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만평] 흡사 이런 느낌...

[사설] 고위험 성범죄자 차단, 거주지 제한만으로는 미흡하다

성범죄자가 출소 후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던 장소 인근에 거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높아 주민들이 불안해한다. 가해자를 다시 만날까 무서워 피해자 가족이 살던 곳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성범죄자와 이웃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강력 성범죄자가 출소할 때마다 이웃으로 살아야 하는 주민들은 적극 반대했다. 2008년 안산에서 잔혹하게 아동을 성폭행한 조두순은 2020년 출소해 자신이 살던 안산으로 돌아왔다. 주민 반발에 그는 자신이 살던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몰래 옮겨 단원구의 주택가에 살고 있다.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김근식이 출소해 의정부로 간다고 했을 때, 2005~2007년 수원 일대에서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박병화가 출소 후 화성시로 간다고 했을 때도 한바탕 난리가 났다. 성범죄자 신상등록 사이트인 ‘성범죄자 알림e’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에 살고 있는 공개 성범죄자는 706명이다. 전국 공개 성범죄자 3천188명 중 22%를 차지한다. 도내 공개 성범죄자 706명 중 33%인 233명은 범행을 저질렀던 장소 인근을 포함해 해당 지자체에 살고 있다. 성남이 51.2%로 가장 많고 이어 수원 48.61%, 부천 48.84%, 군포 42.9%, 광주 40.9%, 안산 40.6%, 안양 38.9% 등의 순이다. 죗값을 치렀다지만 재범 위험성이 있는 성범죄자와 이웃으로 살아야 하는 주민들의 불안과 고통이 크다. 성범죄자의 주거지와 관련, 전자장치 부착 등 제한을 두고 있지만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법무부가 고위험 성범죄자가 학교 등 미성년자 교육시설로부터 반경 500m에 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자장치 부착법 개정안’(일명 제시카법)을 5월 국회에 제출 예정이라는데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고위험 성범죄자는 불특정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르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 법무부가 ‘제시카법’을 추진하는 것도, 성범죄 재범률과 함께 심리적으로 친숙한 장소를 범행 장소로 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주지를 제한하는 제시카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강력 성범죄자 거주지 주변에 CCTV 수십대와 초소를 설치하고, 인력을 배치해야 해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하게 된다.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이들이 거주할 곳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때문에 거주지 제한보다 외국처럼 종신형을 내리든가, 보호관찰시설에 두는 게 낫다고 한다. 재범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교육 등 제도 보완, 형량 상향조정, 집중적인 보호 수용 등 다각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사설] 김포FC 대표 “아이들 누가 책임질 것인가”/그래서, 숨진 아이는 구단이 책임졌습니까

김포FC에서 유소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서 ‘살인 충동과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밝혔다. 반복적이고 심각한 언어 폭행, 괴롭힘이 있었다고 적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지난 1월3일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요청을 의결했다. 축구단의 코치 등 지도자들과 일부 동료 선수들이 대상이다. 문제는 김포FC가 징계 대상 지도자 등과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김포FC 서영길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스포츠윤리위원회에서 지난해 8월까지 어떠한 근거로 징계 조치됐는지 공문으로 보내 주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 “대표이사 재량으로 징계를 내리기에는 법적 근거 등 부족함이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코치나 감독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연관돼 있다. 아이들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 지면에서 느껴지는 당당함이 놀랍다. 미뤄보건대 재계약은 서 대표의 뜻인 것으로 보인다. 부당함이 명백하다.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징계가 의결됐음은 김포FC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용을 공식 확인하고 공문 하달을 촉구하는 게 순서였다. ‘공문이 안 왔다’는 것을 마치 ‘징계가 사라졌다’처럼 해석하고 있다. 그러니 재계약한 것 아닌가. 대표이사 재량을 들먹이는 것도 적절치 않다. 1차 징계는 스포츠윤리위원회에서, 2차 처벌은 수사기관에서 내린다. 김포FC 대표이사는 그 내용을 따를 책임만 있을 뿐이다. 이번 재계약 강행의 가장 큰 문제가 뭔지 아나. 아이들의 자유로운 진술 기회를 박탈해 버린 것이다.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숨진 선수의 유가족이 제기하면 법원에서 손해배상 소송도 해야 한다. 그때 핵심은 숨진 선수에 대한 평소의 언어 폭행, 괴롭힘이다. 가장 절절한 증언이 동료 선수들로부터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아이들과 감독 코치가 한 공간에 묶여 있다. 이제 재계약까지 맺어 계속 엮여 있게 됐다. 감독 코치와 매일 본다. 가해 학생도 매일 본다. 자유로운 진술이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범죄 은닉이다. 지난해 4월27일 선수가 숨졌다. 3월14일이 선수의 생일이라고 한다. 선수의 아버지는 지금도 통탄하고 있다. 경찰 조사는 1년 되도록 종결되지 않고 있고, 축구단은 가해자를 포함한 지도자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절망한 아버지가 건 마지막 희망이 법원이다. 김포FC 재계약을 바로잡아 달라며 영업정지가처분신청을 했다. 우리도 곧 내려질 판사의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시정단상] 시민이 모두 함께 사는 ‘가족’입니다

민선 8기를 시작으로 시정을 ‘시민’과 ‘민생’을 중심으로 펼쳐 왔다. 2023년 연두순시 현장에서 14개 읍·면·동 방문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경청했고 발로 뛰는 민원 처리를 실천하고 있다. 민생현장에서의 신속한 민원 처리, 규제 개선, 반도체 특화, 이천쌀 소비 촉진 등 피부에 와 닿는 시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모두와 함께 이천에 살고 있는 ‘가족’이다. 가족의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예전의 가족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부모님, 자녀가 함께 사는 형태였다면 지금 시대의 가족 형태는 조손가족, 한부모가족, 주말가족, 1인가족, 다문화가족 등 가족의 생활방식까지도 변화하고 있어 시민의 요구에 맞춘 가족정책이 뒷받침돼야 시민이 행복할 수 있다. 올해 가족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가족의 다양성’이다. 연령대와 가족구성 형태에 대한 틀을 깨고 다양성에서 출발해 삶의 터전으로 살고 있는 이천시민 모두가 함께 사는 가족을 만드는 것이 민선 8기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천시에서는 다양한 가족 형태와 지역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한발 앞서가는 정책 실현을 위해 ‘1인 가구’ 사업을 올해 처음 시작한다. 여성 1인 가구를 위해 창문 잠금장치, 현관문 안전걸이가 포함된 꾸러미를 지원하는 안심패키지 지원 사업, 중장년 1인 가구에는 관심 분야 동아리를 지원하는 중장년 수다살롱, 연령대별 건강·식생활 개선, 재무교육까지 맞춤형 1인 가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해 통역지원단을 구성, 코로나로 고생하는 다문화가족을 지원해 경기도 민원 처리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는 통역지원 이용자의 만족도를 조사해 수요자 중심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핸드폰만 있으면 이용 가능한 ‘행복솔루션클릭’이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2022년에는 2만6천102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는 이용자의 편리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누구나 방문이 편리하도록 개선하고 통합상담, 운동영상 등 힐링콘텐츠, 운동 및 정서지지도구 지원 등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상반기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천시는 가족친화인증기관으로 2015년 처음 인증을 받았고 두 차례에 걸쳐 재인증 받은 기관이다. 가족친화인증은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관을 인증하는 제도로 올해 재인증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잘하는 것에 박수를 쳐주고 칭찬을 한다. 그리고 모범기관, 우수기관, 상위기관 등의 명칭을 붙여 불러준다. 가족정책의 처음은 사람이다.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하고 사람은 곧 이천시민이다. 2023년에는 이천시에서 모든 가족이 소외받지 않고 박수를 치면서 시민이 힘 나게 하는 행복한 한 해가 되는 정책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인천시론] 홍콩에서 배울 점, 드러날 뉴홍콩시티의 모습

인천에서 펼쳐질 ‘뉴홍콩시티’는 어떤 모습일까?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의 핵심사업인 ‘뉴홍콩시티’에 대한 여러 이야기와 궁금증이 만발하는 상황이다. 일단 유 시장은 ‘기업 하기 좋은 인천’을 기치로 홍콩을 모델로 삼았다. 인천이 포스트 홍콩의 최적지로 판단,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금융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며 국제자본과 해외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겠다는 강한 의지 표명에 나서고 있다. 보통의 경우 홍콩은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최애’ 관광지 중 하나다. 홍콩이라고 하면 해야 할 말, 하고픈 말이 많은 것이다. 한데 우리가 홍콩을 말할 때, 또 좀 안다고 할 때 빼놓지 말아야 할 사실들이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지, 대표적인 고밀도 개발도시 홍콩은 면적의 40% 정도를 공원이나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도심을 벗어나 어디로 가든 30분 이내에 산 또는 해변을 접할 수 있는 곳이 홍콩이다. 사이쿵이라는 곳에는 2011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해안 주상절리가 있다. 사이쿵은 아름다운 풍경, 하이킹 코스, 조용한 해변과 청정한 섬 등으로 ‘홍콩의 뒷마당’으로 불리기도 한다. 마이포습지는 도심지와 맞붙은 생태습지공원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생태학습과 교류를 위해 연중 방문하는 필수 코스다. 그곳에서 수많은 철새들은 물론, 수백종의 생물다양성을 관찰할 수 있다. 이들은 개발을 병행하면서 고유 생태자원과 전체적인 도시공간에 대한 깊은 고려가 돋보이는 사례다. 국제적인 생태도시, 친환경도시의 전형을 홍콩에서 발견하게 된다. 홍콩의 이러한 노력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그래서 “홍콩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고 단언한다. 따라서 우리가 홍콩을 치밀한 도시개발에 집중한 전형, 혹은 국제적 비즈니스와 금융산업의 허브로만 규정한다면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는 홍콩을 통해 어떻게 개발과 보존, 경제와 환경적 측면이 조화하고 공존하는지 배울 필요가 있다. 특히 갯벌이나 철새, 숲, 습지 등 생태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개발 자체를 배제하거나 낙후, 불이익으로 직결된다는 식의 주장에 대한 근거, 실체를 다시금 들여다봐야 한다. 결국 유 시장의 뉴홍콩시티 프로젝트에서 홍콩의 전체적인 특성 가운데 어떤 우수성들을 인천에 접목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유정복 시장의 공약으로 인천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 소래습지 국가도시공원 지정 등의 대표적인 환경공약이 있다. 핵심 환경정책과 고유한 생태자원, 홍콩이 한데 어우러진 인천의 미래 모습을 조만간 가늠해볼 수 있을까? 부디 홍콩의 다양한 이면, 선진적 사례를 통해 환경과 경제를 아우른 지속가능한 인천이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란다.

[천자춘추] 스포츠클럽 활성화 위한 ‘적극행정’ 절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꾸준히 운동하는 스포츠클럽 활동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수다. 또 생활체육을 즐기며 전문 체육까지 꿈을 키워가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은 스포츠 정책의 오랜 숙제다. 이러한 스포츠계의 과제 해결을 위해 스포츠클럽법이 제정됐다. 스포츠클럽법의 핵심은 등록제와 지정제다. 생활체육 동호회 등 지역사회의 체육활동 진흥을 위해 운영되는 법인 또는 단체가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고 지자체에 스포츠클럽으로 등록하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등록된 스포츠클럽 중 공모를 통해 지역 차원에서 공공사업을 할 클럽을 지정한다. 경기도에는 필자가 소속된 사회적협동조합 플랜비스포츠를 포함해 총 10개의 클럽이 지정스포츠클럽으로 선정됐다. 지정스포츠클럽은 지역을 위한 스포츠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사업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역 입장에서는 국비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당연히 지정스포츠클럽이 늘어나면 좋다. 전국 107개의 지정스포츠클럽 중 경기도의 인구와 행정적 규모를 생각하면 10개 클럽은 부족한 숫자다.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거버넌스 구축, 체육시설 사용에 대한 접근성 확보가 필수적이나 지역에서의 행정적 지원은 걸음마 수준이다. 실제로 지역에서 공공체육시설을 사용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그리고 최근 교육부는 지정스포츠클럽과 연계해 학교체육을 활성화하는 지원사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진행은 어려웠다. 본 조합이 국비 지원사업을 진행해 보고자 여러 기초지자체 단체에 협조를 구했을 때 시·군·구 단위의 지원책까지는 수립하지 못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물론 법의 제도가 현장에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스포츠클럽법 제정 전 ‘공공스포츠클럽 육성사업’의 진행 과정을 지켜봤기에 지금의 행정적 지체가 더 우려스럽다. 지역의 터줏대감인 오래된 체육 동호회와 체육 단체는 시설 공유를 거부한다. 공공스포츠클럽은 행정적 지원 없이 지역에서 갈등을 피하고자 어린이 프로그램에만 집중했고 결국 다연령, 다종목, 다계층을 추구하는 정책 방향성을 실현하기 어려웠다. 공공스포츠클럽 때 겪은 문제점은 이제는 극복하고 보완해야 한다. 스포츠클럽법도 제정된 만큼 스포츠클럽이 우리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숨을 쉬어야 할 때다. 더 많은 등록스포츠클럽과 지정스포츠클럽이 우리 지역을 위해 생겨나야 한다. 이런 스포츠클럽이 확대되고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그저 그런 협치의 시늉이 아닌, 공공과 민간이 공생할 수 있도록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지대] 정치권에 소환된 ‘엄석대’

한 소년이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을 왔다. 소년의 아버지는 좌천된 말단 공무원이었다. 소년의 눈에 비친 급장(반장)은 담임교사보다 훨씬 무서웠다. 담임교사도 반장의 눈치를 볼 정도였다. 반장은 폭력과 회유를 적절하게 섞으면서 왕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소년은 이처럼 이상한 학급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저항했다. 하지만 부질없었다. 그 뒤부터는 되레 반장의 권력이 주는 달콤함에 빠져들었다. 반장의 이름은 엄석대였다. 소년은 담임교사가 새로 부임하자 엄석대에게 등을 돌렸다. 비겁한 반전이었다. 이문열 작가의 단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얼개는 제법 서사적이었다. 시대적 배경은 자유당 말기인 1950년대 후반이었다. 작가는 당시의 권위주의적인 사회를 경상도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의 한 학급을 통해 빗대 우화로 엮어냈다. 느닷없이 엄석대가 여당 전당대회에 소환됐다.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설전을 벌이면서다. 이 전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에 비유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책 이야기만 썼는데 홍 시장은 엄석대에게서 누군가를 연상했다”고 적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여당 전당대회 상황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 등장인물에 비유하면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고 친(親)이준석계 후보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이 “이문열 선생을 모독해도 분수가 있지, 어찌 우리 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하나. 착각에 휩싸인 어린애의 치기에는 대꾸 안 한다”라고 맞받았다. 문학은 가능한 장르 안에서 나름 예의를 갖춘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는 언제부턴가 이를 헌신짝처럼 버렸다. 먼저 예를 갖추고 문학을 소환하는 게 순리다. 정치에 문학이 언급되는 현실이 못마땅해서 터져 나오는 넋두리다.

[세계는 지금] 게임 강국을 꿈꾸는 사우디아라비아

올해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최초로 채택​됐다. e스포츠는 일반적인 스포츠와 달리 육체적인 능력보다는 정신적인 능력을 위주로 펼쳐 나가기 때문에 정신스포츠(멘털스포츠)로 분류되며 컴퓨터·비디오 게임을 통해 경쟁하는 스포츠 개념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게임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고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면서 이전에는 게임을 단순 오락으로 치부하며 부정적이던 사회적 인식이 점차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오늘날 게임 분야는 유망한 신산업 중 하나로 e스포츠라는 장르가 탄생하게 됐다. e스포츠는 비디오 게임을 통해 이뤄지는 스포츠를 일컫는 말이다. e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의 정의에 의하면 ‘게임물을 매개(媒介)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을 말한다. e스포츠 산업은 2016년부터 매년 꾸준히 팬 층이 증가하며 그 열기가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e스포츠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향후 게임 강국을 꿈꾸는 나라가 있는데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다. ​◆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e스포츠 투자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는 산하에 사비게임스그룹(이하 사비)을 신설, 독일 e스포츠 제작 회사인 ESL게이밍과 영국의 e스포츠 플랫폼인 FACEIT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다. PIF는 일본의 캡콤과 넥슨의 지분을 인수하고 미국의 게임 회사 세 곳(일렉트로닉아츠, 테이크투인터랙티브소프트웨어,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분도 보유하게 됐다. 사비는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250개의 게임 회사를 설립하고 3만9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사비는 이를 통해 자국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여도를 500억리얄(약 19조원)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우디 e스포츠 시장에 대한 전망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e스포츠 시장은 2021년에 10억달러에 달했고 2030년까지 6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한 사우디는 걸프만의 게임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물론 사우디가 넘어야 할 몇 가지 산이 있기도 하다. 다른 국제 시장에 비해 아직은 사우디의 게임 산업이 초기 개발 단계에 놓였기 때문에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사우디 내에서는 게이머가 프로게이머로 성장하기 위한 뚜렷한 경로가 아직 없으므로 게이머가 경력을 쌓을 수 있고 공정한 경쟁이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가 가진 잠재력은 막강하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는 2021년에 게임 산업을 통해 각각 5억2천만달러, 1억7천200만달러의 수익을 달성하며 사우디 다음으로 활발하게 게임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현재 시장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압도적이다. 세 국가의 시장 규모에서 사우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8.7%에 달한다. 게이머 수는 이집트가 58.2%의 비중을 차지하며 사우디보다 많지만 현재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게임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사우디의 시장경쟁력은 중동 지역에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젊은 연령의 인구가 많고 직업에 대한 수요가 막대한 국가다. 그렇기에 다양한 문화적·산업적 접근을 요하며 이제는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할 때다.

윤 대통령, 4월 말 미국 국빈 방문...바이든과 정상회담·만찬

윤석열 대통령이 4월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4월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미국 국빈 방문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해를 맞아 이뤄지는 것"이라며 "정상회담 및 4월 26일로 예정된 국빈 만찬을 포함해 다양한 일정을 통해 미래 발전방향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수석은 "양국 정상은 작년 5월과 11월에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합방위태세 및 확장억제, 미래 첨단기술 및 경제안보, 문화·인적교류, 지역 및 국제적 도전과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4월 말께 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협의해 왔다. 현재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최종 조율을 위해 방미 중으로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까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대통령실 발표에 앞서 연합뉴스는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4월 26일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그는 “(윤 대통령의 방미는) 바이든 행정부의 두 번째 국빈 방문으로 국빈 만찬이 포함된다"면서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두 정상은 굳건한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항구적인 힘, 그리고 미국의 한국에 대한 흔들림 없는 약속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국빈 방문은 외국 정상 방문 형식 중 최고 수준의 예우다. 정상회담 뿐 아니라 의장대 사열, 공식 환영식, 예포 발사, 국빈 만찬, 고위급 환영·환송식이 열리며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 를 숙소로 제공한다. 2021년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을 국빈 방문한 정상은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일하다.

학대받고 버려지고... 반려동물 잔혹사 [양평, 최악의 ‘유기견 비극’]

지난 4일 주민 신고로 양평군 한 주택가에서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개 1천200여마리가 굶어죽은 채로 발견되면서 ‘버림받은 반려동물’의 끔찍한 비극이 충격을 주고 있다. 한때는 가족처럼 여겨지다가도 한순간 유기되는 반려동물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자택에서 개를 굶겨 죽인 60대 남성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개들을 번식업자로부터 마리당 1만원을 받고 데려왔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고물을 수집하러 다니던 중 늙고 병들었다며 버리는 견주들에게서 받아온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반려동물업 관련 유통 또는 주인이 동물을 버리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동물 유기가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638만가구로 추정한다. 이들이 키우는 반려동물 중 유기 및 유실 후 구조된 동물은 13만401마리이며 2021년에도 11만8천273마리에 달한다. 경기지역에서도 최근 3년간 유기 및 유실됐다 구조된 동물은 2019년 2만8천212마리, 2020년 2만7천181마리, 2021년 2만4천62마리로 한 해 평균 2만6천485마리의 유기동물이 구조되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 유기가 지속되는 건 반려동물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릴 수 있는 사회 구조가 원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펫숍 등 반려동물을 상업적으로 매매하는 행위가 만연하기 때문에 책임 의식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포기 또는 파양 고려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2.1%였다. 또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2022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는 유기동물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 ‘반려동물 소유자의 책임 인식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59.1%로 나타났다. 동물단체 등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보호자는 물론 관련 업체들의 책임 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반려동물 생산 및 판매 등 유통 과정에서도 버려지는 동물들에 대한 대책 역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반려동물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릴 수 있는 것이 유기 원인 중 하나다. 반려동물 이력관리제도 등을 통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며 “모견 및 종견의 출산 나이 제한, 불법 생산업체 등에 대한 단속 강화 등 세부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