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道-도의회 갈등, 민생 피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중앙정치가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민생 문제를 제쳐 두고 매일같이 격돌하고 있어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제 정세는 요동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처는 고사하고 국회는 연일 여야 간 ‘네 탓’ 공방만 하고 있으며 정부는 ‘대행의 대행 체제’로 현상 유지에 급급한 실정이라 국민들은 불안하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도정까지 도와 도의회 간 갈등으로 민생 관련 안건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 도민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도의회는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제382회 임시회를 개최했지만 김동연 도지사가 제안해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토지 및 아레나 구조물 경기주택도시공사 현물출자 동의안’ 등 11건의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그것도 의원들의 표결로 부결된 것이 아닌 안건 자체를 다루지 않겠다는 사실상 보이콧 선언인 셈이다. 경기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76석을 차지하고 있어 도지사가 제안한 안건 처리가 쉽지 않은 구조다. 그러나 이번 안건은 여야 간 갈등이 아니라 도와 도의회 간 갈등이 이런 사태를 촉발시킨 것이다. 즉, 김 지사와 도의회 간 소통 부족이 갈등의 주요 요인이다. 그동안 도의회는 김 지사에게 여러 차례 협의체 구성 등 소통 강화를 요청했음에도 추가경정예산안 계획 수립 등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 갈등 촉발의 요인이다. 이런 징후는 올해 첫 임시회를 통해 의장은 물론이고 교섭단체 양당 대표가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는 등 소통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의회 패싱’ 사태가 재발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9일 김진경 의장은 “경기도, 불통의 벽 허물고 민생경제 회복에 의회와 머리 맞대야”라고 성명을 발표했으며 지난 11일과 12일 각 정당의 대표의원 연설에도 협의체 구성을 요청했으나 김 지사는 이를 외면했다. 이번 안건 미상정으로 인해 K-컬처밸리 공모사업, 광교 공공주택사업 등 민생 관련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제383회 임시회는 4월로 예정돼 있지만 4월2일 도의원 보궐선거와 조기 대선 등 정치일정이 현실화한다면 다음 회기인 6월에야 안건 상정이 가능하다. 더구나 김 지사가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할 경우 사업 추진은 더욱 어렵게 될 수 있다. 도와 도의회는 구태의연하게 갈등하고 있는 중앙정치를 답습하지 말고 조속히 소통을 통해 협의체를 구성해 민생 관련 사업을 추진, 지방정치의 모범을 보여 주기 바란다.

[지지대] 대장장·김양식·호미문화

동구 밖에 작은 대장간이 있었다. 그곳에선 대장장이가 쇠를 두들기고 있었다. 엄동설한인데도 그의 이마에는 연신 구슬땀이 흘러내렸다. ‘텅텅’ 하는 둔음이 온 동네에 울렸다. 남해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양식장은 또 다른 경이로움이었다. 넘실거리는 바닷물 사이로 파릇파릇한 김 등이 자라고 있어서다. 그곳에서 생명의 소중함도 느꼈다. 들녘에서 허리를 구부린 채 호미질 하시던 외할머니 모습도 새삼스러웠다. 그 광경 자체가 근면과 성실이었다. 가끔 한 번씩 허리를 펴고 하늘을 올려다보시던 눈매가 애잔했다. 이런 가운데 쇠를 뜨겁게 달궈 도구를 만드는 대장장과 ‘밥도둑’인 김을 양식하는 어업활동, 무릎걸음으로 이뤄지던 호미문화 등이 국가무형유산으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진행 중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대상은 이외에도 선화(禪畵), 해조류 채취와 전통어촌공동체, 덕장과 건조기술, 마을숲과 전통지식, 전통관개 지식과 문화 등 9종이 포함됐다. 대장장은 전통 철물 제작 기술을 보유·전승하는 장인이나 그런 기술 등을 일컫는다. 충남에선 이미 산업화로 갈수록 사라져가는 야장기술의 맥을 100년 넘게 이어온 당진 대장장 가치를 인정해 무형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2016년이었다. 양식하는 어업활동은 우리나라 바다의 조석 간만 차에 대한 깨우침이다. 해안가 주민의 생업·문화 등 일상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주는 영역이다. 호미문화는 전통 농기구인 호미의 역사, 사용 방식 등을 아우른다. 마을숲과 전통지식 등은 마을 공동체의 주요 공간인 숲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보여주는 무형유산이다. 국가유산청은 공동체 전승 종목을 위주로 국가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보유자나 보유 단체를 별도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더욱 꼼꼼히 살펴볼 계획이다. 문화는 우리의 국력을 키우는 근육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지구촌을 지켜온 건 이 같은 문화의 집합체인 문명이다.

[오늘의 운세] 2월 24일 월요일 (음력 1월 27일 /甲子)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운수왕성 존경받고 뜻을 성취 집안평안 길(吉) 戊子 48년생 컨디션 제로 일진불리 재수불길 매사조심 흉(凶) 庚子 60년생 모임갖고 연인 데이트 재물은 지출 술조심 壬子 72년생 구직성사 능력발휘 친구모임 즐거운 나날 甲子 84년생 자신만만 하나 재물지출 경쟁치열 분주다사 丙子 96년생 부모조언 지식열람 인기상승 매사원만 상승 소띠 丁丑 37년생 매매이익 사업왕성 집안경사 만사 大길(吉)운 己丑 49년생 명예인기 상승 가정화목 연인화합 大길(吉)운 辛丑 61년생 재수대길 직업해결 가정화목 행운오고 길(吉) 癸丑 73년생 직업으로 불안하나 친척 친구 동료 도움받고 乙丑 85년생 운기 왕성하나 지출많고 봉사하고 타인도움 丁丑 97년생 인기상승 연인 데이트 지식상승 만사형통 대길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질병조심 스트레스 받고 구설 금전불리 흉(凶) 庚寅 50년생 재물지출 있으나 구직문서 모임 등은 무난 壬寅 62년생 자손경사 구직성사 음식대점 귀인도움 길(吉) 甲寅 74년생 친구형제 단합 뜻을 이룰 때 능력 발휘하고 丙寅 86년생 인기상승 귀인도움 시험합격 데이트 성사 戊寅 98년생 일진불리 음주시비 조심 가족불화 실속없고 토끼띠 己卯 39년생 인기상승 자손기쁨 있으나 질병으로 병원출입 辛卯 51년생 연인만나 데이트 술, 대인 문제로 재물지출 癸卯 63년생 부부갈등 탈선주의 질병으로 약국출입 빈번 乙卯 75년생 탈선주의 우연한 만남 근신하고 인내해야 丁卯 87년생 부모나 상사의 도움 소식듣고 오락 탈선조심 己卯 99년생 인기 생기고 원만하나 건강이나 탈선은 조심 용띠 庚辰 40년생 금전문제 원만 문서문제 해결 집안경사 길(吉) 壬辰 52년생 운수왕성 집억해결 모임성공 자손기쁨 길(吉) 甲辰 64년생 친구나 상사의도움 문서 시험계약 성사 길(吉) 丙辰 76년생 구직성사 애인 생기고 행운오고 능력발휘 戊辰 88년생 컨디션은 하락하나 오후는 데이트 하고 무난 庚辰 00년생 인기상승 재물성사 척척해결 데이트 성공 뱀띠 辛巳 41년생 재물성사 자손기쁨 건강회복 만사무난 길(吉) 癸巳 53년생 직장안정 인기있고 귀인도움 능력발휘 길(吉) 乙巳 65년생 타인으로 손해 집안 우환 생기나 문서는 길(吉) 丁巳 77년생 시험합격 선물 생기고 인기있고 만사안정 己巳 89년생 명예상승 운기상승 승승장구 연인 데이트 辛巳 01년생 모임갖고 음식대접 데이트 성사 고민해결 길(吉) 말띠 壬午 42년생 술 음식 생기고 자손과 외식 출장 변화할운 甲午 54년생 형제친구 소식 문서변화 직업 불안할 때 丙午 66년생 정신적 갈등 마음의 변화변동 안정이 필요 戊午 78년생 일진불리 감정대립 탈선할운 건강조심 흉(凶) 庚午 90년생 투자불리 재물지출 운전조심 연인불화 조심 壬午 02년생 직업변화 마음변화 분주다사 여행 출행할 때 양띠 癸未 43년생 부부자손 걱정 직장고민 생기나 귀인도움 乙未 55년생 재물지출 연인 및 부부언쟁 친구친척 모임 丁未 67년생 문서문제 해결 상사도움 만사 무난하고 길(吉) 己未 79년생 인기있고 데이트 하나 시기 질투의 대상되고 辛未 91년생 운기왕성 연인화합 능력발휘 선물받고 인정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친구친척 도움 능력발휘 뜻을 성취 대길 丙申 56년생 친척도움 문서해결 여행대길 재물성사 길(吉) 戊申 68년생 일진불리 감정대립 재물지출 참는 자 승리 庚申 80년생 재수 원만하나 지출도 많고 연인 데이트운 壬申 92년생 음식대접 직장안정 재수왕성 행운의 여신 닭띠 乙酉 45년생 재물지출 뜻밖에 손재 남의 말을 듣지말 것 丁酉 57년생 문서시험 문제는 원만하나 구설시비 조심 己酉 69년생 문서차량 인기 생기고 실속 생기고 만사 길(吉) 辛酉 81년생 용돈생기고 음식 생기나 마음이 혼란할 때 癸酉 93년생 직장고민 불화 생기나 운기는 왕성 자신감 개띠 丙戌 46년생 만사해결 집수리 변화생길 때 인기상승 戊戌 58년생 만사불리 투자 돈거래 불리 가정불화 조심 庚戌 70년생 주점출입 동분서주 재물지출 데이트운 壬戌 82년생 친구동료 만나고 먹을 것 생기나 재물지출 甲戌 94년생 친구만남 모임 성사되나 재물지출 실속별로 돼지띠 丁亥 47년생 문서해결 좋은소식 듣고 귀인 도움받고 길(吉) 己亥 59년생 인기상승 가정화합 연인 데이트 만사 길(吉) 辛亥 71년생 재물이득 운수왕성 연인 만나고 모임성공 癸亥 83년생 오전은 기분 손상되나 친구만나 모임갖고 乙亥 95년생 동료와 언쟁 정신갈등 기분불쾌 부모불화 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서일관 원장

“대학 졸업 후 입지전적 인물로 커야”… 황효진 인천시정무부시장 축사 화제

“청운대학교 졸업은 입지전적(立志傳的)인 인물로 나아가는 첫 발을 내딛는 것입니다.”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이 한 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한 축사가 화제다.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서 홀로 내던져진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서 영국의 계관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를 빗대어 졸업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정진할 수 있도록 짧지만 굵은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 23일 청운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1시 인천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2024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황 부시장은 각별한 애정을 갖고 축사를 준비했다. 청운대는 수도권에 있는 유일한 산업대학이고 인천캠퍼스의 재학생 80%가 인천지역 출신인 만큼, 이들의 성장은 곧 인천의 발전이기 때문이다. 황 부시장은 축사에서 “4년전 청운의 뜻을 품고 청운대의 문을 열고 들어왔고, 이젠 독수리의 날개 달고 창공을 향해 날아간다”며 “대나무가 한 매듭을 맺고 나면 폭풍성장을 하듯 졸업이라는 매듭 이후 큰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황 부시장은 “청운대의 교문을 나서는 순간 차디차고 혼란스러운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존재로 살아가야 한다”며 “중국의 어느 시인이 표현했듯 ‘산 너머 산이요 물 건너 물이어서 길이 없을까(山重水復疑無路)’ 싶을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이 불 보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졸업생들이 입지전적(立志傳的)이어야 할 이유”라며 “입학 때 입지한 청운의 꿈을 견지하고 자기가 정한 목표를 향해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입지(立志)를 독수리의 두 발톱으로 움켜쥐고 나아가면 어느새 버드나무 우거지고 꽃이 활짝핀 마을에 입지(立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부시장은 졸업생을 위해 19세기 영국의 계관시인 알프레드 테니슨를 통해 입지전적인 인물의 전형을 설명했다. 그는 “알프레드 테니슨은 겨울나무와 독수리라는 자연 속의 생명 안에서 찾아내 우리에게 입지전적인 인물이 될 것을 넌지시 일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나무는 자기에게 영양을 공급해온 푸른 잎을 모두 떨군 채 화려한 봄날을 꿈꾸며 벌거벗은 힘, 즉 네이키드 스트렝스(Naked Strength)로 한 겨울을 넉넉히 이겨낸다”며 “또 청운대를 상징하는 블루 이글스(Blue Eagles)인 독수리는 늠름한 기상과 굳은 의지, 민첩성으로 만수의 제왕인 양 푸른 하늘을 장악하고 있다. 참으로 입지전적인 겨울나무와 독수리이다”고 덧붙였다. 황 부시장은 이날 알프레드 테니슨의 독수리(The eagle)라는 제목의 시를 읊기도 했다. ‘그는 갈고리 손으로 절벽을 움켜쥐고 있다(He clasps the crag with crooked hands)’, ‘태양 가까이 외로운 대지에서(Close to the sun in lonely lands)’, ‘벽공(碧空)의 세계에 둘러싸여 그는 서 있다(Ringed with the azure world, he stands)’, ‘그 발 아래 바다가 넘실거리고 있다(The winkled sea beneathhim crawls)’, ‘그는 산 성벽에서 주시하고 있다가(He watchs from his mountain walls)’, ‘벼락처럼 수직 낙하한다(And like a thunderbolt he falls)’. 한편, 황 부시장은 이날 청운대에 대해서도 느낀점을 전했다. 그는 “올해는 청운대학교 개교 30주년을 맞는 매우 뜻 깊은 해이다”며 “수도권에 유일한 산업대학인 청운대학교는 지속적인 도전과 혁신으로 4년 연속 세계혁신대학 랭킹에서 100위 이름을 올리며 국제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0세에 이립(而立)한다는 말이 허사가 아님을 잘 보여준 청운대다”고 말했다.

[아침을 열면서] 우울과 불안의 세대

최근 일부 2030세대의 탄핵 반대 시위 참여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극우 유튜버나 기독교 목사들이 주도하는 집회를 따라다니는 이 청년들은 더불어민주당 배후에 중국 공산당이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대한민국 정권이 완전히 반국가세력에 의해 장악돼 우리는 자유를 상실한 채 살아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합류에 기존 노년층 태극기부대는 무척 고무된 분위기다. 반면 김누리 교수 같은 이는 이를 후기 파시즘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청년들이 경쟁과 승자 독식을 사회의 지배적 법칙인 것처럼 교육받은 결과라고 일갈한다. 필자는 이런 진단에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전체주의는 정치적으로 후진적인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전체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라고 본다. 전체주의자들은 생존경쟁,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자연과 사회를 관통하는 보편 법칙이라 굳게 믿는다. 그리고 이 ‘신앙’에 기초해 인간 사이의 인종적, 민족적, 계층적 위계화, 서열화와 강자의 약자 지배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런데 이런 사회관이 현대사회에서 더는 지배적인 생각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대다수는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그런 질서 외에 협력적, 공생적 질서도 있다는 점을 인정할 뿐이다. 그리고 그 점에 대한 인정 정도가 높을수록 전체주의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따름이다. 경쟁과 투쟁을 통한 강자의 약자 지배는 전체주의 사회만이 아니라 현대 산업사회의 기본적 특징이기도 하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2030세대는 이런 산업사회의 요구에 그 어떤 세대보다 충실하게 부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공부와 출세를 하나로 연결해 생각하는 오랜 문화 전통이 있다. 현대 한국인은 그 토양 위에서 ‘교육열’이라 칭하지만 실은 생존과 출세를 위해 청춘을 바치는 지옥 같은 체험을 10대 때부터 처절하게 한다. 그런데 현대 상공업 기술의 혁신 속도는 이 경쟁의 강도를 갈수록 더욱 크게 만든다. 현 세대가 살기 위해 그 누구보다 처절하게 몸부림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기 생존이 가장 문제가 될 때는 누구든 자기중심성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경제의 양극화로 어려운 이웃과 생태계 훼손으로 신음하는 생명은 ‘내’ 관심 밖이다. 심지어 ‘내’ 일자리 마련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예컨대 중국인, 여성 등에 대해서는 쉽게 혐오의 언사를 내뱉는다. 왜 물질적으로 더없이 풍요로운 현대에 혐오의 언사가 범람하는가. 혐오하는 당사자들은 밖에서 그 원인을 찾겠지만 이유는 ‘내’ 안에도 있다. 혐오 감정의 기저에는 과도한 불안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과도한 불안은 주로 과로의 끝에 온다. 오늘날 무한경쟁의 사회체제는 전 세대를 늘 과로하게 만들고 그 고된 노동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오늘날 청년세대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누구보다 더 과로하는 이들임을 고려한다면 최근 2030 태극기부대의 출현 역시 그 극도로 불안하고 우울한 정서가 낳은 병리적 사회 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2030세대, 나아가 대한민국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과로와 그것이 파생하는 과도한 불안 및 우울의 정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사회적 출구를 모색해야 할 때다.

[천자춘추] 헤징 외교

우리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불리한 지정학과 지경학적 특징으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문장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가 주도하는 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는 호전적인 팽창정책을 전개하고 있고 트럼프의 미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압력을 구사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은 ‘비대칭적 전쟁(Asymmetric Warfare)’으로 전개되고 있다. 비대칭적 전쟁은 서로 다른 군사적, 경제적, 기술적 역량을 가진 두 세력이 군사적 충돌이 아닌 비정규적이고 창의적 방법을 통해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2022년 등장한 챗GPT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고 4차 산업혁명에서 미국이 영원한 승자의 자리를 굳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025년 1월27일 갑자기 딥시크(DeepSeek)란 이름의 앱이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에서 1위를 달성하고 챗GPT를 2위로 몰아내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챗GPT를 만들기 위해 1천700명의 연구자가 개발에 투입된 것에 비해 딥시크는 단지 200명의 토종 중국 기술자들이, 그것도 30분의 1의 가격과 1년 반 만에 완성했다. 이 모델이 공개되자 미국의 기술 주식 시장이 급격히 하락했고 엔비디아의 주가가 17% 폭락해 하루 만에 6천억달러의 시가 총액이 증발했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 기술, 군사, 사회적 전방위적인 비대칭적 전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단순한 군사적 패권 경쟁을 넘어서는 전방위적 안보 경쟁으로 글로벌 질서와 각국의 외교 정책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한국은 바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나 언론에서는 한국이 고래 싸움의 새우라는 표현을 쉽게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 이 표현은 너무 극단적이거나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 시기에서 핵심적인 영역인 반도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또 글로벌 문화를 선도하는 국가로서의 위상을 자랑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갖춘 선진국이니 스스로를 새우로 표현하는 자조 섞인 단어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 시간에 우리는 우리의 지위와 영향력을 확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외교정책을 펴고 강대국 간의 갈등 속에서도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외교정책을 헤징전략(Hedging Strategy)이라고 하는데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전통적 동맹국과 필요에 따른 이익을 위해 다른 강대국과의 협력도 놓치지 않는 스마트함과 자주성을 키워야 한다.

“나홍진 감독·황정민 배우, 이탈리아 관객과” 제23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내달 개막

한국 영화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유럽의 관객에게 알리고, 세계 무대로의 진출이 어려운 한국 독립영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온 한국영화제가 올해 다시 한번 피렌체의 봄을 연다. 올해로 23회를 맞는 ‘피렌체 한국영화제’가 다음 달 20일 저녁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 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탈리아의 북부 피렌체의 라 꼼빠니아 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장편 26편, 단편 51편 등 총 77편의 영화가 이탈리와 관객과 만난다. 이번 영화제는 태극기 토스카나 협회의 리카르노 젤리와 장은영 공동 집행위원장이 주관하고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로마 주재 이탈리아 한국문화원 등 후원으로 진행된다. 2025년 개막작은 이종필 감독의 ‘탈주’로 선정됐다. 남북한의 대치 상황을 첨예하게 그린 영화는 최근 국내 소식에 관심이 높은 이탈리아 관객들에게 한국 정치 상황을 다각도로 접근할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의 스페셜 게스트는 나홍진 감독과 황정민 배우이다. ‘추격자’, ‘황해’, ‘곡성’ 등으로 누아르 장르의 선두 주자인 나 감독은 차기작 ‘호프(HOPE)’ 작업인 가운데 처음으로 피렌체를 찾는다. 영화 ‘호프’는 배우 황정민, 할리우드 스타 마이클 패스벤더, 아카데미 수상자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국내외 정상급 배우들이 함께해 개봉 전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나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는 그의 영화에 대해 깊이 있는 담론을 제공할 것이다. 황정민 배우는 대표작 ‘베테랑 1·2’, ‘서울의 봄’, ‘국제시장’ 등을 중심으로 한 회고전을 통해 이탈리아 관객과 만나며 그의 연기 인생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밖에 ‘행복의 나라’를 연출한 주창민 감독, ‘더 킬러스’의 김종관 감독이 관객과 만나며 젊은 청년 감독들의 독립영화와 단편영화도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지난 20여 년간 오스카 수상자, 황금종려상 수상자들인 한국 영화인을 초대하는 한편 유럽 시장에 국내 독립영화를 꾸준히 소개해 온 ‘피렌체 한국영화제’는 올해도 한국 영화의 미래를 위한 시간을 마련했다. 영화계 꿈나무인 청강문화산업대학의 애니메이션과 및 중앙대학교 학생들의 단편 작품, 2024년 전주국제영화제, 부천국제환타스틱영화제 출품작 중 엄선된 단편을 상영한다. 폐막작은 전선영 감독의 ‘폭로: 눈을 감은 아이’로 선정됐다. 진실을 둘러싼 두 여인의 팽팽한 긴장을 여성 감독의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신선한 여성 서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3월29일 영화제의 화려한 막은 영화음악 콘서트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버닝’, ‘악마를 보았다’ 등 다양한 영화 속 음악을 담당했던 모그 음악감독의 대표작들은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는 이탈리아 관객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한다. 특히 지난해 영화제 당시 정재일 음악감독의 콘서트를 가득 채운 관객들의 열정은 엔니오 모리코네의 고향인 이곳 관객들이 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자세한 일정과 프로그램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슈&경제]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환경 대응전략

2025년은 미국 신행정부의 출범과 유럽연합(EU)의 새 체제 가동으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주요국은 첨단산업의 공급망 내재화, 전력 에너지 기반 확대, 국방 강화,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등 미래산업 육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통상 환경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선진국이 기술을 주도하고 한국이 소재·부품을 공급하며 중국이 조립을 담당하는 구조였으나 트럼프 정부의 대중 고관세 정책 이후 중국의 생산기지가 아세안과 멕시코로 이전했다. 현재 중국은 자동차, 휴대전화, 반도체, 배터리, 가전제품 등에서 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은 칩과 과학법(칩스법) 등을 통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자국 내 생산 비율을 높이고 있으며 원료와 부품의 자국산 사용 비율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디커플링을 본격화하면 미중 통상 갈등은 관세, 기술,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격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관세법, 희토류관리법 등 자국의 통상법 체계를 정비하며 국제 관행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중 경쟁 산업에서는 한국이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중국과 밀접하게 연계된 소재·부품 산업은 미국의 수입 규제와 엄격한 원산지 심사로 인해 위험이 커질 것이다. 또 중국이 EU의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수출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한국과 동남아에서 역외 우회 투자를 확대하면 한국 기업은 중국산 제품과의 직접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만큼 한국 기업은 시장 변화에 맞춰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정부 차원의 국제 협력 강화와 기업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 EU는 탄소중립 목표를 유지하며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디지털제품여권제도(DPP), 공급망실사(CSDDD) 등의 도입으로 외국 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또 중국산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며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해 중국 온라인 플랫폼을 감시하고 있다. EU의 환경 규제 강화는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철강, 석유화학, 배터리, 자동차 등 주요 수출 산업이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친환경 경영 체제를 강화해야 글로벌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다. 한편 EU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 등 개도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한국 기업이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신행정부가 그린뉴딜을 폐지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할 경우 미국과 EU 간 통상 마찰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칩스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세 정책을 통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의 자국 생산을 확대하며 대중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EU도 반도체법과 CBAM을 통해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고 있으며 중국은 기술 자립과 내수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내재화 전략은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나 미국과 EU의 보호주의 심화는 한국 수출품의 시장 점유율 하락과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미래산업 분야에서 AI와 바이오 기술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 투자로 AI 및 바이오 기술의 국제 표준화와 지식재산권 보호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첨단 산업에서는 제품 성능과 효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세보다 기술 규제 같은 비관세 조치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AI, 바이오 기술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재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R1 모델을 공개하며 AI 혁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AI 투자에 소극적이며 지방 관광도시 개발 등 부동산 부양에 집중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5년 예산에서도 AI 및 기술개발 투자보다는 부동산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러한 기조가 지속되면 한국이 AI 혁명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AI 모델 자체를 개발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를 활용해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은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도 가능하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기업은 AI 혁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기술혁신과 인재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한편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019년 114억달러에서 2024년 557억달러로 급증하며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 관세 정책은 미국 제조업 부활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한국이 이에 적합한 협력 파트너임을 강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 내 생산 투자 확대와 기술 협력을 통해 한국의 공급망 가치를 높이고 미중 디커플링 속에서 안정적인 대미 수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변화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기술 산업 육성과 공급망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기술혁신, 공급망 다변화,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세계 경제 질서 재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AI와 바이오 등 미래 산업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