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시대에 ‘지역화폐’로 숨통 좀 트이나 싶었더니 또다시 고비겠네요.” 7일 오전 9시 용인특례시 처인구의 한 서양 음식점. 단 8명의 손님만 받을 수 있는 소규모의 식당인데도 20여명의 이름이 대기 명단에 빼곡하다. 구슬땀을 흘리며 식당 이곳저곳을 다니던 주인 강모씨(35)는 이런 광경이 꿈만 같다고 고백한다. 2년 전만 하더라로 월 평균 70만원의 수익으로 가게 운영을 이어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화폐로 손님들이 유입되면서 월 200만원의 안정적인 매장 수익을 유지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그런데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삭감한다고 하니 당황스럽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수원특례시 팔달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임모씨(38) 역시 정부의 결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역화폐 예산 삭감으로 인센티브와 추가 할인 등 소비자 유인책이 사라지게 되면, 수수료가 1%뿐인 공공배달앱에서 6.8%인 민간 배달앱으로 고객 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씨는 “손님들이 종종 공공배달앱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화폐에 있다고 말했다”며 “이렇게 팍팍한 상황에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 고객들의 지갑도 닫힐까 두렵기만 하다”고 고백했다. 정부가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잠시나마 활기를 띤 지역 경제가 또다시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이어질 거란 소상공인들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정부의 결정으로 대부분의 도내 지자체가 기존 10%의 지역화폐 할인율과 최대 월 100만원인 충전 한도액의 하향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의 지역화폐 국비 예산이 지난해 1조522억원에서 올해 6천50억원으로 줄었고 내년에는 0원이 되는데, 지자체는 이로 인한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지역화폐를 견인하던 인센티브 역시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지역화폐의 주사용처인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거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도 관계자는 “재정 부담은 줄이되 지역화폐의 효과는 살릴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관계 부처에 건의하는 등의 국비 확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화폐 정책 근간 흔들... 민생경제도 ‘휘청’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온 지역화폐가 존폐기로에 섰다. 정부가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인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역화폐 사용 전 35.2%였던 도내 소상공인 점포 이용률은 지역화폐 사용 후 59.3%로 24.1%포인트 증가했다. 전통시장 및 연매출 10억원 이하의 매장을 사용처로 지정하면서 대형매장으로의 유출 가능성은 낮추고 도내 41만7천여개의 소상공인 점포가 지역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한 것이다. 이와 같은 효과의 입증으로 도는 추석을 앞두고 도내 일선 시·군에 지역화폐 할인율을 평소보다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거래량이 증가하는 명절 동안 할인된 가격과 매출 증대로 소비자와 판매자의 만족도를 동시에 잡겠다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책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이 70.9%를 차지했다. 소비증대라는 측면에서 판매자의 요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소비자 역시 매출 증대 효과(80.2%), 소비자 편익 증대(78.6%), 지역 활성화 기여(71.8%), 고용효과(63.1%)에 공감을 표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추석에는 광주·시흥시 2곳을 제외한 도내 시·군 29곳에서 지역화폐 충전 금액 중 10%의 인센티브(국비 40%, 도비 30%, 시·군비 30%)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도 역시 1천17억원(국비 500억원, 도비 517억원)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을 지원한다. 하지만 정부의 내년도 예산 삭감으로 지역화폐 정책의 근간이 휘청이며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도내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줄이되 지역화폐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창의적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연구원 유영성 선임연구위원은 “지역화폐 예산의 약 40%가 국비로 지원되는 만큼 삭감으로 인한 후폭풍, 예컨대 지자체의 예산 문제에 대해 공론화된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우선은 경기도가 국비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장을 매출로 나눠 할인율을 조절하는 방식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역화폐는 애초에 한시적 사업으로 시행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피해가 완화됨에 따라 추가 지원으로 인한 유인책 역시 효용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손사라기자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로 고객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다양한 플랜트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적인 기술과 특화 제품으로 고객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제약품 생산에 필요한 기계 제품을 공급하는 ㈜피티케이(대표 안흥우)가 주인공이다. 기업의 대표적인 제품은 파우더 상태의 원료를 알약으로 성형하는 정제압출성형기, 정제기에서 생산된 알약 표면을 코팅하는 정제 코팅기, 캡슐과 파우더를 기계에 공급, 결합, 배출하는 캡슐충진기 등이다. 피티케이는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로 고객들의 요구에 유연하고 빠른 대처를 선보이고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각종 산업 플랜트용 기자재 및 장비를 제작·공급하고 있으며 다양한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사를 위한 이용 편의 증진에 힘써왔다. 대표적인 국내 고객사는 종근당, 광동제약, 대웅제약, 한화제약, 한독약품, 동국제약이며 해외 고객사로는 Sanofi Aventis, Cipla, Loreal 등이 있다. 또한 정유, 석유화학, 전기·전자, 정밀화학 플랜트용 각종 기자재를 공급하고 제약, 바이오, 화장품 원료 분야의 제조 공정 설비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티케이는 지난 2019년 고양특례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제약·바이오·화장품기술전(COPHEX 2019)에서 하나의 설비로 건조, 과립, 코팅까지 세 가지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천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피티케이. 이러한 실적은 지난 2007년 ‘1백만 불 탑’, 2008년 ‘3백만 불 탑’, 2011년 ‘5백만 불 탑’에 이어 지속적인 기업의 성장세를 증명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현재는 47개 국가, 35개 유통채널 등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의 청년친화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 다양한 사내 복지제도로 건강한 기업문화를 선도하며 청년 고용안정에 대한 부분 역시 인정받은 셈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온 피티케이는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유망중소기업 인증을 받아 다시 한 번 우수 기업으로 크게 주목 받았다. 안흥우 대표는 “아시아가 원산지라고 했을 때 거부감을 느끼고 염려했던 고객들도 피티케이의 제품을 한번 경험하면 늘 다시 찾는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사라기자
늘푸른 고양특례시에서 ‘2022 고양 전국마스터즈 수영대회’가 개최됩니다. 전국의 수영 동호인들이 함께하는 이번 전국마스터즈 수영대회는 비등록 유아부, 학생부와 성인부 수영동호인들이 참여하게 되며 개인경기 및 단체경기로 진행됩니다. 고양시민과 전국의 수영동호인 여러분의 성원과 많은 참여 바랍니다. △ 개최일시 : 2022년 10월1일(토)~2일(일) 오전 9시~오후 6시 ※ 개회식 10월1일 오전 9시 △ 개최장소 : 고양체육관 실내수영장 △ 참가대상 : 비등록 - 유아부 / 학생부(초등, 중등, 고등) / 성인부 △ 참여인원 : 600명 △ 경기종목 : 개인경기(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개인혼영) 단체경기(계영, 혼성계영) △ 참가신청 : E-mail 접수 gyswim@naver.com △ 신청기간 : 2022년 9월13일(화)~9월16일(금) 오후 3시까지 △ 문의전화 : 고양시수영연맹 사무실 031-966-1219 ※ 자세한 사항은 고양시수영연맹 네이버카페를 참고하세요 https://m.cafe.naver.com/ca-fe/goyangcityswimming △ 주 최 : 고양시체육회·경기일보 △ 주 관 : 고양시수영연맹 △ 후 원 : 고양시 △ 협 찬 : 범우·멀터풀
1592년 임진년 4월, 칼로 일본 열도를 제패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은 조선을 향했다. 명을 치기 위해 길을 열라는 명분은 시비였다. 부산포에 상륙한 지 20일 만에 도성이 함락됐다. 임금은 왜(倭)의 총칼에 도륙 당하는 백성을 버리고 나라 끝까지 도망을 갔다. 그해 7월, 백척간두에 선 절체절명의 시간, 조선의 존망이 걸린 해전이 한산대첩이다. 명량해전과 시제(時制)가 다를 뿐 풍전등화 같은 조선의 운명은 같다.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오는 왜(倭), 오직 혼자 결정해야 하는 절대 고독의 순간, 장군 이순신이 있었다. 모함과 시기, 파직과 백의종군, 칠흑 같이 어두운 절망적 현실과 대적했다. 판옥선에서, 수루에서, 꿈속에서도 장군의 사유는 계속됐다. 절망적 환경은 바람에도 길을 묻는다. 울돌목의 급류, 병의 목처럼 긴 견내량의 협수로, 항아리처럼 생긴 옥포만, 작은 섬들로 직조된 남도의 자연 등 장군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장군의 배가 됐다. 사유는 눈앞에 닥친 현상만 보지 않고 전체를 보게 한다. 한산대첩의 결정적 승기인 학익진은 지독한 환경을 우군으로 승화시킨 사유의 완성이다. 여진족 기병의 기습으로 큰 피해를 입은 녹둔도 전투가 장군의 꿈에서 영화 ‘한산’의 미장센으로 소개된다. 손자병법에도 없는 진법이 학익진이다. 장군의 인문주의가 그것을 완성했다. 인문이 무엇인가? 인간의 조건을 완성하는 창의적인 인간의 가치다. 전쟁은 죽지 않고 살 수 없는 가장 야만적인 게임의 법칙이다. 살신성인하는 그것이 사유의 절정, 사즉생(死則生)이다. 모든 인간은 절망의 순간 현자가 된다. 장군의 시간, 사유의 흔적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먹의 농담(濃淡)으로 남았다. 8년 전 강연 날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선생은 몇 척의 배가 남았습니까? 파격적인 작업을 계속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옵니까?” “나는 한 척의 배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 지점이 내 좌표입니다. 나를 살게 한 것은 오직 사유, 사유의 힘입니다.” 내가 가장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물음이다.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 나에게 한 척의 배도 남아 있지 않다. 여기가 사유의 시작이다. 절망과 대적했던 내 사유의 열반이 배로 부활한다. 비로소 수백, 수만 척의 배가 된다. 사유는 추상이 아니다. 구상이고 실존이다. 모든 에너지를 작업에 쏟았다. 여분의 배가 남을 리 없다. 파격은 그냥 오지 않는다. 파격은 내적 혁명이며 내적 혁명은 사유의 꽃이다. 2022년, 조선의 귀선(龜船)은 무엇인가? 반도체다. 칩 4가 그것을 입증한다. 대만에서 반도체 산업은 호국 신기(護國神器)라 불리듯이 그 핵심은 반도체이다. 과거도 현재도 한국과 대만의 입지적 환경은 엄혹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더 작은 것에 더 많은 것을 집적하는 일, 그것이 반도체다. 이는 절망적 환경에서 연전연승했던 위대한 장군의 부활, 사즉생 정신으로 무장한 기업하고 경영하는 대한국인들의 사유의 힘이다. 조선의 생살 여탈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장군께서 대한민국에 묻는다. “몇 척의 배가 남았는가?” 김아타 사진작가
“산업·설비 현장에 최적화된 고객 맞춤형 컨트롤러를 제공하겠습니다” 산업용 컨트롤러와 산업용 컴퓨터 분야에서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주목 받는 기업이 있다. 산업용 컴퓨터 분야 국내 1위 기업인 ㈜여의시스템(대표 성명기)이다. 기업은 지난 1991년 설립 이후 30여년간 스마트팩토리와 자동화 설비에 필수적인 산업용 컨트롤러 등을 연구·개발해왔다. 현재는 글로벌 대기업과 첨단 기술 기업들의 산업 현장에 제품을 제공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인공지능 전용 컨트롤러, 고속 데이터 다운로드 전용 컨트롤러, 주차관제설비 컨트롤러, 비전·모션 장비 컨트롤러, 산업용 로봇 컨트롤러, 팬리스 컴퓨터 등이다. 일반적으로 산업용 컨트롤러는 범용 산업용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과 커스터마이징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범용 산업용 컴퓨터 제품군을 사용하는 방법은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의 옵션 카드를 추가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쓰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산업 현장의 여러 가지 요구 사항을 모두 만족 시키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가운데 여의시스템은 분야별 기능과 사용 환경, 설치 조건 등을 충족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산업용 컨트롤러를 개발하고 있다. 커스터마이징 컨트롤러란 하드웨어 사양, 소프트웨어 사양, 특수 기능, I/O 확장, 제품 형태와 크기 등을 산업 현장에 맞춰 양산한 제품을 뜻한다. 여의시스템의 강점 중 하나는 고객 중심의 기업관이다. 이러한 가치를 토대로 고객의 의견을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한 부설 연구소, 품질보증부, 기술서비스팀을 운영하는 등 제품 개발과 제조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여의시스템의 또 다른 강점은 자체 연구소다. 국내 산업용 컨트롤러는 범용 산업용 컴퓨터를 활용한 제품이 많이 공급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산업용 컴퓨터와 컨트롤러 관련 기업들이 대부분 해외 생산 제품을 수입해 유통·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체 연구소를 통해 범용 제품에서 지원되지 않는 기능을 추가하고 사용 편의성을 증대할 수 있는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수성을 인정받은 여의시스템은 경기도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돼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이로써 올해 글로벌 기업인 씨게이트, 인텔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여의시스템은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과의 협력으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과 자동화 시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성명기 대표는 “여의시스템은 ‘공급한 제품은 끝까지 책임진다’라는 원칙으로 달려왔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듬직한 파트너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손사라기자
‘종중(宗中)’이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제사 및 종원 상호 간의 친목 등을 목적으로 구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집단이다. 종중의 이런 목적과 본질에 비춰 볼 때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은 성별의 구별 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구성원이 된다. 따라서 여성도 종중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의 연속선상에서 종중원인 그 여성과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도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있을까? A씨의 사례를 들어보자. 민법 제781조 제1항은 ‘자(子)는 부(父)의 성(姓)과 본(本)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혼인신고 시 모(母)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A는 아버지의 성과 본(예를 들어 ‘김해 김씨’)을 따라 ‘김ㅇㅇ’으로 출생신고가 이뤄졌다. 그런데 민법 제781조 제6항은 ‘자의 복리를 위해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부, 모 또는 자의 청구에 의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이후 A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어머니의 성과 본(예를 들어 ‘전주 이씨’)으로 변경신고(‘이ㅇㅇ’으로 변경 신고)를 했다. 이후 A의 어머니는 자신이 속한 종중(예를 들어 ‘전주 이씨 ○○파 종중’)에 A가 종원 자격이 있음을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종중은 이를 거절했다. 이에 A는 위 종중을 상대로 법원에 종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 법원(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60940 판결 [종원(宗員)지위 확인 사건])은 A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즉 A가 ‘전주 이씨 ○○파 종중’의 종원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제시한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종중에 관한 종전의 관습법은 종중의 구성원을 성년 남성으로 제한해 왔지만 지금은 성년 여성도 당연히 종원으로 보고 있다. 성년 여성의 후손이 모계혈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관습도 법적 규범으로서 효력을 상실했다. 자녀의 성과 본은 부성주의를 원칙으로 하지만 예외로 부모가 혼인신고 시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할 수 있고 출생신고 이후에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 모의 성과 본으로 변경할 수 있다. 이처럼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변경된 자녀는 더 이상 부의 성과 본을 따르지 않아 부가 속한 종중에서 탈퇴하게 되는데 모가 속한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고 본다면 종중의 구성원으로서 속할 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돼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종중 관련 법제는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각종 종중 관련 법률분쟁을 직면하고 있는 분들은 좀 더 치밀하게 사안을 검토해 변화된 법제가 제시하는 중요한 논점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심갑보 변호사/법무법인 마당
다시 추석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던 그 추석(秋夕)이다. 가을 달빛이 가장 좋은 저녁이라는 뜻이다. 곧 민족 대이동도 시작될 것이다. 저마다 고향 마을 뒷산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을 생각하며 길을 재촉할 것이다. 이런 설레임도 거의 3년만이다. 지난해와 그 지난해 추석은 코로나 19 봉쇄로 추석 다운 추석을 누리지 못했다. 신라 초기부터 쇠기 시작한 추석이다. 수천년간 한민족의 유전자에 새겨진 명절이다.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데 모여 송편을 빚고 조상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그 추석이다. 기억에 드물도록 일찍 찾아온 추석이다. 그래서 폭염에 시달리던 무렵에는 무더위 추석을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절은 어김이 없어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이 불어주었다. 그런데 추석 태풍도 함께 닥쳤다. 아침 뉴스에서 본 남쪽 지방의 힌남노 물난리는 추석을 맞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온통 침수된 지하 주차장에서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한꺼번에 변을 당하다니. 이들에게는 지금 추석을 맞을 겨를도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도 남의 일일 수 없다. 따뜻한 위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그 무엇에도 앞서 태풍의 상처를 달래주고 복구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다락같이 치솟는 물가도 추석 앞의 서민들을 힘들게 한다. 과일 채소 어물 등 추석 성수품들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은 시장을 찾았다가 들었다 놓았다만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시장 상인들도 마음이 무겁긴 마찬가지다. 서울 어느 시장 가게에는 이런 안내문이 붙었다고 한다. “제발 많이 달라 하지 마세요. 너무 너무 힘듭니다.” 어느새 굳어진 명절증후군도 마음의 짐이다. 즐거운 명절조차도 너무 법도를 따져 온 결과다. 다행히 성균관에서 간소한 차례상 표준안을 내놓았다. 대표적 명절 노동인 ‘전 부치기’는 안해도 된다는 것이다. ‘홍동백서‘니 ‘조율이시’ 등도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던 군더더기 예법이라고 한다. 역대급 태풍과 온갖 힘든 일 뒤끝에 맞는 추석이다. 그 어느 해보다도 가족과 이웃에 위로와 즐거움의 나눔이 소중한 올 추석이다. 명절 스트레스도 우리들 마음속에서부터 걷어내자. 찬물 한 그릇이면 어떤가. 차례상의 가짓 수보다는 옷깃을 여미고 마음을 모으는 게 먼저 아닌가. 잠시 SNS도, 유튜브도 끄고 지내보자. 그래서 모질고 험한 말들과는 멀어지고 가족과 이웃들에 더 다가가자. 전쟁과 폭우, 폭염과 태풍 끝에 맞는 추석이다. 그래도 모두에게 한가위 보름달처럼 마음만은 풍요로운 추석이기를.
정부가 내년도 예산에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이 거세다. 지역화폐 예산 항목을 아예 없앴다.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과목 설치와 국비 반영을 어렵게 만든 것이다. 민생을 제일 우선시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이런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와 소상공인, 국민 대부분이 반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당초 내년 예산에 지역화폐 지원 명목으로 국비 4천억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같은 정부의 기획재정부는 전액 삭감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지역 상권과 소비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취약계층 직접 지원에 쓰는 게 우선순위로 보여 보조금을 예산안에 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보조금을 2020년 8% 지원한 뒤 2021년 6%, 올해 4%(6천53억원)로 계속 축소해 왔는데 내년엔 이마저도 없애버린 것이다. 지역화폐는 2년 반 동안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온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경제 백신’ 역할을 해왔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 정지·제한을 받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생활형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10%라는 캐시백 혜택을 앞세워 지역민들이 동네 음식점이나 식료품점, 미용실 등을 이용하도록 유도해 소상공인 매출에 도움을 줬다. 지역화폐가 어려운 시기에 지역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것은 여러 연구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기연구원의 조사에선 도내 소상공인 67.6%가 지역화폐로 매출액 회복·증가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70.9%가 지역화폐 정책 전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지역 상권과 소비가 살아나는 상황’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지원한 예산을 정상화하는 조치’라는 등의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납득이 안된다. 경제는 여전히 어렵고 코로나19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경기침체는 더 심화될 것이란 예측이다. 경기도 지역화폐 국비 지원은 사업 예산의 30%를 차지한다. 그런데 지난해 2천187억원에서 올해 1천60억원으로 줄면서 수원, 화성 등 5개 지자체가 인센티브 비율을 10%에서 6%로 낮췄다. 국비 지원이 감소하면서 자체 부담이 가중된 데 따른 고육책이다. 이번 추석에는 한시적으로 10%로 상향했지만, 국비 지원이 끊기면 인센티브 비율을 더 낮춰야 한다. 지자체 여건에 따라 사업을 중단해야 할 지도 모른다. 지역화폐는 영세업체나 지역상권에서만 사용토록 해 지역순환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정부는 지역화폐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가질 필요가 있다. 국회가 여야를 떠나 민생과 직결된 지역화폐 예산을 살려내길 바란다.
스포츠는 참 오묘하다. 환경과 지도자에 따라 좋은 기량의 선수가 부진에 빠지기도 하고, 다소 기량이 뒤떨어진 선수가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운동 능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선천적인 소질의 유무를 떠나 노력없이 성공한 선수는 없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수천번의 점프와 좌절을 딛고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완성시켜 한국 피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일궜다. ‘월드 스타’ 손흥민은 오른발잡이지만 지금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어려서부터 하루 수천개씩 양발 슈팅을 통해 단련한 결과다. ▶프로선수는 자신의 재능이나 기술을 바탕으로 활약하는 직업선수다. 최근에는 아마추어에도 거액의 계약금과 연봉을 받는 세미 프로화된 선수가 많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세미 프로화 경향은 이제 ‘운동 하나만 잘해도 평생을 먹고살 수 있다’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1960~80년대 배고파서 운동을 한 ‘헝그리 세대’들과는 달리 요즘에는 배고파서 운동을 시작한 선수는 거의 없다. 오히려 돈 없으면 운동도 못하는 세상이 됐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일선 지도자들은 요즘 선수들의 정신력에 대해 지적한다. 고른 영양 공급을 받고 신체 조건은 서양 선수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음에도, 멘털은 오히려 약해졌다는 진단이다. ▶취재 현장에서 보면 체력적으로나 그동안의 과정을 볼때 분명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처절한 생존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악조건을 딛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성공한 선수들도 많다. ▶운동선수에게 있어 좋은 여건에서 지도력이 뛰어난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환경과 지도자는 조력자일 뿐이다. 성공의 열쇠를 쥔 사람은 선수 자신이고, 열쇠란 바로 멘털임을 전문 선수라면 깨쳐야 한다. 프로정신 없이 성공은 요원하다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
하이퍼로컬의 시대이자 1인 미디어시대이다. 현 정부의 6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지방시대’를 위한 마지막 퍼즐은 무엇일까. 하이퍼로컬은 ‘아주 좁은 범위의 특정 지역에 맞춘’이라는 의미다. 요즘 말로는 ‘슬세권’과 비슷하다. 슬리퍼와 같은 편한 복장으로 각종 여가와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권역을 뜻한다. 영화관을 편히 갈 수 있는 동네 ‘영세권’, 공원과 숲이 있는 동네 ‘숲세권’도 하이퍼로컬 개념이 들어간 것이다. ‘동네’가 강조되는 온라인 서비스들도 하이퍼로컬 개념이 적용된 것이다. 하이퍼로컬 시대이자 1인 미디어 시대인 인천의 미디어 환경은 어떤가? 미디어 중에서도 ‘인천 지역 방송’ 이야기다. 안타깝게도 인천은 우리나라의 6개 광역시 가운데 지상파방송 채널이 단 한 개도 없는 유일한 광역시다. 부산 14개, 대구 12개, 광주 14개, 대전 11개, 울산에 10개의 지역방송이 있다. 인천과 함께 1981년 직할시로 승격한 대구광역시를 보자. KBS대구, 대구MBC, TBC대구방송의 TV와 라디오 채널 총 6개. 이 외의 지상파 라디오채널 6개가 더 있다. CBS·불교·평화·극동·원음·교통 대구방송이다. 부산과 광주에는 영어FM, 국악방송 등이 추가로 더 있다. 인천은 넓게 봐서 지역방송이 3개라 할 수도 있다. OBS경인, iFM경인, TBN경인교통방송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채널은 경기와 인천지역을 동일 가청권으로 두고 있다. 결국 인천광역시를 가청권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은 ‘0’개다. 지역 뉴스의 사막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자체는 ‘좋은 콘텐츠 지원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해야 한다. 인천지역의 미디어들이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노력에 정책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OBS의 인천 섬마을 통신원을 활용한 ‘인섬뉴스’와 같은 시도는 눈여겨볼 만하다. 다음으로는 인천에 대한 글, 영상, 오디오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인천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하이퍼로컬 시대이고 1인 미디어 시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동 단위 마을 구석구석 마을미디어가 만들어져 인천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시·구·군 단위 지자체의 지원정책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방송의 허가와 재허가권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미디어, 특히 새로운 방송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고 기대할 수도 없다. 광고시장도 한계가 있다. 인천 시민이 직접 만든 인천 이야기는 지역미디어를 통해 다시 유통되도록 하는 것이 인천을 위한 유일한 길이다. 궁극적으로 지방자치와 분권을 완성시킬 마지막 퍼즐인 ‘미디어자치권’을 획득하고 뿌리내릴 때까지. 최지안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