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민주당 당대표 선거가 한창이었다. 김진표 의원을 포함, 이해찬ㆍ송영길 의원이 맞붙었다. 전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해찬 대표는 강한 여당을, 송영길 의원은 세대교체를 말했다. 경륜과 패기로 맞선 두 후보 사이에 전혀 다른 주장을 편 후보가 있다. 김진표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제를 말했다. 그 중에도 창업 경제 관련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융자에서 투자로의 금융개혁을 통해서 벤처창업 전사들이 혁신 성장의 바퀴를 힘차게 돌리도록 할 것입니다. 중소 벤처 창업 열풍을 일으켜서 10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10여개월이 지난 뒤 그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구직 대신 창직하라는 제목에서 보듯 그의 주장이 여전하다. 구직난을 해결할 근본적 희망은 창업 열풍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이를 뒷받침 할 제도로 금융개혁을 또 한 번 강조한다. 실제로 금융업계의 자금운용 정책은 주택담보대출에 쏠려 있다. 과도한 기업 대출이 빚은 IMF 충격이 가져온 20년간의 반작용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계대출을 통해 금융 자산 운용에 안정을 기하겠다는 경영 방향이 지배한 결과다. 실제로 시중 은행의 기업금융의 비중은 현재 47%에 머물고 있다. 김 의원은 이 비중을 6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쉽게 표현해서 청년ㆍ전문가 창업에 돈을 왕창 풀자는 소리다. 이 금융개혁을 위해서는 정부가 강력한 정책의 키를 휘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경제통 의원이다. 전국을 돌며 금융개혁을 통한 창업경제를 강조했다. 저서에도 똑같은 내용을 담아 세상에 내놨다. 이쯤 되면 이 문제에 귀를 열고 토론의 주제로 삼아봐야 하는 것이다. 공무원 수 늘리고, 취업 보조금 늘리면서 꾸려온 고용 수치에는 한계가 있음이 명백하다. 애초부터 재정을 통한 대책은 한국 경제의 해법이 될 수 없음이 예고된 터였다. 그 해법의 출발을 이제 정부 돈이 아닌 은행 돈에서 찾자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 투자 자금의 출발이라는 측면에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패러다임이다. 김대중ㆍ노무현ㆍ문재인 정부에서 일했던 그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역시 함께 돌려야 할 한 축이라며 성공을 강조하는 그다. 충분히 토론하고 끌어안을 만한 제언 아닌가. 그럼에도, 김진표의 제언은 외면되고 있다. 민주당도, 정부도 외면하고 있다. 때로는 못 보는 듯하고, 때로는 안 보는 듯하다. 김진표의 제언에 정답이 있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그리 쉽게 풀려나갈 한국 경제는 아니다. 다만, 그래도 어떻게든 뚫어볼 만한 수챗구멍은 되지 않겠냐는 기대는 있다. 꽉 막힌 경제ㆍ기업ㆍ취업의 구멍이라도 뚫어 낼 가치로는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다. 한계에 달한 재정 부담과 1천500조 원을 돌파한 가계 빚을 피해가며 꺼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후반부로 가는 문재인 정부에 당면 과제는 경제다. 지혜와 인물을 모아야 한다. JP(진표)노믹스에서 그런 제언을 들을 수도 있을 거라 본다.
경찰 조사를 중심으로 구성하면 이렇다. 박한이(40ㆍ삼성 라이온스)가 지난달 26일 저녁 술을 마셨다. 지인들과의 늦은 저녁 자리였다. 다음 날은 경기가 없는 야구 공휴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자녀를 차에 태워 학교에 데려다 줬다. 돌아오던 길에 접촉 사고가 났다. 경찰이 음주 측정을 했고 혈중 알코올농도 0.065%였다. 면허정지 100일에 해당하는 수치다. 박한이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은퇴했다. ▶키 182㎝에 몸무게 91㎏다. 평생 운동으로 다져졌을 몸이다. 리처드 위드마크(스웨덴)가 고안한 혈중알코올농도 계산법이 있다. 소주 한 병에 들어 있는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나온다. 체중 70㎏인 성인 남성은 4시간 6분 걸린다. 60㎏인 여성의 경우는 6시간이 필요하다. 박한이의 알코올 분해 시간은 이보다 빨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걸렸다. 평범한 체형의 남자라면 모두 걸렸을 것이다. ▶음주운전 적발 기준이 강화됐다. 처벌 하한이 0.05%에서 0.03%로 낮춰졌다. 0.03%는 소주 한 잔만 마셔도 나오는 수치다. 술을 입에 댔다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옳다. 이걸 새삼 문제 삼고 나설 이는 없다. 주당들에게 새로 생긴 근심은 다음날 출근길이다. 밤 술자리가 아침 음주 적발로 이어질 판이다. 폭탄주에 걸쭉한 밤을 보냈다면 더 그렇다. 대리운전을 불러야 한다. 어젯밤 2만 원, 오늘 아침 2만 원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걱정에 싸인 사람들이 있다. 일반 식당, 맥줏집 등 대중음식점 업주들이다. 퇴근길 쏘주 한 잔 문화가 급변할 수 있다. 그도 그럴게, 마시면 무조건 아침에 단속된다. 대대적인 출근길 단속까지 예고돼 있다. 출근길 대리운전 비용도 부담이다. 달리 방법이 없다. 저녁 자리에서 술을 없애거나 술이 있을법한 저녁 자리를 없애는 거다. 밥만 팔아서 장사할 수 없을 텐데. 상인들의 우려가 크다. ▶특정인 이름으로 불리는 법률이 있다. 일명 ○○○법, △△△법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특정인의 상황이 법률 개정의 원인으로 작용한 경우다. 그만큼 여론의 질풍노도와 같은 지지가 깔려 있다. 이런 법률에 이견을 낸다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윤창호 법도 그렇다. 다른 소리를 했다가는 당장에 그러면 또 다른 윤창호를 만들자는 것이냐는 뭇매가 쏟아질 판이다. 식당 주인들이 그래서 더 힘들다. 장사 걱정에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다. 김종구 주필
천하흥망 필부유책, 중국 명나라 말기 사상가 고염무(顧炎武)가 즐겨했던 말로 나라의 흥망성쇠는 필부, 즉 모든 이에게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광복 이후 정치가였던 백범 김구 선생이 국가흥망 필부유책이라고 자주 했던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정치권을 보면 여야 할 것 없이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는 날로 악화되고 국내 경기는 하방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서로 상대방 탓만 한다. 특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에 논란이 된 검경 개혁 법안은 물론 20대 국회 첫 패스트트랙 법안인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역시 그 이름이 무색하게 슬로트랙으로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사과와 경제청문회를 국회 정상화 요구 조건으로 내세워 임시국회 소집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자유한국당과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위해 국회 시정연설을 강행하는 여야4당 사이에 대화와 타협은 실종된 지 오래다. 원내대표 간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가 6조7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무려 두 달이 넘었다. 그러나 식물국회가 계속되다 보니 국회 심의는 착수 단계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추경안 통과 최장 기록인 45일을 훌쩍 넘겼다. 지난 24일에는 3당 원내대표가 만나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두 시간 만에 백지화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본회의를 비롯한 향후 국회 일정은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한국당의 내분으로 국회 파행은 장기화할 태세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져 가는데 정치권은 나 몰라라 정쟁만 일삼고 있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오죽 한심하고 답답할까?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공전만 거듭하고 있는 국회를 보며 국민들의 분노는 이제 절망으로 바뀌었다. 오로지 당리당략과 지지자들을 위할 뿐 국가 전체의 이익과 장래는 안중에도 없다. 누구를 위한 싸움인지 이렇게까지 해서 무엇을 얻어 내려는지 알 수가 없다. 경제 상황은 더 나빠지고 세대계층지역 간 반목과 갈등, 적대와 분열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는 등 한국 사회가 총체적으로 위기인데도 말이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권은 막말과 선동으로 갈등을 조장하거나 자신의 지지 세력을 결집, 획책하고 있다. 극한 대립과 사생결단으로 본연의 임무와 책임은 온데간데없다. 정치인들이 국가 구성원인 국민들로 하여금 각자 책임이 무엇인지 알게 하고, 스스로 책임을 완수케 하여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마중물의 역할을 해야 하는 데도 말이다. 일 안하는 국회, 이는 국정을 주도하는 여당만의 잘못도 아니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은 야당 때문만도 아니다. 누구의 탓도 아닌 모두의 책임이다. 이제 총선이 10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자신의 책임과 본분은 다하지 않으면서 서로 남 탓만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 있는 날이다. 무책임한 정치인을 국민 모두가 책임지는 날이기도 하다. 국가흥망 필부유책! 필부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기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1950년 7월5일 미 제24보병사단 21연대 제1대대의 스미스 중령이 지휘하는 스미스부대는 북한군을 과소평가하며 오산 죽미령 고개에 진지를 구축했다. 병력도 겨우 406명. 이들이 그렇게 북한군을 무시했던 것은 2차 세계대전 때 유럽에서 독일군을 무찌른 역전의 용사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예기치 않게 전개됐다. 7월5일 오전 7시 북한군 제4사단 제107기갑연대가 탱크를 앞세워 공격을 개시했는데 비가 내려 미군 측 비행기가 뜰 수 없었고 105㎜ 곡사포와 75㎜ 무반동총으로는 적의 탱크를 막아 내는 데 역부족이었다. 겨우 탱크 2대를 격파한 미군은 오전 10시 오산으로 후퇴했으며 오후 2시에는 북한군 4사단의 주력부대가 물밀듯 공격해 오자 오산도 포기하고 천안으로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60명이 전사했고 82명이 포로로 잡혔으며 북한군도 120명이 죽었다. 이것이 1950년 6ㆍ25 전쟁에 미군이 이 땅에서 북한군과 벌인 첫 전투였으며 이를 오산 전투 또는 죽미령 전투라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첫 전투로서는 너무 큰 손실이었다. 미 제24사단장 딘 소장은 오산-안성에서 적을 격퇴하겠다는 계획이 실패하자 산하 34연대를 천안에 급파하여 또다시 전선을 구축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을 막지 못하고 연대장 마아틴 대령이 전사하는 불운마저 겪게 된다. 연대장의 전사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딘 소장은 일본에 있는 맥아더 장군에게 대전차포의 긴급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지금 세종시 전동면에 있는 개미고개에 진지를 구축했다. 개미고개는 차령산맥을 가로지르는 분수령이자 경부선 철도와 국도 1호선이 교차하는 전략적 요충지. 개미고개 능선에 배치된 미군은 667명이었으며 계곡은 안개가 자욱하여 적의 움직임을 감지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악조건 속에 적은 포위망을 압축해 왔고 미군은 7월6일부터 7월11일까지 5일간을 버티며 용감하게 싸웠으나 너무나 희생이 커지자 이곳도 포기하고 조치원으로의 후퇴를 단행한다. 이 개미고개 전투에서 미군 667명 중 517명이 목숨을 잃었다. 거의 90%에 달하는 인명피해를 입은 것인데 한국전에서 한 전투를 통해 이렇게 인명 손실을 입은 것은 개미고개 전투가 유일하다. 그러니까 오산 죽미령에서 60명을 포함 불과 1주일 사이에 미군 577명이 희생됨으로써 이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던가를 말해준다고 하겠다. 이렇게 큰 희생이 있어 미군은 다시 금강에 방어선을 구축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물론 금강 방어선도 얼마 안 가 무너졌지만 여기서 또 시간을 벌어 6ㆍ25 최후의 전선, 낙동강 방어선이 견고하게 구축될 수 있었다. 그렇게 죽미령 오산 전투-천안 전투-개미고개 전투를 거치면서 견고한 낙동강 방어선이 완성됐고 지원군의 도착, 대전차포를 비롯 강력한 무기의 배치, 공군의 제공권 장악 등이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북한군은 계획대로 부산, 제주도까지 손에 넣고 이 나라는 공산치하에 들어갔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참으로 끔찍한 일이다. 죽미령과 개미고개에는 고귀한 희생을 치른 미군들을 기리는 기념탑이 세워져 있고 해마다 그 전투가 있었던 날에는 조촐한 행사가 열린다. 그리고 진혼곡나팔이 울려 퍼지면 머리 숙여 눈을 감는다. 그런데 올해는 6ㆍ25 69주년을 보내는 마음이 무겁기만 한 것은 왜 그럴까? 변평섭 칼럼니스트
향교는 공자와 여러 성현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다. 지평향교는 조선 영조 49년(1773)에 처음 지었으며, 그 외에 자세한 기록은 없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로 교육 공간인 명륜당과 제사 공간인 대성전, 그리고 출입문 구실을 하는 외삼문내삼문 등이 있다. 대성전은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이다. 안쪽에는 공자를 비롯하여 중국우리나라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던 곳인 명륜당은 앞면 4칸, 옆면 2칸 규모이다.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토지와 노비, 책 등을 지원받아 학생을 가르쳤으나 지금은 교육 기능은 없어지고 제사 기능만 남아 있다. 지평향교는 지난 1983년 9월19일에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20호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양평군 지평면 지평로 333 (지평리)에 위치했다. 문화재청 제공
예전에는 여름이면 으레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를 내뿜는 소독차를 쉽게 볼 수가 있었다. 뿡뿡거리는 특유한 소리 때문에 방구차라는 이름이 붙었다. 방구차가 마을 앞길을 지날 때면 아이들은 신이 나서 차 뒤를 따라다녔다. 변변한 놀이터도 없었던 그 시절엔 그저 재미있는 놀이일 뿐이었고 그 연기를 조금 들이마시더라도 별 이상을 못 느껴서 그때는 몸에 해로운지 아닌지는 안중에 없었다. 그렇다면 그 연기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 연기의 주성분은 식물에서 유래된 피레스로이드 살충제와 경유의 혼합물이다. 다행히도 피레스로이드 살충제는 인체와 가축에게는 독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레스로이드의 원형인 피레스린은 해충이 공격하지 않는 아프리카 국화과 식물에 들어있는 천연 살충제이다. 그런데 곤충에는 강력한 살충력을 발휘하면서도 사람이나 가축에게는 거의 해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내 위생해충 방제 약제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피레스린은 햇빛과 공기에 쉽게 분해되기 때문에 야외에서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아서 햇빛과 공기에 잘 견디는 유사물질을 합성하게 되었는데 이것을 피레스로이드라고 부른다. 피레스로이드의 특징은 사람이나 가축에는 해가 적으면서도 곤충에 대한 독성은 매우 강하다. 모기와 같은 무는 곤충에게는 특히 독성이 강해서 마른 잔여물 위에 앉아 있기만 해도 흡수가 되는 반면 온혈동물의 피부로는 흡수가 잘 안되고 체내에 들어가도 빠르게 분해되어 무독성 물질로 변한다. 따라서 사람이나 가축에게는 거의 해가 없는 극소량만으로도 모기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가정용 살충제에는 피레스로이드가 사용되며 사용법을 잘 지키면 안전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인 유충구제와 분무 및 연무소독에 밀려서 연막소독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연막소독은 하얗게 피어오르는 연기로 인해 전시효과는 좋은 반면 불완전 연소된 연막이 공해를 유발하고 개방된 공간에서는 살충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분무와 연무소독은 살충제의 용매로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경유를 용매로 쓰는 연막소독보다 훨씬 친환경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연막소독을 할 때 생기는 연기의 대부분(99.5%)은 용매로 사용되는 경유이다. 이 경유가 불완전 연소를 통해 기화되어 날아가면서 연기에 포함된 소량의 살충제가 해충에 직접 접촉함으로써 살충효과를 나타내는 연막소독은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공해와 기름 낭비를 피할 수가 없다. 최근 들어 차량 배기가스로 인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매일 마시는 배기가스를 생각해보면 예전에 한두 번 따라다닌 방구차 연기쯤이야 걱정하기보다는 추억으로 간직하는 편이 나을 듯싶다. 심평수 수원시 영통구보건소장
수사권 조정에 대한 문제는 검찰이 수년간 셀프 개혁에도 불구하고 자체 정화가 안 되어서 일어난 일이다. 그래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수사권 조정을 통해 국민의 권익을 증진하고 권력의 폐해를 예방하여 독점적 권력을 분산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총장은 국회 여야 4당 대표 의원들이 처리한 수사권 조정안을 부정하고, 법무부 장관이 법안 수정 의사를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수사권 조정안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는 상명하복을 역행한 것은 물론이고 입법부의 국회의원들이 처리한 합의안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는 통일 후 1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는 권력은 독점하면 결국 부패하여 망하게 되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권력은 분권을 통한 견제와 균형을 맞출 때 가장 이상적이다. 최근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조사를 보면 검찰이 현행대로 검찰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은 15%에 불과하지만, 경찰이나(53%), 제3의 기관에(19%) 줘야 한다는 의견이 70% 이상이 나왔다. 다시 말하면 국민의 대다수는 현재의 검찰 권력을 불신하고 있으며,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올 5월에 발간한 백년하청 검찰개혁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검찰개혁이 무산될 경우 무소불위의 정치 검사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검찰 공화국으로 회귀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검찰의 힘이 세다는 것이 지난 정부 때의 검찰과의 토론회나 현 정부의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형사 사법 제도의 본질은 경찰검찰법원 등 삼권 분립으로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대등한 관계에서 불합리한 수사구조를 개선하고 국민의 인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검찰이 수사권, 수사 지휘권, 수사 종결권, 영장 청구권 등의 독점적 권한을 가지고 있어 견제와 균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민주주의가 정착된 선진국에서도 수사와 기소, 그리고 판결은 분리하고 있다.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판결은 법원이 전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과 영국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고 있고, 독일은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수사는 경찰이 하고 있다. 일본 또한 제한적으로 검찰이 수사할 뿐이다. 이번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독점적 권한을 분산하여 타 기관과의 상호 감시와 견제를 받자는 것이다. 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염원이고 이 시대의 흐름이다. 이번에 검찰이 가지고 있는 수사권은 반드시 분산해야 한다. 만약 개혁을 하지 못하면 과거 정부 때처럼 현 정부도 검찰의 응징을 당할 것이고 국민의 인권과 민주주의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전영태안산단원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위
우정노조가 집배원 증원ㆍ주 5일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내달 9일, 출범 60여 년 만에 사상 첫 파업을 예고했다. 공공부문 물류 서비스를 맡는 우체국의 배송이 전면 중단될 경우 민간 택배업계 활용 확대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민간 택배기사들은 우정노조 파업 후폭풍까지 본인들이 짊어져야 하느냐는 분위기다. 25일 전국우정노동조합은 전국 우체국 지부에서 쟁의행위 관련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전 조합원 2만8천802명 가운데 2만7천184명이 투표에 참가했으며, 이 중 92.9%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우정노조는 26일까지 우정사업본부와 협상을 벌여 전향적인 대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오는 7월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은 집배원 인력을 2천 명 늘리고 토요일 업무를 없애 완전한 주 5일제를 시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정노조 파업에 따른 여파가 결국 민간 택배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민간 택배업체 관계자는 우체국이 멈추면 소비자들은 한없이 배송을 기다려야 해 결국 대안은 우리 같은 민간업체가 될 것이라며 직원(택배기사)들의 근무시간을 늘리거나 비정규직원들을 추가로 고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문제는 민간 택배기사 당사자들이다. 이들은 현행법상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최저임금이나 휴일수당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해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길이 없는 상태인데, 우정노조 파업에 따라 우체국 집배원들의 대체 인력으로까지 동원될 경우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국택배연대노조 관계자는 민간 택배기사들은 주말ㆍ공휴일 없이 근무하고 있지만 노조가 없는 회사도 많아 파업을 생각조차 못하는 것이라며 우정노조 파업을 계기로 민간 택배기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도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인천 붉은 수돗물을 사용한 시민 137명이 피부질환과 위장염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인천시는 지난 24일 기준 인천 서구, 중구 영종도, 강화군에서 붉은 수돗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부질환 환자는 103명, 위장염 환자 34명 등 모두 13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구 지역이 피부질환자 98명, 위장염 환자 33명 등 131명으로 가장 많았다. 영종도에서는 피부질환 5명, 위장염 1명 등 6명의 환자가 나왔다. 이들은 모두 담당 의사나 간호사 등이 수돗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응답한 환자들이다. 시는 지역 보건소를 통해 지역 의료기관 182곳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해 환자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들이 당장 붉은 수돗물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앞서 시는 의사소견서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진료비를 실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의사가 실제 붉은 수돗물로 인해 발병했다는 소견서를 써주지 않는 이상 보상을 받기가 쉽지는 않다. 한편,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달 30일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점검으로 가동이 중지되자 인근 수산남동정수장 물을 대체 공급하는 수계 전환 과정에서 발생했다. 주재홍기자
인천시가 10여년간 방치된 송도 투모로우시티에 스타트업 파크를 유치, 청년 창업 공간 마련에 나선다. 25일 시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모하는 스타트업 파크 조성사업에 지난 5월 제안서를 제출했고, 투모로우시티에 대한 중기부의 현장 평가가 지난 12일 이뤄졌다. 스타트업 파크는 중기부가 제2의 벤처붐 확산을 위해 올해 지방자치단체 1곳을 7월 중순께 선정하고, 청년 창업 시설비 약 12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기부는 또 공모에 참여한 여러 지자체 중 차기 지원 후보군 5곳을 선정하고, 타당성 평가를 통해 내년에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는 5곳 후보군에 최소한 선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송도지역이 바이오산업의 중심지인데다,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임을 중기부 현장 평가단에 강조했다.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르는 MICE 산업도 송도를 중심으로 활성화하고 있는 점도 알렸다. 또 투모로우시티는 송도의 중심지에 있어, 접근성과 개방성이 뛰어나고 글로벌캠퍼스의 국제 대학 등과 연계할 수 있는 장소다. 특히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스타트업 창업 공간에, 네트워킹 가능 구조의 독특한 투모로우시티 건물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 청년 스타트업 기반 사업 조성 시설비가 113억원 소요되는데, 정부 공모로 120억원을 따내면 청년 지원을 크게 늘릴 수 있다며 서울, 대전이 유력한 경쟁자로, 상위권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모로우시티 건립에는 약 1천500억원이 소요됐지만 공사비 정산 관련 소송 등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주재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