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과서 전면화 폐기 수순에… 하이러닝 독주 ‘쏠린 눈’ [집중취재]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전면 도입 정책이 폐기 수순을 밟으면서 경기도교육청 인공지능(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의 독주 체계 공고화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도교육청이 독자 개발, 2023년부터 일선 학교에 적용한 하이러닝은 학습진단부터 맞춤형 수업 기능 등 AIDT와 맥을 같이 하는데, AIDT가 학습 보조 자료로 격하되면 도내 디지털 학습 플랫폼은 하이러닝이 절대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교육청은 2학기가 시작하는 다음 달부터 관련 예산 329억원을 투입, AIDT 도입 신청 학교 1천20곳에 사업을 진행하기로 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전체 대상 학교(2천523곳)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국회 교육위원회가 AIDT 전면 도입 폐기가 담긴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추진, 본회의 의결 및 시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도교육청의 사업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도교육청은 개정 법 시행 전까지는 예산 집행 등 사업 이행에 나설 계획이지만, AIDT가 실제 학습 자료로 격하되면 하이러닝과 연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AIDT 위상이 교육자료로 변경되면 도입 여부도 의무에서 학교장 재량으로 전환되는데, 하이러닝 간 연계성을 살려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교사계에서도 AIDT가 교과서를 전면 대체하는 것은 많은 우려가 있지만, 교육 자료로 활용된다면 활용 의사가 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관계자는 “준비되지 않은 AIDT 전면 도입으로 교사 사이에서는 예산 낭비, 학교 혼선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하지만 AIDT가 보조 자료가 된다면 오히려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 방안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기에 교육부 정책 변동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며 “AIDT가 학습 자료로 변경되면 하이러닝에 접목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AI 교과서' 위기, 교육현장 혼란 불가피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02580419

'AI 교과서' 위기, 교육현장 혼란 불가피 [집중취재]

일부 학년, 교과로 출발해 기존 교과서를 전면 디지털화 하는 윤석열 전 정부 주요 교육 정책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사업이 새 정부 들어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AIDT 지위를 교과서에서 ‘교육 자료’로 격하하는 것을 공약으로 걸어 더불어민주당이 관련법 개정을 진행 중이기 때문인데,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현장도 변화와 혼선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법안소위원회를 열고 AIDT를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당이자 원내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2~3주 후 상임위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AIDT는 학생별 학습 능력 맞춤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윤 전 대통령 정부가 추진한 공약 사업이다. 올해 초등학교 3~4학년 영어·수학 과목, 중·고등학교 1학년 영어, 수학, 정보 과목부터 순차 도입해 전 학년 전 교과서를 디지털화 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AIDT는 추진 단계서부터 ▲교과서 개발사 콘텐츠 부실 문제 ▲검증되지 않은 교육 효과 ▲학생 디지털 기기 과의존 우려 등 문제가 제기됐다. 도내 한 교사는 “AIDT는 시범 사업 직전까지 이렇다 할 체계와 콘텐츠가 잡히지 않아 학교에서도 많은 우려와 혼란을 낳았다”며 “법이 개정돼도 AIDT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교육부는 일선 현장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을 바탕으로 사업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AIDT 전면 도입 정책을 폐기하고 교육 자료로 대체하는 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 문턱도 넘었지만,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 최종 부결됐다. 하지만 AIDT 격하를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여전히 국회 의석 과반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법 개정과 대통령 재가, AIDT 전면 도입 폐지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AIDT 도입을 예정대로 추진하되, 법 개정이 현실화하면 대응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AIDT가 교과서 지위를 갖고 있고 이미 시범 사업에 참여한 학교도 있기 때문에 당장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면서도 “법이 개정돼 AIDT 지위가 바뀌면 그에 맞춰 후속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 관련기사 : AI교과서 전면화 폐기 수순에… 하이러닝 독주 ‘쏠린 눈’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02580421

[천자춘추] 촌놈은 촌놈이 싫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귀촌 인구는 전년보다 5.7% 증가한 42만2천789명에 달했다. 귀촌인의 평균 연령은 43.1세로 전년보다 0.1세 낮아졌는데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가 24.1%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2.8%로 뒤를 이었다. 젊은 세대의 비율이 높아진 것은 고무적인 변화다. 귀촌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화성시로 2만7천116명이 귀촌해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촌(村)’은 도시와 떨어져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촌에서 ‘촌스럽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귀촌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촌스럽다’는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고만 풀이돼 있다. 그렇다면 매년 늘어나는 귀촌인은 모두 ‘어울리지 않고 세련됨이 없어서’ 촌으로 향하는 걸까. 화성시로 이주한 2만7천여명은 ‘어수룩해서’ 귀촌한 것으로 필자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녀를 둔 가족이 귀촌하는 이유는 회색빛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의 선택일 것이다. 부부가 함께 귀촌하는 경우라면 농사를 짓거나 창업을 시도하는 등 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여유롭고 조화로운 삶을 찾으려는 뜻이 담겼을 것이다. 이처럼 귀촌의 이유는 다양하고 능동적이며 결코 ‘세련됨이 없는 어수룩함’으로 단정할 수 없다. 사전은 시대와 함께 숨 쉬어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을 모아 표기법, 발음, 어원, 의미, 용법 등을 정리한 것이 사전이다. 그러므로 시대 흐름에 따라 내용도 수시로 바뀌어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국민의 말글살이 기준이 되는 ‘표준’을 다루는 만큼 현실을 반영해 낱말을 새롭게 등재하거나 기존 뜻풀이를 보완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촌스럽다’는 말에도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해석이 담겨야 한다. 예를 들어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농촌으로 향하는 삶의 방식’, ‘농촌을 사랑하고 공동체적 삶을 추구하는 따뜻한 감성’ 같은 긍정적 의미가 추가된다면 오늘날 촌의 가치와 귀촌인의 선택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사전이 변화할 때 그것은 단순한 단어 모음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담은 삶의 언어 기록이 된다. ‘촌스럽다’는 말이 이제는 생명의 근원과 치유, 순수함과 희망의 상징으로 재해석되기 바란다.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국민적 인식이 바뀌어야 하며 그 변화의 출발점은 사전의 뜻풀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국민의 삶을 반영하는 사전이야말로 진정한 ‘표준’국어대사전이라 할 수 있다. 이참에 명토 박아 말한다. 나는 촌놈이라서 현재의 촌놈이라는 뜻풀이가 싫다.

[함께하는 미래] 거꾸로 가는 트럼프 독트린

취임 6개월 만에 트럼프 독트린이 총체적 난관에 봉착했다.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중재를 위해 중동특사를 파견했으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폭격 이후 악화됐다. 관세전쟁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부딪혀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완화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의도적인 전략적 모호성’이라 주장했으나 이런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 상당히 배치된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로 불리는 트럼프 독트린의 목표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직결되지 않는 불필요한 전쟁의 종식과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억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중동에서 철수한 군사력을 중국의 주변 지역으로 재배치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특사는 물론이고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까지 푸틴 대통령에게 보내 휴전협상을 중재했다. 4월 미국이 제안한 평화협정안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거부하자 그는 미국이 협상에서 철수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달 초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포로 및 시신을 교환했지만 휴전협상이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여러 차례 대규모로 공격하고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공군기지 등을 공습했다. 나토 가입과 점령지 처리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대치하고 있어 미국의 중재자 역할은 당분간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외교적 해결보다 군사적 개입으로 선회했다. 그는 사전 보고 없이 이스라엘과 이란 공습을 논의했다는 이유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5월1일 전격 해임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그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용인했다. 더 나아가 미국 해군과 공군은 22일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시설을 공습하는 ‘한밤의 망치’ 작전을 실시했고 이란은 23일 카타르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으로 MAGA가 MIGA(Make Israel Great Again)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대중 관세 협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확실하게 굴복시키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이견을 봉합했다. 5월 제네바와 런던에서의 고위급 무역회담에서 양국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시행 등을 둘러싸고 대립했다. 미국의 자동차 및 방위산업에서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희토류 부족이 심화되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4일 중국이 요구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의 완화를 수용했다. 중국이 미국의 경제적 강압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을 성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미국은 수세에 몰리게 됐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대북 정책에서도 트럼프 독트린이 변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고 정말 잘 지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의 북한 외교관들은 6월 초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낼 친서의 수령을 거부했다.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협상보다 군사작전을 우선할 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은 미국의 협상 제안을 조속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경기시론] ‘진짜성장’과 ‘참성장’, 어느 것이 답인가

한국 경제는 어느덧 ‘저성장’이라는 단어가 일상이 된 시대를 지나고 있다. 한때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국가 경쟁력의 상징이었고 수출 실적이 곧 경제의 성적표로 간주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 사회는 그와 전혀 다른 풍경을 마주하고 있다. 성장률은 낮고 불평등은 심화됐으며 국민 개개인의 삶은 팍팍해졌다. ‘낙수효과’라는 신화에 의지하던 전통적인 성장담론은 물론이고 포용성장론조차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진짜성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가짜성장(반짝 성장, 소수의 성장, 모방성장)”이 아닌 “지속적 성장, 모두의 성장, 창조에 기반한 성장, 체감할 수 있는 성장”이 진짜성장이라고 한다. 기존의 성장론이 가짜성장으로 규정당할 정도인지는 모르나 고속 성장, 투자 유인, 국제 경쟁력 확보 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불평등 심화, 사회적 갈등, 환경 파괴, 내수 약화, 지속가능성 저하 등 심각한 문제를 동반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진짜성장은 어떠할까. 진짜성장은 기술 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 공정한 성장을 말한다. 이는 경제의 역동성 회복과 성장의 과실을 국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펼치기도 한다. 이러한 진짜성장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저성장, 생산성 저하, 청년·중소기업 기회 박탈, 지역 간 불균형, 사회적 안전망 등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진짜성장도 기존 성장론이 안고 있던 사회적 파생 문제에 대해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짜성장이 이런 것들을 백안시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우선순위가 한참 뒤로 밀린다는 느낌이다. 진짜성장 이전부터 주장되던 ‘참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성장은 GDP 중심 성장이 초래한 불평등, 환경파괴, 사회적 신뢰 저하, 삶의 질 저하 등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제안됐다. 참성장은 경제 성장이 ‘포용적 성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에 적합한 참성장지표(GPI) 적용을 제안한다. 이것이 단순한 성장이 아닌, 국가의 진정한 발전 수준을 평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참성장론자들은 실제 한국 사회에서 공공서비스 확충, 기초연금 도입, 최저임금 인상, 노동정책 발전 등으로 참성장지표 수치가 GDP 성장률을 상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참성장은 기술혁신, 생산성 제고, 산업구조 고도화 등 ‘경쟁력’ 중심 정책과는 거리가 있어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 경제의 위상을 유지·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참성장이 주목하는 부분에 대한 무시는 진짜성장조차 발목이 잡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진짜성장과 참성장은 경제 성장의 성과가 국민 모두의 삶의 질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 실현 방식과 정책 우선순위에서 보이는 차이가 있지만 이는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진짜성장이 참성장을 흡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술혁신, 산업구조 고도화 등 진짜성장의 전략과 함께, 예를 들어 참성장지표(GPI) 같은 포용적 성장 지표를 정책 평가에 적극 반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국 경제는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 경쟁력과 포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진짜 참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에 의하면 “불평등을 불가피하다고 보며 일부 국민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성장 지상주의가 오히려 더 성장을 위축시킨다”고 한다. 진짜성장이 성장 지상주의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참성장주의로 나아가는 길에서 한국 경제는 희망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훈 노동장관 후보자, '음주 운전' 벌금형 전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음주 운전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확인됐다. SBS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1994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부산지방법원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후보자 측은 “음주 운전으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은 게 맞다”며 “어린 시절 큰 잘못을 해 깊이 반성하고 죄송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또한 “이후에는 그런 일이 없었고 앞으로도 바르게 처신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근무해 온 철도 기관사 출신으로 음주 운전 적발 당시는 철도청 직원 신분이었다. 이외에도 김 후보자는 2006년 철도노조 불법파업을 주도한 혐의(업무방해)로 벌금 1천만원, 민주노총 위원장 시절 서울 도심 등지에서 여러 차례 불법 시위 등을 한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 등)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김 후보자는 철도 기관사 일과 병행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정의당 노동본부장을 맡아 2천여만원의 추가 소득을 얻었으며, 2021년과 2022년에는 책 인세 등으로 부수입이 있었다. 근로소득 외 소득에 대해선 세무서에 신고하고 지방세를 내야 함에도 김 후보자는 5년 치 추가 소득에 대한 세금을 최근까지 미납하다가 지난달에 세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알게 돼 뒤늦게 납부했다”고 말했다.

[기고] 신뢰 위에 피어날 ‘가슴 뛰는 자원회수시설’을 꿈꾼다

보고 듣는 대로 믿기 힘든 세상이다. 잘 믿으면 순진하다는 핀잔을 듣고 의심하고 따져야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 듣지 않으니 불신의 시대라는 냉소도 지나치지 않은 듯싶다. 그저 믿는 게 더 이상 미덕은 아닌가 보다. 행정기관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지 않다. 관에서 하는 얘기라며 일단 믿어주던 것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다. 누굴 탓하랴. 공공을 향한 쥐꼬리만 한 신뢰마저 시나브로 사그라뜨린 건 공공 자신일 터. 필자 역시 30년 공복으로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25년 전 영통에 세워진 것을 없애고 자리를 옮겨 새로 짓는 일이다. 동네 어귀에 쓰레기 소각장을 품고 오랜 세월 살아온 주민들의 숙원이자 수원시 환경 책임자로서 핵심 과업이다. 쉽지 않다. 4천억원이 드는 대사업이다. 여건에 따라 더 많은 예산을 쏟아야 할지 모른다. 주민 동의, 부처 협의, 첩첩한 행정 절차에 공사까지, 착착 진행돼도 얼마나 걸릴지 예단하기 어렵다. 가장 큰 난관은 5만4천㎡ 이상으로 예상되는 부지 확보다. 행궁 광장의 4배다. 삶터가 오밀조밀한 대도시에 그만한 땅이 뚝딱 생기겠나. 주거지와 까마득히 멀어야 한다는 꼬리표마저 달고 나면 적정 부지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023년부터 후보지를 세 차례 공개 모집했으나 관심 두는 이는 없었다. 사람 사는 곳에 쓰레기는 필연일지언정 ‘내 집 앞 소각장’은 반길 리 없으니 예견된 결과다. 문제의 본질은 따로 존재한다. 불신이다. 쓰레기를 연료로 열·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뜻에서 자원회수시설이라 이름 붙인 지 사반세기이건만 대다수에겐 여전히 소각장일 뿐이다. 굴뚝 연기가 수증기라 해도, 다이옥신이 기준치 80분의 1에 불과하다 해도, 배출 성분을 낱낱이 공개해도 의심의 눈초리는 가실 줄 모른다. 켜켜이 쌓여온 불신, 그로부터 비롯된 무조건적 반대를 일거에 해소할 묘안은 없다. 발에 땀이 나도록 시민들을 찾아뵙고 차원이 다른 자원회수시설의 진면목으로 한 줌 한 줌 신뢰를 쌓아가는 수밖에. 새로운 땅에 피어날 수원시자원회수시설의 청사진은 ‘환영받는 시설’이다. 처리 설비를 지하로 감쪽같이 내려 오염 관리에 한 치의 빈틈도 불허하고, 그 위는 언제고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채울 계획이다. 우뚝 솟은 굴뚝도 차 향기 그윽한 하늘마루 전망대가 돼 흉물에서 명물로 탈바꿈할 것이다. 땅속 자원회수시설 위에 무엇을 담을지 상상할 때면 가슴이 뛰곤 한다. 숲과 정원이 마음까지 어루만질 힐링 쉼터라면. 수영장·체육관·온실정원·공연장·전시관이 어우러진 문화체육복합공간도 매력적이다. 온 가족의 행복 발원지가 될 수원시 유일의 테마·워터파크는 또 어떤가. 결정은 시민의 몫이다. 찾아가는 설명회, 토론회, 새빛톡톡·SNS 설문과 아이디어 공모까지 시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새겨들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세상이 부러워할 랜드마크를 완성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수원이 만들면 표준이 된다’는 말은 시민과 공직자 모두의 자부심이다. 새로운 자원회수시설은 기피시설을 선호시설로 바꾸는 전환점이자 같은 어려움을 겪는 타 지역에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다. 나아가 얼기설기 휘감긴 우려와 갈등, 끝 모를 불신까지 마침표를 찍게 되길 소망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취임 3년 김동연, “남은 1년 새정부 뒷받침”…도지사 재선 말 아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남은 1년도 ‘무한 책임’의 자세로 도정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재선 도전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김 지사는 2일 경기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매일매일 임기를 시작하는 마음인데 취임 몇 주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지금 3주년이 됐다고 자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새 정부 성공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취임 3주년 기자회견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았다. 그는 “공직자는 임기 개념보다 ‘무한 책임’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지난 3년 동안 다져온 것 있었고, 또 앞으로 그 기반 위에서 할 일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년간의 도정에 대해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의 역주행에 맞서 정주행을 선택한 시간”이라 자평하며 “복지·기후위기·돌봄 등에서 윤석열 정부와 다른 방향으로 도정을 펼쳐왔다. 그 결과가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재선 도전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 지사는 “앞으로 남은 1년이라고 자꾸 얘기들 하시는데 저는 매일매일 (임기를) 새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진정성 있게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