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플라자 수원점이 AK TOWN 선포 5주년을 맞이해 대대적인 고객맞이 행사에 나선다. AK플라자 수원점은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14일간 AK TOWN 선포 5주년 맞이 특가행사 및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우선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5층 이벤트홀 앞에서는 100% 경품 행사 이벤트가 진행된다. AK플라자 수원점은 총 1천500명의 고객에게 경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최고가액 경품으로는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6명)이 주어지며, 아웃백 5만원 교환권(12명) 등 다양한 상품이 마련됐다. 이와 함께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6층 휴게공간에서는 VR 가상 피팅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다. 체험 고객에게는 100% 당첨 경품과 함께 20% 상품권 페이백 혜택을 제공한다. 2층 POP IN AK에서는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간 AK플라자에서 지속적으로 고객들의 호응을 얻어왔던 해외명품대전이 열린다. 몽클레어와 메종키츠네, 무스너클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최대 4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같은 기간 동안 5층 이벤트홀에서는 아웃도어 인기브랜드전이 진행되며 K2, 아이더, 노스페이스 등 브랜드의 정상ㆍ이월상품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AK플라자 수원점 관계자는 AK TOWN 선포 5주년을 맞아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며 많은 참여와 관심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AK TOWN은 지난 2015년 AK플라자 수원점, AK&,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을 묶은 수원역사 통합 명칭이다. 선포 이후 AK TOWN은 현재 수원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수원
소비자교육중앙회경기도지부(회장 박명자)는 12일 수원과 안양, 화성 지역 회원을 대상으로 한 농식품정보교류 홍보교육을 진행했다. 이날 경기도여성비전센터 강당에서 열린 이번 교육은 경기도와 농림축산식품부의 후원으로 열렸다. 교육에서는 지역제철농식품의 소비확대, 원산지표시제도에 대한 교육,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 교육 등이 진행됐다. 박명자 회장은 소비자들에게 건전하고 안전한 먹거리 교육이 지속적으로 지원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법무부 평택준법지원센터(소장 유승국)는 보호관찰 위원의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법무부 평택보호관찰소 민관협력위원회 정기회의를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민관협력위원회는 지난해 신설된 법무부 보호관찰 위원 제도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호관찰 위원 평택보호관찰협의회는 보호관찰대상자의 원호, 멘토링, 사회봉사 집행감독 등 대상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법무부 보호관찰소 산하 민간 자원봉사단체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0년 봉사활동의 사업성과를 분석하고, 임원진 및 운영위원 선임, 보호관찰 신규영입 등 주요 현안과 내년도 범죄예방 민간봉사활동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유승국 소장은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도 보호관찰대상자를 위해 생필품, 의료비, 마스크 등을 지원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보호관찰 위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봉사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박명호기자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본부장 김장섭)는 12일 연천군 새둥지 팜스테이마을에서 제55회 새농민상 본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가평군농협 권형수ㆍ장성자 부부, 동두천농협 강충구ㆍ이금자 부부, 전곡농협 김탁순ㆍ이윤정 부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새농민상 본상을 수상한 가평군농협 권형수ㆍ장성자 부부는 40년간 꾸준하게 친환경 벼농사와 무항생제 한우를 키우며 안전먹거리 생산을 위해 노력했으며, 동두천농협 강충구ㆍ이금자 부부는 30년간 시설하우스에서 호접란을 재배하며 중국, 미국 등에 수출 판로 개척 및 새로운 재배기술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등 화훼농업 활성화에 힘썼다. 또 전곡농협 김탁순ㆍ이윤정 부부는 20년 넘게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고품질 쌀 생산에 헌신하면서 2007년부터는 새둥지팜스테이마을 대표를 맡아 관광마을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등 각자의 분야에서 농업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김장섭 본부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농업발전을 위해 힘써준 새농민 수상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축하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경기도의 선도 농업인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수원시는 김진엽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57)을 수원시립미술관 신임 관장에 임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지난달 수원시립미술관장을 공개 모집해 서류 심사 및 심층 면접을 거쳐 김 관장을 최종 선임했다. 김 관장은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 후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교육철학연구소에서 수학했다. 이후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재)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장, 수원대 객원교수, (재)아름다운 맵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2020년 제25대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은 수원시립미술관 내 4개 기관인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아트스페이스 광교, 수원미술전시관,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의 전시, 교육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총괄한다. 임기는 2년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시립미술관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나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김 관장도 그간 쌓아온 경험을 활용해 수원시민들이 미술을 더욱 가깝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안산시 고위 공직자가 성비위문제로 직위해제(본보 10월26일자 6면)된 가운데 시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운영하는 고충상담심의위가 대부분 공직자들로 구성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안산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5년 1월부터 공직자 성폭력 예방을 위해 고충상담심의위(위원회)를 운영해오고 있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9명 이상 11명 이하 위원들로 구성된다. 부시장이 위원장, 여성업무 담당국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당연직 위원은 인사ㆍ감사ㆍ여성업무 담당 부서장, 위촉직 위원은 관련 규정에 따라 시장이 위촉한다. 이처럼 위원 대부분이 공직자 중심으로 운영돼 고위 공직자와 일선 직원간 성비위문제가 발생하면 객관적으로 심의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더구나 성폭력 관련 상담은 지난 2016년 3건에서 지난해 13건에 이어 올해 현재 25건으로 매년 늘고 있지만 관리자ㆍ일반ㆍ특별과정 등으로 나눠 실시하는 성인지교육은 성별영향평가 우수사례 발표에 그쳐 실질적인 교육과는 동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정숙 시의원은 공직자 성폭력 예방을 위해 운영하는 위원회 위원들이 대부분 공직자 위주로 구성돼 고위 공직자에 대한 성비위문제를 예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시 관계자는 위원회 구성은 비위 관련 부서를 포함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고 위원회 구성을 공무원과 외부인을 동수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의 2~3차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산=구재원기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원장 주영창)은 앤시스코리아와 함께 지난 11일 개최한 한국자율주행 개발자 포럼(KADF 2020 : Korea Autonomous Developer Forum 2020)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자율주행 관련 개발자들에게 들어보는 기술 트렌드와 활용 사례를 주제로 자율주행 기업과 연구기관들의 경험과 정책들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온라인 포럼 형식으로 진행됐다. 포럼에서 현대자동차ㆍ앱티브 합작법인인 모셔널의 김준성 팀장은 복잡한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효율적 개발을 위해 센서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하고 공개했는지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소장, 산딥 소바니(Sandeep Sovani) 앤시스코리아 자동차 부문 글로벌 인더스트리 디렉터 등이 발표를 이어나갔다. 특히 마지막으로 발표를 맡은 손웅비 융기원 경기도자율주행센터 박사는 경기도와 융기원이 운영하고 있는 판교제로시티(판교 제1ㆍ2테크노밸리) 사례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와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을 소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주영창 원장은 자율주행 개발자들의 기술트렌드와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공공연구기관에서의 연구현황과 정책사업을 공유하는 KADF2020을 개최하게 돼 반갑게 생각한다며 융기원도 경기도자율주행센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자율주행 기술 생태계에 공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희기자
벨기에, 미국, 중국 맥주 등 수입맥주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맛과 향 및 가격 면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았고, 소비자가격은 편의점이 가장 저렴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수입맥주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9%(789명)가 월 1회 이상 수입 맥주를 구매했다고 12일 밝혔다. 가장 최근 산 수입 맥주의 원산지는 벨기에 22.6%, 미국 20.8%, 중국 20.6%(206명) 순이었다. 수입 맥주의 구매 이유(기준)는 맛향이 좋아서 52.0%, 가격이 저렴해서 22.0%, 할인행사를 해서 16.9% 등이었다. 수입 맥주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평균 7.73점(10점 만점)이었고, 소비자의 88.5%는 수입 맥주를 재구매할 의사가 높다고 대답했다. 주요 수입 3개국 맥주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에서는 벨기에산 맥주가 평균 7.60점으로 미국산(평균 7.30점), 중국산(7.13점)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조사 대상 소비자들은 수입 맥주가 국산 맥주(100 기준)보다 저렴(평균 93.71)하다고 인식했다. 맛향, 품질(평균 110.16), 다양성(평균 116.75)에 대해서도 국산 맥주보다 긍정적이라고 생각했다. 맥주의 수입량은 2015년 17만919톤에서 2019년에 36만132톤으로 약 2.1배 증가했고, 수입액도 같은 기간 1억4천186만 달러에서 2억8천89만 달러로 약 2배 증가했다. 맥주의 주요 수입국은 FTA 체결발효국인 벨기에(EU), 미국, 중국으로 올해 상반기 수입량 중 벨기에 17.4%, 미국 15.8%, 중국 12.7%로 3개국이 전체의 45.9%를 차지했다. 벨기에, 미국, 중국은 각 FTA 발효 10년, 9년, 6년차로, 벨기에산과 미국산 맥주는 무관세(0%)로 수입되며, 중국산의 관세는 선형철폐(균등철폐)됐다. 해당 국가별 맥주의 표본 소비자가격은 2017년과 비교해 2019년에 벨기에산 약 21.2%, 미국산 약 4.2%, 중국산이 약 3.2% 하락했다. 지난해 판매채널별 표본 소비자가격은 편의점이 가장 낮았다. 주요 수입국별 지난해 평균 표본 소비자가격(100ml 기준)은 백화점 1천58원, 대형마트 859원, 편의점 810원 순이다. 민현배기자
글과 흙의 놀이터 잔아박물관 마당에 들어서자 열댓 명의 초등학생들이 우르르 밖으로 몰려나온다. 마스크를 썼지만 재잘대는 아이들의 환한 표정이 늦가을 햇살에 눈부시다. 아이들이 가득한 박물관 풍경이 신선하다. 아이들이 떠나고 난 뒤 그들이 머물렀던 공간을 살짝 들여다본다. 아이들은 나도! 돈키호테라는 주제로 마련된 2020년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수업에 참여했던 것이다. ■ 서리 맞은 단풍잎은 봄날의 꽃보다 더 붉다 양평 서종면 사랑제길 9-9에 자리 잡고 있는 잔아박물관(관장 여순희)은 아이들의 표정처럼 밝고 따뜻한 공간이다. 박물관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글과 흙이 만나 화학 작용을 일으킨 까닭일 것이다. 잔아박물관은 마지막 아이라는 뜻을 가진 잔아(殘兒)라는 필명을 쓰는 소설가 김용만씨가 사비를 털어 설립한 문학박물관이다. 충남 부여에서 출생한 잔아 김용만은 명문 중고교를 졸업하고도 가정형편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한때 자살을 꿈꾸기도 했던 젊은이였다. 온갖 직업을 전전하면서 문학에 대한 열정을 속으로만 불태우던 그는 49세에 현대문학에 늦깎이로 등단했다. 쉰을 넘겨 대학에 진학하여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박사과정을 수료할 정도로 문학에 대한 집념이 강했다. 대학 강단에 섰던 그는 문학도들이 편안하게 문학을 이야기하는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이 과정에서 아내 여순희 작가의 도움이 컸다. 남편의 뜻을 순순히 따라주었고 이날까지 박물관을 함께 가꾸고 있다. 글과 흙의 놀이터에서 흙은 아내 여순희 작가를, 글은 잔아(김용만) 소설가를 상징하는 단어이다. 전시실에서 한 장의 사진과 마주한다. 잔아는 고인이 된 소설가 박완서와 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교수와 나란히 벤치에 앉아 있다. 세 사람의 등 뒤로 붉은 단풍나무가 서 있는 것을 보니 때는 늦가을이다. 고 김윤식은 생전에 잔아의 문학성을 높이 평가해주었다. 세계문학기행을 받고 작가에게 보낸 짧지만 긴 울림을 주는 편지가 사진과의 사연을 감동적으로 연결해 준다. 김윤식은 폭풍의 언덕편에서 공감을 표시하며 자신의 감상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오래전 저도 이곳에 들러 제법 긴 기행문을 쓴 바 있었소. 모든 것이 흘러가는 것. 세월 속에 문학이 살아 있음을 실감하고 있소. 편지 끝에 언제가 김사백의 그 박물관을 구경하겠다고 했던 김윤식 교수는 약속대로 소설가 박완서와 함께 잔아박물관에 들렀던 것이다. ■ 애나는 잔아의 분신이다 잔아 김용만 작가의 안내로 박물관을 둘러보다 떠올린 단어는 열정이다. 2020년 9월에 펴낸 잔아의 장편소설 애나(원제 미친 사랑)는 신문에 4년 동안 연재했던 것이다. 연재하면서 박물관 홈페이지에도 함께 올렸다. 2014년 6월에 올린 1회분의 조회 수는 1128회, 12월에 올린 마지막 91회의 조회 수는 1078회다. 신문지면과 인터넷으로 동시에 독자들과 만났던 작품이다. 범죄면에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잔인하다. 소설 미친 사랑의 첫 구절이다. 경찰전문학교 수사학 강의실의 풍경이 생생하다. 작가의 특별한 이력을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젊은 날 그는 범죄현장을 수사했던 경찰관 경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박물관에 진열된 애나의 책 표지에 어떤 소설인지를 짐작케 하는 문구가 실려 있다. 사랑에 미친 광녀와 순정한 경찰관 출신 작가의 기구한 악연이 제3공화국 격동기의 수많은 사건들과 뒤엉킨 체험소설, 연재 중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문제작! 여든 작가의 놀라울 만큼 단호하고 도발적인 말이 이어진다. 행복은 너를 타락시킨다! 악연의 뜻은 인연 자체에 대한 부정이었다. 찢어버리고 태워버리고 아주 없었던 걸로 하얗게 표백해 버리고 싶은 부정의 추억. 문학평론가 우찬제는 애나에서 인간의 숙명과 비극을 읽었다. 애나는 때로는 아프로디테를 닮은 뮤즈처럼 보이고 때로는 그 그림자인 팜므파탈처럼 보이기도 한다. 욕망의 미끄러짐이라는 숙명으로 인해 인간사의 비극은 얼마나 다채롭게 연출될 수 있는지 하는 문제들에 대해 여러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박물관 전시실에서 이 소설의 전신(前身)인 인간의 시간에 얽힌 사연을 찾을 수 있는 신문기사가 있다. 인간의 시간은 출판 당시 중앙일간지에 빠짐없이 소개될 정도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동아일보에 한가위에 읽을 만한 책으로 인간의 시간을 소개하고 있는데, 함께 소개된 국내 작가의 소설책은 깊은 슬픔(신경숙), 한 말씀만 하소서(박완서), 은어낚시통신(윤대녕)이다. 내친 김에 기사의 일부를 보면 김용만씨의 장편 인간의 시간은 한 여성의 이루어질 수 없는 비련을 그린 연애물이다. 우리 문단에서 드물게 보는 경찰출신 작가의 작품답게 한 형사의 생활을 통해 수사 일선의 다양한 풍경들이 묘사된다. 더불어 굴욕외교와 삼선개헌 반대시위, 김신조 사건 등 60~70년대의 굵직한 사건들이 흑백사진처럼 등장해 읽는 맛을 더해준다. 애나는 작가가 가장 애정을 쏟았던 작품인 셈이다. 새삼 작가의 얼굴을 본다. 열 살은 젊게 보이지만, 작가의 나이는 올해 여든이다! 그는 여전히 현역 작가이다. ■ 아름다운 인연과 특별한 사연을 만나는 공간 잔아 김용만의 문학관이 잘 드러나는 세계문학 기행은 1층 전시실에서 작가들의 흉상과 함께 만날 수 있다. 불멸의 작품을 남긴 작가들의 집필실과 그들이 살았던 집을 찾은 잔아의 사진과 관련 글이 걸려 있다. 그 아래에 전시된 아내 여순희 작가가 흙으로 빚은 해당 작가의 테라코타 흉상은 남편 잔아의 글과 조화를 이룬다. 1960년대 최고의 소설가로 꼽히는 김승옥의 친필원고도 인상적이다. 박물관을 방문한 김승옥은 자신이 외우고 있던 무진기행의 도입 부분을 직접 써서 남겼다는 것이다. 시인 박두진, 고은, 황동규, 소설가 최인훈, 최인호, 이문열 같은 문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작가의 폭넓은 인간관계를 잘 보여준다. 제1전시실 한국문학관은 우리나라 근현대 문학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희귀본 서적,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사진과 육필원고가 전시되어 있다. 작고 문인들은 물론 김연수, 문태준, 함민복 같은 젊은 시인과 작가의 흉상도 전시되어 있다. 책으로 만났던 친숙한 작가들이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제2전시실 세계문학관은 아이들에게 높은 이상과 지성의 정신을 길러주기 위해 대표적인 국내 작가는 물론 도스토예프스키, 헤밍웨이, 카프카, 빅톨 위고, 스타인벡, 에밀리 브론테, 찰스 디킨스 등 세계 문호들의 정신세계를 체험하도록 꾸며져 있다. 제3전시실은 어린이문학관이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아동문학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윤석중, 권정생 같은 아동 문학가들의 사진과 함께 동화책 속 이야기 장면들이 벽화로 꾸며져 있다. 한국 전래동화 속 이야기를 테라코타로 재현한 것도 재미있다. 잔아박물관은 어린이의 관람을 특히 환영한다.?김작가는 어린 시절에 문학을 가까이해야 하는 까닭을 이렇게 들려준다. 세상사는 수리적이고 논리적인 이성적 판단보다도 신비나 환상같은 감성적 느낌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세르반테스, 괴테, 헤밍웨이, 도스토예프스키, 셰익스피어?같은 대 문호들의 이름만 외우게 해도 어린 정신에 엄청난 문화충격을 주게 됩니다.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고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잔아 김용만의 작품은 TV와 라디오 방송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첫 소설집인 늰 내 각시더(실천문학)은 KBS 단막극으로 방송되었고, 독서신문에 연재했던 장편 능수엄마(서정시학)는 KBS라디오 일일연속극으로 제작되었다. 앞에서 소개한 대로 그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문학평론가 김윤식의 해설을 달고 출판된 장편 칼날과 햇살(중앙M&B)은 이청준, 김화영, 정과리 추천을 받아 동인문학상 심사작품에 선정되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금으로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박물관은 이처럼 작가의 작품과 직접 관련된 것은 물론 초등학교 졸업사진과 첫 월급봉투까지 전시하고 있어 80년 거친 세월을 헤쳐 온 한 인간의 역정을 드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가까운 잔아박물관의 주변은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잔아문학관을 들렀다 근처에 있는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도 함께 둘러보면서 만추의 정취에 빠진다면 가을이 떠나가도 아주 서럽지는 않을 것이다.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물과 산 등 자연이 갈라놓은 단절된 2개의 공간을 이어주는 것이 다리라고 한다면, 말(언어)은 각각의 독립된 인격체인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소통하게 하는 사회적 다리입니다. 이주리 리음스피치(REEUM SPEECH) 대표(34)는 세상으로 나가는 문이자 자신에게 돌아오는 통로인 말하기의 어려움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가장 큰 보람으로 느끼는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이 대표는 말의 중요성과 함께 사람들 대부분이 말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를 오해하고 있다며 말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막힘없이 언변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목적에 맞게 적절한 말을 건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칭찬하려고 했는데 상대가 오히려 기분이 나쁘다거나, 상대를 위로해야 하는 상황에서 충고한다면 결코 관계가 좋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주리 대표 그가 말의 매력에 이끌린 것은 아나운서 공부를 하면서다. 언론대학원에서 공부한 언론학도이기도 한 그는 10여년 동안 기업 강연과 CEO 스피치 컨설팅 등을 진행하면서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의도하지 않은 말실수로 인해 후회할 때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을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 사소한 말 습관에서 말실수가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음과 다르게 전달되는 말 때문에 관계가 악화되고, 비즈니스가 틀어지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만난 것이 그가 코칭의 길로 들어선 이유다. 비대면이 일상화된 코로나19 시대. 얼굴을 마주하는 행운이 따라도 말의 뜻을 이해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얼굴 표정이 마스크로 가려짐에 따라 세상과 소통하는 다리로 말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다. 이 대표는 최근 발간한 말의 결 : 당당하게 말하지만 상처 주지 않는(밀리언서재) 제목의 책에서 말에도 결이 있다면서 말 습관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이주리 대표는 말 습관이 정립되지 않으면 말이 거칠게 나와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가 허물어질 수 있다며 층층이 쌓여 바탕을 이루는 것을 결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하는 말에도 결이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람이 올바른 말의 결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