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을 맞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일차에 '브릿팝 4대장'인 펄프(Pulp)가 첫 내한공연을 통해 참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글로벌 대표 축제임을 확인했다. 이날 오전부터 등에 '펄프(Pulp)'를 적은 팬 다수가 입장하면서 국내에서 첫 무대에 오르는 펄프의 존재감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각인시켰다. 펄프는 이른 오전 펜타 무대에서 리허설을 마친 뒤 어둑해진 오후 9시께 메인 무대에 헤드라이너로 올랐다. 관람객들은 펄프의 첫 내한 공연에 열광과 환호로 화답했다. “Thank you very much and… 캄사합니다.”라는 자비스 코커의 한마디 그리고 이어진, 한국 말을 잘 못하는데 괜찮겠느냐는 질문. 단 두 마디에 관객들은 온전히 흡수됐다. Pulp는 세월이 지나도 Pulp였을 뿐이었다. ■ HYUKOH & SUNSET ROLLERCOASTER, Pulp…펄프 결성 46년만에 첫 내한 더위가 한풀 꺾인 오후 7시께 저녁 메인무대 첫 번째는 한국의 4인 록 밴드 혁오와 대만의 신스팝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HYUKOH×Sunset Rollercoaster)가 장식했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 40여분전부터 두 밴드의 합동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모인다. 이에 화답하듯 두 밴드는 클로드 드뷔시의 곡인 ‘Clair de Lune’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색소폰, 기타, 키보드 드럼 등 갖은 악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리듬에 관객들은 연신 감탄한다. 이어 곧바로 2번째곡인 ‘Kite War’의 아름답고 몽환적인 선율이 흘러나오자 수많은 관객들은 두 밴드의 합동 연주에 귀를 기울인다. 이어 혁오의 리더 오혁과 선셋 롤로코스터의 보컬 겸 기타인 쿠오(Kuo-Hung Tseng)가 화음을 이루는 노래 ‘Young Man’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손을 움직이거나 뛰면서 무대를 즐기기 시작한다. 관객들은 두 밴드의 연주에 이날 더위와 피곤함을 잊고 다시 몸을 움직인다. 관객들은 다 함께 함성을 지르거나 몸을 크게 젖혔다 펴면서 무대에서 하나가 된다. 일부 관객들은 땅 바닥에 앉아 노를 젓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추억 쌓기에 한창이다. 뒤이어 두 그룹이 경쾌한 드럼과 빠른 리듬의 기타 연주의 음악인 ‘Citizen Kane’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무대의 분위기가 변한다. 관객들도 빨라진 리듬에 맞춰 더 빠른 속도로 몸을 흔들고 더 크게 환호한다. 곧 다시 잔잔한 분위기의 ‘Antenna’, ‘New Born’ 등의 노래가 연주되자 일부 관객들은 깃발을 마치 손처럼 느리게 흔들면서 리듬에 몸을 맡긴다.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중간 중간 흘러나오는 선셋 롤러코스터의 하오(Hao-Ting Huang)가 연주하는 색소폰 독주에 관객들은 큰 환호성을 지른다. 오혁은 “오늘이 혁오와 선셋 롤로코서터의 첫 프로젝트인 ‘AAA’ 마지막 공연”이라며 “모든 것을 다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곧이어 혁오가 ‘TOMBOY’를 연주하자 관객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떼창하며 무대를 기념했다. 이날 혁오×선셋 롤러코스터는 이외에도 ‘Wanli万里’, ‘Pinky Pinky’, ‘Vanilla’, ‘My Jinji’ 등 1시간10분 동안 15곡의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이날 오후 9시께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2번째 날의 헤드라이너인 ‘펄프(Pulp)’가 무대에 등장했다. 4인조 펄프는 지난 1978년 데뷔한 영국 브릿팝의 전설이다. 결성한지 46년이 지났지만 펄프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을 보기 위해 많은 관객들이 몰렸다. 관객들은 펄프의 등장부터 큰 환호성을 내질렀다. 펄프는 이날 “지금 여러분은 펄프의 572번째 공연을 보고 있다”며 “이번 무대는 앵콜 공연인 만큼, (펄프를) 보고싶다면 크게 소리를 질러달라”고 스크린에 우리말로 새겨 전달하며 관객들 호응을 유도했다. 관객들의 함성 소리와 함께 등장한 펄프는 ‘Sorted’를 첫 곡으로 연주했다. 펄프의 보컬인 자비스 코커(Jarvis Cocker)는 특유의 시니컬하고 독특한 음색의 노래로 관객들을 록의 세계로 이끌었다. 관객들은 한국을 처음 찾은 펄프의 무대를 기록하기 위해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들고 공연 장면을 기록했다. 펄프는 이어 ‘DISCO 2000’을 연주했다. 관객들은 흥겨운 기타와 키보드 소리에 서로 그룹을 이뤄 빙글빙글 도는 ‘서클링’을 하거나 무대가 무너질 듯 뛰면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2번째 날을 즐겼다. 자비스 코커는 이날 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유창하지 않은 한국말이지만 관객들을 환호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이어 펄프는 ‘Spike Island’, ‘F.E.E.L.I.N.G.C.A.L.L.E.D.L.O.V.E’ 를 연달아 노래했다. 수많은 관객들은 펄프의 연주에 하나 돼 몸을 흔들거나 리듬을 타면서 무대를 즐겼다. 코커는 바닥에 누워 노래를 부르거나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퍼포먼스를 보인다. 또 하늘이 떠나가라 고음을 내지르며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어 펄프는 관객들과 즉흥적으로 소통하며 ‘Seconds’를 불렀다. 관객들은 노래 가사에 맞춰 2번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펄프의 무대는 묵직한 사운드와 다양한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하나로 모으고 그들의 마음을 울렸다. 가족과 함께 온 이곳을 찾은 김월출씨(56)는 “1990년대 브릿팝 황금기 시절에 가장 인기 많던 펄프의 첫 내한 공연을 직접 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20대 시절 펄프 노래를 자주 들었는데 실제로 마주하니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20번째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덧붙였다. 펄프는 이날 ‘FARMERS MARKET’, ‘This is Hardcore’, ‘O.U(Gone, Gone)’, ‘Acrylic Afternoons’, ‘Do You Remember The First Time?’, ‘Mis-Shapes’, ‘Got To Have Love’, ‘Babies’, ‘Common People’, ‘A Sunset’ 등 총 17곡을 연주하며 한국에서의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편, 펄프는 2001년 해체 후 2011년 일시적으로 공연하다 지난 2022년 공식적인 2차 재결성을 발표했다. 이후 24년만에 새 앨범인 ‘모어(More)’를 발매하고 왕성히 활동 중이다. ■ kanekoayano, 메서드…“함께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자”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둘째날 세컨무대(인천 스테이지, INCHEON STAGE). 오후 6시께 열린 6번째 무대는 일본 싱어송라이터 카네코아야노가 이끄는 5인조 밴드 ‘kanekoayano’가 장식했다. 잔잔한 전주와 함께 보컬 카네코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떠들석했던 관중석이 일제히 숨을 멈춘 채 빠져들었다. 정적도 잠시, 이어지는 곡들에서 카네코의 파워풀한 샤우팅과 기타리프팅 등 반전매력이 드러나자 관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한국어로 “사랑해요”나 일본어로 최고를 뜻하는 “さいこう(사이코)”를 외치기도 했다. 카네코는 이에 서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손목보호대를 찬 채 “カネコアヤノ(kanekoayano)”라고 쓰인 깃발을 흔들던 박래원씨(34)는 “kanekoayano가 왔는데 손목통증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웃음 지었다. 이날 카네코아야노는 ‘石と蝶’, ‘フーワード’, ‘太陽を目指してる’ 등 총 9곡을 선보였다. 이날 세컨무대의 마지막은 4인조 헤비메탈밴드 ‘메써드’가 장식했다. 서브 헤드라이너답게 시작 수십분 전부터 무대 앞에는 수십명의 관객이 몰렸다. 오후 8시께 웅장한 인트로음악과 함께 자욱한 안개가 깔리며 멤버들이 한명씩 등장하자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메써드는 강렬한 반주와 함께 보컬 우종선의 포효에 가까운 샤우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불꽃, 물대포, 폭죽 등이 터지는 가운데, 무대장치 못지 않게 화려한 기타·드럼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관객들은 시작부터 어깨동무를 하고 머리를 흔드는 등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공연의 백미는 7번째 곡 ‘Halfnation Of Sorrow’ 전 보컬 우종선이 계획한 슬램이었다. 우종선은 “우리나라가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다”며 관객들을 좌우로 갈라서게 했다. 이후 관객들이 폭죽신호에 맞춰 일제히 달려가 하나로 합쳐지는 등 화합을 표현했다. 날이 저물어 어두컴컴한 저녁이지만 관객석 절반 이상이 슬램존으로 변하는 등 메써드와 관객의 열정으로 한낮의 무더위 못지않게 뜨거웠다. 보컬 우종선은 “헤비메탈이 진정 어떤건지 보여주겠다”며 “함께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메써드는 땀에 젖은 긴 머리로 ‘Break One's Spirit’, ‘Eclipse’, ‘Warrior's Way’, ‘Lost Revolution’, ‘Fallen Kingdom’ 등 총 11곡을 열창하며 세컨무대의 막을 내렸다. 공연이 끝나도 관객들은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이후 무대 앞에 머물렀다. 조영빈씨(29)는 벅찬 듯 숨을 고르며 “이번 공연을 즐겼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이라고 웃으며 소감을 말했다. 특별취재반=이인엽·정성식·박상후·박기웅기자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김도현·황영식기자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김도현·황영식기자
2025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3일 일정 중 정확히 절반을 넘긴 2일 오후 페스티벌 열기는 날씨보다 더욱 뜨거워졌다. 오후 5시가 넘는 시간임에도 관객들은 줄지어 공연장으로 향했고, 오전부터 이어진 무대에서는 아티스트들이 열정을 토해내며 관객들을 맞았다. 이날 오후 5시께부터 해가 기울어 그늘이 생기기 시작하자 더욱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고, 메인무대에 글렌체크가 올라섰을 때는 발디딜 틈이 없이 몰려든 인파로 공연장은 가득찼다. 관객들은 쓰러질 듯 붉게 물든 얼굴을 하고서도 지치지 않고 아티스트들 열정에 뒤질새라 환호하며 페스티벌을 즐겼다. ■ Omoinotake, ADOY, 글랜체크…여름 감성 일깨운 마성의 무대 2일 오후 2시30분께 2025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무대(KB 국민카드 스타숍 스테이지)에는 일본 3인조 밴드 오모이노타케(Omoinotake)가 3번째로 올랐다. 오모이노타케는 첫곡으로 후지이 레오의 피아노가 두드러지는 ‘EVERBLUE’ 무대를 꾸몄다. 특히, 후쿠시마 토모아키의 트럼펫 솔로는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었다. 후지이 레오는 한국어 발음이 서툴지만 무대 중간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즐기고 있어요” 등 한국말로 관객들과 소통하려는 노력했다. 또, 후지이 레오는 세븐틴 정한의 솔로곡 ‘Better Half’을 한국어로 불러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 오모이노타케는 ‘フェイクショ〡 (fakeshow)’, ‘アイオライト(iolite)’, ‘ひとりごと(hitorigoto)’, ‘幾億光年 (ikuokukounenn)’, ‘蕾 (tsubomi)’, ‘トニカ(tonika)’ 등 서정적인 알앤비(R&B) 장르의 6곡을 통해 비교 불가한 감성 전달력으로 짙은 울림과 여운을 안겼다. 무대 가까이에서 오모이노타케 무대를 본 박경이씨(29) “서툰 한국어로 소통하고 노래 부르는 모습에서 후지이 레오의 진심이 느껴졌다”며 “최근 개인적인 일로 마음이 울적했는데 제대로 힐링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메인무대 4번째 주인공은 국내 대표 인디밴드 아도이(ADOY). 아도이는 인트로부터 흥겨운 드럼 리듬과 기타의 경쾌한 사운드로 관객들에게 듣는 재미를 안겼다. 현장은 보컬 오주환의 적극적인 호응 유도에 힘입어 금세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어 ‘Jet’, ‘San Francisco’, ‘I Just Can’t Forget Her’, ‘NY’, ‘Wonder’, ‘Bike’, ‘Zebra’, ‘Grace’, ‘Don’t Stop’ 등 9곡을 잇따라 소화했다. 신스팝을 기반으로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멜로디는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독특한 색깔을 강조한 라이브에 관객들은 흥을 참지 못하고 한 손을 든 채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적재적소에 터지는 물줄기와 불기둥 등 특수 효과도 무대 완성도를 더했다. 글렌체크가 무대에 올라 첫 곡으로 ‘Acid test’를 선보였다. 시작과 함께 리더 김준원이 강렬한 일렉 기타 사운드를 뽐내면서 손을 들어 올리자 관객들은 열광적인 환호와 미친듯한 뜀뛰기로 화답했다. 특히, 글렌체크 대표곡 ‘Sins’ 반주가 흘러나오자 찢어질 듯한 함성이 멈추질 않았다. 저 멀리 잔디밭에 앉아 있던 관객들도 무대 앞으로 몰려왔고, 순식간에 메인무대 앞을 가득 메웠다. ‘사랑해’ ‘짱좋아’ ‘오늘 진짜 죽인다’ 등 글렌체크를 향한 팬심이 가득 담긴 깃발도 수북했다. 이 밖에도 글렌체크는 ‘Dazed And Confused’, ‘Dive baby, dive’, ‘Candy pink’, ‘Mind surfing’, ‘Vogue boy and girl’, ‘French virgin party’, ‘Vivd’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다양한 전자 음악, 신스팝, 힙합, 재즈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음악적 경계를 허무는 글렌체크의 무대에 관객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손을 머리 위로 흔들었다. 크게 원을 만들어 몸을 부딪히는 등 슬램을 즐기는 관객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마지막 ‘Good times’ 무대를 앞두고 글렌체크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아침까지 앨범 작업하다 왔는데, 정말 행복하다. 새로운 앨범 나오면 많이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단편선 순간들, 바이바이배드맨…여름 더위를 이기는 록의 열기 오후 3시10분께 세컨 무대 4번째 무대에 단편선 순간들이 올라왔다. 최근 열린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밴드 부분에서 올해의 음반과 최우수 모던록 음반을 수상한 5인조 밴드인 단편적 순간들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뚝 떨어지는 강렬한 보컬의 리더 단편선이 자아내는 독특한 음색과 기타 박장미의 강렬한 연주가 어우러지자 관객들은 머리 위로 박수를 치며 리듬을 맞췄다. 중간 중간 단편선이 흥겨운 춤사위를 보여줄 때마다 관객들은 그와 하나가 돼 더위를 이겼다. 단편선 멤버들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9년 만이다”라면서 “오랜만에 와서 기분이 좋은 만큼 좋은 음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편선 순간들이 ‘음악만세’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다 함께 “음악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신나는 리프와 도전적인 가사로 가득한 음악만세가 울려퍼지자 관객들은 연신 고개를 흔들거나 손을 들고 음악을 즐겼다. 특히 관객들은 박장미가 기타를 연주하던 중 깃발을 들고 무대를 질주하는 퍼포먼스를 보이자 다함께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기타리스트 박장미는 “싱글은 앨범이 아니라고 얘기했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며 “싱글은 싱글이라는 취지에서 했던 말이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해명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가로서 여름을 설레게 해준 펜타포트에 감사한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지역에 있는 작은 공연장도 평상시에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단편선 순간들은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싱글은 앨범이 아니다”라는 수상 소감을 남겨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단편선 순간들은 음악만세 외에도 ‘연애’, ‘독립’, ‘오늘보다 더 기쁜 날은 남은 생에 많지 않을 것이다’, ‘불’ 등 8곡을 연주했다. 세컨무대에서 단편선 순간들 다음에는 바이바이배드맨이 올라섰다. 이들은 무더운 열기를 잊게 만들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7년 만에 복귀한 바이바이배드맨을 보기위해 많은 관객들이 모였다. 바이바이배드맨이 세련된 사운드와 정봉길의 시원한 보컬이 어울린 ‘Zero’를 선보이자 관객들은 더위도 잊고 뛰기 시작했다. 보컬 정봉길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도 12년 만이다”라면서 “우리의 2번째 출발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날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바이배드맨이 ‘Island Island’을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들이 하나 둘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관객들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다음 곡인 ‘데칼코마니’에선 관객 수백명이 떼창으로 뮤지션들에게 화답했다. 관객 류현수씨(29)는 “날이 덥지만 록에 대한 열기로 이겨내는 것 같다”며 “다같이 박수를 치거나 춤을 추니 즐겁다”고 말했다. 바이바이배드맨은 ‘Sonic Boom’, ‘You're always right about love’, ‘She don't know’ 등 9곡을 선보였다. ■ 서울전자음악단, 로다운30…“더운 날씨에 ‘더 뜨겁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둘째날 서드무대(인천공항 스테이지, INCHEONAIRPORT STAGE). 오후 2시40분께 4번째 무대에는 5인조 밴드 서울전자음악단이 올랐다. 첫 곡 ‘언제나 오늘에’가 시작되고 열정적인 기타·드럼 연주 속 시니컬한 보컬이라는 반전매력에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어지는 무대들에서는 ‘전자음악단’이라는 이름처럼 싸이키델릭한 반주들을 선보였고 관객들은 흥겨운 비트에 몸을 맡겼다. 관객들의 호응은 마지막 곡 ‘고양이의 고향노래’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난 괜찮아”라는 후렴을 따라부르며, 한 관객은 기타리스트 혼닙의 독주를 따라 기타 치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몇몇은 넘치는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원을 만들어 그 안을 달리기도 했다. 평소 서울전자음악단의 팬이라 밝힌 김연재씨(24)는 “좋아하는 가수가 좋아하는 무대에 서니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전자음악단은 이날 ‘따라가면 좋겠네’, ‘종소리’, ‘서로 다른’ 등 총 5곡을 선보였다. 이날 오후 4시께 서드무대 마지막은 4인조 밴드 로다운30이 장식했다. ‘로다운’이라는 이름처럼 비교적 느리지만, 흥겨움도 놓치지 않은 전주가 흘러나왔다. 마침 해가 조금씩 지고 바람이 살짝 부는 가운데, 몇몇 관객은 팔을 벌리고 흐르는 반주와 바람에 몸을 맡겼다. 이어지는 무대에서 로다운30은 보다 빠른 템포의 곡 ‘더 뜨겁게’를 선보였고 관객들은 뛰기 시작했다. 보컬 겸 기타 윤병주는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더 뜨겁게’라는 노래를 불러 미안하다”며 “우리도 많이 더우니 봐달라”며 웃음짓기도 했다. 유쾌하고 통통 튀는 반주가 특징인 ‘괜찮아’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팔을 높게 올린 채 박수치기 시작했다. 마지막 곡인 ‘미혹의 밤’에서는 관객들은 아쉬운 듯 후렴의 “Hey Yeah”를 그 어느때보다 크게 따라부르기도 했다. 로다운30은 이날 ‘저 빛 속에’, ‘그땐 왜’, ‘노을’ 등 총 6곡을 열창하며 서드무대의 막을 내렸다. 특별취재반=이인엽·정성식·박상후·박기웅기자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김도현·황영식기자
첫날에 이어 페스티벌 2일 차인 2일에도 폭염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달빛축제공원을 강타했지만, 관람객들은 전날보다 쾌적하게 입장하며 산뜻한 페스티벌을 시작했다. 전날과는 달리 길었던 줄은 사라지고, 입구에 도착하는 즉시 입장이 이뤄져 관람객들은 문이 열리자 마자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경기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일 차가 순조롭게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펜타포트 2.0(스무살의 펜타포트)’을 슬로건으로 20주년을 맞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역사와 ‘인천’이라는 도시를 결합, 인천의 정체성과 ‘펜타포트 20년’의 발전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꾸몄다. 앞선 2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MD상품을 판매하고, 인천에서 시작한 펜타포트가 대한민국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와 명장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 기획도 준비했다. ■ KARDI, 갤럭시 익스프레스…“미친 사람처럼 시원하게 즐겨봅시다.” “날씨도 더운데, 다 함께 미친 사람처럼 놀아 봅시다!” 이날 정오께 4인조 혼성그룹 ‘KARDI(카디)’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무대인 KB국민카드 스타숍 스테이지 2번째 날 첫 무대를 열어젖혔다. 카디 메인 보컬 김예지가 “가자”라고 속삭이자 관객들은 오히려 큰 함성으로 화답하며 무대가 시작됐다. 카디가 첫 곡인 ‘ Rule the Grounds’ 연주를 시작하자 관객들은 환성을 질렀다. 관객들은 리더이자 서브보컬인 황린의 화려한 기타 연주가 흘러나오자 탄식하기도 했다. 이어 카디가 ‘No need’를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즉흥적으로 원을 만들어 도는 ‘서클핏’을 하기 시작했다. 흥이 오른 일부 관객은 원 안으로 들어가 흥겹게 춤을 추기도 했다. 노래가 막바지에 이르자 관객들은 서로 몸을 부딪치는 ‘슬램’을 시작하며 첫 메인 무대부터 락에 대한 열망을 더했다. 이 모습을 본 김예지는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니 미친 것 같다”며 “오늘은 미친 듯이 놀아보자”고 말했다. 이어 김예지는 “오늘 계속 달릴 거다”라며 “다리가 남아나지 않도록 계속 달려보자”며 관객 호응을 유도했다. 관객들 호응이 묻힐까 카디는 곧바로 ‘7000RPM’를 연주하며 가슴 뛰는 거문고 연주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거문고 리듬에 맞춰 ‘아!’, ‘아!’, ‘아!’라고 외치며 함께 호응했다. 카디는 이날 ‘Rule the Grounds’, ‘No Need’, ‘Player 1’, ‘Not but disco’, 미발매곡인 ‘도깨비’, ‘7000RPM’, ‘Skybound’, ‘PARTY’ 등 9곡의 연주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오후 1시10분께 KB국민카드 스타숍 스테이지 2번째 공연은 3인조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바통을 이어받아 화려하게 장식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리드미컬한 기타연주와 드럼소리로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Noise On Fire’를 시작으로 포문을 열고 행사장의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이어 ‘Oh Yeah! 오예!’가 무대에 울려퍼지자 관객들은 하늘을 수놓는 워터캐논에 맞춰 옷이 흠뻑 젖을 때까지 춤을 췄다. 34도를 넘나드는 불볕 더위에 박종현은 “날씨가 녹록지 않다”며 “다들 더위에 조심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이주현이 “뛰어!”라고 외치자 관객들은 함께 발을 구르며 더위를 잊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무대를 즐겼다. 특히 관객들은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자 깃발을 중심으로 춤과 슬램을 반복하며 무대에 녹아들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이날 첫 곡 ‘Youth Without Youth’을 시작으로 ‘Don't Care Anymore’, ‘오늘 밤 너와’, ‘호롱불’ 등 11곡의 노래를 소화했다. ■ 다양성, BABO, 소음발광…더위? 그게 뭔데? 오전 11시30분께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일차 세컨 무대(인천 스테이지) 1번째 순서로 다양성이 올랐다. 보컬 곽승현을 필두로 기타 주준규, 드럼 이충희, 베이스 신예찬이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가 이어졌다. 다양성은 ‘무지개춤’으로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보컬 곽승현이 무대 도중 “다 같이 뛰어”라고 하자 관객들은 손을 높이 들며 방방 뛰기 시작했다. 관객들 환호에 신이 난 다양성은 무대를 휘저으면서 특유의 무대 매너와 끼를 방출했다. 이어 다양성은 ‘광안대교’, ‘하나’, ‘자유 낙하’, ‘왠지 모르게’, ‘낮과 밤의 경계’로 얼터너티브 락의 진수를 보여줬다. 관객들은 다양성의 몽환적인 사운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몸을 흔들었다. 다양성은 “무대에 올라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꿈같은 무대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앞으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같은 큰 무대에서 계속 공연할 수 있는 밴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세컨무대 2번째는 신비주의 컨셉트로 주목받고 있는 3인조 바보(BABO)가 맡았다. AKMU 이찬혁이 직접 프로듀싱하고 이끄는 밴드로 알려진 바보는 체감온도가 34도를 육박한 무더운 날씨에도 멤버 3명 모두 흰 동물 가면을 착용하고 무대에 올랐다. chicken(치킨·닭), dog(독·개), bull(불·황소) 등 바보 멤버 3명은 신비주의 컨셉트를 유지하기 위해 노래 부를 때를 제외하고, 말을 최대한 아꼈다. 관객들과 소통은 몸 동작으로 했으며, 무대를 준비할 때는 검은색 동물 가면을 쓴 관계자가 나와 ‘준비중’이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어올렸다. 관객들도 ‘본캐’를 잊고 ‘부캐’에 완벽히 스며든 바보의 모습이 신선한 듯,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로 화답했다. 바보는 ‘뺨’, ‘별별별별’, ‘Love me private’, ‘Danso’, ‘Thanks, liar’, ‘blues’ 등 6곡을 통해 슈게이징(shoegazing), 드림팝(dream pop)장르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선보였다.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는 BABO표 감성은 무더운 더위로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적시기 충분했다. 이어 열린 3번째 무대에는 부산 출신 포스트 펑크 밴드 소음발광이 모습을 드러냈다. 소음발광은 부산 사투리가 진하게 느껴지는 강동수의 멘트와 함께 고막이 찢어질 듯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새벽’으로 포문을 열었다. 울부짖는 강동수의 보컬에 관객들은 무아지경 헤드뱅잉으로 흥이 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열기가 점차 고조되자 강동수는 “뛰어”를 연발했고, 관객들은 이에 맞춰 땅이 울릴 만큼 격렬하게 뛰어올랐다. 소음발광은 ‘파란’, ‘낙하’, ‘오렌지문’, ‘노랑’, ‘태양’, ‘기쁨’ 등을 약 40분간 부르며, 행사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끝으로 강동수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주년에 무대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여러분에 함께 있어서 즐겁다”고 말했다. ■ creespy, 비공정, 오마르와 동방전력…“펜타포트 살아있네!”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둘째날의 서드무대(인천공항 스테이지, INCHEONAIRPORT STAGE)는 오전 11시30분께 5인조 밴드 ‘크리스피’가 문을 열었다. 첫 곡 ‘Bruise Boy’가 시작하고 청량한 전주와 감미로운 목소리에 관객들은 몸을 푸려는 듯 조금씩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곡 ‘You’re Just My Type’는 보다 빠른 템포로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한 관객은 더운 날씨에도 무대를 놓치고 싶지 않은 나머지, 한 손에 양산을 든 채 다른 한 손을 하늘 높이 뻗으며 방방 뛰기도 했다. 보컬 김승윤은 “날이 더운데도 아침 일찍부터 와주신 관객들께 감사하다”며 “긴말 대신 시원한 노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피는 이어지는 무대에서 ‘Jaded’, ‘Daydreaming’, ‘Blame’, ‘남아있어’, ‘Creespy’, ‘Love Song’ 등 총 8곡을 열창한 뒤 무대를 떠났다. 이어 오후 12시30분께 4인조 밴드 ‘비공정’이 서드무대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첫 곡 ‘CONBOY’의 웅장한 전주와 함께 보컬 강흠의 시원한 샤우팅이 터져나오자 관객들이 환호하는 것은 물론, 무대 옆 굿즈를 사러온 이들의 시선까지 쏠렸다. 이어지는 곡 ‘UNREAL’은 제목처럼 몽환적인 반주와 목소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고태윤씨(21)는 “이 무대를 보기 위해 전날 아침부터 전남 목포에서 출발해 왔다”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게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보컬과 기타를 맡고있는 강흠은 “펜타슈퍼루키 금상 수상에 이어 펜타 본무대에도 서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비공정은 이날 ‘GRR’, ‘GAIA’, ‘HOO!’, ‘HYENOI’ 등 총 6곡을 선보였다. 오후 2시께 기온이 절정으로 치달은 가운데, 6인조 밴드 ‘오마르와 동방전력’이 서드무대에 등장했다. 다국적밴드의 이색적인 모습, 특히 이집트 출신 드러머 자키가 붉은 아랍전통모자 ‘페즈’를 쓴 모습에 관객의 이목이 집중됐다. 오마르와 동방전력은 모로코 출신 보컬 오마르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팀원들의 리듬감 넘치는 악기연주로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특별한 호응유도 없이도 관객들은 스스로 춤을 추며 후렴을 따라불렀다. 관객석 뒤편에서는 몇몇 관객이 깃발을 둘러싸고 어깨동무한 채 돌며, 몸을 부딪히는 ‘슬램’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컬 오마르는 영어로 “음악은 국경을 넘어 우리를 이어주는 수단”이라며, 이후 유창한 한국어로도 “펜타포트 살아있네!”라고 외치기도 했다. 오마르와 동방전력은 이날 ‘Feel Good’, ‘Half Seat’, ‘Sunshine’, ‘Shandemic’, ‘Bled Santir’ 등 총 5곡을 선보이며, 가장 더운 시간대 가장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모저모 ■ “나이도, 장애도 그 무엇도 락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 없습니다” 2일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무대 앞 배리어프리존(Barrier Free Zone). 휠체어를 타고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찾은 김명분씨(70)의 락을 향한 열정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다. 그는 올해로만 3번째 락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그는 “내가 나이가 많고 몸도 불편한 곳이 있지만 락을 듣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며 “그 즐거움으로 이번에도 행사에 참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씨는 “3년째 이곳을 찾고 있는데, 매년 나같은 사람을 배려해줘서 고마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배리어프리존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들이 물리적, 제도적, 심리적 장벽 없이 편안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메인무대와 세컨무대(INCHEON STAGE)에 각각 1곳씩 마련했다. 인천관광공사는 이같은 장애인과 노인을 향한 배려를 인정 받아 세계축제협회(IFEA)가 주관하는 ‘아시아 피너클 어워즈’에서 ‘베스트 접근성(무장애) 프로그램’ 부문에 수상하기도 했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벨 관계자는 “락을 사랑하는 누구라도 공연을 보게끔 무대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무리 없이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숨은 히어로’ 자원활동가 펜타 락커즈 폭염 경보가 발령한 이날 인천 최고 기온은 34℃. 역대급 폭염에도 자원활동가 펜타 락커즈(PENTA ROCKERS)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 곳곳에 자리잡고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 안전과 편의를 지키는데 집중했다. 이날 펜타 락커즈 약 100명은 기록 지원팀, 게이트 지원팀, 서비스 지원팀, 프레스 지원팀 등 총 4개 분야로 나뉘어 각자 맡은 역할에 총력을 기울였다. 기록지원팀은 행사장 사진 기록과 자원봉사자 활동 사진을 촬영했고, 서비스지원팀은 종합상황실 지원, 인포메이션 부스 안내, 분실물 관리 등을 맡았다. 펜타 락커즈 A씨(22)는 서비스 지원팀으로 발령받아 인포메이션 부스를 지키고 있다면서 “올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20주년을 맞이했다는 걸 알고 주저 없이 지원하게 됐다”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문제 없이 운영되는데 한몫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한, 프레스지원팀은 프레스존 부스 출입 및 내부 관리에 힘썼으며, 게이트지원팀은 입장 관리, 대기 동선 관리, 물품 관리에 앞장섰다. 프레스 지원팀에 속한 펜타 락커즈 B씨(21)는 “평소 페스티벌을 자주 다니는데, 뜻깊은 경험을 해 보고 싶어서 처음으로 지원하게 됐다”며 “하다 보니 막중한 책임감이 생긴다. 관객들이 행사 끝까지 재밌는 추억 갖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이인엽·정성식·박상후·박기웅기자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김도현·황영식기자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이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축제입니다. 올해를 시작으로 펜타포트가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일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지난 20년간 성장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 축제가 됐다”며 “올해는 펜타포트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의 음악축제가 되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락 페스티벌이다. 지난 2024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축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유 시장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이번 축제를 계기로 인천을 K-록의 중심지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 펜타포트에는 브릿팝의 아이콘 ‘펄프(Pulp)’부터 얼터너티브의 제왕 ‘백(BECK)’, 일본 대표 록 밴드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 등 세계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라인업에 대거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유 시장은 “글로벌 음악도시 인천의 위상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며 “앞으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 페스티벌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시장은 인천 출신 신인 밴드 발굴을 위해 적극 나설 방침이다. 그는 “슈퍼루키는 이제 명실상부 국내 신인 뮤지션 발굴의 대표 창구”라며 “인천 출신 아티스트들이 세계 무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폭염 속 안전 대책 등을 특히 강조했다. 앞서 시는 기록적인 더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의료쿨존, 쿨링존, 그늘막 등을 확대하고, 소방·경찰·응급의료 체계를 강화했다. 유 시장은 “행사 마지막 날까지 단 1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유 시장은 “펜타포트는 이제 단순한 음악축제를 넘어 인천의 정체성을 담은 문화 브랜드”라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세계인이 찾는 축제로 만들고, 인천이 K-록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펜타포트를 사랑하는 팬 여러분의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이병기·황남건·박귀빈·노재영기자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황영식기자
20주년을 맞는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첫날이 4만5천여 락 마니아들의 뜨거운 열정 속에 내일을 기약하며 마무리했다. 저녁 메인무대의 문을 연 장기하는 특유의 딕션으로 관람객들을 집중시켰고, 결성 30주년을 맞은 크라잉넛은 그 열기를 이어받아 종반으로 치닫는 펜타포트의 밤을 더욱 달궜다. 1일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1일차가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날은 헤드라이너인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 무대에 앞서 개막식이 열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펜타 슈퍼루키 대상을 받은 컨파인드 화이트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라 20주년을 맞은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렸다. 유 시장은 “락페에 온 여러분 모두 환영한다”며 “날씨가 뜨거운데, 락페의 열기로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버리자”고 말했다. 개막식에는 유 시장과 함께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 이순국 대표이사 사장, 김기태 인천본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유 시장의 인사말에 이어 지난 2024년과 같지만 다른 드론쇼가 펼쳐졌다. 드론쇼는 지난해와 같은 지구본을 형상했지만, 올해는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한 락 페스티벌의 위상을 담아 세계 각지에서 인천으로 모이는 이벤트를 담았다. 특히 올해는 ‘건강한 락놀이’를 적은 깃발을 만들어 관람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고, ‘20TH PENTAPORT’를 끝으로 섬세하면서도 화려한 쇼를 선보였다. ■ 장기하,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1일차 메인무대의 대미, 누구보다 뜨겁게 달궈 오후 7시, ‘저녁 메인무대’의 첫 순서는 장기하가 장식했다. 장기하의 첫 곡 ‘그건 니 생각이고’는 대낮 더위에 지친 관객들을 다시 일으켰다. 장기하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환호성과 함께 무대 앞으로 달려 나갔다. 장기하가 특유의 독특한 음색과 또박또박한 딕션으로 관객들을 집중시킨다. 시원해진 날씨와 속 시원하게 하는 장기하 노래의 가사는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빠른 박자의 드럼과 기타 소리는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장기하가 이날 무대의 4번째 곡인 ‘부럽지가 않어’를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기쁨의 소리를 지른다. 장기하 노래 후렴구를 실컷 따라 부르기도 한다. 또 장기하가 ‘달이 차오른다, 가자’를 부르니 관객들은 모두 하나 되어 락앤롤 손 모양을 하고 팔을 위아래로 흔든다. 장기하는 “기를 모아달라. 손을 들어달라”고 말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끈다. 무대 앞 관객들은 장기하의 무대를 오래 기억하고자 휴대전화를 들어 동영상을 찍기도 한다. 수백명의 관객들은 무대 앞에 원 모양을 만들고, 둘레를 따라 뛴다. 둘레를 따라 뛰는 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관객들,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며 춤을 추는 관객들도 있다. 장기하는 ‘그건 니 생각이고’, ‘해’, ‘괜찮아요’, ‘부럽지가 않어’, ‘빠지기는 빠지더라’, ‘밀수’, ‘좋다 말았네’, ‘내 사람’, ‘ㅋ’, ‘그렇고 그런 사이’ 등을 부르며 1시간 동안 관객들을 들뜨게 했다. 오후 9시15분께 화려한 조명과 함께 1번째 날의 헤드라이너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이 등장한다. 국내 팬들에게 ‘아지캉’이라고도 불리는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은 일본 록의 대표 주자답게 안정적이고 부족함 없는 사운드로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특히 기타 ‘키타 켄스케’의 화려한 독주를 선보이자 관객들은 “어이, 어이”라고 외치며 박자를 탄다.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거나 수건을 흔드는 관객들도 여럿 보인다.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은 첫 곡인 ‘センスレス’부터 모든 힘을 다 쏟아내듯 집중한다. 관객들도 페스티벌 첫날이지만 마지막 날, 마지막 공연인 듯 온 힘을 다해 호응한다.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의 보컬 ‘고토 마사후미’는 “대박. 다들 최고. 좋아요?”라며 유창하지 않은 한국말이지만 관객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관객들도 큰 소리로 대답하며 무대 분위기를 더 유쾌하게 만들어간다.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이 마지막 곡으로 ‘MAKUAKE’를 부른 뒤 무대를 내려가자, 관객들은 앙코르를 반복해 외친다. 그때, 모두가 끝난 줄 알았던 무대의 조명이 다시 켜지고, 경쾌한 드럼 소리가 울린다.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은 앙코르 곡으로 ‘アフタダク’, ‘遥か彼方’을 부르며 관객들의 아쉬움을 덜어낸다.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은 이날 무대에서 ‘Re:Re:’, ‘ルプ&ルプ’, ‘君の街まで’, ‘ブルトレイン’, ‘君という花’ 등과 앙코르 곡까지 1시간20분 동안 모두 16곡을 선보이며 인천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 템파레이, 크라잉넛…30주년 맞은 크라잉넛 ‘진정성’으로 열광 세컨무대의 6번째는 일본의 3인조 혼성밴드 템파레이(Tempalay)가 올랐다. 느릿한 드럼 비트를 파고드는 몽환적인 신디사이저 특유의 감성이 더해지자 관객들은 비틀거리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첫 곡을 마친 보컬 오하라 료토가 “너무 기뻐요”라고 말하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어진 곡에서 반복적이고 흐릿한 가사로 무대를 달궈놓더니 이내 샤우팅 한번으로 좌중을 뒤흔들었다. 곧 뜨거운 분위기에 보컬과 관객이 함께 헤드뱅잉을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보컬 오하라 료토는 “우리는 템퍼레이입니다. 감사합니다. 삼겹살!”이라고 사뭇 엉뚱한 무대인사를 전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또 공연 도중 “댓츠오케이?”라고 외쳐 관객들이 엄지와 검지로 ‘O’를 그리며 함께 ”댓츠오케이!“라고 화답했다. 템퍼레이는 이날 ‘오나라,’ ‘Festival,’ ‘my name is GREENMAN,’ ‘In Labyrinth,’ ‘SOBA,’ ‘NEHAN‘ 등 10곡을 소화했다. 오후 8시께 세컨무대의 마지막은 공연의 신, 크라잉넛이 종지부를 찍었다. 첫 곡 ‘서커스 매직 유랑단’의 반주가 나오며 보컬 박윤식이 “달려”라고 소리 지르자 관객들은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이어진 공연에서 박윤식이 “룩룩룩”을 외치자 관객들은 약속한 듯이 “셈부르크”로 화답했다. 특히 ’명동콜링‘에 앞서 휴대폰 라이트를 켜 달라는 부탁에 세컨무대 현장은 은하수를 놓은 것처럼 반짝거렸다. 관객들은 곡을 따라 부르며 좌우로 휴대전화를 흔들었다. 베이스 한경록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락 페스티벌인 펜타포트에서 만나게 돼 영광“이라며 ”앞으로 40년 더 여러분과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 30주년을 맞아 신곡을 발표했다“며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크라잉넛은 이날 ‘서커스 매직 유랑단’과 ‘마시자’, ‘룩셈부르크’, ‘명동콜링’, ‘허름한 술집’, ‘비둘기’, ‘말달리자’ 등 12곡을 부르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밤을 선물했다. 특별취재반=이병기·황남건·박귀빈·노재영기자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김도현·황영식기자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개회식에서 펼쳐진 드론쇼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장기하가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다.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김뜻돌이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이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쿨링포그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너드커넥션이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리도어가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김도현·황영식기자
녹아내릴듯한 열기를 뿜어낸 태양이 구름 뒤로 숨고 물대포와 이슬비가 섞이자 관람객들은 더욱 미친듯이 뛰었다. 보컬의 강렬한 목소리와 고막이 터질듯한 기타, 드럼, 베이스의 음색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첫날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1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오후 무대가 송도국제도시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울려 퍼졌다. ■너드커넥션, 터치드, 리틀심즈(Little Simz)…록에 취한 한여름의 열기 오후 2시20분 메인무대(KB 국민카드 스타숍 스테이지) 3번째 순서로 너드커넥션이 오르자 수백명에 이르는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진다. 현란한 일렉 기타 소리와 함께 첫곡 ‘Waterfall’이 시작하자 물대포가 뿜어져나오면서 다시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관객들은 더위도 잊고 손을 높이 들어 열광한다. 이어 너드커넥션은 ‘SUPERNOVA!’, ‘Hollywood Movie Star’, ‘I Robbed a Bank’, ‘Hi, Drunk!’, ‘Losing Myself’, ‘딱 네잔’ 등의 노래로 무대를 불태웠다. 관객들은 몸을 낮춰 박자를 타는 등 음악에 몸을 맡기기도 했다. 마지막 곡인 ‘좋은 밤 좋은 꿈’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음악에 흠뻑 빠져들었다. 보컬 서영주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수백명이 손을 올려 리듬을 타는 등 떼창했다. 서영주는 “명실상부 최고의 락 페스티벌인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오게 돼 영광이다”며 “오늘 공연을 위해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으니 함께 더위를 날려보자”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터치드의 첫 곡 ‘Hi Bully’가 시작되고 보컬 윤민이 “펜타포트 준비됐습니까. 소리질러”라고 외치자 함성이 쏟아진다. 드럼과 베이스, 키보드 등에 맞춰 단단하면서도 여린 보컬이 어우러지며 분위기를 휘어 잡았다. 이들은 ‘Last Day’, ‘Alive’, ‘Bad Sniper’ 등을 선보이며 락의 열기를 불태웠다. 음악 소리에 ‘TOUCHED’가 크게 적힌 깃발이 바람에 휘날린다. 관객들은 몸을 들썩이며 제대로 록에 취했다. 터치드는 “매년 펜타포트에 올때마다 관객들의 열기에 너무 즐겁다”며 “오늘 제대로 놀고 가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Ruby’, ‘야경’, ‘Dynamite’, ‘Highlight’, ‘Stand Up!’ 등의 곡으로 관객들과 호흡했다. 곡이 이어지는 동안 폭죽과 물대포 등이 연이어 터지고, 관객들은 크게 원을 만들어 몸을 부딪히는 등 슬램을 즐기기도 한다. 메인 무대의 5번째 무대는 영국 런던 출신인 리틀심즈(Little Simz)가 채웠다. 첫 곡으로 ‘THIEF’를 선곡한 그는 쿵쿵대는 비트에 맞춰 중저음으로 낮게 읊조리는 랩을 선보이며 무대를 완전히 압도했다. 풀밭에 돗자리를 피고 앉아있던 관객들은 흥을 이기지 못하고 무대 앞쪽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리틀심즈는 이날 ‘FLOOD’, ‘TWO WORLDS APART’, ‘I LOVE YOU, I HATE YOU’, ‘YOUNG’, ‘VENOM’ 등을 불렀다. 그는 무대 중간 관객들을 향해 “Love you”라고 말하며 호응을 유도했고, 관객들도 그에 화답하듯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흥겨운 아프리카풍 리듬 위에 알앤비가 섞인 부드러운 멜로디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몸을 자동으로 들썩이며 춤을 춘다. 이어 ‘DROP 7’, ‘SELFISH’, ‘ONLY’, ‘LION’, ‘POINT&KILL’, ‘FREE’, ‘WOMAN’, ‘GORILLA’ 등 1시간 동안 무대를 불태우며 신나게 즐겼다. ■모던 시네마 마스터, 봉제인간…슬램, 기차놀이 등 관람객과 하나 된 열광의 도가니 오후 3시께 세컨 무대에는 4번째 순서인 모던시네마마스터(當代電影大師)가 올랐다. 타이완 타이베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디 록·포스트펑크 밴드인 모던시네마마스터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보컬 겸 기타 황위엔마오(Huang Yuan Mao)의 파워풀한 목소리로 무대를 이끌자, 관객들은 고개를 박자에 맞춰 끄덕인다. 모던시네마마스터가 3번째 곡으로 빠른 박자의 ‘你在注地方’를 부르며 열기를 더했다. 관객들은 양팔을 들고 박수를 치자 황위엔마오는 미소를 지으며 박자를 더 빠르게, 목소리를 더 크게 냈다. 황위엔마오가 무대 중간 손을 들어 타이완어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자, 관객들은 금새 이해하고 손을 올리며 제자리를 뛴다. 무대 가까이에서 팔을 흔들던 김현지씨(25)는 “타이완의 밴드라 가사는 잘 모르지만, 음악이 너무 좋아서 맨 앞에 섰다”며 “특유의 빠른 박자가 맘에 들고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아티스트를 알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박장혁씨(31)도 “잠시 쉬려고 했는데 모던시네마마스터의 신나는 무대를 보니 즐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모던시네마마스터는 ‘他們穿著超級寬鬆’을 비롯해 ‘我不想聽我不想聽被寵壞的搖滾明星’, ‘告訴我他們都在本來的什地方’ 등 10곡을 부르며 페스티벌을 다채롭게 꾸몄다. 다음 무대는 봉제인간이 올라 페스티벌 열기를 더 뜨겁게 만들었다. 봉제인간이 선보이는 세컨 무대 앞에는 그 어느 때보다 관객들이 가득하다. 봉제인간이 첫 곡인 ‘Guitar Hero Dreams Come True’을 선보이자 관객들은 노래를 신나게 따라 부른다. 이어 봉제인간이 2번째 곡인 ‘12가지 말들’ 반주를 시작하자 관객들은 양손으로 박수를 치며 호흡한다. 특히 임현제의 현란한 기타 연주와 전일준의 경쾌한 드럼 소리가 더해지면서 분위기는 최고조로 이른다. 여기에 보컬 지윤해가 능숙하게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관객들은 갑자기 느려지거나 빨라지는 봉제인간 특유의 연주에 맞춰 리듬을 탄다. 일부 관객들은 기차놀이를 하듯 앞사람 어깨에 손을 올리며 뛴다. 음악 하이라이트 때마다 쏟아진 물대포도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지 못한다. 무대 앞에서 열심히 춤을 추던 안민서씨(22)는 “모르는 사람들과 기차놀이를 하니 마치 하나가 된 것 같다”며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놀 수 있다는 게 펜타포트의 매력이다”고 말했다. 봉제인간은 ‘12가지 말들’, ‘밤의 달리기’, ‘BABY’, ‘KISS’, ‘GAEKKUM’ 등 9곡을 선보였다. ■ 데이네버체인지, 롤링쿼츠…심장 때리는 드럼에 “사랑해요 누나” 오후 3시20분께 서드무대 4번째는 데이네버체인지가 막을 올렸다. 무대 앞은 데뷔 4주년을 축하하러 온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심장박동을 닮은 이들의 첫 곡인 ‘Vital Sign’의 드럼 비트가 터지자 관객들은 일제히 뛰었다. 특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무대는 절정에 이르렀다. 보컬 권윤구가 하늘을 슬쩍 보고 웃자 팬들은 깃발을 흔들며 떼창으로 화답했다. 보컬 권윤구는 “더위는 더 뜨겁게 뛰어 노는 우리의 열정으로 날려버리면 된다“며 ”미발매한 곡을 오늘 미리 들려드릴테니 여러분의 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데이네버체인지는 ‘Vital Sign’과 ‘양자역학’, ‘Maybe Love,’ ‘C,’ ‘Dancing in The Light‘ 등 7곡을 연이어 불렀다. 오후 4시20분께 1일차 서드무대의 마지막은 롤링쿼츠가 장식했다. 보컬 자영이 “아유 레디”라고 포문을 열자 남성 관람객 수백명이 “사랑해요 누나”라고 외쳤다. 첫 곡 ‘Re:BOLD‘의 드럼이 심장을 때리자 관객 150여명이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했다. 보컬 자영의 ‘흔들어,‘ ’뛰어‘ 등의 지시에 관객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이를 본 무대 건너편에 앉아있던 관객마저 일어나 무대 앞으로 달려왔다. 종횡무진 무대 위를 쏘다니던 보컬이 무대를 향해 발차기를 하면서 무대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갔다. 자영은 “펜타포트 무대에 서는 게 저희 꿈이었다”며 “이렇게 여러분 덕에 무대에 선 이상 이 기쁨을 모두 돌려드리고 가겠다. 오늘 우리는 하나”라고 말했다. 롤링쿼츠는 ‘Re:BOLD’를 시작으로 ’PINK DORP,‘ ’ONE,’ ‘Fearless,’ ‘Stand Up,’ ‘Victory,’ ‘심장의 노래‘ 등으로 일대를 감전시켰다. 특별취재반=이병기·황남건·박귀빈·노재영기자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김도현·황영식기자
유례없는 극한의 폭염도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열기를 녹이지 못했다. 올해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24년 입장시간 오전 11시보다 1시간 앞선 오전 10시부터 관람객 입장을 시작했지만, 펜타의 열기를 느끼려는 팬들은 수시간 전부터 오픈을 기다리며 긴 줄을 늘어뜨렸다. 불볕더위, 찜통더위 등 온갖 수식어로도 부족한 ‘역대급 폭염’도 펜타의 열기에 주춤했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경기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1일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3일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특히 올해는 ‘펜타포트 2.0(스무살의 펜타포트)’을 슬로건으로 20주년을 맞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역사와 ‘인천’ 이라는 도시를 결합, 인천의 정체성과 ‘펜타포트 20년’의 발전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꾸몄다. 앞서는 2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MD상품을 판매하고, 인천에서 시작한 펜타포트가 대한민국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와 명장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 기획도 준비했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포함한 ‘인천펜타포트 음악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2026년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축제’로 선정돼 3년간 국비 20억원을 지원 받는 등 우리나라의 대표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나아가 지난 5월에는 축제 분야 아시아 지역 최고 권위의 ‘아시아 피너클 어워드(Asia Pinnacle Awards)’에서 베스트 접근성(무장애) 프로그램 부분에 선정되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축제로 우뚝 섰다. 역대급 폭염이 몰아친 올해는 특히 폭염과 안전사고 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시는 무더위로 인한 시민들의 열사병 및 탈수 예방을 위해 의료쿨존과 미스트존, 그늘막 쉼터 등을 설치했다. 의료쿨존은 지난해 1천700㎡(514평)보다 늘어난 2천250㎡(681평)를 조성했다. 시는 올해 행사장에 3만5천명 이하의 관람 인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콘솔탑 등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CCTV는 종합상황실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관람객의 밀집도를 확인한다. 이 밖에도 폭염 대응과 관람 동선 분산 등을 위해 티켓 부스 위치를 그늘이 많은 구간에 여유 있게 배치했으며, 입장 시간도 오전 10시로 앞당겼다. 퇴장에 따른 관람객 밀집을 막기 위해 구간별 분산 방식으로 안전하게 유도할 계획이다. ■ 김뜻돌, 리도어…“음악과 함께 시원하게 놀아봅시다” “오늘 날씨도 더운데, 음악과 함께 시원하게 놀아봅시다.” 정오께 싱어송라이터 김뜻돌이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메인무대인 KB국민카드 스타숍 스테이지의 시작을 알렸다. 빨간색 머리의 가수 김뜻돌이 빨간색 기타의 줄을 퉁기자 관객들이 이목을 집중했다. 김뜻돌만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홀린 듯 메인무대 앞으로 몰려왔다. 김뜻돌의 첫 곡인 ‘꿈에서 걸려온 전화’가 끝나기도 전 관객들이 메인무대 앞을 가득 메웠다. 김뜻돌이 감성적인 스타일의 ‘미카엘’을 부르자 관객들은 어깨동무하고 좌우로 움직이거나 무릎을 굽혔다 펴며 무대를 맘껏 즐겼다. 일부 관객들은 양팔을 들고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김뜻돌은 “펜타포트 메인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 엄청 설렌다”며 “여러분과 함께 음악으로 하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뜻돌은 “소리 잘 지를 수 있느냐”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고, 관객들은 큰 함성으로 호응했다. 김뜻돌은 이날 ‘꿈에서 걸려온 전화’를 비롯해 ‘미카엘’, ‘손님별’, ‘아참’, ‘사이코매니아’, ‘일반쓰레기’, ‘COBALT’, ‘비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 ‘속세탈출’ 등 9곡을 선보였다. 오후 1시10분 메인무대에 2번째 순서로 ‘리도어’가 올랐다. 리도어 무대 전부터 메인무대 앞에 모여든 관객들은 공연 시작을 알리는 드럼 소리가 울리자 자리에서 마구 뛰기 시작했다. 리드미컬한 기타 소리와 함께 보컬 이등대가 열창하자 관객들은 한 손을 높이 들고 위아래로 흔들며 호응했다. 리도어가 자신의 유명 곡 ‘영원은 그렇듯’을 부르자 관객들은 떼창했다. 이등대가 “뛰어”라고 말하고 물대포가 쏟아지자 관람객 수백명이 원을 그려 강강술래를 했다. 이들 원 가운데로 모이며 몸을 부딪히는 ‘슬램’을 반복했다. 리도어는 이날 첫 곡 ‘Dear. Frddy’에 이어 ‘세상: 소음’, ‘사랑의 미학’, ‘영원은 그렇듯’, ‘욕망 주사기’, ‘아직도 사랑하면 안 되는 건가요’ 등 6곡을 불렀다. ■ 드래곤포니, 더보울스, QWER…물대포에도 식지 않는 펜타 열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첫 무대는 오전 11시30분 세컨무대(INCHEON STAGE)에서 드래곤포니가 장식했다. 드래곤포니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자 공연을 보기 위해 수백명의 관람객들이 모여들었다. 곧이어 드럼 비트를 울리며 첫 곡인 ‘Waste’가 시작하자 관객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무대 중간 밴드 음악에 맞춰 물대포가 터지며 열기를 더했다. 보컬 안태규가 “소리질러”라고 외치자 그에 화답하듯 관객들이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소리쳤다. 드래곤포니는 “처음으로 펜타포트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다”며 “오늘 무대를 불태우고 가겠다.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꼬리를 먹는 뱀’, ‘이타심’, ‘지구소년’, ‘모스부호’, ‘Not Out’, ‘POP UP’ 등을 연이어 부르며 펜타포트 첫 무대를 달궜다. 오후 12시40분, 세컨무대의 2번째는 더보울스가 채웠다. 더 보울스는 ‘Knock’, ‘Blast From The Past’ 등 산뜻하고 경쾌한 음악을 선보였다. 심장을 두드리는 듯한 드럼 반주에 맞춰 리드미컬한 기타와 부드러우면서 거친 보컬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흥을 돋우었다. 더 보울스가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박수를 유도하자 관객들도 하나둘 손을 올려 박수를 쳤다. 관객들은 더위도 잊은 듯 몸을 들썩였다. 이어 ‘Radiostar’, ‘So Much In Love’, ‘Candle’, ‘Cosmos’ 등을 부르며 관객과 하나가 됐다. 오후 1시50분께 세컨무대 다음 순서로 QWER이 등장하자, 남성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Discord’ 반주가 시작하고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열광했다. 이들은 ‘가짜아이돌’, ‘OVERDRIVE’, ‘흰수염 고래’, ‘INTERLUDE’, ‘눈물 참기’, ‘메아리’ 등을 연달아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음악의 하이라이트에선 물대포가 뿜어져나오며 더욱 흥을 더했다. 드럼 스틱 소리와 함께 마지막 곡인 ‘고민중독’이 울려퍼지자 환호성이 커졌다. 메인보컬인 시연은 확성기를 들고 “펜타포트 소리 질러”라고 외치자, 관객들은 한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부르며 호응했다. 이들은 음악에 몸을 맞춰 한 호흡으로 무대를 즐겼다. 보컬 시연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올 수 있어 너무나 기쁘다”며 “작년보다 더 큰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함께 즐겨 달라”고 덧붙였다. ■ 김승주, HYANG, 캐치더영…떼창, 어깨동무 등 관람객과 하나 되는 무대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서드무대(인천공항 스테이지, INCHEONAIRPORT STAGE)는 김승주가 포문을 열었다. 김승주가 ‘안녕, 펜타’라고 외치기 무섭게 묵직한 베이스가 울리자 관객들은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첫 곡인 ‘주인공의 법칙’이 시작하자 관객들은 목이 터져라 떼창하며 손수건을 흔들었다. 일부는 ‘락스타를 사랑하지마세요’라고 적힌 깃발을 중심으로 강강술래를 하기도 했다. 보컬 김승주는 “2년 전 락페에서 나도 무대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펜타포트 무대에서 여러분을 만나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쉬지 않고 달릴 테니 각오하시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케이크가 불쌍해,’ ‘내 노래 내 고백,’ ‘교환학생’, ‘도시폭격,‘ ‘소년만화,’ ’엔지‘ 등을 연달아 부르며 펜타포트 첫 서드무대를 장식했다. 이어 오후 1시께 서드무대 2번째는 향(HYANG)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함께 여름 더위를 물리쳤다. 관객들은 브릿팝 특유의 감미로운 사운드와 이따금 터져나오는 보컬의 샤우팅에 양팔을 벌리고 춤을 췄다. 공연은 색소폰 솔로 파트에서 절정을 이뤘다. 관객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몸을 젖히거나 쓰고 온 모자를 벗어 하늘을 향해 흔들었다. 공연 도중 “서드스테이지의 저력을 보여주자”는 함성에 관객들은 함성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보컬 주황규는 “이런 더위 속에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모여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순간 만큼은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만들어드리겠다”고 말했다. 향은 이날 ‘Hey!’와 ’Summer,’ ‘MIND,’ ‘I Got A Feeling,’ ‘1:9 등 모두 7곡을 선보였다. 오후 2시께 서드무대의 마지막은 캐치더영이 장식했다. 입장부터 청자켓을 벗어던지자 훤히 드러난 상반신에 여성관객들이 소리를 질렀다. 보컬 남현이 ‘점프!’를 외치자 관객들은 일제히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공중에 몸을 실었다. 특히 묵중한 드럼과 심장을 울리는 기타 솔로에 영상을 찍던 관람객마저 휴대전화를 집어넣고 응원봉을 흔들었다. 보컬 남현은 “펜타포트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축복”이라며 “앞으로도 열심히 성장할 테니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상형’을 시작으로 ‘My Own Way,’ ‘Talking To My Self,’ ‘Dream it,’ ‘Don’t Stop me now,’ ‘The Legend’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모저모 ■ “다치지 않고 록에 흠뻑 젖는 하루 됐으면” 1일 오전 9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입장까지 1시간 가량 남았음에도 관람객 500여명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틀어 놓고 얼음물이 담긴 물병을 연신 볼에 비비며 잠시 뒤 펼쳐질 락의 향연에 잔뜩 들떠 있었다. 올해 페스티벌의 첫 입장 주인공은 전라도 광주에서 새벽같이 달려온 김나연씨(22)다. 김씨는 “새벽같이 와서 기다리느라 기운이 없었는데 곧 들어갈 생각을 하니 힘이 솟는다”며 “모두들 다치지 않고 락에 흠뻑 젖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위해 ‘바위운수’ 패치를 팔뚝에 부착한 커스텀 복장을 입고 온 관람객도 있었다. 경기 용인에서 온 손영준씨(29)는 “월드콘서트를 준비하는 QWER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며 “QWER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버스 운전사가 바위운수 소속이라 따라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왔지만 뜨거운 여름도 QWER에 대한 내 열정을 이길 순 없다”고 덧붙였다. ■ 개성 담은 깃발에 하나 되는 관객들…“깃발 흔들면 재미도 2배” “평소 생각을 깃발에 표현했어요. 깃발에 공감하는 분들과 함께 즐기면 2배로 재밌거든요.” 1일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무대 앞에 관객들이 들어 올린 깃발 수십개가 휘날렸다. 깃발에는 아티스트 이름이나 함께 온 단체의 이름 등이 적혀 있다. 특히 ‘내꿈은 락스타’, ‘청춘이여 연대하라’, ‘LOVE MUSIC AND DANCE’ 등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깃발도 휘날렸다. 깃발 문구에 공감하는 관객들은 그 깃발 옆에서 함께 춤을 추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깃발을 중심으로 관객들이 원을 그리며 멀어졌다가 가까이 붙는 ‘슬램’도 반복했다. 좋아하는 가수의 명언이 적힌 깃발을 든 김재웅씨(34)는 “좋아하는 가수의 명언이 곧 내 가치관”이라며 “이 깃발을 들어야만 무대를 온전히 즐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행복’이라고 적힌 깃발을 든 이형찬씨(22)는 “인생 최대 목표가 행복한 삶”이라며 “이에 공감하는 관객들과 함께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어 깃발을 들었다”고 말했다. ■ 오늘 이 순간, 공식 굿즈로 기억 “오늘 이 순간을 꼭 기념하고 싶습니다.” 1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 20주년을 맞아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공식 굿즈를 사러 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올해는 펜타포트의 20주년 되는 해로 ‘I LOVE ROCK STAR’가 적힌 티셔츠는 물론, 모자, 수건, 가방 등 더욱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아 처음 펜타포트를 찾았다는 이새롬씨(22)는 “락 페스티벌은 처음이지만 뜻 깊다”며 “굿즈로 남기고 싶어서 셔츠를 꼭 사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의 헤드라이너인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를 보러 왔다는 민우석씨(27)는 “지난 2023년부터 꾸준히 펜타포트에 오고 있다”며 “오늘은 추억하는 마음으로 라인업 티셔츠를 구매해 간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이병기·황남건·박귀빈·노재영기자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김도현·황영식기자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경기일보 공동주관하는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8월1일 개막한다. 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국내·외 아티스트 58팀이 출연한다. 31일 시에 따르면 개막을 1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 연수구 등과 함께 합동으로 행사장 안전 점검에 나섰다. 이날 합동 점검반은 송도달빛축제공원의 임시 상황실에서 운영계획 및 관람 동선, 응급의료체계, 폭염 대응 방안 등에 대해 공유받은 뒤, 행사장 전역을 돌며 현장을 점검했다. 앞서 올해 전례없는 폭염과 대규모 관람객 밀집에 대비, 시는 한층 강화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점검반은 메인존과 서브존, 식음료(F&B)존, 티켓 부스 등을 차례대로 돌면서 관람객 동선이 복잡하거나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구간을 꼼꼼히 살피고, 아티스트가 공연을 펼칠 무대 및 콘솔탑 등의 시설물을 철저하게 점검했다. 스테이지 바로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며 고정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다. 또 무더위로 인한 시민들의 열사병 및 탈수 예방을 위해 의료쿨존과 미스트존, 그늘막 쉼터 등의 설치 상태를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올해는 특히 폭염에 대비한 시스템을 대폭 강화, 의료쿨존은 지난 2024년 1천700㎡(514평)보다 늘어난 2천250㎡(681평)에 이른다. 특히 이날 현장점검에 함께한 소방본부 관계자들도 행사장 곳곳을 돌며 소화장비 배치 여부는 물론, 관람객 밀집에 따른 대피 동선 등을 점검했다. 시는 올해 행사장에 3만5천명 이하의 관람 인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콘솔탑 등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CCTV는 종합상황실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관람객 밀집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점검반은 티켓 부스에서부터 관람객들의 이동 동선 등도 함께 살폈다. 올해는 폭염 대응과 관람 동선 분산 등을 위해 티켓 부스의 위치를 그늘이 많은 구간에 여유있게 배치했다. 입장 시간도 오전 10시로 앞당겨 관람객들의 입장 대기 시간도 최소화했다. 이 밖에도 시는 퇴장에 따른 관람객 밀집을 막기위해 구간별 분산 방식으로 안전하게 유도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는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자,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는 첫 걸음”이라며 “관람객 모두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