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인권·평화 가치 다시 한 번 되새기자

6월의 초여름, 신록이 무성한 법화산에서 물푸레나무를 만났다. 그리스신화에서는 트로이 전쟁의 무적 영웅인 아킬레우스의 창을 만들었다고 알려진 나무다. 산속의 작은 개울가에 아름드리로 자라는 나무로 껍질을 벗겨 물에 담그면 푸른색이 우러나온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물푸레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지역이어서 지명이 붙여진 곳이 용인 시에 있는 법화산 아래 물푸레 마을이다. 자연의 이름을 가진 만큼 공기 좋고 아름다운 아파트 단지지만, 한국전쟁 시 이곳 주변은 가장 치열한 전투였던 선더볼트 작전(천둥번개 작전)의 중심지역인 검단 지맥의 시작점이었다. 서울 재탈환을 위한 UN군의 총 공세 작전으로 1951년 중국 인민지원군과 북한군의 대공세에 맞서 매슈 리지웨이 장군의 지휘 하에 국군 6사단과 미군 24사단, 그리스 연합군이 함께 실행한 반격 작전이었다. 이 작전은 유엔군의 서울 수복 전투를 준비하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됐다. 법화산 정상에는 당시 치열했던 전투 중 이곳에서 전사한 우리 국군을 기리기 위해, 2012년 용인시와 육군 제55보병사단이 74구의 전사자 유해와 유품 500점을 발굴하고 평화의 쉼터라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의 팔목 뼈에서는 주인과 운명을 같이한 손목시계가 채워진 채 발굴되기도 했다. 녹음 속 무심코 지나치는 산행의 길목이지만 오늘 내가 걷는 산길의 어느 한 편에서는 피묻은 전쟁을 치르던 용사의 가냘픈 신음이 들릴 듯하다. 반세기도 훨씬 더 넘는 시간 동안 이산의 골짜기에서 조국을 지키다 아무 표지도 없는 채 뒤엉켜 묻혔을 주검과 이를 지켜보았을 물푸레나무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다가올 뿐이다. 아직도 수습되지 못한 채 남아 있을 무명용사의 몇 조각의 뼈는 우리에게 평화가 왜 필요한가를 말해주는 역사의 뿌리에 여전히 박혀 있는 뼛조각들이다. 멈춰 버린 시간이었기에 점점이 떨어진 핏자국처럼 처연함은 더 깊이 느껴진다. 이곳에 남은 국군의 희생은 역사 속에 고요하다. 호국보훈의 6월은 전쟁의 아픔을 포착하고 그 안에서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것을 의미하는 시간으로서 기념돼야 한다. 71년 전 오늘, 나라를 지키고자 순국한 조상의 정체성은 영웅적 덕목이나 계보적 가치의 크기를 기준으로 측정되는 게 아니라 이들이 역사의 지평에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용돼야 한다. 역사에서는 오직 끊임없는 것만 변한다는 말이 있다. 평화를 위한 노력도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인류 역사에서 좋은 전쟁은 결코 없었다. 여전히 한반도의 긴장은 계속되고 산하는 동강나 있지만, 우리에게는 어떤 방식의 전쟁도 필요하지 않고 오로지 평화가 필요하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

[문화카페] 오늘 당신의 워라밸은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변함없이 길을 걷거나 차를 타거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 손에는 여지없이 휴대전화가 들려 있다. 손에 쥔 휴대전화 안에는 무엇을 보든 소비를 자극하는 이미지와 문구들이 넘쳐난다. IT를 기반으로 한 최첨단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소비자의 관심을 겨냥해서 만들어진 알고리즘으로 한 두 가지 검색만으로 비슷한 정보들이 떠오르고 나도 모르는 사이 데이터에 의해 나의 취향이 결정된다. 화려하거나 단순하거나 소비를 강요하는 넘치는 이미지들은 어떤 것이 옳은지 판단하기도 전에 인간으로 하여금 공감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끝없는 불안과 두려움을 조장한다. 많이 소유한 사람들은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소비자를 끊임없이 자극해 돈을 벌어들이고 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업무를 요구하며 그들의 권리를 억압하고 있다. 하긴 앞으로 노동자들의 업무조차 로봇으로 대체돼 인간의 노동조차 불필요한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다비드 칼리가 쓰고 클라우디아 팔마루치가 그린 책 누가 진짜 나일까?에서 주인공 자비에는 공장에서 부품의 수량을 계산하는 사람이다. 늘어나는 주문으로 그는 주말도 없이 일해야 하는 일상으로 자신의 사소한 삶조차 돌아보지 못한다. 물고기는 굶어 죽고 가족에게 안부 전화조차 할 수 없으며 친구를 만날 시간조차 없다. 고단한 삶이 싫어 일을 그만두려고 하는 순간조차 주인공은 그가 그만두면 난감해할 고용주와 생활 형편이 어려워질 가족을 생각한다. 이미 그는 그 자신이 아니고 사회의 한 부속품으로의 삶에 익숙해져 있어 그 자신은 어디에도 없다. 자비에가 일을 그만두려고 하자 그의 고용인은 선심이라도 쓰듯이 복제인간을 만들어 그에게 새로운 삶을 권유한다. 복제인간은 그의 업무를 대신하고 그는 자신의 삶을 살지만 자비에는 어쩌면 거꾸로 내가 복제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며 모든 걸 두고 어린 시절 그가 좋아했던 바다로 도망치듯 떠난다. 사람이 일하는 것과 삶의 가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노동의 가치는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기업의 이윤 추구만을 위한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인간적 가치를 상실하고 무력감에 빠지게 되는 주인공에게서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찾고자 만들어진 복제 인간을 통해서 현대 사회의 인간 소외를 읽을 수 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자비에는 모든 걸 버리고 어릴 적 좋아하던 바닷가에서 짭짤하거나 달콤한 크레이프를 구우면 살아가길 결심하는 선택을 한다. 결국 행복한 삶의 가치를 찾고 선택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삶의 중심이 되어 깨어 있다면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나는 나일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나의 삶의 워라밸은 결국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지만 오늘도 많은 일하는 자들의 뒤에는 그를 바라보는 많은 기대가 그들을 노동의 현장으로 떠민다. 손서란 복합문화공간 비플랫폼 대표

[기고] 道 도시재생 뉴딜 성과와 지속가능성 방안

2014년 도시재생특별법이 만들어진 이후 전국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물들어 있다. 경기도 역시 2016년 도시재생사업 공모에서 4개의 재생사업지가 선정됐고 도시재생과를 신설했으며, 광역단위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만들어 다양한 교육과 지원사업을 수행했다. 수준별 도시재생대학의 개최, 1박2일 도시재생사업 워크숍, 도시재생 전략계획 및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지원, 도시재생사업홍보뿐만 아니라 재생관련 계획을 맞춤형으로 지원했다. 2017년에는 경기도형 도시재생사업을 선정해 지원했고 도시재생 연계사업 발굴 등 도시재생사업 과정을 탄탄하게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도시재생사업 계획비용 지원 및 도시재생전문인력 지원 등 중앙정부와 차별화되는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재생사업을 유치했고 향후 도시재생사업 선정을 가름하는 도시재생예비사업에서도 45곳이 선정됐다. 이제 경기도 도시재생사업은 5년차에 접어들면서 초기에 선정된 사업들이 연차별로 종료 예정이다.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공건축물이 마련되고 가로환경이 정비됐으며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제공했지만 재생사업의 성과를 유지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공동체를 위한 공공시설들은 지속 가능한 운영과 관리가 필요하다. 어울림센터 등 다양한 공동체 시설들은 운영이 쉽지 않고 일부 지역은 자생적 운영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초기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마중물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고 운영관리 전문가의 참여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시스템 확보를 해야 한다. 둘째, 재생사업으로 형성된 공동체 활동이 자생적 활동의 단계로 변모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공동체는 도시재생사업과 연관해 만들어졌다. 도시재생사업이 종료되면 공동체들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생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존재가치와 목적을 확립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 마련 등을 통해 자생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재생사업 중간과정부터 재생전문가 컨설팅단 운영이 필요하다. 경기도의 많은 도시재생사업은 사업성과에 편차가 크다. 도시재생경험이 많은 전문가로 하여금 권역별 사업지에 대한 모니터링 및 맞춤형 컨설팅이 되도록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도시재생사업의 파급 효과 확산모델이 필요하다. 대부분 도시재생사업들은 해당 사업지만 집중하고 사업지 주변지역에 대한 재생계획은 전무하다. 다양한 도시정비사업, 공동체 활성화 사업, 지역특화사업 등과 연계해 지역여건에 맞는 재생모델을 마련해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 관심과 자발적 참여를 통해 새로운 도시공동체 문화가 마련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홍경구 단국대 건축학부 교수

덕정고ㆍ평촌고, 도협회장배볼링 남녀 고등부 3인조 정상

양주 덕정고와 안양 평촌고가 제34회 경기도협회장배 남녀종별볼링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남녀 고등부 3인조전 정상에 동행했다. 덕정고는 3일 가평볼링장서 계속된 대회 3일째 남고부 3인조전서 정승헌ㆍ류호준ㆍ김명섭이 팀을 이뤄 4경기 합계 2천544점(평균 212.0점)으로 평촌고(2천480점ㆍ평균 206.7점)와 남양주 퇴계원고(2천385점ㆍ평균 198.8점)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또 여자 고등부 3인조전에서 박시은ㆍ정수민ㆍ이예림이 팀을 이뤄 출전한 평촌고는 4경기 합계 2천332점(평균 194.3점)으로 덕정고(2천322점ㆍ평균 193.5점)와 광주 광남고(2천252점ㆍ평균 187.7점)에 앞서 패권을 안았다. 한편 전날 열린 남녀 고등부 2인조전에서는 박태연ㆍ손한결(평촌고)조와 김다은ㆍ신다현(덕정고)조가 각 1천742점(평균 217.8점), 1천689점(평균 211.1점)으로 최민우ㆍ한성민(구리 토평고ㆍ1천718점)조와 조보혜ㆍ박지원(덕정고ㆍ1천604점)조를 제치고 나란히 1위에 올랐다. 이 밖에 첫 날 개인전서는 양준석(토평고)과 윤소정(수원유스)이 각 913점(평균 228.3점), 880점(평균 220.0점)으로 남녀 고등부 금메달을 획득했다. 2위는 한성민(토평고ㆍ895점)과 오현지(광남고ㆍ842점)가 입상했다. 정장식 경기도볼링협회장은 덕정고와 평촌고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남녀 고등부 볼링의 강팀들이다라며 이들이 이번 대회는 물론 앞으로 전국체전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선학기자

[전장에서 싹튼 우정의 꽃] 수원 삼일학원에 대한 네덜란드의 70년 ‘보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5일. 살을 에는 추위 속 임시 주둔처를 찾아 헤매던 국제연합군 네덜란드 보병대 대원들이 마침내 쉼터를 구했다. 1923년 건립된 삼일학원의 교사(校舍)이자 수원에 현존하는 최초의 서양식 건축물 아담스기념관이다. 부산에서 창문도, 문도, 지붕 일부도 없는 기차를 타고 험난한 여정 끝에 다다른 공간. H.C. Stal(스틸) 상병을 비롯한 네덜란드 참전병들은 2주간 이곳에 머물며 대한민국과 스스로의 몸을 지켰다. 6ㆍ25전쟁 당시 네덜란드는 1천360명의 해군 병력, 3천418명의 지상군 병력을 파병했다. 이 가운데 실종자는 1명, 부상자는 381명, 전사자는 115명에 이른다. 아담스기념관을 거처로 삼지 못했다면 네덜란드 병력은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었다. 지난 2001년 경기도기념물 제175호로 지정된 아담스기념관은 현재 삼일중학교(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내에 자리해 있다.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과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용사회(현 네덜란드 재향군인회)는 삼일학원의 은혜에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보답하고 있다. 삼일학원의 후신인 수원 삼일상업고등학교와 삼일공업고등학교, 삼일중학교 학생들에게 상장과 장학금을 전달하는 식이다. 1983년 9월엔 한국전쟁에 파병된 우리 대원들이 1950년 12월5일부터 12월22일까지 이 학교에서 휴식하고 위안을 얻었다며 감사패를 전했다. 특히 스틸 상병은 작고하기 전 본인의 군복과 군화, 모자, 훈장 및 종군기장증 등을 삼일학원에 기증했다. 고마운 우정의 뜻을 전하며 영원히 간직해주길 바란다는 유언도 함께 남겼다. 이 같은 사료(史料)들은 모두 삼일상고 내 역사관에 보관 중이다. 학교 측은 네덜란드의 오랜 보은을 소개하면서 삼일학원의 뜻깊은 역사를 알리는 데 이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학교가 품은 의미가 깊긴 마찬가지다. 3학년 김유정ㆍ이민규ㆍ정영주ㆍ박지원ㆍ진수빈 등 재학생은 지난해 역사탐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약 1년간 본교 역사관에 있는 자료들을 현대화(디지털화)하는 작업에 참여했고, 이는 곧 삼일학교 120년의 초석이라는 책자를 발간하는 토대가 됐다. 삼일상고 제23회 졸업생이자 교내 역사관을 만든 주역 박상풍 삼일상고 교사(60)는 역사관 내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네덜란드 측의 반세기 넘는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앞으로도 삼일학원의 이념이 후세에 길이 남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과 네덜란드가 수교 60주년을 맞는 올해 호국보훈의 달 6월이 찾아왔다. 톰 코펜(Tom Coppen)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1등 서기관은 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만 해도 네덜란드에선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잘 몰랐지만, 한국의 자유를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 건너와 목숨을 걸고 싸웠다면서 70여 년 전 일어난 사건임에도 서로의 우정을 유지하기 위한 양측의 헌신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서로의 좋은 친구이자 오랜 친구임을 기억하는 건 확실히 가치가 있다. 앞으로의 우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행복이 넘치는 학교… 여기는 송곡초입니다”

지난 4월 말 어느 학교 작은 숲 속에서 우쿨렐레의 선율과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이 넘쳐났다. 그곳은 이천시 모가면에 위치한 작은 농촌 학교인 송곡초등학교이다. 불과 6년 전만 해도 폐교 위기에 놓였던 작은 학교가 이제는 전교생 70명이 넘는 알찬 학교로 변모했다. 송곡초등학교(교장 이영란)는 꿈ㆍ사랑ㆍ열정으로 빛나는 미래를 열어가는 행복한 학교라는 교육 비전 아래 구성된 학생 중심, 체험학습 중심, 삶의 지혜를 실천하는 참된 인성교육 중심의 알차고 특색 있는 학교 교육과정으로 지역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지역사회에 명실상부한 명문 초등학교로 탈바꿈 중이다. 특히 소규모 농촌학교의 장점을 살린 학생중심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재능기부를 활용한 예술문화교육이 활성화돼 있다. 2007년도에 경기도교육청 지정으로 꾸며진 학교 숲을 더욱 활용하기 위해 교육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했고, 그 일환으로 경기도 시민정원사 학교 숲 가꾸기 사업을 유치해 3년간 지속적으로 학교 숲을 정비했다. 또한 이천시 텃밭 가꾸기 지원사업으로 숲과 더불어 행복한 나눔이 있는 텃밭 환경을 조성, 아이들이 자연 친화적인 감성을 배울 수 있는 또 하나의 교육의 장으로서 텃밭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등교수업이 많이 이뤄지지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전교 어린이 자치회를 중심으로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감자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지역 면사무소를 통해 지역 내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코로나 방역 물품을 어린이들이 직접 구매해 전달했고, 이천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활용한 학교 특색사업으로 숲과 텃밭 등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중심의 인성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천했다. 올해 또한 숲과 텃밭을 활용한 교육 활동을 실천하고자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영란 송곡초등학교 교장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는 본교의 교육환경 인프라는 소중한 학교의 교육자산이며 이를 활용한 교육 활동은 아이들 인성교육을 위한 충분한 가치와 효용성이 있는 교육과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올 한해 학교 숲과 텃밭을 활용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진행할 예정으로 본교의 이러한 노력은 아이들의 건강한 인성발달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영 송곡초등학교 교무부장 교사

[꿈꾸는 경기교육] 코로나 시대 요즘 우리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로 장사가 잘 되지 않고 심지어 일을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건 직장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사스, 메르스와 같이 이런 질병들은 어떤 형태로도 우리 생활에서 없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나는 코로나19 때문에 달라진 것과 느끼게 된 것을 학교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평소 하던 당연한 활동들을 못하는 것이 아쉽고 코로나가 빨리 끝나길 바라고 있다. (김태훈 가남초 6학년) 코로나 때문에 자유로워지지 못해서 강압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승현 가남초 6학년) 항상 사용하던 공공장소들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니 자유를 빼앗겨버린 느낌이었다. (강서연 가남초 6학년)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답답한 마스크를 쓰게 되어서 운동을 하는 나로서는 폐활량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이런 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노연희 가남초 6학년) 학교 친구들은 평소 하던 것들을 하지 못해 자유가 없어지고 감시당하는 것 같다는 기분이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이 코로나19 사태를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서로가 힘들겠지만, 우리 개개인 스스로가 거리두기를 하고 개인 방역과 생활 수칙을 잘 지키는 수밖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끝나서 아이들이 하하 호호 웃으며 뛰어노는 일상들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호현 여주 가남초

[꿈꾸는 경기교육] 장애인의 키오스크 사용

매년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은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이렇게 해마다 장애인의 날이 다가오면 각 방송사 매체들은 장애인분들의 현실에서의 불편한 점 등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방송하곤 한다. 그중에서도 요즘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 등 많이 상용화돼 있는 키오스크에 대해 장애인분들의 어려운 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키오스크란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은행, 요식업 관련,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정보단말기다. 최근에는 각 요식업계에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는 곳이 많아졌다. 물론 젊은 세대들에게는 키오스크 작동이 쉬울지 모르지만, 나이가 있으신 어르신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기계라 쉽게 접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곤 한다. 그러나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나 자신은 정작 비장애인으로 장애인분들이 이 기계를 사용하면서 어떤 불편함이 있을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각 매장마다 설치돼 있는 키오스크를 살펴보니 비장애인분들을 위한 맞춤 기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분들 중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들, 안내견을 데리고 다니시는 시각장애인분들 등은 비장애인 성인 키에 맞춰져 있는 키오스크 기계를 사용한다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장애인분들이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서 설치돼 있는 키오스크는 전혀 없었고 기계에 메뉴를 선택할 때도 도움을 주는 그 어떤 서비스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듯 장애인분들을 위한 키오스크 문제점을 살펴본 후 고쳐져야 할 부분이 정해졌다. 첫째, 키오스크를 휠체어 장애인분들을 위한 맞춤 크기의 기계 설치가 필요하다. 둘째, 시각장애인분들을 위한 점자 기능을 갖춘, 또는 음성 인식을 내재한 키오스크 설치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다른 장애를 가지신 분들의 고충을 들어보고 키오스크 제작 회사들은 그런 문제점을 개선해 조금 더 모든 사람들이 장애, 비장애 구분 없이 마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 기계가 많이 보급됐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장애인분들에 대한 인식이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교통 버스에도 장애인 이용 차량이 있지만 한 번도 장애인분들이 대중교통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장애인분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장애인분들이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바라며 시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여러 공익광고라든지 매스컴 방송을 통해서 교육이 되어 장애인, 비장애인 분들끼리 서로 도와주는 사회,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오영원 수원 화홍고

[공연 리뷰] 클라라 주미 강, 바이올린 단 하나로 바흐를 만났다

초여름 밤 3시간이 반짝거렸다. 스팽글로 꾸며진 검은 의상도, 어깻죽지 위 바이올린도 뜨거운 조명 아래 연신 빛났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Clara-Jumi Kang)은 지난 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바흐 무반주 전곡 6곡을 하루에 연주하는 도전에 나섰다. 인터미션 30분을 포함해 총 170분간 열린 공연은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장시간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만큼 연주자의 집중력이 흐트러져선 안 됨은 물론이고 체력적으로도 큰 고통이 동반되는 일이지만 20대 때부터 이 같은 자리를 꿈꿔왔다는 설명이다. 경기아트센터가 주최ㆍ주관한 클라라 주미 강 바흐 무반주 전곡 리사이틀 공연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국내 클래식 아티스트의 무대를 선보이는 2021 경기아트센터 마스터 시리즈 중 두 번째로 마련됐다. 이번 공연에선 바이올린의 성서로 일컬어지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3곡과 파르티타 3곡이 여타 반주자 없이 바이올린 단 하나의 선율로 울려 퍼졌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1악장을 빠르게 시작하는 것과 달리 바흐는 비교적 느린 곡으로 막을 연다. 공연의 1부 역시 명상적인 성격이 강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악기로 연주하는 게 맞는지 싶을 정도로 한 음 한 음에서 셈과 여림이 분명하고 다양하게 들렸다. 공연의 클라이맥스는 단연 2부였다. 알르망드-쿠랑트-사라반드-지그-샤콘느로 구성한 파르티타 2번을 d단조로 이뤄냈는데 이때 연주자와 곡이 혼연일체 한 느낌을 받았다. 1천500석 규모의 공연장에 바이올린 소리가 가득 찼다. 그 어디에도 마이크는 설치돼 있지 않아 오롯이 클라라 주미 강의 손으로만 창조해낸 풍부한 음이었다. 특히 곡과 곡이 넘어가는 격렬한 틈 속에서 끝 음 처리에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이 보일 때마다 관객들은 한껏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3부는 연주자의 기교로 명랑함과 고독함을 함께 표현했다. 주미 강이 팔에 힘을 빼면 바이올린 활도 가벼워졌고, 숨을 들이마시면 연주에도 힘이 들어갔다. 바이올리니스트의 표정과 행동에 따라 곡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미 강은 지난 2019년 포르투갈 마르바오 페스티벌에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전곡을 사흘에 걸쳐 연주한 적이 있지만, 하루에 연주한 건 이번 프로젝트가 처음이다. 지난 25일 대전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대구, 서울에 이어 이날 수원 경기아트센터 공연까지 주미 강은 무대 위 오직 바이올린과 홀로 섰다. 그러나 그는 고독하지 않았다. 연주를 통해 끝없는 자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날아올랐다. 세 시간에 걸친 연주 끝, 밤 10시 43분 그의 활이 연주의 마지막을 알렸을 때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은 환호와 박수로 가득찼다. 대극장 무대에 홀로 서 오롯이 자신의 연주로만 시간을 음악으로 변화시킨 예술가에 대한 화답이기도 했다. 이연우기자

[아무튼, 이영화] 그들이 애국하는 방법, '말모이'

의병의 날, 현충일, 민주항쟁, 6ㆍ25전쟁. 6월은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있던 달이다. 국가보훈처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했고 순국선열들의 희생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역사를 다시 되새겨 볼 수 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해 그들만의 애국으로 나라를 지켜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영화 말모이다. 우리가 쓰는 한글을 대한민국의 언어다. 어떤 언어보다도 과학적이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너무 익숙해 한글이 자랑스럽다고 여기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는 별로 없다. 오히려 언어파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잘못된 언어 습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영화 말모이는 총, 칼을 들지 않고 언어로 나라를 지킨 애국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영화 속 배경은 1940년대 우리말이 점점 사라져가는 경성이다. 감옥을 밥 먹듯 드나들며 사고만 치는 판수(유해진)는 극장에서 해고된 후 아들 학비 때문에 가방을 훔치다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난다. 이후 감옥 동기인 학회 어른, 조선생(김홍파)의 소개로 학회에 취직한다. 모범생인 정환은 전과자이자 까막눈인 판수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판수를 반기는 회원들 때문에 읽고 쓰기를 배우는 조건으로 판수를 받아들인다. 언어보다 돈이 더 중요했던 판수는 처음 글을 읽으며 우리말의 소중함을 느낀다. 정환 역시 전국의 말을 모으는 작업 말모이에 힘쓰는 판수에게 함께, 우리라는 소중함을 느낀다. 일제의 감시는 점점 심화되고 조선어학회 회원들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일제강점기 우리는 학교에서 우리 말과 글을 쓰지 못했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우리의 정신을 없애고 일제에 대한 충성을 기르기 위해 우리 언어가 아닌 일본말을 쓰게 했다. 영화는 우리말을 지켜내기 위해 힘쓴 모든 사람들을 한 명씩 조명한다. 단순히 글자를 모으는 것이 아닌 언어에 담긴 우리의 정신을 지켜내고자 고군분투한다. 말에는 힘이 있고 시대의 문화가 배어 있으며 민족의 혼이 깃들어 있다. 말모이는 언어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장본인들의 역사가 담겨 있다. 김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