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가 농민수당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양평군에서도 농민수당조례제정 청원 운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평군의 양평군농업인단체협의회 등 농민단체와 경실련 등 시민단체 32개 단체가 연합으로 구성된 양평군 농민수당조례제정추진본부(공동대표 백승배, 정규성)는 5일 오전 양평군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평군 농민수당조례제정 청원 운동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농민수당 추진본부 측은 앞으로 약 3개월간 2천 명의 주민 연서를 받아 농민수당 조례를 주민 발의 조례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평군의 조례 제정개정폐지 청구 조례는 19세 이상 주민 총수의 50분의 1의 연서로 주민은 군수에게 조례의 제정을 청구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농민수당 추진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농민수당은 단지 월 5만 원 농민의 소득을 보전하는 차원이 아니라 농촌의 인구 소멸위기를 낮추고, 농민수당이 지역 화폐로 발행되어 지역 소상공인의 경제 활성화와 소농과 고령 농가의 복지에 이바지하는 공익적 가치의 창출하는 농민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보장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농민수당 추진본부측은 앞으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농민수당의 공익적 가치를 알리는 홍보 활동과 양평군과 군의회를 상대로 농민수당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평군에는 현재 약 1만4천여 명의 농업경영체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월 5만 원의 농민수당이 지급될 경우 연간 약 87억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평=장세원기자
내년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의정부 고산지구 주민의 교통편의를 위해 고산~잠실 간 광역버스 등 노원, 도봉산역, 의정부역을 오가는 5개 노선이 신설 운행된다. 또 출퇴근시간대 민락 2지구~도봉산역 간 직통버스가 새롭게 운행되는 등 민락지구 교통대책도 보완된다. 5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LH가 지난 2016년 6월 착공한 고산동민락동산곡동 130만 288㎡ 고산 택지개발지구 입주가 내년 1월31일 1천 853세대를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모두 1만127세대 2만5천264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입주시기에 맞춰 5개 노선 신설 등 교통대책을 마련해 운송업체와 협의 중이다. 신설노선은 고산지구에서 서울 도봉산역, 노원역, 의정부역, 잠실역을 오가는 4개 노선과 민락 2지구를 경유해 경전철 탑석역을 순환하는 1개 노선 등 모두 5개 노선이다. 도봉산역 방면 버스 증설을 요구해 온 민락 2지구 주민 교통편의를 위해서도 도봉산역까지 현재 1일 10대 108회 운행하는 10-2번 버스를 이 달 중 3대를 증차해 모두 121회로 늘릴 예정이다. 특히 의정부시민들의 서울 강남 교통편의를 위해 의정부-잠실역 간 광역버스노선이 신설된다. 8대가 투입돼 1일 56회 15~25분 간격으로 내년 2월부터 오간다.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는 고산지구 입주민의 교통편의를 위한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아울러 민락지구 등 도시확장에 따른 교통민원에도 신속하게 대응해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안산시가 편성한 안산갈대습지의 운영을 위한 예산과 관련 충분한 검토 없이 불필요한 예산을 시의회에 상정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상록구 해안로 820-116 공유수면에 조성된 습지를 (재)안산환경재단에 오는 2022년 12월31일까지 2년 동안 위탁관리하기 위해 총 6억3천400여만원의 예산을 편성, 시의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집행부가 상정한 2020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시의회 도시환경위는 습지를 위탁 운영하기 위해 상정한 예산 중 일부 예산의 경우 위탁 관리와 성격에 맞지 않는 예산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시가 의회에 상정한 예산 내용은 습지 시설물 보수 및 CCTV 설치비로 4억1천400여만원과 시설물 유지관리비 및 홍보자료 제작비 등 3천400여만원 등 총 6억3천649만여원이다. 그러나 시가 편성한 4억1천400여만원의 시설비 가운데 탐방로 바닥시설 정비를 위한 5천만원과 습지 내 주차장 정비를 위한 1천500만원 등 5천500만원의 예산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습지 상록오색길 경계구간 울타리 설치비 5천850만원은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 예산을 확보하겠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가 예산을 편성한 것은 주먹구구식 예산편성의 표본 이라고 지적했다. 박태순 의원은 집행부가 세금으로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위탁 관리 비용 산출 근거를 좀 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갈대습지는 공유수면인 만큼 개발을 최소화해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산 편성을 앞두고 사전에 재단 측과 협의,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예산을 편성했다며 상임위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 삭감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예산 편성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자유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수원무 당협위원장)은 5일 내년 21대 총선에서 수원을 선거구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5일간 단식농성 후 지난 2일 병원에 이송됐던 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직도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 사업은 수원을 선거구의 최대 현안 사업이다. 정 최고위원은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에 대해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면서 당선만 되면 국토교통부 장관실에 들어가서 확실하게 얘기할 때까지 나오지 않을 것이고, 거기서 단식투쟁이라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보수)통합시점이 당초 예상했던 1월 중순보다 빨라질 것 같다며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지면 지금 당협위원장은 의미가 없어진다. 바로 (현재 당협과 상관없이) 공천신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천룰이 만들어져 경선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경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향후 정국과 관련, 한국당은 절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을 수 없다면서 현재 정국 구도는 한국당이 의원직 총사퇴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는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구국의 심정으로 보수는 통합해서 폭주하는 문재인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며 공작을 정치로 알고 살아온 주사파 운동권 정치인들에게 대한민국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8대(수원 권선)19대(수원을) 재선을 한 정 최고위원은 수원 권선이 수원을과 수원무로 나눠지자 20대에는 수원무로 출마했으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에게 패했었다. 김재민기자
한끼줍쇼가 남태령 전원마을을 찾으며 이곳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JTBC 예능 한끼줍쇼에는 성시경과 홍윤화가 출연했다. MC들과 두 사람은 남태령 전원마을로 향했다. 성시경은 도둑없는 마을 이미지라면서 서울인데 서울같지 않은 동네라고 말했다. 이어 홍윤화와 이경규가 팀을, 강호동과 성시경이 팀이 되어 거리를 나섰다. 먼저 성시경이 도전,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저 아세요?라고 물으며 동네주민들을 공략했다. 하지만 첫 집부터 주민은 이 동네가 빨리 저녁을 먹는다면서 저녁 6시가 됐음에도 이미 식사를 마쳤다고 해 놀라게 했다. 홍윤화 역시 개인기를 어필하며 도전했지만 이미 식사를 마친 집이라 실패하고 말았다. 이어 성시경은 우연히 중학교 동창의 집을 찾았고 홍윤화도 한끼에 입성하며 완벽한 한끼를 성공시켰다. 한편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전원마을은 1980년대부터 전문직 종사자들이 단독주택을 짓고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약 6만㎡의 땅에 전원주택 200여 채가 모여 있다. 관악산과 우면산 사이에 있어 자연친화적이고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그러면서도 4호선 남태령역이 300m,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강남이나 경기 남부권 출퇴근이 용이하다. 남태령 전원마을 단독주택의 3.3㎡당 가격은 2천만원 정도다. 대부분 300㎡ 규모의 대지를 점유하고 있어 매매 시세는 20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40~50대 전문직 종사자 가족이나 60~70대 고령 은퇴자가 마을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방송 투데이'에서 모유유산균이 소개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5일 방송된 SBS '생방송 투데이'에서는 '내 몸 지키는 헬시피' 코너를 통해 살이 빠지는 숨겨진 이유를 공개했다. 모유유산균은 일반적인 유산균과 달리 모유에서 추출한 유산균으로 특정 유산균인 락토바실루스 가세리 BNR17을 말한다. 모유 유산균은 유익균을 증식하고 유해균을 억제할 뿐 아니라 유해균의 공격에 맞서 면역력을 강화하고 독소 발생을 막아준다. 단, 하루 400mg 이상 과다 섭취 시 복통,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장건 기자
'문제적 남자: 브레인 유랑단'이 두 번째 출격지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찾는다. 5일 방송되는 tvN '문제적남자: 브레인유랑단'(이하 '문제적 남자')에서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의 '히든 브레인'을 섭외, 이들과 함께 문제 풀이에 나서는 뇌섹남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일상의 천재들'을 구하기에 앞서 멤버들은 새롭게 팀을 나눈다. 이날은 '문제적 남자'에 합류한 주우재와 도티가 각각 팀원을 선택한다. 이장원이 영입 1순위로 떠오르며 흥미진진한 팀원 쟁탈전이 벌어진 가운데, 멤버들은 본격적으로 뇌섹인들을 찾아내기 위한 학교 탐방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의사 가운을 입은 멤버들의 유쾌한 상황극, 최초로 도전해보는 로봇 수술 시뮬레이션 등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재미를 더할 전망. 한편, 이날 역시 역대급 스펙을 자랑하는 뇌섹남녀가 대거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어딜 가도 마주치는 전교 1등 출신 학생들의 화려한 스펙에 내로라하는 두뇌의 뇌섹남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어마어마한 공부량을 가능케 한 암기왕부터 초스피드 문제 풀이 장인, 그리고 난생 처음 보는 춤사위로 멤버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 의대생까지, 과연 어떤 히든 브레인이 뇌섹남들과 합을 맞추게 될지 이목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활약도 예고돼 기대감을 드높인다. 1분 1초가 중요한 의대생들에게 꼭 맞는 주제의 고난도 문제가 등장해 현장을 멘붕에 빠뜨린 것도 잠시, 주우재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하며 그간의 부담감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고. 김지석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힌트 요정의 면모를 다시 한번 뽐내는가 하면, 전현무 또한 "저럴 땐 진짜 멋있다"는 극찬을 받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기상천외한 문제들과 쫄깃한 브레인 대결의 결과는 오늘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제적 남자'는 오늘(5일) 오후 8시 방송된다. 장건 기자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박래헌)은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의 추진을 위한 실버로컬스토리텔러 나는 수원사람책이 된다 양성과정을 오는 18일까지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만 60세 이상 장노년층(뉴 실버세대)을 대상으로 그들이 수원에서 보낸 역사와 도시의 경험을 모으고 지역 고유문화 콘텐츠를 발굴하는 과정이다. 뉴 실버세대란, 1945년 이후에 태어난 전후세대로서 정년퇴직 후에도 경험과 삶의 지혜를 사회에 돌려주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는 고령자 세대를 말한다. 뉴 실버세대의 경험을 이야기로 구성하고, 직접 이야기꾼(사람책)이 돼 다양한 세대와 지역 고유 문화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특히, 올해는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중 지역특성화사업을 선보이는 첫해로, 이번 과정은 시민주도과정중심을 위해 아이디어를 모아 콘텐츠 유형화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향후 콘텐츠를 활용해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시민주도 사업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시민의 진정성 있는 고민과 바람을 프로그램으로 담아 우리 도시의 모습을 재구성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실버 로컬스토리텔러 나는 수원사람책이 된다는 오는 18일까지 수원문화재단 지하 1층 대화 숲에서 총 7회 진행하며, 모집인원은 10명이다. 접수 등 자세한 내용은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오탁기자
한국 장애인수영의 간판 조원상(27ㆍ수원시장애인체육회)이 스포츠마케팅 어워드 2019에서 장애인스포츠 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 조원상은 5일 오후 (사)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 처음 신설된 장애인스포츠 부문 첫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장애인수영 국가대표인 조원상은 지난 10월 호주 브리즈번서 열린 발달장애인들의 올림픽인 2019 국제지적장애인스포츠연맹(INAS) 글로벌게임 수영 혼계영 400m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의 3번째 접영 영자로 나서 4분 11초 4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는데 앞장섰다. 이 대회에서 조원상은 자유형 50m에서 24초94로 은메달을 획득한 것을 포함,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로 혼자 7개의 메달을 목에 거는 빼어난 기량을 과시해 내년 도쿄 패럴림픽을 기대케 했다. 앞서 조원상은 2012년 런던 패럴림픽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10년 가까이 한국 장애인수영의 간판스타로 활약하며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수영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 이날 수상후 조원상은 지난 INAS 글로벌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이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도움을 주신 주위분들의 격려와 코치님들의 지도, 스페셜코리아 관계자 분들이 훈련 여건을 잘 조성해준 덕분이라며 좋은 후원자를 만나 수영 강국 호주에서 내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훈련을 통해 금메달로 수원시의 명예를 드높이고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5회째를 맞이한 스포츠마케팅 어워드 2019는 스포츠마케팅어워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후원으로 6개 부문 본상과 공로상, 특별공로상을 시상했다.황선학기자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충청도 한글교실 이야기가 밥상 위에 차려진다. 5일 방송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충청도를 찾는다. # 까막눈 70년 세월 지나 찾아온 봄 충청도 한글교실 만학도들 글 한 줄 못 쓰던 이들이 평생 만들어온 음식 요리법을 삐뚤빼뚤 투박한 글씨로 적어 책을 냈다. 어릴 적 한국전쟁으로 피난 시절을 겪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 아이 키우랴, 농사지으랴, 일하랴 포기할 것이 너무도 많던 시절이었다. 생계를 짊어지던 우리의 어머니들은 평균나이 75세 만학도가 됐다. 칠순이 넘어서야 다시 배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녀들! 가방 메고 공부하러 가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는데. 까막눈으로 자그마치 7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낸 그 속상함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이름 석 자 쓰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글을 배우고 뒤늦게 맛본 인생의 참맛. 충청도 할머니들의 공책을 빼곡하게 채운 인생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 태안 만학도들이 깜장굴로 차린 책거리상 태안군 원북면 바닷가는 깜장굴이 제철이다. 깜장굴은 갯바위에 서식하는 자연산 굴로, 그 모양이 작고 까맣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굽은 허리로 굴을 따는 이들은 태안 한글 교실에 다니는 만학도들이다. "이것만 캐고 공부하러 가야 혀" 가장 먼저 굴 밭을 나서는 김선자 할머니는 '보리밭'이라는 시화로 상까지 탄 우등생이다. 가난한 살림에 육성회비가 없어 학교를 못 다녔던 게 한이 되었다. 3년 전, 먼저 손을 내민 김은숙 선생님과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살아온 세월 중에 지난 3년이 가장 행복했다는 김선자 할머니. 오늘은 선생님께 선물 같은 밥상을 차릴 예정이다. 선생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굴을 따던 제자들도 모두 모였다. 옛날 서당에서 학동들이 책 한 권을 다 배웠을 때 음식을 장만하여 훈장님에게 대접하던 '책거리상'인 셈이다. 오전에 캔 깜장굴에 고춧가루와 갖은양념을 넣어 버무린 '깜장어리굴젓'은 물론이요, 싱싱한 간자미회를 막걸리에 치대 '꼬독꼬독'하게 만든 다음 온갖 채소와 양념장을 넣어 버무린 '간자미회무침' 등 푸짐한 한 상을 차린다. 이들이 이토록 선생님을 챙기는 이유는 올겨울을 마지막으로 초등과정 졸업을 앞두었기 때문이다. 중등과정을 배우려면 읍내까지 가야 하는데 다리가 아파 갈 수가 없다. # 천안 한글 교실 4총사가 차리는 겨울 보양식 천안 한글 교실에는 손발 척척 맞는 4총사가 있다. 이들은 서로 살아온 세월도 간직한 아픔도 비슷하다 보니 어느새 절친이 됐다. 시간 날 때마다 모여 맛있는 음식을 해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는데. 겨울이 성큼 다가온 지금, 큰언니 이묘순 할머니를 중심으로 올겨울을 든든히 보낼 보양식을 만들어 먹을 참이다. 겨울이면 빠질 수 없는 늙은 호박은 나박나박 썰어 뭉근하게 끓여준다. 여기에 삶은 팥과 밀가루 반죽을 넣어주면 추억의 맛을 간직한 '호박범벅'이 완성된다. 여기 '듬성듬성~ 넌칠넌칠~'하게 썰어야 맛있는 별미, '통배추겉절이'도 더한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크기로 대충 어슷어슷하게 썬다는 충청도 사투리 '넌칠넌칠' 어감만으로도 입맛이 돈다. 손질한 배추에 비법 양념과 홍시를 넣어 버무리면 달달하면서도 감칠맛이 남다르다. 한글을 배우고 양념통에 있는 글씨도 읽고, 목적지를 묻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게 되었다는 어르신들. 새로운 세상을 사는 것 같아 행복이 넘치는 천안 만학도 할머니들의 밥상을 만나 본다. # 보령호에 가려진 섬, 빙도에서 맛보는 갯내 가득한 밥상 보령호에 안쪽에 숨어있는 작은 섬.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서 흘러 겨울이면 얼음이 둥둥 떠다닌다고 하여 빙도(氷島)라 부른다. 지금은 보령방조제 건설로 육지가 되었지만, 20년 전만 해도 바닷물이 드나들며 넓은 갯벌이 펼쳐지던 섬이었다. 평생 어부로 살다가 농부가 된 빙도 주민들은 가끔 배를 타고 나간다. 이제 민물이 흐르는 보령호지만 오늘은 숭어가 잡혔다. 바닷물과 민물을 오가는 기수어라 종종 보령호에 나타나는 반가운 손님이다. 옛 실력 발휘해 회를 떠서 고추장 양념에 버무리면 완성되는 '숭어회무침'은 오랜만에 맛보는 별미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빙도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 있다. 갖은양념으로 간을 한 육수에 늙은 호박과 대하를 함께 끓인 '대하호박찌개'가 그 주인공. 시원하고 달달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뭍에서 살다가 53년 전 배를 타고 시집온 유성금 할머니는 7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동생들 돌보느라 배움의 때를 놓쳤다. 칠순이 넘어서야 한글 교실을 다니며 그 한을 풀고 있다는데. 글을 배워 곡절 많은 자신의 인생사를 기록하는 게 할머니의 목표다. 바다와 갯벌은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여전히 집마다 말린 생선이 걸려 있고 밥상에는 해물이 빠지지 않는 빙도의 갯내 가득한 밥상을 만나 본다. # 공주 한글 교실을 만든 13년 차 만학도의 인생 참맛 공주시 유구도서관에 매주 한글 교실이 열린 지 10년이 넘었다. 가장 처음 한글 교실을 만든 주인공은 김익한 할머니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딸은 학교를 안 보내도 된다며 싸리문을 잠가 버렸고, 시집와서도 6남매를 낳고, 시누이 아이들 셋까지 기르느라 배움은 계속 늦어져 갔다. 아이들 시집, 장가 다 보내고 나서야 공부를 시작했다는 김익한 할머니. 13년 전 칠순이 넘은 나이에 한글을 배우고파 무작정 도서관 문을 두드렸다. 사실 그녀가 그토록 한글을 배우고 싶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한평생 돌아가신 오빠의 호적으로 살아왔기 때문. 제 이름으로, 제 나이로 살지도 못하는 것이 배우지 못한 자신의 탓으로 느껴졌다는데. 이제는 자식들에게 편지도 쓸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매일 흙 부뚜막에서 도시락 아홉 개를 싸던 지난날. 가난한 살림에 변변치 않던 도시락이었지만, 자식들이 가장 좋아하던 음식은 '튀각'이다. 고추, 다시마, 싸리순, 가죽나무순 등 한 해 수확한 것들은 틈이 날 때마다 말려두었다가 겨우내 튀겨 먹는다. '적당히' 말려 '알만치' 튀겨내는 게 비법이다. 여기에 설탕과 소금까지 솔솔 뿌려주면 완성된다. 밤 요리도 곁들인다. 밤을 절여 담근 '밤깍두기'와 찹쌀에 밤, 은행, 대추 등을 버무려 찐 '밤버무리'까지 공주에선 밤도 좋은 반찬이 된다. 한평생 식구들의 매 끼니를 챙기며 쌓은 지혜와 정성이 가득 담긴 밥상을 맛보러 간다. '한국인의 밥상'은 오늘(5일) 오후 7시 40분 방송된다. 장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