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는 의원 전체의 합의로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제 기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정치적 이념과 목표를 가진 의원들의 의사를 사전에 통합·조정해 창구 역할을 하는 교섭단체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교섭단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개별 의원들의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의회 운영의 비효율성이 극대화되고 그에 따른 도민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국회는 제헌국회 때부터 교섭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돼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1949년 7월29일 국회법을 개정하면서 교섭단체에 대한 규정을 넣은 것이다. 그러나 국회에 비해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제도의 부활 이후 30년 넘게 교섭단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했다. 헌법상의 기관이면서 주민대표 기관인 지방의회를 지방자치단체의 하위기관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도 한몫했다.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지방의회는 교섭단체를 지원할 수 없어 운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교섭단체가 실질적인 의회 운영의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정책 인력이나 예산 등을 지원받을 수 없었고 설령 조례에 명시해도 법령에 위배돼 법률불합치 판정을 받기도 했다. 마냥 어린이처럼만 보이던 아우나 자식들이 어느새 훌쩍 커 버린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지방의회도 30년이 넘는 기간 어느새 몰라보게 많은 성장을 했다. 제도적 미비에도 불구하고 입법, 집행기관 견제, 주민대표 등의 의정활동을 통해 역할과 권한을 확대해 왔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것처럼 지방의회의 역할 증대에 따라 환경과 제도적인 정비 역시 이뤄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월27일 지방의회 교섭단체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지방의회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인력 도입 등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이후 지방의회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이제 지방의회는 교섭단체를 둘러싼 법적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개정된 법률이 시행되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법률 개정에 맞춰 교섭단체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례 등을 손질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또 교섭단체의 권한과 역할이 커지는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감과 사명감도 잊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10년간 돼지우리에서 살다가 숨진 채 버려진 60대 태국인 근로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이 남성은 1천여마리의 돼지를 키우며 일만 하고 살았다. 돈사와 붙어 있는 가로 2m, 세로 3m쯤 되는 방은 악취가 심해 숨 쉬기가 힘들 정도였다. 곰팡이가 가득하고 난방시설도 없었다. 음식을 해먹기엔 너무 지저분한 부엌, 화장실이라곤 바닥에 구멍 하나 뚫린 게 전부였다. 그는 한국말을 잘 못했으며, 다른 태국인 근로자와도 거의 교류없이 홀로 지냈다. 2020년 12월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가 난방시설도 없는 포천의 농장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병을 앓다가 숨졌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2021년부터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조립식 패널 등을 숙소로 제공할 경우, 농·축산업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류에 거주시설을 ‘주택’, ‘빌라’로 써놓고 여전히 비닐하우스 가건물에 거주한다. 현장점검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농어촌뿐 아니라 산업현장 등에서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일이 안 된다.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이른바 ‘3D 업종’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한국 경제에서 이주노동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구인난 해결을 위해 2004년 고용허가제를 실시하면서 ‘코리안 드림’을 좇아 한국으로 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지난 1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15만명에 이른다. 이 중 불법체류자는 41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11만명이 입국할 예정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차별적 시선은 여전하다. 수많은 이주노동자가 열악한 노동·생활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언어 소통이 힘들고 체류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악용해 인권 침해나 폭행·임금체불 등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 한국인들도 해외 각지에서 외국인 노동자로서 서러움을 겪으며 일했다. 이를 잊고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하면 안 된다. ‘코리안 드림’을 품고 찾아온 이들에게 보편적 인권을 보장하고, 미흡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생산인구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시급한 과제다. 그들은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 이웃이나 다름없다.
최근 대도시 이외의 지방에서는 의료인력이 없어 긴급한 환자가 발생해도 적절한 수술을 못 한다거나, 최소한의 의료인력을 확보하려 수억원의 연봉을 내걸고 모집공고를 해도 지원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뉴스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게다가 현재 지방 의료체계에 속한 필수 인력마저 언제든 대도시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니 이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당연히 누려야 할 보편적인 의료 서비스가 지방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언제부턴가 대도시 이외의 지방에 사는 국민은 ‘2등 국민’의 신분이 됐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우리나라 지방소멸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때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선하고자 국가에서 공공의사를 추가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나 기존 의사집단의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이는 기존 의사들이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지방의 국민들을 의료 사각역대로 내몬 최악의 결정이었다. 국가가 의사들에게 배타적인 의료면허를 준 이유는 의사들의 권익을 보호해 주면서도 국가의 의료 서비스에 적절한 역할을 기대한 것이다. 그런데 의사들은 자신들이 챙길 것은 몽땅 챙기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의료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려주지 않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왕진 가방을 들고 일반 응급환자를 찾아가는 의사는 옛날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일 뿐이다. 지방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도시에 사는 의사인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읽힌다. 싫으면 너도 의사 되라고? 그래서인지 대입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은 의대로만 몰리고 있고, 심지어 멀쩡하게 서울대와 연고대를 다니던 학생들마저 자퇴서를 내고 다시 의대에 도전한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린다. 그것이 진정 의사들이 바라는 세상인가? 솔직히 의사들에게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고 묻고 싶다. 굳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의료인력 통계를 들이밀지 않아도, 그나마 형편이 좋다는 대도시 병원에서도 의사가 모자라 ‘PA 간호사’라는 편법을 쓸 정도로 현재 의료계 인력 부족은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지금 의사들에게 지방으로 가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현재의 의사집단이 지방에서 일할 신규 공공 의료인력을 양성할 기회마저 뺏는다면 그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지방에 사는 국민들의 건강을 볼모로 하는 이기적인 행위이며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지방의 의료공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공론화했으면 한다. 1안은 국가에서 대도시 이외의 지방 의료 사각지역에서 일할 공공의사를 추가로 양성하되 한시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며 신분은 공무원으로 하고, 최소 20년의 의무복무 기간을 설정하며, 그 대신 의사 양성에 소요되는 비용을 100% 국비로 지원하는 방안이다. 2안은 대도시 이외의 지방 의료 사각지역마다 주요 거점 병원을 지정해 원격 진료 및 처치가 가능한 최신 장비를 종합적으로 갖추고 원격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학교를 그만둔 거지 배움을 포기한 건 아니에요. 공부하러 가고 싶어요.”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 사는 김현지양(17)은 부모의 끊임없는 정서적·육제적 학대에 집을 나왔고 학교도 자퇴했다. 하지만 김양은 영상 편집자라는 자신의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양은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학원비를 지원해 주는 서울의 한 영상 편집학원에 등록했다. 그러나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서울을 오가는 탓에 매월 5만원이 훌쩍 넘는 교통비가 김양에게는 여간 부담이 아니다.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청소년이라는 한계 탓에 벌이가 적어 월세와 밥값을 감당하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김양은 “인천 지자체 중 유일하게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교통비를 지원해 주는 부평구로 이사 가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지역 학교 밖 청소년 대부분이 교통비조차 지원받지 못해 배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인천 10개 군·구 등에 따르면 가정 및 학교에서 빚어진 갈등으로 인해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인천지역 학교 밖 청소년은 4천300여명에 이른다. 앞서 인천여성가족재단은 학업중단 청소년들에서 나중에 다시 학교로 돌아간 청소년을 뺀 코호트 추적 방식으로 이 같이 학교 밖 청소년 수를 추정했다. 이들 학교 밖 청소년은 일반 학생들이 제공받는 방과후 활동이나 취업 특강 등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지원받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의 진로 개척 등을 위해 꿈드림센터로 가거나, 타 지역에 있는 일반 학원 등을 다닌다. 하지만 센터나 학원으로 가기 위한 대중교통비 부담이 크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5월 내놓은 실태조사 결과 학교 밖 청소년의 84%가 교통비 지원을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기도 했다. 현재 인천에서 학교 밖 청소년에게 교통비를 지원하는 곳은 부평구가 유일하다. 구는 지난 2021년부터 꿈드림센터 프로그램에 4차례 이상 참여하면 5만~10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성학 ‘세상이 학교인 자퇴생’의 대표는 “청소년이 학교를 관두면 배움 자체를 포기했을 것이란 편견이 심하다”고 했다. 이어 “학교 밖 청소년들도 충분한 진로탐색과 더불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교통비를 시작으로 이들의 복지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여성가족부와 협조해 올해 다른 군·구도 학교 밖 청소년에게 교통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신흥 강호’ 대전중구 리틀야구단이 ‘2023 제6회 화성시장기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대회 첫 패권을 차지했다. 대전중구는 12일 화성드림파크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결승전서 윤지섭의 투·타에 걸친 맹활약에 힘입어 평택시를 3대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대전중구는 시종 투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지배했다. 대전중구는 1회 초 수비에서 선발 투수 윤지섭이 평택시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윤지섭은 1회 말 공격서 선두 타자 송석원이 유격수 앞 안타에 이어 도루로 만든 1사 2루에서 우익선상 3루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김현우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에 있던 윤지섭을 불러들여 2대0으로 앞서갔다. 대전중구는 윤지섭이 2,3회에도 평택시 타선을 삼자범퇴로 꽁꽁 묶은 뒤, 3회 말 선두 타자 송석원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 연속 도루로 무사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후속 타자가 1루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윤지섭이 1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때려 추가점을 올렸다. 대전중구는 윤지섭에 이어 4회 무사 1루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현우가 후속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실점하지 않았고, 5회에도 몸에 맞는 볼 1개를 허용했으나 더 이상 주자의 진루를 내주지 않고 막아내 팀의 완봉승을 완성했다. 반면, 평택시는 타선이 대전중구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해 우승 문턱서 아쉽게 주저앉았다. 한편, 유승안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과 선수·학부모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는 대전중구를 우승으로 이끈 윤지섭이 모범상, 평택시 김동환이 장려상을 각각 수상했고, 이민호(대전중구)·조규수(평택시) 감독이 나란히 우수감독상을 받았다. 이번 대회는 화성시체육회와 경기일보 공동 주최, 한국리틀야구연맹과 (사)한국리틀야구연맹 공동 주관, 화성시 후원으로 전국 80개 팀, 1천500여명의 야구 꿈나무들이 참가한 가운데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리틀야구장인 화성드림파크에서 지난 3일부터 10일간 진행돼 최종 우승팀을 가렸다. 화성시장기 전국리틀야구 우승 ‘대전중구 리틀야구단’ 이민호 감독 “대회 첫 우승… 더 큰 발전 밑거름 될 것” “화성시장기 대회서 첫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거두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2일 열린 2023 제6회 화성시장기 전국리틀야구대회 결승전에서 평택시를 3대0으로 완파하고 첫 우승을 차지한 대전중구 리틀야구단 이민호 감독(53)의 우승 소감이다. 2014년 창단한 대전중구는 전국대회 우승이 이번까지 5차례로, 창단 10년 차를 맞아 전국 유소년야구계에서 강팀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화성시장기 대회 4강전서 김포시뉴에 2대6으로 패했던 대전중구는 ‘될 때까지 끝까지 하자’는 이민호 감독의 철학 아래 와신상담 끝에 정상에 올랐다. 이 감독은 “작년 아쉽게 준우승을 거둔 박찬호기를 계기로 선수들과 동계훈련 때 많은 땀을 흘렸다”며 “그 노력의 대가를 받는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수 능력이 뛰어난 송석원과 윤지섭, 김현우, 김태겸 등 모든 선수들의 단합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며 “무엇보다 볼 스피드 향상, 투구 밸런스 유지 등 고된 훈련을 잘 견뎌준 덕”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감독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노력하고, 발전해 더 많은 우승을 거두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 야구는 경험의 스포츠다. 앞으로 선수들이 야구를 통해 인성과 육체를 만들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본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경기도청사의 광교 이전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옛 경기도청(팔달구 고등동 소재) 인근 상인들을 만나 구 도청사 인근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염 부지사는 지난 9일 옛 도청사 상황실에서 ‘경기도-팔달산상인회 간담회’를 열고 “도청사의 광교 이전으로 매출 감소와 지역 공동화로 인해 구청사 인근 상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와 수원시, 상인회가 함께 소통하며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팔달산상인회는 염 부지사에 유동인구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 지역 공동화에 따른 상권 침체 등의 고충사항을 전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옛 도청사 공간을 활용 실내외 행사 개최, 주차장 및 마을버스 등의 교통 개선, 인근 거리 환경정비 등을 제안했다. 이에 염 부지사는 제안된 사항 중 실효성 있는 사안은 적극적으로 검토해 도정에 반영하고, 관련 부서와 수원시에 협력을 요청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팔달산상인회에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도는 오는 2025년까지 ‘사회혁신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구청사를 주인인 도민에게 개방하고 다양한 사회혁신을 선도하는 실험·체험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조성 전까지 상권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대책도 추진한다. 도 소속기관 등의 사무공간 임시 활용, 경기공유서비스를 통해 구청사 잔디광장·회의실 시설 도민 개방, 각종 행사 개최, 영화·방송 촬영 장소 제공 등으로 혁신복합단지 완공 전까지 지속적인 유동 인구 유입을 통해 주변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인천만의 다양한 특화 정책을 펼치겠습니다.” 김미애 인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56)는 “여성들이 출산 등으로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이 발생한다”며 “여성들이 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을 해 커리어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 2월24일 유정복 인천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그동안 업무 파악에 집중했다. 그는 “재단이 운영 중인 아이사랑꿈터를 더욱 확충해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이고, 인천형 어린이집 설치를 비롯해 공공보육 인프라 확충에 힘쓰겠다”고 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을 더욱 활성화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했다. 다음은 김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Q 대표이사를 맡아 어깨가 무거울 텐데. A 일단 인천에서 오래 살았고, 인천에서 회사도 경영했다. 그러기에 인천의 여성이 내는 목소리를 정책과 사업에 잘 담아내려 한다. 일하는 여성이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역할을 같이 해봤기에, 여성들이 일과 양육을 함께하며 겪는 고충을 잘 안다. 그동안 여성 노동환경 운동을 해왔다. 특히 BPW(Business Professional Women) 한국연맹 인천클럽에서 여성의 사회 차별을 철폐하고 권리를 신장하는 활동을 해왔던 경험도 잘 살리려 한다. 이를 통해 여성이 일과 양육, 삶에서 조화를 이루는 데 충분한 환경을 제공하는 인천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인천 여성들이 육아 때문에 직장을 관두는 일, 즉 경력단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임기 동안 이 같은 경력단절을 없애기 위한 인천의 특성을 살린 반도체나 바이오 등의 전문여성 육성에 집중하려 한다. Q 조직문화 혁신 방안이 있다면. A 재단 재도약의 원년을 맞이해 조직체계 혁신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추진하려 한다. 우선 재단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화하기 위해 상반기 중 새로운 ESG 경영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이를 전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본격적인 실행에 힘을 모으려 한다. 특히 현재 인천시에서 출연기관 간 연구기능 통폐합 추진을 하고 있다. 연구기능을 일원화해 인천복지정책을 연구하는 데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현재 연구조직을 재설계하고 있다. 여기에 변화와 혁신의 조직문화를 구축할 계획이다. 노사협의회 운영 활성화를 통해 노사 간 소통을 강화하려 한다. 재단의 경영 분야 역량을 높여 인천시의 경영평가 등급을 올리고, 채용관리시스템 및 연구관리시스템 등 효율적 시스템을 도입하겠다. 이 밖에 직원 만족도 조사를 통한 직원 의견 수렴 및 개선 방안 마련 등의 다양한 소통채널을 운영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려 한다. 대표·부서장과의 소통 간담회, 전 직원 워크숍, 연말 행사를 통한 화합의 장 마련 등도 고려하고 있다. Q 여성 취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A 인천광역새일센터와 부평새일센터를 통해 여성취업 네트워크 구축 및 경력이음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여성친화기업 및 여성친화 직종을 발굴해 여성취업을 활성화하고, 여성일자리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해 개인의 생애 직업활동과 선순환적 고용서비스 지원체계를 세울 계획이다. 또 변화하는 고용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구인기업 발굴 및 취업과 연계하려 한다. 이를 위해 6월께 여성 일자리 한마당 행사도 열 예정이다. 예비 창업자 및 창업 희망자 발굴을 위한 신규 사업을 추진해 여성기업을 발굴하겠다. 재단의 역할에 맞춰 인천지역 맞춤 특화 연구도 한다. 이를 위해 직업교육훈련을 집중 개발할 예정이다. 또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의 7개 미니클러스터와 직업교육훈련 연계·개발을 한다. 올해 인천지역 새일센터 2곳에 보급하는 등 점차 확대하겠다. 일생활균형을 위한 가족친화인증제도를 확대하고 새일센터 역량도 높이고 홍보도 강화하겠다. 고용유지 지원을 위한 새일여성 인턴제 및 서비스를 제공해 인턴직원·인턴기업 사후관리에도 집중하겠다. 취업자 고충 상담 온라인 게시판인 ‘취업자 온(溫)톡(Talk)’도 운영하려 한다. 이를 통해 재단이 지역 여성 고용확대 및 경력유지를 위한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여성 일자리 위기극복 및 재도약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한 정책이 있다면. A 인천디지털성범죄예방대응센터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예방·홍보 및 10대 피해자 지원 강화에 집중한다. 지역 중심의 선제적 예방 대응 및 피해자 중심 맞춤형 원스톱 지원과 증가하는 10대 피해자 지원 강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을 할 예정이다. 피해 접수 및 상담, 삭제지원, 서류작성·동행·수사·재판 과정의 모니터링 및 법률지원 등을 할 예정이다. 10대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특화 치유프로그램으로 아동·청소년 온라인 그루밍 범죄 예방 및 치유 회복 사업을 추진한다. 디지털 리터러시·성인지 감수성 강화를 위한 소집단 쌍방향 예방 교육 프로그램도 한다. 인천 에꼴제 프로젝트로 중학교 1학년 3천여명에게 집중 추진한다. 이 밖에 피해자 대상 무료법률 상담도 배 이상 늘려 법률 지원을 강화하고 성범죄전문센터 자문변호인단 피해 사건을 전담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 인천경찰청, 인천교육청, 여성폭력기관 등 피해지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다만 피해자 통합지원, 교육 사업 추진 등 업무 범위 확대가 이뤄지고 있기에 앞으로 인력 충원 및 정규직 정원 확보가 필요한 점은 숙제다. Q 양육 친화환경 조성을 위한 아이사랑꿈터 등 관련 사업은. A 일단 재단의 군·구 아이사랑꿈터 수탁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려 한다. 체계적인 꿈터 운영지원을 위한 인력도 지난해 4명이었지만, 올해 6명으로 늘린다. 아이사랑꿈터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에도 집중하고, 올해 군·구 아이사랑꿈터 신규 7곳 확충이 문제없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아이사랑꿈터의 내실있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컨설팅도 하고, 종사자의 직무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교육도 한다. 시설은 이용자 만족도 조사와 수시 현장 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아이사랑꿈터 인력 채용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 지역 주민의 인지도 향상과 시설의 이용 유도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 영유아 자녀를 둔 양육자의 육아부담 해소와 돌봄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여성가족정책 연구·개발 분야는 어떻게 추진하려는지. A 우선 여성가족정책을 선도하는 돌봄, 여성구술사 등 중장기 기본과제를 비롯해 기후위기·저출산 같은 중점 연구과제, 그리고 정책 현안 과제 등에 집중하려 한다. 이를 위해 연구기획 및 평가관리 체계화도 이뤄내겠다. 연구과제 선정, 연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천시나 군·구, 정책평가단, 연구자 등의 정책 반영도 조사나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 특히 민·관·학 협력 다각화를 통한 정책연구의 실효성을 높이려 한다. 인천시 공무원, 인천시의원, 관련 단체 및 학계 전문가 등 중점 연구과제 정책연구전문가와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또 연구능력 향상 교육, 정책실효성 강화를 위한 정책추진간담회, 공동(협력)연구 등도 추진하겠다. 이 같은 연구성과에 대해서도 연구보고서는 물론 매월 IFWF Brief 발간, 연구성과 전시회, 그리고 토론회나 포럼 등을 통해 많이 홍보해 정책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건에서도 ‘대북송금’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쌍방울이 북측에 건넨 돈과 경기도, 이 전 부지사 모두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는 12일 오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원지검 소환 조사 입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쌍방울이 북한에 준 500만 달러는 경기도의 돈을 대납한 것이 아닌 쌍방울의 대북경제협력 사업을 위한 계약금”이라고 말했다. 현 변호사는 “쌍방울이 북한에 1억달러를 주기로 했으니 그에 대한 계약금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머지 300만 달러는 거마비(교통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10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19차 공판 당시 증인으로 나온 방용철 부회장은 북한에 보낸 500만 달러가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 목적인지, 쌍방울과 북측의 경제협력 계약금인지를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계약금 성질도 있다”고 답했다. 당시 재판에서는 이 외에도 대북송금 관련 각종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은 “2019년 2월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미국 자체에서 대북 제재도 있었는데 북한에 돈을 지급하라고 해 달라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그런 사정을 알면서도 북한이 그렇게(경기도가 스마트팜 설치로 돈을 주기로 했는데 안 줬다) 말을 했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방 부회장은 “2018년 11월28일 김성혜(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이 이 전 부지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짜증을 냈고, 김 전 회장이 이에 격노하면서 ‘우리형 욕하지마. 내가 내줄게’라고 만취한 상태에서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북측 관계자와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돈을 전달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또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휴대전화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통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통화기록이 없다”며 진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행 전야는 언제나 설렌다. 나는 그 긴장감을 즐긴다. 계획하고 준비물을 챙겨 가방을 꾸릴 때부터 여행은 이미 시작되는 셈이다. 일상이 지겨울 즈음에는 배낭 하나 달랑 메고 근교 여행을 즐겨 다닌다. 나는 혼자만의 여행을 즐긴다. 일정이 맞는 동행자를 찾기도 쉽지 않지만 서로의 생각 차이로 오는 갈등을 피하고 자유로움을 즐기기 위함이다. 걸으면서 내면에 집중하다 보면 ‘순수한 자아’와 마주할 수 있어 좋다. 순수한 자아란 번뇌와 잡념이 사라지고 오로지 걷기에 집중하고 있는 자아를 말한다. 자연과 걷고 있는 내가 하나가 돼 가는 것을 느낄 즈음에는 그동안 풀리지 않던 어려운 문제가 슬며시 생각 속에 떠오른다. 그때부터는 문제와 집중하며 함께 여행을 즐긴다. 한참을 집중하며 걷다 보면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린다. 언제부턴가 여행 중에 만나는 자아와 많은 대화를 즐긴다. 그러다 자아를 모두 내려놓고 순수의식 속에서 직관력으로만 세상을 느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여행은 계획 단계부터 설렌다. 준비하면서 여행지를 상상하며 계획을 세우는 짜릿한 사전 여행을 즐긴다. 낚시광이기도 한 나는 출조하기에 앞서 알맞은 물때를 알아보고 그 계절에 많이 잡히는 대상 어종을 살피고 어종에 맞게 장비를 손질해 채비한다. 어종의 크기를 상상하며 낚싯대의 휨새를 가늠하기도 하고 짜릿한 손맛을 느끼며 상상 낚시를 즐긴다. 낚시는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모두가 포함된다. 성과와 상관없이 낚시 그 자체를 즐기면 그만이다. 여행할 때는 사람 내음을 맡을 수 있는 정감 가는 골목이나 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선호한다. 떠나기 전에 숙소는 예약하지 않는다. 잘 곳을 미리 정하고 일정에 맞춰 다니면 여행의 맛도 여유도 느낄 수 없다. 여행하다 보면 정감이 느껴지며 묵고 싶은 장소가 있다. 바로 그곳에 숙소를 잡으면 된다. 준비물을 챙기면서 여행지의 기온 날씨 등을 살피고, 옷이며 신발을 챙기고 여행지에서 읽을거리도 챙긴다. 요즈음은 가장 신경 쓰면서 챙기는 게 소형 카메라다. 크고 무거운 DSLR 카메라의 무게에 눌려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를 사진 촬영에 기준을 두고 선정하는 편이다. 그래서 유명 관광지보다는 뒷골목이나 시장을 더 선호한다. 여행지의 특성을 고려해 그곳만의 특징을 담으려고 신경을 쓴다. 눈으로만 보고 오는 것보다 내가 본 것을 사진에 담아오면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어서 좋다. 여행을 가고 싶은데 시간이 없을 때는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에 간다. 서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복합도시다. 고궁과 현대적인 건축물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유서 깊은 역사적 유물이 곳곳에 있기도 하고 도심 속에 아름다운 숲도 있다. 북한산을 돌아 내려오는 북악스카이웨이 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서울은 곳곳에서 조선 시대의 모습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그중 창덕궁 안에 있는 후원(비원)은 단연 압도적이다. 약 30여 년을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다가 몇 년 전에 개방했는데, 조선 시대 궁궐 정원의 백미를 느낄 수 있다. 예전의 학교 친구들과 자주 만나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종로 거리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풍문여고 뒷길은 작은 공방과 멋진 카페가 즐비해 이국적인 모습이 이채롭다. 가끔 음악가들의 거리 공연에 매료돼 한참을 구경한다. 격주로 토요일마다 벌어지는 덕수궁 돌담길의 장터에는 정겨움이 가득하다. 누군가 놓아둔 피아노를 누구나 쳐보기도 하고 바이올린을 메고 가던 학생이 즉석 공연을 벌이기도 한다. 색소폰을 부는 외국 사람도 보인다. 인생길은 고독한 여행길이다. 기력이 쇠약해 여행이 힘들어질 때 지난 여행을 추억하며 지내고 싶다. 훗날 먼 길 떠날 때 후회하지 않게 멋진 삶을 살다가 미련 없이 가고 싶다.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고 홀로 하는 여행이 좋다.
아파트 거실 서쪽 모서리에 윤기가 반들반들한 푸른 잎을 지닌 군자란 한 포기가 겸손함으로 자라고 있었다. 수줍음으로 조용히 피어난 꽃의 모습이 순수하게 아름다웠다. 잎들 사이에서 자라나온 꽃자루가 나팔모양으로 피어난 모습이 너무 고와서 자꾸만 눈길이 갔다. 주황색 꽃잎 안에 가냘프게 솟아난 노란 꽃술이 애처로울 정도로 예뻐서 내 마음속에 군자란의 모습을 정성스럽게 심었다. 배수자 시인·문학박사 나혜석 문학상 대상 수상 시집 ‘마음의 향기’, ‘얼음새 꽃 소리’, ‘사색의 오솔길’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