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그 질문 기자는 ‘○○자식’이 아니었다

쌍욕을 들었다고 했다. 멱살도 잡혔다고 했다. 벌건 대낮에 당한 봉변이다. 어느 시청의 복도였고, 시장실이 코 앞이었다. 시장 가족이 가해자였고, 피해자는 기자였다. 시장의 비위 의혹을 보도했다. 감정이 상했을 법하다. 그 보복인듯했다. 기자가 상기된 채 들어왔다. 맞았습니다. 공무원들은 구경만 했습니다. 발단은 내 취재 지시였다. 그 지시 때문에 당한 봉변이었다. 그래서 동기자에겐 지금도 미안하다. 십수년 전의 일이다. 그때부터도 십수년전이었나. 그땐 내가 당사자였다. 학생 시위 현장이었다. 취재 도중 갑자기 뒷목이 꺾였다. 인근 강의실로 거칠게 끌려갔다. 경찰 프락치라며 몰아세웠다. 신분증이 없었던 게 죄(罪)였다. 30분 넘게 추궁을 당했다. 무리 중 한 명이 들어왔다. 확인됐어, 기자 맞대. 그제야 풀려났다. 사과는 없었다. 빨리 학교에서 사라지라. 너덜너덜해져서 돌아왔다. 부장님이 웃었다. 그때 알았다. 기자 인생은 우아하지 않다. 기자들은 위안 삼는다. 가해자 수준을 탓한다. 시장 가족 때도 그랬다. 시장 가족이 몰상식한 거다. 그러니 기자를 폭행하지. 아주대 감금 때도 그랬다. 학생들이 사리 분별없다. 그러니 겁 없이 사람을 감금하지. 그러면서 애써 잊는다. 무뎌지는 과정이다. 어느덧 협박ㆍ모욕ㆍ폭행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처가 있다. 그러면 안 될 사람들이 그럴 때다. 상식 있는 사람들이 그럴 때다. 이해찬 대표 얘기다. 이 대표의 언어를 모두 문제 삼을 건 아니다. 간혹 독설이 정치 행위일 때도 있었다. 총리 때 차떼기당 발언이 그랬다. 한나라당은 지하실에서 차떼기하고, 고속도로에서 수백억 들여왔는데 그런 정당을 좋은 정당이라 할 수 있냐. 한나라당이 발칵 뒤집혔다. 국회는 파행했다. 여론이 갈렸다. 심했다는 평도 있었고, 시원했다는 평도 있었다. 지금 유튜브에서는 사이다 발언으로 정리됐다. 스스로 국면전환용이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변명으로도 덮이지 않을 언어가 있다. 박원순 상가에서의 욕설 파문이다. 별스런 질문도 아니었다. 고인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는데, 혹시 여기에 대해 당차원에서 대응하실 계획은 있으신가요. 이 대표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어 노기 띤 어투로 호통을 쳤다. 그건 예의가 아닙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합니까, 그걸. 최소한도 가릴 게 있고. 이어 욕설이 나왔다. ○○자식 같으니라고. 국민들이 다 봤다. 이해찬 대표가 누구인가. 거대 집권 여당의 대표다. 국회의원 180명을 통솔한다. 말 한마디가 곧 법이다. 그날 현장도 그랬다. 함께 한 당직자가 가세했다. 이 대표를 거들며 나섰다. 기자들 질문 똑바로 하세요. 이게 한 영상에 담겼다. 당 대표는 욕하고, 당직자는 압박하고. 몇 번을 들어도 질문엔 잘못 없다. 충격적인 대권 후보의 자살이다. 성추행 고소장이 접수됐다. 마침 당 대표가 왔으니 물어본 거다. 이게 왜 ○○자식인가. 조문(弔問)엔 어색한 질문일 수 있다. 답할 게 없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면 답할 거 없다고 하면 된다. 그것도 싫으면 무시하고 가면 된다. 평소에는 자주 그러던 이 대표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누가 봐도 심했다. 정색하며 나무라고, 째려보며 호통치더니, 욕설하며 쫓아갔다. 당직자가 잡아 돌려세웠으니 다행이다. 언론 탄압이 없어진 세상이다. 대체로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 순간은 아니었다. 언론을 향한 압박ㆍ압제였다. 결론을 대신할 추억을 소환할까 한다. 2017년 1월 18일. 반기문 전 총장에게 기자가 질문했다. 위안부 합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싫었던 모양이다. (질문)하지 마시라. 식당을 나서면서 대변인에게 말했다. 나쁜 놈들이예요. 기자가 들었고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들고 일어났다.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열흘 뒤, 반 전 총장은 대선판을 떠났다. 당시 우상호 원내대표-지금은 박원순 차기 후보라고 꼽히는-의 논평이 남아 있다. 나쁜 놈들이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진의를 묻는 건 언론인의 당연한 의무다 국민의 궁금증을 대신 물어준 기자에게 욕까지 한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적절하지 않다 국민에 사과하라. 오랜만에 읽어봤다. 버릴 구절(句節)이 없다. 主筆

[천자춘추] 공짜심리와 기만상술

얼마 전 둘째 딸아이가 기쁜 목소리로 집안의 정적을 깼다. 가족사진 무료촬영 행사에 당첨됐다며, 큰 행운을 잡은 것처럼 의기양양하다. 순간 직업의식이 발동한다. 기만상술이 의심된다. 딸아이가 당첨된 절차대로 해봤더니 역시 무조건 당첨이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의 상담사례를 찾아봤다. 비슷한 소비자의 불만이 수십 건이다. 무료인 줄 알고 사진관에 갔는데 촬영이 끝나니 80만원에서 200만원 가까운 금액을 요구하더라는 상담이 대부분이다. 사실 가족이 다 시간을 내 모이기도 어렵다. 어렵게 모여 들뜬 마음으로 사진관을 찾는다. 메이크업을 해주고, 여러 가지 옷도 입혀준다. 2시간 가까이 수백 컷을 촬영한다. 공짜라면서 이 정도까지 해주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이미 시작된 촬영을 중간에 포기하기도 어렵다. 촬영을 마치고 촬영한 이미지를 받으려 하니까 그건 비용을 내야 한단다. 일단 메이크업 3만 원, 옷 대여료 3만 원, 큰 액자와 촬영원본을 원본으로 받는 대가가 170만 원이라고 한다. 무료라고 하지 않았느냐 항의하니 원래 250만 원인데 할인해주는 거고, 정 싫으면 작은 액자는 하나 준다고 사기라고 하기도 어렵다. 웃는 얼굴로 2시간 촬영했는데, 매몰차게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카드결제를 하게 된다. 냉정하게 정리해보니 무료이벤트 당첨-사진촬영-대금 결제 상술에 당한 거다. 주식투자를 하고 싶은데 투자방법도 모르고 시장분석도 모른다. 인터넷에 검색했더니 주식투자 무료체험을 해준단다. 전문사이트답게 시황을 분석하는 화면이 작동되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무료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심스럽다. 자료를 찾아보니 지난 4월 한국소비자원에서 주식투자서비스 피해예방주의보를 발표했다. 지난해 주식투자서비스 피해구제 건수가 3천237건이고 2018년보다 2배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1인당 평균 계약금액은 373만원, 최고 계약금액은 3천600만원이라는 내용도 있다. 소비자분쟁조정사례도 찾아봤다. 560만원을 낸 소비자가 한 달 만에 해지를 요청했더니 46만원만 돌려준단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공짜심리를 이용한 기만상술은 뿌리깊고 다양하다. 홍보관(떴다방)에서 공짜로 생활 소품을 나눠주며 건강식품 판매하는 상술, 유명가수나 예술단 무료공연을 내세우고 상조회 가입시키는 상술 등. 아주 오래된 수법이지만 소비자피해는 여전히 접수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 기분 나쁘지만 교훈적인 속담이다. 무료라고 해서 무조건 믿는 것은 현명한 소비자가 아니다.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그에 걸맞은 물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것이 똑똑한 소비자다. 기만상술은 사라져야 하지만 소비자는 더 현명해져야 한다. 손철옥녹색소비자연대 경기지부 대표

[기고] 무더위 마스크 착용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7월 초순 불볕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월20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어언 다섯 달이 지나갔다. 코로나 확산 추세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수도권과 호남권까지 강타하며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부 방역 당국은 물론 각 지자체 공무원, 경찰, 시민들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정부와 방역 당국의 헌신적인 노력과 높은 시민의식은 다른 국가들의 찬사와 귀감이 될 만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의 성과는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아시아계의 황색 인종을 보면 평소 피하며 미개하다고 놀려대던 유럽국가들도 코리아라면 엄지 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한국인이라는 뿌듯함을 느낀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우리나라만큼 잘 지키는 나라가 없다. 그럼에도, 최근 수개월의 시간과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다소 느슨해지는 감이 있어 안타깝다. 그나마 야외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코로나19 감염률에 불안감이 덜하지만, 유흥업소, 노래방, PC방 등 다중밀집시설에서는 마스크를 해도 손을 통한 감염률이 높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적과 최근 이를 입증하듯 실내에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추세를 보면 아직은 긴장을 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최근 아이의 음료를 사러 마트에 갔다가 적잖게 당황한 경험이 있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유독 나만 마스크 착용하는 것을 깜박 잊고 그냥 매장 안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재빨리 차로 돌아와 준비해둔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행히 음료를 사왔지만, 필자 자신도 코로나19에 대한 무반응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둔감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란 적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작게는 생활의 불편함에서부터 크게는 경기불황으로 이어지면서 관련업체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인원감축에 따른 실직고통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회현상들이 생겨나면서 마음도 무겁고 사실이 믿기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원망만 하기에는 열심히 살아온 세월에 미안함이 든다. 다만, 한 번쯤은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것은 어떨까!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환경파괴에 둔감해졌는가! 모이고 싶어도 만나고 싶어도 거리를 둬야 하는 현실에서 그동안 동료나 이웃과 함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가! 우리가 지금의 난국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길은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정부방역 당국의 지시에 따라 방역 수칙을 실천하고 전염병 위기가 극복될 때까지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다시 한 번 발휘해야만 한다. 올해 여름은 다른 어느 해보다 힘겨운 시간이 되겠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수천 년 동안 그 많은 난국을 우리는 잘 헤쳐왔다. 우리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가을에는 마스크를 벗은 채로 가족과 함께 마트에 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홍정헌 포천경찰서 경사

[휴먼시티 수원] 무더위 취약 어르신...‘안전한 여름나기’ 돕는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한여름이 찾아왔다. 기상청은 올해 6~8월 기온이 평년(23.6℃)보다 0.51.5℃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폭염 일수 또한 20~25일로 평년(9.8일)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노년층이다. 에어컨과 같은 냉방용품이 없는 가난한 홀몸 어르신들은 불볕더위를 어떻게 지낼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원시는 매년 혹서기마다 노인복지관ㆍ경로당에 냉방비를 지원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를 운영했다. 어르신들은 여름이 되면 무더위 쉼터를 찾아 땀을 식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운영이 중단되면서 어르신들이 갈 곳이 없어졌다. 이에 수원시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운 여름을 나고 있는 취약계층 어르신을 보호할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시는 코로나19로 운영을 중단했던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7월20일 이후부터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기로 했다. 방역 조치를 철저하게 해 혹시 모를 감염병 확산을 방지할 계획이다. 개방을 희망하는 경로당 201개소(전체 512개소)와 관내 노인복지관 6개소(서호ㆍSK청솔ㆍ버드내ㆍ광교ㆍ밤밭ㆍ팔달노인복지관) 등 207개소를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기로 했다. 추후 무더위 쉼터 운영을 원하는 경로당이 있으면 추가로 개방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무더위 쉼터로 개방하는 시설을 늘릴 예정이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은 다른 기능은 계속 운영을 중단하고, 무더위 쉼터로만 활용한다. 집에 에어컨이 없는 홀몸 어르신, 저소득층 어르신 등 폭염에 대처하기 어려운 취약계층 어르신이 우선 이용할 수 있다. 경로당별로 면적에 따라 적정 이용 인원을 산정한 후 이용 인원을 제한한다. 적정 인원은 각 동행정복지센터에서 현장을 확인한 후 경로당회장과 협의해 결정하는데, 이용자가 2m(최소 1m)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적정 인원을 정한다. 복지관 무더위 쉼터는 하루에 1개소당 60~75명이 이용할 수 있다. 6개소 일일 최대 이용 인원은 405명이다. 수원시는 모든 개방 경로당ㆍ복지관에 각각 감염관리책임자(경로당 회장, 복지관장)를 지정하고, 책임자를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수칙ㆍ무더위 쉼터 이용준수 사항을 교육했다. 개방을 앞두고 무더위 쉼터로 개방할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점검한 후 건물 안팎을 소독, 손 소독제ㆍ체온계ㆍ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비치하기도 했다. 시는 개방 경로당, 복지관에 코로나19 예방관리사를 배치하고, 구ㆍ동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1일 1회 이상 현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예방관리사는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에게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안내하고, 준수 여부를 꼼꼼하게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무더위 쉼터 이용을 원하는 어르신은 명부를 작성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소독하고, 발열 체크를 한 후 입장할 수 있다. 무더위 쉼터에서는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취사ㆍ식사, 노래 부르기 등은 할 수 없다. 큰 소리로 말하면 안 되고, 다른 어르신과 신체 접촉도 금지된다. 앞서 시는 지난 6월 온열질환에 취약한 어르신을 위한 돌봄 취약 노인 폭염 극복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노인 폭염 극복을 위한 1:1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44개 동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 인력 258명, 10개 권역 돌봄 민간 인력(수행기관) 368명 등 626명으로 구성된 민관 공동대응반이 모든 취약계층 노인 집을 방문해 냉방용품 구비 여부 등을 조사하고 맞춤형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민ㆍ관 공동대응반은 어르신들에게 폭염에 대비할 수 있는 행동 수칙 등을 교육하고, 냉방용품이 없는 노인에게는 필요한 냉방용품을 연계 지원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돌봄노인들에게 반려식물을 제공하는 돌봄노인 반려식물과 함께 사업도 시작했다. 반려식물 제공 대상은 노인복지관ㆍ사회복지관ㆍ수원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등 10개 시설에서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를 받는 어르신들이다. 반려식물을 키우길 희망하는 돌봄노인들에게 식물을 지원한다. 식물을 돌보는 방법을 적은 안내문과 본인의 기분을 매일 점검할 수 있는 반려식물 동행 일지 등도 제공한다. 수원시는 돌봄노인을 지속해서 발굴해 반려식물을 지원하고, 9월30일까지 돌봄노인이 있는 가정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미숙 수원시 노인복지과장은 아직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만큼,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감염병 예방수칙을 반드시 지켜주시길 바란다며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향남高 김소희, 전국종별펜싱 여고부 에페 정상 劍

김소희(화성 향남고)가 제58회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여자 고등부 에페 개인전서 우승, 새 시즌을 활짝 열었다. 유소년대표 출신 김소희는 14일 강원도 양구문화체육관에서 계속된 대회 2일째 여자 고등부 에페 개인전 결승서 김한별(강원 춘천여고)을 맞아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15대13으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김소희는 32강전부터 준결승까지 압도적인 기량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승승장구 했다. 32강전서 강민주(충남체고)를 15대4로 일축한 김소희는 16강전서 팀 동료 이예빈을 15대9로 가볍게 꺾은 뒤, 준준결승서는 김수빈(서울 창문여고)을 15대5로 완파했다. 이어 김소희는 준결승전에서 역시 같은 팀 한효민을 15대8로 손쉽게 제압, 역시 4강서 박새롬(창문여고)을 15대8로 따돌린 김한별과 결승저에서 맞붙었다. 한편, 남자 고등부 에페 개인전 준결승전서는 윤정원(성남 불곡고)이 김정범(충북체고)에 11대12로 아쉽게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되며 3위에 머물렀고, 남자 고등부 사브르 황희근(화성 발안바이오과학고)도 4강서 박하준(강원체고)에 8대15로 져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 밖에 여자 고등부 플뢰레 4강전서는 서진(성남여고)이 모별이(창문여고)에 7대15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며, 사브르 권민서(수원 수일고)도 준결승전서 이주은(서울체고)에 14대15, 1점 차로 져 3위에 입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늦은 시즌 개막 대회가 된 이번 대회는 15일 남녀 고등부 3개 종목 단체전 결승전을 끝으로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황선학기자

인천 서구, 적수사태에 이어 수돗물서 유충 발견…유치원과 초·중·고교 급식 중단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은 인천 서구지역 수돗물에서 이번엔 유충이 발견돼 관계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14일 시에 따르면 최초 민원 접수된 건 지난 9일이다. 이 때부터 13일까지 왕길동과 원당동, 당하동 등에서 총 10건의 민원을 받았다. 서구 마전동의 한 주민은 수도꼭지에 설치한 필터에 유충이 기어다니는 모습을 찍어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또 검암동 주민 역시 샤워기 필터 안에서 유충이 기어다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경서동, 검단동 등에서도 유충을 발견했다는 글과 사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필터에서 유충을 발견했다는 마전동 주민 A씨는 붉은 수돗물 사태가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일이 반복하는지 모르겠다며 딸이 유치원에 다니는데, 아침에도 이 물로 씻기고 한 걸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시는 이날 긴급 점검회의를 하고 해당 유충이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후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했다고 추정했다. 시는 국립생물자원관에 활성탄 여과지 발견 유충과 구민이 발견한 유충의 DNA 일치 여부를 의뢰하고, 배수지 내시경 검사를 통한 원인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주민이 발견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인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시는 왕길동(7천845세대), 당하동(1만5천999세대), 원당동(4천418세대) 등 2만8천262세대에 대해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세대에 대해서는 서부수도사업소에서 병입수돗물인 미추홀참물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수돗물 유충 발견으로 인천시교육청도 비상이 걸렸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이날 오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서구 왕길동, 당하동, 원당동, 검암동, 마전동 소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급식 및 음용을 전면 중단했다. 해당 학교에 대해서는 대체급식을 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은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의 요청을 받아 이뤄졌다. 이와 함께 도 교육감은 서구 지역 학교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인천시와 서부교육지원청, 서구, 인천상수도사업본부와 협의하며 추가적인 대응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경희기자

‘천년고찰’ 남양주 묘적사,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행위 적발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남양주 묘적사가 개발제한구역 내 지목상 답으로 사용되던 부지에 잡석 등을 깔아 무단으로 형질변경해 주차장으로 사용하다행정 당국에 적발됐다. 더욱이 묘적사는 원상복구 명령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평소 시민들의 통행로로 사용되던 자신들의 사유지 도로에 트럭과 건축 폐기물 등을 적치, 이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입은 인근 주민들과 동호회 사람들이 묘적사 측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남양주시와 묘적사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는 지난달 묘적사 소유의 개발제한구역 토지(남양주시 월문리 231)가 적법한 절차 없이 형질변경행위가 이뤼지고 있다는 사실을 적발, 묘적사 측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묘적사가 주차장으로 활용 중인 개발제한구역 내 일부 토지에 콘크리트가 덧대져 있는 등 형질이 변경됐다는 게 남양주시의 설명이다. 개발제한구역에선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개특법) 등에 따라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토지형질 변경 등 행위는 금지된다. 이런 가운데 묘적사가 원상복구 과정에서 최근 열흘 간 인접 도로(수레로 661번길)를 트럭과 폐기물 등으로 가로막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차량 통행이 불가, 인근 주민들과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주민들은 묘적사가 지난달 27일~28일 한복판에 포터 트럭을 세워 통행을 차단, 또 이달 7일 오후까지 콘크리트 등 폐기물을 도로에 적치해 차량 통행을 불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마을 주민 4명은 지난 3일 묘적사 주지스님 A씨와 종무소장 B씨를 대상으로 일반교통방해,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묘적사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주민 C씨는 고소장을 통해 평소 많은 여행객들이 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는데, 묘적사 측에서 차량 진입을 방해한 주말 이틀간 식당을 찾아오려던 50~60명(5~6개 팀)의 예약자들이 단체 예약을 취소했다며 또 30~40명(10개 팀) 손님들이 진입로가 차단된 길목에서 차를 돌려 빠져나가는 불편한 사태도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C씨가 내놓은 식당 매출 자료를 보면 차량 진입이 원활했던 지난달 20~21일 이틀간 C씨의 식당은 총 568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반면, 도로 차단이 이뤄진 지난달 27~28일 이틀간 매출은 총 330만원에 그쳤다. 피해는 주민들뿐만이 아니다. 주민들은 지난달 28일 오전 약 10명의 산악자전거(MTB) 동호회 회원들이 도로 통행을 기다리며 1시간 이상을 허비하다가 결국 행선지를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에 MTB 동호회 회원 일동 역시 지난 10일 주민들과 함께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묘적사가 개발제한구역 내 일부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로 형질변경된 부분을 확인했고 적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차량과 폐기물로 도로를 막는다는 민원이 들어온 적 있는데, 묘적사 측에서 시의 적발에 불만을 품고 화풀이하려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묘적사 관계자는 해당 도로는 원래 묘적사 소유의 땅으로 남양주시가 사유지에 도로를 낸 것이라며 도로지만 엄연히 사유지다. 우리 땅에 우리 트럭이 고장이나 세워둔 것이고, 폐기물을 놓을 곳이 없어 우리 땅에 둔 것이 어떻게 무단 점거라고 볼 수 있느냐고 해명했다. 양휘모ㆍ김해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