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용기 낸 어른아이

어른이란 뭘까? 어려봤기에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일까? 필자는 요즘 어린 왕자를 다시 읽으며 돈, 명예와 허영 따위들에 필자의 순수함을 팔고 있지나 않은지 생각한다. 필자는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을 한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눈보다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현실에서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말레이시아의 여성 프로 포커 선수인 나탈리 테의 누적 상금액이 1억6천800만원이라 한다. 그녀는 어렸을 때 친구나 타인들과의 관계도 어려울 만큼 표정 변화가 없어 로봇이라 불릴 정도였단다. 그녀의 속내를 읽을 수 없는 포커페이스 덕분에 순식간 세계무대에 진출했다. 어렸을 적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단점이 유망한 선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과연 그게 단점이었을까? 필자가 뉴스를 접한다. 그런데 채널을 바꾼다. 소위 정치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할까? 말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국민을 사랑하고 직접 행동하는 사람들? 필자의 눈에는 나 아니어도 되는 게 아니라 나여야만 한다는 개념들을 가진 사람들이 보인다. 그럴 때면 미래에 대해 한숨이 나온다. 대한민국에 마하트마(위대한 영혼) 간디라 칭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어른에게 내 방식의 요구 사항이 생겼다. 첫째, 한국 사람들은 당파를 떠나 사람들끼리 하나여야 한다. 나라의 최소 단위인 가정이 바로 서야 함은 물론 확대 가정인 대한민국을 생각하며 다른 이견을 조율하고 협력하는 가장으로서의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둘째, 한국 사람들에게 무상보다는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줬으면 한다. 무상은 안일함과 나태함 그리고 기대심리로 인해 내일은 없고 오늘만 살고자 하는 것이다. 선의의 자유경쟁을 유도해 삶을 더 풍족할 수 있도록 자긍심을 높여 줘야 한다. 그렇다고 보편적 복지 차원의 무상을 전면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셋째, 대한민국의 전통인 충효예에 대한 교육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지금처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정보통신 환경)의 조건을 다 갖춘 시대. 공부하고 싶다면 마음을 다지고 열정만 불사르면 된다. 현재만이 아니라 과거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방황하는 어른들이 있었다. 핑곗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 줘야 한다. 넷째,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 전문가들이 금융에 적극적인 관여를 해야 한다. 정부는 그들을 통해 대한민국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정신을 지배하는 것 중 정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종교다. 인도의 독립을 이끈 간디지만 같은 힌두교인 총에 맞아 사망했다. 용기 있는 어른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책임 의식을 갖고 다름의 관점에서 사상이나 생각을 이해했으면 한다. 김양옥 한국출산행복진흥원장

[경제 프리즘] 미래를 위한 청년정책 마련해야

정치권에서2030청년들에대한정책을내놓기바쁘다. 최근치러진거대야당의당대표에30대가당선되면서각정당들의정치적셈법은더욱복잡해졌다. 지금우리사회의청년층이바라보는386세대에대한비판은생각보다거세다. 지금의MZ세대라고하는2030이그들을바라보는시선에서386세대는기득권층으로,도덕적으로청렴할것이라던그들조차내로남불의전형처럼비춰지는모양새다. MZ세대는정서적으로나환경적으로디지털과모바일환경에익숙하기때문에SNS를기반으로상상이상의영향력을발휘하거나여론을형성하고소비하는주체로등장하고있다. 자기주장이명확하고이색적인경험과기성세대와다른언어로소통하므로격식과품위를고집하는꼰대형시선으로그들을이해하려고해서는안될것이다. 지금우리사회는코로나19발고용위기에따른복지사각지대에있는취약계층이나대졸청년층이노동시장으로의진입을하기도전에기업들은채용을축소하거나비용절감을위해정부가지원하는국민취업제도와같은단기아르바이트일자리로고용을유지하는형국이다. 설상가상부동산폭등에상당수대학졸업자들은취업을희망하더라도전월세보증금조차마련할길이없어구직을포기하는경우도있다. 하지만기성세대들은한결같이요즘애들은힘든일을안 하려고한다는질책만앞설뿐그들이정작무엇을고민하는지본질을들여다보려는노력에인색하다. 남동산단만하더라도청년구인을호소하지만, 청년들이가려고하지않는다. 주변에주거시설이없을 뿐 아니라도심의원룸에산다고가정했을때임대료40~60만원과최소한의생활비를제하고나면그야말로열정페이와같은급여를손에쥘뿐이다. 이래서야그들이미래를계획하고,희망을찾을수있겠는가? 이제무엇보다우리사회의미래를위해정부는산업사회의요구뿐만아니라청년세대가요구하는산업환경의재편과노동환경을바꾸어일자리불균형을극복해야한다. 선진국일수록서비스업은시니어계층이종사하고청년들은창의적이고활동적인산업현장에서역동성을갖도록해주는것이정상적이다. 지금우리사회는지난100년동안겪어보지못했던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후빈부격차의심화, 계층갈등, 세대갈등으로비화될조짐이곳곳에서감지된다. 지금의청년들은불평등과공정에대해절규하고있다. 우리는그동안정치에민감하거나표심에따른단기적인포퓰리즘성정책이아닌국가미래를위해청년이희망인미래비전을제시해야한다. 송홍권 한국폴리텍대학 산업디자인과 교수

[오상근 칼럼] 지하시설물 안전 확보 위한 누수 예방 대책 수립해야

광주에서 발생한 건축물 철거 해제 작업 중 붕괴사고, 중국 후난성 7층 아파트 붕괴사고,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사고 등 국내외적으로 대형 건축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발생한 중국과 미국에서의 아파트 붕괴 사고는 1995년 우리나라 삼풍백화점 참사를 기억하게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연히 그곳을 지나거나 방문한 사람들이 아무런 잘못 없이 죽었다는 것이다. 천재지변도 아니고 테러에 의한 피해도 아닌 어처구니없는 재해가 계속되는 현실과 그 원인이 인재(人災)로 지목 되는 점에서 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필자는 이번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 원인을 통해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예방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어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아파트 붕괴는 지속적인 침하와 지하구조체(콘크리트와 철근)의 심각한 부식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변 바다의 염분수(지하수)가 콘크리트와 철근을 부식시켰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수 조치에도 문제가 있어 불과 40년밖에 되지 않는 구조체가 붕괴됐다고 한다. 콘크리트 안전공학에서는 구조물 안전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본 기술로 철근 부식 방지와 콘크리트 균열제어 기술을 들고 있다. 철근과 콘크리트는 물(지하수 등)에 포함된 염분산황화수소 성분에 의해 침식되면 성능(안장강도, 압축강도)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철근 주변의 콘크리트를 손상시켜 구조체 붕괴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러한 화학 성분이 포함된 지하수와 접한 해안하천온천 지역이나 염소처리 정수장축산폐수처리장공업(산업) 폐수처리장병원폐수 처리 시설유류저장시설 등은 철근 및 콘크리트 침식 방지를 위한 방수방식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의 설계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지하시설물에 대한 방수방식의 중요성시급성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시설물 누수는 화재폭발지진처럼 순간적으로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설계자시공자감리자 입장에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 하지만 누수는 장기적 내구 수명과 안정성사용성유지관리지하공간 환경 오염지하수 오염 및 고갈지반침하 등에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관리 대상 기술이다. 우리나라의 건설 산업은 지난 1980년대부터 큰 성장을 이루면서 지하철, 공동구, 지하차도, 터널, 수처리 시설, 건축물 및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등 수많은 시설이 지하에 건설돼 왔다. 이미 건설한 지 40년이 넘거나, 그에 가까운 시설물이 많아 시설물 붕괴라는 사회재난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지하시설물에 대한 누수 실태를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21세기 들어 지하공간 개발이 증가하면서 더욱 깊어지고 대규모화되고 있다. 이번 미국의 사례를 귀감삼아 우리 정부와 건설업계는 지하시설물 건설에서 누수 방지 안전대책 방안 수립과 이를 위한 방수설계를 기술기준의 마련에 노력해야 한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천자춘추] 노병은 죽지 않는다

Video Killed the radio star. 42년 전 발표된 영국 팝 가수 버글스의 노래다. 지난 몇십년 동안 미디어와 콘텐츠의 변천사를 얘기할 때 끊임없이 인용돼온 유명한 노래 제목이다. 지금 비디오라는 주어를 모바일이나 유튜브로 바꾸고 라디오라는 목적어를 비디오로 치환한 뒤 노래를 불러 봐도 문장 자체가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혹자는 말한다. 디지털 콘텐츠의 시대가 왔다고, 그래서 이제는 활자나 소리 중심의 전통적인 콘텐츠는 점점 도태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저변에는 전통의 콘텐츠들이 그 유통 형태만 달리할 뿐, 죽지 않는 노병처럼 다양한 창작의 토양으로 단단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노병은 흔히 얘기하는 OSMU(one source multi-use), 즉 웹툰이나 게임 등 다양한 장르 콘텐츠로의 확장을 위한 기초체력인 것이다. 한편으로 40년 전부터 라디오 스타가 죽었다고 하는데, 2021년 오늘에도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젊은 시청자들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라디오 서비스인 팟캐스트를 듣는다고 한다. 생각해 볼 부분으로 많은 이들이 요즘 유튜브를 보지 누가 글을 읽느냐고 하는데, 국내 최대의 디지털 콘텐츠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문피아라고 하는 국내 3위 웹소설 플랫폼을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며, 그 가치가 무려 3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금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는 유튜브의 숏폼콘텐츠이며 콘텐츠의 미래는 메타버스라고 한다. 언젠가는 메타버스 킬 더 유튜브 스타(Metaverse Killed the Youtube star)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때에도 유튜브를 성공으로 이끈 숏폼콘텐츠도 또 한 명의 노병이 돼 새로운 콘텐츠 창작의 기반이 될 것이다. 콘텐츠에 있어서 노병은 죽지 않으며 사라지지도 않는다. 그 형태를 달리하며 끝없이 진화할 뿐이다. 박무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지지대] 노예 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노예 놀이라는게 있다. 주로 트위터를 통해서 이뤄지는 일종의 역할놀이다. 각각 노예와 주인 역할을 맡아 노예는 주인 지시에 철저히 복종한다. 주인 지시에는 신체 노출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라는 등의 성적인 행위와 엽기적인 가학 행위도 포함된다. 노예 놀이가 디지털성범죄의 수단이 되고 있다. 신체 노출 사진이나 영상 등 성착취물을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성년자를 성추행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돼 신상이 공개된 최찬욱(26)이 범행동기로 노예 놀이를 언급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노예와 주인 놀이 같은 것을 하는 걸 보고 호기심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2016년 5월부터 최근까지 5년 동안 남자 미성년자들을 노예화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해 보관했다. 보관 중인 성 착취물은 6천954개(사진 3천841개영상 3천703개)나 됐는데, 그중 일부는 온라인에 직접 유포했다. 그는 피해자 3명을 직접 만나 강제로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폭행도 저질렀다. 최씨 사건에서 가장 나이 어린 피해자는 만 11세다. 최씨는 30개의 계정을 만들어 각각 여성, 동성애자, 초등학생 행세를 했다. 여성 프로필을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후 알몸 사진을 보내주면 나도 보내주겠다는 식으로 피해자들로부터 사진을 받아냈다. 이후 피해자가 사진을 보내면 이를 약점으로 삼아 노예와 주인의 관계를 형성하며 피해자를 노예화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체액이나 용변을 먹으라는 등의 가학적 요구도 했다. 트위터 등의 SNS에서 가해자는 미성년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트위터는 검색에 제약이 없고, 검색 결과를 볼 때도 성인인증 등 필터링을 거치지 않는다. 때문에 트위터에서 10대들도 검색 한 번이면 노예 놀이에 가담할 수 있고, 성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미성년자들이 각종 음란물에 쉽게 접근하고, 성범죄의 표적이 되는걸 방치해선 안된다. 가정ㆍ학교에서 디지털성범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트위터 등 SNS 사업자들은 자신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문제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실질적인 예방 대책이 절실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사설] 인천경찰 대대적인 공직기강 혁신을

인천경찰청 경찰관들의 폭행, 절도, 성희롱, 음주 등 연이은 비위 행위 발생으로 시민들의 지탄이 거세다. 인천경찰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승진시험 부정행위, 절도, 음주운전 등 개인비위가 13건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동료 여경을 성희롱하여 인사 조치가 되기도 했다. 이에 지탄을 넘어 일부에서는 공포를 느끼며 경계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어쩌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명예는 어디 가고 시민들의 신뢰도가 추락하며 추태의 온상으로 전락하였는가? 경찰의 수사권 독립으로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시점에서 인천 경찰관들의 무너진 복무기강을 하루빨리 다잡아야 한다. 인천 경찰 청문감사담당관실에서는 지난달 28일 인천경찰 의무위반 예방대책을 내놨으나 이후에도 속수무책으로 비위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술자리에 차를 가져가지 않는 NO CAR운동을 도입하고, 불필요한 모임행사회식회의를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는 당부를 문자나 메일로 전파하는 정도였다. 사태의 심각성에 비추어 인천경찰청의 인식이 안이하고 대처하는 모습도 극히 형식적인 수준이어서 안타깝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병구 인천경찰청장이 취임사에서 개인비위 등의 의무위반이 없는 조직문화를 강조한 것이 헛구호에 그치는 실정이다. 올해부터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인천경찰관들의 비위행위는 최고 수준의 대책이 요구된다. 그동안의 솜방망이 또는 형식적 조치를 넘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대대적인 공직기강을 혁신해야 한다. 단순한 반복적인 이메일 발송과 구내방송 및 내부게시판 등의 안이한 대처로 모면해서는 안 된다. 경찰관들의 자정 노력에 의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으로 공직기강이 무너졌음을 직시하여야 한다. 이미 스스로 자정할 기회를 상실했고 능력도 없음이 밝혀진 상황이다. 수차례에 걸쳐 연일 발생한 경찰의 비위행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하는 인천경찰청의 관계자 얘기는 이미 양치기 목동이 된 상황이다. 이렇게 추락한 신뢰도를 회복하는 방법은 외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비위행위로 징계받은 경찰이 소리 없이 복귀하는 경우가 빈번하여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친 내부 조치를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 관련법의 개정을 통해서 처벌의 수준도 혁신적으로 상향 조정해서 비위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부르고 재발을 최소화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비위행위자에 대한 승진과 전보 등에서 인사상의 불이익 처벌 자체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자체 위원회 등에서 민간인을 감사위원으로 도입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상급자들의 감독 책임도 대폭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 일련의 인천 경찰관들의 추태를 막는 대대적인 자정의 혁신이 범시민 운동으로 확산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설] 고압선 갈등, 합의된 곳이 있다/한전도, 주민도 서로 양보·타결

송전선 갈등만큼 합의 안 되는 민원도 없다. 피해를 해석하는 입장부터가 서로 다르다. 피해 주민에게 고압 송전선은 곧 죽음의 라인이다. 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믿는다. 반대 측 논리는 다르다. 전파 또는 전자 피해는 입증이 없다고 반박한다. 여기에 양보할 수 없는 양쪽의 사정도 있다. 지역민들은 재산권 보호를 위해 싸운다. 목숨을 건 싸움이다. 한전은 한 번 밀리면 끝이라고 여긴다. 유사한 민원이 그만큼 많다. 한전의 양보가 아쉽다. 고압 송전선의 건강 위협 징후는 수없이 많다. 아프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옳지 않다. 여기에 송전선 때문에 생기는 재산 피해는 논란의 여지 없는 현실이다. 지금 송전선 민원이 진행 중인 곳곳을 보자. 하나같이 현실적인 피해가 있는 지역이다. 부동산 거래가 안 되거나 턱없이 싸다. 송전선이 없으면 없을 피해다. 무조건 한전에 책임이 있다. 책임 정도는 몰라도 책임 있음은 분명하다. 좋은 소식이 있다. 송전선 갈등 하나가 해결됐다. 인천 부평구 삼산동이다. 지난 3년간 한전과 주민이 대립했다. 엊그제 풀렸다. 주민 대표, 한전 부사장 등이 삼산동 특고압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다. 3년간 중단된 송전선 지중화 매설 공사는 재개되게 됐다. 공사 구간은 부평구 갈산동 갈산에너지센터(변전소)에서 광명시 광명동 신광명에너지센터까지 17㎞다. 여기에 345㎸ 특고압 전선이 들어가는 공사다. 고압선 갈등에서 보기 드문 완전 합의다. 상호 간의 대화와 신뢰가 있었음을 평가해야 할 듯하다.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회의와 면담을 이어왔다. 공식회의가 23회였고 비공식 면담 및 현장 방문이 47차례였다. 이런 대화를 토대로 한전과 주민의 신뢰가 쌓였다. 한전이 먼저 행동했다. 이미 설치한 전력구 내에 전자파 저감시설을 우선 설치했다. 이에 주민도 응대했다. 결과-맨홀 구간 90% 저감, 산책로 구간 45% 저감-를 인정했다. 고압선 갈등은 곳곳에 있다. 대부분 서로 간의 이견이 맞선다. 피해 주민은 당장 뜯어내라고 몰아가고, 한전은 철거해야 할 어떤 근거도 없다며 버틴다. 이러니 계속 싸우는 것이다. 모두들 부평 삼산동 합의를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해당 부평구도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지자체 간의 정보 교류가 필요한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