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사람 발길 끊긴 신포동

[경기만평] 악마를 보았다...

[핫이슈_인터뷰]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이사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제공하는 것은 물론 배달시장의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이사는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으로 과도한 수수료 등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배달특급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의 공정한 경쟁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배달특급을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를 위한 상생플랫폼이라고 소개한 그는 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면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만큼 공정한 경쟁 체제를 만들기 위해 배달특급을 기획했다며 시장의 긍정적 경쟁자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화성ㆍ오산ㆍ파주 등 3개 지역에서 배달특급 시범서비스를 운영하며 피드백을 통해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있다며 시범지역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빠르게 서비스를 개선해 올해 말까지 도내 28개 시ㆍ군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대표이사는 배달특급의 확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지역화폐 기반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할인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하는 등 배달특급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하다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실수익이 늘어난 가맹점주가 직접 소비자 할인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긍정적인 선순화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배달특급은 시장의 긍정적 경쟁자로 자연스럽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시장을 변화시켜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를 위한 공정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배달특급에 동참해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핫이슈] 소상공인·소비자 ‘상생특급’… 골목상권 ‘구원투수’

경기도가 배달앱 시장 독과점 문제 해소를 위해 선보인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상생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독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던 배달앱 시장을 공정 경쟁으로 유도하며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등으로부터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고, 소비자에게는 각종 이벤트와 혜택은 물론 지역화폐와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 광고비 NOㆍ수수료 1% 소상공인들 웃음꽃 13일 경기도주식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 화성ㆍ오산ㆍ파주 지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배달특급의 가맹점포 수는 6천700여곳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배달특급은 서비스 시작 전부터 소상공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시작된 배달특급 가맹점 사전접수에는 무려 3천699곳이 신청하며 당초 목표였던 3천곳을 훌쩍 넘겼다. 기존 민간배달앱에 비해 수수료가 낮고 광고비가 없다는 점이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배달특급은 가맹점주에게 중개수수료 1%, 외부결제 수수료 1.2~2.5%를 받고 있다. 6~13%의 중개수수료를 받는 기존 민간 배달앱 보다 훨씬 저렴하다. 민간배달앱이 독과점 시장을 형성해 높은 광고비ㆍ수수료를 부과하는 탓에 고충을 겪고 있던 소상공인들에게는 획기적인 조건이었다. 화성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동욱씨는 사실 중개수수료 1%라는 설명에 과연 지속력이 있을지, 주문이 들어올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며 우려와 달리 12월에만 배달특급을 통해 1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냈고, 다른 민간배달앱과 비교해 수수료도 100만원 이상 절약했다. 배달특급을 통해 실수익이 늘면서 코로나19 여파 속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소비자 사로잡는 100원딜ㆍ지역화폐 추가 할인 배달특급은 상생의 장을 키워드로 소비자들에게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우선 경기도주식회사는 지난달 10일부터 매주 목요일 배달특급X마켓경기 100원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배달특급X마켓경기 100원딜은 경기도주식회사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과 함께 추진한 행사로, 친환경 농산물 및 다양한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값싼 가격에 제공하는 이벤트다. 배달특급 회원을 상대로 선착순 100명에게 친환경 먹거리를 100원에 제공한다. 이에 소비자들의 열띤 관심을 받으며 지난달 10일 1차 이벤트부터 지난 7일 진행된 5회차까지 모두 1분 만에 완판되는 쾌거를 이뤘다. 14일 행사품목은 도라지배즙이며 오는 21일에는 경기도 친환경 감자 5㎏ 한 박스, 28일에는 앙금절편이 판매될 예정이다. 아울러 경기도주식회사는 연말 이벤트를 통해 다양한 할인 쿠폰을 지급하기도 했다. 지역화폐를 사용할 경우 충전 시 받을 수 있는 10% 혜택에 더해 결제 시 다음 주문 5% 할인쿠폰을 주는 등의 지역화폐 15% 할인 혜택은 지속적으로 제공된다. 또 이달 중으로 새로운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 꾸준한 매출 시범 지역 경제 활성화 일등공신 이처럼 배달특급이 소상공인들과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매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출시 한 달만에 매출 30억을 달성하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1월에도 9억여원(12일 기준)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에 화성ㆍ오산ㆍ파주 등 3개 시범 지역 지자체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배달특급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며 지역화폐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배달특급이 지금보다 더 잘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곽상욱 오산시장 역시 배달특급으로 가맹 소상공인들의 수익률이 증대된 것을 보고 시범지역 참여에 대한 뿌듯함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지자체 차원에서 배달특급 활성화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종환 파주시장도 서비스 시작 전 가졌던 배달특급이 잘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은 모두 해소됐다며 소상공인과 소비자 혜택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되는 배달특급이 하루빨리 다른 지자체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사설] 박남춘 인천호 소통하는 뚝심을 기대한다

민선 7기 박남춘 인천호가 3번째 새해를 맞았다. 신축년인 2021년은 민선 7기의 성과를 마무리하는 사실상 마지막 해 라는 점에서 박남춘 시장에게는 더 없이 중요하다. 박 시장이 재선 도전을 공식화 한 만큼 시민이 체감하는 인천의 비젼도 올해에는 내놓아야 한다. 민선7기를 돌아보면 2018년 발생한 태풍 쁘라삐룬을 시작으로, 2019년 붉은 수돗물 사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2020~2021년 코로나19까지 재난의 연속이다. 박 시장은 당선 후 취임식을 취소한채 태풍 쁘라삐룬 재난안전상황실로 첫 출근한데 이어, 민선7기의 성과 보고를 준비했던 취임1,2주년 행사도 붉은 수돗물과 코로나19사태에 흽쓸려 무산됐다. 취임 후 현재까지 재난수습 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선 7기의 시정 동력은 분산되고, 시민의 시정 만족도는 낮을수 밖에 없다. 박 시장이 취임 초 민선 7기의 비전으로 제시했던 원 도심 균형발전을 비롯해 협치,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 평화특별시 등도 아직 과제일 뿐이다. 더구나 이 같은 비전들은 민선7기 내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박 시장은 임기 초 이 같은 상황들에 대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변의 지적에도, 특유의 뚝심으로 원칙과 협치라는 시정 철학을 밀고왔다. 이 같은 뚝심은 시청 조직 내에서 시간이 갈수록 뭉근하게 시정 효과가 날 것이라는 기대와, 현실성 떨어지는 고집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협치의 함정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수도권매립지 2025년 사용종료 문제는 지역간 갈등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물론 수도권 3개 시도가 사용종료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체매립지 찾기에 나서게하는, 즉 상황 전환이라는 나름의 성과를 내며 한발씩 나가고 있다. 반면에 원도심균형발전은 현실의 벽에 부딪쳐 결국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의 교체로 이어지는 시행착오를 맛봤다. 그럼에도 시장이라는 직책은 재난이던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을 위한 성과를 끝없이 만들어내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때로는 뚝심, 한편으로는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이 있어야 뚝심도 통하니 이 둘은 하나나 다름없다. 박 시장이 시민들에게 할수있는 가장 큰 보답은 시정을 잘하고, 소통하며 재 신임을 얻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지역 현안 해결과 함께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얻어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시민들은 염원하고 있다. 뚝심의 상징인 소의 해를 맞아 소통하는 뚝심과 새로운 비전으로 인천 시민의 염원을 이뤄내기를 기대해 본다.

[사설] 학대예방경찰관 인력 충원하고 전문성 높여야

16개월 여아가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과 관련, 아동학대에 대한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담인력도 부족하고 전문성도 떨어져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대응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아동학대 사건은 조사자들의 역량 발휘가 특히 중요하다. 피해자가 의사소통이 어려운 유아일수록 전문성이 필요하다. 아동학대 신고를 해도 해당 아동 10명 중 9명 정도는 다시 학대 부모 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등이 학대 피해 아동을 보호시설 등으로 옮기지 않고 가해 부모에게 돌려보내면서 재학대를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 정인이에 대한 학대 조사가 3차례 진행됐지만 양부모로부터 분리되지 못했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아동학대로 분류된 사례는 총 2만3천89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학대 가해자와 피해 아동 간 분리가 이뤄진 사례는 약 14%인 3천482건에 불과했다. 신고 초기 아동을 분리할지는 경찰,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의 현장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이들은 학대 피해를 확인하거나 재학대 위험이 급박현저한 경우 피해 아동을 비롯해 이들의 형제자매 아동을 학대 행위자로부터 분리, 보호시설 및 의료시설 인도 등의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장 도착과 학대가 이뤄진 시점간 시간 차가 있는 경우가 많고, 아동이 직접 피해 사실을 소명하기 어렵다는 사건 특성상 학대 정도가 과소평가되기 쉽다는 것이다. 아동학대 발생 위험이 다각적으로 평가돼야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이뤄질 수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경찰의 경우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학대예방경찰관(APO)이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적으로 APO 1명이 담당하는 아동 수가 6천321명에 이른다. 경기경찰은 APO가 159명으로, APO 1명이 아동 9천694명을 맡고 있다. 경기도내 아동학대 신고가 연간 4천여건임을 고려하면 학대 신고가 들어와도 APO가 곧바로 정밀 수사하기가 쉽지않다. APO제도는 2016년 4월에 신설된 전문경찰관 제도다. 전문경찰관은 아동 및 노인학대가정폭력의 예방 및 수사, 사후관리를 통한 재발방지, 피해자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킨 정인이 사건에서 APO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APO 전문성과 제도의 실효성 비판이 일고 있다. APO가 아동학대뿐 아니라 가정폭력까지 담당하다 보니 담당 인력이 크게 부족한 현실이다. 업무 피로도가 높아 기피보직 1순위로 꼽힌다고 한다. 아동학대 사건을 담당하는 APO 경찰관의 인력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충원하고 전문성 향상 방안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지지대] 국민과의 거리두기?

외국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국민성을 떠올릴 때 제일 먼저 꺼내는 말이 바로 빨리빨리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것도,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삼성 및 현대기아자동차 등 초일류 기업을 만들어 낸 것 역시 빨리빨리 국민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그들의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체로 급하고, 계획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은 맞다.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시켰다. 이렇게 되자 유흥업소 등 집합금지 시설 외에도 헬스장과 필라테스, 스크린 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의 영업이 중단됐다. 참다참다 참지 못한 해당 시설 자영업자들이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생계 앞에선 보살도 성인군자도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됐다. 오후 6~9시까지 음주를 사랑하는 이들은 술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평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술을 마신다. 다닥다닥 붙어서 마시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 오로지 시간과의 싸움일 뿐. 그 전투의 현장에 코로나는 없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헬스와 필라테스 등 상당수의 실내체육이 개인 운동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 역시 일반음식점 수준을 넘어선다. 지속적인 거리두기는 내 삶과 가족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쯤되면 국민과의 거리두기라고 할 수 있겠다. 쥐도 코너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가난과 굶주림 앞에서 모두가 장발장이 될 수 있다. 이제 숨통을 트여줘야 할 시간이 왔다. 빨리빨리의 국민성을 가진 이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계속 적용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정부는 이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에게 형식적인 거리두기만을 강요하지 말고, 빨리빨리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성난 민심이 항상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김규태 경제부장

[문화카페] 도시를 살리는 건축

한강을 끼고 출퇴근하는 즐거움 중 하나는 계절마다 자연의 변화를 체감하는 일이다. 영하 10도 이상 한파가 지속된 요즘, 어느 지점 불문하고 강 한가운데까지 한강이 꽁꽁 얼어붙은 건 처음 봤다. 이른 아침 행주대교를 건널 때, 동쪽에서 떠오른 태양의 높이가 계절마다 그렇게 차이 나는 줄 몰랐다. 아득하게 저만치 있던 겨울의 태양은 여름이면 벌써 중천에 가 있다. 변화는 자연의 속성만은 아니다. 주변 건축물 등 사람이 지어낸 풍경도 변화를 거듭한다. 다만 자연에 비해 그 변화가 더디나 보니 못 느낄 뿐. 아무튼 이런 연유로 나는 건축물을 생명체로 여긴다. 좀 과장하여 시멘트 덩어리인 아파트 단지를 우리는 아파트 숲이라 부른다. 무생물에도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고 싶은 우리 마음을 담은 표현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집은 인간이 살기 위한 기계라고 했지만,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건축(디자인)의 몫이다. 얼마 전 문득, 여의도를 지나면서 풍경 변화를 실감케 하는 생경한 건축물 하나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운석처럼 없던 게 뚝 떨어져 거기에 서 있는 듯했다. 건물도 생명체란 걸 그때 더욱 실감했다. 한 때 여의도의 랜드마크였던 LG트윈타워 옆에 그보다 두 배 이상 높이로 솟아 있는 빌딩, 파크원(Parc1)이었다. 하늘 높이 걸려 있던 크레인을 보면서 뭔가 짓고 있다 생각했는데, 그 웅장한 몸뚱어리가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하늘에 닿는 집을 마천루(摩天樓)라고 한다. 한국의 맨해튼이라는 별명답게 여의도는 이 마천루가 즐비한 곳. 그중에서 이 건물이 유독 나의 눈에 띈 건 새것 때문이 아니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빗줄기 같은, 날렵한 수직 철골 기둥들이 금세 눈에 들어왔다. 수평축 중심의 주변 빌딩과 확연히 대비돼 한껏 긴장감을 높였다. 그다음 눈에 띈 건 색(色)이었다. 모서리 수직 철골 기둥들이 뿜어내는 붉은색은 강렬했다. 여의도엔 전혀 없던 색일뿐더러, 외벽에 이처럼 대담하게 붉은색을 앞세운 현대 건축물을 국내에서 본 적이 없다. 대개 낯선 것은 어색한 법이다. 처음 이 건물을 보았을 때, 나 또한 너무 생경하고 이질적이어서 솔직히 반감이 컸다. 파격이 지나친 건 아닐까?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오가며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시쳇말로 볼매가 될 줄을 몰랐다. 나중 저명한 건축학자인 이화여대 임석재 교수에게 소감을 털어놓았다. 대가의 품격이란 그런 겁니다. 파격을 보편적으로 설득하는 힘 말이지요. 임 교수의 평이었다. 파크원은 세계 건축계의 거장 리처드 로저스(88)가 설계했다. 로저스는 2007년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세계 첫 노출 구조의 건축물로 꼽히는 파리 복합문화센터 퐁피두센터는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가끔 유명세는 그 작품 가치에 대한 역설적 반증이 된다. 호불호가 분명한 파크원의 붉은색도 아직 그런 세평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느슨한 회색 도시에 생기와 변화를 던진 파격적인 감각은 대가의 품격으로 손색이 없다. 이처럼 건물이 생명을 얻으면 도시도 산다. 정재왈 고양문화재단 대표이사

[포토뉴스] 눈 내린 송도 국제도시 미추홀공원

[포토뉴스] 현대제철 2020 임단협 총파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