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슈글즈, 헝가리 주니어대표 출신 장신 골키퍼 다니 영입

광명시 연고의 여자 실업핸드볼팀 SK 슈가글라이더즈(이하 SK 슈글즈)가 구단 역사 상 첫 외국인 선수인 골키퍼 베르나뎃 다니(24헝가리)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다니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헝가리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동했으며, 2017년에는 소속팀 모손마그야로바리 클럽을 헝가리 내셔널챔피언십(2부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1부 리그 승격에 기여했다. 이후 2019시즌 알바 페헤르바르 클럽으로 옮겨 뛰는 등 5년 동안 헝가리 1부리그에서 활약했다. 183㎝, 74㎏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춘 다니의 영입으로 현재 2021-2022 SK핸드볼코리아리그서 6위에 머물러 있는 SK 슈글즈는 그동안 다소 취약했던 골문 강화를 통해 상위권 도약을 위한 수비력 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오성옥 SK 슈글즈 감독은 장신의 다니 선수 영입을 통해 팀의 실점을 최소화 하고 수비를 튼튼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골키퍼들과는 다른 형태의 방어 자세를 보이는 유럽 선수의 특기를 잘 살려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잇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니는 구단을 통해 한국 리그가 매우 빠르고 섬세한 핸드볼을 펼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직접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SK에 매우 감사하고 빠른 시간 내에 팀 분위기에 잘 적응해 정상에 오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한편, 다니는 오는 18일 홈인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열리는 부산시설공단과의 경기부터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황선학기자

이태민, 문체부 바이애슬론 남초 고학년부 스프린트 ‘시즌 V3’

바이애슬론 유망주 이태민.일동초 제공 기대주 이태민(포천 일동초)이 제33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컵 전국바이애슬론대회 남초 고학년부 스프린트 3㎞에서 우승, 시즌 3관왕에 올랐다. 최춘기 코치의 지도를 받는 이태민은 9일 평창 알펜시아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첫 날 남초 고학년부 스프린트 3㎞에서 13분23초6을 기록, 배승준(무주초13분51초6)과 황국남(태백 통리초14분06초7)을 가볍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 1월 종별선수권대회와 회장컵대회에 이은 스프린트 종목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최춘기 일동초 코치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없어 많이 아쉬웠는데 지난 여름 많은 훈련을 쌓은 덕에 (이)태민이가 기량이 많이 올라와 시즌 3관왕에 오르게 됐다라며 다른 두 선수가 기량이 뒷받침이 되면 이달말 열릴 전국동계체전서 3관왕도 노려볼만 하다고 전했다. 또 남자 일반부 스프린트 10㎞에서는 김용규(포천시청)가 26분31초0을 기록, 귀화 선수인 알렉산드로 스타로두베츠(전남연맹26분41초6)와 허선회(태백시청27분08초9)를 꺾고 시즌 첫 정상을 질주했다. 남중부 6㎞서는 김정연(포천 일동중)이 19분02초6으로 박민용(무주 무풍중19분12초8)과 팀 동료 조나단(19분16초6)을 제쳐 시즌 첫 금메달을 목에걸었고, 여초 저학년부 2㎞서는 조빛나와 유아윤(이상 일동초)이 각각 10분42초1, 11분26초8로 12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여중부 6㎞서는 곽헌경(포천 이동중)이 24분19초1로 3위에 입상했다. 황선학기자

[현장, 그곳&] 배설물 쓰레기통 변질… ‘펫티켓’ 실종

배변봉투함이 생긴 뒤 오히려 배변물만 쌓이고 있습니다. 9일 오전 11시께 인천 서구 신현동의 한 아파트 산책로. 산책하던 김정순씨(70)가 배변봉투함 앞을 지나며 흠칫 놀라더니 인상을 찌푸린다. 산책 때마다 배변봉투함 아래로 배설물이 담긴 봉투가 쌓여있는 모습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배설물은 주인 책임이라는 경고문까지 붙어있지만, 무용지물이다. 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에 따르면 배변봉투함은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면서 산책 시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설치했다. 반려견의 배설물을 주인이 직접 치우도록 해 펫티켓(펫과 에티켓의 합성어)을 지키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 같은 배변봉투함이 오히려 배설물 쓰레기통으로 변질되면서 시민의식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여름철이면 쌓인 배변물에서 악취까지 뿜어져 나와 주민 민원이 폭증하기 일쑤다. 이날 오후 1시께 미추홀구 학익동의 모리포어린이공원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배변봉투함 아래에 배설물이 쌓여 있다. 이한범씨(68)는 배설물이 담긴 봉투를 집에 가져 가지 않고 두고 간다며 배설물을 놓지 못하게 관리를 못할거면 쓰레기통이라도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하자 일부 기초단체에서는 주민 민원을 못이겨 배변봉투함에 새 봉투를 비치하지 않는 방식으로 폐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배설물을 이용객이 가져가도록 안내문을 붙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하는 것 같다며 안내문도 더 붙이고, 청소 등의 관리도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최종일기자

박남춘 인천시장, GRDP 하락 등 악조건에도 “시민을 풍요롭게”

박남춘 인천시장은 9일 새얼문화재단의 주관으로 쉐라톤인천호텔에서 열린 제416회 새얼아침대화에 강연자로 나서 급변하는 환경에서 시민을 풍요롭게 만드는 (올해 시정의) 3대 정책방향과 4대 전략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 회복과 격차 해소, 살고 싶은 도시의 가시적체감형 변화 창출, 자연사회재난 대비 안전망 확충과 도시회복력 강화 등을 올해 시정의 3대 정책방향으로 정했다. 또 4대 전략에 민생경제 회복 및 경제고도화, 세대별계층별 시민행복정책 강화, 살고 싶은 균형발전 도시 조성, 시민안전과 기후위기 대응강화 등을 담았다. 4대 전략과 관련한 16대 과제에는 고부가가치 경제구조 전환 가속화, 세대별 지원정책 추진, 순환경제와 환경특별시 정착, 여성어린이 안전도시 구현 등이 있다. 박 시장은 또 이날 강연에서 현재 인천이 가진 악조건을 먼저 설명한 뒤 올해 시정의 정책방향과 전략을 강조했다. 박 시장이 내놓은 인천의 악조건은 지역내총생산(GRDP) 하락 등에서 보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산업별계층별 격차 발생, 양극화 개선 및 시민안전 요구 증가, 기후위기 심화, 산업재해 감소 요구, 균형발전 정책에 따른 역차별 등이다. 당장 인천의 2020년 GRDP는 제조업 등의 성장세에도 운수업음식점업기타서비스업 등의 하락세로 전년 대비 2조6천억원이 감소한 상태다. 이와 함께 인천은 차기 정부의 균형발전 지원정책 강화에 따른 역차별을 우려해야 하는 동시에 경제자유구역 등 신도시와 원도심의 인구 유입 차이 등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 시장은 인천은 수도권으로 역차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나름의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들기 위해 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그동안 3년 반 이상을 열심히 뛰어왔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뉴스초점] 2030년까지 축산 온실가스 30% 줄인다…경기도 축산 농가, "죽으라는 것"

지금같은 상황에선 축산업계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정부가 농축산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기지역 축산 농가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료값과 인건비 폭증, 가축 전염병 확산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축산업계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최근 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발표, 2030년까지 축산분야 온실가스 30%(120만t)를 감축할 계획이다. 반추(되새김)동물의 장내 발효환경 개선을 통한 메탄 발생 저감과 가축분뇨 적정 처리를 통한 메탄 및 아산화질소 감축이 골자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저메탄 사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이르면 올해부터 저메탄저단백 사료 개발보급 확산, 사육기간 단축적정 사육밀도 관리 등을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도내 축산 농가들은 이에 따른 실효성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축산업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중 극히 일부를 차지하기 때문인데, 실제로 2018년 기준 국내 산업계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7억2천760만t) 중 축산분야에서 발생된 온실가스는 1.3%(940만t)에 불과하다. 더욱이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치를 높게 잡으면서, 농민들의 비용 부담 증가와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안성에서 270두 규모의 한우 농가를 운영 중인 김성범씨(60가명)는 탄소 중립의 취지에는 동의하나, 농가의 운영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산과 용인에서 돼지 3천마리를 키우는 서정용 대한한돈협회 이사장은 사육기간 단축과 사육밀도 관리 등은 결국 생산성 감소로 직결되고 농민들은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소비자가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농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과도하고,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진단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축산분야 전문가는 에너지 연료 부분이나 분뇨 처리 부분 등에서는 기술적인 접근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겠지만, 사육 과정에서까지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제언했다. 또 축산분야 온실가스 30% 감축이라는 목표 자체도 현실성이 없어 목표량 달성을 위해 결국 사육 마릿수 감축 등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축산분야의 탄소배출 비율이 높지 않다는 부분에 대해선 동의하나, 업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마련된 계획이라면서 비용 부담 증가 등에 대한 지원책을 별도로 마련해 농민들의 부담이 늘지 않는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한수진기자

인천경제청, IFEZ 투자유치 위한 미래신산업 거점 구축 등 전략 추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투자유치를 위한 전략을 추진한다. 9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올해 IFEZ의 핵심 전략 산업군인 바이오헬스케어, 스마트제조, 항공복합물류, 지식관광서비스 사업 등의 투자유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K-바이오 랩허브 유치 등의 바이오클러스터 밸류체인 완성,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 6억달러 달성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은 이들 목표를 위해 최근 투자유치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인천경제청은 커넥티드카 인증평가센터 설립 등의 미래신산업 거점 구축, 의료복합단지 조성 등의 서비스산업 투자 유치 활성화, 투자유치활동(IR) 강화 등의 투자유치 기반 확충 등을 이번 투자유지 종합계획의 3대 추진전략으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확대 조성, 해외 우수 외국교육기관 유치, 바이오공정 인력양성 센터 건립 등 13개의 주요 핵심 과제도 담았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14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IFEZ 발전 기본계획을 확정하면, 2030년까지의 FDI 목표와 핵심 전략 산업의 투자유치 추진전략 등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이원재 청장은 핵심 전략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유치에 나서는 등 IFEZ가 인천과 우리나라 경제 도약을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신규 확진자 폭증 또 최다치 경신…“자가검사키트 무상 지급 검토’

하루 동안 국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3천여명이 증가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정부가 자가검사키트의 무상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이른바 셀프 재택치료 도입을 앞두고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동네 병의원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3만6천717명)보다 1만2천848명 급증한 4만9천567명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기승으로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26일(1만3천8명) 1만명대에 올라선 이후 1주일 만인 지난 3일(2만268명) 2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사흘 뒤(5일3만6천345명) 3만명, 이날 4만명을 돌파하는 등 2주일 동안 최다 확진자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는 실정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의료체계 포화를 막고자 5만명 이상의 확진자 발생 등 위기 상황 시에는 코로나19 환자도 음압시설이 없는 일반 병동에 입원하게 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선 1만3천651명의 감염사실이 확인돼 이틀 연속 가장 많은 하루 확진자가 나왔다. 도내 재택치료자는 전날(4만5천975명)보다 25명 증가한 4만6천명이다. 이런 가운데 자가검사키트의 대란이 우려됨에 따라 정부가 검사를 희망하는 60세 미만 시민을 대상으로 이를 무상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지난 3일부터 60세 미만과 같은 저위험군은 자가검사키트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등 검사체계가 전환되면서 해당 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접근성 등 제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시민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10일부터 60세 미만 등 재택치료자는 방역당국의 모니터링 대신 동네 병의원에서 비대면 상담을 받는 등 새로운 재택치료체계가 시행된다. 이와 관련,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현재 1천700여개 의료기관이 진료에 참여하고 있고, 이에 대한 신청을 한 의료기관도 3천개가 넘는다며 내 환자는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진료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정부는 국내에서 처음 생산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노바백스의 세부 접종 계획안을 10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역학조사의 간소화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QR 등 출입명부를 더는 쓰지 않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정민기자

[문화카페] 대리석 설탕

왜 로즈 셀라비는 왜 재채기 하지 않지?(1921)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작품이다. 마르셀 뒤샹이 누구인가? 전시장에 변기를 출품해 미술계를 경악시켰고 모나리자의 얼굴에 수염을 그려 넣어 미술계를 모독한 인물이다. 셀라비 역시 범상치 않은 작품으로, 새장 안을 각설탕 모양의 152개의 대리석 육면체들로 가득 채우고, 그 위에 의료용 체온계와 오징어뼈를 올려놓은 형태이다. 대중들에게 이해되는 작품을 거부한다는 뒤샹의 선언처럼 이 작품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무의하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묘한 작품으로 1936년 파리의 초현실주의 미술 전시회에 출품돼, 파푸아 뉴기니의 주술 장식물과 푸앙카레 연구소의 수학이론 도해 사이에 전시되기도 했다. 뒤샹은 레디메이드(Readymade)라는 개념을 전파했는데, 레디메이드는 기성품을 뜻하는 것으로 수공예라는 핸드메이드와 반대되는 것이다. 뒤샹은 레디메이드를 통해 기존의 미술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시각예술 개념을 정립하고자 했다. 예술작품과 대량생산된 일상 용품의 경계를 허물고 그 경계선상에서 새로운 예술의 유희를 추구하는 것이 바로 뒤샹의 레디메이드인 것이다. 셀라비 역시 레디메이드 작품인데 무게에 대한 암시(대리석), 약속된 달콤함(가짜 각설탕), 저지된 비상(飛上, 오징어 뼈와 새장), 대리석 조각의 차가움을 의미하는 온도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뒤샹의 작품들처럼 이 작품도 수많은 해석과 논란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제목의 셀라비는 뒤샹을 지칭한다. 뒤샹은 여장을 자주 했는데 사진작가 만 레이가 그 모습을 촬영한 뒤 뒤샹에게 보여줬고, 뒤샹은 그 인물에게 로즈 셀라비란 이름을 붙였다. 1920년대 미국 사회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했고 뒤샹 역시 그러한 사회적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뒤샹의 예술적 의도는 여성과 남성이라는 편견, 그리고 그 편견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희를 통해 사회와 예술을 새롭게 환기 시키자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무의미하고 또 한편으로 심오한 셀라비에는 왜 설탕이 중심으로 등장한 것일까? 설탕은 사탕수수로 만들어지는데, 사탕수수가 처음 재배된 곳은 남태평양 뉴기니섬이지만 설탕을 처음으로 제조한 곳은 인도다. 인도에서 서쪽 이집트로 동쪽으로는 중국까지 전파되면서 설탕은 꿀을 제치고 대표적인 감미료가 됐다. 중세시대 이슬람제국을 통해 서유럽에 전해진 설탕은 초기에는 향신료로 분류돼 비싼 값으로 팔렸다. 특히 종교개혁으로 수도원에서 재배하는 꿀의 양이 줄어들고 서유럽의 차문화가 발전하면서 설탕 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서인도제도에서 사탕수수 재배가 시작되면서 서인도제도는 설탕의 공급지가 됐다. 그러나 설탕을 제조하는 과정에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또 사탕수수재배는 농업이지만 수확 후 설탕을 제조하는 과정은 플라스틱이나 강철을 만드는 것처럼 분업화 조직화가 필요한 공업이었다. 그래서 유럽의 제국들은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만들어 중남미에서 설탕을 만들게 했다. 설탕의 달콤함은 꿀의 몇 배이지만 그것은 순전히 노예들의 눈물,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달콤함이었다. 마르셀 뒤샹은 셀라비에 대해 말했다. 이걸 보시죠. 이것은 레디메이드 새장인데, 이게 설탕이 아닌 대리석이기 때문에 잘 들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이 내가 이걸 만들었을 때 재미있다고 생각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설탕이 대리석으로 변한 레디메이드입니다. 일종의 신화적 효과이지요. 설탕은 달콤하다. 우리가 설탕이라는 달콤함의 관습에 취해 있으면 대리석으로 변한 설탕을 이해할 수가 없다. 뒤샹의 레디메이드는 물질을 단순히 물질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관점에서 물질을 고찰하고 또는 물질의 이면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이 예술이고 예술에서만 인간은 동물적 상태를 벗어날 수가 있다. 그래서 뒤샹의 설탕은 달콤하지 않고 차가운 것이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