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과 국민의힘 유정복 전 시장의 ‘시장 선거 리턴매치’가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성사됐다. 박 시장과 유 전 시장은 인천의 각종 현안과 시정 성과를 두고 불꽃튀는 ‘팩트’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는 이들 전·현직 시장의 아성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면서 이번 시장 선거의 구도를 ‘3파전’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2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박 시장은 25일 예비후보 등록을 끝내고 이번 시장 선거의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다.박 시장은 다음달 초께나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었지만, 국민의힘 유 전 시장의 후보 확정으로 일정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민의힘의 시장 후보로 확정된 유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시장 선거에 이어 박 시장과의 리턴매치를 벌인다. 박 시장은 이번 시장 선거의 리턴매치 구도를 ‘거짓과 진실의 대결’로 보고 있다. 당장 박 시장은 유 전 시장이 최근 자신의 성과로 지역화폐인 ‘인천e음’ 카드를 발표한 것에 대해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역화폐인 인천e음 카드의 전신은 사실상 유 전 시장이 2018년 상반기에 내놓은 ‘인처너’ 카드이지만, 캐시백 등을 통한 228만명의 이용자 확보 등은 민선 7기 시정에서 거둔 최대 성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시장은 이 같은 시정 성과와 관련한 공방이 선거일까지 계속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유 전 시장이 민선 6기의 성과로 주장 중인 제3연륙교 등에 대해서도 진실 공방을 벌일 계획이다. 박 시장은 “민선 7기가 치열하게 투쟁 중인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도 유 전 시장은 본인이 모두 해결했다고 일방적으로 우기고 있다”며 “한복과 김치를 자기네 것이라 외치는 일부 외국인의 행태가 떠오른다”고 했다. 유 전 시장은 이미 가시화 단계에 들어선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및 국립해양박물관 건립사업을 비롯해 시가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뮤지엄파크 건립사업 등을 민선 6기의 성과로 강조하며 박 시장과의 역량 차이를 부각시키고 있다. 또 민선 7기 시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막혀 현안으로 자리매김한 미추홀구 용현동의 인천드림업밸리 건립사업 현장 등을 방문해 문제 해결을 약속하며 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발KTX의 개통이 4년여 늦어진 원인을 박 시장의 탓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유 전 시장도 이번 선거가 박 시장과의 맞대결로 보고 민선 7기의 현안과 문제 등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유 전 시장은 “이번 시장 선거에서 박 시장의 무능에 대해 계속해서 물어볼 것”이라며 “(박 시장의) 무능, 무책임, 불통에 대한 현실적인 논거가 다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일 예비후보 등록을 한 정의당 이 전 대표는 이날 제14회 기후변화주간에 맞춰 영흥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등을 ‘인천형 그린뉴딜 정책’으로 제안하면서 박 시장과 유 전 시장에게 도전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들 전·현직 시장을 기득권으로 보고 대안을 희망하는 유권자 등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이번 시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이번 시장 선거는 서로 잘 아는 전·현직 시장의 리턴매치가 가장 중요한 요소할 전망”이라며 “이들 전·현직 시장은 인천의 현안과 시정 성과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통해 비교우위를 점하려고 계속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여야 인천시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나설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후보를 뽑기 위한 내부 경선에 돌입한다. 민주당 시당은 기초단체장(군수·구청장) 경선은 오는 26~27일, 광역의원(시의원)은 27~28일, 기초의원(군·구의원)은 28~29일에 각각 치를 예정이다. 또 국민의힘 시당은 기초단체장은 27일부터 경선에 돌입해 TV토론회(27~28일) 등 29일까지 경선을 치른 뒤, 30일에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인천시장 선거를 위한 필승 전략은 바로 ‘지난 4년의 성적표’입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시장 선거를 위한 필승 전략으로 지난 4년간의 성과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유일한 수도권 광역단체장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만큼 민선 7기의 성과를 통해 이번 시장 선거를 반드시 승리할 계획이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Q. 최우선 공약과 세부 계획은. -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인천e음’을 국내 최고의 지역화폐로 키워낸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공공금융플랫폼 ‘인천e음뱅크’를 설립하겠다. 또 국내 최초이자 최대규모의 창업기관인 ‘스타트업파크’를 유치한 저력을 살려 글로벌 스타트업 창업대학과 스타트업 육성기관을 조성해 창업가를 대거 양성하겠다. 인천혁신모(母)펀드 3천억원을 포함한 창업자금 3조원 역시 지원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인천 어디에 살아도 10분 안에 찾아갈 수 있는 공원과 녹지, 철도역과 문화시설 등 지역 랜드마크를 만들고, 인천지하철 3호선과 친환경 교통수단인 트램 노선을 구축해 순환 교통망을 완성하겠다. 교통망이 집중 교차하는 16곳에는 ‘트리플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어린이집 필요 경비와 아이돌봄서비스를 지원하는 ‘완전 무상 돌봄’, 수도권매립지에 뉴욕 센트럴파크의 2배 규모로 도심 생태공원 ‘시민 에코파크’를 조성하는 공약 등도 준비하고 있다. Q. 시급한 현안과 해결 방안은. -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계층별 특화 혜택을 담은 다양한 카드를 출시하고 캐시백 혜택을 이어가는 인천e음 시즌2를 시작하겠다. 특히 서울 일극주의로 인한 인천의 환경오염도 반드시 막아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매립지 종료는 물론이고 친환경 미래 에너지를 만드는 수소생산클러스터와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등을 추진할 것이다. 또 양질의 일자리와 창업 환경 조성은 기본이고, 산업단지의 정주여건과 문화여건을 혁신해 일과 삶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아울러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청년 워라밸 주택’과 청년월세, 청년자산형성 3종 세트인 ‘드림패키지’ 등을 추진할 것이다. Q. 이번 지방선거의 필승 전략은. - 역대 최초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종합대상 수상, 행정안전부 주관 지방자치단체 재정평가 3년 연속 우수·최우수 기관 선정,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가 도시경쟁력 종합 1위 등은 모두 민선 7기에서 달성한 기록이고 시민과 함께 이룩한 쾌거다. 시민들은 능력있는 시장을 원한다. 인지도나 대통령의 후광에 기댔다는 것만으로 지역을 발전시킬 일꾼을 뽑진 않을 것이다. 인천 전체의 지방선거를 위한 필승 전략은 시장 후보의 공약과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들의 공약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추진할 수 있는 ‘원팀 정책공약’을 마련하고 모든 후보가 함께 나서는 합동 유세도 준비하고 있다. Q. 시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 4년 전 인천을 비하하는 망언에 자존심이 상해 이를 악물고 선거를 치렀다. 시에 씌워진 ‘재정위기 주의 단체’라는 오명에 자존심이 상해 채무를 줄인 끝에 3년 연속 ‘재정 우수도시’로 거듭났다. 인천을 키워야 할 시민의 소비가 지역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실정에 자존심이 상해 우리나라 최고의 지역화폐인 ‘인천e음’을 정착시켰다. 30년 넘게 시민들에게 고통을 준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억지에 자존심이 상해 ‘쓰레기 독립’을 선언하고 ‘환경특별시 인천’으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인천의 자존심을 살리고 시민의 자긍심을 세우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부은 지난 4년이었다. 그동안 해결한 인천의 해묵은 난제들과 한창 해결되고 있는 일들을 봐주시길 바란다. 인터뷰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 “인천의 잃어버린 4년을 되찾기 위해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유정복 전 인천시장은 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 예비후보, 심재돈·안상수·이학재 시장 예비후보 등을 아우르는 ‘원팀’ 전략으로 승리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유 전 시장과의 일문일답. Q. 최우선 공약과 세부 계획은. - 공약의 큰 방향은 지역간·계층간·세대간 3대 균형 발전·성장 프로젝트 추진이다. 지역간 균형발전 전략으로는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통한 도심단절 해소, 뉴홍콩시티 건설을 통한 새로운 미래도시형 국제도시의 완성, 원도심 내 주차공간·문화체육시설 확충·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계층간 균형 성장을 위해 장애인·탈북자·다문화 가족, 저소득계층 등에 대한 특단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종전 인천시에서 추진하는 방식이 아닌 근본적으로 혁신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 이와 함께 세대간 균형 발전을 위해 인천 청년들에 대한 지원 체계를 새롭게 마련, 청년들이 희망을 갖게 하겠다. 또 어르신들과 보훈 가족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Q. 시급한 현안과 해결 방안은. - 먼저 민선 7기가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멈춰서 있는 현안들을 정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경인고속도로·경인선 지하화는 민선 6기 인천시장 재임 당시에 공약했던 것인데,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경인고속도로·경인선 지하화 사업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상부공간에는 주민편의 시설을 설치해 양질의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인천발KTX 역시 지난 2014년 선거에서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사업이다. 국가 철도망 계획에 포함하는 것부터 예타 등 각종 행정절차를 빠르게 끝냈다. 그러나 민선 7기가 들어서면서 인천발KTX 개통을 연기해 시민의 불편을 외면했다. 인천발KTX 사업을 정상화해 민선 6기 이후 꿈꿔왔던 인천의 미래·비전에 대한 계획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특히 민선 7기가 지하도상가 상인들을 만나지 않는 등 불통의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 대규모 사업 등을 추진하려면 시민의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인천 발전을 위해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Q. 이번 지방선거의 필승 전략은. -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군수·구청장 및 광역·기초의원 등 모든 국민의힘 후보들이 함께하는 ‘원팀’ 전략으로 나서려 한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올바른 국정 운영을 하는 데 뒷받침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시장 후보의 경쟁력이 군수·구청장 후보의 선거운동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므로 관련 예비후보들과 자주 만나 소통하고 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군·구청장 등 경선 후보자를 결정하면 각 지역 후보들과 원팀 정신으로 동행하면서 민원 현장을 살피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장후보 경선에서 경쟁한 심·안·이 예비후보들과도 지방 권력 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함께 선거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시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시장 선거는 인천의 미래와 300만 시민의 삶을 좌우할 대표를 뽑는 선거다. 투표로 뽑힌 대표가 어떤 마음가짐과 비전, 경륜을 갖고 일하느냐에 따라 그 도시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 오랜기간 행정과 정치를 하면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둬왔다. 도덕성이나 청렴에 있어서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300만 시민들 사이에서 “인천이 좋아”라는 얘기가 저절로 나올 수 있게 인천을 품격의 도시·미래의 도시·쾌적하고 안전한 도시로 반드시 탈바꿈할 비전을 선거운동 기간에 알리겠다.
2년1개월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경기도내 예술인들의 활동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침체됐었던 문화예술계를 회복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것은 예술인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듣고자 경기도내 5만여명의 전문예술인을 이끄는 김용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경기도연합회장(59)을 만났다. 때마침 경기예총은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하며 더 나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위기가 계속됐었다”며 “이제는 예술인들도 다양한 방향으로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 가야 할 시기다. 경기예총이 그 고민을 함께 하며 경기도 예술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자신있게 밝혔다. Q. 드디어 코로나19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예술인들에게는 더더욱 반가웠을 것 같다. A. 그렇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공연장과 전시장은 문을 닫거나 제한적으로 운영됐다. 무대가 필요했던 예술인들에겐 절망적이었고 작은 무대라도 절실했다. 이 가운데 예술인들은 ‘유튜브’를 활용해 온라인 무대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 무대는 대면 무대보다 현장감이 떨어졌으며 ‘비대면 무대’에 익숙하지 않았던 예술인들은 서툴 수밖에 없었고 관중들 역시 현장감이 부족한 무대에 실망하기도 했다. 다시 관객과 만날 수 있고 마음껏 예술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예술가들이 들뜬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Q. 코로나19 이후 예술활동 환경과 생태계가 크게 변했다. 코로나 이전과 달리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는 예술인들의 자세도 남다르겠다. A. 코로나19로 온라인 시대가 빠르게 다가온 만큼 예술인 역시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좌석 간 거리두기 없이 관중석을 채울 수 있으며 버스킹과 같은 야외 공연 역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이제는 대면을 중심으로 활동하되, 온라인과 함께 병행해 활동해야 한다. 지난 활동을 토대로 도민들이 원하는 공연, 무대, 전시, 활동, 프로그램을 조사한 뒤 새로운 방향으로 순환시켜야 한다. Q. 언급하신 것 처럼 이제 온라인 공연은 시대 흐름에 따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낯설게 여기는 예술인들이 더 많은 게 사실인데. A. 코로나19 1년 차엔 예술인들이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아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1만~2만여명의 참여자들이 생길 만큼 온라인 공연에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젠 이러한 경험들을 경기예총과 예술인 개개인만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도민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대면 현장 이외에 어떤 것을 온라인으로 담아낼 수 있는지, 온라인으로 도민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등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해야 한다. 온라인 콘텐츠가 자리 잡는다면 이는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수익이 될 것이고 예술인들은 더 좋은 콘텐츠를 발굴해낼 것이다. Q. 그렇다면 경기예총 차원에서 준비 중인 게 있나. A. 물론이다. 현재 메타버스 전시장과 공연장을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면 전시와 공연을 주로 하지만 언제든지 관중들이 원하는 시간에 전시와 공연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가상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가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전시는 참여 예술인의 작품 설명이 가능하며 관중들이 직접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런 가상 공간에서 예술인과 도민들은 자유롭게 만나 의견을 주고받는다면 경기도의 문화예술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다. Q. 경기예술인대회, 지구촌 예술축제, 경기종합예술제 등 경기예총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올해 눈여겨 볼 행사에 대해 소개 해달라. A.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예술인들의 기대감이 높다. 2년 동안 비대면으로 진행됐던 행사들을 올해는 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어 도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들을 준비 중이다. 특히, 6월2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는 경기예술인대회를 시작으로 7월 지구촌 예술축제, 10월 경기종합예술제 등 예술인과 도민들이 원하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올해 행사는 대면 공연뿐만 아니라 생중계를 진행할 예정이라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Q. 지난 2월 경기예총이 경기도에서 ‘전문예술단체’로 인정받게 됐다. 예술단체로서 뜻 깊을 텐데, 이전과 위상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경기예총은 경기도내 유일한 ‘전문예술인이 모여있는 단체’라고 할 수 있다. 순수 예술을 활용해 경기도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경기예총의 역할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문예술단체로 활동을 하는 데에 몇몇 걸림돌이 있었다. 이를 해결해준 것이 ‘전문예술단체 지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민간단체와 협력한 활동과 경기예총의 사업만 진행할 수 있었다면 전문예술단체로 인정받은 후 공공단체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거나 위탁 사업을 꾸릴 수 있다. 실생활에서 도민들의 수요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예술단체가 경기예총이기 때문에 더욱 도민 친화적인 사업을 구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각 시군 특성에 맞는 경기문화체전을 개최해 전문예술인은 경연을 아마추어 예술인과 도민들은 축제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다. 경기도 전역에서 문화예술 축제가 활발해진다면 문화예술 향유의 폭이 넓어지며 또 하나의 관광 테마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Q. 경기예총이 올해 6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시간을 토대로 경기예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경기예총은 지난 60년간 도민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왔다. 예술인이 무대에 올라 즐거울 뿐만 아니라 도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이었다. 이제는 무대 밖에서 도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예술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경기예총은 올해 평생학습교육을 통해 도민들이 문화예술을 더욱 가까이하고 교육으로 더 많은 전문 예술인들을 발굴하려 한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1차원적인 교육이 아닌 예술인의 교육과정을 세분화시켜 보다 문화예술의 기초부터 심화과정까지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게 할 것이다. Q. 전문 예술인을 발굴하는데 필요한 지원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예술인들의 무대, 예술인들의 회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경기도의 무대는 예술인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다. 5만여명의 예술인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그릇이 필요하다. 도내 예술인이 한데 모여 더 좋은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더 좋은 공연을 해나갈 수 있는 문화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 경기도와 예술인, 도민들의 특성과 수요를 잘 이해해 이에 맞는 문화공간이 생긴다면 경기도의 문화예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시간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심히 오락처럼 시계를 바라본 적 있는가. 없다면 조용할 때 그렇게 시계를 한번 들여다보면 필자처럼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지 모른다. 디지털이 아닌 초침·분침·시침이 움직이는 아날로그 시계여야 한다. 종종걸음 하는 시계의 초침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숨이 막힐 듯한 압박을 느낀다. 겅중겅중 뛰는 분침을 보고 있으면 뭔가에 쫓기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움직임이 거의 없는 시침을 바라보면 속이 터질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이것이 열심히 일하느라 미처 발견하지 못한 현재 ‘나’의 모습이다. 우리는 늘 그렇게 무엇에 쫓기듯 오늘을 살고 있다. 많은 철학자와 선지식인들이 과거와 미래를 잊고 오늘 지금 열심히 살라고 했다. 과거와 미래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미래가 없으면 희망이 없고 과거가 없으면 성찰이 없다. 과거와 미래를 버리라는 게 아니라 부질없는 미련(과거)과 욕망(미래)을 위해 오늘을 희생시키지 말라는 경고다. 오늘 현재를 충실히 살면 반드시 오고야 마는 내일이 되면 어제의 오늘은 과거가 된다. 또한 반드시 오게 되는 내일은 오늘의 미래다. 결국 과거와 미래는 ‘오늘’이 만든 결과다. 지난 일에 미련을 두고 다가올 미래를 고민하며 오늘을 소홀하게 하면 과거도 미래도 함께 희생당한다. 오늘이 없는 사람에게는 과거와 미래도 없다. 그저 바람처럼 지나가는 세월일 뿐이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1989년 톰 슐만(Tom Schulman)의 소설 『죽은 시인의 사회』를 원작으로 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개봉되자 한동안 이 말이 유행했다. ‘오늘 지금을 즐겨라’는 뜻이다. 명문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 부임한 국어 교사 존 키팅과 제자 6명이 벌이는 이야기로 틀을 깨고 자유로운 이상을 가지라는 교육소설이다. 출세를 위해 틀에 박힌 교육을 받는 제자들에게 키팅이 “카르페 디엠!”하고 외친다. ‘카르페 디엠’이란 말은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의 시에 처음 등장한다. 『송가(頌歌, Odes)』 제1권 열한 번째 작품 「묻지마라, 아는 것이」의 마지막 구절이 ‘내일은 믿지 마라. 오늘을 즐겨라(Carpe diem)’다(호라티우스 『카르페 디엠』, 민음사, 2021, p.33). 이 말은 단순히 먹고 즐기자는 게 아니라 오늘(지금)에 충실해야 아름다운 과거도 희망찬 미래도 생긴다는 의미다. 호라티우스는 제1권 세 번째 작품 「그렇게 너를 퀴프로스의」의 마지막 구절에서 ‘인간에게는 못 할 일이 없었다 / 우리는 어리석게도 하늘을 도모하며 / 우리의 범죄로 유피테르가 / 성난 번개를 던지도록 만들었다’(호라티우스 『카르페 디엠』, 민음사, 2021, p.20)라고 했다. 유피테르(Jupiter)는 로마신화의 최고신이며 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다. 인간의 욕심이 도를 넘으면 신이 벌을 내린다. ‘미래의 창고’를 채우려는 마음이 욕심이다. 카르페 디엠은 미래의 창고를 채우려고 ‘오늘(지금)’을 소홀히 하면 미래의 창고는 텅 빈다는 지혜를 담은 시다. 김호운 소설가·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둘러싼 정쟁이 일단 소강상태에 놓여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찰 개혁 중재안을 국회가 극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여야 간 극단적인 대치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던 정국에서 국회는 이번 주 중 ‘검수완박’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소속 민형배 국회의원의 ‘위장탈당’이라는 꼼수까지 동원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에 ‘검수완박’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 국무회의 의결이라는 초강수의 속도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까지 강력히 반대하는가 하면, 검찰·법원·시민단체 등도 일방적인 의회 폭주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극단적인 대치가 이어지던 정국이 일단 국회의장의 중재안으로 봉합된 것은 다행이다.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원칙으로 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6대 중대 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로 축소해 한시적으로 유지하지만, 1년6개월 뒤 미국의 FBI와 같은 ‘중대범죄수사청’을 출범시켜 이것도 폐지하는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검찰개혁법을 4월 중 처리하고 시행을 4개월 유예하기로 했으며, 중수청 출범 등 사법 체계 개편을 논의하기 위해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국회의장 중재안에 대해 검찰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국회합의는 여야의 야합으로 이뤄진 국회 폭거”라고 주장하면서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검수완박’ 법안에 반발하며 사표를 냈다가 반려됐던 김오수 검찰총장은 다시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대검 차장,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고검장도 모두 사표를 제출했다. 또한 일부 지검장을 비롯한 일선 검사들의 사표 움직임도 있어 초유의 검찰 공백사태가 우려된다. 검찰은 이번 중재안이 “사실상 기존 ‘검수완박’ 법안의 시행시기만 잠시 유예하는 것에 불과하다” 며 “중재안 역시 유관기관이 모여 제대로 논의 한 번 하지 못한 채 목표시한을 정해놓고 추진되는 심각한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특히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에서 선거·공직자 범죄를 빼, 사실상 정치인에 대한 검찰수사를 봉쇄하는 것은 여야의 야합이라는 것이다. 국민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법안은 졸속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여야 합의라고 해도 70여년간 시행된 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법안을 단 2주 만에 속도전으로 처리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에 어긋나는 입법행위다. 국회는 검찰 개혁 방안을 국민의 관점에서 좀 더 시간을 갖고 충분한 여론 숙의 과정을 거쳐 법안을 마련해야 된다. 졸속으로 법안을 처리하게 되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국회가 인식하기 바란다.
거물이라며 관심을 모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탈락했다. 패배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자들에 감사를 표했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되고 싶었으나, 물살은 세고 저의 힘은 부족했다. 여기가 멈출 곳이다.” 그러면서도 경선의 불공정을 지적하며 강한 분노를 표했다.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결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권력의 칼춤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며 상대 정파에 대한 저주의 일침을 서슴치 않았다. 아름다운 패배란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선거가 그렇듯이 유 전 의원의 뒷모습이 씁쓸하다. 전문성과 정치력을 갖춘 그였기에 초선에 패배한 충격이 클 법 하다. 이런 개인적 정서는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어떤 토도 달지 않겠다. 다만, 그의 등장과 20여일간의 캠페인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의 등장이 ‘거물론’을 앞세워 요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거물’이 다른 정파에도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도 ‘거물론’은 계속 경기지사 선거판에 어른거릴 것이기 때문이다. 거품으로 시작한 만큼 받은 실망감이 크다. 그가 던졌던 정책과 공약은 시종일관 수박 겉핥기였다. 지역민이 듣고 싶어 하는 핵심에 전혀 다가가지 못했다. 전문가적 식견이라기보다는 잘 다듬은 상식의 의견이었다. 가장 뜨겁게 논쟁을 벌였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예로 보자. TV토론에서 GTX의 문제로 민자 투자를 지적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문제는 민자로 했다는 것이다...비싸지고 결국 도민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 도민에 관심을 끌려는 지적으로 보이긴 했다. GTX의 역사적 흐름, 즉 경기도 역사를 검토하지 않은 지적이다. GTX는 김문수 도지사 때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특보였던 이한준씨의 아이디어로 당시로서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실현성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더구나 수도권에 투자해야 하는 사업이다. 국가균형발전론과 배치됐다. 정부가 해줄 리 없었다. ‘타당성 있다’는 용역 결과가 나와도 거들떠도 안 봤다. 울며 겨자먹기로 민자를 택했다. 이 역사를 안다면 지금 와서 국비 타령은 옳지 않다. 군공항이전 문제도 겉핥기는 마찬가지다. 유 전 의원은 ‘국방위원 8년’ 활약하며 대구공항을 이전 시킨 경력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 또는 중앙 정치권에서의 역할을 내세운 듯 하다. 군공항이전의 현재 절차와 맞지 않는다. 수원군공항이전이 막힌 곳은 화성 지역이다. 중앙 정부는 이미 찬성했다. 국방부는 담당 부서까지 정해놨다. 오로지 한 곳, 화성의 반대가 막고 있는 것이다. 이걸 안다면 지역 인센티브를 말했어야 했다. 아니면 반대를 무력화할 법 개정을 말했어야 했다 모르는 이들이 들으면 그럴듯한 논리, 지역민들이 들으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논리. 이게 경제 전문가, 정치 거물이라는 유 전 의원의 20여일 어록이다. 능력자임은 틀림 없는데, 그가 왜 이랬을까. 간단하다. 학습이 되지 않았다. 거물로 밀고 들어오기엔 경기도가 너무 컸다. 이제 알았을 것이다. 유 전 의원은 등판하지 말았어야 했다. 거물론에 불을 지폈던 일부 언론들, 홍위병을 자청했던 일부 댓글러들 책임이 크다. 멀쩡한 정치인을 그들이 정계은퇴로 내 몬 꼴이다. 아닌가. 윤심(尹心) 따질 것 없다. 그런 벽은 누구에나 있다. 유 전 의원이 그걸 못 넘었다. 대구 홍준표는 윤심(김재원)에 박심(유영하)까지 있었다. 그 걸 다 넘어섰다. 그런 홍은 거물이라 불려도 괜찮다.
‘포켓몬 빵’이 인기폭발이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빵이 없어 품절대란을 겪고 있다. 편의점에선 이 빵 때문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 출입문에 “포켓몬 빵 없습니다”라고 써붙여도 소용없다. 혹시나 하는 소비자들은 문을 밀치고, “포켓몬 빵 있어요?”라고 묻는다. 판매원들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포켓몬 빵을 찾아 여기까지 왔구나. 자, 그럼 다음 편의점으로 이동하렴”, “아쉬운대로 쿠키런 친구들을 데려가는 건 어떻겠니?”, “하루에 빵 0~3개 들어옵니다. 하루에 150명이 물어봅니다. (포켓몬 빵) 판매하지 않습니다”. 어떤 편의점에는 품절을 알리는 이런 안내문도 붙여놨다. 포켓몬 빵은 빵을 먹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봉지 안의 스티커를 모으려는 것이다. 빵 봉지에는 159종의 포켓몬 캐릭터 그림이 랜덤으로 들어있다.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라는 뜻에서 ‘띠부띠부씰’이라고도 한다. 띠부씰이 들어있는 포켓몬 빵은 1998년 처음 등장해 2006년에 단종됐다가 얼마 전 다시 출시된 것이다. 당시에도 매월 5백만개씩 팔릴 정도로 큰 인기였다. 그때 어린이였던 고객들이 지금 성인이 됐다. 20~30대가 포켓몬 빵 열광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전쟁하듯, 미친듯이 띠부씰을 모은다. 띠부씰을 구하려고 마트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 들어가는 ‘오픈런’이 유행이고, 일부 마트에선 1인당 구매 한도를 정해 놓고 번호표까지 나눠준다. 편의점 물류배송 트럭을 따라다니며 갓 들어온 빵을 싹쓸이하는 ‘트럭 추격전’도 벌어진다. 희귀 띠부씰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비싼 값에 팔려 ‘빵테크’라는 말까지 나왔다. 1천500원짜리 빵을 몇 배로 올려 되파는가 하면 스티커 전 종을 모은 씰 북을 100만원 넘는 가격에 파는 사람도 등장했다. 여러 논란이 있다. 예전에도 그랬듯 스티커만 얻고 빵을 버리는 문제가 재현되고 있다. 빈 봉지를 아무데나 버려 환경오염 문제도 야기된다. 포켓몬 빵 열풍이 코로나로 답답한 세상에 재밌는 일일 수 있지만, 단순한 추억팔이로 가볍게 생각할 일만은 아닌것 같다. 이연섭 논설위원
드라마 ‘파친코’를 보며 오랜만에 눈물을 흘렸다. 우리가 잊고 싶었던, 아니 애써 잊으려 했던 민족의 정서와 아픔을 고스란히 소환해서다. 파친코는 2022년 3월25일부터 방영하고 있는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이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동명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삶과 그 속에서의 일본과 미국 이민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고국을 떠나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그려냈다. 이는 한국 근현대 뒤편의 숨겨진 역사이자 유산이기도 하고, 극중 주인공 선자의 4대에 걸쳐 가족을 위해 희생해 온 여성이자 엄마로서의 서사이기도 하다. ‘파친코’는 무려 1천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이다.거대기업이 벌인 도박 같은 대하사극. 심지어 일본 시장을 포기하면서까지,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정통으로 돌파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에 애플이 1천억 원을 베팅한 것이다. 애플이 ‘파친코’를 영상물로 제작하기 위해 판권 계약을 하고, 영상으로 제작해 글로벌 OTT 애플+를 통해 서비스한 건 우연이 아니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커졌고, 다음 해 ‘미나리’ 역시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을 수여하며 한국이 콘텐츠적으로 대단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게 그 배경이리라. 그간 넷플릭스를 통해 ‘킹덤’과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드라마가 연달아 성공을 거둔 것도 애플의 결정에 기여했을 것이다. 애플이 한국계 미국인이 만든 작품에 1천억원을 투자한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제작비가 온전히 완성도에 투입됐다는 점이다. 원작의 완성도로 시작해 주연,조연,단역까지 완벽한 캐스팅, 시대와 공간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하고 또 그 속의 스토리를 때론 비정하고 비참하게 때론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담아낸 장면 하나하나의 완성도 말이다. ‘파친코’의 주인공 선자역의 윤여정은 한 TV 프로에서 연기가 너무 힘들 때마다 되뇌이는 대사가 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누구도 누굴 함부로 할 순 없어. 그럴 권리는 아무도 없는 거란다. 그건 죄야.” 드라마 ‘모래성’(1988, 김수현 작가)에 나왔던 명대사다. 그렇다. ‘파친코’의 선자는 일본에 대해, 차별과 권력과 탐욕에 대해 “누구도 누굴 함부로 할 순 없다!”고 당당히 외치고 있다. 그 울림이 우리 가슴을 파고들고 있다. 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문화평론가
양지뜸 안산 넘어 그 길목에 올라서면 잠귀 밝은 산수유 나뭇가지 눈 이불 털고 톱날 우는 기척에 대추나무 물 올리네 마른 나뭇가지처럼 마음 툭툭 꺾일 때 혼자가 아닌 우리로 피어나고 싶은 일상 한숨 섞인 봄바람 코로나는 안개 속인데 불러내지 않아도 깨우지 않아도 터질 듯 부푼 꽃망울의 외침이 순간순간 지나온 날 꽃밭처럼 안겨오네 조병하 충남 청양 출생. <국보문학>으로 등단. <시인마을>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