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권자가 제안하는 ‘20대 총선공약’] 3. 일자리 창출

인천지역 고용시장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인천발전연구원이 내놓은 ‘인천지역 노동시장 특성분석’ 결과를 보면 실직 후 재취업까지 12개월 이상 걸린 노동자 비율이 2005년 5.25%에서 2014년 27.7%로 크게 늘었다. 경인지방통계청의 ‘2016년 2월 인천 고용동향’에서는 인천지역 실업률이 6.5%로 전국 평균(4.9%)을 크게 웃돌았으며, 17개 시·도 중 2번째로 높았다.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치도 여전하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지역별 노동수요와 인력수급 미스매치 현황’을 보면 인력수급 불일치 원인으로 일자리 부족(47.7%)이 가장 비중이 높았으나 구인 기업의 미충원율은 11.9%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인천지역 경제관련 기관은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구인난 해소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는 중소기업 근로자를 우대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천상의 측은 “중소기업이 인력난을 겪는 것은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 조건이 열악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것이 주요 요인”이라며 “그러나 중소기업 인력 지원 정책은 ‘인력채용 연계사업’, ‘산학 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연계사업’ 등 사업체 지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상의는 “중소기업 근로자 세금 공제, 중소기업 근로자 전용 주택 건설 및 주택 구입(임대) 자금 지원, 산업단지 지역 보육 시설 확대,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 장학금 확대 등의 중소기업 근로자 지원 정책 등 체감도가 높은 중소기업 근로자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뿐만 아니라 청년 실업난 해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20대 총선에 맞춰 ‘중소기업 활력 회복을 위한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중기중앙회 인천본부는 “근로자 복지지원금에 대한 세법 규제 완화, 뿌리산업 중소기업 핵심인력 성과보상기금 지원, 외국인력 고용부담금제 철회 등 중소기업 고용 안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인천 자동차 에코 클러스터·물류 혁신단지나 인천 수산물 유통·관광 콤플렉스(가칭), 남구 인쇄·디자인 문화 특화거리, 인천지역 뿌리산업종합지원센터 등을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전략적인 경제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미경기자

[이슈&경제] 중국, 자본통제 가능성 검토

올해 들어 위안화 절하와 함께 격심한 자본유출을 겪은 중국에서 자본통제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자본유출을 방어하느라 불과 6~7개월 만에 외환보유고가 7천억 달러나 감소한 만큼, 제 아무리 외환보유고 세계 1위라는 중국도 이 속도로 계속 가면 조만간 적정 외환보유고(약 2조~2조 5천억 달러)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해외송금에 대해 관대(1인당 5만 위안한도) 하기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인구의 4.7%(6,500만)만 한도만큼 해외송금하면 외환보유고가 바닥난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정부로선 자본통제방안을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물론 자본통제가 바람직한 건 아니다. 많은 시장경제학자들은 전통적으로 자본통제를 惡, 금융자유화를 善이라고 주장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년 가까이 수차례 통화위기를 겪으면서 경우에 따라선 자본통제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12년 IMF(국제통화기금) 의견이다. 물론 한 국가의 위기상황 또는 위기가 임박한 상황에서만 써야한다고 하고 또 그 경우에도 건전한 거시경제정책과 금융규제를 함께 실시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아무튼 공식적 국제기구로서 사안에 따른 자본통제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럼 어떤 상황이 위기적 상황이고, 또한 어떤 자본통제수단이 가능한 걸까. IMF의 의견은 자본통제의 대표적 사례로 아시아 통화위기 때의 말레이시아(1998년), 아르헨티나(2001년)와 리만쇼크를 겪은 아이슬란드(2009년), 우크라이나(2009년) 등 4개국을 꼽고, 그 수단으로선 해당국가 내국인들의 대외투자와 송금을 제한하거나 외국인들의 대내투자에 대해 최저 보유기간을 설정한다든지 외화예금 인출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예시하고 있다. 우선 현재의 중국과 과거 자본통제를 도입했던 4개국의 주요 경제상황을 비교해보자. 첫째, 성 장률을 보면 4개국은 말레이시아 -7.4%(1997년), 아이슬란드 -4.7%(2001년), 우크라이나 -15.1%(2009년)로 모두 심각하기 짝이 없는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중국은 하락세라곤 해도 여전히 7% 가까운 높은 플러스성장이다. 둘째, 경상수지도 마찬가지. 아이슬란드의 GDP대비 -9.7%를 비롯해 모두 적자였던 반면, 중국은 수출이 줄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흑자다. 말레이시아가 1998년 플러스흑자를 보이긴 했지만, 이는 자본통제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셋째, 그럼 자본유출의 위험정도를 보여주는 금융수지는 어떤가. 이건 4개국뿐 아니라 중국도 적자(자본유출상태)다. GDP대비 금융수지 비중으로 보면 중국은 작년도에 -2.7%. 아이슬란드 -38.2%(2009년), 우크라이나 -4.0%(2009년) 보단 낮지만, 말레이시아 -2.5%(1998년), 아르헨티나 -1.7%(2001년) 보단 높다. 넷째, 자금유출 시의 버퍼역할을 하는 외환보유고를 보자. 외환보유고에 대해선 최소한 재화 및 서비스수입액 3개월분은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3개월분을 전제로 하면 위기 당시의 4개국도 중국도 최소보유액은 모두 넘는다. 특히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수입액의 20개월분으로 1~2분기 수입액분만 갖고 있던 4개국보다 훨씬 많다. 다만, 외환보유고고가 커도 감소속도가 빠르면 위험이 클 수 있는데, 중국도 작년 하반기상황을 보면 이 점에선 4개국 못지않게 위험하다 할 수 있다. 종합하면 자본을 통제했던 4개국대비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위기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규모가 4개국을 합친 것보다도 크고, 중국의 시장동향이 실시간 보도될 정도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선 적절한 자본통제로 시장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최근 중국에선 소위 ‘지하은행’이란 私金融을 단속하고 외환거래세라는 토빈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모두 자본통제와 관련된 얘기다. 시장안정에 도움이 될 거란 의견도 있지만, 안이하게 자본통제에만 의존하지 말고 양회에서 제시한 기업구조개혁을 철저히 추진함으로써 시장신뢰를 다시 얻는 것이 더 바람직하단 의견도 나온다.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천자춘추] 공공뮤지엄 경영합리화 문제

공공기관 경영합리화는 어제 오늘의 과제가 아니다. 이는 1980년대 이후 전지구적 경제체제인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IMF체제하의 대처 수상은 공공기관의 민영화를 통해 이들의 방만경영을 다잡고 운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신자유주의는 경제를 전적으로 시장논리에 맡기는 입장으로 국내에서는 문민정부의 이래 국가의 경영혁신이란 이름으로 현재까지도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와선 공기업의 민영화가 국가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화두중 하나가 되기도 하였다. 공공뮤지엄의 민영화 논의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제기되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민영화 논의이다. 국가기관으로 운영되던 미술관을 책임경영기관으로 그리고 다시 민간법인으로 전환코자하고 있지만 수년째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미술계의 반발이 심하여 구현에 난항이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영국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공공뮤지엄을 민간조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펼쳤지만, 이미 자신들의 정책을 실패로 선언한 바 있다. 그 실효성보다는 연구기능 축소, 전시의 질적 저하 등 뮤지엄의 본령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상업주의적 폐해가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도의 ‘공공기관경영합리화 용역과제보고’에 따르면, 기관의 통폐합 등 강력한 합리화방안이 제시되었다. 현재 경기문화재단이 수탁운영하고 있는 도립뮤지엄의 일부를 민간위탁하는 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초안으로 심도있는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지만 뮤지엄을 단순한 ‘전시시설’로 이해하고, 과다한 관리운영비의 해소 방안에만 촛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뮤지엄은 전시시설이 아니라 국가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이 가치를 재생산하는 연구 및 교육기관으로서 절대적으로 민간이나 시장이 그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사립뮤지엄들의 극심한 경영란은 그 반증이다. 시장실패 영역은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영역이 부담하는 것이 문화정책의 기본이다. 대표적 시장실패의 영역인 뮤지엄을 민영화나 민간위탁할 경우, 그 본령이 심각하게 훼손되며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구한 뮤지엄의 역사를 가진 구미의 경우, 우리와 달리 시장과 경제논리의 도전을 받더라도 본령이 흔들리진 않는다. 재정자립도 제고나 민간경영방식의 도입도 중요하지만 뮤지엄의 튼실한 기초를 위해선 컬랙션과 전문인력 확충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단계이다. 뮤지엄은 국가문화유산의 R&D기관이기 때문이다.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김찬동 경기문화재단 뮤지엄본부장

[기고] 베푸는 삶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가치관

“더불어 베푸는 삶, 누구나 옳다고 믿지만 실천하기 힘든 나눔 정신이야말로 이 시대가 필요로하는 진정한 가치관입니다” 필자는 오랜기간 동안 목회자로서 종교적인 삶을 구심점에 두고 교인뿐 아니라 일반인과 만나 종교의 힘과 아름다움을 전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다. 그런데 작금의 시대를 보면 그저 남에게 베풀기만하고 돌아오는 ‘고맙다’는 메아리에만 의존해 나눔의 삶을 살도록 권유할 수 없는 때를 살고 있다. 직계·비직계 가족 간 입에 담지 못할 참담한 일들이 벌어지고, 차선을 바꿨다는 이유로 보복운전을 가하고, 묻지마 폭행으로 간담을 서늘케하는 등 시대의 참극이 일어나는 시대. 눈 뜨면 암흑으로 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과연 ‘나눔’을 어떻게 실천하라는 것인지 암담한 되물음에 잠 못드는 날들도 많은 요즘이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고 지치고 세상살이가 버거울때일수록 우리에게 과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필자는 담담히 확신에 찬 목소리로 외친다. 바로 우리 이웃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자는 것이다. 그래서 뭣보다 ‘나눔’은 올곧게 정답이다. 필자는 지난 1981년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후 본분인 목회인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지역 사회를 위한 재능기부와 봉사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나눔을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청소년지도자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매월 회의를 통해 청소년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해 청소년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 찻집을 운영해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을 소년·소녀 가장 등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지원, 버팀목이 되려 부단히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또 시민들을 위한 후원 계획 수립을 통해 후원금 및 생필품 지원 및 안양동안경찰서 피해자멘토 위원회 위원으로서 범죄피해로 인해 생계유지가 곤란하거나, 장애·중상해로 실직하는 등 사회복귀가 어려운 피해자를 위하는 길을 헤쳐나가고 있다. 더불어 경목실장도 겸임하며 시민들의 안전과 치안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공무원의 선교사로서도 활동 중이다. 60만 안양시민의 목소리에 힘을 주고자 안양시 민원옴부즈만 2·3기 위원(2011~ 2014년)을 역임하며 고충을 줄이고 행복을 더하는 일들에 몸을 담고 있다. 교파와 종파를 떠나 이웃의 아픔과 외로움을 외면치 말아야한다는 것을 모든 종교인이 항상 인지해야한다. 세월이 흘러 몸이 노쇠해지고 힘에 부칠 때도 있다. 하지만 하늘이 이 몸을 허락하는 그날까지 이웃을 위한 봉사와 나눔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행복하고 참된 날들을 보내고 싶다. ‘버팀목’이란 함께하는 세월의 덮개를 입어야 단단하고 튼튼해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조남일 관양교회 담임목사

[아침을 열면서] 80평생에 웃는 시간은 겨우 20일

올해로 웃음을 배우고 나눈 시간이 벌써 20년째가 되었다. 웃음을 배우기 위해 캐나다에서 세계웃음협회장인 스티브 윌슨을 만났다. 스티브 윌슨의 좌우명은 “기쁨을 뒤로 미루지 마라”이다. 그가 말하는 기쁨은 인생을 마음껏 향유하는 즐거움이자 행복이며, 그 증거가 바로 웃음이다. 뿐만 아니라 웃음은 건강과 행복을 만들어 내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웃으면서 사는 인생은 누구나 꿈꾸는 것이다. 행복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역시 웃음이 있는 풍경이다. 웃음은 행복의 여정을 만드는 첫 번째 본능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멋진 본능, 웃음. 하지만 우리는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이나 웃었을까?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은 하루에 열 다섯 번 정도 웃는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인은 과연 몇 번 웃을까? 이것이 궁금해서 한국웃음연구소에서 실제적으로 설문조사를 직접 해 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성인들이 하루에 웃는 횟수는 여섯 번 정도에서 일곱 번 정도 웃는다고 나왔다. 미국인에 비하면 우리는 절반도 채 못 미치는 횟수다. 실제로 처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한국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나?’ 한다고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무뚝뚝하고 화난 듯한 인상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외국인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가벼운 눈인사는커녕 투명인간이라도 대하듯 시선을 돌려버리기 일쑤다. 그나마 웃을 때도 길게 웃지 않는다. 넉넉히 쳐서 한 번 웃을 때 10초 정도 웃는다고 가정해도 하루에 1분 정도 웃는 셈이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우리가 80년을 산다고 봤을 때 웃고 즐기는 시간이 20일도 안 된다는 애기가 된다. 계산해보니 정말 놀랄만한 숫자다. 하루에 5분을 웃는다고 해도 80년 동안 웃는 시간은 고작 101일에 불과하다. 이는 일하는데 26년, 잠자는데 22년, 근심 걱정하는데 6년 7개월, 화장실에서 3년 반의 시간을 보내는데 비해 턱없이 적은 시간이다. 게다가 하루 5분을 웃는 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얼굴은 7천~8천가지의 표정을 지을 수 있다고 하지만, 평균 서너 가지의 표정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하루 5분 웃음’은 그만큼 힘든 일이다. 최근 몇 년 새 우리는 웃음에 관한 이야기를 제법 많이 들어왔다. 웃음이 기분이나 좋게 만들어주는 것 외에 실제로도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웃음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모두가 완벽한 ‘한국어른’이 되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체면과 위신을 중요시하고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서 얼굴과 몸이 뻣뻣해져버린 표준 한국어른.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이젠 웃고 싶을 때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어른 말이다. ‘아이가 체면을 차리기 시작하면 어른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체면’에는 사람의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아버리는 속성이 있다. 이 체면과 위신의 가면은 일단 뒤집어쓰면 쉽게 벗어버릴 수가 없어 아무 거리낌 없이 맘껏 웃고 싶을 때조차 웃음을 방해하곤 한다. 이제 우리는 그 뻣뻣한 가면을 벗어버리고 웃고 싶을 때 마음대로 웃을 수 있는 자유를 되찾아야 한다. 오늘 만큼이라도 기쁨을 뒤로 미루지 말자. 한국웃음연구소 소장

[사설] 道, AI 특별 방역 기간 중에 뚫렸다

경기도가 조류인플루엔자(AI)에 또 뚫렸다. 이천시의 한 농가다. 죽은 종오리에서 고병원성 AI가 발견됐다. 오리류 관련차량 및 작업장 등을 대상으로 27일 0시부터 28일 12시까지 36시간 동안 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이 내려졌다. 적용대상은 경기도내 오리농장 115곳, 도축장 2곳, 사료공장 12곳과 차량 6천298대다. 경기도 소재 오리류(청둥오리 등 포함)와 오리알에 대해서도 타 시·도로의 반출이 금지됐다. 이천 해당 농장의 오리와 병아리 1만1천600여 마리는 이미 살처분됐다. 살처분 될 가금류의 양은 AI의 전파 여부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 아울러 도내 농가의 가금류 수출도 전면 중단됐다. 지난달 28일자로 어렵게 회복했던 AI 청정국 지위다. 도내 계란생산업체가 홍콩에 계란을 수출하기로 약정하는 등 수출의 길도 열려가고 있던 터였다. 축산 농가의 모든 기대가 또다시 무너져 내렸다. 왜 또, 왜 경기도에서 뚫렸는가.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고 자신하지 않았나. 올 1월 21일,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는 AI 발생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 대만, 홍콩 등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이곳에서의 철새 이동으로 AI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5월까지를 AI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했다. 24시간 상황실도 운영키로 했다. 12개 위험지역을 자체 지정해 예찰 활동과 분변 모니터링도 벌인다고 했다. 그 위험 지역에는 이천 복하천도 있었다. 그랬는데 뚫렸다. 방역 당국은 이번 이천 AI 발생 경로를 철새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지역 농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사실이라면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의 대처에 문제가 있음을 짐작게 한다. 연구소는 철새가 날아드는 ‘하늘’을 막고 있었는데, AI는 사람과 장비가 돌아다니는 ‘도로’로 들어왔다는 얘기다. 감염 경로에 대한 예측이 틀렸거나 방역 비중이 잘못됐다는 얘기다. 어느 쪽이든 방역은 실패다.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 경로를 찾고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AI는 늘 참혹하다. 고립된 농가는 생명 있는 가금류를 땅속에 묻는다. 투입된 방역 인력들은 밤낮없이 사투를 벌인다. 통제된 지역 주민들은 고통을 감수한다. 한 마디로 아비규환이다. 그런데 이런 아비규환 때문에 덮이고 넘어가는 핵심이 있다. 감염 경로를 철저히 파헤치고 그 허점과 문제점을 짚어내는 작업이 소홀히 다뤄졌다. 방역 당국의 노고(勞苦) 앞에 방역 당국의 책임(責任)이 생략되고 넘어간 것이다. 이번엔 달라야 한다. 반드시 그 구멍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책임져야 할 곳이나 책임져야 할 사람이 확인되면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안 그러길 바라지만 경기도의 AI 정책이 이번 말고도 계속 뚫릴 것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