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와 빨간구두

1988년, 덜컹거리는 시골 버스를 타고 초임지에 설렘으로 교직의 문을 두드린 지 30년을 넘기고 있다. 나와 함께 했던 제자들은 대학에 들어가고 취업을 했다. 세월의 흐름이 덧없다. 그리고 지금 관리자로 근무하는 이곳 위례유치원은 창문 넘어 남한산이 보인다. 멀리 남한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단발머리 작은 아이 윤미가 떠오른다. 기억 속의 윤미는 절로 미소를 띄게 하는 아이였다. 작은 남한산초등학교가 지금은 유명세를 타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때만 해도 그곳은 정말 작은 학교였다. 광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남한산초등학교에 두 번째 발령을 받았다. 전교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작은 인원수에 선생님들도 6명이 전부인 아주 작은 학교였다. 가족이라는 호칭이 더 어울릴법한 이곳에서 나는 13명의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이젠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하나, 둘 나의 뇌리에서 스친다. 그곳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까지도 모두가 가족이었다. 누구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가깝게 지내던 시절이었다. 요즘 같아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사택에 계셨던 부부 선생님, 갓 결혼한 새내기교사, 엄마 같은 선배 선생님, 그리고 20대 초반의 새내기인 나, 모두 함께 숙직실에서 점심을 먹고는 했다.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이 되면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 행복을 느끼고, 5월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눈을 만나게 되고, 7월에 녹음이 짙어 더이상 숨을 곳이 없는 그곳. 사계가 아름다운 그곳에서 늘 자연과 함께 즐겁게 지냈던 생각이 많이 나는 건 아마도 검정색 비닐봉지에 쌓인 빨간구두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빨강구두만 보면 저절로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참으로 오랜만에 떠올려 보는 건, 지금도 내가 잊을 수 없는 윤미의 예쁜 모습이다. 남한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거의 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터라 아이들은 바쁜 엄마, 아빠보다 선생님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학부모들도 선생님을 믿고 따라주었다. 그분들은 교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음식도 베풀어주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학부모들은 담임선생님의 생일이 되면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 초대해 생일잔치도 열어주었다. 지금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데. 깊어가는 가을 내 생일이었다. 개울이 있고 함께 한 선생님들이 계셨고 그 동네에 사는 우리 반 아이들이 있었다. 모두들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돌이는 예쁘게 말린 꽈리 한 다발을 내게 주었다. 분위기는 무르익어 모두들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저기 멀리서 윤미가 걸어왔다. 윤미는 가지고 온 검정색 비닐봉지를 쑥스러워하면서 두 손을 모아 내게 건넸다. 이게 뭐니? 선생님 선물이요. 선생님 선물? 뭘까? 고마워, 윤미야!하고 그 비닐봉지를 푼 순간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건 구두였다. 그것도 빨간색 뾰족구두.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건 누군가 신던 구두였다. 아마 엄마 구두였으리라 짐작이 된다. 윤미는 내게 엄마의 빨간구두를 주고 싶었나 보다. 나중에 윤미 아빠의 전화로 안 사실이지만 윤미는 우리 선생님에게 제일 예쁜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 신발을 몰래 비닐봉지 안에 넣어서 내게 주었다. 그날 난 세상 그 무엇보다 좋은, 아니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을 받았다. 잊을 수 없는 까만 비닐봉지 안의 빨간구두. 살포시 내게 다가와 속삭여주고 내 가슴속에 생생한 모습으로 행복한 웃음을 나에게 보내주었던 윤미가 오늘따라 많이 생각난다. 멀리 남한산을 보고 있노라니. 전수진 하남 위례유치원 원감

작지만 큰 호칭의 변화 ‘간호사 선생님’

우리는 외상적으로 다치거나 질병에 걸리거나, 병문안 갈 때 병원에 방문한다. 병원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들이 있고 각자의 전공을 살린 전문인들이 있다. 이중 병원에서 의사의 진료를 돕고 환자의 상태를 점검기록하고 간호기술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하는 간호사는 환자의 건강을 증진시켜주거나 환자의 상태를 가족들에게 설명해주는 과정에서 간호사라는 전문적 용어가 아닌 우리가 정한 명칭으로 듣는 일이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아가씨 이것 좀 해주세요, 언니 이거 도와주세요, 저기요 이거 언제 되나요? 등 아가씨, 언니, 저기요 라고 간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우리가 정한 호칭을 듣는 간호사는 기분이 나쁘거나 정체성 혼란을 겪어 간호사들은 서로에게 간호사 선생님이라고 호칭을 부른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환자 진료와 상관없이 개인적인 일로 간호사에게 부탁하는 일도 많다. 환자 상태가 위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호출 벨을 눌러 TV 채널을 바꿔 달라거나 리모컨, 손톱깎이를 가져달라거나 심할 경우 담배 심부름도 시키는 경우가 있다. 간호사는 환자의 보호자가 아닌 환자의 건강 증진과 유지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는 법적 의료인이다. 의사한테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르듯이 간호사에게 간호사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은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해 배우 김태희, 유튜버 새벽, 뷰티크리에이터 쏭냥 등 유명인들이 간호사가 더 나은 환경에서 환자를 간호할 수 있도록 간호사 인식개선 캠페인에 참여했다. 유명인들이 참여했다고 해서 어렵고 거창한 캠페인이 아닌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이다. 이 같은 캠페인뿐만 아니라 병원에 방문했을 때 간호사라고 불러주는 것.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자 다른 사람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다. 간호사 인식개선을 위해 지금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작지만 큰 호칭의 변화.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다. 의정부 호원고 김예랑

환경미화원들의 안전한 근무환경

노동권이란 무엇일까? 공정하고 쾌적한 노동조건의 권리를 포함하는 의미일 것이다. 노동권은 우선 최저임금이 보장돼야 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 활동이 제공돼야 하며 휴식권이 보장돼야 한다. 워라벨을 외치는 이 시대에 우리 사회의 모든 직업은 이런 노동 조건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최소한의 노동권도 보장돼 있지 않은 직업도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환경미화원을 본 적은 아마 손꼽을 거다. 환경미화원들은 대부분 새벽에 출근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사건사고가 많은데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서울 도봉구에서는 야간에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의 안전을 위해서 지난해부터 그들의 새벽 근무를 없앴다. 환경미화원들은 주간근무 지침에 따라서 오전 6시에 출근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민원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서울 관악구의 한 환경미화원은 야간작업 중 음주 차량에 치여 사망했고, 2018년 2월 용산구에서는 환경미화원이 야간에 청소 차량 유압장치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그동안의 환경미화원들의 근무시간은 안전한 근무환경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새벽에 일했기 때문에 주위가 어둡고 여러 위험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주 운전자 등으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도 있고 잘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쓰레기에 다치기도 한다. 환경미화원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경미화원이 없다면 하루만 지나도 모든 곳이 쓰레기 등으로 뒤덮일 것이다. 그동안 환경미화원의 노동권은 존재하지 않았다. 당연히 환경미화원은 새벽에 일한다고 생각을 했고 환경미화원의 업무 환경에도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다.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희생으로 인한 소식에 그제야 관심을 가지게 됐다. 도봉구에서 실시한 주간근무 지침은 그동안 없었던 환경미화원의 권리를 뒤늦게 보장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전한 근무환경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노동자의 권리이다. 환경미화원뿐만 아니라 안전의 사각지대에 있는 다른 분들의 상황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원래부터 찾아야 할 권리를 이제라도 찾게끔 우리 사회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 김포 장기고 김수현

학생들의 좌충우돌 온라인 개학 일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4차례 개학 연기 끝에 40일 만에 4월9일 온라인 개학이 이뤄졌다. 대한민국 교육 역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한 달째 접어들었다. 온라인 개학은 동시접속으로 인한 인터넷 불안정과 교육격차 등 수많은 과제를 안고 첫 발을 뗐다. 온라인 수업 초반에 교사와 학생들은 접속 하는데 공을 들였다면 이젠 자기주도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원거리 등 물리적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미래교육 수단으로 꼽힌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국단위로 모든 학생이 일제히 원격수업을 진행한 나라는 드물다. 학생, 학교, 학부모가 모두 처음 접하는 온라인 개학이라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시행착오 속에서 서로를 믿고 응원하면서 우리 교육계는 온라인 개학이 대체가 아닌 도약의 발판이 됐음을 알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아 조례와 출석체크를 하고 있는 경기도 내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 일기를 살짝 들춰봤다. 편집자 주 평가는 어떻게 쏟아지는 질문들 코로나19로 4차례 개학 연기 끝에 4월9일 온라인 개학을 했다. 4월9일 고3ㆍ중3 개학을 시작으로, 4월16일 고1ㆍ2, 중1ㆍ2, 초 4ㆍ5ㆍ6, 4월20일 초 1ㆍ2ㆍ3학년 모두 개학했다. 사상 최초로 오프라인 개학이 아닌 온라인 개학에 어수선한 것이 아닌 대부분 차분한 것을 알 수 있었다. e학습터는 2차 개학을 대비해 서버 점검으로 불안했던 것을 제외하고, EBS는 온라인클래스를 시작하면서 홈페이지를 개편해 불편함 빼고는 괜찮았다. 우리 수원 영덕중학교 학생들은 e학습터를 이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용하는 것이 불편할지라도 모든 과목을 순조롭게 수강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전화나 문자로 만나며, 반 SNS방에서 친구들끼리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영덕중학교 3학년6반 학생들은 4월22일 선생님과 학생들이 ZOOM(줌) 앱으로 대면해 만났다. 우리 영덕중학교 학생들은 온라인 개학보다는 오프라인 개학(등교 수업)이 낫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것도 좋지만 선생님께 질문하고 직접 만나는 등교 수업이 좋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오프라인 수업을 기다리면서 평가나 등교수업은 언제 할지 기다리는 학생들도 많다. 반 단체 대화방을 보면 평가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등교수업은 언제 해요?라는 질문들이 많았다. 이번에 온라인 개학으로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고,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면서 온라인 개학도 괜찮다, 오프라인 개학보다 온라인 개학이 편리하다라고 봤으며, 부정적 시선은 온라인 수업에서 대충 듣거나 소홀히 들을 경우 평가에 역효과가 있을까 불안하다, 온라인 학습을 해서 컴퓨터를 잘 못 다루는 동생을 도와줘야 해서 힘들다라고 본 사람들도 있다. 빨리 코로나19가 진정돼 영덕중학생들과 우리나라의 모든 학생들이 등교수업을 하면 좋겠다. 김다별(수원 영덕중) 편하지만 시험 대비 어려워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했다. 광명 소하고등학교는 EBS 온라인클래스로 수업을 하고, 필요에 따라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해 과제를 제출한다. 또 반마다 학급 통신 대화를 만들어 정해진 시간에 출석 체크를 하는 시스템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EBS 온라인클래스에 들어가 회원가입을 한 후, 자신의 계정으로 로그인을 하고 온라인클래스 가입을 한 후 학급 또는 학교 선생님의 승인을 받아야만 학습을 시작할 수 있다. 승인을 받고 난 후 온라인 학습을 시작할 수 있다. 그 후 자신의 클래스에 들어가 해당하는 수업의 강의를 들으면 완료라는 단어가 강의 목록 우측에 뜬다. 또 과제 제출 방에 들어가 그날의 과제를 한글 파일이나 워드로 다운을 받아 작성하거나, 설문조사를 하고 퀴즈를 통해 확인하고 제출한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소하고등학교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 궁금한 점이나 질문이 있으면 해당 과목의 담당 선생님들에게 질문할 수 있는 게시판도 만들어놔 학생들의 의문점을 풀어줄 수 있게 해놓았다. 또 질문들은 담임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문제를 해결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됐지만 이 상황에 다들 익숙해지고 있다. 나 역시도 온라인클래스로 수업을 대체하게 되면서 보다 더 시간을 활용적으로 사용하고 분배할 수 있게 돼 편하게 느껴졌다. 한편으론 진도가 너무 느리게 나가는 것 같아 당장 있을 중간고사에 대해 걱정이 많다. 이렇게 온라인 수업은 편한 점도 있지만 한계도 있다. 온라인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시 수업 일수나 진도가 현저히 느려지게 되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완화되길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모두가 서로를 도우며 의지해야 하는 시기다. 모두가 코로나19 안전수칙을 잘 지키며 코로나19를 이겨내길 바란다. 김도연(광명 소하고) 원격수업 효율적 학습 가능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게 되면서 온라인 개학으로 난생 처음 집에서 수업을 받는 원격 수업을 하게 됐다. 처음 원격 수업을 접했을 땐 다소 당황스러웠다. 온라인 수업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하게 될지, 평가는 어떻게 할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문제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개선해나간다면 온라인 수업은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첫째, 학교를 왕복하는데 2시간 이상 걸렸던 통학 시간이 줄어 부족한 수면을 보충할 수 있었으며, 길에서 낭비되던 시간을 학습 시간으로 확보해 더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게 됐다. 둘째로 자격증 시험 등 피치 못한 사정으로 결석, 외출 시에도 수업을 챙길 수 있었다. 온라인클래스의 이점을 활용해 선생님들께서는 수업 보충자료를 올려주셨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이 언제든지 수업 내용을 확인하고 학습할 수 있었다. 셋째로, 소극적인 성격으로 인해 평소 직접 질문하기를 어려워했던 학생들이 선생님께 상대적으로 쉽게 질문을 할 수 있었다. 보통 대면 강의에서는 남들은 다 알고 있는 내용을 혼자 질문했을까봐, 수업 중간에 질문하게 되면 수업의 진행을 방해할까봐, 또는 강의 종료 직전에 질문하면 다른 학생들이 불쾌해할까봐 등 많은 염려들을 하게 돼 질문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온라인 수업에선 이런 부담이 줄어 마음속 장벽을 완화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처음 도입된 수업 방식이라 어색하고 서툴 수 있지만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는 지금 이 시도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기보다는 발생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감으로써 새로운 방안을 물색하고 서로 맞춰가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한다. 위기를 기회로, 새로운 시도가 미래 교육에 대한 성공의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신지연(수원 삼일상고)

LH, 3기 신도시에 미래형 복합용지 도입 위한 연구용역 착수

한국토지주택공사(LHㆍ사장 변창흠)는 토지이용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다양한 기능의 융복합적 토지이용이 가능한 3기 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포용적 미래 신도시 조성을 위한 복합용지와 상업용지 계획 가이드라인 연구용역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기존 토지이용계획은 주거 및 산업지역의 분리 등 용도에 의해 평면적으로 분리ㆍ확정됨에 따라 미래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이 융ㆍ복합된 용지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논의됐으며, 지난 3월 30일 발표한 3기 신도시 기본구상 및 입체적 도시공간계획 공모 당선작들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복합용지가 제시됐다. LH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3기 신도시에 적용 가능한 복합용지 모델을 개발 및 도입할 예정이며, 특히 3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남양주 왕숙지구를 대상으로 세부적인 복합용지 활용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중심의 비대면 소비 트렌드 변화를 고려한 상업시설 수요분석과 각 용지별 상업기능의 입체적 배분을 위한 연구도 병행하는 등 신도시 내 적정 상업용지 배분 계획 또한 수립할 방침이다. 한병홍 LH 스마트도시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및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미래의 생활양식은 지금과는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LH는 3기 신도시가 미래의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를 할 것이며, 국민에게 환영받는 도시를 조성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LH 경기본부, 안산시와 ‘노인케어 안심주택’ 관리ㆍ운영 기본협약 체결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본부장 김요섭)는 7일 안산시청에서 안산시와 노인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의 적기 추진을 위한 노인케어안심주택 관리ㆍ운영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초고령화 시대에 맞춰 구도심 내 노후주택을 철거 후 리모델링해 지역 내 노인의 주거 및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해당 주택의 시설운영권은 안산시로 이관된다. 이에 안산시에서는 요양병원에서 퇴소하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입주자를 선정해 공급할 계획이다. 김요섭 본부장은 이번 협약으로 정부정책 기조인 노인복지사업에 발맞춰 노인 통합 돌봄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 정책사업을 성실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본부는 국내 최초로 노인케어 안심주택(총 19세대)을 올해 12월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노인케어 안심주택에는 고령화 입주자의 특성을 감안한 유니버셜디자인이 반영된 공간 및 각종 편의ㆍ안전시설 등이 설치되며,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교육, 취미 등의 커뮤니티 시설 및 옥상공원도 함께 마련된다. 홍완식기자

노동부, 공사현장 감독 권한 없는 ‘안전보안관’ 대책 제시… 유가족 분노

38명의 희생자를 낸 이천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를 찾은 고용노동부가 이번 화재 관련 대책으로 공사현장 감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안전보안관 제도를 제시, 유가족 앞에서 허언(虛言)만 내뱉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안전보안관 제도의 민낯을 뒤늦게 파악한 유가족들은 비슷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고용노동부가 보여주기식 방문의 극치를 보였다며 분개하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와 유가족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및 관계자들은 이천 서희청소년문화센터 내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들을 만나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고용노동부 측에 공사현장을 감독할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안전관리의 부재가 발생, 비슷한 참사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질책하며 제도적 개선을 요구했다. 이 같은 내용은 앞서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SNS를 통해 지적한 바 있다. 이재명 지사는 근로감독관을 노동환경 감시활동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즉시 1만명 이상으로 충원해야 한다며 근로감독관의 명칭도 노동경찰로 바꾸고, 노동경찰 권한을 인력 여유가 없는 고용노동부가 독점할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권한을 나눠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현장에 있던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공무원(근로감독관) 증원에 한계가 있어 안전보안관 등의 제도를 활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전보안관은 유가족들이 개선을 요구했던 공사현장 감독 권한을 가진 직책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보안관 제도는 지난 2018년부터 생활 속 안전문화 운동을 확산하고자 행정안전부에서 시행 중인 정책이다. 안전보안관은 일반 시민 누구나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파손된 보도블록 등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공익신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안전보안관 제도는 생활 속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일 뿐이라며 공사현장에 직접 들어가 위험요소 등을 감독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안전보안관의 경우 공사현장 내 안전관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이에 유가족들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동문서답만 하고 무책임하게 떠난 고용노동부의 대처에 큰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날 만난 박종필 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는 작업현장에서의 안전관리 감독 개선을 요구한 것인데, 현장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직책을 대책이라고 설명한 것이냐며 전문 지식이 필요한 관련 제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유가족들에게 그럴 듯한 대답으로 장난을 친 셈이라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공사현장 밖에서 볼 수 있는 안전장구 미착용, 안전난간 미설치 등을 신고해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전국 공사현장의 안전을 감독하는 산업안전보건업무 담당 근로감독관은 총 581명에 불과, 이 가운데 경기지역에는 105명이 활동하고 있다. 김정오ㆍ채태병ㆍ장희준기자 안전보안관 제도란? 행정안전부가 2018년 5월 생활속 안전 무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출범시킨 것으로,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파손된 보도블록 등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공익신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성남 분당구 한 필라테스 학원 연락두절…피해액 수억원 ‘추정’

성남시 분당구 한 필라테스학원 원장이 회원들에게 통보 없이 학원 문을 닫고 연락이 두절돼 회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 학원은 최근까지만 해도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 이른바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A학원 강사들과 회원들에 따르면 학원장 B씨(34여)는 지난 6일 오후 갑작스럽게 학원 문을 닫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며, 이들이 피해 금액으로 주장하는 액수는 3억여 원에 달한다. 지난 2018년 말 문을 연 A학원은 그동안 100만~200만원 상당의 회원권을 판매해 왔으며, 현재까지 피해 회원들은 300여 명이고 피해 금액은 2억5천여만 원이다. 강사들과 회원들은 학원장 B씨가 일주일 전 회원들을 상대로 할인 이벤트를 안내하고, 인근 지역에 회원 모집 현수막을 게재했다는 점을 들어 계획적으로 잠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회원은 지난 1일 회원권을 재구매하면 강습 횟수를 더 늘려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더구나 이벤트 기간도 오는 15일까지였다며 이처럼 홍보에 열을 올렸던 B씨가 연락을 안 받는 것은 잠적을 앞두고 돈을 끌어모으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회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단 한 번 운동하고 100만원을 떼이게 생겼다. 심지어 지난 6일 학원에 등록한 회원도 있다며 회원들의 피해 액수만 최소 2억5천만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지난 2월부터 급여를 받지 못한 4명의 강사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받지 못한 급여는 총 3천여만 원이다. 여기에 학원 내 일부 공간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 지난 1월 계약을 맺은 C씨도 보증금 1천500만원을 날릴 처지에 놓였다. C씨는 투자를 받아 마련한 보증금 1천500만원은 정말 피 같은 돈이다. 결국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택 전세 보증금을 빼서 돈을 갚았다며 B씨가 먼저 부동산 전대차 계약을 제안했는데 이 모든 게 사기를 치기 위한 게 아니겠는가라고 분노했다. 회원 40여명은 이날 해당 학원 앞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으며, 일부 회원들은 분당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원장 B씨의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성남=문민석ㆍ이정민기자

국세청, 고가부동산 편법증여 혐의자 517명 세무조사 착수

고가 아파트를 구매했거나 비싼 전세를 얻은 사람 중 편법 증여 등이 의심되는 500여 명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은 최근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자금 출처가 분명하지 않고 탈세 혐의가 확인된 51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대상에는 자체 조사 결과, 가족 등으로부터 편법 증여받은 자금으로 서울ㆍ수도권 등의 고가 아파트를 사거나 비싼 전세를 얻은 것으로 드러난 146명이 포함됐다. 아울러 국토교통부ㆍ행정안전부ㆍ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서울 부동산 거래 신고내용 합동조사 후 세 차례에 걸쳐 국세청에 통보한 2천여 건의 탈세의심자료(1차 532건ㆍ2차 670건ㆍ3차 835건)를 바탕으로 선정된 탈루 혐의자 279명도 조사 대상이다. 이밖에 다주택을 보유한 미성년 자녀, 호화ㆍ사치 생활 고액자산가, 고가 아파트 취득법인, 꼬마빌딩 투자자 등 92명도 자금출처 등에 대해 국세청의 조사를 받는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의 편법 증여는 대다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성실납세 의식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조사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의 탈세가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