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가

농경사회에서 노인은 지혜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효를 백행의 근본으로 내세워 윤리의 기본으로 삼았다. 조선시대에는 기로소(耆老所ㆍ나이 많은 정2품 이상의 문신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를 둬 노인우대정책을 펴는 등 경로효친을 크게 강조해 온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 노인이 되고 죽음을 맞이하지만, 생활수준 향상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노인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로 꼽힌다. 국회 예산정책서 자료에 따르면 2040년 기준 노년부양비가 64.9라고 한다. 만 15~64세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인구가 64.9명이라는 것이다. 2020년 기준으로는 22.3이니 2.9배 늘어난다는 추산이다. 이제 문턱까지 다가온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은 더 이상 존경의 대상이 아니다. 노인들의 경험과 지혜는 더 이상 현대사회에 통하지 않는다. 노인은 무기력과 빈곤의 상징처럼 비춰지는 대상일 뿐이다.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코언 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에 등장하는 보안관 벨은 세상이 많이 변했다라는 대사를 자주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덧 노인이 된 보안관 벨은 예측불허의 살인범 안톤 쉬거를 잡는데 더 이상 도움이 안 되는 존재로 그려진다. 예측불허의 현대사회는 마치 영화 속의 무자비한 살인범 안톤 쉬거와 같다. 메타버스니 인공지능(AI)이니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디지털 사회에서 노인들이 적응할 여지는 점점 사라져 간다. 늙음을 애써 부정할수록 우리는 늙음에 얽매이게 된다. 71세를 맞이한 다산 정약용은 노인이 되어서 유쾌한 일이라는 시를 통해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통념을 시원스레 날려버리고자 했다. 대머리가 된 것이 유쾌한 까닭은 머리를 감거나 빗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기 때문이며, 이가 모두 빠진 것이 유쾌한 까닭은 치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라고 다산은 말한다. 눈이 어두운 것이 유쾌한 까닭은 책을 보거나 학문연구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며, 귀가 먹은 것이 유쾌한 까닭은 세상의 온갖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니, 이 얼마나 유쾌한 일이냐고 되묻는다. 2021년 신축년도 어느덧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더 이상 젊지 않아도 되는 노년의 자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정성희 실학박물관장

‘국민 안전 최일선’ 인천경찰청 112시스템 장비 대부분 사용 연한 초과

시민의 안전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인천경찰청의 112시스템 장비의 대부분이 사용 가능한 연한(내용연수)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12시스템의 노후화로 잦은 장애가 생기면,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교체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112상황실에서 사용하는 교환기와 전화기 등 245대의 장비 중 237대(96.7%)는 이미 사용연한을 초과했다. 장비별 사용연한 초과율을 보면 전화(전화기70대)와 전화 확장버튼(127대)은 8년 사용연한 초과율이 100%에 달한다. 교환기(4대)와 주전산기 서버(6대)도 각각 8년과 6년의 사용연한 초과율이 100%다. 특히 온도와 습도를 조정해 장비를 최적의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항온항습기 2대도 모두 사용연한 9년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7년 사용연한의 네트워크 19대 중 16대(84.2%), 6년 사용연한의 서버(X86) 15대 중 12대(80%)가 사용연한을 초과했다. 아직 사용연한을 초과하지 않은 장비는 저장소 역할을 하는 스토리지와 무정전 전원장치인 UPS 각 1대에 그친다. 이 같은 장비노후화는 다양한 장애를 불러온다. 시스템 사용 도중 꺼짐 등의 장애부터 데이터가 사라지거나 시스템이 멈추는 등의 장애도 생긴다. 특히 현장 경찰과 112상황실에서 무전을 함께 들으며 위치추적하는 공청시 이 같은 장애가 잦은 상황이다. 지역 내 한 경찰관은 시민이 필요할 때 발빠르게 출동해 골든타임을 확보하려면 이런 장애는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장비고도화사업을 통해 노후화한 장비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전면등교 후 인천 학생 자가격리자 5천명 폭등…돌봄공백 ‘비상’

전면등교 9일만에 인천지역 학생 자가격리자가 5천명을 넘어서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학생들의 자가격리를 위해서는 부모 중 1명은 함께 격리해야 하지만, 이와 관련한 정책이 없어 돌봄 공백 우려가 나온다. 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전면등교를 시작한 뒤 9일간 누적 학생확진자는 총 290명이며, 이에 따른 학생 자가격리자 수는 5천800여명에 달한다. 질병관리본부 지침상 학생 확진자가 나오면 밀접접촉자는 물론 확진자가 속한 학급의 모든 학생이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해 자가격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 안팎에서는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전면등교를 고집한 만큼 확진자 발생에 따른 자가격리자의 돌봄 정책도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동구에 사는 워킹맘 A씨의 초교 5학년 아들은 최근 반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10일간의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A씨가 가족돌봄휴가 10일을 모두 사용했고, 개인 연차도 모두 소진했다. A씨는 아이를 혼자 둘 수도 없고, 돌봐줄 사람도 없는데 격리해야 한다고 하니 막막하기만 하더라며 회사에 사정해 무급으로 휴직했는데, 당장 생계도 걱정이라고 했다. 부평구에 사는 맞벌이 부부 B씨의 7세 딸도 지난달 29일 다니던 유치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5~7세 아이들이 함께 방과후 수업을 들으면서 확진자와 접촉해서다. B씨는 전면등교를 시작할 때부터 걱정했던 상황이라며 아이들을 격리해야 하는 상황에 부모 1명을 함께 격리하도록 강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했다. 강지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복지국가연구단장은 기본적으로 재택근무, 유연근무제의 활성화뿐 아니라 긴급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지자체와 교육청이 나서서 돌봄 매뉴얼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면등교를 피할 수 없던 상황에서 돌봄공백에 놓이는 학생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며 지자체와 함께 위와 같은 아동들을 지원할 방법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인천경제청, 학교용지부담금 이중부과로 예산 부족분 464억원 떠안아

인천 송도영종국제도시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교 설립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이중으로 부과했다가 돌려준 학교용지부담금 탓에 이들 지역의 학교 4곳을 설립할 용지를 매입할 돈이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다. 1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올해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시행자들과의 학교용지부담금 관련 소송에서 모두 패소하면서 지난달까지 544억원을 환급했다. 나머지 73억원은 이달 중 환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3~2024년 개교할 예정인 송도의 해양3초해양4중, 영종의 하늘1중 등 학교 4곳을 설립하기 위한 학교용지 매입비가 부족한 상태다. 인천경제청이 이달까지 이들 학교의 설립을 위한 학교용지 매입비를 충당하지 못하면 개교가 1년 이상 늦어질 수밖에 없다. 또 이들 학교의 개교 지연은 인구유입이 계속 이어지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특성상 심각한 과밀학급 문제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지난 2015년 사업시행자 7곳에 송도 68공구의 땅을 매각했다. 매각가에 반영한 조성원가에는 학교시설비를 포함했다. 이후 인천경제청은 2017~2018년 이들 사업시행자에게 학교용지부담금 617억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사업시행자들은 인천경제청이 학교용지부담금을 이중으로 부과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학교용지법)은 조성원가에 학교시설비를 포함한 땅을 매입한 사업시행자에게 학교용지부담금 납부 의무를 면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천경제청은 지난 8월까지 이들 사업시행자들과의 학교용지부담금 관련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다. 송도포레스트카운티지역주택조합, 코리아신탁,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와의 소송 3건은 올해 1~3월 인천경제청의 패소로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나온 상태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고의로 이중부과를 한 것은 아니다며 한 사업시행자와의 협상에서 학교시설비의 조성원가 반영 여부를 검토했을 뿐인데, 이를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소송을 통해 결과적으로 조성원가에 학교시설비가 반영된 것으로 됐다며 최대한 빨리 시의 학교용지특별회계 부족분을 충당할 예산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김일중 이천시의원, 이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보조금 문제 개선촉구

이천시의회가 이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보조금 사용 문제 개선을 촉구했다. 이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지속협)는 보조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시민들이 검찰에 고발하는 등 물의(본보 11월15일자 10면)를 빚은 바 있다. 이천시의회 김일중 의원은 1일 5분발언을 통해 이천시 사회기관단체 보조금 예산낭비 제도개선대책방안에 관한 철저한 관리ㆍ감독과 청렴한 예산 배분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속협은 2019년도 식사 참석자 명단 미첨부 51건, 식비단가 초과집행 16건, 세금계산서 미첨부 7건, 기념품 구입 2건 등 총 76건에 대한 지적과 개선 요구를 받았다며 그러나 2020년 감사결과 전년도 주의, 경고 조치를 무시하고 식사 참석자 미첨부 111건, 식비 단가 초과 집행 16건등을 재차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목적과 부합하지 않은 보조금지출 31건, 보조금 교부결정전 사업비 지출 2건,여비지급 규정 미준수 3건 등 부적절한 지출 개선 처분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개선대책 없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속협 예산 총액은 6억7천만원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예산액이 가장 많으며, 120만 인구도시 수원시 4억5천만원, 인근 이웃도시 광주시 1억8천만원, 여주시 1억6천만원 등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 김 의원은 사회기관 단체에 지원되는 보조금 예산은 이천시민의 혈세라며 돈을 쓰기 위한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청렴한 예산배분을 위해 이천시는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에 관해 철저한 관리방안을 검토해 예산에 쓰임과 사용목적에 집행이 성실히 이행되고 있는지를 확인 할 수 있는 관리방안 시스템 구축 등 투명한 공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천=김정오기자

성남시 상대원119안전센터 증축 놓고 道와 재산권 다툼…시민안전은 뒷전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성남시가 상대원119안전센터 증축을 놓고 10개월 넘게 재산권 다툼을 벌이면서, 애꿎은 시민 안전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성남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990년에 건립된 상대원119안전센터는 현재 상대원1~3동, 하대원동, 도촌동, 갈현동, 여수동 등 19.39㎢를 관할하며, 시민 10만여명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해당 센터는 1층에 178㎡ 규모로 공간이 협소하고 층고도 낮아, 고층 건물 진입과 화재 진압 등에 필요한 고가 사다리차도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재 또는 비상상황 발생 시 4.5㎞ 떨어진 성남소방서에서 고가 사다리차가 출동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성남소방서에서 상대원119안전센터 관할 지역까지 출동할 경우 10~15분이 소요되며, 차량 정체 시엔 30분까지 시간이 지체된다. 이와 함께 소방인력 27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비좁은 공간으로 여성 전용 휴게실이나 탈의실, 화장실 등을 설치할 수 없어 여성 소방공무원 배치도 불가능하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성남소방서는 지난 1월부터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필요 예산은 10억원으로, 예산 확보를 위한 도 소방재난본부와의 사전 조율도 완료했다. 문제는 해당 센터의 건물과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시에 있다는 점이다. 상대원119안전센터는 지난 1992년 광역자치단체 중심의 소방행정 개편 이전 건립돼 소유권이 시에 있고, 증축을 위해선 시의 공유재산 변경 허가가 필요하다. 현재 시는 증축 부분에 대한 기부채납 약속을 허가 선행조건으로 내세운 상태다. 반면, 도 소방재난본부는 자체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인 만큼 증축 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기부채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시와 소방 당국 간의 의견 충돌로 시민들의 안전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기부채납에 대한 양측의 대립으로, 증축 추진 10개월 넘게 사안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도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인 만큼 소유권을 포기하는 기부채납은 불가능하다며 현재까지 동일한 내용으로 기부채납한 사례도 없었다고 말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공유재산관리법상 지자체 소유의 부지 및 건물 등은 사용자가 신ㆍ증축 시 기부채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향후 소유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성남=진명갑기자

檢, 곽상도 구속 놓고 ‘윗선 수사’ 기로…“검경 수사 교통정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서 윗선 규명의 시발점이 될 곽상도 전 의원이 구속 기로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곽 전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오면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심문 과정에서도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경위나 일시, 장소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곽 전 의원이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이전에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경력으로 금융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구체적인 알선의 대상과 내용에 대해 특정하지 못했고, 곽 전 의원이 김만배씨의 청탁으로 부탁을 했다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곽 전 의원 측의 변호인과 공방을 벌인 것 외에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에게 사퇴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투’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을 소환했다. 이와 함께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지난달 29일 검경 수사협의체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향후 검찰은 사건의 본류인 특혜 의혹을 전담하고 경찰은 성남시의회 비리를 맡는 식으로 수사 분야가 정리됐다. 검찰은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이성문 전 대표 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사건, 대장동 분양업체의 횡령ㆍ배임 사건 등 3건을 전담하기로 했다. 경찰은 대장동 개발의 시발점이 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키는 데 앞장서고 그 대가로 40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를 받는 최윤길 전 성남시의장 사건과 성남시의회 의원들의 대장동 관련 비리, 대장동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 등 3건을 맡았다. 이에 따라 검경은 각자 갖고 있던 사건들을 협의 결과에 맞춰 서로 주고받는 ‘교통정리’를 전날까지 모두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중복수사에 따른 수사 효율성 저하와 인권침해 우려 등의 문제로 검경 협의를 통해 각자 수사할 부분을 정리했다”며 “검찰이 특혜 의혹을 맡기로 한 건 유동규씨를 비롯한 주요 인물들이 검찰에 구속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장희준기자

[이날e북] ‘전자책으로 나를 돌본다’…12월 e북 ‘미움받을 용기’ 外

12월 첫째주 e북에서는 마음을 돌보는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 eBook 시리즈에선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가 인기다.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일본의 1인자 철학가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가 쓴 책으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화’ 형식으로 풀어냈다.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첫 번째 만남부터 마지막 만남까지 이들의 대화는 긴장을 불러일으키며 재미를 더한다. 특히 철학자의 주장에 이어지는 청년의 반박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예스 24 e북에선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위즈덤하우스刊)가 1위를 차지했다. 김재식 작가의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는 사람 사이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순 없다”고 말한다. 특히, 지금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며 내 마음대로 행복해지자고 강조한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애쓰기 보다 자신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김은진기자

아이를 위해 아빠가 쓴… [아빠의 질문력],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게임 중독]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하는 고민이다. 여기저기 조언을 구해보기도 하고 수많은 검색을 통해 나름대로 육아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하지만, 완벽하게 터득할 수 없는 법. 이에 아빠들이 직접 오랜 시간 고민한 육아 방법과 아이들과의 대화 방식을 담은 책을 써냈다. 아빠의 질문력과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이다. ■아이에게 말 거는 게 가장 힘든 부모를 위해 아빠의 질문력 아빠의 질문력을 쓴 저자는 아이와 편한 관계이자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아빠 조영탁과 아빠와의 대화를 통해 생각과 태도를 많이 바꾸게 된 아들 조예준이다. 이들도 과거 대화의 단절을 경험했다. 아들은 아빠는 늘 훈계만 한다고 말하며 아빠는 인생 얘기를 나누고 싶고 조언도 해주고 싶을 뿐이었다. 조영탁은 자신의 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가르치고 훈계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문을 건네기 시작했다. 그러자 늘 단답형이었던 아들이 아빠보다 더 많은 말을 하게 됐다. 대화의 변화가 태도의 차이를 만든 것이다. 또 저자는 대화를 나누려면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아이를 서술형 아이로 바꾸고 생각을 키워주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 아이와 대화가 서툰 아빠라면 책을 통해 좋은 질문을 알아가는 것은 어떨까. ■게임에 빠진 아들 구하기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은 눈을 피해 게임을 하는 아이와 사투를 한 아빠 김평범의 기록이다. 아이가 게임 하는 것을 보면서 게임 하고 싶다고 조르면 어떻게 해야 하지?, 정해진 시간에만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저자는 이런 부모들에게 부모라면 게임과 관련된 긍정적인 말들에 호도되지 마라고 강조한다. 게임을 하게 만드는 게임회사의 전략에 넘어가지 말고 아이를 지키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문을 걸어 잠그고 숨어서 하는 게임 중독인 아이들과 한 번이라도 입씨름해본 적이 있다면 아이의 게임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게임에서 아이를 적극적으로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아이를 게임에서 건강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김은진기자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 지켜봄의 힘…‘내 마지막 몸무게 1.8㎏’

‘고기리문학’의 개척자 이형순 작가가 새로운 장편소설 <내 마지막 몸무게 1.8㎏>을 펴냈다. MBC 극본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지켜봐 주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며 이 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광교산 기슭에서 4년여 기간 동안 일상 속 에피소드를 하나 둘 수집하면서 이 작가는 ‘지켜봄’의 행위가 사람들에게 살아갈 힘을 느끼게 해준다고 봤다. 그렇게 지난 10월 탄생한 책이 <내 마지막 몸무게 1.8㎏>이다. 책 중 주인공 ‘알도’는 사랑하던 여자 ‘사티’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알도에게 남은 건 화장터에서 나온 사티의 마지막 흔적, 유골 1.8㎏뿐이다. 그런 알도에게 수상한 노인이 다가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제안을 하고, 알도는 사티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에 노인의 말을 믿기로 한다. 노인이 준 차를 마시고 머리가 어지러워진 알도에게 노인은 두 가지 충고를 건넨다. 하나는 과거로 돌아가면 알도는 사랑하는 사람이 왜 죽었는지 모르게 될 것이고, 하나는 결코 하늘의 이치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 알도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사티가 죽기 9일 전 과거다. 꿈 같은 현실에서 알도는 못다한 말을 전해야 한다. 이형순 작가는 “우리가 흔히 하는 사랑 이야기도 때때로는 관습적이지 않나 하지만 실제로는 관습적이지 않다”며 “누구든 본인을 바라봐주고 지켜주는 한 사람이 있으면 ‘살만하다’고 생각한다. 가족이건, 친구건 이 책을 통해 누군가를 집착도 갈애도 벗어난 사랑의 감정 등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작가는 장편소설 <날 버리면 그대가 손해>와 소설집 <마음이 나이만큼 안 늙어서><부처마을의 손바닥 이야기>, 정치 웹툰 <노공이산>가 드라마 <마을버스><복날이 온다> 등을 집필한 바 있다. 이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