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석서 택시기사 지갑 슬쩍…'귀신같은' 절도범

15일 오전 2시께 새벽까지 일을 하고 돈을 정리하던 택시기사 A(39)씨는 감쪽같이 사라진 지갑을 찾느라 차량 안을 샅샅이 뒤져야 했다. 지갑은 항상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콘솔박스에 넣어둬 잃어버릴 일이 없었던 A씨는 불현듯 2시간여 전 태웠던 손님이 생각났다. A씨는 곧바로 차량 블랙박스를 되돌려 보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전날 밤 오후 11시 45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에서 탑승한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은 자신의 가방을 가슴에 안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블랙박스 영상을 자세히 보니, 가방은 오른손을 가리기 위한 위장용이었다. 이 남성은 자신의 몸과 가방 사이로 오른손을 콘솔박스로 뻗어, 슬쩍 덮개를 열고 안에서 지갑을 꺼내갔다. 비교적 소음이 없는 신호대기 중엔 가만히 있다가 차량이 출발하면 콘솔박스에 넣은 손을 움직였다. 범행에는 단 2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후 그는 목적지인 용인시 기흥구 모 초등학교에 갈 때까지 정면만 응시하고 있다가 택시를 떠났다.A씨는 운전을 하느라 이 남성의 범행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A씨는 "범인은 가방 뒤로 손을 숨기고 슬그머니 콘솔박스에 손을 댔다"며 "덮개를 도로 닫을 때에는 버튼을 살짝 눌러 소리도 나지 않게 하는 등 보통 솜씨가 아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A씨로부터 신고를 받고 곧바로 수사에 착수, 이 남성을 쫓고 있다.연합뉴스

[화제의 선수] 국가대표 꿈꾸는 MTB 유망주 전용호(동수원중)

“열심히 기량을 쌓아서 해외 유명선수들과 실력을 겨뤄보고 싶습니다.” 우연히 접한 산악자전거(MTB)의 매력에 빠져 입문 9개월여 만에 전국대회 정상을 호령한 MTB 꿈나무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2일 열린 제10회 연인산 전국산악자전거대회 중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용호(동수원중 2년). 유년시절부터 자전거 타기를 즐겼던 전용호는 지난해 9월 아버지로부터 산악용 자전거를 선물받으면서 MTB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에게 MTB는 그저 TV와 잡지 속에서나 봤던 생소한 스포츠였다.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는 기쁨에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고, ‘나홀로 훈련’을 하며 산악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전용호는 “주변에 MTB를 타는 사람들이 없어 인터넷과 서적을 찾아보며 운동을 즐겼다”라며 “어느 정도 MTB에 익숙해지다 보니 급경사의 비탈길과 나무, 바위 등 장애물을 뛰어 넘으며 라이딩하는 재미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이 되면 인터넷을 뒤져 무작정 훈련을 떠났다. 수원 광교산을 비롯해 오산 독산성, 용인 와우정사 등 MTB 마니아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며 지식과 정보를 습득했고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날씨가 좋지않은 날에는 집에서 사이클 롤러를 활용해 체력을 다졌고, 코스별 목표를 설정한 뒤 기록경신에 도전하며 성장해 나갔다. 지난 겨울 강도 높은 동계훈련을 쌓은 그는 올해 고성 미시령힐클라임, 청송군수배 대회, 삼천리자전거배 대회 등 각종 전국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은 끝에 지난 주말 연인산 대회서 전국대회 첫 우승을 일궈냈다. 전용호는 “대회에 출전해 실력이 출중한 경쟁자들 보다 좋은 기록을 수립할 때가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욱 체계적으로 훈련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홍완식기자

'오늘도 던진다'… kt wiz 심재민의 간절함

“감독님, 전 괜찮습니다. 오늘도 던지고 싶습니다.”프로야구 kt wiz 좌완 심재민(22)이 지난 5일 LG와 홈 경기를 앞두고 조범현 감독에게 청했다. 심재민은 나흘 전 롯데전부터 3일 LG전까지 3경기 연속 마운드에 올랐던 차였다. 4일 하루 쉬었지만, 조 감독은 그에게 또 한 번 휴식을 권했다. 잦은 등판에 감독의 제의를 넙죽 받아 드릴만도 한데, 심재민은 오히려 마운드에 올려달라고 애원했다.조 감독은 이날 10대0으로 앞선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심재민을 호출했다. 심재민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운드로 달려나가 신이 나게 공을 뿌렸다. 간절히 원했던 등판이었다. 그는 0.2이닝 동안 11개 공을 던졌다. 최고 시속 144㎞를 찍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를 섞었다. 1피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실점은 없었다. 그는 8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조무근에게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심재민은 “오늘도 1군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2014년 부산 개성고를 졸업하고 kt의 우선지명을 받아 시작한 프로 생활에서 심재민은 단 한 번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없었다. 데뷔 후 팔꿈치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으면서 공을 던지는 날이 많지 않았다. 팔꿈치 통증이 사라진 올 시즌만큼은 정말 원 없이 경기에 나서고 싶었다. 그랬던 그가 정말로 원 없이 등판하고 있다. 이번 시즌 심재민이 출전한 경기 수는 15일까지 28경기. 팀 내 투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심재민은 “이렇게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단 사실에 감사하다”고 했다. 아플 때 동료 선수들이 야구를 하는 걸 보면서 간절함을 느꼈다고 한다. 간절함은 그를 변화시켰다. 팀 훈련 외에도 새벽 시간을 쪼개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을 하루도 빠짐없이 했다. 토미존 서저리 후 140㎞ 이하로 떨어진 직구 구속이 현재 145㎞ 언저리까지 회복된 것도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심재민의 올 시즌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이다. 다행히 그의 목표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조 감독이 그를 계속해 내보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 감독은 “구속과 구위 모두 많이 좋아졌다. 페이스가 좋을 때 자주 던지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조성필기자

무섭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