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소각장 인·허가’ 조사특위에 거는 기대

포천시의회가 14일 의원 간담회를 갖고 신북ㆍ영중면 이장단들이 제기한 ‘두산포천에너지 폐기물 소각장 인ㆍ허가’와 관련, 조사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위 위원장과 간사는 모두 여당 시의원들이 맡았다.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을 발빠르게 대처하는 시의회의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데 이면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특위 구성을 위한 간담회에 야당 의원들이 ‘구린 냄새가 난다’며 모두 불참했다. 위원장과 간사 요청도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특위에는 참여한다고 밝혔다.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낸 적이 별로 없지만 지난 서장원 시장 항소심 선고 이후 더욱 극명하게 갈라졌던 그들이다. ‘시장 사퇴촉구 성명’ 책택 때만 해도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는구나 했는데 정작 임시회때 ‘시장사퇴 결의문’을 채택하자고 야당 의원들이 나서자 여당 의원들이 거부했었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이번 특위도 우려가 앞선다. 특위에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은 현재 포천환경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A씨다. A씨는 그동안 장자산단 집단에너지시설(석탄발전소)를 반대해 왔다. 유치에 시의장도 한몫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이와 관련 수사기관의 조사도 수차례 받고 현재도 재판은 진행중이다. A씨는 부친의 뒤를 이어 두산포천 에너지 폐기물 소각장 대표로 인허가 과정을 진행했었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적절치 않은 사업을 한 것은 틀림없다. 그런 그가 특위를 앞두고 “환경단체 대표라 오히려 (인허가)과정에 더 큰 장해와 방해가 많았다. 1주일이면 처리될 변경허가가 무려 2년이 걸렸다”며 “이번 특위를 통해 누가 개입해 방해했는지 낱낱이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이번 특위가 석연치 않은 인허가 과정의 민낯을 밝힐지, 아니면 그저 변명의 장을 제공하지 말지, 혹은 여야간 정쟁의 장으로 그칠지 주목된다. 석탄발전소가 들어선 것이나 폐수처리장 증설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하던 이장단들이 폐기물 소각장 처리용량 변경에는 앞장서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상황이 석연치는 않아 더욱 그렇다.포천=김두현기자

농부는 종잣돈~ 투자자는 농산물 배당~ 농업도 ‘크라우드 펀딩’ 시대

양평군 농업협동조합인 에버그린에버블루의 들깨 작목반 농부 10명은 지난해 가을 판로확보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했다.자신들의 제품 ‘볶지 않고 착유한 생들기름’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홍보하고 일정액을 투자한 사람에게 상품을 보내주는 것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40일 동안 18명의 투자자로부터 59만3천원의 투자금을 받아 1차 목표액(50만원)을 넘어섰다. 두 달 뒤 진행한 2차 크라우드 펀딩에서는 100만원의 투자금을 받아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에버그린에버블루의 이인향씨는 “소비자에게 투자를 받았다고 생각하니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더 열심히 농사를 짓게 됐다”면서 “투자자들은 농부와 함께 농사를 짓는 기분이 들고, 그 대가로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금이 없는 예술가나 사회활동가가 자신의 프로젝트를 알리고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농산물 생산과 판매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 농산물 판매의 새로운 유통창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국내 농산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농사펀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사이트를 오픈 한 뒤 현재까지 160 농가가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다. 농사펀드는 영농자금을 마련하려고 대출을 받고, 농사를 지어도 판로가 막혀 헐값에 중간상인에게 상품을 넘기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민간에서 만든 직거래 유통 플랫폼이다. 농사펀드에서 펀딩을 진행할 농가를 선정하면, 농부들은 자신의 농사계획을 플랫폼을 통해 알리고, 투자자에게 보상안(농산물)을 밝힌다. 현재 농사펀드에는 ‘2016년 고구마 농사, 저희랑 함께 지어보실래요?’, ‘함께 파파야 멜론 농사 지어요’ 등의 홍보문구를 내건 농가들이 소비자들에게 투자를 받고 있다. 소비자가 2만원을 농가에 투자하면 수확일에 고구마 1.5㎏을 배송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도 농업인들의 새로운 판로 확보를 위해 도내 10곳의 농가를 선정, 농사펀드에 참여시키고 크라우드 펀딩 교육 등의 지원에 나섰다. 연천의 율무식초, 포천 사과 생즙, 가평 친환경 오색미, 이천 복숭아 판매 농가 등이 내달 1일 농사펀드에 참여해 5월 10일까지 40일간 투자를 받는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아직 시험단계이지만, 크라우드 펀딩은 로컬푸드의 물리적인 한계점을 뛰어넘을 수 있어 주목된다”면서 “농산물 신 유통 채널 활성화를 위해 농업인들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 등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자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