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후의 주거지 고시원... 희망의 사다리가 중요하다

2018년 11월 서울 종로 한 고시원의 화재는 큰 충격파를 던졌다. 삽시간에 7명이 죽고 11명이 다쳤다. 한 명이 겨우 비켜갈 만한 복도에 하나 뿐인 탈출구마저 불길에 막혔다. 생존자들은 창문으로 뛰어 내리거나 배관을 타고 탈출했다. 그래서 월세 4만원 차이의 창문방이냐 아니냐가 삶과 죽음을 갈랐던 사고였다. 이 사고는 또한 ‘고시생 없는 고시원’의 민낯을 보여줬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휩쓸린 ‘경제 난민’들 최후의 피난처였다. 지난 주 본보에 ‘좁디좁은 방 한 켠에...매일 삶을 욱여넣다’(23일자 1·3면)라는 제하의 르뽀기사가 실렸다. ‘닭장같이 비좁은 방’ ‘창문은 사치’ ‘오늘도 벼룩잠’ 등에서 그 응달진 곳의 삶이 여전함을 새삼 확인케 했다. 고시원은 1990년대 후반부터 도시빈민층의 주거지로 전락한다. 이후 고시원은 우후죽순 늘어났다. 인천지역만 해도 2010년 169곳이던 것이 2021년에는 5배로 늘어났다. 2013년 제정된 주거 기본법은 1인 가구가 인간 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공간 기준을 14㎡로 규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도시빈민들은 좁디 좁은 고시원에서 생을 마친다. 강제 조항이 아니다 보니 14㎡는 먼 나라 이야기다. 고시원 대부분의 방 하나 면적이 4~5㎡인 것이 현실이다. 이러니 최소한의 생활집기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벼룩잠을 잘 공간만 허락된다. 창문조차 없는 방에서는 압박감이 온 몸을 조여온다. 그래서 방문을 닫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인천 계양구의 한 고시원 거주자는 “인생 마지막에 찾아오는 곳”이라 했단다. 칠흙같이 어두운 방에서 삶을 영위하다 세상을 떠난 친구 두 명을 떠올린 탓이다. 유명무실한 주거기본법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는 건축조례를 손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최소한의 공간이나 창문 확보 등은 기본 인권의 문제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 그칠 일은 아니다. 그들이 참으로 두려워하는 바는, 내일의 희망이 없는 삶 그 자체일 것이다. 그곳으로부터의 탈출에 대한 기약이 없다면 어떻게 삶을 영위해 나갈 것인가. 종로 고시원 화재 때 한 생존자의 외침들이 떠오른다. “또 다시 경제위기가 오지 않도록 정치 똑바로 해야 합니다.” “국가는 나에게 패자부활전 기회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세금이 넘쳐나는 세계 유수의 경제대국이다. 가난구제는 나라도 어렵다고만 할 게 아니다. 흔한 말로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할 때다. 그 어두운 곳에서 그들이 타고 올라 올 희망의 사다리를 내려주는 일에.

[사설] 결국은 취소된 남양주 폐기물업체 공모/정치 또 할 조광한 시장, 뭣하러 이랬나

남양주시가 폐기물 업체 선정 공고를 취소했다. “행정절차 이행에 따라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 신규허가 공개경쟁 모집 공고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였다. 공고 절차가 진행된 이후 취소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에 따른 피해 업체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행정 신뢰에 준 손상이 크다. 그럼에도 남양주시는 일련의 공모 절차를 취소했다. 그만큼 부적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본질은 시장 교체기 권력의 충돌이다. 경기일보도 지적했던 문제점을 보자. 첫째, 공모 시기가 대단히 부적절했다. 시가 ‘대형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공개경쟁모집 공고’를 한 것은 지난달 31일이다. 투입되는 사업비만 3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공고다. 그런 사업의 공고를 하필 시장 선거 하루 전에 했다. 현직 시장은 이번 선거에 안 나섰다. 무조건 차기 시장에 시정을 넘겨줘야 하는 입장이다. 그걸 굳이 선거 하루 전에 맞춘 이유가 이해 안 된다. 현·차기 시장 간 신뢰에 어긋나는 결정이다. 둘째, 공고 기간 및 심사 시점이다. 본보도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부분이다. 시가 정한 공모 기간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6일까지다. 대형 사업의 공모임에도 채 한 달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촉박하게 정한 이유는 뭘까. 여기 일반 시민도 의심하게 되는 대목이 있다. 사업자 선정위 개최일이다. 현 시장의 임기 종료일 이틀 전으로 잡았다. 선거 하루 전 공고하고, 퇴임 이틀 전 업자를 선정하는 일정으로 짜 놨다. 우연한 택일이라고 볼 수 있나. 셋째, 응모 업체의 자격 제한도 자연스럽지 않다. 참가자격 및 제한요건으로 공고일 현재(5월31일) 지역에 주된 사업장(본점 소재지)을 둔 사업자로 정했다. 그런데 ‘현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무를 수행 중인 법인(대표자 및 임원 포함)은 제한된다’고 했다. 공고일 이전에 사업장이 있지만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법인만 참가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대상이 훤히 보이는 제한을 걸 필요가 있었나. 잡음이 당연하다. 문제 핵심은 적절치 않은 공고 택일이다. 실무진이 결정한 일정일 수 있다. 시장이 밀어붙인 일정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정보가 우리엔 없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비난은 시장을 향하게 돼 있다. 그럴 수 밖에 없지 않나. 공고 책임자도 시장이고, 업체 결정자도 시장이고, 임기 끝날 것도 시장이니까. 재임 중 고생을 많이 했던 조광한 시장이다. 경기도의 부당한 감사에 맞서 투쟁했다. 그의 정치 여정이 여기가 끝이 아닐 거라는 예상이 지역에 많다. 뭐하러 이런 잡음을 남겼는지 모르겠다. 조금 일찍 손 떼는 것이 뭐가 그리 아깝다고. 안 남겨도 될, 안 남겨야 될 구설수만 남았다.

[지지대] 소비자 갑질 ‘악성 리뷰’

맛집을 검색할 때,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리뷰(review)’를 읽어보는 편이다. 이미 음식맛을 본 사람들의 평을 보고 식당에 가면 실패를 줄일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상품 구매도 마찬가지다. 먼저 써본 사람들이 성능이 좋은지, 이용이 편리한지 등의 후기를 남기면 이를 참고해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리뷰를 모두 믿지는 않는다. 소비자가 대가를 받고 그럴듯한 후기를 쓰는 경우도 있고, 직원이 소비자로 가장해 자사 피비(PB) 상품에 관한 허위 리뷰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식당이나 카페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 사진이나 호의적인 글(인증샷)을 올리면 금액을 깎아주거나 서비스를 주는 사례가 많다. 온라인 업체에서도 구매 후기를 쓰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준다. 인센티브를 주면서 영업과 홍보를 하는 것이다.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리뷰 전쟁’을 벌이고 있다. 때때로 허위·과장 리뷰 논란이 불거진다. “쿠팡의 상품평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배민(배달의민족)에 허위 리뷰는 더 이상 안 통합니다”. 업체들이 이런 식으로 투명한 거래를 강조하지만 허위·과장 리뷰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이들이라면 리뷰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자영업자들도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로 맘 고생이 심하다. 악성 리뷰에 영업을 망치기도 하고 호의적 리뷰에 하루를 잘 버티기도 한다. 황당한 것은, 좋은 리뷰를 써주겠다며 돈을 달라거나 식당에서 술이나 음료수를 요구하는 경우다. 리뷰가 자영업자들에게 중요하고, 생계와 직결돼 있음을 이용해 협박하는 것이다. 배달앱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 중 63.3%가 별점 테러나 악성 리뷰로 피해를 경험했다고 한다. 악성 리뷰로 자영업자를 울리는 ‘소비자 갑질’은 근절돼야 한다. 정부와 배달앱 기업들은 더 이상의 피해가 없게 관련법 개정 등 적극 대처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기시론] 경기도 교통난 개선 정책·실천이 중요하다

매년 6월28일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철도의 날’이다. 기간 교통수단으로서의 철도 의의를 높이고, 종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지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조선시대 말 음력 1894년 6월28일 조선 최초의 행정기구인 의정부 공무아문 철도국이 창설된 날에서 유래했다. 128년이나 된 오랜 역사만큼 열차 이름도 수많은 변천사를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 열차는 1899년 9월18일 운행한 모갈 1호였고, 그후 융희(隆熙)호, 히까리(光), 아카스키(曉), 노조미(望), 대륙(大陸)호, 흥아(興亞)호 등이 있었다. 해방 후에는 ‘조선해방자호’라는 명칭의 열차가 있었으며, 운행구간, 열차 등급에 따라 통일호, 무궁화호, 새마을호, 비둘기호 등 기억에 익숙한 열차 명칭부터, 재건호, 태극호, 맹호호, 건설호, 증산호, 백마호, 청룡호, 갈매기호, 대천호, 신라호, 계룡호, 충무호, 풍년호, 관광호, 신라호, 협동호, 약진호, 계명호, 동백호, 화랑호, 상무호 등 중장년층과 어르신들에게는 옛 추억이 담긴 열차가, 요즘 MZ세대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명칭의 열차들이 각 지역들을 운행했다. 2022년 현재 경기도는 KTX 정차역 4곳(광명, 수원, 행신, 양평)을 비롯해 고속철도, 일반철도, 도시철도, 민간철도, 광역철도가 운행되면서 전국을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의 심각한 교통난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경기도가 국토교통부에 제안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Great Train Express) A노선(파주 운정-동탄)은 착공 후 공사 진행 중이며, B노선(남양주-송도)과 C노선(양주 덕정-수원)은 올해 말 착공 예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도민 정책 제안 게시판에 1천340건의 글이 게시돼 있는데, ‘GTX’ 키워드로 107건의 글이 검색되는 만큼 경기도민들의 높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 달 출범하는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공약 중 ‘GTX 플러스 프로젝트’ 시행이 있다. GTX-A플러스는 동탄에서 평택까지, GTX-B플러스는 남양주 마석에서 가평까지, GTX-C플러스의 북부 구간은 동두천까지, 남부 구간은 병점·오산·평택까지 각 연장한다. 추가로 GTX-D는 김포부터 팔당까지 구간으로, GTX-E는 인천에서 포천까지, GTX-F는 파주부터 여주까지의 노선을 각각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공약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수립되고 이후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GTX가 완공돼 이동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앞으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장시간 출퇴근하는 도민들의 삶의 질이 더욱 향상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최정민 변호사·국가인권위원회 현장상담위원

[기고] 포스트 코로나 학생들의 성장과 변화

코로나19는 삶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됐다. 교육격차 현상이 심해졌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식사 경험과 식생활 인지의 차이는 ‘혼밥’과 인스턴트 가공식품, 간편식에 노출되면서 식생활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수행한 ‘코로나19와 교육: 학교 구성원의 생활과 인식을 중심으로’의 연구를 보면 학생들의 가정 형편 즉 부모의 소득에 따라 학생들의 식습관의 격차가 심각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교를 하지 않는 평일 점심을 먹는지 물었을 때, 상위 30% 소득 계층에서는 ‘항상 먹는다’는 비율이 65.4%인데 비해 하위 30% 저소득계층은 41.1%로 나타났다. 편의점 음식·패스트푸드를 먹는 습관의 변화는 가정경제 수준이 높은 학생은 26.7%가 ‘줄었다’라고 답변한 반면, 가정경제 상황이 낮은 학생들은 35.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제공했던 학교급식의 영양공급과 식습관 교육 등을 포함하는 생활교육을 위해 코로나19의 긴터널 속에서 더욱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첫째, 미래를 담아내는 영양·식생활교육이 필요하다. 영양·식생활교육을 실행하는 각각의 기관이나 단체 등이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학교 안팎, 가정, 지역사회교육도 고려해 세심한 계획이 이뤄져야 한다. 학교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학교 비전과 학교교육목표에 함께 성장하는 문화 확산이 절실히 필요하다. 둘째, 영양·식생활교육은 학교급식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학교 맞춤형 급식에 따른 적정 조리인력, 급식공간에 대한 재구조화, 급식비 적정화, 공공 식자재 조달 방법 개선 등 시스템 변화에 관한 개선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셋째, 변화에 능동적인 학교급식 교직원의 맞춤형 성장시스템이 필요하다. 영양교사, 영양사, 조리사, 조리실무사 등 학교급식 교직원의 힘을 모아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해 가면서 이뤄야 가능한 일이다. 공동체의 관심, 지지, 격려의 내부적이고 심리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넷째, 학교급식 만족도는 수치가 아니라 공동체의 참여와 문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결정권을 통한 자기관리 역량을 가진 학생으로 성장하기 위해 학생참여 설계의 급식, 공간에 대한 민주성, 생태·환경 연계 교육활동 등 학생참여 활동 활성화를 통해 자발적으로 변화를 만드는 경험을 통해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급식이 단체급식의 한 종류로서의 한계를 넘어 진정한 배움이 있는 식사, 그리고 식사를 구성하고 성장해 나가는 주체는 학생이 돼야 한다. 학생들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식생활을 판단하고 실천할 의지와 힘을 갖는 것, 그것이 바로 미래교육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으로서의 급식이며 영양식생활교육의 지향점이다. 구연희 경기도교육청 학생건강과 장학사

[정재철 칼럼] 윤정부는 목적세인 국세교육세와 지방교육세 하루빨리 폐지해야

교육재정의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교육세는 국세이자 목적세로 1982년에 5년 한시적으로 도입된 이래 계속 연장돼오다가 1992년에 영구세로 전환됐다. 국세인 교육세는 독자적인 세원에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세 또는 지방세액에 덧붙여서 부과하는 부가세 형태로 부과한다. 목적세는 공공서비스의 편익에 따라 조세부담을 과징하는 것으로 일종의 응익(應益)과세인데 만일 편익에 따른 부담배분이 가능한 경우라면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옹호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실시해오다가 1991년에 폐지된 방위세를 비롯 현행의 목적세인 교육세는 사용목적, 즉 용도가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만 목적세일 뿐 사실상 응익원칙과는 거리가 멀다. 단적인 예로 교육세는 과세대상인 술과 교통에너지가 교육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잘 입증되고 있다. 지방교육세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의 목적세는 말로만 목적세지 실질적인 목적세가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목적세의 도입목적은 증세를 위한 수단이거나 특정목적에의 지출보장수단으로 활용돼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목적세는 일반적으로 근대예산제도의 통일성 원칙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세정을 복잡하게 하고 경직적이며 지출의 효율을 저해하므로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채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출의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출 대상을 함께 고려해 지출을 결정하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즉 1원을 지출해야 하는 경우 여러 가지의 용도에 있어서 그것이 가져다 줄 한계편익이 최대로 되는 것에 지출해야 한다. 그러나 목적세를 통한 재정지출은 수입에 의해 지출이 결정되기 때문에 설사 더 큰 편익이 주어지는 다른 용도가 있다 하더라도 그 용도에의 지출을 막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와 반대로 목적세를 통한 지출부문에 더 많은 지출이 요구되는 경우 지출증대가 어려워진다. 또한 필요 이상으로 세수가 확보되는 경우에는 낭비적으로 쓰여져 비효율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육이 국가의 100년대계를 이룬다고 하는 지상의 과제를 달성하고자 하는 취지 하에 이 제도를 도입·실시해왔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도 여러 가지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으므로 더 이상 교육발전이라는 미명하에 비효율적인 목적세 제도를 존치시킬 이유가 없다고 생각된다. 이제 그 이유를 들어보기로 하자. 첫째, 교육부는 대학 등록금을 14년째 동결시켜 대학재정을 피폐화시키면서 목적세수로 거둬들인 재원으로 대학을 지원한다는 미명 하에 여러가지 명목으로 꼬리표를 달아 떡고물 나누어주는 식으로 대학을 통제하고 있다. 대학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교육부에 의존케 하는 시스템을 더이상 존치시켜서는 안된다. 특히 교육세의 재원 중 교통에너지환경세수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유가가 하락 내지 안정된 지난 7년동안 교육세수는 제자리였고 최근과 같이 유가가 급상승하는 경우에는 교육세수가 크게 늘어나게 돼 불안정한 세수라는 것도 문제다. 둘째, 지방교육세도 똑같이 비효율적이다. 지방교육세는 국세인 교육세중 지방세에 부가하여 징수하던 교육세를 지방세법에 이관해 징수하는 제도이다. 학령아동은 계속 줄어드는데 세수는 계속 늘어(지난7년간 56%증가)낭비적으로 쓰일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이에 더해 내국세수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정토록 돼 있어 각 교육청은 넘치는 재원으로 흥청망청 쓰고 있다 한다. 시골의 어떤 초등학교는 학생수는 40명에 불과한데 교장실에는 대형 TV가 설치되어 있는가 하면 멀쩡한 건물을 보수하거나 태블릿 PC를 무상으로 지급하는등 예산이 낭비적으로 쓰인다고 한다. 우리는 더이상 목적세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도 교육세의 목적세 제도를 즉각 폐지해아 한다. 폐지에 따른 세입부족액은 부과세목 세율조정으로 보완하면 된다. 정재철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천자춘추] 인문학의 영역에 영혼을 푹 담그다

요즘은 사람들의 정신세계와 그 정신세계가 주도하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우려 섞인 의식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도래했다. 이 현상을 다들 외면하거나 등한시 하고 싶어 하는 눈치이지만 이는 더욱 큰 인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계나 각종 문화계에서는 각성과 함께 의식의 개혁을 불러일으켜야 할 시급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인문학적 차트나 키트를 가지고 측정도구로 삼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단연코 인문학 영역으로 들어와 함께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등 마음을 찢고 황무한 정신세계를 쏟아내야 함이 맞다. 대한민국은 천민자본주의의 병을 톡톡히 앓고 있다. 문화 전반의 새로운 변이 현상을 수용하는 데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는 순위에 링크되겠지만 문제는 대안을 가져오지 않고, 현상만을 들고 들어와 일상에 유입시키고 있음으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을 잡아내거나 차단할 근거를 잃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시대를 올바른 지대로 이끌어야 할 정치계는 물론 학계, 종교계, 교육계도 맘몬 우상이란 물질론 추종에 매몰되어 인간의 가치 회복을 등한시 한다는 진단 결과를 곳곳에서 내놓고 있다. 더욱이 이를 의식하고 그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할 의식의 변화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방법론을 적용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데 있고, 그 역할론 자들에게 제 힘을 발휘할 환경과 여건이 조성되지 못함도 있겠지만, 그들마저 경제적 논리에 맥 없이 무너지고 있거나 명예나 권력이라는 탐욕에 쉼 없이 쓰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르네상스 문예부흥과 같이 대한민국에서도 심훈으로부터 시작한 계몽운동과 함께 새마을운동 내지 가나안 농군학교와 같은 의식, 일상적 개혁의 운동이 있었던 것과 같이 지금은 인문학 부활 내지 그 인문학 정신을 생활에 적용해야 할 운동이 각계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운동이 부활되지 않는다면 이 사회의 병적이고도 도덕적, 윤리적으로의 중심이 허물어져 그 대안으로서의 방법론과 현상을 분별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폐단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인문학적 마인드 구축 내지 이를 각계에서 가르치고 토론하고 논하는 등 일상적 현장으로 도입하여 인간의 참된 가치와 역할을 회복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그렇지 않는다면 인류에게 임할 인적 재앙으로부터 가슴을 치고 통탄할 현상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서로가 서로를 원망하고 공격의 태세를 멈출 수 없는 형극이 연출될 수도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충재 시인·문학평론가

청소년 인성교육 전 세계 전파... ‘희망의 꽃’ 심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시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며 그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한 인물이 있다. 기독교지도자연합(Christian Leaders Fellowship) 설립자이자 국제청소년연합(IYF) 설립자인 박옥수 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지난 2년여 동안 “어려울 때 고통받는 곳에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 마음에 희망을 전파해야 한다”며 더 활발히 움직였고, 온라인과 각종 매체를 통해 세계 곳곳에 복음을 전했다. 특히 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126개국에 온라인으로 방영된 ‘박옥수 목사 성경세미나’를 통해서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파했다는 평을 받으며 민간 외교관 역할도 했다. 그를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물질 풍요보단 정신적 빈곤 시기, 청소년 인성교육 세계 곳곳 전파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박옥수 목사는 이달 초까지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 3개국을 순방하고 돌아왔다. 인터뷰를 위해 최근 만난 그는 활발한 대외활동에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남미 국가들과 청소년 인성교육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며 “IYF에서 세계 각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마인드교육’이 청소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을 지혜롭고 건전하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옥수 목사는 국제청소년연합(이하 IYF)의 설립자로서 세계 곳곳의 청소년을 위한 인성교육을 알리는 데에 집중해 왔다. 지난달 31일에는 박 목사는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Mario Abdo Benitez) 파라과이 대통령과 만나 파라과이 청소년 인성교육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며 마인드교육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 베니테스 대통령은 “IYF의 마인드교육이 교육 현장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며 마인드교육의 공교육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한다. 이후 실무 협의에서는 마인드교육 시범학교 선정, 교사양성 등의 구체적인 도입 계획이 논의됐고, 조만간 교육 실무자가 진행을 협의하기 위해 한국에 파견될 예정이다. 박 목사는 “청소년들의 생각과 마음에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줘야 미래가 발전하고, 국가 시스템도 올바로 갈 수 있다”면서 “이것이 마인드 교육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최근 남미 3개국 방문 끝에 독일에 들른 박 목사는 이 곳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나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독일 선교회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피해 온 난민 1천500명 가량이 모여 함께 노래 부르고, 합창하고, 설교를 한 것이다. 박 목사는 “이 곳에 온 난민들이 ‘고향을 떠나 와서도 전쟁이 이어지고 있어 마음이 쉬지 못했는데 영혼이 위로받는 행사였다. 위로가 필요할 때 꼭 필요한 자리였다’는 말을 할 때 참으로 기뻤다”고 말했다. ■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성경으로 희망 전해야 코로나 시기 박옥수 목사가 전 세계에 전한 설교는 코로나19 사태로 두려움에 빠진 사람들에게 ‘죄 사함’의 기쁨과 구원의 확신을 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박 목사 설교의 핵심은 로마서 3장 23~24절이다. 그는 “로마서 3장 23절에서는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24절을 보면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고 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우리의 모든 죄를 다 씻으셨는데, 여전히 교회가 교인들을 죄인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수님의 죄 사함을 얻고, 올바른 신앙을 가지면 마음이 기쁘고 삶이 즐겁다. 성경의 참뜻을 알려주니, 코로나19 속 많은 이들이 마음에 평안함이 깃들었다 하더라. 나도 매우 기뻤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프리카 가나 방문 시 영부인의 부탁으로 임종 전에 있는 존 아타밀스 대통령을 만나 기도를 해드린 적이 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신 분인데 죄인이라면서 두려워 하시더라. 대통령께 ‘죄인인 줄 어떻게 아셨나’ 물으니 ‘내가 죄를 지었으니까 죄인이다’라고 하셨다. 이에 ‘각하의 죄에 대해 하나님이 어떻게 판결하셨는지 성경에 있다’ 말씀드리고 로마서 3장 23~24절을 읽어드렸다. 그러자 죄 사함을 받고 평온해지시고 기뻐하며 그 다음날 세상을 떠났다”면서 “죄 사함을 받으시고 기뻐하시는 분들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CLF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말했다. CLF는 전 세계 기독교 지도자들이 연합하고 교류하는 범세계적 기독교단체다.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뉴욕 CLF 월드 컨퍼런스, 홍콩 CLF 아시아 컨퍼런스, CLF 월드컨벤션 코리아 등 100여 개국이상에서 포럼과 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열었다. 지금까지 약 36만여 명의 목회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박 목사는 “한국의 목회자들은 대부분 성경을 자기 생각대로 설명하고 정확한 죄 사함의 방법을 전하지 못해 많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정확한) 복음을 전해서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달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7월에는 세계 각국 장관과 대학 총장, 교정청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IYF월드캠프와 포럼이 열린다. 이후 호주와 이스라엘, 미국 칸타타 투어 등을 활발히 이어가며 많은 분들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로 마음 나눌 때 행복”… 화합의 장 초대 물질보다는 인성, 마음, 정신 건강이 중요한 시기, 박옥수 목사는 국제청소년연합(이하 IYF)의 설립자로서 세계 곳곳의 청소년을 위한 인성교육을 알리는 데에 집중해 왔다. IYF는 2001년 설립돼 도전, 변화, 연합의 정신으로 국제적 감각을 갖춘 지도자를 양성하고 청소년을 선도·교육하는 국제 NGO다. 차세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리더십 훈련을 통해 강한 마음을 가진 젊은 인재를 양성하는 목적으로 해마다 월드캠프를 진행 중이다. 25회째를 맞은 올해는 7월3일부터 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2022 IYF 월드캠프’가 열린다. 60개국 2천700여 명의 대학생과 청소년, 각국 청소년부·교육부 장관과 대학 총장 등이 참석하는 대면 행사로 마련됐다. ■ ‘The World Connected(연결된 세계)’...세계 시민과 함께 현재를 나누다 ‘The World Connected(연결된 세계)’를 모토로 개최되는 이번 월드캠프에서는 IYF 설립자 박옥수 목사의 ‘마인드 강연’과 명사 초청강연, 클래식 음악과 각국 전통 댄스 등 문화공연, 한국의 K-Culture를 비롯해 각국 문화를 체험하는 ‘아카데미’와 시민들과 함께하는 세계 문화 박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지난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열렸다가 모처럼 만에 대면행사로 만나게 됐다. 박옥수 목사는 이번 ‘2022 IYF 월드캠프’에서 세계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인드교육에 나선다. 마인드강연을 통해 바쁜 경쟁사회 속에서 외면해왔던 마음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인생의 참된 가치와 행복을 발견해 분명한 목적을 설정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20여 개국 총장 및 학장 40여 명이 함께하는 ‘제8회 세계대학총장포럼’과 30개국 청소년부·교육부 장·차관들이 참석하는 ‘제10회 세계청소년부장관포럼’이 각각 6일과 7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열린다.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 세계의 청소년부 장관 및 관계자들이 한국에 모여 자국 청소년 문제의 실태와 원인, 해결책 등을 나눈다. ■ 세계 문화, 음악 공연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 세계 최정상 러시아 음악가들과 2015 독일 마르크트오버도르프 국제합창제 최고상(혼성부문 1등상) 및 특별상을 수상한 그라시아스 합창단, 세계 최정상의 러시아 음악가들이 클래식 음악을 선사하는 무대도 마련됐다. 해외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준비해 온 다양한 공연을 선보여 각 나라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엿보고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일주일 간의 여정이 끝나는 폐막식은 9일 오후 7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세계 문화공연 및 그라시아스 콘서트로 꾸며진다. IYF는 2001년 설립 당시부터 ‘마음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청소년교육과 연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청소년들의 올바른 인격 형성과 바른 성장을 목표로 많은 학생을 변화시켰다. 박옥수 목사는 “사람은 서로 마음을 나눌 때 행복해진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가 내 경험이나 생각과 다를지라도 말하는 사람의 상황과 마음을 헤아리면서 공감하고, 서로 마음이 같아진다면 우리 삶은 더 행복하고 따뜻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