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설공단 직원들이 김종필 이사장의 개인 펜션을 찾아 수시로 시설 보수 등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이사장과 공단측은 직원들의 자율적 참여였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은 사실상 강제적 동원이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1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직원 A씨 등 10여명은 지난 5월 강원도 양양에 있는 김 이사장 소유의 개인 펜션을 찾아 일대 예초기를 돌려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전기 수선, 벽돌 나르기 등 시설 보수 작업을 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직원들은 이 펜션을 찾아 청소를 비롯해 장작 패기 등의 일을 했다. 또 직원들은 최근 이 펜션에 족욕장 같은 작은 물놀이 시설을 만들기도 하는 등 펜션 리모델링 작업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작업은 지난해부터 시설공단 직원들이 친목활동 차원에서 2~3개월에 1번꼴로 이 펜션을 찾으면서 이뤄져왔다. 시설공단 내부에서는 이사장의 직접적인 권유가 있는데다 팀장급들이 주도해 ‘양양행’이 이뤄진 만큼, 사실상 ‘강제적인 동원’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직원 B씨는 “이사장이 직접 면전에 대고 ‘심심한데 주말에 양양가자’고 물어보는데, 그걸 누가 거절 할 수 있겠냐”며 “사실상 ‘반 강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말만 자율 참여일 뿐, 팀 분위기 상 암묵적인 압박이 매우 크다”며 “결국 억지로라도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설공단 내부에서는 이 같은 모임의 주기적 참석자가 올해 승진하는 등 사적 모임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에는 ‘양양 친목이 결국 부패한 관리자 승진과 발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승진 기준이 뭐냐. 이사장 꼬봉하면 승진시켜주냐’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 같은 불합리한 승진에 대해 ‘승진하려면 이사장 펜션에 가는 모임에 가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것이냐’는 등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친목도모 차원에서 놀러갔던 것이며, 간김에 ‘주변은 깨끗하게 치우고 놀자’라는 차원일 뿐이지 작업은 아니”라고 했다. 이어 “물놀이 시설도 여름에 놀기 위해서 함께 만들었던 것”이라며 “해당 펜션에 갈 때 직원들을 동원하는 등의 강제력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잡일을 시킨적이 절대 없다”며 “내가 예초기 작업이나 벽돌을 날라 펜션을 보수하고 있을 때 직원들이 도와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물놀이 시설도 혼자 만들고 있었더니 직원들이 도와준 것”이라며 “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양 펜션에 간 것은 직원들의 친목 도모 및 사기 증진을 위한 활동”이라며 “참여는 자율이지 강제가 아니다”고 했다.
#1. 화성시 한 지역 노인회장이자 수리계장(농업용수 및 관련시설 관리자)인 A씨는 본인 마을에 위치한 가족 소유의 토지 3천300㎡가량을 새마을회 명의를 도용해 마을공동시설로 개발했다. 해당 토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마을공동시설의 경우 개발제한구역 내에서도 개발허가가 가능한 것을 노린 것이다. 개발이 완료되자 당시 이장이자 새마을회 회장인 B씨와 공모해 허위매매로 해당 시설의 소유권을 자신의 딸과 배우자에게로 이전했다. 또 수리계장이라는 지위를 활용해 수리계 명의의 저수지 일원을 낚시터로 허가받아 낚시터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챙겼다. A씨가 이토록 쉽게 문서를 위조해 허가받고 마을 공동의 재산을 편취할 수 있었던 것은 5년간 노인회장과 수리계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뒷받침됐다. #2. 지난해 겨울 포천에서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마을이장인 D씨가 C씨의 사업장을 찾아와 마을발전기금에 사용할 테니 돈을 달라고 요구한 것. D씨의 손에는 지역업체들의 리스트가 있었고 리스트에 적힌 업체 옆에는 5만~15만원의 금액이 적혀있었다. C씨는 얼마 전 인근 지역에서 마을발전기금을 거부했던 한 업체가 화물과 농기계 등으로 사업장 진입로가 막혀 애를 먹었다는 소식이 떠올랐다. C씨는 얼마 되지 않은 금액을 거부해 괜히 D씨가 사업을 해코지를 할까 걱정됐다. 그는 결국 D씨에 손에 10만원을 쥐여줬다. 마을이장, 노인회장, 농촌계장 등 마을대표들이 본인의 지위를 활용해 지역민에게 횡포를 부리거나 마을 공동재산을 편취하는 등 권력을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을대표들의 이 같은 비위행위가 가능한 것은 이들이 관공서를 보조하는 등 공적 업무와 역할을 수행하지만 비공무원 신분으로 인해 관리, 감독에 한계가 있다는 허점을 노리고 있기 때문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지난해 6월12일부터 9월1일까지 마을대표들의 비위에 대한 ‘특정사안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특정사안감사는 마을대표들의 생활밀착형 비위가 만연해지자 이를 단속하기 위해 실시됐다. 화성시 사례는 해당 특정사안감사를 통해 드러난 비리로, 현재 화성시는 A씨를 형사고발하고 허가를 내준 공무원 2명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포천시의 경우 해당 사안을 파악도 하지 못한 상태다. 포천시 관계자는 “관련해서 들어온 민원은 없다. 만약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장의 임명권자가 면장이니까 면장이 이장 해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마을대표들의 비리를 점검함으로써 마을 규모의 정부 지원 사업 효과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시행했다”며 “해당 사안 등에 대해 향후 연간감사계획에 따라 철저하게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금요일인 11일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부터 저녁까지 서울과 경기 내륙을 중심으로 5∼40mm의 소나기가 내리겠다. 소나기가 내리는 곳에서는 돌풍이 불거나 천둥·번개가 치며 시간당 20mm 내외의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가시거리가 짧아지거나 도로가 미끄러운 곳도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야외활동이나 산행 시 안전사고와 교통안전 등에 유의해야 하겠다. 하늘은 대체로 맑겠고, 낮 동안 기온은 평년(최고 27~29도)보다 높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30도 이상으로 오르겠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0~23도, 낮 최고기온은 28~33도를 기록하겠다. 지역별로는 ▲수원 21~31도 ▲성남·과천 22~32도 ▲의왕 22~30도 ▲이천 21~31도 ▲양주·의정부 20~32도 ▲연천·포천 20~30도 ▲김포 21~30도 ▲인천 21~26도 등의 분포를 보이겠다. 밤 사이 경기내륙과 인천·경기 서해안에 가시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인천대교, 영종대교, 서해대교 등 해안에 위치한 교량과 강이나 호수, 골짜기에 인접한 도로에서는 안개가 더욱 짙게 끼는 곳이 있겠으니 차량 운행에 주의해야 하겠다. 당분간 서해중부해상에는 강약을 반복하며 바다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고, 특히 섬 지역에는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해상교통 이용 시 운항정보를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경기 남부 지역민의 국제공항 관심도는 높다. 군공항 이전과 맞물린 수원지역은 특히 더하다. 공항 건설은 국가가 관할하는 SOC사업이다. 초기부터 완성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전타당성 용역은 중요한 절차 가운데 하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는 상징성도 있다. 가칭 경기국제공항의 사전타당성 용역비 2억원이 지난 2022년 말 수립됐다. 수원 등 사업에 찬성하는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앞다퉈 알리며 자찬했다. 공항 관련 지역구의 백혜련 의원(수원을)도 용역비 책정 보도자료를 냈다. “군공항 이전을 포함한 국제공항 건설에 대한 구체적·전문적 타당성을 검토함으로써 장래 항공교통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다...사전타당성 검토용역 이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구민들이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그 후 1년7개월 지났다. 별다른 소식이 없어 용역이 이뤄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염태영 의원(수원무)이 10일 국토위 업무 보고에서 밝혔다. 그는 “경기국제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 예산 2억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용 처리되려고 한다”며 “예산을 잡아 놓고 계속 실천을 안 하고 있는 이유가 뭔가”라고 추궁했다. 지적된 용역비 2억원은 2022년 말 책정된 예산인 듯하다. 당시 국토위가 ‘760만 경기 남부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라는 설명까지 달아 통과시키고, 지역 국회의원은 보도자료까지 뿌렸던 사업이다. 이걸 국토부에서 2년째 묵히고 있는 것이다. 이상하다. 경기국제공항의 타당성은 다른 용역에서 증명됐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용역과 경기주택도시공사에서 진행한 용역이다. 두 조사의 B/C(비용 대비 편익) 값이 각각 2.04, 2.36이었다. 경제성의 기준으로 보는 1.0보다 2배 이상 높다. 국토부 용역을 기대했던 이유다. 국토부 조사가 잘 나오면 곧바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오를 수 있는 단계라고 봤었다. 사실 용역비 불용이 처음 알려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일부 언론이 국토부발로 보도했다. 국토부가 밝히는 불용 이유도 소개했다. 그 내용이 지역민에게 충격적이다. “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검토한다’고 한 줄 넣었을 뿐이라 의미 없다.” 그렇다면 2억원의 용역비 수립은 왜 했을까. 간혹 정치적인 필요에 의한 ‘용역비’가 등장한다. ‘공약 실천을 위해 노력했다’는 면피용으로 악용되는 경우다. 국제공항 용역비가 그런 거였나. 그게 아니라면 채근하고 추궁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초선 염 의원의 폭로 아니었으면 다수 시민들은 용역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뻔했다.
지역과 지역을 잇는 고속버스, 시외버스터미널이 사라지고 있다. 경영난을 극복 못해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인구가 적은 지방에서 볼 수 있었던 버스터미널 폐업은 경기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은 2022년 12월 문을 닫았다. 경영난으로 1년 휴업을 하며 정상화를 모색했지만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폐업했다. 2020년 이후 성남 외에도 여주태평버스터미널, 장호원버스터미널, 운천시외버스터미널이 문을 닫았다. 현재 경기도내 시외버스터미널은 총 27곳이다. 이 중 20곳을 민간이 운영한다. 버스 승객이 줄고 적자 폭이 늘면서 이들 버스터미널도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 지방 교통의 근간인 시외버스망이 붕괴 위기에 놓인 상태다. 시외버스터미널 폐업이 느는 이유는 승용차 보급 확대와 KTX 등 대체 이동수단이 증가한 데다 인구감소에 경기침체가 겹친 탓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여객수요 급감으로 버스터미널 경영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 운영업체들은 버스 노선과 운행 횟수를 줄였다. 최근 5년간 도내 시외·고속버스 운행노선은 44.69%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감소했다. 노선당 운행 횟수 역시 24.81% 줄었다. 운행 감소는 배차간격 증가로 이어져 장시간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노인 등 교통약자들의 고통과 피해가 크다. 여객 감소→채산성 악화→노선 및 운행 횟수 축소→이용객 감소→터미널 수지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결국 폐업을 불렀다.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지방세 부담도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경기도내 버스터미널 이용객 연평균 감소율은 10.7%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매출 감소도 4.92%로 제일 높다.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매표수입은 연평균 9억7천600만원가량 손실을 보고 있다. 버스터미널 운영업체들은 새로운 수요 창출이 없어 적자가 계속 쌓이게 돼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지자체의 지원이 없으면 터미널 연쇄 폐업은 시간 문제’라며, 2020년부터 20회 넘게 경기도에 지원 건의서를 보냈다. 도는 민영인 버스터미널을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영 버스터미널 폐업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대책이 절실하다. 버스터미널은 공공재다. 경영 효율성만 생각해 폐업하면 안 된다. 소외지역 교통약자의 불편 해소를 위해 ‘교통복지’ 차원에서 계속 운영돼야 한다.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등 지자체의 맞춤 지원과 민간사업자들의 자구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일주일에 몇 번씩 차를 가지고 출타할 일이 있을 때 매번 들르는 드라이브 스루 카페가 있다. 그런데 주문할 때 어떤 직원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어떤 직원은 그렇지 못한 때가 있다. 주문하면서 몇 마디 주고받지 않지만 그 태도에 따라 사람의 기분을 움직인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어떤 이는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태도로 임하지만 어떤 이는 마지못해 하는 경우를 우리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본다. 교회라는 공동체에서도 이런 비슷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교회에는 안내, 교사, 찬양, 식당, 주차 등등 많은 봉사와 헌신의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봉사들은 교회의 예배와 신앙생활을 풍성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그런데 봉사하는 분 중에도 그 봉사의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는 분도 있고 소수지만 자신의 직분 때문에 마지못해서 하는 분들도 있다. 쉽게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목회의 연수가 조금 쌓여갈수록 느껴지는 것은 그런 상반된 태도의 이유가 ‘사랑’과 ‘두려움’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사랑의 사도’로 알려진 사도 요한은 요한1서 4장 18절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사랑’이 동기(動機)가 되면 ‘최대한’의 것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하는 일에는 어떤 두려움도 있지 않고 그 모든 것이 아깝지 않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하는 일은 우리 삶 속의 모든 두려움을 제어하고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 반면 어떤 일에 대해 ‘두려움’이 동기가 되면 ‘최소한’의 것만, 즉 혼나지 않을 만큼만 하려 한다. 그리고 그 두려움으로 하는 일은 오직 결과와 평가에 대한 걱정만 있을 뿐이고 그 하는 모든 것이 아깝게만 느껴진다. 이승우 작가의 소설 ‘사랑이 한 일’에서 인상 깊게 읽은 내용이 있다. “우리에게 가장 귀한 것을 드릴 때야 ‘바친다’라고 말할 수 있고 우리에게 귀하지 않은 것을 드리는 것은 ‘버리는’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과연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사랑이 동기가 돼 전혀 아깝지 않은 일이라 느껴지는지, 아니면 두려움이 동기가 돼 아깝게 버리는 것이라 느껴지는지 생각해본다. 이는 단지 신앙생활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우리의 가정, 직장, 사회 등 모든 삶 속에서 하는 일이 사랑이 동기가 되면 나와 공동체의 삶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정부와 경기도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선도적 역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 도시민 모두 함께 가는 모습으로 비치지만 쏟아지는 정책들에 비해 개인 실천 온도는 뜨뜻미지근하다. 체육시설의 경우 K리그 경기와 각종 콘서트 등 문화공연 행사가 연중 열리고 있는 가운데 관람객이 떠난 텅 빈 경기장을 보고 있노라면 아직 친환경 정책이 실생활에 온전히 스며들지 못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경기장 내 일회용기 반입금지 캠페인과 함께 다회용기 사용을 위한 현장 비치,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 선언과 다회용기 사용 등을 권고하지만 경기 및 행사가 끝나면 일회용품 쓰레기 종합선물세트가 담긴 일회용 비닐봉지들이 현장 곳곳에 나뒹굴고 있는 것이 일례다. 정책적 노력에도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마 생태계 파괴로 인한 직접적 피해 체감온도가 낮고 ‘나만 아니면 되지’라는 관심 밖의 일로 치부하고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통한 외침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민간 영역 구분 없이 너도나도 RE100 이행, 태양광 및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으나 아직은 실질적 체감온도는 여전히 낮은 상황으로 그 필요성을 공감할 시기를 넘어 적극 실천의 온도가 높아져야 한다. 지난 6월 말 경기도와 도내 16개 민간 단체는 기후행동을 위한 상호협력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기후행동이란 기후 변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산업, 정부 및 지역사회가 취하는 모든 노력과 행동으로 무엇보다 ‘생활 실천’을 강조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는 개개인이 어떤 노력으로 ESG, 친환경의 가치를 실현할지 고민해봐야 하며 이 흐름에 맞춰 정부, 기업, 기관은 지속가능한 ESG, 친환경 생태계 조성과 연계한 문화체육사업을 적극 육성, 지역환경 보호와 함께 도시민이 동반 성장하고 자립하는 선순환 구조로 자연스럽게 바뀌는 공유문화 확산을 통해 모두가 일상을 친환경 축제로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문제 의식은 공감하는데 해법이 없다. 날로 감소하고 있는 인구 문제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이듬해부터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 1.45의 절반 수준으로 올해는 0.68명, 내년에는 0.64명으로 더 떨어지는 등 인구절벽이 더욱 심화되리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인구 급감은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함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출산율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노동력 부족과 경제 성장 둔화, 복지 시스템의 붕괴와 지방 소멸 등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 합계 출산율이 2.1명을 회복한다 하더라도 2040년 생산가능 인구는 2천910만명으로 2025년 3천591만명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분석이다. 지난해 정부는 저출생 관련 예산을 47조원이나 투입했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 있어 결혼과 아이를 갖는 것이 ‘축복’이 아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 입시와 좋은 직장 갖기, 내 집 마련 등에 매몰돼야 하는 환경에서 살아온 게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이에 정부가 육아휴직 확대와 육아휴직 급여 인상, 기존 제도의 유연한 변화 등에 힘쓰고 있으나 효과는 여전히 미미하다. 수요자가 원하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 따른 현실적인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경기도는 최근 ‘일·가정 양립지원 가족친화 문화조성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가족 친화적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제도 도입과 임신 및 육아·돌봄 직원 ‘4·6·1육아응원 근무제’ 시행, 경력단절방지 도입 기업 지원,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신설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저출생 대응의 핵심인 ‘일·가정 양립’으로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한 가족친화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다. 어제(7월11일)는 제13회 인구의 날이었다. 경기도와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는 인구의 날을 기념해 6일부터 12일까지를 ‘경기도 인구주간’으로 설정해 다채로운 행사를 펼쳤다. 인구 변화에 대응하는 이민정책 토론회와 100인의 아빠단 도민특강, 경기도 공무원 인구교육, 저출생 인식개선 뮤지컬 공연, 청소년 인구교육 소통 프로그램 등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는 인구주간 행사 참여인증 캠페인도 함께 전개했다. 인구 문제 해결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국민 모두, 특히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와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현실적인 정책, 아이와 가정이 주는 의미 등을 기성세대와 함께 고민하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젊은이들만의 코드가 있다. 줄임말도 이런 카테고리에 속한다. ‘팜호초’가 딱 그렇다. 이쯤 되면 뭔 말이냐고 반문하는 기성세대들이 많겠다. 모국어의 조합인가, 아니면 외국어끼리의 결합일까.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걸그룹 ‘뉴진스’를 소환해보자. 그룹 명칭에 청바지를 뜻하는 ‘진(Jean)’이 들어갔다. 청바지처럼 청년시대의 아이콘이 되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도 녹아 있다. 결성된 건 2년 전이다. 멤버는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 등 5명이다. 이들이 지난달 일본 도쿄돔에서 일을 냈다. 지난 6월27, 28일 이틀 동안 열린 콘서트에 관객으로 9만명이 몰렸다.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케이팝 역사상 최단 기간 도쿄돔에 입성해 최다 관객을 불렀다고 극찬했다. 그럴 만도 하겠다. 이런 가운데 멤버 중의 한 명인 하니가 또 한 건을 터뜨렸다. 베트남계 호주인으로 본명은 하니 팜이다. 그녀가 팬미팅에서 일본 가수 마쓰다 세이코의 노래 ‘푸른 산호초’를 열창해서다. 일본 관중들이 열광했다. 특히 중년 남성 팬들의 반응이 의외로 뜨거웠다. 마쓰다는 일본의 198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돌 가수다. 당시는 케이팝이 발아하기 전이었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이 한반도를 강타했던 시절이다. 팜호초라는 줄임말은 그렇게 탄생됐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의 본명인 하니 팜의 ‘팜’과 마쓰다 세이코의 히트곡 ‘산호초’가 결합됐다. 요즘 이들 덕분에 잠시 주춤했던 K-걸그룹이 부활하고 있다. 한국 팬들도 “하니 팜 덕에 일본 노래도 들어보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대중가요라면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밖에 모르던 한국의 베이비부머들도 열광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이 대중가요로 다시 뭉치고 있다. 걸그룹 멤버 한 명이 일본인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오는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