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는 노하우부터 추천까지...'반려식물'에 대한 A to Z

무언가 관심을 쏟고 마음을 줄 만한 상대가 없을 때 인간은 공허함을 느낀다. 같은 사람이라고 다 말이 통하는 게 아니듯이 때로는 나를 졸졸 쫓아다니는 강아지나 그림처럼 가만히 있는 식물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위안을 얻는다. 어떤 식물이라도 유대감을 형성한다면 그게 바로 나만의 ‘반려식물’이 된다. 보통의 식물과 반려식물의 차이 식물에게 사랑을 쏟는 일은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실내생활이 늘어나면서 집 안에서 자연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동물에 비해 손이 덜 가면서도 독특하고 예쁜 취미가 될 수 있는 식물 기르기가 젊은층의 공감을 얻었다. 그렇게 ‘반려식물’은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것과 유사한 심리적 안정감과 마음의 위안이 되고 공기정화능력, 음이온 배출 등 신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취미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월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반려식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식물에 대해 매우 잘 알거나 조금 알고 있다’는 응답이 2021년 82.3%보다 5.6%포인트 증가한 87.9%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려식물과 보통의 실내식물을 구분하는 주요 요소’를 묻는 질문에 ▲애착 형성 여부(43%) ▲사람과의 교감 여부(25%)가 높은 응답률을 보였는데, 이는 특정 종을 반려식물로 인식하기보다 어떤 식물이라도 기르면서 유대감을 형성하면 반려식물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반려식물을 기르는 목적으로는 ▲정서적 교감 및 안정(55%) ▲공기정화(27%) ▲실내장식 및 인테리어(14%) 순으로 나타났다. 식물 기르기의 정서적 효과에 대한 공감 정도는 ▲정서적 안정이 77%로 가장 높았고 ▲행복감 증가 73% ▲우울감 감소 68% 순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반려식물로 삼기 좋은 식물 특성으로는 ▲나의 관리에 따라 생육 반응을 보이는 식물(40%) ▲나만의 사연이나 의미가 있는 식물(30%) ▲나의 감각을 자극하는 요소를 가진 식물(24%) 등을 들었다. 이는 반려식물과 짝이 되고 교감하는 방법이 곧 ‘식물을 관리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생명체로서 식물 존중에 대한 공감도는 69%로 연령에 상관없이 높았으며 특히 1인 가구에서는 73%에 달했다. 식물 존중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공감하는 정도는 ▲식물은 생명체이며, 생명체는 존중돼야 마땅하다 88% ▲식물을 좋은 환경에서 기르는 것이 식물을 활용하는 인간에게 이롭다 83% 등으로 높았다. 생물 자체의 가치뿐 아니라 인간이 얻는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경기도, 전국 최초 반려식물 관련 조례 발의 지난해 2월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초로 반려식물에 대한 정의를 정립하고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해당 조례안은 반려식물 재배를 장려하고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해 도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례를 통해 반려식물도 정의했는데 ‘가정과 회사 등 실내외에서 쉽게 기를 수 있고, 식용을 주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인간과 짝이 돼 교감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얻고자 기르는 식물’이다. 구체적인 지원사업도 명시했는데 반려식물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복지시설 등에 반려식물을 보급할 수 있도록 반려식물산업 사업자 컨설팅, 반려식물 판로개척·소비촉진, 반려식물 재배 관련 병해충 진단·관리를 위한 정보 제공, 반려식물 관련 교육·체험·홍보 등의 사업을 지원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에 따르면 해당 조례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 5년간 152억여원의 예산이 경기도 반려식물 산업 활성화 등에 쓰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사이버식물병원에 지난해 약 75만명이 방문했으며 507건의 온라인 상담과 149건의 오프라인 진단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식물병원은 사이버식물병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피해 사진과 재배 정보를 올리면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진단해주는 상담서비스다. 농업인뿐 아니라 도시민들의 반려식물에 대한 진단 의뢰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2009년 개설 이후 최근 5년간 연평균 500~600건의 온라인 진단과 150건의 오프라인 진단이 이뤄졌다. 사이버식물병원은 2009년 당시 전국 최초로 개설된 바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지난해 6월부터 사회와 단절된 외로움으로 힘들어하는 고립·은둔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전달사업’을 본격 시행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율은 2022년 전체 가구의 34.5%로 2020년 33.4%, 2021년 33.4% 대비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정서적·물리적 고립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고립’으로, 외출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는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를 ‘은둔’으로 정의하고 있다. 서울 고립·은둔 청년 반려식물 지원 대상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39세 고립·은둔 청년이 참여 신청 후 선정 과정을 거쳐야 하며 선정된 청년에게는 반려식물을 1인당 3개씩 지원한다. 서울시는 반려식물 보급 사업을 2017년부터 진행해왔다.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홀몸어르신의 고독사, 우울증 등의 해결책으로 보급해 왔으며 반려식물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원예치료사와 생활관리사가 동행 방문해 식물 관리 방법을 안내하고 유선으로 수시 관리하는 등 어르신들이 정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지원했다.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식물들 집에서 가꾸기 좋은 대표적인 식물로는 ‘산세베리아’가 꼽힌다. 산세베리아는 공기정화 능력이 탁월한 식물로 특히 밤에는 산소를 내뿜어 방이나 거실에서 키우기 좋다. 산세베리아는 병충해에 강하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쉽게 죽지 않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초보자들도 키우기 수월한 편. 그러나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햇볕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 양지에서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 ‘몬스테라’는 잎에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이 독특하고 인테리어 효과가 높아 인기가 많은 식물이다. 공기정화 효과가 큰 몬스테라는 키울수록 잎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늘어지는데 취향에 따라 긴 줄기의 마디를 잘라 물꽂이를 할 수 있다. 이때 마디에 있는 기근을 살려 잘라야 물속에 뿌리를 잘 내리며,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후엔 흙에 키우는 것이 가장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이다. ‘금전수’는 ‘번영’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어서인지 집에서 키우면 금전운과 행운이 들어온다고 해 집들이 선물이나 개업식 선물로 인기가 많다. 이 식물 역시 공기 정화 능력과 겨울철 가습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금전수는 전자파를 흡수하고 음이온을 방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TV 옆이나 컴퓨터 옆에 두면 좋다. 금전수는 추위와 과습에 약하기 때문에 추운 곳에서 잘 버티지 못한다. 따라서 물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고 통풍이 잘되는 18도 이상의 따뜻한 곳에서 관리하는 것이 적당하다. 집에서 키우는 화분은 무엇보다 흙 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간혹 겨울에 구입한 화분 흙에 벌레 알이 들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봄이 되면 부화하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여러 개의 화분을 동시에 키우는 경우엔 화분 간의 간격을 유지해 통풍이 잘 되도록 신경쓰고 주기적으로 화분 위치를 바꿔 골고루 바람과 햇빛에 노출되도록 한다.

강백호, 시범경기 투런포 ‘쾅’… KT는 LG에 3점 차 패

KT 위즈가 시범경기 개막전서 LG에 패했지만 강백호가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강백호는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7천여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벌어진 첫 날 홈경기서 팀이 0대3으로 이끌리던 4회말 LG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로부터 투런 홈런을 빼앗았으나 팀은 2대5로 패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두 팀의 시즌 첫 대결서 여전히 LG의 화력과 기동력이 돋보였다. LG는 이날 오스틴의 홈런 포함 9안타, 4도루로 KT 마운드를 괴롭혔다. KT 선발 조이현은 1회초 첫 타자 박해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홍창기를 우익수 뜬공,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아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LG 선발 엔스도 배정대를 삼진, 김민혁을 투수 땅볼, 로하스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초 LG가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오스틴이 2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짜리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어 오지환의 우전 안타와 도루, 문보경의 내야 땅볼로 만든 1사 3루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조이현은 박동원을 삼진, 문성주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불을 껐다. KT도 2회말 반격서 박병호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지만 강백호의 투수 앞 병살타와 황재균의 삼진으로 기회를 날린 후 3회초 수비서 2점을 더 빼앗겼다. 조이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전용주가 구본혁에게 3루 내야안타,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준 뒤 홍창기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지만 폭투로 추가 점을 내줬다. 김현수를 2루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으나 오스틴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더 빼앗겼다. 4회초에도 KT는 바뀐 투수 주권이 2시 후 LG 구본혁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운 뒤 4회말 반격에 성공했다. 2사 1루서 강백호가 엔스의 4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25m 짜리 투런포를 작렬, 2대3으로 따라붙었다. KT는 5회부터 등판한 이상동이 2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안정을 찾았으나 7회 초 LG 김현종의 내야안타에 이은 도루 등으로 만든 1사 3루서 박해민의 우전 적시타가 터져 1점을 보태며 4대2로 달아났다. LG는 9회 마지막 공격서도 선두 타자 최원영이 몸에 맞는 볼로 나간 뒤 도루로 만든 1사 2루서 구본혁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3점 차로 달아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KT는 9회말 마지막 공격서 문상철과 이호연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해 시범경기 첫 패전 멍에를 썼다. 이날 KT 불펜 투수 이상동은 2이닝을 던져 피안타 없이 삼진 2개를 빼앗으며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막아내 이번 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다. 한편,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벌인 SSG 랜더스는 선발투수 오원석의 4⅔이닝 2피안타, 4탈삼진 호투에도 불구하고 3번째 투수 신헌민이 4실점하며 무너져 1대6으로 패했다.

현대건설, IBK 잡고 정규리그 우승에 ‘승점3’ 남겨

수원 현대건설이 ‘도드람 2023-2024 V리그’에서 부진 탈출에 성공하며 불안하던 정규리그 우승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건설은 9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부 6라운드 4차전 홈 경기서 ‘카메룬 특급’ 모마(20점·후위공격 6개)와 양효진(15점·블로킹 3개·서브득점 2개)의 활약으로 화성 IBK기업은행을 3대0(25-19 25-22 25-20)으로 완파하고 2연패 부진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25승9패, 승점 77이 돼 전날 광주 페퍼저축은행에 1대3으로 발목이 잡힌 2위 인천 흥국생명(73점)과의 격차를 4점으로 벌려 남은 두 경기서 승점 3점만 보태면 우승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섰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은 오는 12일 수원에서 시즌 6번째 맞대결을 벌이게 돼 이날 현대건설이 승리하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1세트 현대건설은 모마의 득점이 활발히 이어지며 초반 7-5로 리드했지만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의 연속 후위 공격 성공과 황민경의 시간차 공격, 김하경의 서브에이스, 임혜림의 블로킹으로 전세를 10-7로 뒤집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다현, 양효진의 속공에 이은 상대 연속 범실과 모마, 양효진의 오픈 공격이 터져 15-12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16-15로 쫓긴 현대건설은 이다현이 공·수에서 활약하고 고민지의 연속 서브에이스로 21-16으로 점수 차를 벌린 뒤 모마의 연속 퀵오픈 성공으로 세트를 먼저 가져왔다. 현대건설은 2세트서도 양효진이 오픈공격과 서브에이스에 이은 이다현의 블로킹, 정지윤의 오픈 공격으로 6-2로 초반 기선을 잡았다. 이후 2~3점차 리드를 지켜가던 현대건설은 육서영의 공격과 아베크롬비의 서브에이스 등 연속 4득점을 올린 IBK기업은행에 12-13으로 역전을 내줬다. 그러나 양효진의 속공과 이다현의 블로킹 성공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뒤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양 팀은 20-20서 현대건설이 상대 육서영의 공격 범실과 모마, 정지윤의 오픈 공격으로 23-20으로 앞서간 후 24-22서 모마의 퀵오픈 성공으로 세트를 추가했다. 완승을 기대한 현대건설은 3세트 초반 상대 주포 아베크롬비의 공격과 황민경의 연속 서브에이스에 2-5로 이끌렸다. 하지만 상대 범실과 이다현, 양효진 두 미들블로커가 활약하며 8-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모마의 오픈 공격을 앞세워 15-11로 달아났지만 IBK기업은행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현대건설 역시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리드를 지켜가다가 23-20서 양효진의 오픈공격 성공과 이다현의 블로킹 성공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양효진은 이날 승리 뒤 “승점 한점 한점이 중요한 상황서 선수들과 함께 승리를 가져오게 돼 기쁘다. 김다인 세터가 상대 팀에 따라 다른 전략과 볼배급을 했는데 오늘 중앙 쪽이 잘 먹히면서 승리한 것 같다. 남은 경기서도 최선을 다해 1위를 차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체중, 순천만컵유도 여중부 단체전 '2연패'

경기체중이 2024 순천만국가정원컵 전국유도대회 여자 중등부 단체전서 패권을 차지했다. 명수현 감독이 이끄는 경기체중은 9일 전남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여자 중등부 단체전 결승서 최보민, 장혜윤, 서시은이 승리를 따내 김효담, 김하은이 분전한 광주체중에 3대2로 신승을 거두고 2년 연속 패권을 안았다. 명수현 감독은 “시즌 첫 대회서 개인전 금메달 2개를 포함해 단체전 2연패를 달성해 기분좋게 출발했다. 꾸준히 우수선수 육성과 인성 교육을 통해 중학 유도의 명문 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체중은 결승 첫 경기서 한서연이 김효담에게 되치기 한판으로 패했지만 최보민이 박승희를 굳히기 한판으로 돌려세워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3번째 경기서 김태흰이 김하은에게 역시 누르기 한판패를 당해 다시 리드를 내줬지만 장혜윤이 박선정에게 지도승을 거둬 2대2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후, 서시은이 상대의 선수 부족으로 기권승을 거둬 역전승 했다. 앞서 경기체중은 16강서 남양주 금곡중을 2대0으로 꺾은 뒤 8강서 인천 신현여중에 기권승, 준결승전서 당진 원당중을 3대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 지난해 준우승팀 서울 종암중을 4강서 3대0으로 일축하고 올라온 광주체중과 만났다. 전날 개인전 70㎏급 우승자인 장혜윤과 +70㎏급서 정상을 차지한 최보민은 단체전 금메달 추가로 나란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한편, 남자 중등부 단체전 4강전서 포항 동지중에 1대3으로 패한 인천 연성중은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아주대병원 안과교수 사의…"초법적 협박 견디기 힘들어"

전공의에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도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아주대병원의 한 교수가 사의를 표명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안과 부교수 A씨는 지난 8일 병원 내부 전산망에 “이제 아주대병원 교수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비민주적인 밀어붙이기와 초법적인 협박을 일삼는 태도는 정말이지 견디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특히 A 교수는 아주대가 교육부에 의대 신입생 정원을 큰 폭으로 늘려 달라고 요청한 것을 강하게 질책했다. 앞서 아주대는 교육부에 의대 입학정원을 40명에서 104명 증가한 144명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는 "144명으로 증원 신청을 하는 것은 올바른 어른의 태도가 아니었다"며 "정부에 협박당하고 국민들에게 천하의 몹쓸 인간이 돼 비난받고 이제껏 노력한 결과들이 수포가 될 수 있음을 알고도 돌아오지 않는 그들의 손을 대학마저 매정하게 놓아버리는 것은 스승이라면, 같은 길을 가는 동료라면 보일 수 없는 태도였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들이 느꼈을 배신감과 좌절감은 오롯이 우리 아주대 교수 모두가 앞으로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학생과 전공의를 가르치는 교수로서,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서 이 거대한 상황에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을 심하게 느껴 괴롭다"며 "미력한 교수 한 명이라도 그들(전공의와 의대 학생들)의 좌절감을 함께하고 싶었다고 알리고 싶다"고 했다. A씨는 아주대와 병원 보직자들을 향해 "지금도 늦었지만, 지금까지 보여주셨던 태도를 앞으로도 견지한다면 저뿐만 아니라 다른 소중한 동료도 점차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전공의들과 학생들에게 스승으로서 함께 지지하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무책임한 말을 남기고 그만 사직하고자 한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아주대병원 의대 교수들과 학생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교수 비대위는 지난 8일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의 외침'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아주대의 입학 정원 증원 요청을 비판했고, 아주대 의대 재학생들 역시 비상시국대응위원회를 꾸려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다.

하루 꼬박 준비… 인천 '장애인 친화 미용실' 지원 시급 [현장, 그곳&]

“미용실 한 번 가려면, 하루를 꼬박 준비해야 해요. 고생해야 하는 활동지원사님에게도 미안하고…” 8일 오후 2시께 인천 연수구 대형마트 내 한 미용실. 휠체어를 탄 뇌병변장애인 김은숙씨(53·여)가 활동지원사 김경숙씨(65·여) 도움을 받아 머리를 꾸미려 이곳을 찾았다. 휠체어 진입이 비교적 쉽다고 판단, 대형마트 미용실을 찾았지만 미용 의자로 옮겨 앉는 데만도 한참이 걸린다. 활동지원사만 힘만으로는 벅차 남자 미용사 도움으로 겨우 미용 의자에 앉았다. 머리 꾸미기를 다 끝낸 뒤, 머리 감는 일도 김씨에겐 곤욕스럽다. 또다시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옮겨타야 하고 이내 머리 감는 전용 의자에 앉아야 해서다. 도움을 받아 머리감는 의자에 반쯤 누워도 몸을 가만히 두기 힘들어 고통은 계속된다. 김씨는 “대형 쇼핑몰에 있어 출입문이 턱이 없는 데다, 남자 미용사가 있기에 그나마 이 정도”라며 “동네 미용실은 진입부터 어려워 아예 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TV에서 우연히 서울 장애친화미용실을 봤는데, 인천에도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미용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애인들은 미용실을 찾을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미용실 직원은 물론 비장애인 손님들마저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이 미용실에 들어서면 거부감을 드러내곤 한다. 이 때문에 사전에 활동지원사가 전화로 장애인을 손님 받는지 여부까지 확인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친화미용실을 민간에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공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나 군·구는 민간 미용실과 협약을 맺어 필요한 장비를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장애친화미용실 설치 취지와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건물을 빌리거나 새로 지어 미용실을 만드는 것은 예산이 많이 들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천시사회복지회관 등 새로 짓는 복지관에 미용시설을 마련하도록 건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임대주택의 진화: 도심 속 기존주택의 재발견 [이지민기자의 하우징]

시대에 따라 바뀌는 ‘트렌드’처럼, 부동산 시장에도 패러다임 타이밍이 도래했다. 특히 발전을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는 경기도내 주거지의 새로운 모습과 더 나아가 구·신도심까지…‘이지민기자의 하우징’ 시리즈를 통해 경기도 부동산 시장 변화를 속속들이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임대주택의 진화 ②도심 속 기존주택의 재발견 집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을 넘어 운동, 모임 등 문화생활 및 여가 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일반적으로 흔한 커뮤니티 시설과는 달리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플레이스를 조성, 함께 즐길 수 있는 유기적인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었다. 경기도 곳곳에 있는 LH 임대주택 현장에 직접 방문해 신축 대규모 아파트를 뛰어넘는 임대주택의 커뮤니티 시설을 경험해 봤다. ■ ‘변화하는 LH’…늘어가는 1인가구 추세에 발맞춰 수원시청역 보도 10분 거리에 위치한 수원 새빛청년존 1호. 이곳에는 특별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돼 있다. 지난해 4월 개소한 청년나래家 4층 새빛청년존에는 드리머스사회적협동조합이 입주해 심리학 기반 자기 이해 교육, 취미 네트워크 소모임 등을 진행하며 자칫 소외될 수 있는 1인 가구와 여러 고민을 가지고 있는 수원시 청년들을 돕고 있다. 거주자는 물론 수원시 청년이라면 비입주자도 참여할 수 있어 참여 열기가 뜨겁다. 다회차에 걸쳐 진행되는 교육도 이탈자 없이 마무리되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도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수원시 청년은 “이런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많이 느꼈다”며 “‘나’를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얘기하며 보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심리 치유 등 특별함을 지닌 수원 새빛청년존은 LH와 수원시의 합심으로 탄생했다. 지난 2022년 LH와 수원시가 체결한 ‘수원 청년 맞춤형 주거 지원 업무협약’에 따라 드리머스사회적협동조합은 수원시 인계동 청년 임대 주택 ‘청년나래家’에 들어섰다. 수원청년 맞춤형 주거지원 업무협약 일환으로 공급된 ‘청년나래家’는 모집 당시 수원시 소재 기업 취·창업 청년 등에게 우선 입주 자격을 주는 방식으로 특화해 공급한 결과 747%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 ‘노력하는 LH’…우량 주택 공급에 구슬땀 ‘청년나래家’와 같은 LH 임대 주택에는 민간이 준공한 주택을 LH가 매입하는 ‘준공 주택’과 LH가 민간에서 건설 예정인 주택에 대해 매입 약정하는 ‘신축매입약정 주택’이 있다. 이렇게 매입된 주택들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 조건으로 수시로 청년, 신혼부부 등에게 공급된다. LH 경기남부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본부가 매입한 주택(신축, 기존 포함)은 총 3만4천798호에 이른다. 올해 LH 경기남부본부는 과천·성남·수원 등에서 역세권의 우량한 신축 또는 기존주택 6천877호를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LH는 준공된 주택을 매입하는 기존주택 매입 방식으로 1천156호를 매입할 계획이다. 올해는 매입 가격 현실화를 위해 매입 상한가격 제한 폐지 및 개입 가격 산정 방식을 개선한다. 토지는 감정가액, 건물은 재조달원가의 90%로 매입 가격을 책정한다. 다만 건물 가액은 건물 감정평가액(거래사례비교법)의 90%를 초과할 수 없다. 민간에서 건축하는 주택을 사전에 매입하기로 약정을 체결한 뒤 준공 후 매입하는 신축매입약정 주택은 올해 5천721호가 예정돼 있다. 맞춤형 주택을 사전에 확보할 수 있으며, 민간사업자는 미분양 우려 등의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어 최근 건설 시장에서 ‘윈-윈’제도로 급부상하고 있는 LH ‘신축매입약정’ 주택의 매입 가격은 감정가격으로 산정하되, 매입 가격 현실화를 위해 올해부터 100호 이상의 약정 주택은 원가 기반 가격산정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주택과 매입약정 방식 모두 매입 가격 상한제를 폐지하고 매입 가격 현실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행돼 부동산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존주택 매입임대는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주택 거래로 소규모 개발업체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보다 많은 우량 입지의 우수주택이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 ■ ‘매력적인 LH’…세대 불문 매입임대주택 인기 이렇게 매입된 주택은 무주택 청년(기숙사 포함), 신혼부부 등을 위해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다. 올해 경기남부지역에서만 총 3천호 이상의 매입임대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도심 곳곳에 있는 맞춤형 매입임대주택 공급은 수요자를 중심으로 맞춤형 공급이 적시에 가능해 무주택 청년(기숙사 포함), 신혼부부와 고령자, 다자녀 가구 등 다양한 수요자에게 환영받고 있다. LH의 대표 매입임대주택인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만 19세부터 39세 이하의 청년에게 공급된다. 인근 시세 대비 40~50% 수준으로 공급되며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기숙사형 주택은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인근 시세의 40% 수준으로 공급되며 최장 6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신생아 가구 및 한부모가족,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와 예비 신혼부부 등을 공급 대상으로 한다. 세부적으로 다세대 주택 등을 인근 시세의 30~40%로 공급하는 신혼·신생아Ⅰ유형과 오피스텔 등을 시세의 70~80%로 공급하는 신혼·신생아Ⅱ유형이 있다. 신혼·신생아Ⅰ유형은 최장 20년, 신혼·신생아Ⅱ유형은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이외에도 만 65세 이상의 고령자 대상 주택과, 두 명 이상의 다자녀 가구에 공급하는 다자녀 매입임대주택 등 다양한 공급유형이 있다. ■ ‘함께하는 LH’…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도 이와 함께 LH는 매입임대주택을 활용, 전세사기로 하루 아침에 집을 잃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긴급 주거지원을 실시했다.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긴급 주거지원을 받은 피해자는 31명이며, 이들은 ▲오산 ▲수원 ▲평택 ▲안성 ▲용인 등 경기남부지역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지역의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했다. 긴급 주거지원은 상담 신청부터 계약까지 통상 1달 안에 가능하다. 거주 가능한 기간은 6개월(연장 가능, 최대2년)이며, 전세 사기 피해를 본 지역과 그 인근 지역에 무보증금, 시세 30%의 임차료 조건으로 입주 가능하다. 특히 올해는 전세 사기 피해주택의 경공매가 개시될 예정으로, 전세 사기 피해주택의 매입이 본격화되며 LH의 역할이 더욱 중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 사기 피해자로 인정될 시 거주 중인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 우선 매수권을 부여받에 되는데, 이때 LH는 피해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은 LH는 경매에서 이를 활용해 피해주택을 매입할 수 있고 이후 매입한 주택을 공공임대로 활용하게 된다. 경공매 즉시 참여 가능 기준으로 사전협의 신청부터 경공매 낙찰, 소유권 이전 및 최종 임대차계약 체결까지 약 3~4개월이 소요된다. 현재까지 LH 경기남부지역본부에 접수된 매입신청건수는 20건이며, 우선매수권 양도 건수는 3건이다. 피해주택 매각기일 지정에 따라 LH는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은 주택의 경공매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경공매방식을 보완, 경공매가 개시되지 않은 피해자의 사각지대 해소 및 신속한 구제를 위해 임대인 및 피해 임차인과 협의매수 하는 방식을 도입해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