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첸 세훈' 엑소 첸과 세훈이 '키스 더 라디오' 일일 DJ로 나선다. 5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첸과 세훈은 오는 11일 려욱을 대신해 KBS 라디오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이하 슈키라) DJ를 맡는다. 첸과 세훈은 이날 다른 스케줄로 인해 '슈키라' 생방송에 참여하지 못하는 려욱을 대신해 스페셜 DJ로 청취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엑소는 최근 겨울 스페셜 앨범으로 활동했으며 멤버 개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 엑소 첸 세훈. 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김용희(61) 감독은 5일 “올 시즌 팬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성적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날 인천 송도라마다호텔에서 열린 구단 시무식에서 ‘불광불급(不狂不及)’을 언급하며 이처럼 말했다. 불광불급은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김 감독은 “한두 명이 아니라 전부가 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감독은 이어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들이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며 “올 시즌에는 이런 부분이 결실을 맺어 팬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지난해 5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과 관련해 “부상이 문제였다”고 진단하면서 “올해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내게 있지만, 선수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며 “백업 선수들도 주전을 능가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지난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백업선수들에 대한 가능성을 엿봤다”며 “모든 것은 스스로에 달렸다. 열심히 노력하면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조성필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입성을 앞두고 있는 박병호(30·미네소타)와 김현수(28·볼티모어)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현지 언론을 통해 나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5일(한국시간) 박병호와 김현수에 대한 스카우팅과 함께 2016시즌 전망을 내놨다. ESPN은 박병호의 파워에 주목하며 2016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로 꼽았다.김현수에 대해서는 특유의 ‘부챗살’ 타법에 높은 점수를 주며 평균 이상의 좌익수로 평가했다. 조성필기자
콜롬비아 출신 슈가 레이 마리몬(28)은 키 188㎝, 몸무게 88㎏으로 우완 정통파 투수다. 지난 2008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캔자스티 로열스에 지명된 뒤 8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다.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54경기 등판에 32승50패, 평균자책점 4.05였다. 지난 시즌에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하면서 메이저리그에 합류했으며 16경기에 나가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했다.마리몬이 구사하는 구종은 크게 직구, 투심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이다. 슬라이더도 가끔 던지지만 비중은 지극히 낮다.마리몬은 직구와 투심패스트볼, 다시 말하자면 빠른 공을 위주로 투구를 한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평균구속 145㎞인 직구가 39%, 투심패스트볼은 23%의 비중을 보였다. 이어 커브 비중이 19%, 체인지업이 18%를 차지했다.마리몬은 빠른 공으로 카운트를 잡고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결정구로 사용한다. 하지만 피안타율이 0.244인 직구에 비해 0.360인 투심패스트볼은 다소 위력이 떨어진다. 장타율이 0.640으로 높은데다 방망이에 공이 맞는 비율인 Contact%도 95%에 달한다. 체인지업 또한 피안타율이 0.444를 기록할 정도 타자들에겐 좋은 먹잇감이었다. 커브는 피안타율이 0.200로 훌륭했지만, 공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표인 mov가 5.7에 불과해 무브먼트가 밋밋하다는 걸 알 수 있다.마리몬의 제구력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9이닝당 볼넷은 4.9개를 기록했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2.8개로 무난했다. 볼넷율이 8%에도 미치지 않았다는 점 또한 그의 제구력이 나쁘지 않다는 걸 증명해준다. 다만,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체인지업 볼넷율은 21.7%로 높았다. 투심패스트볼도 16.1%로 낮지 않았다.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땅볼과 뜬공 비율을 보여주는 GB/FB가 0.86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GB는 순수 땅볼, FB는 순수 뜬공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땅볼유도형 투수로 해석된다. 마리몬이 기록한 0.86은 그가 뜬공유도형 투수임을 보여준다.소속팀 kt wiz가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케이티 위즈 파크의 파크팩터는 1.217로 10개 구장 가운데 가장 친타자 경향이 짙다. 뜬공유도형 투수인 마리몬으로선 홈런을 비롯한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악재가 될 수 있다.조성필기자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을 앞두고 첫 평가전 상대인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무려 10명의 선수를 교체하는 다양한 전술카드를 앞세워 ‘승리 방정식 찾기’에 집중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4일(현지시간) UAE 두바이의 알샤밥 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UAE와의 친선경기에서 이영재(울산)와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했다.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낸 신태용호는 오는 12일 개막하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나서게 됐다. 무엇보다 이날 승리가 값진 것은 신태용 감독이 AFC U-23 챔피언십에서 가동할 전술과 선수들을 모두 써봤다는 점이다.특히 신태용 감독은 선발진에서 중앙 수비수 정승현(울산)만 남기고 골키퍼를 포함해 총 10명을 교체하는 용병술을 단행했다. 여기에 전반전 동안 4-3-3 전술을 펼친 신태용 감독은 4-1-4-1 전술로 살짝 전술 변경을 시도했고, 후반에 대거 선수 교체에 나서면서 4-4-2 전술까지 가동하며 올림픽 예선무대에서 사용할 최적 전술을 점검했다. 신 감독은 선발진을 대부분 백업 멤버로 꾸렸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올림픽 대표팀 경기에 처음 나서는 진성욱(인천)을 배치한 가운데 유일하게 대학생으로 선발 출전한 중앙 미드필더 황기욱(연세대)도 올림픽 대표팀 데뷔전이었다.백업 요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전반전은 다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 감독 역시 특별한 전술지시 대신 선수들의 능력을 테스트하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 보였다. 이 때문에 전반에는 UAE의 빠른 공격에 수비진이 당황하면서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역습을 당하는 상황에서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 사이의 호흡이 원활하지 못해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내주는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는 오는 7일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와 두 번째 평가전을 앞두고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6명의 선수를 교체했고, 후반 16분 황희찬(잘츠부르크),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사실상 본선 무대에서 가동할 베스트 11의 모습을 살짝 공개했다.신 감독은 10명의 선수를 바꾼 뒤 4-4-2 전술로 전환했다. 특히 문창진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좌ㆍ우에 이창민과 권창훈이 배치된 가운데 박용우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미드필더 조합을 가동하며 ‘허리 강화’에 초점을 뒀다. 결국 허리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하면서 황희찬의 추가골까지 터져 이날 신태용 감독의 ‘승리 방정식 찾기’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연합뉴스
A: The extra day off will enable us to leave on vacation earlier.B: That’s great. I’ll be in charge of packing the car.A: 추가적인 휴일은 우리가 더 일찍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해줄거야.B: 멋지군. 자동차에 짐 싸는 것은 내가 책임질게.enable:(사람에게)~을 할 수 있게 하다, (무엇을)가능하게 하다. en(=to make) + able(=fit, ready). enable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에게)~을 할 수 있게 하다’, ‘(무엇을)가능하게 하다‘로서 어원적으로 살펴보면 en(to make)과 able(ready)이 결합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자료제공=
지난 10월 31일 이집트 카이로를 이륙하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러시아 에어버스 A-321 여객기가 비행 23분만에 공중폭발하여 22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결국 이 사건이 IS(이슬람 국가) 소행으로 밝혀지자 가장 분노한 것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그는 즉시 시리아에 IS 주요시설, 특히 그들의 자금줄이 되고 있는 석유 시설을 폭격으로 쑥대밭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IS가 손을 들고 말았을까? 아니다. IS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 꼴을 보며 분노를 삼켜야 하는 푸틴은 ‘힘의 한계’를 느끼면서 새삼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파리 한 가운데서 IS의 테러로 130명의 사망자와 2백여명의 중상자를 낸 11월 13일의 참사를 겪은 프랑스도 엄청난 규모의 보복을 감행했지만 역시 돌아온 것은 ‘무력감’이다. 어쩌면 2015년을 보내면서 우리는 나라 안팎에서, 그리고 우리의 삶 속에서 그런 무력감을 화산재처럼 뒤집어쓰고 살았는지 모른다. 세월호 침몰 후 1년 8개월, 우리는 무엇을 했고 무엇이 달라졌나? 두 발을 구르며 몸부림쳤지만 오직 ‘무력감’이었다. 지난 봄부터 온 나라를 공포에 몰아 넣었던 메르스 사태를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최첨단의 의료시설과 최고의 의료진으로도 그것을 막지 못하고 우왕좌왕했을 뿐이다. 참으로 해괴한 것은 국회선진화법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라고 배웠는데 정작 민주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는 당리당략에 의해 이 카드를 들고 나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반신불수가 되고 만다. 이럴 바에야 굳이 다수당이 되어야할 이유가 없다. 정말 이처럼 국민들에게 무력감을 안겨준 것은 일찍이 없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를 도피처로 삼았을 때 역시 우리의 법과 공권력은 화석에서나 볼 수 있는 유니폼에 불과했다. 가계빚이 1천조에 이르는데다 취업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자가 돼버린 20만명의 젊은이들, 그저 길에서라도 어깨가 축쳐진 힘없는 젊은이들을 보면 내가 큰 죄를 지은 것처럼 느껴진다. TV에서 한 젊은이는 19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모두 낙방이었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도 싸움으로 365일을 보내는 우리 국회! 이렇듯 ‘무력감’에 빠져있는 젊은이들에게 무엇을 말하랴. 도대체 사다리가 보이지 않는다. 큰 선박에는 으레 구명도구와 함께 밧줄로 만든 사다리가 위에서 아래로 길게 늘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재난을 당했을 때 이 밧줄 사다리는 선원들에게 큰 희망이 되어준다. 흔히 옛날부터 선박의 ‘밧줄 사다리’를 ‘야곱의 사다리’라고도 불렀다. 구약 성경에 야곱이 형 에사우의 미움을 받고 광야로 도망쳤는데 하루는 돌베개를 베고 자다 꿈을 꾼다. 천사들이 하늘에서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는 모습이 보이면서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꿈이었다. 그 후 이 ‘사다리’는 인간의 ‘돌베개’를 베는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도 구원과 희망을 말해왔고 유명한 화가들의 손을 거쳐 이미지화 되었다. 마침 지난 달, 백제 왕궁터로 추정되는 공주 공산성 발굴 현장에서도 1400년이 넘은 사다리가 나와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참나무로 정교하게 만든 이 사다리는 큰 행사때 소중하게 쓰여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그렇게 사다리는 방황하는 이들에게 삶의 희망이며 꿈이다. 이제 2016년을 맞아 무력감에서 벗어나도록 정치권이 뼈를 깎는 각오로 젊은 세대에게 사다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오늘도 연숙이 엄마는 귤을 따러 갔다. 비 온 날 하루 반짝 얼굴을 내밀고는 도대체 나타나지 않는다. 제주도 감귤 밭의 귤을 다 따야 오려나 보다. 얼마 전 제주도에 있는 도반에게 연락이 왔다. 주지스님이 서울에서 입원하셨으니 자기가 내려 올 때 까지만 절에 있어 달라 부탁했다. 급한데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단다. “좀 도와줘” 라는 말과 함께 비행기 타야한다며 거절 못하게 전화를 탁 끊어버린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엉겁결에 일어난 일이다. 난감했다. 그니도 사정이 급하지만 나도 맘 편히 내려갈 상황이 아니다. 남의 어려움에 매몰차지 못한 나는 하는 수 없이 짐을 꾸려 제주도로 내려갔다. 절에 도착하니 절을 지키고 있어야 할 공양주가 안보인다. 귤 따러 갔단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헛웃음이 났다. 도착한 날부터 남의 부엌에서 밥을 챙겨먹어야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비가 온 날, 드디어 공양주가 왔다. 그니가 연숙이 엄마다. 국도 끓이고 이것 저것 밑반찬도 꺼내놓은 것이 제법 밥상이 그럴듯하다. 한창 수확 철인데 비가 와서 당도도 떨어지고 귤도 딸 수가 없다며 계속 투덜거린다. 다음날, 날이 개자 연숙엄마는 새벽같이 밥상을 차려놓고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또 귤 밭으로 달려갔다.그래도 혼자 있을 때는 내 끼니만 챙겨 먹으면 되니 별 불만이 없었다. 수확 철인데 마음이 오죽 급하면 그러겠나 싶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주지스님이 퇴원해서 절에 돌아오시니 사정이 달라졌다. 이만저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도반은 학교일이 끝나지 않아 잘 지내라는 말과 함께 다시 서울로 가버렸다. 새벽부터 기도하랴, 편찮으신 어른스님 세끼 공양 준비하랴, 잠깐이라도 살펴드리랴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3시에 일어나 새벽기도하고 돌아서면 밥해야 하고, 잠시 숨 돌리고 나면 또 기도시간이고, 마치면 또 점심해야하고, 치우고 잠시 쉬고 소화시키기 위해 산책 한 바퀴 돌고나면 또 저녁 공양과 기도시간이 돌아오는 게 아닌가. 처음 며칠간은 할 만하더니 날이 갈수록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주지스님도 내게 미안해서 연숙엄마에게 빨리 오라고 전화해 보지만 소용이 없다. 하루 10시간 정도 앉아 있는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다 보니 몸에 근력이 거의 없다.그런데다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점심 한 끼만 제대로 먹는데, 편찮으신 어른 혼자 드시게 할 수 없어서 세끼를 같이 챙겨 먹으니 속이 부담되는지 계속 배도 아프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방에 들어오면 시체마냥 뻗어버린다.나는 원래 어깨가 취약해서 기도를 잘 맡아하지 않는데, 안치던 목탁을 치니 어깨도 내려앉는다. 저녁마다 누워서 끙끙 앓는다. 신음소리가 절로 난다. 마음과는 달리 몸은 야속하게도 체력이 바닥난 것 같다. 게다가 오늘 연숙이 엄마가 남의 밭에 품팔이 갔단 말도 들었다. 갈수록 태산이다. 처음 너그러웠던 마음과는 달리 사태가 이쯤 되니 슬그머니 화가 난다. ‘아니, 도대체 너무 하지 않나. 직장인 절을 팽개치고 자기 밭의 귤을 따는 것도 모자라 남의 밭에 품을 팔러 가다니!’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다.이월에 중요한 시험이 있어 책도 봐야 하는데, 책상 위에 펼쳐 진 채로 먼지만 쌓여간다. 한참을 누워서 속으로 궁싯거리다가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속을 끓인다 한들 서로에게 무슨 이득이 있으랴. 불교 수행은 나를 힘들게 하는 세상이나 대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대하는 내 마음과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옭아매는 마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보름이 지난 어느 날 연숙이 엄마가 귤을 가득 싣고 웃으면서 나타났다. 방금 따온 것이라며 맛을 보라고 하나를 내민다. 귤이 달다. 저 멀리 눈 덮인 한라산이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도문 스님 수원 아리담문화원 지도법사
어찌보면 우리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항상 긴장과 불안 속에서 현재를 희생하며 살아가고 있다.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치열한 입시경쟁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으며, 대학을 마쳐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는 오직 자녀교육과 노후준비를 위해 고달픔을 감내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처럼 학창시절은 오직 대학을 위해, 대학은 취업을 위해, 중년은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노인들이 더 없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통계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 삶의 대부분을 희생시키고 있다면 그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다. 인간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 영향은 오래 가지 않고, 모든 상황에 적응(adaptation) 해버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어떠한 긍정적인 사건도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의 행복을 주지는 않는다.로또 당첨이나 승진과 같은 긍정적인 사건은 그 소식을 듣는 순간에 최고조의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짜릿한 행복감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마찬가지로 교통사고나 가족사망과 같은 부정적인 사건도 그 일이 생긴 직후에는 모든 것이 끝나버린 것 같은 불행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면 평소의 감정 상태로 되돌아온다. 그래서 행복은 대단한 성과에서 짧게 느끼는 기쁨의 강도(强度)가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자주 느끼는 즐거움의 빈도(頻度)에서 찾아야 한다. 인간의 삶은 시간의 연장선상에 놓여있기 때문에 행복은 시간의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과거의 행복한 추억은 현재를 행복하게 만들고, 밝은 미래전망은 현재를 꿈과 희망에 부풀게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목전의 행복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먼 미래에서 찾는 사람에게는 행복이 영원히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복한 사람들은 미래를 위한 계획과 꿈들을 모두 이룬 자들이 아니라 현재의 작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그 속에서 행복을 음미하는 비결을 터득한 사람들이다. 삶에서 만나는 일상의 작은 기쁨이나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며 더 많이 즐기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 현재의 행복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인생이 행복해질 수 없다. 바로 지금, 여기가 행복의 꽃을 피워야 할 시간과 장소이다. 정종민 여주교육지원청 교육장·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