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프레시맨.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 출연한 프레시맨은 대세돌 B.A.P의 보컬 대현이었다.22일 오후에 방송된 ‘복면가왕’은 13~16대 가왕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이하 코스모스)에 맞설 4인의 준결승 진출자들과 감성보컬 귀뚜라미(이하 귀뚜라미)가 17대 가왕 자리를 놓고 경연을 펼쳤다. 이날 히트제조기 프레시맨(이하 프레시맨)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남진의 ‘빈잔’으로 듣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 여전사 캣츠걸(이하 캣츠걸)은 소녀시대의 ‘Run Devil Run’을 열창했다.판정단의 투표 결과, 캣츠걸이 프레시맨을 이겼다.복면의 주인공은 그룹 B.A.P의 보컬 대현이었다. 대현은 “그동안 소속사 문제로 1년 9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활동하지 못했다. 쉬는 동안 고향에 내려가서 음악을 계속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그는 무대에서 퇴장하면서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대현은 “그리웠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팀
후강퉁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다. 후강퉁이란 뭔가. 상하이란 뜻의 후와 홍콩이란 뜻의 강을 서로 통하게 한다는 의미로 말하자면 두 시장의 주식거래를 개방한단 얘기다. 구체적으론 홍콩 회원증권사를 통해 상하이주식을 사고팔고((후구퉁), 중국 본토투자자가 상하이 회원증권사를 통해 홍콩주식을 사고파는(강구퉁)을 포함한다. 그럼 후강퉁 개방 1년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한마디로 당초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시장에선 크게 세 가지를 얘기한다. 첫째, 투자와 거래부진이다. 후구퉁의 경우 지난 1년간 투자액은 한도 3천억 위안(54조원)의 47%, 1일 평균거래도 한도 130억 위안(2.3조원)의 52%였고, 강구퉁은 더 심해서 투자액은 한도 2,500억 위안(45조원)의 35%, 1일 거래는 한도의 40% 미만이었다. 둘째는 종목편중현상. 예컨대 후구퉁의 경우 투자가능종목은 568개로 적지 않았지만, 실제 투자된 건 그중 10% 미만에 불과했다고 한다. 셋째, 주가변동도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1년여 만에 2배 반 올랐다가 2달 만에 반 토막이 날 정도로 심했다.우선 투자나 거래실적이 부진했던 건 아무래도 지난 6~8월간 경험한 증시급락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상하이주가가 5천포인트 이상 갔다가 3천포인트 밑까지 떨어졌으니 매도 후 당연히 관망세로 돌아서서 거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또 후강퉁의 제도적 문제도 거래부진요인이다. 예컨대 일일 거래한도를 제약해서 아예 대규모 거래를 생각할 수 없게 한 점과 강구퉁의 경우 대상을 블루칩으로 한정해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주식을 좋아하는 중국본토투자자 성향에 잘 맞지 않는 점, 위안화로만 주식투자를 하도록 해서 홍콩주식을 살 경우 홍콩달러와 위안화교체에 따른 수수료부담과 환 손실위험이 커졌다고 한다. 특히 전문가들이 후강퉁 평가에 인색한 건 지나친 변동성 때문이다. 그럼 왜 이렇게 주가 변동성이 큰가. 첫째, 주식시장에서의 개인비중이 너무 높아서이다. 미, 영 등 선진국의 경우 기관비중이 70-80%인 반면, 중국은 개인비중이 80% 이상, 기관비중은 13-1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단기투자성격의 개인비중이 높으면 그만큼 주가변동성도 크다. 둘째, 중국은 기본통계도 그렇지만 기업회계의 투명성도 아직 낮아서 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의 펀더멘탈 분석보다 루머 등에 많이 의존한다. 때문에 주가조작, 작전 등의 영향이 크고 그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셋째, 대규모 IPO물량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한 때 그랬지만 중국도 IPO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IPO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IPO청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주식 매도물량도 그만큼 늘기 마련이다. 이외에 지난 주가급락 때 엄청난 신용매물에서 봤듯이 투자자보호 등 주식시스템이 덜 정비된 점도 문제점이다. 그러나 어쨌든 주가 자체는 후강퉁 시작 대비 40% 가까이 올라있다. 어떤 업종이 상승하고 하락했는지 살펴보자. ‘중국은 현재 인터넷혁명 중’이란 말을 증명하듯 IT정보기술이 116.2%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다음은 헬스케어 79%, 금융 73%의 순이다. 최고 상승종목은 중과서광(주)이다. 중국 과학원이 설립한 세계 10대 고성능 컴퓨터기업으로 지난 1년간 무려 982.5%나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락업종은 소위 구경제산업이라 해서 공급과잉과 구조조정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철강, 화학, 조선, 태양광 관련주들이다. 상승업종과 대조적으로 반 토막 주가도 많다. 우리나라 후강퉁 투자는 어떤가. 업계분석에 의하면 우리의 과거 주식개방경험(92~98년)을 토대로 인프라 및 기간산업 투자가 많았다고 한다. 대표종목으론 금융지주성격인 중국평안보험, 중신증권, 중국철도건설 등인데, 수익률도 상해자동차를 제외하곤 5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향후 전망은 어떤가. 최근 중국경제에 대해 다시 긍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위안화절상기대로 주식상승요인이 되기 때문에 상승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저번 급락 때 긴급 조치한 IPO물량의 잠정중단이라든지 상하이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의 12%에 해당하는 489개 종목이 거래 중단돼 있는 점 등은 여전히 불안요인이다. 정유신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언니인 A와 동생 B는 A 소유의 아파트(쟁점주택)에 거주하고 있었고 동생인 B는 쟁점주택 이외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때 A는 쟁점주택을 양도하였다면 쟁점주택은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 받을 수 있을까? 소득세법 상 1세대의 정의는 거주자 및 그 배우자가 그들과 동일한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과 함께 구성하는 세대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생계를 같이하는”의 의미는 주민등록 상의 세대를 같이함을 요구하지 않고 일상생활의 동일한 생활자금으로 생활하는 단위를 말한다. 따라서 A와 B가 동일한 아파트에서 거주한 것만으로 1세대라 판단하기 어렵다. 거주자가 독립된 세대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해당 거주자의 연령이 30세 이상이어야 하며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 이상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A와 B가 모두 30세 이상이고 각자 독립되고 안정된 소득이 있으며 생활비를 정산하여 B가 A에게 송금한 사실이 있고 각자 건강보험에 가입되었고 지방세 또한 각자 납부하며 별도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였다면 같은 주소지에서 거주하였으나 생계를 달리하는 것으로 이 경우 A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 받을 수 있을 것이다.(서울행법2008구단17182,2009년6월25일)또한 1세대를 구성하는 가족의 범위는 거주자와 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그 배우자를 포함한다) 및 형제자매를 말하며 일시적으로 취학, 질병의 요양, 근무상 또는 사업상의 형편으로 본래의 주소 및 거소에서 일시적으로 퇴거한 자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 거주자 C의 처남인 D는 동일한 주소지에서 생계를 같이하며 C와 D가 각자 주택 1채씩 보유하였다고 가정해보자. C가 보유한 1주택을 양도할 때 D는 C의 가족에 해당되어 1세대 2주택이 되지만 처남인 D가 보유한 1주택을 양도할 경우에는 C는 D의 가족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1세대 1주택에 해당되어 비과세 규정을 적용 받을 수 있다.그러나 거주자 E의 장인인 F가 위와 같이 생계를 같이하며 각자 주택 1채씩 보유하였다면 F는 E의 가족에 해당되고 E 역시 F의 가족에 해당하여 누구의 주택을 양도하든 1세대 2주택에 해당한다.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한 1세대란 주민등록 상의 내용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므로 부적절한 소득세 신고로 가산세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신혜진공인회계사
벌써 3년째다. 하늘의 축복이 있어 올해도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켜가고 햇살의 넉넉함도 두 배로 줘 풍작이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2015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432만7천t으로 작년 쌀 생산량 424만1천t 보다 8만6천t이 늘었다고 한다. 이 같은 쌀 생산량은 492만t을 기록했던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올해 벼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2.0% 감소한 79만9천㏊에 그쳤는데도 기상여건이 좋다보니 쌀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다. 풍년이 왔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수매가격 하락과 쌀값이 계속해서 내리기 때문이다. 올해 경기도내 21개 RPC조합 중 절반을 조금 넘는 12개 조합평균 수매가는 조곡(粗穀·수확한 그대로의 알곡) 40㎏ 당 5만9천625원이다. 지난해 전체 RPC조합의 평균 수매가 6만2천657원과 단순 비교했을 때 3천32원(4.8%) 하락한 수준이다. 쌀값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 산지 쌀값이 80㎏ 한가마당 15만1천644원이었는데 10일전인 10월 25일 보다 2천488원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해 11월 5일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낮아졌다. 정부가 10월 26일 쌀 20만t에 대한 시장격리를 발표했음에도 쌀값이 반등되지 않고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이 같은 문제 해결 방법은 쌀 소비량 증가밖에 없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9년 74kg에서 2014년 65.1kg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1970년 136.4kg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쌀 생산은 늘어나는데 소비가 줄어드니 당연히 쌀값이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쌀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먼저 아침밥 먹기 운동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과 쌀 소비를 확대시키는 한편,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간편식 쌀 가공식품 개발이 필요하다. 쌀을 가공해서 팔면 부가가치가 5~10배가 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게다가 쌀가루는 보리, 밀 등의 곡류에 존재하는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이 없어 최근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을 중심으로 ‘글루텐 프리’ 식품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하니 해외시장을 겨냥한 쌀 가공식품 수출까지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꾸준한 쌀 소비 캠페인도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학교급식에 ‘최고로 좋은 쌀’을 공급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좋은 쌀로 밥을 지어 먹임으로써 ‘쌀밥은 맛있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식습관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쌀 소비촉진운동에도 적극적이다. 쌀 소비 홍보를 위해 임산부용 모자(母子)수첩에도 쌀 광고를 하고 ‘쌀밥짱’이라는 캐릭터 개발과 고교생 요리경연대회 개최, 밀가루의 10%를 쌀가루로 대체해 사용하자는 ‘R10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도쿄 중심부의 쌀밥 박물관까지 활용중이다. 우리의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식품에만 국한하지 말고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도 눈을 돌리는 시도도 필요하다. 쌀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탱해 준 생명줄이며, 혼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식생활 환경에 맞는 쌀 소비 방안을 발굴하고 국민적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원욱희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
내년도 나라살림 386조 원의 예산을 심사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지난주부터 가동되어 활동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을 철저하게 심의하기 위해서는 벌써부터 예산안조정소위가 가동되어 활동했어야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으로 야야 간의 정쟁이 계속되다가 이제 겨우 활동하게 된 것이다.그러나 현재 국회의 일정으로 보면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기일인 12월2일까지 통과시키기에는 별로 시간 여유가 없어 부실한 예산심의가 우려된다. 내년에도 우리나라의 경제환경은 좋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인데, 국회가 예년과 같이 막판에 시간에 쫓겨 여야가 적당히 타협하거나 밀실협의로 예산심의를 할 경우, 국민이 기대하는 경제회생을 위한 국가적 과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지극히 염려가 된다.보도에 의하면 예산안조정소위 활동에 벌써부터 각 의원들이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 배정을 받기 위하여 내미는 소위 ‘쪽지 예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또 각 당 지도부도 내년 선거에서 특정지역으로부터 선거에 지지를 받기 위하여 무리하게 예산안조정소위 소속의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지금 세계 경제는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작금의 한국경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저성장의 가능성이 농후한 시점이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며, 이는 내년도 국가예산 편성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 따라 경제회생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이와 같이 경제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이 내년도 총선에서 자신만의 당선만을 의식, 지역구 예산만을 챙긴다면 과연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의 국정과제 해결은 어떻게 할 것인지 지극히 염려된다.우선 국회는 정치쟁점과 관련되어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안 심의를 뒤로 미루는 관행을 최소화해야 된다. 여야가 지금과 같이 대치하고 있는 정치적 쟁점사항이 적잖은 만큼 예산안 심의에서도 여야의 입장차를 고려해 심의 보류 안건이 늘어날수록 졸속 심사 가능성과 함께 소수 의원들만 모여 밀실 협의가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부실한 예산편성 가능성이 많다.최근 국정교과서, 누리과정,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광화문 시위 등 여야의 의견차가 큰 이슈에 대해선 논의 시작도 못한 상황에서 파행이 예상되는데 이는 최소화해야 된다. 지금의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여야는 국민의 대표기관이라는 국회 본연의 책무를 깊이 인식, 소속 정당이나 의원 개개인의 이해보다는 국민을 위한 민생을 먼저 생각, 작금의 경제난국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편성을 하도록 적극 요구한다.
실핏줄 사이사이 에워싸던 살찬 바람끝끝내 울음 울다 터져 버린 얇은 혈관새벽 밤 끝에 매달려사위어 간 하현 달아물아물 수줍은 손 청사초롱 걸고서말갛게 비워 둔 심방心房, 심실心室그 안에너 피어났다하얗게, 새하얗게 최은희대구 출생. 가톨릭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졸업. 한국문인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경기시조시인협회 이사
파리 테러에 뒤이어 말리에서 테러가 벌어져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극도의 증오심을 앞세운 무차별 민간 살상이 세계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핵심에는 IS등 무질서 지역에 도사린 테러 지휘부가 있다. 요즈음 국제관계를 놓고 여러 가지 견해가 표명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소위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 이다. 기원전 5 세기 말, 펠로포네수스 지역의 강자로 군림하던 스파르타에 대하여 신흥 강국 아테네가 도전하여 30년간의 그리스 패권을 다툰 전쟁을 지칭한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것이라는 견해다. 국제관계의 함정 중에는 ‘홉스의 함정’(Hobbesian trap) 이라는 것도 있다. 막강한 적대적인 두 개의 세력 사이에는 상대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하여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을 하기 쉽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테러사태는 ‘마키아벨리의 함정’(Machiavellian trap)으로 볼 수 있다. ‘한비자의 함정’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한비자가 마키아벨리 보다 1800년 전에 이미 같은 생각을 개진하였기 때문이다. 한비자/마키아벨리는 오랫동안 계속되는 전쟁 즉 무질서 상태를 종식 시키기 위하여는 이상이나 도덕을 내세우지 말고 오로지 효율과 성과를 중시하는 철저한 현실주의정치(realpolitik)를 적용하여야만 질서를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서양은 냉전을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결로 표현하고 민주주의의 승리로 냉전의 종식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후쿠야마나 헌팅턴 같은 이론가들은 냉전 이후 21세기의 세계를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세계 지배 또는 문화의 충돌로 묘사하면서 독재에 대한 민주주의 이념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기에 이르렀다. 민주주의가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최선의(또는 처칠의 말을 빌리면 가장 덜 나쁜) 정치체제임에는 틀림없다. 민주주의를 결코 소홀이 할 수 없다. 우리의 최선의 이상이다.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결은 인류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문제는 한비자/마키아벨리가 직면하였던 무질서의 상황, 즉 한비자/마키아벨리의 함정에 빠져있는 지역이나 상황에 대하여 독재와 민주의 이분법을 적용하려고 할 경우다. 우리에게 닥쳐 오는 것은 언제나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의 선택이 아니다. 지역에 따라 질서와 무질서 사이의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이라크와 리비아에서 독재를 제거한 다음에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무질서였다. 시리아에서도 독재를 제거하겠다는 숭고한 목적이 실현되지 못하고 무질서의 지역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상황을 IS등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지역을 민주-독재 사이의 선택으로 만들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지구상에는 한비자/마키아벨리의 함정에 빠져있는 지역이 있게 마련이다. 헨리 키신저의 말 처럼 민주주의도 우리가 살아남은 후에 가능한 것이다. 어쩌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인구가 매 세대 마다 배증하고 있는 냉엄한 현실을 감안하면 무질서가 더 증가하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인지도 모른다. “어떠한 나쁜 정부도 무질서 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레알폴리틱의 격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비자와 마키아벨리가 실패와 좌절로 점철된 일생 속에서도 후세를 위하여 남긴 교훈이다.최영진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한 포털 사이트 시사상식사전은 연평도 포격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참사’. 이어 도발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을 본격화한 북한이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서해 연평도의 우리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해안포와 곡사포로 추정되는 포탄 100여 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이번 포격 도발로 인해 해병대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은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당했다’.설명대로만 보면 북한의 일방적 공격이다. 우리 군의 대응에 대해선 어떤 설명도 되어 있지 않다.당시 우리 군은 북한 공격에 맞서 K9 자주포를 발사했다. 1차 대응에서 50여발, 2차 대응에서 30발을 쏟아 부었다. 일부에서는 이 대응 포격이 적에게 준 피해가 미미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포격전의 기본 특성을 모르는 소리다. 기습 공격을 한 북한의 포격은 평각, 사각을 완벽히 조준해 이뤄졌다. 기습을 당해 우리 군에게는 이런 정밀성이 없었다. 그래서 기습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의 포격 정확도는 언제나 차이가 크다. 만일 선제공격을 우리가 했다면 포격 정확도는 정반대가 됐을 것이 틀림없다.더 중요한 것은 우리 군의 강한 애국심이다. 무려 100발의 포탄이 떨어지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응전(應戰)의 자세는 흔들리지 않았다. 불붙은 철모를 쓰고 포탄을 장전하던 우리 군의 처절한 모습을 보지 않았나. 휴가길에 올랐던 장병은 즉시 부대로 돌아가다가 장렬히 전사하지 않았나. 이런 응전과 굴기가 있어 적의 도발은 실패로 끝났고 지금도 연평도는 우리 국토로 남아 있다. 그건 전쟁이었다. 적의 도발에 목숨과 장비로 당당히 맞섰던 전쟁이었다. 5년간 ‘연평 도발’이라 정의해 온 우리의 큰 패착이었다. 뒤늦게 국방부가 연평 포격전으로 바꾸겠다고 나섰다. 당시 우리 군의 대응 등을 정확하게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한다. 서로 치열하게 공방을 벌인 전쟁이었음을 명백히 하겠다는 취지다. 만시지탄이지만 잘한 결정이다. 때를 맞춰 연평포격전에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도 새로운 곳으로 모셔졌다.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6용사 합동묘역 바로 옆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합동묘역’으로다. 연평 도발의 불행한 희생자에서 이제야 연평 포격전의 위대한 전사자로 기록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