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화여자중학교(교장 김규인)는 교내 교육시설인 ‘평화공원’에서 공감통일교육을 실시했다고 15일 밝혔다. 경화여중 1학년 학생 300여명은 이달 초부터 특별교육의 일환으로 공감통일교육에 참여하면서 광복과 분단, 전쟁에 이르는 ‘과거 시간여행’, ‘평화공원’ 견학을 통해 6·25전쟁의 참상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또 평화공원을 견학하고 유엔군 참전 희생자를 추모하고 6·25전쟁과 관련된 퀴즈 풀기, 평화통일 사행시 짓기, 그림 표현하기 등의 활동을 했다. 이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6·25전쟁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역사적 사실을 자세히 알게 됐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쉽게 얻어진 게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고, 친구에게 이 수업을 꼭 추천하고 싶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교육을 준비하고 진행한 김종섭 교사는 “재미있으면서도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이번 교육이 통일세대의 주역이 될 우리 학생들에게 역사의 교훈을 일깨우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화여중 내 자리잡은 평화공원은 청소년들에게 6·25 전쟁의 역사적 사실을 바로 알게 하고, 당시 우리나라를 도운 우방국과의 교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학교법인 동성학원이 지난 2004년 건립한 공원으로 매년 평화, 안보, 통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광주=한상훈기자
수원 원일중학교(교장 양문보) 학생자치회는 교내 다목적 강당에서 ‘AMOR와 함께하는 리더십 캠프’를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AMOR는 Achieve, Manage, Offer, Replace로 수원 원일중 학생자치회를 일컫는 이름이다. 원일중의 리더십 캠프는 학급 임원과 학생자치운영위원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매년 학기별로 한 차례 열린다. 올해도 ‘작지만 활력 있는 학교, 학생이 만들어가는 행복한 학교’를 위한 행동하는 리더를 양성하고, 학생자치의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는 통로로 활용됐다. 이번 캠프는 외부 강사의 초청 강연을 시작으로 학생자치운영위원회 소개, 2학기 학생자치회 행사 운영계획과 캠페인 주제를 정하기 위한 분임토의가 열렸다. 원일중 학생자치회는 학교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선배들의 교과서를 수거해 대여 코너를 운영·관리하는 것은 물론 전통놀이를 응용한 활기찬 등교 맞이 행사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학교 구성원들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학생자치회가 새롭게 기획한 점심시간을 활용한 틈새 음악회 여우비(여기, 우리, be one) 콘서트는 코로나19로 협력과 소통이 사라진 학교에 반가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채민 학생자치회장은 “리더십 캠프를 통해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학생자치회는 더 창의적이고 모두의 공감을 얻는 방식으로 더 좋은 학교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1940년대 최초의 컴퓨터를 시작으로 70년대, 90년대를 지나 2000년대 중반에는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이 보편화됐다. 오늘날에는 세상에 알려진 지 얼마 안된 메타버스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미래에 우리의 어떤 부분을 바꿔 놓을까? 필자는 여러가지 이유들을 유추해 보았다 . 첫 번째로 메타버스가 왜 유행했는지 생각해보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사람들은 여가활동, 회의, 수업 등을 비대면으로 누리기 시작했다. 현실세계에서 만나기 힘드니 비대면으로 사람들과 소통함과 동시에, 현실과 비슷하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장 체감이 많이 되는 것이 바로 여가활동이다. 현실세계에서 필요한 물건을,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언제 어디서나 구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라는 전염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치안, 소방, 의료 부문에도 부담이 줄게 된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부족한 마케팅과 사람들의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된다. 대표적인 것이 메타버스에 필요한 AR, VR 등이다. 장비의 가격과 공급 등의 이유로 아직 사람들에게 대중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한 치안, 소방, 의료 이외에도 회사, 학교 등을 대신할 메타버스가 생겨나면 건설업, 교통 등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일자리 감소에 대한 사람들의 경계가 메타버스가 대중화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메타버스의 몰입도에서도 아직까지는 아쉬운 점이 많다. 현재까지의 메타버스 그래픽 품질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몰입하기에 충분하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그래픽이 높아지면 수십명, 많으면 수백명까지 모일 수도 있는 메타버스 속 공간에서 요구하는 정보 처리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물’과 ‘공간’을 요구하는 현대의 방식과 비교했을 때, 메타버스에선 이러한 것들을 손쉽게 연결할 수 있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상황에 맞춰 보았을 때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는 선택보다는 필수 불가결한 상황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경제적인 부분과도 연결돼 진행될 것이다. 메타버스가 필요한 아바타, 가상세계의 광고, NFT가 바로 그것이다. 당장의 수요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행보,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모습들을 본다면 메타버스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고 본다. 유재원 수원 호매실고
학교에 다니면서 모두가 한 번쯤은 ‘왜 교복을 입어야 하는가? 굳이 비싼 돈을 주며 예쁘지도 편하지도 않은 교복을 입을 바에 사복을 입게 하면 안 될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번 칼럼은 오래전부터 이야기되어 온 교복 자율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교복이란 학생의 소속과 학생이라는 것을 알리는 하나의 신분증과 같다. 이러한 교복은 학생이 의도하든 아니든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는 것이 된다. 이러한 문제는 인권 침해라고 판단될 수 있다. 현재 교복 의무화는 교복에 명찰을 달게 하면 인권 침해라는 사실과 모순돼 보인다. 또 교복은 학생의 인권 침해의 문제뿐만 아니라 교복 자체의 문제 또한 존재한다. 우선 교복을 생산하는 업체는 많지 않다. 흔히 대한민국 4대 교복이라고 불리는 ‘smart(스마트)’, ‘skoolooks(스쿨룩스)’, ‘ivy club(아이비 클럽)’, ‘elite(엘리트)’가 있다. 대부분 학교가 이 브랜드에서 교복을 제작한다. 만약 이들이 단합해 가격을 높게 조정한다면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 한다. 또 브랜드들이 생산하는 교복은 가격 대비 질이 좋지 않다. 시장에 풀려 있는 비슷한 가격대의 옷들과 비교했을 때 질의 차이를 잘 알 수 있다. 단편적으로 스쿨룩스에서 제작한 본인의 학교(삼괴고)의 하복 상태만을 보았을때 단지 내구성과 원단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흡습성과 투습성이 낮은 폴리에스터 100%로 제작됐다. 이것은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적합하지 않은 원단 선택이고 높은 가격에 합당성을 부여하듯 옷에는 필요없는 디테일이 가미돼 있다. 옷의 소매 속과 옆부분의 절개에는 굳이 체크무늬 원단을 덧대었다. 체크무늬 원단을 덧댄 것은 실용적이라고도 볼 수 없고 디자인적 요소라고 하기에는 예쁘지 않아 디자인적인 요소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교복의 패턴(옷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제작도)은 활동하기에 편안하지도 않게 짜여 있고 기본적인 형태만 잡기 위해 만들었다. 옷의 봉제의 모양새는 좋지 않아 실밥이 군데군데 튀어나와 있다. 이것은 스쿨룩스가 교복에 대해 연구와 생산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증거이다. 또 봉제의 마감이 거칠게 돼 있어 피부에 직접 닿는 면에 자극을 주어 어쩔 수 없이 더운 여름에 흡습성과 투습성이 낮은 교복 안에 옷을 이중으로 입어야 한다. 이렇게 교복에 대해 분석을 해본 결과, 여러 문제점을 지닌 교복을 과연 우리는 입어야 할까? 학생들에게 설문 형식으로 물어보았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총 30명이 설문 대상이었고 그중 24명이 교복 자율화에 찬성했고 6명이 반대했다. 퍼센트화하면 교복 자율화의 찬성 여론이 80%이고 반대 의견이 20%이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 대부분이 교복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이야 교복 자율화의 문제를 가지고 찬반 의견으로 나뉘어 이야기되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1982년부터 1991년까지 교복 자율화를 시행한 적이 있다.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교복 자율화에 대한 문제점 또한 제기됐다. 빈부격차로 인한 위화감 조성과 사복 구매에 대해 지출이 증가하는 문제였는데 이러한 과거의 교복 자율화에 의해 제기됐던 문제는 현재 상황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80~90년대의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이 486만 원인 것과 비교해 2021년 3천656만 원으로 어느 정도 부의 평등을 이뤄 빈부격차에 의한 위화감 조성이 당시보다 덜하기 때문이다. 또 사복에 관한 소비는 교복 자율화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에 대한 근거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쇼핑 앱 ‘무신사’의 매출 1위 브랜드인 나이키의 한국 매출로 알 수 있다. 나이키는 한국에서 2020년 6월1일부터 2021년 5월31일까지 총 1조4천522억원의 매출과 2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학생들은 이미 사복을 많이 사두었다. 그렇기에 교복 자율화를 했다고 갑자기 사복에 소비하는 돈이 많아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여러 논란이 있는 교복 자율화 단점 또한 존재한다. 학생의 신분을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라는 점, 사회의 테두리에서 학생을 보호해주는 울타리라는 점에서 교복이 사라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 상황을 학생들의 편의성과,표현의 자유를 위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교복 자율화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산 화성 삼괴고
정명근 화성시장이 ‘화성특례시 출범’을 목표로 정책과 현안, 조직문화 등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15일 화성시에 따르면 정 시장은 전날 모두누림센터 누림아트홀에서 과장급 이상 간부공무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톡톡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민선 8기 비전과 시정철학’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 공직자가 변해야 하는 이유와 혁신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가 ▲화성특례시 출범을 위해 필요한 것 ▲시민을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엔 네이버 공동창업자인 윤대균 아주대 교수의 ‘공유와 개방을 바탕으로 하는 변화와 혁신’ 강연도 이어졌다. 정 시장은 “시가 누구나 살고 싶어 하고, 누구든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며 “시의 행정이 혁신적으로 변해야만 특례시에 걸 맞는 전국 최고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김기현기자
지구 마을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부산일보 기자 출신의 유만찬, 김진경 두 사람이 인터넷 신문을 시작한다. 부족한 재정을 메꾸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는데, 주요 상품이 세계의 전통인형이었다. 두 사람의 관심과 흥미는 자연스레 전통인형으로 옮아갔다. 인터넷 쇼핑몰의 특성상 두 사람은 인형에 대해 공부하고 이름부터 의상까지 인형에 담긴 다양한 정보를 소개한다. 전문 실력을 갖추게 된 두 사람은 2013년 전통인형들 속에 담긴 풍부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담은 <갖고 싶은 세계의 인형>이란 책을 펴낸다. 그리고 2015년 5월, 파주 예술인마을 헤이리에 세계인형박물관(관장 유만찬)을 개관한다. “인형은 그 나라 사람들의 복식문화를 잘 보여줍니다. 전통 옷에는 많은 사실이 담겨 있지요. 오랜 세월과 풍토가 만들어낸 문화와 역사, 어떤 사건이 인형에 담겨 있습니다” 부관장이기도 한 김진경 학예사의 말이다. 짧은 시간에 80개국의 1천개나 되는 인형들과 모두 만날 수 없는 노릇이다. 가장 애착이 가고 재미난 이야기가 담긴 인형을 소개해줄 것을 부탁하자 두 사람이 나섰다. ■ 인형을 통해 세계인을 만난다 “각국의 인형들을 통해 지구 마을이웃들, 그리고 그들의 삶과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이기도 하지요. 민속인형은 세계 각 나라 생활풍습과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김 학예사가 노랑머리 인형의 치마를 뒤집자 갈색머리 흑인이 튀어나온다. 놀라운 반전이다. “엘사와 안나에요. 미국에서 유행했던 인형이지요. 미국에서 한때 인종차별 문제를 드러내는 상징처럼 여겨졌다고 해요” 코너에 놓여 있는 독특한 생김새의 모자들은 관람객들이 써 볼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이다. 관람객들이 직접 조종해 볼 수 있는 인형 ‘마리오네트’도 흥미롭다. “르네상스 시대에 마리오네트는 이탈리아 교회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공연에 사용한 인형인데, 마리오네트라는 말도 성모 마리아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교회 문을 벗어나 유럽 전역으로 번져나간 마리오네트는 17세기 체코에서 꽃을 피웁니다. 독일 나치가 체코를 점령했던 시절 체코의 인형술사들은 상징과 은유로 나치를 풍자하는 각본을 써서 공연을 펼치다 게슈타포에게 체포되어 고난을 당하지요. 이처럼 마리오네트는 억압에 저항하며 자국의 언어와 전통을 지키는 체코의 구심점이자 상징이 되었습니다” 손가락 한 마디쯤 되는 작은 인형들이 벽에 붙어 있다. “과테말라의 ‘걱정 인형’이에요. 걱정 인형은 주부들이 남은 천이 아까워 2~3㎝ 길이의 나뭇가지에 천과 실을 감아 만든 것입니다. 부모는 잠 못 드는 아이에게 걱정 인형을 안겨주며 이렇게 말한다고 해요. ‘걱정은 인형한테 말하고 베개 밑에 넣어두렴. 그러면 인형이 네 걱정을 모두 가지고 사라진단다’ 그리고 아이가 잘 때 인형을 감추는데, 아침에 일어난 아이는 인형이 없어진 것을 보고 걱정이 사라졌다고 생각하지요” 필리핀의 ‘바롱 타갈로그’ 인형은 필리핀 남성의 대표적인 정장을 재현했다. 정장인데 속이 훤히 비치는 천을 사용한 까닭이 슬프다. 식민지시절 옷 속에 무기를 숨기지 못하도록 속이 훤히 비치는 옷을 입도록 강제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고난의 기억은 이제 필리핀의 자부심과 정체성의 상징이 되었다. 목에 식량 자루를 걸고, 등에 담요를 메고 손엔 양철통과 지팡이를 쥐고 있는 할아버지 인형이 있다. 해진 모자에 주렁주렁 4개나 달린 코르크가 호기심을 부른다. “호주의 ‘스웨그맨’ 인형입니다. 호주에 실제 이런 행색을 한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가 있었지요. 1850년대 ‘골드러시’ 여파로 호주에도 유럽 이주민들이 몰려듭니다. 스웨그맨은 당시 호주에서 양털 깎는 일자리를 찾아 떠돌이 생활을 한 이들을 일컫지요. 코르크 마개는 얼굴에 들러붙는 파리들을 쫓아내는 용도였죠. 인형의 배경을 조사하면 세계사와 인류학이 나와요” ■ 인형에 깃든 흥미로운 문화와 슬픈 역사 크고 화려한 타조 깃털로 만든 머리장식을 한 벨기에 인형 ‘질’은 지역민들이 주체가 되어 수백 년 동안 지켜온 ‘뱅슈 카니발’의 주역을 형상화한 인형이다. 이 마을 축제를 보기 위해 세계에서 오는 관광객만 30만이나 된다고 한다. 박물관 중앙을 차지한 인형은 러시아의 ‘마트료시카’다. “사실 마트로시카는 일본의 칠복신 인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입니다. 러시아 장인들의 다채로운 시도를 거치면서 마트료시카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성취하게 됩니다” 4천년의 긴 역사를 가진 인형이 지금처럼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으로 진화한 것은 200~300년쯤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형은 삼국시대에 등장하는 ‘토우’이다. 신라 고분에서 발견된 토우는 악기를 타는 모양, 노래하는 모양, 지게를 진 모양, 노인의 얼굴, 부부상, 남자상, 말탄 모양 등 형태가 다양하다. 백제 무녕왕릉에서 출토된 유리로 만든 동자상도 있다. 해마다 음력 3월이 되면 대여섯 살의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풀각시인형도 있다. ‘꼭두각시놀음’과 ‘만석중놀음’에 사용되는 인형은 움직이는 인형이다. 인형이 없는 나라도 있을까. 이슬람 문화권의 몇몇 나라는 인형이 없다. 사람이나 동물 모습의 형상 만드는 것을 금기로 여기는 문화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슬람권에도 서양의 상징인 바비인형이 전파되었다는 사실이다. ‘폴라’는 바비인형의 자세와 노출이 이슬람 미덕을 해친다는 이유로 검정 차도르를 두르고 있다. 펑퍼짐한 치마를 입은 뚱보 인형도 있다. 남아메리카 수리남의 전통 의상 ‘코토미시’를 입은 인형은 슬픈 역사를 알려준다. 17세기 말, 네덜란드 식민지 수리남에서 커피·사탕수수 농장주들은 여성 노예들을 성적 노리개로 삼자 수리남의 여성들은 치마 안에 원통형 쿠션으로 몸을 감싸고 속치마와 겉옷을 여러 겹 껴입어 뚱뚱하게 위장했다. 코토미시에는 제국주의의 어두운 그림자가 새겨져있다. ■ 인형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를 노래하다 세계인형박물관은 현재 ‘2022년 길 위의 인문학-위드 우크라이나!’를 진행하고 있다. ‘위드 우크라이나!’을 여는 까닭을 이렇게 전한다. “…낯선 존재를 알아가기,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처럼 아파하기…, 이런 작은 씨앗들이 사람을 무기력함으로부터 치유하고 평화의 열매를 맺는 힘으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위드 우크라이나!’가 그런 작은 씨앗들 중 하나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사와 다른 전쟁의 역사를 알아보고 ‘나부터 평화’를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아울러 전통문화 소품인 비녹(화관), 모탄카(헝겊인형), 피잔키(부활절 달걀)를 만들어 보며 우크라이나 문화를 배우고 평화를 기원하는 시간도 가진다. 10월30일까지 ‘2022 경기도 지역문화예술플랫폼 육성사업-토닥토닥 인형극’도 진행한다. 박물관의 체험교육은 인기가 많다. 예컨대 2021년에 진행한 ‘길 위의 인문학-인형으로 통통’은 참가자 96%가 즐거웠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집에 온 빛의 마법(2021)’은 아시아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그림자 인형극에 대해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 전래동화 ‘해님 달님’을 그림자인형극으로 만들었다. 특별기획전 ‘인형에 담긴 세계 의상전(2019)’도 주목을 받은 전시였다. 세계인형박물관은 2017년부터 ‘바부슈카-인형 짓는 어르신’이란 이름의 동아리를 통해 지역 단체와 연계해 어린이들과 어울리며 인형을 활용한 사회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2020년에는 전면 비대면 수업 ‘함께 해요, 바부슈카!’를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인형과 가방을 만들고 인형극전까지 열었던 특별한 기획이었다. 인형을 매개로 어르신과 어린이를 연결하고 지역 이웃과 연대하여 세계의 평화를 노래하는 세계인형박물관의 당당한 발걸음에 박수를 보낸다.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시청자 게시판에는 ‘기획 취지와 벗어나 너무 자극적인 내용을 다룬다’, ‘또래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청소년 임신 문제를 미화한다’ 등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다고 밝힌 시청자는 ‘극히 일부의 부정적인 부분만 보여줘 오히려 모욕을 느꼈다, 상처 받았다’며 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고딩엄빠가 방영 이후 최고 시청률 2.8%를 달성하며 음지에 있던 문제를 양지로 끌어와 다양한 담론을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다. 다만, 고딩엄빠가 청소년 임신이라는 문제를 예능적인 매체를 통해 자극적으로 보여줘 오히려 청소년 부모에게 상처를 주고, 부정적인 인식을 심기도 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방송 내용, 영향을 떠나 이 프로그램의 취지인 청소년 임신 문제를 양지로 끌어낸다는 것 자체는 사회의 중요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실제로 청소년 부모는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인해 사회에서 고립되며 정서적 안정감 결여를 겪게 된다. 또 청소년이 임신하고 출산할 때 원가족과 단절되거나 양육자 간 관계가 틀어져 아이를 혼자 책임지게 되며 사회적 지지 하락으로 불안에 시달리기도 한다. 2016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6년 20세 미만 미혼모·부는 총 463명이고, 그중 미혼모는 435명, 미혼부는 28명으로 미혼모의 비율이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10대 미혼모의 어려움을 중심적으로 이야기해 볼 것이다. 덧붙여, 앞으로 이 글에서는 미혼모 대신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강하고 둥근 마음을 갖고자 하는 의미를 지닌 미혼모의 새 이름, 두리모를 사용하려고 한다. 실제로 두리모가 겪고 있는 차별을 알아보기 위해 두리모 지원 시설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총 두 곳에서 두리모 두 분과 시설 관계자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지원 시설 관계자는 두리모분들과 함께 산부인과에 가면 “어린애가 임신을 했네”, “애가 애를 낳네”처럼 상처가 되는 말들을 듣곤 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두리모분과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아이를 안고 있는 어린 두리모분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임산부석에 두리모가 앉아있을 때 어린애가 왜 자리를 차지하냐는 말을 듣기도 해 몸이 힘들어도 서서 갔던 경험을 토로하며 속상하다고 한 두리모도 있었다고 한다. 또 한 두리모는 이런 경험을 할 때면 열심히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스스로가 창피해져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많은 두리모는 사회에서 동정의 시선을 받거나 무심히 던져지는 말들 속에서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은 10대 두리모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두리모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업 중단과 출산, 육아로 인해 또래 친구들과 공감대가 달라져 멀어지거나 관계 형성이 힘들어지며, 이는 두리모의 정서적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또한 학력이 낮거나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원가족과의 단절로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문란하다’, ‘부주의하다’, ‘책임감 없다’ 등의 편견은 두리모들로 하여금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겪게 하고, 점점 더 사회의 사각지대로 숨어들게 만들며, 정신적으로 난처하고 힘든 상황에 위치하게 만든다. 이러한 부모의 정서적 불안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이된다. 다음은 논문 백승아, 구본용(2018년), ‘부정적 양육태도가 청소년들의 내면 아이 발달에 미치는 영향: 초기부적응도식과 사회적 지지의 조절된 매개효과 분석’의 내용이다. ‘내면 아이’ 발달이 증가할 때 부정적 양육태도는 증가하고, 부모의 사회적 지지는 감소한다. 이는 사회적 지지가 하락하면 부정적 양육태도가 증가하고, 자녀의 내면 아이 발달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내면 아이란 어린 시절 성장 과정에서 양육자로부터 받은 정서적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내면 아이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성장했을 때 해결되지 못한 분노, 불안, 죄책감 등이 대인관계의 다양한 문제행동의 원인이 된다. 사회적 지지는 갈등을 치료하는 열쇠로, 자신이 사랑과 관심의 대상이며, 가치 있는 존재이고 사회 구성원이라는 것을 믿도록 하는 정보이며, 가족과 친구, 이웃 등과 같이 사회적 관계들을 통해 받는 모든 긍정적인 영향이다. 두리모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학업을 중단하거나 원가족과 단절되는 경우가 많고, 부정적 시선을 받는 등 사회에서 배제당하며 사회적 지지가 하락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지지 하락은 자녀의 내면 아이 발달로 이어지기 때문에 두리모가 겪는 불안이 아이에게 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우선적이다. 두리모는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정서적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도 겪게 된다. 두리모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 대부분 중졸 학력을 가지게 되고,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 방송 기사에 따르면 두리모가 가족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열 명 중 네 명은 낙태를 권유 받았다. 두리모는 낙태를 권유 받았을 때, 이를 거절해 원가족과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터뷰 결과 한 두리모는 임신 사실을 알린 후 혼전순결을 깼다는 이유로 원가족과 단절되기도 했다. 원가족과의 단절은 두리모의 정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의 원인이 된다. 원가족과 단절되면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며, 아이를 양육하는 데 도움을 받기 어렵다. 홀로 아이를 돌보며 검정고시나 자격증 공부를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낮은 학력으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국가 지원금으로 생활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 미혼모 지원 네트워크에 따르면, 실제 청소년 부모 월 수입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가 53%로 과반수에 달한다. 결론적으로 부정적인 사회 인식은 두리모가 정서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하며, 이로 인한 두리모의 사회적 지지 하락은 자녀의 내면 아이 발달과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두리모가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으로 하여금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편견으로 인해 편견이 굳어지는 악순환은 두리모 가정만이 겪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는 두리모 가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존재한다. 사회는 사회가 규정한 ‘정상가족(아버지와 어머니,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로 구성된 가족)’의 틀에서 벗어난 가정을 결손돼 있고, 잘못되었으며, 따라서 그 가정의 아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바라본다. 이러한 편견과, 편견으로 인한 차별은 두리모 가정을 비롯한 ‘정상가족’ 범위 밖의 모든 형태의 가정에 정서적 악영향을 끼치고, 이는 내면 아이 발달로 이어진다. 가정의 형태가 어떠하든 누구도 옳다, 그르다고 판단할 자격은 없다. ‘정상가족’ 범위 밖의 가정이라고 해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편견이며, 실제 두리모와 두리모 지원 시설 인터뷰 결과 두리모들에게는 특정한 도움이나 복지에 앞서 사회적 인식의 개선이 시급하다. ‘10대 두리모는 책임감이 없고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 특별한 시선을 가지지 않고 ‘그렇구나’, ‘그런 사람도 있지’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온다면,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겪는 부정적 시선이 해소될 것이고, 부정적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그들이 겪는 어려움과 상처 또한 줄어들 것이다. 김지현, 양지원, 정한비 성남 이우고
민선 8기 경기도가 전액 삭감된 내년도 지역화폐의 예산 확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15일 더불어민주당과 경기도에 따르면 민주당과 도는 오는 26일 경기도청에서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한다. 참석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이재명 당 대표(인천 계양을)와 임종성 경기도당 위원장(광주을) 등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 자리에서 지역화폐 예산 전액삭감으로 인한 후폭풍을 대비해 내년도 지역화폐 국비 확보를 건의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에 따라 도내 주요 도로·철도 사업에도 적신호가 들어온 만큼 추가 예산 확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국비 삭감으로 제동이 걸린 지역화폐 사업 등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초당적 협력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화성시의회가 2022년도 행정사무감사와 2021회계연도 결산안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 심의 등을 위한 의사일정에 돌입했다. 화성시의회는 15일 제215회 제1차 정례회를 개회했다. 이번 정례회는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총 21일 간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시의회는 시정 전반에 대한 합법성을 점검하기 위한 2022년도 행정사무감사를 벌인다. 동시에 ▲2021회계연도 결산안 ▲2021회계연도 예비비 지출 승인안 ▲조례안 등 일반안건 13건 등도 심의한다. 2021회계연도 시 세입·세출 예산현액은 3조8천82억원이다. 세입 결산액은 전년 대비 224억원 증가했다. 세출 결산액은 3조1천639억원으로, 예산현액 대비 약 83%를 집행했다. 예산 집행액 중 전년 대비 주요 감소 분야는 1천983억원 감소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등 공공질서 및 안전분야 등이다. 주요 증가 분야는 ▲수송 및 교통 분야(549억원 증가) ▲농림해양수산 분야(225억원 증가) ▲문화 및 관광 분야(208억원 증가) 등이다. 2021회계연도 예비비 지출 승인안엔 ▲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원 ▲AI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전세버스 운수종사자 긴급재난 지원 등이 포함됐다. 시의회는 2021회계연도 결산심사를 통해 지난해 예산 집행 결과를 분석, 예산 편성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경희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건전한 비판으로 시민 중심 행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시민의 복리증진과 민생안정에 매진하는 진지한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례회에 상정된 조례안 등 일반안건은 ▲기획행정위원회 소관 ‘화성시 공유재산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경제환경위원회 소관 ‘화성시 수출업무지원센터 민간위탁 동의안’ ▲교육복지위원회 소관 ‘화성시 노인상담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안’, ‘화성시 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도시건설위원회 소관 ‘화성시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조례안’ 등이다. 화성=박수철·김기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