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왕 서거후 첫 주말…방콕 왕궁에 상복입은 수만명 인파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 서거 후 첫 주말을 맞은 15일 방콕 시내 왕궁에는 전국에서 상경한 수만 명의 애도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날 왕궁과 왕궁사원(에메랄드 사원) 출입문 밖에는 검은색과 흰색 상복(喪服) 차림의 태국 국민이 찾아와 길게 줄을 섰다. 품에는 푸미폰 국왕의 생전 사진을 품고 손에는 태국 국기 등을 든 사람들은 전날 병원에서 왕궁으로 옮겨져 안치된 국왕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새벽길을 재촉했다. 왕궁 경내는 물론 사남 루앙 공원을 끼고 뻗은 도로에는 몇백 미터에 달하는 긴 줄이 생겼다. 오전에는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이 앞으로 일주일간 왕궁을 개방하지 않으니 돌아가라는 잘못된 소식을 전하는 바람에 애도객들 사이에 혼란이 일기도 했다. 몇 시간 후 왕궁 문이 열리자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왕궁 영접실 격인 '살라 사하타이 사마꿈'에서 국왕의 사진을 향해 절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새벽 6시에 집에서 나와 줄을 섰다는 락차다폰 운나캇(24)은 "왕궁이 개방되지 않는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집에서 6시에 나와 여기에 왔으니 오랫동안 줄을 섰다"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왕의 유골을 담은 항아리는 이날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왕실사무국은 국왕의 유골이 담긴 항아리가 왕궁 내에 있는 '피만 랏타야 스론 홀'에 안치되어 있으며, 향후 15일간 비공개로 기도 의식을 치른 뒤에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왕궁은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만 방문객 입장을 허용했다. 일요일인 16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조문객을 받을 예정이다. 푸미폰 국왕 서거 후 '애도의 날'을 지정하고 직접 추도의식을 주도했던 부탄의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국왕은 장례행사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 태국을 방문했다. 한편,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상복으로 쓰이는 검정색 티셔츠가 불티난 듯 팔려나가자 일부 지역에서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가격을 올리는 상인들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국은 특별조사팀을 구성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또 당국이 한 달간 요란한 축제 등을 금지한 가운데 방콕의 홍등가 업주들도 몇 년 만에 영업을 중단했다.연합뉴스

北, '김정은 죽는다' 러셀 발언에 "덤비면 백악관부터 없어져"

북한은 1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핵 도발을 감행하면 죽는다'고 경고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우리에게 덤벼드는 그 순간 백악관부터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셀 차관보의 발언을 "우리에 대한 최고의 도전이며 우리에게 한 선전포고를 실행에 옮기는 적대 행위"라고 규정한 뒤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성명은 또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걸고 드는 미국의 적대적 언동이 도수를 넘다 못해 이제는 자가당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무엄하게도 우리의 최고 존엄을 악랄하게 건드린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며 오바마는 백악관을 떠나기 전에 그 대가가 어떤 것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이자(러셀)의 악담은 이제 곧 백악관에서 물러나야 할 오바마패의 대조선정책이 완전실패로 락인(낙인)되고 우리를 최강의 핵보유국으로 떠밀어 미국본토의 안전이 통채로 뒤흔들리게 한 책임을 모면하여보려는 단말마적인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성명은 "최고수뇌부 옹위를 제일사명으로 하고 있는 고도화된 핵무력을 비롯한 우리 혁명무력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의 과녁을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셀 차관보는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아마도 (북한이) 핵 공격을 수행할 향상된 능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그러고 나면 바로 죽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성장통 겪은'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5일 막을 내렸다. 배우 김민종과 최여진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은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렸다. 폐막 레드카펫 행사와 영화제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등 수상자 시상에 이어 이라크 후세인 하산 감독의 폐막작 '검은 바람' 상영을 끝으로 내년을 기약했다. 장편영화 경쟁부문인 올해 뉴커런츠상은 중국 왕수에보 감독의 '깨끗한 물속의 칼'과 역시 중국 장치우 감독의 '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에 돌아갔다. 아프가니스탄 나비드 마흐무디 감독의 '이별'은 특별언급상을 받았다. 올해의 배우상은 '꿈의 제인'에 출연한 두 남녀 배우 구교환과 이민지가 차지했다. 올해 영화제에는 개막작인 한국 장률 감독의 '춘몽'을 비롯해 69개국 299편의 영화가 초청상영됐다. 이 가운데 전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영화가 94편, 해당 국가를 제외하고 해외 상영이 처음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30편이었다. 영화제 기간 총 관람객 수는 16만5천149명에 그쳤다. 지난해 22만7천377명보다 27.4%(6만2천228명) 줄었다. 올해 관람객이 급감한 것은 영화 '다이빙벨' 사태로 촉발된 부산시와 영화제조직위 간의 갈등, 김영란법 시행으로 전반적인 분위기 위축과 배우들의 초청 감소, 개막식 전날 부산을 휩쓴 태풍 '차바'의 영향 등의 요인으로 보인다. 다이빙벨 사태는 2014년 9월 당연직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세월호 구조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을 반대하면서 영화제 측과 겪은 갈등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 서 시장의 조직위원장 자진사퇴, 이용관 집행위원장 검찰고발, 국내영화계 9개 단체의 올해 영화제 보이콧, 정관개정 등 2년여 동안 갖은 일을 겪었다. 태풍 '차바'는 감독과의 대화, 오픈토크 등 영화제 주요행사가 열리는 해운대해수욕장 비프빌리지를 부숴 프로그램 진행에 차질을 안겼다. 부대행사로 열린 영화 콘텐츠 거래시장인 아시아필름마켓에는 24개국의 157개 업체가 참여해 세일즈 부스 62개를 운영했다.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에서는 대회 기간 국제공동제작자 등 투자 관계자들 간에 550여 회의 미팅이 이뤄져 아시아의 권위있는 투자·공동제작 마켓 행사장임을 입증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올해 관람객이 줄어든 것은 극장 좌석 수와 상영횟수가 지난해보다 적은 데다 해운대 비프빌리지 운영 중단, 부정청탁금지법으로 전반적인 분위기 위축 등의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러 악재 속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영화제였다"며 "앞으로 영화제의 주인이자 든든한 밑거름인 관객들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버스기사 사고 전·후 한번도 망치 위치 안 가르쳐줘"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사고 버스운전 기사가 사고 전·후 한 번도 승객들에게 탈출용 망치 위치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사고의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 등이 구성한 울산버스사고피해자모임은 15일 울산 울주경찰서에서 관광버스업체, 전세버스공제조합 관계자 등과 만나 이같이 따졌다. 피해자모임은 "사고 책임은 운전사와 관광버스업체에 있다"며 "운전사는 관광 내내 승객에게 망치 위치를 안내하지 않았고, 소화기 관리를 부실히 해 화재 발생때 핀이 안 뽑힌 것이 대형 인명사고를 일으킨 가장 큰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모임은 또 "부상자 말을 들어보면 사고 직후 승객들이 '망치가 어딨느냐'고 외쳤지만, 버스 기사는 아무 말 없었고 탈출을 위해 유리창을 깬 것도 부상자 중 1명이었다"고 밝혔다.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 40명가량이 참여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사고 관광버스 회사인 태화관광 측이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태화관광 측과 회의가 열렸지만, 회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표가 나오지 않았다가 가족들이 항의하자 오후에야 해당 대표가 울주서로 찾아와 빈축을 샀다. 유가족 등이 버스 사전 점검 여부를 묻고 장례절차 지원, 조의(弔意) 플래카드 부착 등을 요구할 때마다 대표는 "실무적인 것은 잘 모른다. 실무 직원과 상의해 봐야 한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화가 난 유가족 등은 "부하 직원한테 다 물어보고 할 거면 왜 대표하고 있느냐. 대표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며 분개했다. 회사 측은 사고 후 임시휴업 중이라고 했다가 유가족 중 1명이 직접 회사 대표전화로 "지금 여행을 갈 수 있느냐"고 물었고, 전화 상담원이 "가실 수 있다"고 대답하자 회사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교통사고 전과가 있는 운전기사를 채용한 것을 따지자 회사 측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을 막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회사 대표는 이날 회의 마지막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유가족들은 "형식적인 사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무성의한 태도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피해자모임은 이날 회사 측에 이번 사고의 책임을 인정할 것,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장례절차와 비용 책임질 것, 울산 곳곳에 조의 플래카드를 설치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안전교육 실시자료 제출, 소화기 안전 점검 자료 제출, 차량 점검 상태 제출 등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요구 사항 이행을 약속했다. 피해자모임은 회사 측과 협의해 울산국화원에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