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직 인사… 경기남부경찰청장 배용주

정부는 1일 배용주 경찰청 수사국장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승진ㆍ내정하는 등 고위직(치안정감ㆍ치안감) 승진ㆍ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장에는 이용표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전보ㆍ내정했으며, 경찰대학장으로는 이준섭 경찰청 보안국장이,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는 김창룡 경남지방경찰청장이 각각 승진ㆍ내정됐다. 임호선 경찰청 차장과 이상로 인천지방경찰청장은 유임됐다. 경찰청장(치안총감)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은 경찰 조직 내 6명으로, 차기 경찰청장의 잠재적 후보군이다. 치안정감 6명 중 경찰대 출신은 4명, 간부 후보 출신은 2명이다. 지역별로는 영남이 3명, 충청 2명, 호남 1명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날 치안감 승진 및 치안감 직위 직무대리 인사도 단행했다. 본청에서는 김남현 자치경찰추진단장과 이규문 수사기획관이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이문수 보안부장, 이명교 수사부장, 진교훈 정보관리부장, 진정무 교통지도부장, 이영상 생활안전부장이 치안감으로 올라섰다. 김교태 경찰청 정보심의관, 임용환 서울청 경무부장, 남구준 국정기획상황실 경무관은 각각 치안감 직위 직무대리가 됐다. 양휘모기자

경기도 최초 반바지 출근 공무원 ‘눈길’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 공무원이 등장,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 내며 주목을 끌었다. 경기도 민관협치과 소속 구자필 주무관(48)은 1일 오전 반바지를 입고 출근해 보기보다 시원하다 등 상사와 후배들로부터 다양한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구 주무관은 쉰살을 바라보고 있는 중년의 공무원으로서 20~30대의 젊은 공무원이 아니라서 더욱 이색적이라는 의견이 쏟아졌다. 경기도는 여름철 공무원 복장 간소화 방안의 하나로 이날부터 두 달간 자율적으로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지만, 이날 반바지를 착용한 공무원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경기도청 1호 반바지 공무원이 된 구 주무관은 이날 아침 반바지를 착용하고 출근했다가 예정돼 있던 경기도 광주시청으로 출장을 나갈 때는 긴바지로 갈아 입었다. 구 주무관은 그동안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에어컨 가동시간 조절로 인해 창문을 열어도 답답함을 느꼈다면서 반바지 자율 착용 공지를 보고 인터넷에서 쿨비즈 반바지 두벌을 구매, 반바지에 맞춰 목 짧은 양발도 같이 샀다고 설명했다. 또 구 주무관은 자신의 SNS에 남들 시선이 불편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변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조직의 보수성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도는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공무원의 제안에 따라 공무원과 도민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 7~8월 반바지 착용을 시범적으로 허용한다고 지난달 공지했다. 최현호기자

학교비정규직 3·4일 총파업… ‘학교급식 대란’ 초비상

인천지역 조리실무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임박하면서 일선 학교 급식에 초비상이 걸리고 있다. 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오는 3~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인천에서는 전체 학교비정규직 근로자 중 절반이 넘는 4천800여명이 연대회의에 속해 있고, 이 중 절반정도는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교육청은 이날부터 일선 학교 급식 진행 상황 확인에 나섰다. 이날 기준 이미 서구와 영종도, 강화도 내 학교 160곳이 붉은 수돗물 사태로 생수로 급식을 조리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던 상황이라 혼란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학교들은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우유와 빵 등 대체급식 안내문을 발송했다. 남동구 A여자중학교와 부평구의 B중학교 등은 최근 가정통신문을 보내 3~4일 카스테라나 머핀, 빵과 떡 등을 주는 대체급식을 하기로 했다. A여중 학부모 C씨(42)는 아이가 시험기간인데 내내 빵만 먹는 부실한 급식을 하면 어쩌라는 얘긴지 모르겠다며 한창 자랄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는 것 밖에 안보인다고 했다.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반응도 많다. 인천 동구 서흥초등학교는 지난 6월 28일 학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에서 교무실무사와 급식조리사, 전문상담사, 스포츠강사, 유치원 방과후강사 선생님 등 평소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늘 애쓰는 분들이 일터를 떠나 총파업에 함께 한다고 전했다. 이어 모두가 잠시 불편해질 수 있지만 불편이라 생각하기 보다 나와 함께 사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고 학부모님들의 지지와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학부모 E씨(40)도 나도 아이 둘을 중학교에 보내고 있지만, 이번 파업은 지지한다며 우리 아이가 잠깐의 불편함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 대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교육보다 훌륭한 효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안순옥 학교비정규직 인천지부장은 불편함이 있을 순 있겠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삼아 우리의 의견을 말하는 게 아닌 큰 뜻에서는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일이라 생각해주면 좋겠다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붉은 수돗물’ 상수도체계 새로 짠다… 인천시, 상수도 선진화 로드맵 마련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를 상수도 선진화 도시로 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수돗물 정상화 및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인천 상수도본부 명칭 변경 등 3개 분야로 이뤄진 상수도 혁신 로드맵 안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인프라 및 제도 정비, 상수도본부 쇄신, 수질관리 체계 개선 등 3개 분야로 이뤄졌다. 시는 우선 노후 수도관 506㎞ 교체 기간을 종전 2030년에서 2025년으로 단축하고 관망에 대한 주기적인 청소도 한다. 또 시는 2천81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부평정수장(2016년 완공), 공촌정수장(2019년 8월 완공 예정), 수산정수장(2020~2023년), 남동정수장(2021~2024년) 등 4개 정수사업소에 고도 정수처리시설을 조기 설치한다. 현재 상수도본부 명칭을 맑은 물 사업본부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명칭 변경으로 상수도 조직의 쇄신 의지와 상징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질안전부도 신설한다. 수질안전부는 수질상수도안전노후관 교체 등을 전담한다. 인천 상수도사업본부 산하에 있는 수질연구소의 독립 기구화도 추진, 연구소의 기능을 보강할 방침이다. 특히 시는 해당 연구소에 인천형 수질 안심 코디 전담팀도 신설한다. 전문성도 강화한다. 시는 상수도본부에 교육전담팀을 신설해 민간기업을 뛰어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법정교육 외에도 급수요금정수운영시설물관리 등 세부 업무별로 실무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상수도 분야 전문기술 직렬을 신설해 행정직 중심인 상수도본부의 인적 쇄신에도 나선다. 전문직렬의 지속 증원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물 안심 인력풀 구성을 추진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전문보직제도 확대 등을 통해 근무 선호 여건도 마련한다. 특히 시는 1명의 특정 직원만 전문보직제로 지정하던 것을, 팀 단위로 지정해 1명에게 쏠리는 의존도를 분산할 계획이다. 이번 적수사태를 심화시킨 초기 위기대응 관리시스템도 전면 개편한다. 시는 긴급대응 체계 및 사고대응반을 구성해 사고 인지 후 24시간 내 상황 전파 및 대응방안 검토, 심각한 상황이면 대응반을 구성할 예정이다. 수질관리 체계 개선 측면에서 시는 시민평가단과 수돗물평가위원회를 개편해 시민 중심의 수질 감시체계를 확립한다. 시민평가단은 5개 사업소별 30명 총 150명으로 구성하며 현재 10인인 수돗물평가위원회를 15인으로 확대한다. 데이터 기반 관리 시스템과 조기경보 시스템 등을 통해 스마트 물관리 체계도 도입한다. 이 같은 체계를 통해 시는 24시간 실시간 수질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직접 공개할 방침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번 붉은 수돗물 사태를 상수도 선진화 도시로 거듭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다시 취임한다는 각오로 상하수도관망 지도부터 시작해 상하수도 정책 전체를 훑어보고 인천 상수도 선진화 로드맵을 만들어 밑그림부터 완전히 새롭게 그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승욱기자

수원 영화 문화관광지구 연이은 악재에 무산 위기

16년째 멈춰 있던 수원 영화 문화관광지구 도시개발사업(본보 6월13일자 3면)이 결국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 수원시는 민간주도 개발을 목표로 했으나 2005년부터 현재까지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가 나타나지 않았고, 일부 부지는 이미 매각 준비가 시작되는 등 대규모 문화시설을 짓기로 한 당초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1일 수원시와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수원 영화 문화관광지구 도시개발사업(이하 사업)의 사업 기간은 지난달 30일자로 종료됐다. 이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수원시 영화동 152-2번지 일원 2만460㎡ 부지에 복합 관광ㆍ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지난 2005년 9월부터 올해 사업 종료일까지 참여를 희망하는 민간 업체가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끝내 민간주도 개발이 물거품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 공동시행자인 경기관광공사는 재정 여건 등을 이유로 들며 공사 소유 부지(1만3천800㎡)를 수원시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자산의 현금 유동화와 신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해당 사업 부지를 매각하는 쪽으로 고민 중이라며 사업 지속 여부 및 매각 방식 등 구체적인 부분을 수원시와 협의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수원시는 해당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자 하지만 관광공사 부지를 자체적으로 매입하는 것 역시 비용(약 360억 원)적인 부담 탓에 고심 중이다. 관광공사는 수원시가 부지를 매입하지 않을 경우 민간에 매각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민간 개발 무산과 경기관광공사의 부지 매각 등 악재가 겹치면서 당초 계획했던 대규모 복합 관광 문화시설 조성은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재정적 이유로 부지가 민간에 매각될 경우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난개발을 방지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며 사업 부지가 화성 성곽 인근에 위치해 공익성을 띈 곳인 만큼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희기자

[사설] 안그래도 힘든데 일본 부품 보복조치까지 / ‘반도체 공화국’ 경기도도 긴장해야 한다

6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5% 줄었다. 2016년 1월 19.6%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한 것도 2015년 1월부터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직접적 원인은 반도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도체 수출이 25.5% 줄었다. 2018년 12월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올 들어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올해 반도체 수출이 이보다도 더 줄 것이라는 업계 우려에 접근해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또 악재가 겹쳤다. 일본이 우리 반도체ㆍ디스플레이업계를 정조준하는 경제 보복 조치를 감행했다. 오는 4일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핵심 재료를 한국에 수출할 때 포괄수출허가가 아닌 개별심사를 하도록 했다. 소재를 들여올 때마다 매번 건 별로 90일 정도 걸리는 허가 절차를 거치는 방식이다. 일본 언론은 이번 조치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일본의 보복 조치라는 점을 감추지 않는다. 포토리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는 일본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90%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물량 대부분을 일본 수입에 의존한다. 포토리지스트는 우리 내부에서 대체가 불가능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를 일본 의존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 관점의 희망 섞인 전망이다. 이번 조치가 90일 정도 이어지면 우리 반도체 업계에 치명타가 될 것이 틀림없다. 우리는 앞서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경기도 지역 경제를 우려한 바 있다. 2018년에만 2천961억원(수원시), 2천34억원(용인시), 1천154억원(평택시), 2천214억원(이천시)의 반도체 세수를 거둬 들였다. 해당 지자체의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80%다. 지자체는 이 돈으로 각종 복지와 SOC 부문 투자를 이끌어 왔다. 바로 이 부분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가 경기도 지자체 직접 위기로 다가오는 이유다. 물론 위기에 대처하는 1차적 책임은 기업에 있다. 무역 마찰에 대하는 책임은 국가에 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가 해야 할 노력과 준비도 분명히 있다. 반도체 기업을 직접 돕는 행정력 지원이 있어야 한다. 지역 산업을 다변화하는 탈 반도체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반도체 호황에 맞춰졌던 세수의 셈법도 바꿔야 한다. 이걸 준비해가는 지자체와 그렇지 않은 지자체는 어느 순간 지역 경제 존망의 위중한 차이로 나타날 것이다. 산업 생태계는 언제나 부침을 거듭한다. 그 부침에 대비하지 못한 지자체들이 많다. 그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보고 있다.

[지지대] SNS 학교폭력

지난해 9월3일 충북 제천에서 개학을 하루 앞둔 여고생이 투신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투신 원인이 사이버불링으로 밝혀졌다. 여고생의 유족은 방학기간 친구와 다툼을 벌인 뒤 개학날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듣고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은 스마트폰ㆍ컴퓨터 등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모욕, 비방, 따돌림, 협박 같은 괴롭힘이다. 가상공간을 뜻하는 Cyber와 약자를 괴롭힌다는 뜻의 Bullying이 합쳐져 만들어진 용어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끈질기게 이어진다. 스마트폰이 일반화 되면서, 특히 학생들 사이에 새로운 학교폭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이버불링은 SNS, 카카오톡, 스마트폰 메신저 등을 이용해 사이버공간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형태로 나타난다. 단체 채팅방에 피해 대상을 초대 후 단체로 욕설을 퍼붓는 떼카, 단체방에 피해 대상을 초대 후 한꺼번에 모두 퇴장하는 방폭, 단체방에서 욕설 따위를 퍼부어 방을 나가게 되면 다시 초대해서 괴롭히는 메신저(카톡) 감옥 등이 대표적이다. 친구의 데이터를 빼앗아 쓰는 와이파이(Wifi) 셔틀, 기프티콘 결제를 강요하는 기프티콘이모티콘 셔틀, 스마트폰의 핫스팟을 켜도록 한 뒤 한꺼번에 접속해 데이터를 빨리 소진하게 만드는 데이터 셔틀 같은 괴롭힘도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399만 명(초등 4학년~고교 3학년)의 학생 중 약 5만 명(1.3%)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이중 언어폭력이 34.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집단따돌림(17.2%), 스토킹(11.8%), 사이버 괴롭힘(10.8%), 신체폭행(10%) 순이었다. 사이버불링은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피해자도 늘고 있다. 사이버불링의 큰 문제는 가해학생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교육부 조사에서도 가해 학생의 20.5%가 장난이었다고 답했다. 마음에 안 든다(13.9%)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10.6%)라는 응답도 많았다. 가해 행위에 죄의식을 못 느끼면 폭력이 반복되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쉽게 전파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사이버불링은 은밀한 공간에서 벌어지다 보니 피해 사실을 주변에서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다. 피해 학생들은 더 괴롭힘 당할까봐 소문이 날까봐 주변에 얘기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눈여겨 보면 여러 징후가 나타나므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사이버불링도 엄연한 폭력이다. 허술한 법망과 느슨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기시론] 좀 그러면 어때론(論)

세상에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잘 버는 팔자 좋은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주변에 많은 사람이 그런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을 보면 세상의 1%쯤 되는 건지 좀체 만나기 어렵다. 그만큼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내 형편과 내 능력에 맞추다 보니, 생각하지 않았는데 전망이 좋다 하니, 그것도 아니면 그냥 어찌어찌 하다 보니 현재의 직업을 갖게 되어 오늘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제의 웰메이드 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쏟아낸 명대사는 많았지만, 많은 사람의 가슴을 파고들며 위로와 공감을 선물했던 명대사는 1회부터 마음에 콕 박혔다. 여주인공이 호감을 느끼게 된 남성에게 열등감으로 못난 자신의 모습을 들킨 것 같아 상처받고 울 때 그 어머니가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잘난 거랑 잘 사는 거랑 다른 게 뭔지 알아? 못난 놈이라도 잘난 것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서 나 여기 살아 있다, 나보고 다른 못난 놈들 힘내라 이러는 게 진짜 잘 사는 거야. 잘난 거는 타고나야 하지만 잘 사는 거는 네 하기 나름이라고. 직업 자체가 그 사람의 성공 기준이 되거나 잘 살고 있다는 측정치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직업을 갖든 그 일에 임하는 자세와 가치관은 중요하다. 내가 원하던 일은 아니었지만 하는 동안은 즐겁게 하려고 하고 잘해보고 싶다는 바탕 생각이 그를 그 직업 안에서 성장시키고 결국 만족의 길에 다다르게 한다. 그건 자신과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곳에서 길이 열린다. 요리방송, 먹방이 이렇게 트렌드가 되기 전, 크게 인기 있던 웹툰이 있다. 정다정 작가의 역전! 야매요리다. 음식의 맛을 보장할 수 없는 요리법을 매주 소개했는데, 계량 따위 하지 않고 아빠 밥숟갈로 푹푹 퍼 넣고 이 재료가 없으면 곁에 있는 다른 재료를 막 넣고, 조리하다가 너무 익었다 싶으면 진로 변경, 본래 하던 요리를 버리고 갑자기 다른 요리로 빠지는 일은 다반사다. 요리는 곧잘 산으로 가고, 가족들은 그의 요리를 먹지 않으려고 자리를 피한다. 어지럽혀진 부엌에서 도망이라도 칠라치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피할 길 없고, 달걀찜 하나 만들려고 달걀 한 판 다 쓰고 난 부엌은 폭발사건 현장이다. 이 만화의 매력은 요리하기를 즐기는 자의 좀 그러면 어때? 하는 자기에 대한 너그러움이다. 작가는 20대가 야매 아니고는 뭘 할 수 있겠나?라고 묻는다. 무수한 실패담이 바로 야매의 맛이고 아주 맛있게 성공한 이야기가 야매의 역전이다.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방법도 터득하고 점점 작가의 요리 실력은 좋아져서 프로급이 되지 않았을까? 어떤 일이든 소신껏 하면서 자기 힘을 길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뭐든 꼭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열정도 즐거움도 잃어버리면서 더 잘할 가능성의 동력을 잃기 쉽다. 주변 사람이나 조직에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의 스타일을 좀 더 너그럽고 유연하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기본과 원칙은 지키되 방법적인 면에서 조금 더 나간 흥미로운 상상과 열정을 녹여내는 것이다. 한번 이렇게 해볼까? 안 하던 방법을 써볼까? 다른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좀 그러면 어때? 해보니까 좋잖아? 자기 안에 끊임없이 이렇게 말을 걸며 용기를 주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소소한 도전에 성공하다 보면 타인을 대할 때도 한결 유연해지고 여유와 포용력이 생기지 않을까? 그것이 결국 잘나게 태어나지 않았어도 잘 사는 한 가지 길이 될 것이다. 전미옥 중부대학교 교수

[사설] 민선7기 1주년, 혁신의 새 출발을

지난해 7월1일 인천광역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후 1년이 지났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지방선거를 압승하면서 인천시장은 물론 의회도 민주당이 3석을 제외한 34석을 차지했다. 집행부와 의회를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장악하여 독선의 우려를 안고 출범한 인천시장은 출범 100일을 맞아 4년간의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5대 시정목표와 20대 시정전략, 138개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초심의 시정방향이 예기치 못한 여러 난제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아직도 3년이 남은 시점에서 현재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한층 시정을 혁신하는 지도자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취임 이후 일관되게 박남춘 시장은 새로운 인천특별시대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며 소통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을 강조하였다. 각종 행사에서 과거와 같은 의전행사를 과감히 탈피하고 객석에서 시민과 자리를 함께하며 격식을 파괴하는데 앞장섰다. 소탈하고 탈권위적인 시장의 모습에 초기에는 시민들이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시청 내부 탈권위와 격식의 파괴를 통한 조직과 행정의 혁신에는 한계를 직면하면서 고질적인 전통 관료사회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의 수돗물 사태와 일부 공직자들의 비위문제가 그 실제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산재한 시정과제가 지지부진하게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지역의 갈등으로 대두되고 있다. 새로운 시정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한 간부 공직자들이 시장의 지시만 기다리면서 적극적으로 책임 있는 행정을 펼치지 않은 것이 그 핵심이다. 급기야 시장이 민관협의체와 같은 직접 참여 기구를 동원하면서 간부공무원이 시장인양 책임 있게 결단하고 집행할 것을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행정의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수돗물사태로 나타난 행정 혁신 필요성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때맞춰 단행되는 조직개편과 이에 따른 정기인사를 최대한 활용하여 시정의 새로운 시스템을 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지도자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데서 빛이 난다. 상수도행정의 난맥을 거울삼아 오래된 인천시정의 병폐를 과감히 뿌리 뽑아 혁신하는 것이 인천 시장의 최대 과제이다. 전국적으로 인천시민의 자존심마저 무너트린 불명예 회복을 위해서도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초심대로 시민만 바라보고 시정을 펼칠 수 있는 혁신 시스템의 구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