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인천도시공사 사장 청탁금지법 위반…인천시, 과태료 처분 요구

이승우 인천도시공사 사장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이 사장의 청탁금지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처분 요구를 도시공사측에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이 사장은 행정안전부의 2019년 경영평가에서 역대 최초로 최우수 평점인 가를 받자 지난해 11월께 전직 사장 및 임원 등에게 기념품을 보냈다. 그러나 이중 한 전직 임원 A씨는 상임이사 공모와 관련한 임원추천위원이어서 선물을 받을 수 없다며 반납하고 국민권익위원회와 시 등에 신고했다. 당시 도시공사는 A씨에게 30만원 상당의 건강보조식품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자체 조사 결과 이 사장과 A씨간 직무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청탁금지법 제8조(금품등의 수수 금지)엔 공직자등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금품 가액의 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시공사와 관련한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를 받아 조사를 한 것은 맞다며 개인정보 및 비밀유지 등의 규정에 따라 자세한 답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도시공사는 곧 법원에 이 같은 과태료 처분 요구 사실을 통보하는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경영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아 전 사장임원 등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기념품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부정 청탁 등의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승훈기자

집합금지에도 대면예배 고집하는 일부 교회 불안불안

방역수칙을 무시한 경기지역 일부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코로나19의 완만한 감소세를 무너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수원시에 따르면 권선구 권선동에 위치한 인터넷한가족교회에서 이날까지 37명이 감염됐다. 건물 5~7층을 사용하는 이 교회는 5층에서 미라클 제네레이션 바이블 아카데미라는 성경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이곳 학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신도 등 110여명이 검사를 받았고 8~9명이 검사를 거부하거나 연락 두절된 것으로 파악됐다. 역학조사 결과 이 교회는연말 내내 20명 이상 모여 찬송가를 부르는 등 대면예배를 진행했다. 출입자 명부마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상태에서 칸막이, 거리두기 없이 수차례 단체식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시는 현재 해당 시설에 대해 폐쇄조치를 내리고 과태료 및 구상권 청구를 검토 중이다. 해당 교회는 한국 기독교 종파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선교사는 하나님과 자신이 직통으로 연결됐다고 주장하며 유튜브로도 설파 중인데 구독자가 1만6천여명에 달하는 만큼 교회를 찾은 방문자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검사 대상자의 주소지는 충남 아산, 부산 등 전국 단위였다. 용인에서도 교회가 문제를 일으켰다. 수지구 죽전동의 수지산성교회에선 지난달 29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누적 177명이 감염됐다. 이 교회는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지난달 23일 재롱잔치를 열었고 행사를 진행하며 상당수 교인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시는 784명의 교인 명단을 확보해 전수검사를 진행 중인데 295명이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 교인 명단 외 교인으로 의심되는 감염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시는 경찰에 검사 거부자의 GPS 정보를 요청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부천ㆍ화성ㆍ오산 등 교회를 중심으로 연일 BTJ열방센터 관련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날 0시까지 197명이 감염됐다. 앞서 경기도는 BTJ열방센터에 방문한 도민 명단을 확보하고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53.8%에 달하는 461명이 검사를 받지 않고 있어 고발 등 강력한 후속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윤태호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교회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감염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 경계심을 풀 상황이 아닌 만큼 대면예배 등 집합금지 위반사례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6년 전 질소 가스 누출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또 화학물질 누출...7명 부상

6년 전 질소 가스 누출로 6명의 사상자가 나온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에서 또다시 안전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LG디스플레이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0분께 파주시 월롱면 LG디스플레이 P8공장 5층에서 암모늄 게열의 유해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C씨(40)와 L씨(40) 등 2명이 심정지 상태로 위독했으나 심폐소생술을 받아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의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5명은 모두 경상을 입었으며, 이들 중 3명은 사고 수습을 위해 내부에 들어갔던 LG디스플레이 측 응급구조사들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는 P8공장 내에서 배관 연결 작업 도중 수산화테트라 메틸암모늄(Tetra Methyl Ammonium HydrooxideㆍTMAH)이 누출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누출된 물질은 일반적으로 반도체 가공 공정에서 세척제 등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무색의 액체로, 독성이 치명적인 물질이다. 앞서 이 사업장은 지난 2015년 1월 질소 가스가 누출돼 30대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LG디스플레이와 협력업체 직원들은 공장 9층에서 TM 설비(LCD 기판에 약품을 덧입히는 장비)를 점검하던 도중 가스가 누출돼 사고를 당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사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진심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부상당한 임직원의 빠른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수습 대책본부를 즉각 설치, 사고 원인 파악에 대해서도 유관기관에 적극 협조해 원인규명 및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요섭ㆍ정민훈기자

수원시 ‘분당선 지선’ 타당성 조사 일시 중단…사업 ‘빨간불’

수원시가 덕영대로의 상습적인 교통체증을 해소하고자 분당선 지선 타당성 조사 용역을 추진했지만, 돌연 중단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군 공항 이전 사업의 답보와 맞물려 분당선 지선까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이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13일 수원시에 따르면 분당선 지선 타당성 조사 용역이 지난해 9월부터 일시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시는 출퇴근 시간대 용인ㆍ화성에서 유입되는 차량 통행량을 줄이고자 지난해 1월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수인분당선 망포역부터 오목천역을 연결하는 지선 9㎞를 운행하면 덕영대로 차량 통행량이 얼마나 감소할지 따져보기 위한 것이다. 애초 설정된 과업기간은 8개월로 지난해 9~10월 조사 용역이 끝났어야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계기관 협의가 지연되면서 용역이 중단됐다는 게 시의 공식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업 타당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사업 추진의 가장 큰 고비는 군 공항 이전이다. 분당선 지선 철도노선은 세류역 인근 공군기지를 통과해야 하는데 군 공항 이전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타당성이 높게 나온다 해도 군 공항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사업이 급물살을 타긴 어려울 전망이다. 국방부는 2017년 예비 이전후보지로 화성시 우정읍 화옹지구를 선정했지만, 화성시의 반발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권선구 권곡사거리를 통과하는 덕영대로는 용인ㆍ화성에서 서울ㆍ인천 방면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대거 유입돼 출퇴근 시간대 만성적인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덕영대로를 두고 수원아이파크시티(6천658세대)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교통난은 매년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인근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통행량 분산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덕영대로 상습정체 해소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권곡사거리 지하차도 건설이 경제성 미달로 사실상 무산된 탓에 주민들의 시선은 더욱 분당선 지선에 쏠렸다. 올 상반기 확정을 앞둔 국토교통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분당선 지선 사업이 반영될 것으로 한껏 기대를 모은 상황에서 사업이 좌초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수원시 도시교통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군 공항 부지 지하로 철도가 지나가는 전례가 없는 만큼 분당선 지선 사업은 군 공항 이전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이라며 최적 노선을 찾고 있지만, 사업 타당성이 없다고 나올 경우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지 시 차원에서도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김성나 안양예총 무용지부장, 순수예술가들 지자체 관심과 지원 절실

순수예술가들을 위한 지자체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선행될 때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도 한층 증대될 수 있습니다 안양예술인총연합회 무용지부 김성나 지부장(56)의 바람이다. 서울 출신의 김 지부장은 여섯 살의 어린 나이에 무용을 시작해 50여년 간 오롯이 무용수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한양대 무용과를 졸업한 뒤 인천시립무용예술단에 입단한 그는 결혼과 동시에 거주지를 안양으로 옮겼다. 이후 안양예술인총연합회 무용협회에 소속돼 1992년 부지부장을 거쳐 1998년 지부장 활동을 시작, 현재까지 무용협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는 지부장으로서 매년 전국무용제와 안양예술제 등 정기공연을 준비하는 데 매진하고 있으며 공연준비 외에는 후학양성을 위한 입시생 교육과 주2회 실버세대 무용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또 복지회관, 요양원 등을 순회 방문해 공연을 하고 순수예술과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수십 년간 무용 저변 확대를 위해 앞장서 온 그에게 있어 점차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순수예술, 특히 무용 분야에 대한 고민은 깊기만 하다. 무용에 평생을 받쳐온 만큼 무용이라는 예술활동의 명맥을 유지하고자 지역 곳곳에서 발 벗고 뛰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부분의 후배 무용수들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요가, 필라테스 등 다른 분야로 돌아섰고 무용에 대한 지원 역시 점차 줄어들면서 유지 자체가 버거운 실정에 놓였다. 김성나 지부장은 지난해 안양무용제를 통해 선보였던 진달래꽃 피고지고 작품 역시 재정적 문제로 규모가 축소돼 아쉬움이 컸다며 현재로서는 공연 횟수도 부족하고 공연의 질도 높지 않다. 예술가들이 마음껏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는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의 관심 정도에 따라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지자체의 탄탄한 지원이 선행돼 무용을 비롯한 순수예술가들이 예술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고 명맥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안양=한상근기자

[천자춘추] 비대면 박람회와 '롱테일'

해마다 1월이 오면 전 세계 얼리어답터의 이목은 라스베이거스를 향한다. 바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 ICT 융합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 1967년 뉴욕에서 시작한 CES는 이름에서 보듯이 처음엔 음향기기와 백색가전 위주의 전자제품박람회였다. 대표적으로 1981년 CES를 통해 소니와 필립스가 함께 선보인 CD 플레이어가 음향기기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그 외에도 휴대용 오디오, 비디오 플레이어, 가정용 오락기기 등 당대 최신 전자제품이 CES를 거쳐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 가전제품에서 혁신이 줄어들자 CES의 위상도 잠시 흔들린다. 동시기에 세빗(CeBIT)을 비롯해 정보통신을 주제로 한 많은 박람회가 혁신을 주도했다. 많은 고민에 빠진 CES 주최 측은 큰 결심을 한다. 2010년대부터 박람회 주제를 제품이 아닌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 그 결과, CES는 최신 ICT 트랜드의 메카로 거듭났다. CES 2021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온라인 행사로 변경되어 진행된다. 올해 참가 기업은 지난해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해 박람회 규모가 대폭 축소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 변화가 스타트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CES는 접근성 좋은 전시관을 대형 ICT 기업 위주로 배정했다. 당연히 관람객의 관심이 그들에게 쏠렸다. 상위 20%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라는 파레토 법칙이 박람회에도 얼추 적용되었다. 하지만 전시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에서는 다르다. 크리스 앤더슨은 파레토 법칙의 그래프에서 우하향하는 하위 80% 부분이 긴 꼬리처럼 생긴 점에 착안해 롱테일 현상을 분석했다. 전통시장에서 배치, 전시 등 물리적인 제약 때문에 밀려난 비인기 상품이 온라인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마찬가지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최하는 CES 2021에서 스타트업에 더욱더 많은 기회가 갈 것으로 기대한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CES 2021 온라인 전시지원을 통해 총 12개 스타트업의 참가를 돕고 있다. 이들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AR 골프 퍼팅 훈련서비스, 시각장애인용 키보드, 미세전류를 활용한 마사지기 등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우리 일상에게 다가올 사소한 변화까지도 CES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강동구 경기콘텐츠진흥원 청렴감사실장

김포문화재단 ‘보구곶, 情을 새기다’ 展 3월6일까지 개최

(재)김포문화재단(대표이사 안상용)은 작은미술관보구곶 보구곶, 情을 새기다展을 오는 3월6일까지 운영한다. 김유림ㆍ신혜영ㆍ이상미 작가는 판화를 기반으로 관계와 소통 키워드로 보구곶리의 풍경과 정(情) 등을 표현했다. 김유림 작가는 먹으로 염색한 한지를 쌓아 형태를 만들고 구멍을 뚫거나 뜯어내는 방식으로 미술관 주변 겨울 풍광을 재현했다. 철새들의 먹이를 제공하고 쉼터가 됐던 밭, 눈이 쌓인 산의 능선, 보구곶 마을을 감싸고 흐르는 한강의 물결 등이 그것이다. 신혜영 작가는 판화와 함께 최근의 도자작업을 선보인다. 가족 간 소통, 자연과의 소통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의 과정과 친숙하고 따뜻한 겨울의 일상을 자신이 빚은 그릇에 그려 넣었다. 이상미 작가의 작품은 한 조각의 음식이다. 작지만 분명한 힘과 의미를 갖고 관계를 형성하며 선의 궤적이 만들어낸 음식들은 작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이번 전시에선 종이가 아닌 커다란 천에 작지만 분명한 무엇을 새겨 관객들과 나누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현재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미술관이 폐쇄됐지만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판화기법의 키트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안상용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한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보구곶의 정으로 위로받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포=양형찬기자

[삶과 종교] 균형을 위한 나눔

인류의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점으로 시대를 구분한다. 예수 탄생 이전(BC: Before Christ)의 시기가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시기는 예수 탄생 이후, 곧 주님의 해(AD: Anno Domini)에 속한다. 이러한 시대 구분 방식은 예수라는 인물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을 반영하는 하나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2020년이란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인류는 커다란 역사적 전환점을 마주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코로나 19가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2020년 전 세계를 휩쓸어버렸고 여전히 그 힘을 잃지 않으며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수많은 이들이 코로나 이전의 시기를 그리워하지만, 회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류가 처한 시대적 위기를 바라보며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스먼은 세계가 코로나 이전(BC: 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C: 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월 21일 BOK 이슈노트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성장불균형 평가를 발행하면서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심화된 성장 불균형 현상을 주목하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위기는 과거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연구자들은 이번 위기가 취약부문에 영구적 충격을 미칠 수 있으므로 성장 불균형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이럴 때 부문 간 불균형과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부유한 계층과는 달리 저소득층을 포함하는 취약 계층은 가중되는 생활고를 피할 수 없게 되었으니 실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코로나가 초래한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까? 국가 차원에서 위중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묘수도 필요하겠지만, 취약 계층을 위하여 정책 여력을 집중해야만 한다. 이와 함께 사회 구성원 모두의 형제적 참여가 긴요하다. 위기 상황에 대한 공감대 형성, 코로나로 인하여 소외된 이들을 위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나눔이라는 적극적 실천이 요구된다. 공동체는 나눔의 실천 없이 존속할 수 없다. 함께 소유하고 나누었던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모습(사도 2,42-47 참조)은 오늘날 코로나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표본이다. 경제적 균형을 강조했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나누고 싶다. 지금 이 시간에 여러분이 누리는 풍요가 그들의 궁핍을 채워 주어 나중에는 그들의 풍요가 여러분의 궁핍을 채워 준다면,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2코린 8,14)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 자주 들었던 Vergelts Gott!이란 말이 떠올랐다. 이 말은 하느님께서 갚아주신다라는 의미이다. 그들은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기부를 받았을 때, 감사합니다.라는 표현보다는 하느님께서 갚아주신다.라는 인사를 더 많이 한다. 이 짧은 문구는 깊은 신앙심에 뿌리를 두는 감사의 표현이다. 그들은 소유한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는 복음적 정신과 가치를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가진 것을 나누는 일에 개인적 이익과 명예는 시선에서 멀어져 있다. 코로나가 초래한 사회경제적 불균형의 위기에서 필요한 것, 그것은 소유한 것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과 실천이 아닐까? 정진만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