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공공관리 프로세스인 갈등관리추진위원회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위원들이 갈등분쟁 전문가다보니 인천의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원론적인 의견 제시에 그치기 때문이다. 시 안팎에선 갈등위에 현안 전문가를 추가로 참여시키거나, 위원들의 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종전 공론화위원회를 공론화갈등관리위원회로 확대개편하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갈등관리추진위원회를 꾸린 상태다. 갈등위는 분쟁해결연구센터, 한국갈등조정가협의회 등 갈등관리전문가 7명과 법률 전문가 3명, 시민단체 관계자 1명 등 11명으로 이뤄져 있다. 시는 지난 17일 갈등위는 첫 회의를 열고 자체매립지 조성 등 시가 중점갈등관리 대상으로 선정한 11개 사업에 대한 문제 해결 방법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날 갈등위에서 나온 전문가의 의견 등은 원론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체매립지 조성사업의 경우 갈등위는 담당부서가 제시한 주민설명회, 타지역 사례 주민동반 견학 등의 갈등 해결 계획에 대해 동의한다는 입장만을 내놨다. 주민설명회에서 질문을 더 자유롭게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했을 뿐이다. 또 갈등위는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주차장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이미 운영 중인 민관협의체를 구체화하고 소통체계를 정비하라는 제안을 내놨다. 소통체계를 어떻게 정비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조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지하도상가 관리운영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에서도 별다른 자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조례 개정 문제는 갈등관리의 문제가 아닌 법률문제라며 아예 논의에서 거리를 둔 탓이다. 갈등위는 상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회의에 참석한 담당부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주민을 설득해야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위원들이 현안을 잘 몰라 자문 내용이 추상적인 수준에 그쳐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차라리 현안 전문가들도 참여했으면 더 좋은 내용이 나왔을 것이라며 갈등 전문가의 현안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당초 현안 전문가를 포함하려 했으나, 갈등위를 꾸리는 과정에서 갈등전문가 위주로 꾸려진 상태라며 회의에 참여한 담당부서 중 3곳에서 전문가를 포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담당부서의 의견을 토대로 분야별 전문가를 갈등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인천시교육청이 학교교육여건 개선과 코로나19 위기 대응 등에 약 1천300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내용의 2021년도 인천시교육비특별회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 19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1차 교육비특별회계 추경예산은 4조3천332억원 규모다. 이는 2021년도 교육비특별회계 본예산 4조298억원에서 3천34억원(7.5%)가 늘어난 수치다. 항목별로는 749억원의 예산이 늘어난 학교교육여건 개선(3천856억원)의 예산 변동이 가장 크다. 시교육청은 화장실 개선 공사 등 교육환경시설 개선 사업에 559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한다. 또 신설학교 건축비 등 학교배치시설에 102억원, 다목적강당 증축 등 학교일반시설에도 각각 102억원, 88억원의 예산을 증액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인프라 조성, 코로나19로 인한 돌봄사각지대 해결 및 방역 강화와 관련한 사업비도 추가 확보한다. 교수학습활동지원 예산은 본예산에 비해 345억원을 증액한 2천520억원으로 이중 학교정보인프라정보통신기술(ICT)활용 교육 예산을 104억원을 늘린다. 교육복지지원 예산은 3천298억원으로 누리과정지원과 급식지원에 각각 152억원, 66억원을 증액하는 등 총 235억원을 추가 편성한다. 학교방역인력지원도 135억원을 증액한다. 이 밖에 교육재정안정화기금 출연금 등 예결산관리부분에 670억원, 교육감소속 근로자 인건비도 105억원을 추가 편성한다. 시교육청은 다음달 인천시의회 제271회 1차 정례회에 추경 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1회 추경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위기 대응, 미래교육, 낡은 교육환경개선 등에 초점을 맞춰 세출 예산을 편성했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희철 시의원(연수1) 더불어민주당 김희철 인천시의원(연수1)이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 예산이 없어 다음달 말 운영 중단이 불가피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9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김 시의원은 지난 18일 제27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자동집하시설 중단으로 주민 불편은 물론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다며 박남춘 시장이 나서 분쟁 중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수구를 중재해 달라고 밝혔다. 현재 인천경제청은 1천465억원을 들여 송도 1~5공구와 7공구에 53.6㎞의 쓰레기 지하수송관로와 7개 집하장 등 자동집하시설을 설치해 운영 중이며 구와 소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중앙분쟁조정위원회(분쟁위)의 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김 시의원은 이 같은 다툼으로 인천경제청은 올해 자동집하시설 관련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고, 2회 추가경정예산에도 빠져있다며 구가 문건수거비용 15억원으로 간신히 시설을 운영 중이나, 다음달 말이면 모두 소진해 시설 운영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구가 현재 궁여지책으로 쓰레기차를 이용한 문전수거를 계획하고 있다며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멀쩡한 시설을 사용하지도 않고, 분리수거장마다 쓰레기가 가득 쌓이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했다. 김 시의원은 법률적으로 예산편성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따지기에 앞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양 기관이 합의 할 수 있도록, 시장이 중재해 달라며 송도의 자동집하시설이 멈춰서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민우기자
광명고가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검도 남고부 경기도대표 1차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광명고는 19일 시흥 경기도검도수련원에서 벌어진 남고부 결승전에서 최유성, 김준성, 김상혁의 활약으로 맞수 남양주 퇴계원고를 3대0으로 꺾고 패권을 안았다. 결승서 광명고는 선봉 최유성이 변종현에 손목치기 1개를 ?앗아 기선을 제압한 뒤 2위 김형찬이 이용석과 1-1, 3위 김대경이 오병준과 득점없이 비겨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견전서 김준성이 퇴계원고 이상범에게 머리치기를 먼저 빼앗긴 후 머리치기와 손목치기를 잇따라 성공시켜 2-1 역전승을 거두며 게임스코어 2대0으로 앞서갔다. 이어 부장전서 나용빈이 장민혁과 다시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광명고는 마지막 주장전서 김상혁이 김용하에 머리치기 1개를 빼앗아 승리했다. 한편 풀리그로 치뤄진 여자부 경기서는 김다해(화성시청)가 18점을 득점, 홍지현(광명고ㆍ13점)과 같은 팀 이정은(12점)을 제치고 우승, 경기도대표가 됐다. 김두현 경기도검도회장은 전국체전에 첫 정식 종목이 된 여자부 도대표선수 6명이 확정된 만큼 기대가 크다면서 고등부도 2차 선발전이 남아있는 만큼 우승팀에게는 축하의 말을 전하고, 탈락한 팀들도 더욱 분발해 다음 기회를 통해 기량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20ㆍ21학번 대학생들에게는 코로나 학번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학교에 가지 못한 채 온라인으로 비대면 수업만 듣고 있기 때문이다. 전례없는 사태 속 이들에게 대학 생활의 로망은 사라졌다. 동기들과 만나 공강 시간을 즐기거나 다양한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일, 종강 이후 교수님과 함께 가지는 술자리 등은 모두 선배들의 옛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것보다 온라인 상으로 소통하는 비대면이 일상생활이 된 코로나 학번. 20ㆍ21학번이 바라보는 2021년 현재의 모습을 짚어봤다. ■비대면 수업의 일상화 달라진 대학 모습 19일 경기도내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와 경기대, 아주대 등 도내 주요 대학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학기도 비대면 수업을 위주로 진행한다. 대면 수업은 일부 실험ㆍ실습 과목 등에 한정됐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비대면 수업이 주된 방식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대학교에 사람이 없어지면서 대학 시설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학교와 계약을 맺고 입주했던 업체들이 학교를 떠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대의 경우 운영상 이유로 일부 학생식당과 편의점 등이 문을 닫은 상태다. 아주대 역시 24년만에 매점이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대학체전과 체육 동아리 활동 등은 날이 풀리는 4~5월 대학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였지만, 이 역시 사라지고 있다. 성균관대는 코로나19로 인해 4월 초부터 5인 이상 실외 동아리 체육 활동을 중지시켰으며, 거리두기가 하향 조정될 때까지 이같은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모니터로만 만나는 교수님 사제(師弟) 관계가 어려운 학생들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는 사제 관계다. 코로나19로 수업의 대부분이 비대면 수업(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현재 학생과 교수가 직접 마주할 일이 사실상 사라졌다. 온라인만을 통한 소통이 지속되면서 학생과 교수 사이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있다. 수원여대 21학번으로 입학한 A씨(19)는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었던 고교 선생님과 달리 대학 교수님들은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처럼 느껴진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 어떻게 대학 생활에 적응할지 걱정이다. 교수님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두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빠르게 증가하는 20대 우울 위험군 60대 보다 2배 이상 높아 달라진 대학생활에 우울감을 느끼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모든 연령층이 우울해졌지만 20대 청년들이 더 많은 우울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위험군 비율은 20대가 30.0%, 30대가 30.5%로 60대(14.4%)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30대는 2020년 첫 번째 조사부터 꾸준히 높게 나타났지만, 초기 조사에서 가장 낮았던 20대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사라진 대학생활을 꼽았다.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 강의ㆍ문화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면서 대외 활동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립도가 특히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대학들 역시 정신 상담 프로그램 마련에 나섰다. 아주대학교는 우울감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올해 학생상담소를 통한 비대면 위기 심리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동남보건대 역시 코로나 심리 방역 강화 차원에서 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동남보건대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로 인해 대학생들도 적지않은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며 생활 속 방역 뿐만 아니라 코로나 블루 예방을 위한 정신적 방역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느끼는 우울함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전문가들은 코로나 학번이 느끼는 우울함의 원인으로 박탈감을 지목했다. 대학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지는 로망들이 충족되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이 지나다보니 심리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 새내기 시절은 통상 고등학교 때 받았던 각종 규제로부터 해방되는 시기로 받아들여진다면서 그러나 20ㆍ21학번들은 해방의 감정을 느끼기 보다는 오히려 또다른 억압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방감을 맛보지도 못한 채 사회와 멀어져가는 듯한 감정은 이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사람에게는 특정 시기마다 기대하게 되는 라이프 사이클이 있다며 20대 초반 대학에 갓 입학한 청년들이 기대하는 것은 대학생활의 로망이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로망이 사라졌기 때문에 우울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로 인한 후유증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사회적인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코로나19 극복 이후에 코로나 세대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정부와 대학,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준상ㆍ김태희기자
고등학생 때부터 기대해왔던 캠퍼스 낭만 대신 비운의 학번이라는 꼬리표만 붙었습니다 고교시절부터 꿈꿔온 대학생활의 로망은 그들에게 없었다. 축제는 커녕 학식조차 먹어본 적 없고, 입학 첫 오리엔테이션도 경험한 적 없다. 지난해 전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는 그렇게 20ㆍ21학번 새내기 대학생의 캠퍼스 로망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이른바 비운의 학번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유다. 경기대학교 21학번 A씨(19)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A씨의 소소한 꿈은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경험도 쌓을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며 동기와 선배를 제대로 만날 수 조차 없는 현실에 큰 아쉬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신입생 OT(오리엔테이션)와 MT(멤버십 트레이닝) 등 새내기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기대했지만 이 역시 경험하지 못했다. 그는 OT와 MT를 비롯해 단체 과점퍼를 맞추고 찍는 사진, 종강파티 등 해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면서 새로운 경험이 아닌 매번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버렸다고 말했다. 한 해 먼저 대학생활을 시작해 말 그대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학번이 느끼는 감정은 좀 더 복잡하다. 아주대에 재학 중인 20학번 B씨(20)는 요즘 들어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는 무기력감에 빠져 산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학교에 거의 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친구조차 제대로 만날 수 없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소소한 성취감을 이어나갔지만, 이마저도 누릴 수 없게 됐다. 그가 일하던 식당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B씨에게 해고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늘어난 건 집에 있는 시간뿐이다. B씨는 온라인 강의를 듣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게임을 하며 보내거나 저녁에 혼자 술을 마시며 시간을 때우고 있다. B씨는 사회생활이 줄어들게 되면서 코로나 블루(코로나와 우울감이 합쳐진 신조어)를 느끼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까지만 해도 일을 마치고 나면 성취감을 느꼈는데 이제는 그런 보람조차 느끼기 어려워졌다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무기력감만 느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생활 방식에 무력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학교에 갈 수 없는 학생들은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경우가 늘었고, 동기ㆍ선배들과 어울리는 대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사라진 축제와 체육대회, 개강총회, 각종 학과 행사 등 대학생활의 로망 대신 다가온 무거운 고립감은 이제 막 해방감을 맛봐야 할 청년들에게 또 다른 장애물이 되고 있다. 박준상ㆍ김태희기자
여행 일정 막바지에 다다르자 새로운 것에 대한 신선함과 더불어 불편함도 느낀다. 여행 전 쿠바에 대한 기본적인 여행 자료를 노트북과 휴대폰에 담아 왔으나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실시간으로 필요한 디지털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오프라인 자료도 턱없이 부족하여 여행 중 목마름이 많았다. 배낭여행자는 도착지 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대중교통과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이드북이다. 아바나 도착한 날 공항 안내소에 갔으나 단 한 점의 자료도 구할 수 없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먼저 다녀간 여행자가 두고 간 스페인어로 된 자료는 있으나 영어로 된 자료를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였다. 어쩔 수 없이 다음 날 서점에서 25 쿡(27.5달러) 주고 산 작은 영어 가이드북이 유일한 길잡이였다. 오늘은 쿠바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올드 아바나 뒷골목을 걷는다. 아바나 비헤아 지역 카피톨리오를 돌아 몇백 미터 벗어나자 현지인의 삶과 마주한다. 길옆 낡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 앞에는 쇠창살로 가려진 작은 창구에서 무엇인가 배급받으려는 현지인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아바네로의 무표정한 모습은 세상 단 하나뿐인 이데올로기 병인 가난한 사회주의에 찌든 증상으로 느껴지고 드러내지 못하는 내면의 고통과 외침을 말없이 표출하는 퍼포먼스 같다. 그들은 길든 패턴에 따라 배급 차례를 기다린다. 이곳에선 카리브의 낭만이니 시간이 멈춘 도시니 하며 외부 세계에 지나치게 미화된 아바나 모습과 달리 지치고 고달픈 아바네로가 소리 없이 울분을 용트림하는 진정한 아바나의 속살이다. 그들에게서 희망과 용기는 뇌리에서 사라진 지 오래된 듯하고 오로지 체념만 남아있다. 카메라 렌즈에 잡힌 그들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져 오는 무한한 허무와 현실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본다. 박태수 수필가
구리시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유치를 위해 오는 25일까지 인스타그램을 활용,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시가 시민들과 함께하는 방법으로 기획된 이번 이벤트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스타그램 릴스영상을 응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여 방법은 예시 영상을 참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댄스 영상을 촬영한 뒤 인스타그램에 릴스 영상을 올리고 해당 게시물의 URL 주소를 네이버폼으로 제출하면 된다. 영상을 촬영할 때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 참여인원은 4명 이내로 제한해야 하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구리시는 릴스 영상 50편(우수작 10편, 무작위 추첨 40편)을 선정, 당첨자에게 모바일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이벤트에 응모한 작품은 구리시가 SNS 홍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한편 구리시는 GH 주사무소 입지 공모를 신청, 1차 심사를 통과하고 이달말 본선 경합을 앞두고 있다. 안승남 시장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 GH를 유치하기 위한 시민 열기가 결집하기를 바란다며 재미있는 릴스 영상을 통해 시민과 함께 즐기고 유대와 신뢰를 쌓아나가는 또 다른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리=김동수기자
40년 전 등기소의 행정 착오로 한 노인이 억울하게 땅을 잃었다. 문제의 토지는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62-4번지(552㎡). 수십년이 지나 도로가 들어서면서 뒤늦게 오류가 밝혀졌지만, 이미 토지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다른 사람의 땅에 합쳐진 뒤였다. 토지보상금마저 애먼 사람에게 잘못 지급됐고, 되찾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잃어버린 땅을 되찾기 위해 황혼기를 다 바친 박명자 할머니(74ㆍ가명)의 원통한 이야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8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등기소에서 기록을 옮기면서 62-4번지를 63-4번지라고 잘못 적는 오류를 저지른 것. 해당 토지는 박 할머니와 이웃 5명이 공동 소유한 땅이었다. 당시 등기소 직원의 실수로 이들 6명은 세상에 없는 63-4번지의 소유주가 됐고, 62-4번지는 주인 없는 땅이 됐다. 시간이 흘러 지난 2006년 6월 수원시는 도시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문제의 필지를 포함, 그 일대에 도로를 깔게 된다. 보상공고를 냈고 이듬해 토지주를 찾아 약 1억1천만원의 보상금을 내줬다. 도시계획선이 그어지며 62-4번지는 6개 필지로 분할됐고, 이 가운데 경제성이 없는 도로 옆 자투리땅 3개 필지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각각 옆 토지로 병합됐다. 그러나 박 할머니 등 6명 중 보상금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 등기 오류를 알아챈 이웃 K씨가 자기 땅인 척 보상금을 가로챘기 때문이다. K씨는 62-4번지 옛 소유주의 상속자(손자)였고, 이를 이용해 서류상 주인이 사라진 62-4번지의 소유권을 취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박 할머니는 등기소, 구청 등을 찾아다니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의 도움으로 40년 전 이기(移記) 오류를 밝혀냈고, 지난 2018년 5월에서야 등기가 정정됐다. 돌파구를 찾은 듯했으나 다시 소극 행정에 길이 막혔다. 하나의 땅에 62-4, 63-4번지라는 2개의 이름표가 달렸지만, 시는 중복등기를 말소하지 않았다. 결국 박 할머니는 지난 2019년 2월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수원지법은 지난해 6월 시에 소유권 이전등기의 말소 절차를 이행하라고 명령했다. 사태는 이미 꼬일대로 꼬인 뒤였다. 절차를 바로잡기 위해선 먼저 옆 토지에 병합시켰던 3개 필지를 재분할해야 하는데, 이미 도시계획이 진행된 탓에 재분할 행위가 도시계획법 등을 위배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잘못 지급된 보상금도 10년 넘게 지나 회수가 불가능해졌다. 박 할머니는 나도 모르는 사이 발생한 오류로 땅을 잃었다며 이사를 가면 잃어버린 땅을 영영 되찾지 못할까봐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는 법원의 선고를 이행할 방법을 찾고자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 질의를 넣었다. 다만 현재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 도로관리과 관계자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복잡하게 꼬인 상황이라며 국토부에 재차 질의할 예정이며, 빠른 시일 내에 오류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19일 오후 1시께 동안구 평촌동 안양중앙공원. 곳곳에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5인 이상 집합금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5인 이상 모여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30대로 보이는 남녀 커플 6명은 한 자리에 앉아 식사하면서 친구들끼리 함께 공원에 나왔다며 방역수칙 위반이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체감온도가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 속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안양지역 주요 공원들은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반팔과 반바지 등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은 목 좋은 그늘에 돗자리를 펴거나 준비해온 캠핑의자에 앉아 휴일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대다수 시민은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했지만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5인이상 사적모임금지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비슷한 시각 만안구 안양동 병목안시민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부모들은 자녀들과 연날리기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코로나19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모습들이 종종 목격됐다. 중년의 남녀 6명은 잔디공원 옆 원형벤치에 빙 둘러 앉아 포장해온 음식을 나눠 먹었다. 이들은 야유회를 나온 것인데 (준비해온) 음식을 다 먹었다. 금방 일어날 것이라며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바람을 쐬러 어린 자녀들과 공원은 찾은 아이 엄마 5명은 잔디공원 한켠에 다닥다닥 돗자리를 깔기 시작했다. 이들은 처음엔 일행임을 부인하더니 곧 거리를 띄워 앉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관련 신고나 민원 등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현장에 나간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방역수칙 준수의식이 다소 느슨해진 것 같다. 관련 부서와 협의, 계도와 단속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안양=노성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