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민들 걱정에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법’ 내세워 레미콘 공장 허가한 광주

광주시 직동에 D아스콘 레미콘 공장 건축허가가 났다. 직동 102-20 일대 6천326㎡ 부지 중 4천998㎡에 공장 2개동(건축연면적 1천115㎡)과 시멘트 생산제품을 보관하는 사일로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13일 건축 허가를 신청했고, 시가 지난달 12일 허가를 내줬다. 신축 예정지에 현재 비어 있는 기존 공장 건축물 4개 동을 철거한 후 레미콘 공장 시설 2개 동을 새로 지은 뒤 레미콘 차량 35대를 두고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인근 주민들의 우려와 반발이 크다. 공장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꾸려졌다. 직동과 인근 태전지구, 삼동, 중대동, 목동, 오포읍 등 6개 지역 주민이 참여했다. 광주시 전체는 16개 읍면동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우려되는 분진, 악취, 폐수, 덤프트럭 통행 등으로 환경 오염, 주민 불편, 건강 악영향 등을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국민청원 등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허가 철회를 요구하는 민원만 500건을 넘었다. 공장 하나 설립을 두고 벌어진 광주 지역 반발로는 기록적이다. 반발 지역 분포가 그렇고, 주민들의 반발 정도가 그렇다. 허가 적법성 여부를 떠나 살펴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 레미콘 공장에 대한 거부감은 일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분명하다. 직동 공장 반대 여론이 올해 초부터였다. 시의회에서 박현철 당시 의장이 허가 반대를 천명했었다. 그럼에도 시는 건축 허가를 내줬다. 적법 허가라는 설명만 반복하고 있다. 별 수 없이 적법성 여부를 살필 상황에 왔다. 비상대책위원회가 “광주시의 건축허가 검토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며 “허가 승인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감사원 감사청구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공장 운영 구상도 논쟁거리로 보인다. 발생하는 폐수를 위탁업체에 맡겨 처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많은 레미콘 업체들이 돈을 들여가며 공장 안에 자체 폐수 처리 공정을 갖추고 있다. 왜 그렇게 하겠는가. 우리가 이번 허가의 적법성 여부를 예단하려는 건 아니다.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들어서 있는 공장 지역에 건축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건축허가를 내줬다”는 시의 설명이 진실일 수 있다. 하지만 행정이 그런 법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의 요구에 일반적 타당성이 있다면 당연히 존중되고 반영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 민심을 살피라고 시간과 돈 들여 민선 시장 뽑는 것이다. 결국 방세환 시장이 결정해야 할 듯하다. 주민들이 계속 목격하게 될 민원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덮여질 민원이 아니다.

[지지대] 스토킹 피해자 보호

스토킹(stalking)은 상대방 의사와 관계없이 계속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행위다. 전화·이메일·SNS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이뤄진다.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혀도 지속적·반복적으로 계속돼 공포와 불안감을 준다. 이는 단순한 집착과 접근으로 끝나지 않고 신체적 폭력, 성폭력, 납치, 감금, 살인 등 중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스토킹으로 인한 살인이 여러 건 발생했다. 스토킹 범죄가 심각해지면서 20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스토킹 처벌법’이 제정됐다. 반복적인 스토킹 범죄는 3년 이하의 징역, 흉기 등을 휴대해 범죄를 저지르면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경찰은 스토킹 신고가 접수되면 ‘응급조치’하고, 재발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100m 내 접근금지를 명령하는 ‘긴급응급조치’와 유치장·구치소 유치가 가능한 ‘잠정조치’를 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112신고 건수가 폭증했다. 2020년 4천515건에서 지난해 1만4천509건으로 늘더니 올해 1~7월에만 1만6천571건에 달했다. 처벌을 강화했어도 스토킹 범죄가 늘고 어처구니없는 참극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지하철 신당역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스토킹을 해오던 직장 동료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올 들어 지난 2월 서울에서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스토킹 가해자에게 살해당했고, 6월에도 성남과 안산에서 유사한 스토킹 살인이 벌어졌다. 8월엔 경북 안동시청 여성 공무원이 스토커에게 살해당했다. ‘신당역 역무원 피살 사건’을 계기로 더 적극적인 가해자 접근금지조치와 전자발찌 제도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에 긴급응급조치는 1개월, 잠정조치는 최대 6개월에 불과하다.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해도 처벌이 1천만원 이하 과태료로 약하다. 영국은 최소 2년 이상의 ‘보호명령’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우리의 피해자 보호조치는 크게 미흡하다. 가해자 처벌뿐 아니라 스토킹 피해자 보호 법안이 강화돼야 한다. 사건 발생 때만 반짝 관심을 보일 게 아니라 스토킹 범죄로 무고한 목숨을 잃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전면 손질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아침을 열면서] 자연을 관찰해보자

‘차르르르’ 암컷을 부르는 수컷 귀뚜라미는 앞날개를 열심히 비벼 댄다. ‘끼룩끼룩’ 시베리아에서 출발한 기러기 제1진은 일찌감치 한반도를 찾아왔다. 콘크리트 구조물로 가득 찬 도심에도 기어이 가을은 온다. 뜨거운 여름 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은 않고, 창밖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청량감을 가득 안겨준다. 개인적으론 1년 중 서늘함이 반가운 이 시기를 가장 반긴다. 하늘은 높되 여전히 숲은 푸르다. 만추의 서글픔과는 아직 거리가 있어 안도한다. 뭇 생물들은 저마다 생명 활동을 통해 우리에게 계절의 변화를 알려준다. 가까이 존재하는 자연과 생명이지만 사실 대다수 시민들은 자연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동네에 피어 있는 야생화나 새에 대한 지식보다 날마다 접하는 주가지수나 연예계 뉴스에 익숙하다. 자연과 멀어져 있기에 그만큼 더 쉽게 자연의 훼손과 소멸을 간과하게 된다. 우리 곁에 살아가는 생명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는 보다 지속 가능하고 자연 친화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 우선 일상 속 자연의 존재에 눈을 뜨는 것이 시작이다. 자연에 주의를 기울이고 관찰하다 보면 경외심과 기쁨이 따라온다. 우리를 둘러싼 많은 생명이 존재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보다 의미를 확장시키자면 시민과학(Citizen Science)에 직접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시민과학은 대중 모두가 함께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과학을 일컫는다. 시민들이 협업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과학적인 성과를 이뤄 갈 수 있다. 특히 생태학에 있어서는 일상에서 시민들의 생물 관찰 기록이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학자나 전문가가 매 순간 모든 곳에서 생물을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처리 기술과 휴대 전자기기 발달로 시민과학의 중요성과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시민과학 앱을 사용하면 휴대전화로 쉽게 발견한 생물을 기록할 수 있다. 굳이 멀리 갈 필요는 없다. 부담 갖지 말고 주변에 눈에 잘 띄는 동식물을 중심으로 사진과 관찰 기록을 업로드하면 된다. 동네 공원 개화 달력 만들기, 유리창 충돌 조류 기록 등 특정 미션에 참여할 수도, 새로운 미션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꾸준히 참여하다 보면 관찰 기록이 쌓여 가며 성취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관찰한 종(種)의 이름을 몰라도 된다. 시민과학에 참여하는 재야의 고수들과 전문가들이 종 이름을 알려주기도 하고, 오류를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발휘돼 비로소 자연을 지킬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거듭나게 된다. 꼭 멸종위기종, 희귀종을 찾는 것만이 가치 있는 일은 아니다. 우리 주변 생물 정보는 생물계절, 기후변화, 외래종 확산, 서식종의 변화 등 생태계 보전과 관리에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된다. 지금까지 시민 활동에 의해 수원청개구리 울음소리 수집, 제비 도래 시기 파악, 남방큰돌고래 분포 조사 등의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내가 사는 고장에 어떠한 생물들이 깃들어 있는지 자랑해보자. 시민 한 명 한 명의 관찰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위대한 우리 동네 생태지도가 만들어진다. ‘2022년 9월 12일 수원시 영통구 XX아파트 정원에서 김XX님이 촬영한 여치 사진’은 절대적 고유성을 가지며 대체 불가한 가치를 가진 기록이다. 생명의 존재를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야생생물과 과학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우리 더불어 시민과학자가 되어 보자. 우동걸 국립생태원 박사

與 윤리위, 이준석 추가 징계절차 개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18일 회의를 열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추가)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국회에서 제7차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 개시 이유에 대해 “당원, 당 소속 의원, 당 기구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모욕적, 비난적 표현 사용 및 법 위반 혐의 의혹 등으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당에 유해한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달 27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등을 비판하며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신속한 추가 징계를 촉구했으며, 윤리위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의총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었다. 윤리위가 오는 28일 전체회의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은 이 전 대표가 제기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 심리가 예정돼 있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 7월8일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이 전 대표가 추가 징계를 받으면 이보다 더 높은 수위의 징계를 받게 돼 있어 ‘탈당 권유’ 또는 ‘제명’ 처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윤리위가 자신에 대해 ‘제명’을 결정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전날 성 상납 의혹과 관련, 경찰조사를 받은 이 전 대표는 이날 윤리위가 열린 것에 대해 “오비이락이길 기대한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재민기자

[경기만평] 타이밍 좋고...

[제8회 시흥 전국 하프 마라톤 대회] 가을 향기 맡으며… 3천여명 ‘낭만 질주’

이재철씨와 미츠코 이노씨가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남녀 하프코스(21.0975㎞)에서 나란히 정상을 차지했다. 이재철씨는 18일 한국공학대학교 2캠퍼스를 출발해 거북섬 인근을 돌아오는 남자 하프코스에서 1시간 20분24초를 기록, 산동씨와 김진철씨를 따돌리고 패권을 안았다. 여자 하프코스의 미츠코 이노씨도 1시간23분34초를 기록, 류승화씨와 이지윤씨에 앞서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헀다. 남자 10㎞ 코스에선 이수훈씨가 36분6초를 마크해 정규창씨와 이재응씨를 제치고 우승했으며, 여자 10㎞ 황정미씨는 42분29초로 박주영씨와 손정희씨 등을 따돌리고 1위로 골인했다. 남자 5㎞에선 강홍운씨가 한상률씨와 김명도씨 등을 꺾고 1위에 올랐고, 여자 5㎞에선 이주영씨가 김영주씨와 장애화씨 등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시흥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시흥시체육회, 경기일보 등이 공동 주관했고 시흥시, 시흥시의회, 시흥시육상연맹, 시화병원 등이 후원했다. 개회식에는 임병택 시흥시장과 신항철 경기일보사 대표이사 회장, 한인수 시흥시체육회장 등을 비롯해 송미희 시흥시의회 의장, 조정식 국회의원, 문상원 시흥시육상연맹 회장, 도·시의원 등 각급 기관단체장이 참석해 참가자 3천여명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는 시흥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대표 스포츠로 자리매김 했다”면서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개최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 무사히 전국의 마라톤 동호인들과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인터뷰 임병택 시흥시장 “코스 곳곳 아름다운 시흥 자연 누리길” “신선한 가을 시흥시의 랜드마크로 구성된 코스를 달리며 동아시아, 해양생태관광의 요충지로 자리잡을 시흥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9월18일 시흥시 한국공학대학교 제2캠퍼스에서 축사를 통해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시작을 알렸다. 임 시장은 "코로나19로 개최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가 올해는 무사히 전국의 마라톤 동호인들과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57만 시흥시민과 마라톤을 위해 시흥시를 찾은 참가자들을 환영했다. 이어 “마라톤은 우리네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면 반드시 도착점에 다다르는 마라톤처럼 우리 인생도 끝까지 노력하면 언젠가는 결실을 맺는 그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시장은 대회에 참가한 많은 시민과 함께 화합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며 대회가 아닌 스포츠 축제로서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임 시장은 “모든 참가자가 부상없이 달리는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올해 마라톤 대회 코스는 시흥시의 랜드마크가 될 시화MTV에서 시화방조제까지 이어지는 경로로 시흥시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인터뷰 송미희 시흥시의회 의장 “생태도시 시흥의 매력에 흠뻑 빠질 기회” 송미희 시흥시의회 의장은 18일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 참석해 “올해 시흥마라톤 대회는 우리 시흥의 황금빛바다 골든코스트를 품은 축제로,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달릴 수 있는 훌륭한 코스를 참가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의장은 평소 마라톤 마니아로 알려졌다. 매주 10㎞ 코스를 뛰고 있다.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서다. 실제 이날 10㎞ 코스에 참가해 3천여 참가자들과 함께 아름다운 코스를 달렸다. 그는 “예전부터 시흥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 그간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해 아쉽게 생각했는데 3년 만에 다시 개최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매주 수요일마다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10㎞ 이상 달리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달리면 격없는 소통이 가능해 서로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도 직원들과 함께 참석해 시흥 황금빛바다의 매력에 빠지고 싶다. 이번 대회가 코로나19로 지쳐있는 대회 참가자들과 가족들, 시민 모두에게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인터뷰 김태주 시흥시청 마라톤 클럽 회장 김태주 시흥시청 마라톤클럽 회장은 18일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 참석한 소감을 묻자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소통을 하지 못하고 비대면으로만 진행했다”며 “3년 만에 다시 회원들과 대회에 참석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시흥시청 마라톤 클럽에는 시청 공무원 45명이 참가해 직원들과 소통과 화합을 다지고 있으며, 김태주 클럽 회장은 회원들과 소통하며 함께 곳곳을 달리고 있다. 김 회장은 “3년 만에 다시 열린 대회에 오랜만에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 많은 기대를 했다”며 “그간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코스는 마라톤을 달리기에 최적”이라며 “아름다운 코스를 시민과 클럽 회원, 전국에서 참가한 마라톤 동호인들과 달릴 수 있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이모저모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잡고…추억에 남을 질주 대회장 한견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자와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 할아버지 김찬조씨(72)와 할머니 양금이씨(71), 손주 김민준군(8) 등이 함께 손을 맞잡고 5㎞ 코스에 참가. 할아버지 김찬조씨는 “손자와 함께 추억을 남기고 싶어 대회에 참석했다”며 “손자가 지금보다 성장하면 10㎞ 코스에 참석해보고 싶다”고 밝혀. ▲무료 체력측정 하세요…시흥시체육회 스포츠체험관 인기 시흥시체육회가 운영하는 뉴스포츠체험관과 국민체력100 부스에 발길이 이어져. 체육회 임직원과 자원봉사자 등 30여명은 마라톤 참가자들을 위해 오전 7시부터 나와 구슬땀을 흘려. 참가자들과 가족들은 자신의 악력 등 체력 테스트를 하며 큰 관심. 자신의 체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김동현씨(36)는 “평소 나의 체력이 궁금했는데, 체육회에서 마련한 부스에서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며 “나의 체력을 확인한 만큼 마라톤 대회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피력. ▲부상 방지…테이핑 부스 인기폭발 한국 레인보우 NGO가 운영하는 테이핑 부스에 대회 참가자들이 긴 줄을 서며 인산인해. 테이핑을 받은 김수환씨(38)는 “평소 발목에 부상이 많아 긴 코스를 뛰는데 걱정이 많았는데, 테이핑을 받아 마음이 편하고 더 잘 뛸 수 있을 것 같다”며 얼굴에 웃음꽃. ▲화사함 뽐내세요…페이스 페인팅 부스 인기부스 각광 레인보우NGO에서 마련한 ‘페이스 페인팅’부스가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부스로 각광. 이린이들이 30여m 길게 줄을 늘어선 페이스 페이팅 부스에선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이 꽃처럼 화사한 마음을 안고 다양한 꿈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하며 300여 명 사람들의 얼굴과 팔에 예쁜 그림을 새겨. 이날 팔에 예쁜 그림을 그린 김한나(10·여)양은 "아름다운 그림을 팔에그려 신난다"며 "부모님 손을 잡고 즐거운 마음으로 힘차게 달리겠다"고 각오를 밝혀. ▲미소신협…어부바 인형 이벤트 존 인기 시흥시 미소신협이 운영하는 어부바 인형 이벤트 부스에는 관련 이벤트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의 발길 이어져. 신협의 마스코트 어부바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은 뒤 SNS에 인증하면 선착순으로 어부바 인형을 받을 수 있어. 이벤트에 참석한 한민지씨(23·여)는 “평소 SNS를 자주 이용하는데, 시흥마라톤 대회에 관련 이벤트존이 있어 기쁘다. 꼭 어부바 인형을 받고 싶다”고 소감을 전해. ▲두부김치에 막걸리…먹거리 부스 인기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시흥지구협의회가 운영한 먹거리 부스에 사람들 발길 이어져. 자원봉사로 참가해 3천인분의 두부김치와 먹걸리 등을 준비한 협의회 회원 40여명은 참가자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오전 8시부터 나와 비지땀. 참가자들은 이날 음식을 먹으며 먹거리 봉사에 큰 감동. 권석중 시흥지구협의회장은 “시민들을 위한 뜻깊은 라에 나와 기쁘다. 대회 결과를 떠나 참가자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밝혀. 시흥=김형수·박용규기자

[제8회 시흥 전국 하프 마라톤 대회] 각 부문 1위 인터뷰

■ 남자 하프코스 우승 이재철씨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행복합니다” 18일 열린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서 남자 하프코스(21.0975㎞)에서 시흥에 거주 중인 이재철씨가 정상을 차지한 후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지역에서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이씨는 평소 건강을 위해 최미로 시작한 마라톤에서 오랜 기간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며 본인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하루 근무를 마친 뒤 매일 1~2시간씩 달리며 꾸준히 훈련을 쌓은 그는 매년 지역에서 열리는 시흥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한동안 시흥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리지 않아 아쉬웠다”며 “3년 만에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꼭 참석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는데, 이렇게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훈련에 매진해 내년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다음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 여자 하프코스 우승 미츠코 이노씨 “한국의 코스는 경치도 좋고 운치있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18일 열린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서 여자 하프코스(21.0975㎞)에서 1시간23분34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미츠코 이노씨(일본)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시흥 마라톤 코스는 경치가 좋아 뛰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 지칠 틈이 없었다고 밝혔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대회에 참가하게 된 미츠코씨는 “한국인 친구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길래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며 “우연히 참가하게 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돼 솔직히 놀라웠다”고 말했다. 미츠코씨는 평소 일본에서 직장을 오가며 매일 1시간씩 조깅을 통해 체력을 키워왔다. 이런 훈련 때문일까. 작은 체구에도 탄탄하게 훈련된 그녀의 몸은 한국에서 별도의 훈련 없이도 우승을 가능케 만들었다. 그는 내년 대회에도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츠코씨는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코스는 어려운 코스가 없어 체력소모가 적었다”며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코스는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년에도 꼭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 남자 10㎞ 우승 이수훈씨 “오랜 만에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뿌듯합니다” 18일 열린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남자 10㎞에서 36분6초를 기록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수훈씨는 마라톤 마니아다. 그동안 코로나19로 마라톤대회가 열리지 않아 꾸준히 체력을 쌓아온 그는 이번에 참가한 대회에서 다른 경쟁자에게 결코 우승을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이날 30초 가까운 격차로 2위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그는 대회 코스와 체력 등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과천정부청사에서 방호직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그는 평소 출근길 시간을 이용해 하루 10~15㎞씩 달리는 등 스피드와 체력 위주의 훈련을 쌓으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그간 쌓아온 실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해안로를 따라 펼쳐지는 코스를 달리며 자연 풍경을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며 “내년에도 다시한번 우승을 차지해 실력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 여자 10㎞ 우승 황정미씨 “시화호를 보면서 달리다 보니 평소보다 좋은 기록을 작성하면서 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 18일 열린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여자 10㎞ 코스에서 42분29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한 황정미씨의 우승 소감이다. 황씨는 “우연한 계기로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며 “이번에는 10㎞ 코스에서 우승을 했으니 내년에는 꿈을 키워보고 싶다”고 밝혔다. 황씨는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우연히 마라톤을 접한 이후 완주는 물론 자신의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며 실력을 쌓아왔다. 이번 대회 성적이 이런 노력을 뒷받침한다. 황씨는 2위의 기록보다 6분여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황씨는 “마라톤을 시작하고 삶에도 활력이 넘치고 건강도 챙기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아름다운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코스를 만끽하며 달릴 수 있어 영광이었다. 더욱 기량을 갈고 닦아 내년에는 하프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 남자 5㎞ 우승 강흥운씨 “오랜만에 참석한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기쁩니다” 18일 열린 제8회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남자 5㎞ 코스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강홍운씨는 골인 후 기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각종 마라톤대회마다 단골손님으로 참가 중인 강씨는 “최근 발목 부상을 당해 풀코스로 뛰기 어려워 단거리로 참가했는데 우승해서 기쁘다. 대회에 참가하길 잘했다”라고 말했다. 안산에서 거주 중인 강씨는 가쁜 숨을 내쉬며 “마라톤만큼 정직한 운동도 없다. 신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마라톤”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운동이 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인데, 이제는 마라톤이 내 인생의 활력소가 됐다”며 “내년에도 꼭 참가해 연속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몸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 여자 5㎞ 우승 이주영씨 “우리 가족 3대가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8회 시흥전국하프마라톤대회 여자 5㎞ 코스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이주영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환하게 웃었다. 이날 시종 안정된 페이스를 유지하며 레이스를 펼친 이주영씨는 “체력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마라톤이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1~2시간씩 조깅을 하면서 스피드 훈련과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대회 전날에도 2시간가량 훈련을 했다는 이씨는 “오늘 레이스는 좀 지치고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선선한 날씨와 시흥 바다를 보면서 달릴 수 있어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대회가 즐거운 축제라고 평가했다. 가족 3대가 함께 출전하며 의미를 더욱 더했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딸과 함께 축제에 참가했다. 가족이 함께한 자리에서 우승을 차지해 뜻깊다. 내년 대회에도 가족 모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시흥=김형수·박용규기자

용인시, 경기도씨름왕대회 20연패 달성…모래판 ‘최강’

‘씨름메카’ 용인시가 2022 경기도씨름왕선발대회에서 종합우승 20연패를 달성했다. 용인시는 18일 용인시 미르스타디움 씨름경기장에서 끝난 대회 시·군 종합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로 김포시와 성남시를 따돌리고 20연패를 이뤘다. 대회 초등부서는 양현우(성남시)가 김웬디(안산시)를 2대0으로 꺾고 우승했으며, 중등부서는 김하준(김포시)이 김진규(용인시)를 2대0으로 뉘고 패권을 안았다. 또 고등부 박재형, 대학부 박성우(이상 성남시), 청년부 정부영(시흥시), 중년부 하호철(포천시), 장년부 정유헌(용인시), 여자 매화급(60㎏ 이하) 김수현(수원시), 국화급(70㎏ 이하) 이유나(성남시), 무궁화급(80㎏ 이하) 박혜령(안산시)도 정상에 올랐다. 한편, 함께 열린 경기도학생씨름대회에서는 시흥 매화초, 용인 백암중, 경기 광주 초월고가 나란히 단체전 패권을 차지했다. 고등부 경장급 최지웅(수원농생명과학고), 소장급 윤한슬, 청장급 이대규(이상 용인고), 용장급 김민우(수원농생명과학고), 용사급 문경식(용인고), 역사급 유성진(초월고), 장사급 조재현(용인고)도 체급 1위를 차지했다. 중등부 경장급 김민하, 소장급 황권호, 청장급 임유성(이상 용인 백암중), 용장급 진혁(수원 동성중), 용사급 오지호(백암중), 역사급 안성준(광주중), 장사급 이강희(백암중), 초등부 경장급 정진하(용인 양지초), 소장급 변하율(용인초), 청장급 정의윤(매화초), 용장급 강서우(용인 백암초), 용사급 김웬디(매화초), 역사급 김지안(광주초), 장사급 양현우(성남제일초)도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김영웅기자

[이슈&경제] 한국 부동산 매수의 기회가 온다

달러 초강세 시대가 왔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9월 7일 기준 110을 넘어섰다. 20년 만에 처음이다. 달러가 강세에 들어선 것은 다른 나라의 통화가 약세라는 얘기다. 특히 유럽의 유로화가 더 약세다. 유로화가 약세인 이유는 유럽의 경제사정이 안 좋기 때문이다. 이렇게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제재가 가장 큰 원인이다. 앞으로도 인플레이션은 길게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연준의 금리인상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자 미국의 달러가치가 올랐다. 그러자 오히려 미국의 소비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달러 가치 상승 때문에 미국은 수입원자재의 가격이 싸졌다. 따라서 물가가 높아 고통을 받는 인플레이션을 미치도록 높은 달러로 상쇄하고 있다. 미국은 실업이 적고 소비심리가 꺾이지 않아 연준이 좀 더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자 글로벌 자금들은 서유럽, 신흥국 등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위기에 빠지면 가장 안전한 통화인 달러로 자금들이 옮겨가면서 약한 고리가 무너진다. 왜냐하면 달러가치가 올라가서 갚아야 할 부채 원금이 늘어나는 데다 금리까지 올라가면 그 부채를 신흥국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준은 2008년 이후 세계 경기를 활성화시켰다. 결국 미국 뿐 아니라 신흥국의 주식,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이렇게 뛴 신흥국 자산들이 위험요소다. 왜냐하면 미국은 앞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주택 중위가격이 4억 6천만 원이고 한국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 원이 넘는다. 한국 부동산이 미국의 부동산에 비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8년도 부동산 버블이 터졌을 때보다 2022년 이후가 더 심각하다고 본다. 2022년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좀 더 구조적이다. 러시아, 중국의 블록과 미국, 서유럽의 블록으로 나뉘면서 더 이상 세계 자유무역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부동산에는 디플레이션보다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영향이다. 임금이 부동산 대출의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느냐가 제일 큰 문제다. 15년 전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는 원리금 상환방식보다는 주로 거치식이 많았고 이자만 내다가 2년 후 만기가 돌아오면 원금을 연장시키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거의 다 원리금 상환방식이다. 이렇게 대출이자의 부담이 적어지자 2016년부터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게 된다. 만약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리고 지금은 거치식이 없으니 원리금 상환으로 한다면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얼마전 한국은행의 이창용 총재는 올해 말까지 지속적으로 0.25%p씩 올리기로 했다. 한국도 미국의 기준금리를 따라간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까지 갈 수 있다. 그런데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가장 문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고 중국, 러시아 블록과 미국, 서유럽 블록으로 나뉘어 신냉전 시대가 펼쳐지면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온다. 이후 금리가 더 오른다고 가정한다면 부동산의 위기는 1~2년 안에 크게 올 것이고 위기가 온다면 최소한 8년 간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그 때 현금 또는 달러를 들고 있다면 부동산을 싸게 살 기회가 될 것이다. 김장섭 JD부자연구소 소장

[천자춘추] 때를 알고 떠날 수 있는 용기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주위의 공기와 볕도 서서히 바뀌고 있는 계절이다. 봄과 여름의 비바람, 햇빛, 해충들을 다 견디고 대추, 감들도 익어가고 있다. 조만간 가로수와 숲속의 생명들도 잎과 열매를 떨구며 고운 이별을 맞을 것이다. 자연도 머물 때와 떠나야 할 때를 알듯이 우리들 삶도 머무름과 헤어짐이 이어진다. 2500년 전 중국에서도 ‘떠날 때’와 관련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토사구팽(兎死狗烹).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에 나온 부자들의 이야기인 화식열전(貨殖列傳) 중 가장 돋보이는 사람은 역시 범려(范蠡)이다. 춘추전국시대 오와 월이 치열한 패권을 다투던 시기에 범려는 월왕 구천의 책사로 숙적인 오나라를 무너뜨린 일등공신이었으나 논공행상에서 높은 자리를 포기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오랜 동료인 문종(文種)의 만류에 토사구팽을 경계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타국으로 가서 사업에 도전해 엄청난 재산을 모으게 된다. 89세까지 살면서 재산을 세 번 모으고 세 번 나누는 삼취삼산을 실행해 중국 역사상 첫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평가받게 된다. 그래서 오늘날 중국의 사업가들, 즉 화상(華商)들이 가장 닮고 싶은 롤모델로 범려가 손꼽히고 있다. 정치와 군사, 그리고 사업가라는 분야에 걸쳐 부와 명예를 모두 누리며 인생 3모작을 모두 성공시킨 완벽한 남자이면서 바로 인생의 최정점에서 물러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불굴의 의지와 처세술로 중국 최초의 대부호가 된 것이다. 범려가 재물의 신으로 불리게 된 비결은 다양하고 치열한 인생 경험을 통해 얻은 경험과 식객삼천이라고 할 정도로 주위에 후덕하게 베풀어 얻어진 고급 정보들도 한몫했다. 또 새롭게 도전할 만큼의 확고한 자기 철학이 더해져 사람과 사물, 시대의 흐름을 읽는 남다른 안목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비즈니스도 때를 아는 것이 성공의 핵심 요소다. 시세 변동에 따라 물건을 사고팔면서 돈과 물건을 회전시키는 것처럼 권력의 자리에 오르고 물러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업에서의 타이밍은 손실과 이익에 직결되는 것이고 권력에서 때를 알고 물러나는 것은 화를 방지하고 명예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시의 한 구절이 더욱 와 닿는 것이 아니겠는가. 베이비붐세대와 파이어(FIRE)족까지 다양하게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면서 자연인, 또는 자유인을 꿈꾼다. 좀 더 미련을 갖고 뭉그적거리다 어쩔 수 없이 밀려 떠날 수도 있고 자유 의지로 계획을 세워 떠날 수도 있다. 움켜쥔 것을 내려놓는 용기는 어려운 일이고 타이밍을 잃고서 내려놓는 것은 진정한 비움은 아닐 것이다. 자신이 서 있는 곳, 심어진 곳에서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다가 자유 의지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내려놓고 떠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유이고 용기가 아닐까. 때를 알고 용기 있게 떠난 범려와 그냥 남아 있다가 토사구팽 당한 문종, 이 두 사람의 ‘같은 시대 다른 삶’을 보니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한다는 노자의 도덕경 9장이 와 닿는다. “가득 채우면 흘러 넘친다. 재물이 과하면 지키기 어렵고 자리가 높고 교만하면 비난 받을 일이 생긴다. 일을 이룬 뒤에는 뒤로 물러서라, 그것이 하늘의 길이다.” 오형민 부천대 비서사무행정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