의 역량과 사기 진작을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도입됐다. 올해의 경우 총 17개 팀이 경쟁해 1등과 2등인 A팀을 포함, 총 2개 팀이 선정됐다. 이를 통해 A팀은 경위 이하 계급 별로 1~2명 씩 총 6명의 특진 권한이 주어졌다. 여기서 동일 계급의 경찰이 여러 명 있는 점이 문제가 됐다. 특진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A팀의 B씨와 C씨는 서로 같은 계급이었으며 누가 더 높은 성과를 냈는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B씨와 C씨는 서로 상의 끝에 ‘동전 던지기’로 특진자를 결정하기로 하고 일부 직원이 보는 앞에서 동전을 던져 특진 대상자를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특진 규정 상 대상자를 어떻게 선정하는 지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운에 특진자를 선정하는 행위는 구성원 간 갈등을 조장하고 오히려 근로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경찰 내부 의견도 나오며 제도 자체가 희화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의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업무가 범인 검거, 범죄 예방시책 등 다양하기 때문에 성과나 기여도를 정확히 판단하긴 힘들다”며 “특히 특진자 선정 과정에서 구성원 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서 樂의 향연… 전 세계 달군다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세계인의 음악 축제인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인천을 뜨거운 락의 열기로 채운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와 경기일보가 공동주관하는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2~4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 58팀이 한 여름의 청춘을 닮은 무대를 선보인다. 첫날인 2일에는 카디, 라쿠나, GUMX, indigo la End, Wave to Earth, 새소년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메인무대의 헤드라이너에는 미국의 하드코어 펑크 밴드인 턴스타일(TURNSTILE)이 자리를 채운다. 턴스타일은 ‘규칙을 어기는 밴드’라는 수식어처럼 다양하고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킴고든(KIM GORDON), toe, 브로콜리너마저, 베이루트 택시, QWER 등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아티스트도 나선다. 여기에 슈퍼루키 TOP6에 오른 극동아시아타이거즈와 아월 등도 무대에 오른다. 둘째날인 3일에는 미국의 세계적 락 스타인 잭 화이트(JACK WHITE)가 헤드라이너로 출격해 축제의 밤을 화려하게 불태운다. 또 ‘펜타 슈퍼루키’ 출신인 더픽스(THE FIX)와 한로로, 브로큰 발렌타인, 이승윤, GIRL IN RED, 실리카겔 등도 MZ세대들이 열광할 트렌디한 무대를 선보인다. Dark Mirror ov Tragedy, 구남광여라이딩스텔라, 파란노을도 독특한 특성을 담은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프와 모허 등 슈퍼루키도 서드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호흡할 예정이다. 마지막날인 4일에는 ‘펜타 수퍼루키’ 출신의 잔나비가 헤드라이너로 출격해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낸다. 여기에 ‘락 씬’에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데이식스(DAY6)도 무대를 꾸민다. 또 3인조 일레트로닉 밴드인 글렌체크와 몽환적인 목소리로 눈길을 끄는 터치드도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크리피넛츠(Creepy Nuts), 리도어, 세풀투라(SEPULTURA), 이상은, 선우정아, 김늑, THE POLES도 마지막날 무대를 풍성하게 채운다. 슈퍼루키 1위에 오른 다양성과 아사달도 무대에 오른다. 특히 이날 브라질 메탈 밴드의 세풀투라는 인천펜타포트를 아시아에서 여는 마지막 공연으로 정하고, 유럽 공연을 끝으로 40년의 밴드 역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는 올해 19회째 맞이하는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 사업인 ‘글로벌 축제’에 지정 받은 만큼 해외의 유명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 지난해 행사에 이어 행사장의 식음료(F&B)부스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이어가는 등 ‘친환경 축제’의 모습에 걸맞은 지원에 나선다. 시 관계자는 “폭염 속에서도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무대로 인천의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행사가 무더위로 지친 시민들과 관객들에게 시원한 물줄기가 되길 바란다”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축제로 거듭나는 동시에, 친환경 축제로도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기고] 위험기상에 활약하는 기상관측차량

기상청에서는 날씨를 관측하기 위한 다양한 기상관측장비를 운영 중이다. 기상관측장비로는 지상에서 기상을 관측하기 위한 종관기상관측장비(ASOS)와 방재기상관측장비(AWS), 대기 상층부의 기상을 관측하기 위한 레윈존데와 연직바람관측장비, 강수 상태를 폭넓게 관측하기 위한 기상레이더, 우주에서 구름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관측하기 위한 기상위성 등이 있다. 기상관측장비는 대개 한 지점에 고정된 상태로 운영되는 고정형 장비다. 그러나 모든 지역에 관측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관측 공백 지역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기의 하층부터 상층부를 연직으로 관측하는 고층기상관측은 날씨예보의 정확한 예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료다. 이러한 관측 공백 지역을 보완하기 위해 기상청에서는 기상관측차량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기상관측차량은 AWS를 차량에 부착해 지상기상관측을, 레윈존데를 탑재하고 고층기상관측을 수행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지역에 출동해 관측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상관측차량은 주로 어떤 상황에 출동할까. 위험기상이 예상될 때는 보다 정확히 예측할 필요성이 있다. 위험기상이 어느 지역에 영향을 줄지, 당초 예상보다 강해질지 등을 파악하려면 더욱 상세한 관측자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관측자료로는 지상의 자료도 중요하지만 대기 하층부터 상층부까지 연직으로 관측된 기상관측자료가 꼭 필요하다. 현재 기상청에서 레윈존데를 사용해 고층기상관측을 수행하는 곳은 백령도, 덕적도, 흑산도, 제주도, 창원, 포항, 북강릉 등 7개소이며 공군이 오산과 광주에서 관측하는 자료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면적 대비 관측지점은 많은 편이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기상변화가 커 기상 예측이 어려운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기상관측차량은 이렇게 부족한 관측자료를 보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위험기상이 다가올 것이 예상되고 정확한 예측을 위해 레윈존데 관측자료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기상관측차량은 관측자료가 필요한 지점으로 출동해 관측을 실시한다. 레윈존데 관측은 일반적으로 하루 네 차례, 전 세계가 동시에 수행한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3시·9시, 오후 3시·9시에 이뤄지며 이렇게 관측한 자료는 세계기상기구(WMO)를 통해 전 세계가 공유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정 관측지점 7개소에서는 자동으로 관측을 실시하지만 기상관측차량은 관측자가 수동으로 관측을 수행한다. 레윈존데를 세팅하고 기구에 헬륨가스를 주입한 뒤 세팅된 존데를 기구에 연결해 손으로 띄운다. 그리고 수집되는 자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생성된 자료를 검토해 서버에 전송하는 과정까지 직접 수행한다. 보다 촘촘한 관측을 통해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기상관측차량은 2020년 말부터 수도권기상청과 대전지방기상청에 보급된 것을 시작으로 2024년 7월 현재 6개 지방기상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 9개 지방기상청에 모두 보급될 예정이다. 고정 기상관측장비의 한계를 보완해 국민 안전 수호에 이바지하는 기상관측차량,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전국 각지를 힘차게 달릴 기상관측차량의 활약이 기대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북청사자놀음에서 꼭쇠의 모자

북청사자놀음은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정월 대보름에 하던 놀이로 마을의 편안함을 빌기 위해 벌였던 놀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돼 국가무형유산이 됐다. 속초에 내려와 사는 피란민들을 중심으로 이어지면서 속초사자놀이가 되기도 했다. 북청사자놀이에서는 양반과 머슴인 꼭쇠가 전체적인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런데 꼭쇠의 이름 뜻을 모르다 보니 꼭쇠 모자는 대강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생각이 학계에 있는 것 같다. 어떤 이는 북청사자와 속초사자와는 다르니 남한의 모습도 틀린 것은 아니라 한다. 꼭쇠에는 어떤 말뜻이 숨어 있을까. ‘꼭’은 머리꼭대기의 높은 곳이다. ‘꼭두각시’는 머리 꼭대기에 실을 묶어 가지고 노는 인형이다. ‘꼭두쇠’는 남사당패의 꼭대기에서 끌고 가는 우두머리다. 꼭대기까지 모두를 바닥 아래로 숨기는 놀이가 ‘숨바꼭질’이다. 머리 꼭지까지 모두 꽁꽁 숨어라는 뜻이 ‘꼭꼭 숨어라’다. 꼭지의 가장 높은 곳을 ‘꼭대기’라 부른다. ‘쇠’는 새롭게 솟아나는 것을 말한다. 새로운 한 해의 첫날인 설을 지내고 새롭고 솟아나는 것을 ‘설을 쇠다’라 한다. 나물이 새로운 식물로 먹을 수 없게 되면 ‘쇠었다’고 한다. 머리가 하얗게 새로이 솟아나면 ‘쇠었다’고 한다. 이렇게 새로이 솟아오르는 ‘쇠’는 마당쇠, 변강쇠, 구두쇠, 껄떡쇠, 얼렁쇠, 알랑쇠, 외딴쇠, 생인쇠, 모르쇠, 살판쇠, 개똥쇠, 꼭두쇠, 짝쇠, 난장쇠 등 전혀 다르게 솟아오른 사람으로 널리 쓰였다. 꼭지에 새롭게 솟아오르는 이름이 ‘꼭쇠’다. ▲하인이지만 모자를 씀으로써 가장 키가 커진 꼭지(꼭대기)에 있는 사람이다. ▲놀음의 꼭대기에서 앞서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꼭지의 사람이다. ▲하인이지만 양반의 머리 꼭지에 올라 앉은 듯 어리숙하면서도 양반을 골리는 사람이다. ▲우스꽝스럽게 솟아오른 모자를 쓰고 양반보다도 높게 구는 올라간 사람이다. ▲마분지나 신문지와 같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재료로 만든 모자를 썼다. ▲볼품없어도 높아지고 싶은 우리네 속 빈 강정의 모습이다. 꼭쇠는 꼭두각시처럼 보이는 가장 낮은 하인의 모습이지만 사실은 놀이를 이끌어가는 꼭두쇠의 모습이다. 하인이 우두머리라는 어처구니없는 이름부터 눈물 나게 웃음을 준다. 이제 꼭쇠의 말뜻을 알았으니 국어사전들에서 ‘꺽쇠’로 부르는 잘못을 하지는 말자. 속초사자놀이라도 모자가 달라져는 안 된다. 사자춤에서 꼭쇠모자는 중요하지 않으니 대강 써도 되는 것도 아니다. 1936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행해지던 북청사자놀이의 꼭쇠는 양반보다 한 계단 아래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양반보다 높게 올린 모자를 쓰고 있다. 요즘의 남한에서 볼 수 있는 꼭쇠 모자와는 사뭇 다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생생한 ‘환경 교육’ 함께 그린 미래, 2024 경기탄소중립 생태환경교육 [꿈꾸는 경기교육]

‘인류와 지구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경로를 바꾸고 우리의 미래를 다시 구성하기 위해서는 모두 함께 긴급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새로운 사회 계약은 (중략) 공동의 사회적 노력이자 공동재로서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2022년 유네스코 국제 미래교육위원회가 발간한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 보고서의 일부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기후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사회 적응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교육에 탄소중립을 접목한 ‘2024 탄소 중립 생태 환경 교육’을 추진, 지속가능한 생태 시민을 양성하는 데 나서고 있다. ■ ‘선택’ 아닌 ‘필수’가 된 생태 환경 교육 기후 위기 대응, 탄소 중립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막연한 구호가 아닌, 우리 삶에 당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주제로 부상했다. 탄소 배출량 증대와 이에 따른 이상 기후는 유례없는 홍수와 폭염, 혹한을 불러오고 있으며 농수산업, 더 가까이는 우리의 일상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전 세계가 지구의 온도를 더 이상 상승시켜선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 강제성을 띤 탄소 중립 국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 수출 기업들은 2050년까지 RE100(사용 전력 100% 재생에너지 대체) 캠페인을 이행해야 하며 미이행 시 수출에 지대한 악영향을 받게 된다. 이에 기업, 지자체, 국가는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발굴하고, 이에 필요한 기후 테크를 개발하며 탄소 중립에 필요한 사회 문화 조성에 매진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2030년 내 온실가스 40% 감축, 2050년 내 탄소 중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 활동 문화 조성 △기후 위기 적응 △기후 테크 기업 발굴 및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역시 도를 비롯해 수원, 용인, 안산, 시흥, 광명 등 기초지자체를 환경 교육 도시로 선정, 학교 환경 교육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를 살아가고 개척할 학생들에게 기후 위기 대응이 가장 시급하며 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배양하고 탄소 중립의 필요성과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 생태 환경 교육이란 경기도교육청도 국가적,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생태 환경 교육의 중요성에 발맞춰 ‘기후변화 대응 탄소 중립 환경 교육 진흥 조례’를 제정, 교육에 나서고 있다. 조례는 각급 학교가 환경 교육 활성화, 학교 운영의 생태적 전환에 노력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도교육청이 교과 및 창의적 체험 활동 과정과 연계해 탄소 중립 환경 교육을 모범적으로 실시하는 학교를 우수학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학교는 지역 여건에 맞춘 환경 교육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자체, 시민 등과 협의체를 구하도록 했다. 조례를 근거로 한 도교육청의 생태 환경 교육은 ‘실천 중심 생태 환경 교육을 통한 생태 시민 양성’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 탄소 중립에 대한 개념과 필요성을 인지하고 실천에 나설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 생태 환경 교육의 목적이자 개념인 것이다. 도교육청은 생태 환경 교육의 방향으로 △지역 자원과 연계한 자율적 생태 환경 교육 거버넌스 구축 △탐구 기반 교육과정 연계 생태 환경 교육 운영 역량 강화 △학생 주도 활동을 통한 교육 공동 실천 내실화 등 세 갈래를 설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도교육청은 각급 학교와 함께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올바른 분리배출 실천, 에너지 절약 실천 등 생활 속에서 탄소 중립에 참여할 수 있는 과제를 교육과정에 녹여내고,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수준별, 단계별로 쌓아 가는 생태 환경 역량 도교육청은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학교급별 교육과정과 연계한 탄소 중립 생태 환경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발달 단계에 맞춰 성취해야 할 요소를 분석, 교육과정에 이를 반영해 자연스럽고 단계적으로 생태 역량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에 유치원과 초등학교과정에서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생태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놀이와 체험 중심의 교육이 진행된다. 이어 중학교과정에서는 본격적으로 교과목, 탐구 체험 활동을 병행, 생태 환경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도모하고 탐구·체험 프로젝트를 통한 실천 역량 강화에 나선다. 마지막으로 고등학교과정에서는 주제별 문제 해결 방안 모색, 대안 제시 등을 진행하며 생태 환경 교육과 진로를 연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실시된다. 특히 도교육청은 학교급별 교육과정의 편성, 운영을 학교 자율에 맡겨 지역별, 학교별 특색이 반영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파주 문산수억고, ‘환경사랑’ 씨앗 뿌려… 기후 위기 해결사 키운다 [꿈꾸는 경기교육]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파주 문산수억고등학교 ‘덕(德) 있는 인재를 기르는 학교’를 건학 이념으로 1968년 개교, 올해로 57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파주 문산수억고등학교는 올해 ‘2024 경기 탄소중립 생태환경 모델학교’에 선정돼 다양한 교과 연계 수업과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생태 공존으로, 평화롭게’를 주제로 탄소중립 생태환경 모델학교 과정을 운영 중인 문산수억고는 지난해 ‘탄소 중립 시범학교’ 운영은 물론이고 그보다 앞선 2021년부터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는 학교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로 인한 시대적 변화, 기후 위기에 따른 생태계 변화 및 그에 따른 문제를 짚어보고, 이를 해결할 역량을 가진 미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문산수억고는 능동적인 학습 주체, 행동하는 창의 인재, 공감하는 열린 인재 양성에 나설 방침이다. ■ 더 늦기 전에… 군·민·관·학이 함께하는 생태 공존 교육 문산수억고의 경기 탄소 중립 생태 환경 모델학교 과정은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가야 할 세대에게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포스트 코로나로 더 급격하게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고자 도입됐다. 이에 문산수억고는 기후 위기 대응 및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녹색생활’을 실천하는 생태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 이를 위해 교과 간 협업을 통해 개방적이면서도 유연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문산수억고는 접경지대에 위치해 있다는 위치적 특성을 반영, ‘평화’의 가치도 학생들에게 함께 가르치고자 한다. 이에 문산수억고는 다양한 주체가 ‘더 늦기 전에, 생태 공존으로, 평화롭게’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군’(민통선·DMZ), ‘민’(시민단체), ‘관’(파주시), ‘학’(문산수억고) 등 네 주체가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기후 위기의 티핑포인트(급격한 변화로 이어지는 임계점)를 넘기지 않으려면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하며 △생태 공존을 추구하고 △전 지구의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살아가자는 일념으로 △환경 보호-사회 책임-학교 운영 구조를 통합 추진해야 한다는 학생 중심 실천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주제 의식을 토대로 문산수억고는 교과 수업과 융합한 생태 공존 교육, 쓰레기 배출량 줄이기나 플라스틱 재활용과 같은 학교에서 실천 가능한 과제 수행,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역량을 함양하는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 다양한 교과목과 활동, 진로와 융합하는 탄소 중립 교육 문산수억고는 지난해 환경 주제 융합 교육과정 경험을 토대로 올해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학년별 교과수업에 환경 교육을 접목, 다양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1학년의 경우 과학 시간에 기후 변화 지구 미래 시나리오를 작성하거나 친환경 에너지 도시 설계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통합 사회 시간에는 우리 사회 속 여러 환경 관련 이슈를 탐색한다. 또 한국사 수업 때는 전염병의 역사를 통해 기후 위기 대응 방법을 토론하고 음악 시간에는 환경 관련 주제의 노래를 배우기도 한다. 탐구 과목을 배우는 2학년으로 들어서면 △환경과 경제(경제) △환경 관련 국제 협약 탐구(정치와 법) △친환경 주택 모델 탐구(물리) △기후 변화 요인과 환경 문제 분석(지구과학) 등 기후 위기 및 탄소 중립 교육과 교과목이 더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3학년 과정에서도 환경 윤리, 미적분을 이용한 환경 오염 추적, 친환경 패시브 주택 연구 등 다양한 연계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교과목 외에도 환경을 주제로 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내에서 배출된 플라스틱으로 진행하는 업사이클 활동,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여러 동아리 및 프로젝트를 통한 연구와 캠페인 활동이 그것이다. 플라스틱 업사이클 활동의 경우 지역 내 폐플라스틱 재활용 업체와 문산수억고가 함께하고, 이 효과를 학생과 지역사회가 함께 거두고 있다. 문산수억고가 교내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을 재질별로 분류, 지역 업체가 지원한 설비로 분쇄하면 해당 업체가 이를 원료로 활용해 물병이나 옷걸이, 화분으로 제작한다. 문산수억고는 화분을 학생 교육 용도로 활용하거나 지역 곳곳에 전달하며, 학생들에게 탄소 중립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문산수억고는 지난해 파주시가 친환경 현수막 관련 조례를 제정하자 지자체와 연계하는 친환경 현수막 확산 간담회, 폐현수막 패션쇼 등 재활용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패션에 이어 음악도 기후 위기, 탄소 중립 교육에 중요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문산수억고는 교사와 학생이 환경과 관련된 음악을 함께 만들고 교내 오케스트라 연주, 뮤직비디오 제작을 연계하고 있다. 이외에도 문산수억고는 △기후 위기 주제 토론회 △생태교란종 제거를 위한 ‘돼지풀로깅’ 활동 △환경동아리의 개구리 사다리 놓기 등 생태 공존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이 같은 문산수억고의 노력은 환경, 과학,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자신의 진로를 연계해 고민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문산수억고는 앞으로도 다양한 생태 환경, 탄소 중립 교육을 통해 학교와 학부모, 지역 사회가 연대하는 생태 환경 교육 문화를 구축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융합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인터뷰 줌-in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생태 교육 기회로” “코로나19 팬데믹과 그에 따른 비대면 강의 활성화를 계기로 공교육이 처한 위기 의식, 기후 위기 관련 교육의 필요성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파주 문산수억고등학교에서 ‘경기 탄소 중립 생태환경 모델 학교’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김나연 교사와 서현선 교사가 밝힌 수억고의 교육 도입 계기다. 문산수억고는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탄소 중립 시범학교’ 선정 및 운영 이후 올해까지 두 번 연속 탄소 중립, 생태 환경 교육을 진행하게 됐다. 특히 문산수억고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다른 학교보다 좀 더 빠르게,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 관련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과 등교 중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초유의 사태를 직면하고, 또 정착하면서 ‘이러다간 공교육, 즉 학교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위기감이 시작이었다. 김 교사는 “기후 위기는 또다시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을 불러 올 수 있고, 비대면 교육 활성화는 많은 변화를 부르고 있지만 교육은 급변하는 시대를 오롯이 반영하기까지 시간 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전에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기로 결심하고 여러 선생님과 협업,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학년도부터 탄소 중립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고 돌이켰다. 현재 문산수억고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활동을 통한 환경 주간 전시를 비롯해 △인공지능(AI)·공학 융합 프로그램 △음악, 패션과 연계한 융합 예술 프로그램 △과목별 주제 융합 수업 △환경 관련 토론회 등을 교육 과정으로 채택, 진행하고 있다. 김 교사는 “우리 학교는 2021년부터 교내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을 재질별로 씻어 배출하는 것을 기본으로, 분류된 플라스틱을 본교에서 직접 분쇄해 플레이크(가공 섬유의 일종)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플레이크는 학교와 업무협약을 맺은 지역 플라스틱 제조 업체에 보내 화분, 컵 등 학교가 의뢰한 물품으로 만들어 재구매해 활용하거나, 지역사회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주시가 폐현수막 활용과 관련한 조례를 제정한 이후에는 학생들과 폐현수막 활용 방안을 두고 시 공무원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고, 미술 선생님과 함께 폐현수막을 활용한 패션쇼 활동도 실시했다”며 “탄소 중립,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업사이클링’도 구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문산수억고는 음악과 탄소 중립 교육을 아우른 활동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음악 과목을 맡고 있는 서현선 교사가 기후 위기 대응의 중요성이 담긴 곡을 작곡하면 △문예창작과를 지망하는 학생이 작사를 △신문방송학과 지망 학생이 뮤직비디오 연출을 △연극영화과 지망 학생이 출연을 진행해 곡과 뮤비를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매년 해외 여러 국가 학교와 비대면으로 ‘온라인 세계 청소년 콘서트’를 개최, 작품을 공유함과 동시에 그들과의 영어 소통으로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고 있다. 서 교사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콘셉트로 1700년대 바흐의 곡, 최근 팝스타의 곡 등을 적절하게 반영해 환경을 주제로 작곡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한 발자국씩 더 노력하자는 가사를 넣어 환경 보호를 조금 더 의미 있고 즐겁게 하자는 취지다. 학교 오케스트라와 함께 예술과 융합한 탄소 중립·기후 위기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교사는 경기 탄소 중립 생태환경 모델 학교를 운영하면서 환경 관련 진로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경공학 전공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학년별로 생겨나고 있고, 진로를 생각할 때에도 기후 위기와 연관지어 설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문산수억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기대가 큰 환경을 갖춘 만큼, 이를 적기에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문산수억고는 인구 밀집 지역 학교가 아니기에 사교육의 바람이 다른 대도시보다 거세지 않고 공교육 역할에 대한 학부모의 기대와 지지가 높다는 특성이 있다”며 “그렇기에 많은 활동을 사명감을 갖고 보람있게, 헌신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기후 위기, 탄소 중립의 중요성을 깨닫고 많은 활동과 수업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연관해 고민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며 “이들이 앞으로 자라나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때쯤 지금 진행하고 있는 교육과정이 씨앗이 돼 개화하리라 믿으며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사회·소수자 아우르는 인재 되고파” 파주 문산수억고 이가은 학생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탄소 중립 생태환경 수업과 활동 경험을 토대로 환경과 사회, 그리고 소수자들을 아우르는 인재가 되려 합니다.” 경영학과를 지망하고 있는 3학년 이가은 학생은 ‘2024 경기 탄소 중립 생태환경 모델 학교’과정과 자신의 진로를 이같이 접목했다고 말했다. 이양은 학교에서 ‘지속가능 발전소’ 동아리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파주시 공무원들과 자원 재활용을 통한 탄소 중립 실현에 대해 간담회를 진행하며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양은 “학생과 어른 사이의 입장 차가 클까 걱정했지만 시 공무원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우리의 생각이 기발하다고 칭찬해 줘 뿌듯하기도 했다”며 “요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두되고 있는데 경영학과나 경제학과에 진학해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을 해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 그 과정에서 사회 소수자들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수억고 오케스트라 ‘레전드’에서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2학년생 최재혁군은 외환 딜러가 꿈이다. 최군은 음악과 탄소 중립을 아우른 활동을 해외 학생들과 병행하는 과정이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군은 “여러 나라 학생들과 온라인을 통해 음악으로, 언어로 소통하며 관계를 쌓고 각 나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며 “외환 딜러라는 직업이 다른 나라, 외국인과의 관계가 중요한 만큼 학교 교육과정에 참여하며 진로에 유익한 경험도 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