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벼랑 끝 매치서 4골 폭발…꼴찌 성남 4대1 완파

수원 삼성이 모처럼 득점력을 폭발시키며 대승을 거두고 강등권 탈출에 청신호를 켰다. 수원은 14일 오후 수원월드컵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서 고명석, 오현규, 전진우의 연속골에 힘입어 4대1로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 3을 추가하며 27을 기록, 김천 상무(승점 26)를 제치고 10위로 한 계단 도약했다. 이날 수원은 전반 15분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이종성의 슛이 골키퍼 최필수에게 막혔고 정승원이 재차 열결한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겼다. 성남도 전반 24분 김훈민, 권순형이 연속 슛을 날렸지만 수원 수비수에 잇따라 막히며 무산됐다. 그리고 전반 27분 이기제의 오른쪽 코너킥을 고명석이 헤더골로 연결시키며 수원이 기선을 잡았다. 수원은 전반 43분에도 전진우가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성남 골키퍼 최필수에게 막혀 전반을 1대0으로 마쳤다. 후반들어 두 차례 세찬 공격을 펼친 수원은 11분 이기제의 왼발 크로스를 오현규가 헤더로 골문을 갈라 2대0으로 앞서갔다. 반격에 나선 성남은 후반 16분 박수일이 문전서 환상의 발리슛으로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수원은 후반 19분과 35분 전진우가 침착한 슈팅으로 연속 득점을 터뜨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영웅기자

경기체중 최윤혁, 대통령배수영 3관왕 물살 갈랐다

최윤혁(경기체중)이 제41회 대통령배 전국수영대회 남중부 배영 100m서 우승, 대회 3관왕을 차지했다. 최윤혁은 14일 전주 완산수영장에서 계속된 대회 사흘째 남중부 배영 100m 결승서 58초18로 강민구(인천 삼산중·58초76)를 제치고 1위로 골인, 첫 날 배영 200m, 전날 계영 400m 금메달 포함 3관왕이 됐다. 이날 최윤혁은 50m 이후 선두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간 끝에 강민구를 0.58초 차로 따돌렸다. 최영재 경기체중 감독은 “(최)윤혁이는 지난달 광주 전국수영대회서도 3관왕에 오르는 등 최근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워낙 성실한 선수이고 기록도 꾸준한 편이어서 앞으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남은 경기서도 좋은 경기를 펼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여초부 배영 100m서는 ‘유망주’ 김승원(용인 교동초)이 1분03초30의 대회신기록으로 유서현(충남 태안초·1분12초10)에 크게 앞서 우승해 첫 날 배영 200m에 이어 2관왕에 올랐고, 자유형 여중부와 여고부 800m서는 최은성(수원 광교중)과 김가빈(경기체고)이 각각 9분14초68, 9분14초22로 첫날 자유형 1천500m에 이어 나란히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편, 남초 접영 200m서는 김지현(인천 경인교대부설초)이 2분22초18로 허지율(남양주 도제원초·2분28초87)에 앞서 1위를 차지해 전날 접영 100m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고, 배영 100m 남자 유년부 오윤석(성남 도촌초)과 남초부 박지환(성남 판교초)도 각 1분19초63, 1분05초28로 나란히 우승물살을 갈랐다. 이 밖에 남자 일반부 평영 100m서는 조성재(고양시청)가 1분00초82로 최동열(강원도청·1분00초83)에 0.01초 차 신승을 거두고 우승했으며, 남중부 접영 200m 결승서는 방수민(안양 신성중)이 2분08초14로 정효찬(대구 매호중·2분08초52)을 꺾고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황선학기자

수원 현대건설, 컵대회 조별리그서 기분 좋은 출발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수원 현대건설이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첫 경기서 완승을 거두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14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2일째 여자부 B조 1차전서 베테랑 황연주(17점), 양효진(12점)에 고예림(12점)의 활약을 앞세워 대전 KGC인삼공사를 3대0(27-25 25-10 25-21)으로 완파하고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컵대회 우승팀이자 정규리그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조기 종료되면서 통합 챔피언 등극 기회가 무산됐던 현대건설의 전력은 여전히 막강했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와 국가대표 김연견(리베로), 이다현(센터), 정지윤(레프트)이 빠진 가운데 1세트 황연주, 고예림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따라붙은 인삼공사에 25-25 듀스를 허용했으나, 상대 이지수의 서브 범실과 양효진의 오픈 공격이 꽂혀 어렵게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2세트서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어 범실로 자멸한 인삼공사에 단 10점 만을 내주며 세트를 추가한 뒤, 3세트서 고예림과 황연주가 좌우에서 강타를 퍼붓고 양효진이 중앙에서 재치있는 공격으로 착실히 득점을 쌓아 25-21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현대건설로서는 상대인 인삼공사가 한 세트 득점과 맞먹는 23개의 범실을 기록하는 바람에 손쉽게 첫 승리를 거뒀다. 김영웅기자

KT 사이드암 삼총사, 3연속 가을야구 “우리가 책임진다”

프로야구 KT 위즈가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며 3위 키움을 맹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사이드암 투수 트리오’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KT는 시즌 초반 두 달간의 부진을 씻고 6월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며 14일 오전 현재 54승2무45패로 4위를 달리고 있다. 4경기를 더 치른 3위 키움(60승2무43패)과의 격차를 4경기로 좁혀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인한 전력 누수 속에서도 KT는 탄탄한 선발 마운드와 ‘거포’ 박병호를 중심으로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끈끈한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KT는 사실상 1선발이었던 윌리엄 쿠에바스의 부상에 따른 외국인 투수의 교체와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전반기 부진 속에서도 토종 선발진들의 활약으로 4위까지 도약할 수 있었다. 나란히 11승을 거두고 있는 소형준(21)과 고영표(31) ‘원투 펀치’에 시즌 중반부터 위력을 되찾은 엄상백(26·7승)이 선발 마운드를 지탱해주고 있다. 다소 불안한 불펜진 가운데서도 김민수(30)와 이번 시즌 중 트레이드 영입한 이채호(24)가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이들 가운데 최근 나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고영표와 엄상백, 이채호는 공교롭게도 사이드암 투수다. KBO리그 최고의 체인지업을 장착한 고영표는 최근 9연승을 달리며 에이스 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20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동안 단 3경기를 제외하고는 완봉승 한 차례 포함, 17경기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져 이닝이터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또 올 시즌 선발로 시작해 6월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고 있는 엄상백 역시 빠른 속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드가 위력을 더하면서 6월 이후 평균자책점 2점대로 안정감을 찾고 있다. 더욱이 지난 13일 삼성전에서 상대 좌타라인을 무력화시키며 6⅓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50여일 만에 선발승을 추가했다. 더불어 시즌 도중 정성곤과 트레이드 돼 SSG에서 KT 유니폼을 입은 이채호는 헐거워진 불펜 마운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트레이드 후 22경기에 나서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1.54로 만점 활약을 펼쳐 불펜의 소금 같은 존재가 됐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의 약점인 체인지업을 이적 후 마스터한 덕이다. 이들 3명의 사이드암 투수가 나란히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은 1990년대 KBO리그 최고의 사이드암 투수로 꼽히며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살아있는 전설’ 이강철 감독의 각별한 관심과 노하우 전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한 팀에서 3명의 사이드암 투수가 이렇게 성공을 거두기는 흔치 않다. 아무래도 이강철 감독이 자신과 같은 유형의 투수들에게 조언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유형 선·후배 투수간 서로 조언을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KT가 사이드암 3인방의 활약을 앞세워 3시즌 연속 가을야구 그 이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황선학기자

후손 끊겨 역사에 새겨지지 못한 ‘무명의 독립운동가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도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찾기 위해선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오는 15일 제77주년 광복절을 맞이한 가운데 ‘무명의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국가보훈처와 수원특례시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선정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로 나뉜다. 순국선열은 독립운동 등 일제에 대한 항거로 인해 순국한 인물로, 건국훈장·건국포장 및 대통령표창을 받은 사람이다. 애국지사는 일제의 국권 침탈을 반대한 사실이 있는 인물이다. 독립유공자 선정은 통상적으로 후손들에 의해 진행된다. 선조의 독립운동 활동을 입증할 만한 자료나 사후 행적 등을 후손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후손이 없는 경우에는 나라를 위해 헌신했음에도 잊힌 독립운동가가 될 처지에 놓인다. 학계에선 애국선열로 추정되는 약 15만명 중 입증자료가 부족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을 2만명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탓에 행정 기관이 직접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있다. 개인이 직접 관련 자료를 연구하거나 독립유공자의 행적 등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만큼 행정 기관이 이를 대신 진행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수원박물관은 최근 수원지역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7명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했다. 대상자는 홍영유(반제반전 격문사건), 김길준·강성문·차준석(수원예술호연구락부 결성), 홍운표(조선공산당재건운동사건), 한인택·최석규(비밀결사 소척대사건) 등 7명이다. 차준석·김길준·강성문은 수원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소꿉친구 사이다. 독립의 필요성을 느낀 이들은 1939년 수원예술호연구락부를 조직했으나 조선의 독립을 목적으로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는 죄목으로 징역 3년 이상 5년 이하의 판결을 받았다. 중앙고등보통학교 학생이었던 홍영유는 반제국주의 반전 격문을 뿌린 사건으로 체포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한인택·최석규는 경성농업학교 재학 중 독립이 목적인 비밀결사 소척대를 조직하다가 검거, 퇴학·근신 처분을 받았다. 이들 모두 후손이 존재하지 않아 행적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수원박물관은 수원시정연구원 수원학연구센터와 함께 연구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 기관의 노력에도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독립유공자 인정이 확실시되는 만큼 시민들의 제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포상 신청 이후 이러한 사실이 알려져 후손이 나타난 사례도 있기에 지역 사회의 관심이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수원박물관 관계자는 “독립운동가를 알고 지냈던 사람 등 제3자가 이와 관련한 자료를 가진 경우가 흔치 않다”면서도 “시민들의 관심과 제보가 독립유공자 발굴의 실낱같은 희망이 된다. 수원박물관 역시 적극적인 발굴 사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규·노소연기자

인천 서구 ‘탄소중립’ 역주행… GB 내 ‘전기차 충전소’ 불허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내 전기차 충전소 설치 허용 근거를 마련했는데도 인천의 한 기초자치단체가 이를 허가하지 않아 탄소중립 정책을 거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8년 2월 GB 내 자동차 전기공급시설 설치를 허용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친환경차인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부족한 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서구는 정부 기준에 맞춰 한 사업자가 신청한 GB 내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현재까지 허가하지 않고 있다. 이미 지역 내에 충분한 전기충전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게 서구 측의 해명이다. 서구 지역에 설치한 전기충전기는 1천210개로 다른 구보다 많지만 지역 내 관공서를 제외한 대부분의 충전소가 검단·청라·검암 등의 신축 아파트에 편중해 있다. 원도심에 산재한 GB를 활용해 전기충전기를 설치하면 지역 편중을 해소하고 더 많은 주민이 전기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GB가 없는 중·동구, 강화·옹진군을 제외한 다른 구에선 정부 정책에 따라 허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남동구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GB 내 전기차 충전소 허가 기준을 만들고 현재 2개의 충전소를 설치했다. 조만간 충전소를 3개 더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남동구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2021 행정안전부의 적극행정 규제해소 우수사례에 뽑히기도 했다. 현재 인천지역의 전기자동차 수는 1만8천329대에 달하지만 전기충전기는 급속 584개, 완속 4천214개 등 총 4천798개(26.2%)로 턱없이 부족하다. 인천연구원의 ‘아파트 전기자동차 충전시설과 전용주차구역 보급 방안’을 보면 전기차를 운행하는 응답자의 63.6%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매우 부족’하다고 답했다. 전기충전소 설치에 대한 허가권이 군·구의 재량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일부 기초단체가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다 보니 사업자가 법령에 맞춰 설치 허가를 신청해도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GB 내 문의나 신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GB의 본 목적을 바꾸면서까지 허가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경기옛길을 걷다]① 희망 담아 ‘자유’ 새겼지만…절망 닿아 ‘고통’ 남았네

길은 가장 확실한 인간의 흔적이다. 자주 다녀 흔적이 된 길이 있고,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길이 있다. 셀 수 없는 이들이 오간 그 길은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아직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가 한 가득인 그 길은 우리 가까이 존재한다. 특히 조선시대 한양과 지방을 이어주는 관문 역할을 했던 경기도에 많다. 지금은 ‘경기옛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 길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까. 경기옛길을 걸으며 길 위에 새겨진 이야기들을 연재해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희미하게 남은 수인선 철도의 흔적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던 지난 7월의 어느 날,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의 중고차 매매단지로 핸들을 돌렸다. 도로 한쪽에 차를 세워두고 발걸음을 옮겨 정갈하게 포장된 산책로 위에 발을 디디자 곧게 뻗은 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간단하게 촬영을 마치고 1분가량 걸어 들어가자 서호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가 눈에 띄었다. 무심코 지나칠 뻔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의 정체가 ‘옛 수인선 철로’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철로를 나무로 덮어 다리로 만들었지만, 철길 자체를 드러내 이곳이 수인선 철로였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알리고 있었다. 옛 수인선 철로는 경기옛길 삼남길의 다섯 번째 구간인 중복들길 위에 있다. 과거 수원과 인천을 이어주던 이 철도는 1937년 조선경동철도주식회사 소유의 사립 철도로 세워졌다. 일제 치하에 있던 당시 산미 증산 계획에 따라 조선의 곡식이 일본으로 대량 반출될 때 이 수인선이 사용됐다. 즉, 수인선은 일제에 의한 가혹한 수탈과 궁핍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수인선은 1977년 수원-인천 간 산업도로가 개통하면서 그 쓰임새가 줄었고, 1995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철로는 폐쇄됐고, 철길의 모습도 자취를 감췄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그 위를 지나고 있었다. 다리 입구에는 이 길 이름이 삼남길이라는 것과 모수길, 수원둘레길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덩그러니 서 있었다. 그 반대편에는 수인선에 대한 설명이 적힌 녹슨 스토리보드가 이 길의 과거를 설명하고 있었다. ■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북한강변을 따라 두물머리나루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두물머리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배다리 입구에 자리한 경기옛길 스탬프함에서 도장을 찍고 공원으로 향했다. 평일임에도 방문객들이 많았다. 가장 눈에 띈 건 곳곳에 걸린 핫도그 판매 간판이었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 두물머리 핫도그가 맛있다는 내용이 방송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두물머리의 멋진 광경보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보다 핫도그가 더 유명하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이 모인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 양수리이다. 공원 중앙에는 두물머리 나루비가 세워져 있는데, 이를 통해 이곳이 과거 나루터였음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도 광주를 오가던 나룻배가 있었고, 나루 근처에는 객줏집·술집 등이 즐비했다. 또한 이곳에는 수령이 500년이 넘는 ‘도당 할아버지’라는 느티나무가 1982년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원래 그 옆에는 ‘도당 할머니’ 느티나무도 있었지만, 1968년 5월 팔당댐이 착공되면서 1970년대 해당 구역이 수몰돼 자취를 감췄다. 나루터의 역사적 배경이나 도당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설화를 알지 못해도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두물머리를 찾고 있다. 한가로이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커플들, 그리고 조용히 사색에 잠겨 여유를 즐기는 이들까지 각자만의 방식대로 두물머리를 즐기고 있었다. ■ 임진강의 남과 북을 잇던 자유의 다리 임진강역에서 의주길 제5길 임진나루길을 따라 걸으니 임진각관광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멀리 민통선을 왔다갔다 하는 곤돌라도 보였다. 다소 까다로워 보이는 탑승절차에 곤돌라 탑승은 다음을 기약하고 임진각 광장에 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망배단이라고 쓰인 커다란 비석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허름한 다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자유의 다리였다. 어린 시절 기억과 달리 매우 낡고 허름했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그럼에도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은 자유의 다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유의 다리는 겉으로는 목재를 이용해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힘을 많이 받는 부분은 철재를 사용했다. 1953년 한국전쟁 포로 1만 2천773명이 이 다리를 건너 귀환해 현재까지 ‘자유의 다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원래 경의선 철교가 폭격으로 파괴돼 기둥만 남아 있었지만 전쟁 포로들을 통과시키고자 철교 일부를 복구하고 그 남쪽 끝에 임시다리인 ‘자유의 다리’를 설치했다. ‘자유로의 귀환’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지만, 반대로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과 함께 자리하고 있어 고향으로 갈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이들의 아픔 역시 안고 있었다. 자유의 다리를 건너 임진강 철교를 지나면 경의선 남쪽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이 나타난다. 그다음 역은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이다. 비록 철길은 끊어지고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지만 언젠간 임진각 이북으로 길을 이어가길 희망해 본다. 우리 조상들이 그랬듯 의주길을 통해 전 세계로 다시 한 번 뻗어갈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글·사진=장영준기자 / 영상촬영=곽민규PD

시흥 정왕동 킥보드 화재 [포토뉴스]

시흥=김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