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립월전미술관, 구운몽을 재해석하다 [신구운몽 전]

신구운몽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오는 9월26일까지 네가 선택한 모든 것들은 의미가 있어: 신구운몽(新九雲夢)전을 연다. 2021 지역문화예술플랫폼 육성사업에 선정돼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작품 가운데 하나인 구운몽을 재해석한 전시로 이천시립월전미술관 123전시실에서 10인의 작품 27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 몽(夢) : 꿈 여행자, 2. 대면(對面) : 현실을 마주하는 법, 3. 대각(大覺) : 네가 선택한 모든 것들은 의미가 있어로 구성됐다. 먼저 몽은 꿈 여행자에서 조선시대의 민화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을 더한 김인경과 이유주의 구운몽도를 만나볼 수 있다. 구름의 천변만화하는 모습을 담아낸 진희란,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방식을 탐구하는 고현지의 작품이 전시됐다. 대면은 현실을 마주하는 법에서 구운몽 속 팔선녀들의 행적을 추적해 오늘날 현대인들의 모습을 살펴본다. 정해나는 자신이 경험했던 여인으로서 견뎌야 했던 무게와 침묵을, 이재석은 군 텐트를 통해 대면과 비대면의 시대를, 이지영은 인물원에 갇힌 인간의 모습을 통해 주체적 삶의 태도를 자문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대각은 네가 선택한 모든 것들은 의미가 있어에서 민성식은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지 않고 현실과 균형을 이루며 살고 싶은 자신의 소망을 담았다. 이현진은 주어진 역할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낯선 곳으로 부유하고픈 자신의 모습으로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했다. 임현경은 정원 속 가꾸어진 나무들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냈다. 한편 구운몽 속 양소유의 삶이 성진의 삶보다 더 나은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내면에 있는 인간의 보편적인 세속적 욕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천=김정오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8. 박성자 작가

씨줄과 날줄, 교감과 합, 콜라주, 정성. 한지를 다루는 박성자 작가를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작은 한지를 한 장 한 장 엮어 만들어낸 그의 작품들은 커다랗다 못해 알 수 없는 웅장함을 가지고 온다. 한지에 묻어난 손때는 그가 얼마나 작품에 정성을 쏟아냈는지 가늠하게 한다. 박성자 작가는 한지로 씨줄과 날줄을 엮어 기존의 회화 작품과 콜라주 하는 작업을 한다. 회화 작품이 주는 색채와 한지로 만들어낸 정교함은 시각적으로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박 작가는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콜라주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그가 작품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교감이다. 6월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선보인 작품들 역시 교감하기를 희망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런 마음을 담아 이번 작품명도 교감이라는 단어로 통일했다. 박 작가는 한지가 가진 수수한 동양의 아름다움과 화려한 색감이 주는 서양의 아름다움이 더해졌다며 동서양의 합을 이뤄 조화로움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이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작품 내면의 뜻을 이해하고 공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지난 한 해 동안 갤러리 관장을 지내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을 많이 봐왔다. 여느 갤러리와 같이 수많은 전시와 프로그램이 취소ㆍ연기되면서 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이 가운데 그는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작업 활동에 더욱 집중했다고 말했다. 대외적인 활동을 잠시 멈추고 다음에 선보일 작품들에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작가는 지난해를 발판 삼아 올해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4일 마무리된 전시를 시작으로 경기도 곳곳과 서울에서 새로운 콜라주 작품을 선보인다. 다음에 선보일 작품에서는 그의 해설이 담긴 동영상을 추가해 관람객들에게 더 쉬운 이해를 돕고자 한다. 박 작가는 다음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알려진 회화 작품과 함께 콜라주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된 한지는 일반 종이보단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존재 가치를 현대적인 작품과 조화를 이뤄나가는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안양 평촌동 염인섭씨, "40년 소외이웃 돌보는 일에 큰 보람"

특별한 건 없습니다. 단지 어려운 가정에 이불빨래 해주고 학비가 없어 학교를 못 다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역할이 보람된 것 같습니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서만 40년째 동네봉사를 해오고 있는 염인섭씨(71) 말이다. 염 씨가 평촌에 자리를 잡은 건 197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 평촌동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신성원이라는 중식당을 연 그는 지난 1981년 평촌동 1통2반장을 맡았다. 그는 뜻이 맞는 이웃 상인 50여명을 모아 평촌동상인회를 조직하고 크고 작은 지역사회 봉사에 발을 들였다. 당시 상인회는 노인회 만큼이나 지역에선 비중 있는 역할을 도맡았다. 일례로 그는 상인회원들과 함께 안양남초등학교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도로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건널목 도우미 역할을 했다. 교통문화 정착이 미흡했던 1980년대는 길에서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목도할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일요일과 국경일, 방학 등을 제외하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행자 안전을 지키고 거리 질서를 유지하는 데 앞장섰던 그다. 어려운 이웃돕기에도 열심이었다. 상인회 창립멤버로 10여년간 활발히 활동하면서 자체 기금을 조성하고 십시일반 기부도 받아 어려운 가정에 매년 설(구정)과 추석 명절 때는 20kg짜리 백미 1포씩을 15가구에 전달했다. 이웃에 희망을 전하는 전도사 역할을 해온 덕분에 국회의원, 도지사, 안양시장, 구청장 등 표창이란 표창은 수도 없이 받았다. 1990년대 들어서며 안양시 환경감시원과 경기도 도정모니터요원으로 보폭을 넓혔다. 지난 2009년 30년을 해온 중식당을 접은 염씨는 이마트 시화물류센터 환경팀에서 인력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2014년에서 2018년까지 평촌동 주민자치위원장을 하면서 평촌동이 안양 관내 31개동 가운데 최우수동, 우수동에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그는 주민자치위원회 고문으로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염 씨는 일흔을 넘긴 나이가 무색하게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금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과 이불빨래 봉사 등을 펼치고 있다. 그는 40년간 쉼없이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일을 열심히 해온 데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안양=한상근ㆍ노성우기자

고양시 ‘탈석탄 금고’ 위해 조례 개정…市 “선도적 역할 기대”

고양시가 금고지정 및 운영조례를 일부 개정공포했다고 12일 밝혔다. 지역 금융권의 탈석탄 투자 유도를 위해서다. 앞서 지난해 8월 탈석탄 금고를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 이를 반영한 조례를 개정, 공포한 것이다. 탈석탄 금고는 탈석탄 투자선언을 공개적으로 내세운 금융기관을 관리은행으로 지정한 금고다. 탈석탄 및 녹색금융 항목을 평가지표에 반영, 석탄금융을 축소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시는 이번 조례 개정안을 통해 금고 지정 평가 기타사항 항목에 탈석탄 선언 여부ㆍ이행계획 수립 여부(2점), 녹색금융 추진실적(1점) 등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 개정사항을 반영, 금고 지정 평가항목과 배점기준 등을 정비한다. 이에 따라 개정된 평가항목배점 기준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ㆍ재무구조의 안정성(25점), 시에 대한 대출ㆍ예금금리(20점), 지역주민 이용편의성(20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5점), 지역사회 기여ㆍ시와의 협력사업(7점), 기타사항(3점) 등이다. 이재준 시장은 이번에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탈석탄 금고를 지정하게 됐다. 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에도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기후변화위기에 대응하는 공공부문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와 NH농협과의 금고 약정은 오는 12월31일 만료된다. 시는 이에 따라 7월 중 금고지정을 공고하고, 다음달중 금융기관의 제안서를 접수받은 후 금고지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차기 시금고를 지정할 예정이다. 고양=최태원기자

현실로 다가온 '코로나 4차 대유행'…경기도, 버스업체 발열체크기 설치 지원으로 대응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1천300명대를 기록하는 등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경기도가 노선버스 업체를 대상으로 발열체크기 설치 지원에 나선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2021년도 방역버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안면인식 발열체크기 설치 지원을 추진한다. 지원대상은 도내 노선버스 운송업체로,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사무실과 운수종사자 휴게실 등에 발열체크기를 설치하는 데 쓰이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발열체크기 설치 지원 사업비는 총 7억원이다. 예산은 도와 업체가 있는 각 시ㆍ군이 50대 50으로 분담해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는 버스업체가 자부담을 지지 않도록 했다. 도는 이번 지원을 통해 총 350개의 발열체크기(개당 200만원)가 도내 버스업체 등에 설치돼 운수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이달 중으로 각 시ㆍ군과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에 사업계획을 통보할 계획이다. 발열체크기 지원을 받을 사업자 선정은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이 맡는다. 사업자 선정이 끝나면 도는 다음 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발열체크기 계약 및 설치, 보조금 집행, 설치 완료된 발열체크기 검사ㆍ검수 등을 마무리한다. 아울러 도는 지원된 예산이 지정된 용도에 사용됐는지 각 시ㆍ군과의 협조를 통해 업체 내 실제 발열체크기가 시공 및 운영이 되고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수도권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는 등 또다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만큼, 도내 버스업체들이 발열체크기 지원사업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며 경기도민이 안전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방역 관련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버스업체를 대상으로 발열체크기 지원 외에도 운수종사자 마스크, 승객용 손 소독제, 차량 소독제, 방역필터(자부담 20%)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채태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