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1일 자녀되기

여주군 강천면 걸은리에서 자식도 없이 홀로 사는 최모할머니(85)는 어버이날인 8일 오전 뜻밖의 손님들의 방문을 받았다. 여주경찰서 강천파출소(소장 김기열경사)직원들이 카네이션을 들고 찾았던 것. 직원들은 김할아버지의 손을 부여잡은채 “할아버지 만수무강하세요”라는 덕담과 함께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고 한참동안 말동무를 한뒤 돌아갔다. 이날 여주관내 독거노인과 지체부자유자 등 320세대의 노인들은 파출소 직원들로부터 똑같은 방문을 받고 그 어느때보다 의미있는 어버이날을 맞았다. 노인들은 흡족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점심때는 홀로 외롭게 살고 있는 박모할머니(72)를 비롯한 관내 장애인 12명을 파출소로 초청, 정성들여 마련한 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이같은 선행은 직원들이 날로 사라져 가는 경로효친사상을 되새기고 친절봉사를 몸소 실천하자고 의기투합하면서 이뤄졌다. 김소장을 비롯한 5명의 직원들은 지난2일 박봉을 쪼개 카네이션을 만드는데 필요한 꽃과 종이 등을 구입, 가족과 강천여중생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카네이션을 제작했다. 그리고는 8일 날이 새기가 무섭게 각자 가족과 함께 승용차에 분승, 노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1일 자식봉사’를 하게 된 것이다. 한 주민은 “파출소가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서비스센타란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디. 김소장은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노인들을 볼때마다 가슴 아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밝고 친근한 경찰상 정립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이웃을 보듬는 파출소 직원들에게 5월의 햇살보다 따사로운 온기가 스며 있었다. /심규정기자 kjsh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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