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구치소 ‘포화 속으로’… 넘쳐나는 수용자 [현장, 그곳&]

보안검색대 그리고 커다란 철문을 지나면 낡은 흰색 외벽의 10층 콘크리트 건물이 사방을 둘러싼 형태로 서 있다. 지나온 철문을 돌아보면 벽면에 ‘새출발 잊지말아요, 오늘을’ 이라는 표어가 큼지막하게 써 있다. 이곳은 수원특례시 한복판에 위치한 수원구치소로, 건물의 외관만 본다면 조금 독특한 형태의 옛날 아파트로 인식될 만큼 주변 풍경과 큰 위화감은 없었다. 20일 수원구치소는 교정 행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재개한 언론공개 이후 1년 만에 다시 구치소 내부를 공개하며 사정을 전했다. 지난해 수원구치소의 수용인원 포화율은 정원의 120%였으나 올해 146%로 수용인원이 오히려 증가했다. 여성, 노인, 외국인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수용자가 기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최근 강력하게 단속에 나선 마약, 성범죄 수용자들도 늘어난 탓이다. 이에 따라 수용인원들은 더욱 비좁은 환경에 처하게 됐다. 이날 교도관들의 안내에 따라 실제 입소자들이 입소절차를 진행하는 공간을 거친 뒤 몇 개의 문과 엘리베이터를 타고나서 수용자들이 머무는 사동에 도착했다. 사동은 2인용 독거실과 다수인원이 머무는 혼거실로 구성돼 있다. 2인용 독거실의 경우 두 사람의 팔이 맞붙어야 겨우 누울 수 있을 정도로 비좁아 3인 이상 수용은 불가능해 보였다. 독거실의 수용자들은 공간이 비좁아 벽면을 최대한 활용해 생활용품을 수납하고 있었다. 다수의 인원이 머무는 혼거실은 경우에 따라 3~12명의 인원이 머문다. 동종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모아 수용하는 식이다. 혼거실의 공간은 6~8명 정도가 머물기에 적당해 보였지만 현재 수원구치소의 수용인원 포화율이 높아 5~6평 되는 공간에 수용 한계 인원인 12명을 채워서 생활하는 혼거실도 많다. 12명이 혼거실에서 잠들기 위해서는 머리는 양쪽 벽에 두고 지그재그 형식으로 다리를 두어야 겨우 취침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혼거실 역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벽면과 천정을 최대한 활용해 물건들을 수납하고 있었다. 수용인원들은 매주 1회 길이 200m가량의 내부운동장에서 운동할 수 있지만 해당 운동장은 2천200여명의 수용자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비좁아 보였다. 수원구치소의 경우 1995년 최초로 지어진 빌딩형 구치소로 과거에는 시설이 좋은 구치소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가장 낙후된 구치소로 꼽힌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진 것과 달리 수용자들의 급식 품질은 생각처럼 풍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루 세 끼 이들의 식재료 비용은 5천원으로, 수용자들이 직접 조리를 한다고 해도 넉넉할 수 없고 신선한 재료는 더욱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현우 수원구치소장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처럼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 수용자가 폭증한다”면서 “구치소는 우리 사회 최후의 복지시설이자 인권의 척도인 만큼 수용자들의 교화를 위해서도 일정 수준의 수용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NGO 레인보우 인천지회, 봉사활동 본격화

한국 NGO 레인보우 인천지회가 인천지역에서의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선다. 20일 인천지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임은숙 인천지회장을 비롯한 50여명의 봉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구월봉사단 박원철 단장 및 임원진, 향진원의 신언희 원장, 화성 및 강서 지회장, 중앙 이사진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개소식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의 축하 영상과 함께 레인보우 활동 영상 상영, 임 인천지회장의 운영 계획 발표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 이날 임 인천지회장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연수구자원봉사센터 로션 기부, 향진원 모스액자 기부, 인천시청 유아 자전거 기부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제1회 유스타짜장나눔 및 불우이웃돕기 한마당 큰잔치에서 신발 탈취제 체험부스를 운영했다”며 “앞으로 봉사 단체들과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NGO 레인보우는 옛 광명교육포럼으로 시작, 현재 전국 32개 지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NGO 레인보우는 7가지 무지개색을 테마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도 비대면 재능기부릴레이를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조손가정, 장애인, 독거어르신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음식 나눔과 친환경 치매 예방 체험 수업 등도 하고 있다. 김선영 한국 NGO 레인보우 이사장은 “앞으로도 인천 시민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7월에 있을 서울 강서지회와 하반기에 예정된 강남지회 개소식을 통해 코로나로 움츠러든 지회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변화된 사회에 맞는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법률플러스] 계약교섭 부당 파기

다음과 같은 사안을 상정해 보자. B회사는 회사 부지에 매출의 증가를 기념하는 조형물을 설치하기로 하고, A를 포함한 5명의 작가를 선정해 조형물의 시안(試案) 제작을 의뢰하면서 시안이 선정된 작가와 조형물 제작·납품 및 설치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고지했다. 다만 그 조형물의 제작비나 제작 시기, 설치장소를 구체적으로 통보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5명의 작가가 각 시안을 제출했는데, B회사는 A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A에게 그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후 B회사는 내부의 여러 사정으로 인해 A와 조형물 제작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가 결국 3년 후 A에게 조형물 설치를 취소한다고 최종 통보했다. 이 사안에서 B회사와 A는 조형물 제작 계약을 체결한 것일까. 계약이 성립다는 것은 그 계약의 주요 내용에 관해 양 당사자의 의사가 합치됐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 사안의 경우 B회사와 A는 조형물의 설치대가, 설치기간, 설치장소 등에 대해 아무것도 합의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A는 B회사에 계약을 이행하라(예컨대 조형물 설치대를 지급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계약 체결을 위한 교섭이 진행되는 단계에서 어느 일방이 계약체결을 거절한 경우 상대방은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는 것일까. 이와 관련 대법원(2003년 4월11일 선고 2001다53059 판결 등 참조)은 다음과 같은 일반 법리를 제시한다.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해 상대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했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해 손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 원칙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이 사안에서 B회사는 A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A에게 그 사실을 통보했다. 이에 A는 장차 조형물 설치 계약이 분명히 체결될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를 하게 됐다. 그러나 이후 B회사는 내부 사정을 이유로 계약 체결을 거부했으므로, 이는 A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A는 이를 이유로 B회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A는 손해의 배상으로 얼마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대법원은 ‘신뢰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리를 제시한다. 여기서 신뢰손해란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음으로 인해 입은 손해를 말하는 것으로,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사안의 경우 시안이 선정됐음을 통지받은 A는 장차 계약이 체결될 것을 믿고 조형물 제작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 작업을 했고 그 과정에서 비용이 지출됐다면 그 비용이 바로 A의 신뢰손해다. 한편, 이와 별도로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했다고 인정된다면 A는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해 별도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겠다.

[기고]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실천

1949년 미국의 항공 엔지니어 에드워드 머피는 항공기 추락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고속 로켓 썰매에 탄 사람의 몸에 여러 개의 센서를 부착해야 했다. 머피는 이 일을 조수에게 맡겼다. 센서를 거꾸로 부착할 가능성이 있기는 했지만 조수가 설마 그런 실수를 하랴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일이 벌어졌다. 머피는 화가 나서 조수를 향해 말했다. “저 자식은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싶은 일을 하면 꼭 실수를 한다니까.” 머피의 이 말은 그의 동료들 사이에 퍼져 나가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는 이른바 머피의 법칙으로 발전했다. 우리 주변의 산업현장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일어난다. 흔히 ‘조심해서 기계를 다뤘다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걸’, ‘주변을 좀 더 확인했더라면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치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사고의 원인을 부주의나 운으로 돌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렇다면 주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을까. 주의력이란 항상 일정한 수준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장소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생활이나 행동에 필요한 것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같이 실수를 범할 가능성을 타고난 인간이 실수를 덜 범하게 하는 훈련과 교육도 물론 필요하지만 인간이 실수해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계를 만드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고 확실하게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자동차의 자동변속기를 변속기어 D(주행) 또는 R(후진)에 놓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이런 것을 풀 프루프(Pool Proof) 안전설계라고 한다. 아파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의 탑승구는 평소 오르내리는 속도보다 이상적으로 빨라질 경우 자동으로 이것을 잡아주는 안전장치가 작동돼 수십m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이것이 페일 세이프(Fail Safe) 안전설계다. 안전 확보의 수단으로 풀 프루프는 인간의 불안전성에 주목한 조치이고 페일 세이프는 기계장치의 결함 가능성에 주목한 조치다. 그렇다면 산업현장에서 이러한 안전만 확보하면 과연 안전할까? 불행히도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상위에 실천에 대한 과제가 존재해야만 궁극적인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업주는 안전을 가장 중시한다며 안전제일을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런데 품질이나 납기 등의 문제로 작업의 효율성에 치중해야 한다며 안전은 적당하게 도외시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산업현장의 안전은 설비적인 안전조치와 실천하고자 하는 근로자의 노력 그리고 경영자의 의지와 시스템이 뒷받침될 때 보다 안전한 사회가 이뤄질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왕할아버지 감사해요"...6·25 전쟁 영웅에 편지 보낸 9살 손녀

국가유공자인 증조할아버지께 감사 편지를 남긴 9살 딸아이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전해졌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시된 “쑥스럽지만 자랑 좀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따르면 9살 딸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저희 할아버지는 6·25전쟁에 학도병으로 참여하셨다가 전사하셨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현충일이면 충혼묘지를 찾곤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릴 때는 남들 다 쉬는 날 새벽부터 일어나서 묘지를 가야 하는 게 원망스러웠지만, 이제는 자식들과 함께 소풍 가는 기분으로 묘지를 찾는다"며 설명했다. 지난 6일에도 딸아이와 함께 충혼묘지를 다녀왔다는 그는 최근 딸아이의 책상 모퉁이에 붙어있는 한 장의 편지를 발견, 이를 공개했다. 딸아이가 작성한 편지에는 “왕 할아버지, 마을을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왕 할머니, 고생해 주셔서 감사해요. 왕 할머니 왕 할아버지 사랑해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현충일 날 충혼묘지를 찾으면 나눠주는 검은색 리본과 직접 그린 무궁화도 함께 붙어있는 모습이다. 지난 6일 아빠와 함께 충혼묘지를 다녀온 뒤 집에 돌아와서 6·25 전쟁에 참여한 증조 할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적어 둔 것이었다. A씨는 “(딸아이가)너무 대견한데 어디 자랑할 곳이 없다”며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눈물난다”, “정말 자랑스럽겠다”, “이런 건 자랑하는 게 마땅하다”, “할아버지께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기특한 딸아이 더 예뻐해 주시라” 등의 댓글을 통해 A씨의 딸아이를 칭찬했다.

분쟁 속 유산은 어떻게 지켜야 할까…‘DMZ 문화유산 보존 좌담회’

“DMZ는 기존 한국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현대의 역사가 합쳐져 만들어진 장소다.”(피터 스톤 국제푸른방패 위원장) “세계인들의 배움의 장소가 되도록 노력했으면 한다.”(배기동 국제푸른방패 한국위원회 위원장) “DMZ를 통해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기준을 세우게 된다면 굉장히 흥미로울 것이다”(엠마 쿤리페 국제푸른방패 사무국 분쟁 실무그룹 의장) “DMZ는 특별하다. 한국 현실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롭 콜린스 국제푸른방패 연구원) “DMZ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역사를 볼 수 있다.”(샘 터너 국제푸른방패 연구원)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는 동서로 248㎞, 남북 4㎞의 거대한 녹색지대다. 70여년의 군사대결이 낳은 비극적 공간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생태계 보고,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역사적 유산으로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돼 왔다. 하지만 남북 간 긴장과 갈등이 반복되면서 현재는 답보 상태다. 현재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정치적 갈등과 분쟁 상황에서 문화유산은 어떻게 보존해야 할까. 경기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이 경기도와 국제푸른방패(Blue Shield International), 국제푸른방패 한국위원회 등과 함께 지난 18일 오후 1시 DMZ 생태관광지원센터에서 개최한 ‘DMZ 문화유산 보존 좌담회’에선 DMZ 세계유산 등재 및 보존을 위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뤄졌다.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한반도 DMZ의 세계유산 등재 기반 구축을 위해 2019년부터 국가유산청, 경기도, 강원도와 함께 지속적인 조사, 연구, 활용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국제적 활동을 펼치는 국제푸른방패와 함께 한반도 DMZ 내 문화유산 조사와 앞으로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연차별 추진계획’ 마련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이날 좌담회엔 국제푸른방패의 피터 스톤(Peter G. Stone) 위원장을 비롯한 엠마 쿤리페(Emma Cunliffe) 국제푸른방패 사무국 분쟁 실무그룹 의장, 샘 터너(Sam Turner)·롭 콜린스(Rob Colins) 연구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좌담회를 위해 방한해 한반도 DMZ 실태조사단에서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조사한 파주 일대의 역사-문화유산, 자연-생태 유산, 갈등-평화 유산 등의 일부를 돌아보며 DMZ의 의미를 직접 확인했다. 국내 전문가에는 배기동 국제푸른방패 한국위원회 위원장(전 국립중앙박물관장)과 지성진 국가유산청 학예관, 이지훈 경기역사문화유산원장 등이 자리했다. ■ 경기역사문화연구원, ‘DMZ’ 문화유산 보존…국제푸른방패와 새로운 계획 도모 전문가들은 DMZ가 단순히 한국만의 유산이 아니라 20세기 전쟁의 역사 또 미래의 평화를 간직한 20세기 인류의 유산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스톤 위원장은 국제푸른방패 창설의 역사와 ‘분쟁 시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하며 “DMZ는 한국이 기존에 지닌 역사와 현대의 역사가 합쳐져 만들어진 장소다. 한국이 평화적이고 통일된 하나의 형태로 많은 이들에게 보여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현욱 경기문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2020~2021년 국가유산청, 경기도, 강원도, 경기역사문화유산원, 강원문화재연구소가 공동참여해 조사한 ‘한반도 DMZ 실태조사의 현황과 한계’를 발표했다. 실태조사에선 역사문화 25개소, 갈등평화 24개소, 자연생태 9개소가 조사됐다. 박 선임연구원은 “DMZ는 분쟁지역이었기에 폐허와 같은 상태로 남아있다”며 “남쪽 DMZ에 실제로 들어가서 조사했다는 데 실태조사의 큰 의미가 있었다”며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DMZ 내 다양한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 국제푸른방패와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이번 좌담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좌담회에서 콜린스 위원은 “DMZ의 실태조사가 잘 돼 있다. 경기도에서 일반 관광객 등이 현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여러 전시와 시설물을 굉장히 잘 설치해 감사하다. DMZ의 보존과 가치 확산에 힘을 쏟은 경기도와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의 노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터너 위원은 “DMZ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DMZ가 가진 인간과 자연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이러한 경관‧문화적 관점을 하나로 연결해 문화 공간 측면에서 DMZ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쿤리페 의장은 “한국이 유일한 분쟁 국가로 아직 갈등이 있는 만큼 국제법이 더해져 유산 보호를 어떻게 해야 좋은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DMZ를 통해 만든다면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남북 긴장 상태에도…전문가 논의·준비로 기회에 발빠른 대처해야 배기동 위원장은 세계인의 배움의 장소가 될 DMZ의 가치를 전망했다. 그는 “많은 한국사람들은 독일의 분단상황을 배우고자 베를린 장벽을 방문하는데, 미래에는 세계인들이 20세기 인류가 이데올로기의 피해를 얼마나 봤는지 알기 위해 DMZ를 방문하게 될 것”이라며 “DMZ의 배경이 정치적 파워게임으로 생겨났고, 현대유산을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 하는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20세기에서 살펴보면 DMZ는 단순한 한국유산이 아닌 20세기 전쟁을 통한 20세기 인류유산으로 볼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성진 학예연구관은 “좌담회를 통해 얻은 방안으로 DMZ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선 개발과 자연재해에서 유산의 보호, 군사적 파괴·훼손 우려에서 보호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 연구관은 “지금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선 군사협정서 이 외에 유산 보호를 위한 법적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제푸른방패위원회와 보호체계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불 등 재연재해에서 DMZ를 보호할 수 있는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자연재해에서 문화재를 보호할 방안 등도 논의됐다. 특히 남북의 문화적 교류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치지도자들의 협력 문제와는 별개로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이번 좌담회와 같은 논의와 준비 과정을 충실히 진행해 교류의 기회가 오면 정확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일치했다. 스톤 위원장은 “DMZ가 앞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굉장히 흥미롭고 이를 지켜보고자 한다”며 “그 기회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분과 함께 그 목적을 이루길 고대한다”고 전했다. 이지훈 경기역사문화유산원장은 “이번 좌담회가 경기도민들에게 DMZ 내 존재하는 문화유산에 대해 널리 알리는 기회, DMZ 등재에 밑바탕이 될 의미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동연, 최상목 경체부총리에 도봉산~옥정선 등 국비 지원 요청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만나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조기 준공 등 주요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김동연 지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신안산선 복선전철 ▲‘THE 경기패스’ ▲세월호 희생자 추모시설 등에 대한 국비 지원을 건의하며 “철도 등 SOC 사업에 대해 정부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경기도 건의 사업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면담은 내년도 정부 예산 편성을 앞두고 정부가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 집행 의지를 피력한 상황에서 경기도 주요 사업의 중요성과 국비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건설사업은 서울시 7호선 도봉산역에서 장암역과 의정부경전철 탑석역을 경유해 양주시 고읍지구까지 연결하는 총 15.1㎞ 구간의 단선 전철 건설 사업이다. 도는 2026년 상반기 조기 준공을 위해 국비 1천275억원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2019년 9월 착공한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은 안산 한양대역에서 광명역을 거쳐 서울 여의도 역에 이르는 등 총 44.7㎞ 구간의 전철 사업이다. 도는 국비 5천297억원 지원을 당부했다. 이외에도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사업인 The 경기패스에 대한 국비 1천199억원을, 오는 2026년 4월 예정된 안산 세월호 희생자 추모시설에 대한 국비 180억원을 각각 요청했다.

‘옛 DGB생명’ iM라이프 “내실 갖춘 ‘변액보험 명가’로 재탄생”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iM라이프(옛 DGB생명)가 지주사의 시중금융그룹 전환에 발맞춰 사명 변경을 공식 발표하며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의 순자산 규모를 2조원대로 확대한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김성한 iM라이프 대표이사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iM라이프 출범을 공식 발표하며 “iM라이프는 그동안 영업역량과 경영전략, 조직문화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내며 중견보험사로서 확실한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며 “이제 시중금융그룹의 내실을 갖춘 생명보험사로 고객의 미래를 생각하는 ‘변액보험 명가’로 더 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DGB금융그룹은 앞서 지난 5일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따라 DGB생명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들의 사명 변경을 공식 발표했다. 사명 변경에 따라 신규 도입한 CI는 알파벳 i와 M 글자 모양을 각각 새싹과 파랑새의 날개짓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M 글자의 중간 부분은 DGB금융그룹의 강점인 ‘따뜻한 관계형 금융’을 상징하며 경계를 뛰어넘는 이미지를 구현해 그룹의 대표 브랜드 슬로건 ‘Go Beyond’를 표현했다고 iM라이프 측은 설명했다. iM라이프는 사명 변경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며 매출 증대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변액보험 시장에서 거둬 온 성과를 바탕으로 ‘사적 연금’의 대표 보험사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iM라이프 변액보험 순자산은 지난 5월 기준 1조2천639억원이다. 이는 지난 2020년 말 3천261억원와 비교하면 약 4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 순위도 불과 3여년 만에 17위에서 9위로 8계단이나 훌쩍 뛰어올랐다. 변액보험 시장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데는 지난 2020년 8월 취임한 김성한 대표의 체질 개선 전략이 이뤄낸 성과라는 평가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전사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회사의 변액보험 역량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운용 전략으로 고객에 큰 성과를 제공하고자 했다. 김 대표는 “신회계제도(IFRS17)에 대비해 전 직원과 함께 체질을 변액보험 중심으로 변화시켰다”면서 “이에 따라 단기간 내 변액보험 분야에서 확실한 시장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iM라이프는 향후 △신상품에 대한 전문성 강화 △선제적 고객 니즈(needs) 파악 △고객 수익률 제고 집중 등 3대 목표를 이뤄내며 오는 2026년까지 변액보험 자산을 2조원 규모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실적 확대와 동시에 정도경영 실천과 상생금융 실현에도 집중을 한다는 계획이다. DGB금융그룹은 현재 중기전략으로 ‘신·바·람(신나는·올바른·남다른) 금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iM라이프가 추구하는 상생금융 정책에는 김 대표가 평소 강조하는 ‘녹명 정신’이 녹아있다. ‘녹명(鹿鳴)’은 먹잇감이 생기면 특유의 울음을 내며 무리를 부르는 사슴의 특징을 표현한 말로 ‘시경’(詩經)에 등장한다. 김 대표는 이날도 “녹명의 가치처럼 임직원과 소통하며 영업효율을 높이고 내부 소통뿐만 아니라 영업채널과도 직접 소통한다”며 “다른 보험사와 달리 전속 설계사가 없지만 GA(법인보험대리점)과 관계관리를 통해 소통을 잘하며 높은 계약유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iM라이프는 지난해 말 기준 13회차 계약유지율은 88.2%, 25회차 77.5%를 기록하면 생명보험업계 유지율 1위를 달성했다. iM라이프는 향후 확고한 건전성과 내부통제 기반을 확립하고 CSM(보험서비스) 증대와 자본효율성 극대화에 중점을 둔 경영을 이행하는 한편, 대내외 시장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투자부문 전문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금 우리 사회는 성장보다는 성숙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산업의 핵심인 금융산업의 CEO나 리더는 공동체 의식을 지녀야 한다”면서 “주주와 직원, 고객, 지역사회가 모두 이익을 얻는 ‘착한 성과’를 이뤄내도록 ‘이해관계자 경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에게 신뢰받는 라이프 파트너로서 iM라이프가 성장하는 모습을 응원하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 광수중, “호기심 키우는 학교...미래 주인공 자란다” [꿈꾸는 경기교육]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광주 ‘광수중학교’ ‘배움이 즐거운 마을 공동체 평화학교’를 비전으로 삼고 있는 광주 광수중학교는 1967년 개교해 57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광수중은 배움 중심의 수업과 협동 학습, 나눔과 돌봄의 문화로 구성된 교실문화, 학생과 교사의 교학상장과 교직원 간, 학부모 간 동방 성장을 추구하는 학교문화를 추구한다. 이와 함께 참여와 소통을 통한 협력체제, 지역문화 복합체 중심축 구축, 지역 공동체 복원을 통한 마을문화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 광수중은 경기도교육청의 ‘질문하는 학교’ 선도 학교로 선정돼 학생들의 다양한 지적 호기심과 창의력을 배양하는 데 앞장선다. 학생이 꿈을 갖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며 삶의 주인이 되는, 평화 공동체로 성장하는 데 전념 중인 광수 중학교의 질문하는 학교 과정 첫 도전을 살펴봤다. ■ 학생 주도 교육 풍토에 뿌린 ‘질문 수업’ 씨앗... AI 교육도 ‘착착’ 광수중은 10여년 전부터 혁신학교로 지정, 운영돼 오면서 단순한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이 아닌, 학생의 자기 주도 학습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전인적 성장을 위한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을 추구하는 풍토가 이미 갖춰져 있다. 올해 광수중은 이 같은 기반에 경기도교육청의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비해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가는, 삶과 연계된 깊이 있는 수업을 구현하고자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전 학년 디지털 교과서 보급, 인공지능(AI) 적극 활용, 학생 성찰 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수중은 면 단위 지역에 위치, 학생들의 교육 기반 시설이 타 지역에 비해 다소 부족해 학교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광수중은 일찍이 교내 무선망은 물론이고 학생 1인당 1대의 디지털 기기 환경을 구축했으며, 수업 활용에도 적극 임하고 있다. AI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학생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을 신장시키는, 질문하는 학교 운영에 필요한 조건이 이미 갖춰진 것이다. 광수중은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챗 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생성형 AI가 문답을 기반으로 구동하는 만큼 학생 스스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어떤 답을 얻길 원하는지’를 알기 위한 성찰에 적합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광수중은 질문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습득한 뒤 학생 스스로 수업 내용에 대한 성찰의 과정을 거쳐 다양한 질문과 탐구를 할 수 있도록 학생 참여형 탐구 수업을 개발·적용하고 있다. 교사들 역시 AI를 이용한 질문하는 학교 수업 과정의 효율성을 체감하고 있다. 학생의 질문 역량을 강화하려면 학생 질문에 대한 교사의 개별적인 피드백이 필수지만, 한 명의 교사가 30명에 가까운 학생을 일일이 대면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가 교과 내용을 기반으로 만든 AI 챗봇을 질문하는 학교 수업에 활용하면서, 학생들은 즉각적으로, 각자의 질문에 대한 피드백을 끊임없이 받을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됐다.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필요하지만, 반대로 AI 시대가 질문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배경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 광수중은 AI 챗봇을 활용해 질문 수업을 진행한 결과 학생들로부터 반복되는 질문이 부끄럽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돼 계속해서 다른 질문을 고민하고 던져 보며 성찰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AI 챗봇과의 세밀한 문답 끝에 수업 시간에 배우지 않았던 프롬프트(AI에게 내리는 명령) 엔지니어링 기술을 스스로 습득해 나가기도 했다. 좋은 질문을 통해 원하는 대답을 얻어 가는 노력이 반복되면서 교과 수업에서의 질문 수준이 향상한 것은 물론이고 이를 넘어선 지식 습득 효과도 나타난 것이다. ■ 좋은 질문을 위해 성찰하고 토론하는 교육문화 조성 광수중은 질문하는 학교 과정 운영 자체가 처음인 만큼 학기 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질문하는 방법 배우기’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좋은 질문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인 사실적, 개념적, 논쟁적 질문에 대한 개념을 가르치고, 유형별 질문을 직접 만들어 보는 한편 이를 보드게임 등 흥미 있는 활동으로 승화시켜 자연스럽게 체화하는 게 골자다. 광수중은 1학년의 경우 ‘서로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나’를 교육 목표로 설정, 공동체와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도록 교육할 예정이다. 학급 공동체가 한 학기 동안 교과, 체험학습 등 교육과정 속에서 함께 겪은 다양한 상황에 대해 여러 입장과 가치로 구성된 질문을 만들고 보드게임 형태로 문답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광수중은 학생이 한 학기 동안 질문과 답변의 능동적인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성찰을 통해 교육 주체로서 바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3학년의 경우 ‘기후위기’에 대해 본질적이고 깊이 있는 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작은 질문을 여러 개 만든다. 작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문헌조사와 탐구를 수행하며, 이를 통해 큰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실천 방안 제시로 이어지는 과정을 펼친다. 각 교육과정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슨 질문을 해야 하며, 어떻게 질문을 해야 하는가”를 익히는 자양분이 될 예정이다. 광수중은 올해 질문하는 학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실험적 교육과정을 지속 발굴, 적용해 교육의 내실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이에 학교 교육과정에 질문 수업을 융합할 수 있도록 학년별 교육과정 재구성을 진행하는 한편 학생과 교사 등 학교 공동체가 공동체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도 운영해 배움에 대한 자체 평가도 진행한다. 학생 학급 자치회의 및 교사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통해 질문하는 학교 배움 운영에 대해 ‘더 개발하면 좋을 점’ 및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개선점을 찾아 나가는 방식이다. 교사의 역량과 전문성 강화에도 나선다. 광수중은 ‘질문하는 방법’과 ‘질문으로 배우기’에 대한 교육 주체의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교사 간 비전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연수를 실시한다. 또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별 사례 나눔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학생 주도 학습법... 좋은 질문이 답이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것을 넘어 학생이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영재 광주 광수중 교사가 전한 경기도교육청 ‘질문하는 학교’ 도입 취지다. 광수중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비, 학생의 삶과 연계된 깊이 있는 수업 구현을 위해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이 교사는 개정 교육과정의 한 축이 ‘성찰’인 데 더해 학교 교육 디지털 기기와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체계가 본격 안착하는 만큼 ‘어떻게 질문하는가’가 정말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그는 “AI 디지털 시대가 질문 기반 수업이 가능하도록 AI·디지털 시대를 위해 질문하는 역량을 배양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이제 우리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통해 얼마든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내가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도록 좋은 질문을 하느냐”라고 짚었다. 생성형 AI에 얼마나 정교하게 질문하는지가 답변의 정확성과 질을 큰 폭으로 가르는 만큼 이를 토대로 실제 수업과 실생활에서도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확한 질문의 중요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과학 교과를 예로 들면 학생들에게 탐구 질문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어떤 지식을 찾는 ‘사실적 질문’, 특정 상황에서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생각하는 ‘개념적 질문’, 마지막으로 알고 있는 상황과 현상을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토의하는 ‘논쟁적 질문’ 등 세 가지 측면이 그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 교사는 학생의 질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개별적인 피드백이 끊임없이 필요한데, AI를 활용한 질문 수업의 경우 챗봇 등을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이 즉각적으로, 개별화된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한 명의 교사가 30명에 가까운 학생을 상대로 수업하는 구조에서는 질문에 대한 개별적 피드백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해 정교한 질문을 AI에게 던지고, AI의 답변 중 일부 부정확한 내용만 교사가 최종적으로 다듬어 나가는 효율적이고도 자기 주도적인 수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학교 교과 내용을 학습한 AI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때로 부정확한 답변이 나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이를 바로잡아 가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비판적 정보 수용 역량을 갖추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교육 과정 안착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고 이 교사는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도입한 것이 올해 처음인 데다, 학교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질문’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부터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일단 학교에서 어떻게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이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이 질문은 꼭 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하도록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학생들에게 질문이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고 어떤 형식을 갖춰야 하는 지를 가르쳐볼까’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광수중 교사들은 △외부 강사 초청 강의 △질문 수업 교수법 발굴 및 적용 사례 공유 △워크숍 실시 등 질문하는 학교의 기틀을 잡아가는 데 노력하고 있다. 광수중은 매 학기 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질문 기반 공동체 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수업 시간에 배우고 질문한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에게, 또 친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공동체가 각 학생이 던진 질문을 함께 답하며 성찰하는 활동을 하는 방향이 될 예정이다. 이 교사는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꺼려지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닌, 스스로의 지식을 갈무리하고 주위에서 내가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교육과정의 핵심”이라며 “학생들이 ‘이런 것도 질문이 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게 교사들의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성찰할 수 있고 공동체 속에서 스스로의 지식과 모습을 돌아보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이를 통해 AI·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인재가 되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질문에 대한 고민… 일상 속 의사소통에도 도움” “평소에 선생님께, 그리고 친구들에게 어떻게 질문해야 나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고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광수중 1학년 백서후 학생은 경기도교육청의 질문하는 학교 교육과정에서 느낀 점을 이같이 전했다. 백군은 주제별 수업이 끝날 때마다 작성했던 ‘성장 일기’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더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백군은 “공부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배웠고, 이것을 다른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어 굉장히 유용했다”고 부연했다. 같은 학년 김효영 학생도 “질문 자체에 대해 고민하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말을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인상 깊게 나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양은 “수업이나 수행평가 활동 모든 부분에서 궁금한 점을 친구들에게 질문하고 서로 답하고, 또 질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더 의미 있게 대화하는 방법을 체득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학년 성빛 학생은 과학 시간에 진행했던 ‘지식 시장’, 질문 사고팔기 활동을 인상 깊은 활동으로 지목했다. 성양은 “암석과 광물에 대한 수업을 듣고 난 뒤 질문 구매자와 판매자 역할을 나눠 질문을 듣고 답을 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인상 깊은 질문을 하면 저도 좀 더 생각을 정리해 효율적인 질문을 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그간 생소했던 ‘질문에 대한 고민’이 학습은 물론이고 일상 생활 속 의사소통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양은 “친구는 물론이고 어린 동생들과 이야기할 때도 어떻게 내가 질문을 해야 내 의도를 알아듣고 원하는 답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며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와 더불어 어떻게 좋은 말을 할 수 있을까를 같이 생각하고 방법을 알게 돼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