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연구원, 연구 총량·지역 기여 다 부족하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12월 한국정책대상 정책상을 받았다. 한국정책학회가 주는 권위 있는 포상이다. 연구원이 2019년 2월 구정연구지원센터를 설립했다. 25개 자치구의 구정연구단 설치 및 운영 지원과 연구역량 제고를 도모한 제도다. 경기연구원의 최근 외부 수상 실적과 비교된다. 트위터ㆍ블로그 활동 등을 인정받은 SNS대상이 유일하다. 이게 연구원 목적에 맞는지도 갸웃거려진다. 연구 기관은 연구를 하는 곳이다. 무형의 재화를 생산하는 것이다. 연구의 많고 적음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개별 연구의 질(質)도 함부로 비교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비교하게 되는 몇 가지 평가 기준 중에 외부 기관의 상(償)이 있다. 전문 정책 기관에서 매기는 점수나 서열이다. 서울연구원의 한국정책대상 정책상은 그래서 평가할만하다. 경기연구원이 많이 아쉽다. 사실 이런 아쉬움은 포상 말고도 여러 부분에서 지적된다. 연구원이 올해 공개한 연구보고서는 29개다. 최근 3년간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연구보고서 수가 있다. 2018년 146개, 2019년 125개, 지난해 153개다. 연구보고서 발간은 연말에 집중되는 게 통상이다. 연말까지 집계하면 평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연구원 설명이다. 하지만, 서울연구원과 비교하면 이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현재까지 서울연구원의 연구보고서는 53개다. 똑같은 조건을 감안했는데 경기연구원이 절반이다. 도내 시ㆍ군 수탁연구 실적도 저조하다. 최근 3년간 공개된 경기연구원의 연구보고서는 총 423개다. 이 중 도 및 시ㆍ군의 의뢰를 받아 연구한 실적은 2018년 23건ㆍ2019년 18건ㆍ지난해 21건 등 총 62건(14.6%)에 불과하다. 도를 제외하면 각 시ㆍ군 수탁연구 실적이 더 떨어진다. 2018년 4건, 2019년 4건, 지난해 9건 등 단 17건이다. 자체 연구원이 있는 수원 등 몇곳을 제하더라도 나머지 시군의 물량이 상당했을 텐데 이렇다. 지역 편중도 지적받아야 할 일이다. 경기북부 직접 문제를 다룬 연구보고서가 상대적으로 적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공개한 440여개 연구보고서 중 경기북부 관련 연구는 50여건(11.3%) 뿐이다. 인구 비율(349만명ㆍ도 전체 25.9%)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기본적으로 북부의 연구 수요가 적었다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논리면 특별한 피해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라는 도정 가치와 안 맞는다. 경기일보가 이 문제를 연속해 보도했다. 기사를 접한 도민들이 얘기한다. 경기연구원은 도대체 뭐 하는 곳이냐.

[지지대] 국민지원금 상위 12% 이의제기

1인당 25만원씩인 5차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의 지급 대상이 전 국민의 87.8%로 정해지면서 형평성 논란과 함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당초 소득 하위 80% 지원금 지급에서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되자 기준을 일부 완화했지만 결국 12%의 불만은 그대로 남았다. 우리나라 국민 중 상위 12%에 속한다면 엄청난 부자일 텐데 집 없는 세입자가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되고 혼자 사는 연소득 5천만원 정도의 1인 가구도 국민지원금을 못 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현재 대한민국 시스템상 소득 수준을 일정 비율로 명확하게 나눌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집도 없고 빌라에 사는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세입자가 정부가 일률적으로 적용한 건보료 기준 소득 상위 12%에 포함되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서 어긋난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 지급 대상 제외자가 20~30%를 웃돌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전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경기도는 당초 인구 비율의 12%에 대해 추가 지급하는 추경 예산을 책정했다가 지급 대상자가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추가로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부가 국민의 재산 규모나 소득을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하는 것이고 건보료 납부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세금을 합리적으로 거둬들이는 것인지 재산이나 소득의 상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을 메인 정책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본소득을 제대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재산 규모, 소득 수준을 보다 투명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원 대상을 명확하게 나눌 수 있다. 국민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상위 12%의 불만은 단순히 지원금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다. 정부는 국민 개개인의 자산 규모를 명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미래 복지 정책의 시작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원재 정치부장

[함께하는 인천] 그래도 도시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 도시지역을 강타하고 있어 탈(脫)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벼락 거지로 전락한 신세가 한탄스럽기도 하고,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반 경제와 재택근무 보편화의 포스트-팬데믹 시대를 생각한다면 도시에 머무를 이유가 없기도 하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전염병과 안전에 취약한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도시거주 인구가 91.8%인 4천7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문명의 혜택을 누리려는 욕망으로 인해 인류 역사는 도시발전의 여정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의 설계를 담당하며 거중기, 녹로 등 과학적 기구로 축성하도록 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도시 예찬론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자식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한양 주변을 떠나서는 안 되며, 가능한 한양 한복판으로 들어가 살아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귀양살이 처지에서도 외국문물과 문화 접근이 용이한 교육 환경을 중시했기에 자녀 장래를 위해 한양 사수를 외친 것이다. 21세기 도시민들도 다산 생각과 비슷하다. 고시원에 살지라도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보다 서울 주변 도시를 선호하고 있다. 금요일이면 지방의 혁신도시에 근무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은 셔틀버스와 KTX를 타고 수도권 집으로 향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도시권이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라 개발과 팽창의 성장 담론에서 벗어나 도시를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산불, 홍수, 폭염 등 기후위기 속에서 문화와 역사, 생태, 환경 요소를 중시하는 도시재생사업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도시재생도 성장 서사와 연결되면서 자본축적에 복무하게 된다는 비판이 있지만,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쇠퇴한 옛 도심과 노후화된 주거지, 공공용지를 활성화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려는 과정에서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논란 또한 격화되고 있다. 개항기 근대건축물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인천에서 더 심한 편이다. 강제징용의 역사적 유물인 인천 부평 조병창 내 옛 병원건물, 일제 강점기의 공장시설이 남아 있는 인천 동구 해안가 일진전기와 동일방직,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운동 산실 역할을 한 화수화평동 재개발사업 구역 내 인천도시산업선교회 건물 철거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인천시가 건축자산 보전 및 진흥구역 지정 추진과 별도로 시민공론화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으나 합의의 길이 순탄치 않다. 산업유산 가치를 살려 원주민이 떠나지 않고 인천 특색을 살린 도시재생을 고대하는 시민들은 많다. 김구 선생이 인천감리서에서 노역하면서 쌓았던 인천항 1부두 석축을 비롯해 근대화의 길을 열었던 성냥공장, 양조장, 정미소, 군수공장은 도시 가치를 높여줄 역사적 자산이다. 사라지면 회복 불가능하기에 효율성과 시장 논리 중심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2021 민주시민교육 강연회] “혐오·차별 넘어… ‘희망의 스위치’ 함께 올려야”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차별ㆍ혐오가 증가했습니다. 왜 분노의 시대가 됐고,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경기도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15일 오후2021 민주시민교육 강연회를 열었다. 이날 강연회는 사회적 혐오와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라는 주제로 방송인 서경석씨가 사회를 맡아 진행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무관중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치러졌다. 먼저 첫 무대에 오른 오찬호 작가는 일상 속 차별과 혐오의 씨앗들을 주제로 들고 왔다. 그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일자리, 장애인을 외면하는 현상 등을 예시로 꺼내면서 차별과 혐오가 심해지면 사람들은 점점 그 요소들을 피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결국 차별과 혐오는 차별과 혐오로 여겨지지 않는다며 민주주의의 핵심인 자유공정 가치를 오히려 차별혐오를 인정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로는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정범래 대표가 미얀마 봄 혁명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지난 2월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사 쿠데타를 중심으로 왜 우리가 미얀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등을 소개했다. 프라하의 봄과 서울의 봄에 이어 미얀마의 봄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에서도 지속적인 도움을 보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음으로 △지식생태학자인 유영만 한양대 교수의 갈등과 충돌은 융합과 창조의 원동력 △사회운동 음악가인 가수 하림의 차별과 혐오를 이기는 노래의 힘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김민정 교수의 혐오 민주주의의 적 등 강연이 풍성하게 이어졌다. 유영만 교수는 혐오와 오해의 도로에서 치유와 창조로 가는 평생학습의 길을 배우기 위해 다양한 융합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진선미(眞善美)와 체인지(體仁智)의 융합, 앎과 삶과 일의 지행(知行) 융합 등 6가지 테마를 제시했다. 하림은 네팔의 민요 레쎔삐리리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그는 레쎔삐리리는 비단손수건을 펄럭펄럭 흔드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우리나라의 아리랑처럼 유명한 노래라며 이 노래를 네팔 이주노동자인 미누라는 친구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미누는 최근 개봉한 안녕 미누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이다. 이 이야기를 필두로 하림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끝으로 김민정 교수는 혐오의 대상은 늘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였다. 가령 유대인, 여성 등을 벌레나 타락한 존재라고 덮어씌우는 것이라며 침묵하는 다수가 많아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없어서 등 이유로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좋은 세상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이를 위한 작은 실천을 해야 한다. 희망의 스위치를 켜는데 모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백영분 ㈜더불어숲 대표, “희귀병에 체력적 한계…사회공헌 계속하고파”

아버지가 지어주신 촌스러운(?) 이름이 가진 걸 나누라는 뜻이라는 것을 안 뒤로 조건 없이 베푸는 삶이 자연스러워졌어요 광주시 송정동에서 커피전문점 ㈜더불어숲을 운영하고 있는 백영분 대표(48ㆍ여)의 말이다. 꽃다운 20대 후반, 희귀병인 루푸스 진단을 받은 백 대표와 커피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았다. 루푸스는 면역계 이상으로 온몸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자가면역질환으로,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력감과 급격한 체력저하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백 대표는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 체력이 뒷받침되는 한 무언가 하고 싶어 틈틈이 자격증에 도전했다. 목공에 우드버닝, 미용사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 포기했다. 전통차에 관심을 둘 무렵 중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의 교복을 맞추기 위해 나왔다가 우연히 들른 커피숍에서 마신 한잔의 커피는 인생의 전환기를 가져왔다. 하루 한번 가던 화장실을 세 번이나 다녀왔다. 이뇨작용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커피숍을 찾았다. 판매하고 있는 5종류의 커피를 맛봤다. 그러는 사이 몸에도 변화가 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커피에 대한 관심에 전국의 유명 커피숍 투어에 나섰고, 이는 창업으로 이어졌다. 쌉쌀한 맛, 고소한 맛, 새콤한 맛, 오리지널 커피, 그리고 브랜딩한 커피 등을 메뉴로 문을 연 커피숍에 단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단골의 요청으로 한 명 두 명 시작한 것이 무료 바리스타 교육이다. 처음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교육은 결혼이민자나 한 부모가정 청소년 등 취약계층으로 이어졌다. 입 소문을 타면서 2015년부터는 강의를 개설했다. 수료한 수강생만 300여명에 이른다. 월드커피바리스타협회에 가입한 뒤로는 다문화가정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강의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 커피동아리에 강의를 나가고 있다. 체력의 한계가 있음에도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한 탓인지 극도의 신체적ㆍ정신적 피로감으로 무기력해지는 번 아웃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사비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한계에 부딪힌 백 대표는 광주시 사회적 경제 창업교육에 참여하고, 지난 5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이후 광주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7명이 수료했다. 2명은 더불어숲 인턴십에 참여 중이며 완료 후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백 대표는 3년 내에 수강생들이 운영하는 커피숍 10개를 여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며 수강생들이 사회적 약자에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코로나19 2년, 사라지는 일자리…‘늘던 체불임금도 줄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송두리째 바꿔가고 있다.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확진자와 거듭하는 방역지침 강화 등으로 우리 경제는 깊고 긴 터널을 지나는 듯 암울하기만 하다. 코로나19는 인천 지역의 수많은 일자리를 집어삼키며, 좀처럼 줄지 않던 체불임금의 규모마저 줄이고 있다.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노동시장의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다. 15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인천의 체불임금은 506억3천987만원으로 지난해 8월말 기준 체불임금액 605억9천480만원보다 100억원이 줄었다. 이는 최근 3년(2019년 8월말 기준 571억2천393만여원)간 가장 작은 규모다. 그동안 체불임금은 경제 상황 악화 등 다양한 이유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8년에는 체불임금이 최대치를 기록하며 고용노동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했을 정도였고, 그럼에도 2019년 체불임금액은 또다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올해 체불임금액 감소가 노동환경 개선의 청신호로 읽힐 수 있지만, 사실 인천의 노동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맞은 상태다. 고용원을 내보내고 혼자 사업장을 꾸려가는 1인 자영업자 수는 늘고, 취업자 수는 당연히 줄어들고 있다. 인천에서 고용원이 없이 자영업을 하는 1인 자영업자는 올해 7월 기준 20만5천명이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난해 1월 17만5천명에 비해 3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강화한 방역수칙이 이어지던 올해 6월 20만2천명이던 1인 자영업자는 1개월 만에 3천명이 늘어났다. 반면 6월 157만8천명이던 취업자 수는 1개월 만에 156만6천명으로 1만2천명이 줄어든다. 결국 코로나19가 심화하면서 1인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일할 곳 자체가 없는 것이 전체 체불임금의 규모를 줄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인천의 노동시장이 암흑기를 맞았다는 건 1인당 평균 체불임금액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체불임금에 따른 인천의 진정 사건 접수 건수는 2019년 8월 9천911건에서 2020년 8월 8천776건으로 줄어들고, 올해 8월에는 7천36건까지 감소한다. 진정을 제기한 근로자 수 역시 2019년 8월 1만3천591명에서 2020년 8월 1만2천259명으로 줄고, 올해 8월에는 1만234명까지 감소했다. 반면 1인당 평균 체불임금액은 2019년 8월 기준 420만3천70원에서 2020년 8월 494만2천882원으로 늘고, 올해 8월에는 494만8천199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 수는 줄지만, 체불한 임금은 늘어나 근로자의 어려움은 커졌다는 의미다. 중부노동청은 올해 들어 1인 자영업자가 지난해 대비 최대 3만여명이 줄어든 것은 경제 상황 악화로 고용원을 내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부노동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일자리 수가 감소해 체불임금도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용역과 통계 분석을 통해 정확한 체불임금 감소의 원인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종업원 줄줄이 내 보내…극단적 선택 자영업자 심정 이해"

코로나19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굶어죽을 판입니다. 15일 오후 인천 부평구의 이자카야 월하. 15년동안 요식업을 하면서 가장 끔찍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사장 정상욱씨(47)는 빈 가게를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쉰다. 정씨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기 전까지 1일 매출 200만원이 넘는 이른바 잘 나가는 핫플레이스의 사장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점점 손님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던 지난해 12월, 종업원 4명을 모두 내보냈다. 정씨는 코로나19 전에는 114개 좌석에 발 디딜 틈 없이 손님이 들어찼다며 이제 많이 받아도 1~2테이블이 전부인데, 그마저도 2명씩 밖에 오지 않으니 종업원을 둘 수가 없더라고 했다. 1개월 임대료와 공과금 등이 수백만원이라는 정씨는 이제 소주와 맥주 1박스씩을 동시에 주문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폭염이 찾아온 지난 여름, 에어컨을 틀 때도 전기세가 겁이 났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누군가는 밥집으로 업종을 바꿔 고비를 헤쳐나가라는 무책임한 말도 하지만, 업종을 바꾸면 또 돈이 드는데 이미 있는 빚에 또 빚을 질 순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최근 원룸을 정리해 종업원들 밀린 급여를 주고 자살한 자영업자 마음이 곧 내 심정이라며 직장인들에게 월급의 20%만 받고 2년을 견디라고 하면 누가 견뎌내겠나라고 했다. 인천 연수구에서 10년째 오리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노경섭씨(55) 사정도 다르지 않다. 2개 층에 야외 테이블까지 90개의 테이블이 있던 이곳은 코로나19 전까지 1일 매출이 평일은 500만원, 주말에는 1천만원에 달하던 곳이다. 이 곳 역시 2년째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다 매출이 80%이상 줄었고, 결국 함께 일하던 종업원 12명을 내보냈다. 노씨는 코로나로 빚만 8억원에 달한다며 결국 1층 40개 테이블만 운영하기로 했는데, 그마저도 오늘은 1테이블 받고 끝났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에 걸리기 전에 빚에 허덕이다 죽을 것 같은 상황이라 종업원들에게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노씨는 코로나19는 조류독감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고비 상황이라며 자영업자를 이렇게 아사 직전까지 몰지 말고 이제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서희건설, 화성 조합아파트 내부 시공업체 자회사 뒤늦게 끼워 논란

서희건설이 화성시 남양에 시공 중인 조합아파트 내부옵션 시공업체에 그룹 자회사를 뒤늦게 끼워넣어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옵션 시공업체 간 갈등도 발생, 입주예정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15일 화성신남지역주택조합, 서희건설 등에 따르면 조합은 화성시 남양읍 신남리 산 96-8번지 일원 부지 9만6천254㎡에 1천846세대 규모의 조합아파트(화성시청역서희스타힐스 4차)를 오는 2023년 8월까지 건립키로 하고 서희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건설 중이다. 조합은 앞서 지난해 6월 아파트 중도금 대출시점에 내부옵션(시스템에어컨, 빌트인 냉장고, 현관중문 등) 시공업체로 이사회 의결을 통해 더웰홈을 선정했다. 조합은 더웰홈 측에 아파트 계약자들이 중도금 대출서류를 작성할 수 있는 공간 대관료와 집기ㆍ사무기기 임대료 부담을 요구했고, 더웰홈은 3천400여만원을 협찬했다. 이후 더웰홈은 지난해 6월과 12월 2회에 걸쳐 1천50여세대와 옵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서희건설은 조합과 상의 없이 그룹 자회사인 애플이앤씨가 내부옵션을 진행한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조합원과 일반분양 계약자들에게 발송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더웰홈 측은 조합 측에 항의했고 결국 조합 측은 시공사 눈치를 보며 더웰홈과 애플이엔씨 모두 옵션계약을 진행하라며 한발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조합 측은 지난 1일 이사들과 회의를 통해 양측 모두 옵션을 진행키로 결정,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웰홈 측과 이미 옵션계약을 체결한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의 횡포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웰홈 관계자는 조합으로부터 옵션시공권을 따냈는데도 시공사 그룹 자회사가 뒤늦게 뛰어들어 계약취소가 잇따르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며 애플이앤씨 측이 기존 계약건을 모두 넘기라든가 에어컨 시공시 출입을 안 시키겠다는 등 갑질과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이수만 화성신남지역주택조합장은 서희그룹 자회사인 애플이앤씨가 뒤늦게 옵션에 참여하겠다고 해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이사회에서도 별다른 결정을 내리지 못해 양 업체가 조율해 진행하라고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희건설 및 애플이앤씨 관계자는 애플이앤씨가 서희건설 관계사는 맞다. 내부옵션 시공업체를 단독으로 진행한다는 얘기가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화성=박수철ㆍ김영호기자

[속보] 인천시, ‘분뇨처리 독박’ 서구 주민 위해 68억원 규모 기금 운영

인천 서구가 지난 10여년간 인천지역 분뇨를 도맡아 처리하는 만큼 인천시 차원의 지원이 시급(본보 2월15일자 1면)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시가 분뇨처리시설 주변 지역 지원기금을 운용하기로 했다. 15일 시에 따르면 가좌분뇨처리장 주변의 서구 가좌석남신현원창동을 비롯해 동구 송현송림동 등 주변 지역주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모두 68억원 규모의 기금을 운용한다. 기금을 통한 지원 지역은 가좌분뇨처리장의 반경 2㎞ 이내와 영향을 받는 인접 지역 등으로 정했다. 기금은 가좌분뇨처리장의 분뇨처리시설의 반입 수수료 징수액 일부와 시의 일반회계의 전입금, 기금운용을 통한 수익금 및 이자 등으로 충당한다. 올해는 반입 수수료 징수액 중 8억5천만원을, 내년부터는 반입 수수료 징수액 9억5천만원과 일반회계 전입금 5억5천만원 등으로 기금을 채운다. 이 기금은 오는 2025년 12월31일까지 유지한다. 시는 이 기금을 통해 올해 8억5천만원, 내년부터 2025년까지 해마다 15억원을 투입해 가좌분뇨처리장 주변 지역 환경개선과 주민 편익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최근 인천시 분뇨처리시설 주변 지역 지원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안을 제정해 공표한 뒤, 최근 기금을 만든 상태다. 시는 곧 서구와 동구 등과 협의해 조례 시행규칙을 만들어 세부적인 기금의 운영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구 가좌분뇨처리시설은 지난 2009년부터 자체 처리시설이 있는 강화군을 제외한 9개 군구에서 나오는 모든 분뇨를 통합 처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석남가좌원창동 등 주변 지역주민들은 분뇨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악취는 물론 분뇨 수집운반 차량으로 인한 먼지 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더욱이 종전 1천780t 규모의 분뇨처리시설 규모를 지난 8월 800t 증설해 처리물량도 많아지는 데다 분뇨 수집운반 차량 수도 늘어난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주변 환경 슬럼화 등이 이뤄지는 만큼, 별도의 피해보상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았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가좌분뇨처리시설 주변 지역주민을 위한 기금으로 환경개선은 물론 각종 주민 편의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이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