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순수미술의 영역은 어떻게 구분되어 있나?’ 미술관의 아트디렉터로서 가끔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이 질문은 ‘어떤 것이 예술이고, 어떤 것이 비예술인가?’라는 질문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역대 예술사조를 거치면서 지속해서 논의된 문제이기도 한 어려운 명제다. 보편적으로 미술관에서 분류하는 순수미술의 예로는 회화, 조소, 설치미술, 영상미술, 공예, 디자인, 사진, 개념미술 등이 있다. 이러한 분류는 20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대표적이고 전통적인 영역 분류다. 다만 현재의 순수미술은 시각예술이라 불리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분류에 더해 새로운 분야를 흡수하고 변화되면서 혁신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가치의 변화가 급속으로 이뤄지고 다원화됐기 때문인데,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진화는 ‘미술(시각예술)의 가치는 무엇인가’에서 착안한 대중 지향적 요소가 다분하다. 원론적으로 기존의 ‘작품 감상을 통한 정서적 감동과 철학적 사색 유발’이라는 점은 뿌리가 다르지 않다. 과학기술 발전과 매체의 다양성으로 동반된 새로운 시각예술의 대표적인 예로는 가상공간을 이용한 VR Art나 Digital Art, 개념적 진화의 대표적 예로는 공공미술(생활예술)의 확대가 있다. 일부 계층만을 중심으로 존재했던 전통적 미술과는 현저한 목적 차이를 가진 현재의 시각예술은 더욱 많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예술적 감동과 사색을 전하려는 움직임이다. 미술관에 제한되지 않고 밖에서도 쉽게 예술적 사색을 할 수 있는 여러 매개체를 제공해주는 일인 것이다. 시각예술의 주제 또한 재미있고 가벼워지면서 친근하게 사회와 교류한다. 낙후된 마을이나 도서지방, 폐건물 등에 벽화 프로젝트를 하기도 하고, 찾아가는 미술 교육을 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적극적인 미술인들의 사회 참여는 문화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우리 시대의 시각예술은 인간(사회)과 같이 끊임없이 진화한다. 그래서 예술의 개념을 논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전문적으로 깊이 다뤄져야 할 명제이므로 위 질문에는 궁색하지만 생뚱맞은 답변으로 짧게 정리해 말해 본다. “어떤 감동과 철학적 사색을 유발시켜 우리에게 유용함을 주는가!”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시각적 창작 행위라면 어떤 매개체를 통해 전달되더라도 이 시대의 시각예술이라 일컬어도 좋지 않을까? 김이구 문화예술법인 라포애 상임이사
현장 목소리 적극 수렴... 수출 中企 구원투수 역량 발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가 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이연됐던 글로벌 무역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화물연대 파업 등의 각종 대내외적 리스크 상황에 직면한 경기도 기업들은 현장의 애로를 토로한다. 수출업계의 물류·공급망·해외마케팅 등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가 소매를 걷었다. 올 초 경기 남·북부본부가 통합한 지역의 총괄본부로서 다시 한 번 발돋움을 준비한다. 배길수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장을 만나 경기도 무역계의 현안과 향후 과제를 들어봤다. Q 현재 무역협회 경기본부의 주력 사업과 기초지자체별 주요 이슈는. A 글로벌 시장에서 전시회 등 대면 마케팅이 활성화 하고는 있으나 사실상 자력 참여가 힘든 중소기업들이 다수다. 이들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우리 본부는 올해 약 94개 기업을 대상으로 총 8회 바이어 매칭을 지원하는 오프라인 지원사업을 펼쳤다. 또 경기도 수출기업 온라인 전시회 지원사업이나 B2B/B2C 온라인 판매 지원사업 같은 비대면 사업도 전개해 140개사에게 힘을 보탰다. 현재 성남·용인·군포·부천 등 기초지자체에서도 우리 본부와 공동으로 바이어 발굴 및 매칭 상담 사업을 시행하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화상상담회나 언택트 수출상담회 등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무역업의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Q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대표적인 성과를 꼽자면. A ‘현장에 답이 있다’는 평소 소신대로 도내 수출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려고 노력한 점을 들고 싶다. 여러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경청한 결과 물류, 원자재 가격, 수출 채산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어려운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는 성과도 냈다. 아울러 취임 후 한 달에 한 번씩 기업협의회를 통한 정기 회원사와 간담회를 열고 있고, 수출현장 자문위원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월 평균 10회 정도 업체를 수시로 찾으며 업계 상황을 살피고 있다. 하반기엔 24개 기업을 대상으로 경기 물류화물 경비 절감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 최근(7월19일)엔 정부에 수출현장 목소리를 정책건의문 형태로 제출하기도 했다. Q 올 상반기 국내 무역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석유화학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 보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타격은 있을 텐데 경기도는 어떤가. A 최근 무역수지 악화는 독일, 일본, 중국, 한국 등 제조업 수출국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한국 수출의 21%가량을 차지하는 경기도도 마찬가지임은 부인할 수 없다. 올해와 같이 수출이 견고하게 이어지면서 무역적자가 나타난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경기변동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때 경기변동 요인은 지난해부터 확산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유, 구리, 아연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 모멘텀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공급망 병목으로 소진된 재고를 채우기 위한 국내 제조기업의 수입 수요 확대도 포함된다. 또 구조적 원인으로는 유가 폭등과 천연가스 수입 증가 등이 있다.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지역은 대체로 고유가 시기에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되고, 저유가 시기에 만회하는 패턴을 보인다. 경기도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전체 수입의 약 61%(올 상반기 기준)로 높으므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무역수지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Q 경기도 기업들의 어려움은 어느 곳에 방점이 찍혀 있나. A 수출 물류의 차질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되고 물류비가 상승하며 선복 부족 등 상황이 엮였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수만 봐도 코로나 이전이던 2020년 3월엔 912였는데 올해 8월엔 4천144를 기록하며 4.5배 뛰었다. 경기도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경기도의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평판디스플레이는 구리, 알루미늄 등을 필수 원재료로 사용하는데 비철금속 가격이 치솟다 보니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했다. 이에 우리 지역본부는 중소기업의 힘만으로는 타파하기 어려운 국제 정세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일환에서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대한항공 등과 ‘긴급 수출 물류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국내 최다 유럽 및 독립국가연합(CIS) 네트워크를 보유한 LX판토스와 해상-철로를 연계한 ‘복합운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공급망 관련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국가 조기경보시스템(EWS) 운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Q 빠르면 올 하반기, 혹은 내년 경기도 무역 전망은 어떨까. A 올해 경기도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향해 순항했다. 하지만 글로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반도체 수출은 견조한 파운드리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도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자동차 역시 대당 단가가 높은 전기차 수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면서 수입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유가하락세와 함께 무역적자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다소 희망적이다. 올해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제조 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제고와 수입공급망 국산화를 위한 전략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Q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수년간 기업인들의 건의를 들을 때마다 기업 승계·노사 문제, 경영 환경 개선, 기업 관련 세제 문제, 기후환경 대응, 규제 법안에 대한 정부의 통 큰 결단과 입법 처리 등에 목말라 하고 있음을 몸소 체감했다. 새로운 정부는 큰 틀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법·제도를 위한 개선에 노력해주길 바란다. 특히 코로나 이후 대면 마케팅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해야 하는 무역업계를 위한 ‘항공 운항편 확대’와, 물류난 해소 지원을 위한 ‘물류비 예산 지원 확대’, ‘범정부 물류 컨트롤타워 구축’ 등이 요구된다. Q 임기 내 목표는. A 도내 수출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9월 중순엔 경기도와 공동으로 우리 기업들의 동유럽지역 수출 촉진을 위해 시장개척단을 파견할 예정이고, 10월엔 두바이에서 열리는 뷰티전시회에 경기관을 구성해 참가할 계획이다. 그 밖에 경기도, 경기도FTA지원센터, 경기콘텐츠진흥원 등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협업하겠다. 끝으로 수출기업에 대한 노고를 이해하고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보낸다. 내수시장이 작고 광물이나 자원 수출이 힘든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은 대부분 기업의 수출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출현장 뿐만 아니라 수출을 준비하는 과정, 수출기업이 되기 위한 그 모든 순간에 우리 한국무역협회가 함께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이연우기자
김도엽(경기체고)이 제5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학생사격대회 남고부 25m 권총서 개인전 패권을 안았다. 김도엽은 31일 임실군 전북종합사격장에서 계속된 5일째 남고부 25m 권총 개인전서 총점 574점을 쏴 최인화(573점)과 이세윤(이상 서울 환일고·572점)에 앞서 우승했다. 이로써 김도엽은 지난 6월 회장기대회와 창원시장배대회서 각각 2·3위에 그친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또 남초부 공기권총 개인전서는 장동호(인천 동방초)가 총점 385.8점으로 추수(서울 방일초·380.5점)와 이한준(한국외국인학교·276.2점)을 꺾고 우승했으며, 남고부 50m 3자세 개인전서는 정주완(고양 주엽고)이 본선서 572점을 쏴 3위로 결선에 오른 뒤 결선 금메달 결정전서 16점을 기록, 유태훈(서울체고·6점)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남초부 공기권총 양손파지 허시우(군포 태을초)는 345점으로 김서준(숭덕초·332점)과 김성찬(인천 신정초·330점)을 가볍게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김영웅기자
인천시가 ‘K-반도체’의 메카로 부상하기 위한 기반 구축에 나선다. 시는 송도국제도시와 남동국가산업단지 등의 반도체기업 집적지 중 후보지를 검토해 ‘반도체 후공정 산업’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시는 다음달부터 전문가들을 모아 특화단지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특화단지 및 기반구축 공모사업에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시는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반도체 산업 특화도시로서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내세우고 반도체 산업의 메카로 떠오를 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까지 세워두고 있다. 이미 유정복 시장도 6·1 지방선거에서 주요 공약으로 인천을 반도체 패키징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다. 특히 인천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수출의 94%를 차지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에서 시스템 반도체의 한국 점유율은 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용도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나뉜다. 당장 인천의 수출품목 중 1위는 반도체이기도 하다. 지난해 인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26.5%로 수출품목 2위인 자동차(8.7%)보다 17.8%p가 높다. 인천의 반도체 수출규모는 2020년 71억7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21억8천만달러로 무려 69.9%가 증가했다. 또 인천에는 앰코코리아와 스태츠칩팩코리아 등 후공정(패키지 및 테스트) 분야의 세계 2·3위 기업을 비롯해 1천264곳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포진하고 있다. 이 같은 여건을 토대로 시는 반도체 후공정 공동활용 기반시설에 대한 기획을 내년부터 추진해 첨단패키지 기술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반도체 후공정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석·계측·시험 장비 등을 마련해 표준 인증 및 핵심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연구개발(R&D) 활동 등을 지원할 방안 역시 마련한다. 시 관계자는 “200억원 규모의 반도체펀드도 조성해 잠재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지역대학 등과의 협력을 토대로도 반도체 기업의 맞춤형 전문 인력을 양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시는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이 반도체 산업의 중간 전문인력으로 폭넓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인재 성장 경로를 인천시교육청과 구축할 예정이다. 김민기자
고교 축구의 ‘신흥 강호’ 평택 진위FC가 제55회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서 첫 패권을 차지하며 시즌 2관왕에 올랐다. 고재효 감독이 이끄는 평택 진위FC는 30일 경남 남해공설운동장에서 막을 내린 대회 최종일 결승전서 영덕고를 접전 끝에 3대2로 물리치고 패권을 안았다. 이날 우승으로 진위FC는 지난 6월 금석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 이어 시즌 2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창단한 진위FC는 첫 해 전국대회 3관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2년간 5개 대회를 석권하며 최강의 전력을 과시했다. 준결승서 ‘디펜딩 챔피언’ 서울 보인고를 3대1로 꺾고 결승에 오른 진위FC는 선취골을 얻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0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양지섭의 크로스를 정재상이 백헤딩으로 돌려놓자 이를 정찬영이 헤더로 침착하게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영덕고도 세트피스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반 37분 프리킥 상황서 박평안의 왼발 킥이 정현우의 머리로 정확하게 배달돼 헤더골을 기록했다. 1대1로 전반을 마친 양 팀은 후반 더욱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며 리드골을 넣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리고 후반 24분 진위FC 최승구의 발끝이 빛났다. 최승구는 정재상의 패스를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시켜 승부의 균형을 깨뜨렸다. 이어 최승구는 후반 32분 이건우의 쐐기골을 도와 진위FC가 3대1로 달아났다. 반격에 나선 영덕고는 후반 추가시간 전종현이 중거리 슛으로 만회골을 넣었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고재효 진위FC 감독은 “지난 대회 이후 바쁜 일정 속에 고된 훈련을 잘 따라와준 선수들이 기특하다”며 “대회에 앞서 많은 선수들이 더위 속에 훈련을 하며 부상을 입었다. 100% 전력으로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저학년 선수들이 고학년들의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고 말했다. 이어 고 감독은 “최근 좋은 성적으로 타 팀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떠올랐지만, 우리 팀이 아직까지 평택시민들께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시민들께서 저희 팀 경기를 직접 지켜보는 등 많은 관심을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택 진위FC의 이건우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상, 정재상은 득점상(8골), 봉광현은 골키퍼상, 김현서는 공격상, 백민규는 베스트 영플레이어상, 고재효 감독은 최우수지도상을 수상했다. 김영웅기자
인천지역의 도시개발·택지개발 및 재개발·재건축사업 등의 본격화로 주택 공급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 같은 주택 증가는 최근 금리 인상 등의 여파와 맞물려 집값 하락세를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시에 따르면 인천에서는 오는 2025년까지 도시개발사업 10건, 택지개발사업 2건, 재개발사업 18건, 재건축사업 5건 등 주택 개발사업 35건의 준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중 도시개발사업 10건과 택지개발사업 2건의 총사업비 규모만 16조7천700억원에 이른다. 당장 올해 준공하는 인천의 주택 개발사업은 도시개발사업 4건, 택지개발사업 1건, 재개발사업 6건, 재건축사업 2건 등 모두 13건이다. 이들 주택 개발사업에 따른 주택 공급량은 3만102가구다. 내년에는 도시개발사업 4건, 택지개발사업 1건, 재개발사업 7건, 재건축사업 3건 등 주택 개발사업 15건으로 10만4천351가구의 공급이 이뤄진다. 2024년에는 도시개발사업 1건과 재개발사업 3건 등 주택 개발사업 4건의 준공에 따라 1만7천23가구의 주택 공급이, 2025년에는 도시개발사업 1건, 재개발사업 2건 등 주택 개발사업 3건의 준공에 따라 5천111가구의 주택 공급이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25년까지 4년간 주택 개발사업을 통해 인천에서 늘어날 주택 공급량은 모두 15만5천885가구다. 이와 함께 시는 대곡3-2구역(6천194가구)과 왕길3구역(4천680가구) 등 10개 구역을 대상으로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도시개발계획 수립 등 기본절차인 구역지정 단계를 밟고 있다. 또 재개발사업 37곳, 재건축사업 10곳 등에 대한 행정절차도 추진 중이다. 이들 주택 개발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의 주택 공급량은 최소 6만 가구 이상이다. 이처럼 인천 곳곳에서 주택 공급 전망이 이어지면서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도 길어질 전망이다. 당장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인천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1월31일(-0.04%)부터 이달 25일(-0.1%)까지 25주째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는 고점 대비 3억원 이상 급락한 아파트들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상 송도 내 더샵마스터뷰21블록(84㎡)의 지난 21일 신고가는 8억5천만원으로 지난해 9월 11억9천만원에서 3억4천만원 내려갔다. 베르디움더퍼스트(84㎡)의 지난 14일 신고가는 7억2천700만원으로 지난해 9월 신고가 10억원과 비교해 2억7천300만원 하락했다. 시 관계자는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율하겠다”며 “한편으로는 주택 개발사업을 통해 많은 시민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민선 8기 경기도와 제11대 경기도의회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좀처럼 ‘개점휴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의회가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파행을 겪는 가운데 김용진 경제부지사 역시 ‘술잔 투척 논란’ 이후 전격 사퇴하면서 도정과 의정 활동 정상화 시기가 미궁에 빠지게 됐다. 31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일 취임한 뒤 민생경제 회복을 목표로 1조4천387억원이 늘어난 35조423억원 규모의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지난 21일 도의회에 긴급 제출했다. 추경안에는 앞서 김 지사가 취임 직후 결재한 ‘비상경제 대응 민생안정 종합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지역화폐 발행 지원, 도내 소상공인 대출 상환 부담 경감 등 각종 예산이 담겼다. 이 밖에도 민생경제를 위한 다양한 사업 예산이 추경안에 담겼지만, 정작 처리는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도의회 여야가 원 구성을 놓고 대립하면서 지난 12일과 19일, 25일에 각각 예정된 ‘제361회 임시회’의 1~3차 본회의가 모두 무산됐기 때문이다.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추경안 처리 역시 기약 없는 기다림에 놓인 상태다. 김 지사가 경제위기를 해결하고자 꺼내든 경제부지사 카드 역시 도의회 파행 장기화에 악영향을 끼쳤다. 경제부지사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6월 10대 도의회 막바지에 긴급으로 처리된 것을 두고 11대 도의회 국민의힘이 거세게 반발하는 탓이다. 특히 김용진 부지사가 공식 취임 하루 전에 도의회 양당 대표와 함께한 저녁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행동을 벌인 것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술에 취한 김 부지사가 홧김에 술잔을 던졌다고, 민주당은 수저로 식탁을 내리쳤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날 김 부지사는 ‘모두 저의 책임’이라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각종 논란으로 인해 도의회 파행이 길어지자 도내 곳곳에선 도정과 의정 활동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경기지역본부 경기도청지부는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내고 “도가 추진하는 정책이 올바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 도의회가 추경안 처리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경기도 중소상인 및 자영업자 자발적 시민연대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더는 경제 문제로 힘들어하는 도내 소상공인이 없도록 김 지사가 앞장서서 해결해 달라”고 호소하는 등 도정과 의정 정상화에 대한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민생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도와 도의회가 협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국가 복지사업의 척도가 되는 ‘기준 중위소득’이 내년도에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올해보다 5.47% 인상된다. 이는 지난 2015년 맞춤형 급여체계로 전환된 이후 최고 수준의 인상폭이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29일 정부청사에서 제67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고 내년 기준 중위소득을 4인 가구 기준 올해 512만1천80원보다 5.47% 인상된 540만964원으로 결정했다. 1인 가구 기준으로는 올해 194만4천812원보다 6.48% 인상된 207만7천892원이다.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증가율이 4인 가구 기준보다 더 높은 이유는 가구원 수가 적을수록 1인당 생활비가 더 든다는 점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는 지난해 말 기준 236만명인데, 이 같은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 조정에 따라 약 9만1천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된다. 추가 소요 재정은 연간 6천억원 이상(생계급여 기준)으로 정부는 추계했다. 올해보다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이 오르면서 이를 반영한 각 급여별 선정 기준과 최저보장 수준도 함께 조정된다. 기준 중위소득 대비 생계급여는 30%, 의료급여는 40%, 주거급여는 47%, 교육급여는 50% 이하 가구에게 지급한다. 4인 가구 기준으로 급여별 선정기준은 ▲생계급여 162만289원 ▲의료급여 216만386원 ▲주거급여 253만8천453원 ▲교육급여 270만482원이다. 특히 내년 증가율 5.47%는 기준 중위소득을 기초생활보장제도 기준선으로 사용하는 급여체계로 전환한 2015년 이후 역대 최고 수치다. 또한 2020년에 개편한 산출방식을 지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5%대 인상에 반대했으나, ‘저소득층에 대한 촘촘하고 두터운 지원’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이 나왔다. 박인석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이번에는 기준 중위소득을 논의·결정했고 급여 기준선 상향 조정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재산 소득환산율 조정도 같이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수기자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수사기관이 묻지마 범죄의 원인 규명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2~2016년 5년간 묻지마 범죄로 분류돼 기소된 사건은 총 27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상해는 142건 발생했고, 연 평균 28.4건에 달했다. 지난 2월 일산에선 얼굴도 모르는 여성이 60대 A씨에게 흉기로 상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 21일 김포에선 30대 B씨가 일면식 없는 중학생을 폭행해 현행범 체포되기도 했다. 문제는 묻지마 범죄 중 강력범죄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는 것인데, 같은 기간 살인(미수 포함)도 63건으로 연 평균 12.6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원지법은 화성의 한 의류매장에서 일면식 없는 종업원에게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살해한 C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묻지마 범죄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사회 안전에 불안감을 심어주는 등 해악이 크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묻지마 범죄를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묻지마 범죄가 국민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범죄와 범죄 목적을 구별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지난 2020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가중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중처벌이 실제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 지적한다. 이보다는 묻지마 범죄가 발생하는 원인 그 자체를 더욱 심도있게 들여다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범죄의 원인이 원한이나 치정 등 개인적 동기가 아니더라도 사회 구조적 모순이나 불평등 문제에서 기인할 수 있는 만큼 범행동기가 불확실하다고만 규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의자가 정신적 문제가 있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해 가중처벌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처벌로서 접근하기 보다는 공중보건이나 사회복지제도 등 사회적 안전망을 철저히 구축해 이 같은 범죄를 막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가 만든 구조적 모순에서 분노를 느끼는 사람을 가중처벌한다면 이는 국가가 자기 반성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수사기관이 묻지마 범죄라 불리는 범죄의 원인이 무엇인지 들여다 보는 노력을 하지 않으려는 것일 뿐 범행동기가 불확실한 범죄는 있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범죄의 원인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 ‘묻지마 범죄’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