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도민 먹거리 보장을 위해 취약계층의 먹거리 부족 비율을 감축하고, 공공분야에 지역 농산물 공급을 확대하는 등 4대 전략 및 12개 핵심과제를 추진한다. 이대직 도 농정해양국장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경기도 먹거리 전략을 발표했다. 도는 새로운 경기, 먹거리 기본권을 슬로건으로 정책 브랜드화 해 향후 5년간 4가지 추진목표를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도는 기초생활수급자의 식생활 질을 개선한다. 지역사회건강조사(2014~2016년) 결과 평균 41.3%에 달하는 기초생활수급자의 먹거리 부족비율을 27.5%까지 낮춰 식생활의 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두 번째는 공공분야 지역농산물 우선 공급을 확대, 현재 4천억 원 수준인 지역농산물 취급액을 1조 원까지 늘려 도내 중소농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건강한 식생활 확산을 위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5번째인 아침결식률(39.2%)을 가장 낮은 광역자치단체 수준(33.7%)까지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마지막으로 도 31개 모든 시ㆍ군에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먹거리 위원회를 설치ㆍ지원해 지역의 먹거리 공동체 육성을 도모한다. 앞서 도는 민선 7기 들어 지난 1년 동안 결식아동 급식단가를 전국 최고 수준인 6천 원으로 인상했다. 또 임산부와 영유아에 대한 맞춤형 영양지원 사업인 영양플러스 사업 대기자 해소를 위해 도비를 신규 편성해 지원했으며, 시민사회 스스로 먹거리 취약계층을 돌보는 시민단체 먹거리 보장사업 등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고교 무상급식 및 어린이집 아동급식 지원 확대를 위한 예산 262억 원도 5월 추경을 통해 반영했다. 이와 함께 도는 경기도 먹거리 위원회에서 논의된 143개 사업 중 9월에 개최되는 정례회의에서 2020년도 추진사업을 확정,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도는 향후 도민의 더 나은 먹거리 환경 조성을 위해 매년 도민의 먹거리 실태와 지역농산물 이용실태를 조사ㆍ발표한다. 이대직 국장은 경기도 먹거리 전략은 경기도 먹거리 위원회를 통해 추진 전략별 세부과제들을 발굴해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도민 중 경제적 사정으로 가끔 또는 자주 먹을 것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9%로 전국 평균 5.1%보다 양호했으며, 인구 수는 52만여 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민 74.4%가 먹거리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현호기자
경기도교육청, 대한축구협회, 경기도의회가 도내 학생들의 건강한 삶과 스포츠복지 실현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도교육청이 1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 경기도의회(의장 송한준)와 공동으로 G-스포츠클럽 활성화 및 개방형ㆍ거점형 축구스포츠클럽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염종현 대표의원, 천영미 제1교육위원장, 조광희 제2교육위원장, 황대호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란과의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앞두고 진행됐다. 협약에 따라 도교육청과 대한축구협회는 G-스포츠클럽을 확대해 학생이 언제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경기도의회는 G-스포츠클럽이 제도적으로 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G-스포츠클럽은 지역사회기반의 스포츠클럽으로 학생들의 건강한 삶과 스포츠복지 실현을 위해 경기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정책이다. 개방형ㆍ거점형 축구클럽은 학생에게 스포츠복지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대안적 스포츠클럽으로, 올 하반기에 수원 지역 시범사업 후 2020년에는 경기도 지역에 확대ㆍ추진할 예정이다. 이재정 교육감은 G-스포츠클럽 확대로 공정ㆍ 협동ㆍ도전이라는 스포츠 가치가 학생들 삶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G-스포츠클럽 안정적 정착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학교 축구클럽의 선수 수급이 쉬워지고, 창단이 늘어나 G-스포츠클럽 활성화와 함께 새로운 개방거점형 학교 모델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달성되기를 바란다고 MOU 체결 취지를 밝혔다. 송한준 의장은 도의회는 G-스포츠클럽이 정착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검토와 제도적 지원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선생님이 우리 곁에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경기일보사와 경기도교육청이 헌신적으로 후학을 양성하며 진정한 사도의 길을 걷고 있는 교육자를 발굴하고 기리기 위해 제정한 제30회 경기사도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3시 경기일보 4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경기도와 월드비전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이화영 경기도평화부지사,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 정용왕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부본부장,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지역본부장, 서길원 경기도교육청 미래교육국장, 이재삼 경기도교육청 감사관 등 가족 200여 명이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총 8명의 수상자가 상패와 부부동반 해외연수권, 상품 등을 받았다. 부문별로 경기 초등부문 수상자는 ▲스승상 : 수원 명당초교 신영미 교장(申英美ㆍ58ㆍ여) ▲은혜상 : 연천 상리초교 여미경 교장(呂美慶ㆍ53ㆍ여) ▲보람상 : 용인 초당초교 민연식 수석교사(閔淵植ㆍ58ㆍ여)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경기 중등부문은 ▲스승상 : 수원 삼일공고 김동수 교장(金東秀ㆍ55) ▲은혜상 : 의왕 우성고교 조준구 교사(趙峻九ㆍ56) ▲보람상 : 포천 삼성중 장상오 교사(張相吾ㆍ47)가 받았다. 이와 함께 ▲교육봉사부문 나눔상에는 성남금융고교 박종배 교사(朴鍾培ㆍ48) ▲교육행정부문 보람상에는 안양 인덕원고교 김노미 주사(金魯味ㆍ47ㆍ여) 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재정 교육감은 격려사를 통해 수상자분들은 물론,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참으로 고귀하고 소중한 분들이라며 미래 세대에게 어떤 꿈을 갖고 어떻게 희망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얘기하는 모든 선생님들은 사회적 예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화영 평화부지사는 일선 교육현장에서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참 스승이 많아질수록 우리 교육의 미래는 더욱 밝고 건강해질 것이라며 경기도는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높이고 제대로 존중받고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항철 대표이사 사장은 제자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더 큰 세상으로 이끄시는 분, 세상과 사람과 사람을 바꾸는 교육의 힘을 증명하신 분이 바로 선생님이라며 앞으로도 스승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과 교육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을 위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설소영기자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인양이 11일(현지시각) 시작된 가운데 1시간 30분만에 총 4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에 따르면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이날 오전 6시 47분 와이어를 감기 시작한 지 56분 만인 7시 43분 조타실에서 헝가리인 선장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수습됐고, 8시 4분부터 14분 동안 객실로 이어지는 입구에서 한국인 실종자 추정 시신 3구가 수습됐다. 객실로 이어지는 곳에서 잇따라 수습된 시신은 모두 한국인 탑승객들로 추정된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추가로 수습된 시신 중 어린이로 추정되는 시신도 1구 있으며,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헝가리 구조 당국은 선체가 더 올라오면 물을 빼고 나서 객실 쪽으로도 수색을 계속할 예정이었으나 선미 쪽에서 아직 확인하지 못한 훼손 부분이 발견되면서 인양 작업이 잠시 중단됐다. 허블레아니가 크루즈 바이킹 시긴호에 추돌당한 부분의 파손이 예상보다 심각해 5번째 와이어를 추가로 연결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앞서 헝가리 당국은 전날 시신 유실방지 대책을 마무리 지었고, 이날 인양 시작과 동시에 하류에 17척의 소형선박들이 인양 작업 현장에서 시신 유실 가능성에 대비했다. 헝가리 경찰 대(對)테러본부의 여센스키 난도르 공보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선체 안에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밤 바이킹 시긴 호에 들이받힌 뒤 7초 만에 침몰한 허블레아니에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선장, 승무원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지만, 사고 직후 현장에서는 승객 7명만 구조됐다. 한국인 7명과 헝가리인 선장 등 모두 8명이 실종 상태였으나 시신이 수습되면서 실종자는 4명으로 줄었다. 강해인기자
버스 문제는 시민 일상과 직결되는 것인 만큼, 현장에서 시민들이 제안하는 생생한 목소리를 버스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하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다가오면서 파업의 우려가 나오고 있는 버스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버스대토론 10대 100이 1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개최 전부터 수원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시가 토론회에 앞서 개설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토론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500건이 넘는 시민 의견이 올라왔다. 이 같은 뜨거운 열기에 화답하고자 염태영 시장은 직접 오픈채팅방에 접속해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종합해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사전에 불참 의사를 밝혔던 국토교통부와 경기도가 토론회에 참석할지 관심이 쏠렸지만, 끝내 참여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토론회에는 시민 200여 명과 전문가 패널 7명이 참여했다. 전문가 패널은 염 시장을 비롯해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공동대표, 이장호 경진여객 대표, 장원호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위원장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는 ▲전문가 패널 소개 ▲염태영 수원시장 인사말 ▲버스 문제 쟁점 소개 ▲사당역 현장 인터뷰 ▲여론조사 결과 발표 ▲현장 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현장 토론은 시민들이 직접 오픈채팅방에 남긴 의견에 대해 전문가 패널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가장 먼저 나온 버스 요금 인상이 아닌 다른 해법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강경우 교수는 시민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 측의 노선 조정을 받아들이고, 버스종사자들도 근로시간은 줄었는데 과거만큼 돈을 달라는 건 안 된다며 사측도 회사의 이익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서로 간 양보를 통해 합리적인 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오는 7월부터 버스 총파업이 현실화되는 것인가? 질문에 대해 장원호 위원장은 노조는 지난해부터 1년여 간 끊임없이 주52시간 근무제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럼에도 정부와 사측이 손을 놓고 있었다. 이에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염태영 시장은 지금은 버스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광역자치단체, 버스업계 노사만 모여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시민과 기초자치단체의 의견도 수렴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시민들이 제시한 소중한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야 하는 경기도 내 300인 이상 버스업체 노조 22곳이 사업자 측에 임금ㆍ단체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 업체가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6천447대로 도내 전체 시내버스(1만584대)의 61%에 달한다. 노조 측은 이달 중순께 사측과 조정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며, 조정회의 결렬 시 수천 대의 버스가 멈추는 교통 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채태병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권력 디자이너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에 이어 대통령의 복심 전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ㆍ안산 상록갑)과 손을 맞잡았다. 이 지사는 한양대 미니 첨단산업단지 조성(본보 5월 21일자 2면)을 위해 전 의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 두 인물 간 반목의 역사가 뒤집힐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지사는 11일 도청 상황실에서 전 의원,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민주당ㆍ안산1),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 내 산학연 협력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가 지난달 교육부가 공모한 대학 내 산학연 협력단지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협약에 따라 도는 향후 5년간 도비 8억 원을 산학연 협력단지 조성사업에 지원한다. 또 입주기업과 연구소, 대학, 안산시를 포함하는 협력단지관리위원회를 이달 내로 구성해 사업수행 과정을 관리할 방침이다. 이어 한양대는 에리카캠퍼스 내 3만 여㎡ 부지에 산학연 협력관 등 3개 동을 신ㆍ증축하고 창업보육센터와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한 기존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등 공간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사업이 완성되면 대학 내 유휴시설에 기업과 연구소가 입주, 유망기업을 대학 내에 유치해 산학연 협력 혁신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대학 우수 인력ㆍ기술과 기업을 연계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자리는 민선 7기 경기도지사 민주당 예비후보로 경쟁하며 등을 졌던 두 인물의 재회로 의미가 컸다. 도는 이 지사와 전 의원 간 관계를 의식, 이날 일정을 시작 전까지 언론 등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 지사가 전 의원의 지역구 현안을 도 차원에서 지원하며 사실상 공개적으로 화해의 손을 내민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전 의원은 이날 협약식에서 이 지사가 많은 도움을 주셔서 성과가 있었다며 늘 이 지사가 저한테 필요한 역할을 주면 할 마음이 있는데 역할을 못하고 있었다. 오늘 뜻 깊게 불러주셔서 달려왔다고 농담까지 건넸다. 이 지사는 전해철 의원이 오늘 함께 해주시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전 의원이 안산만 신경 쓰지 마시고 경기도 전체 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여승구기자
송도중고등학교 농구부동문회와 총동창회는 오는 16일 송도중체육관에서 제6회 고(故) 전규삼배 유소년 농구대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또 고(故) 전규삼 선생 흉상부조 제막식도 함께 개최된다. 이번 농구대회는 고 전 선생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전국 유소년 클럽12개팀 150여명의 선수가 열띤 경쟁을 펼친다. 대회 방식은 조별 예선리그를 거쳐, 본선 토너멘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상팀에게는 트로피와 시상품이 주어진다. 송도중고 출신 프로농구 선수 싸인회도 열린다. 한편, 이번 대회는 인천시농구협회, 전자랜드 엘리펀츠프로농구단, 신한은행 에스버드농구단, 송도농구후원회, 신포나이키가 후원한다. 송길호기자
1990년대 말. 자전거 정책이 붐을 이뤘더랬다. 교통지옥을 해결해보자는 목적이었다. 여기에 건강 증진이라는 효과도 있었다. 정부가 앞장섰다. 강운태 내무부 장관(1997년)은 관용차 트렁크에 자전거를 싣고 다닐 정도였다. 퇴임 후에도 그는 자전거사랑 전국연합회 회장을 맡으며 애정을 보였다. 그 무렵 수원시에서도 자전거 정책이 있었다. 고(故) 심재덕 당시 시장이 직접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본을 보였다. ▶그러나 정착은 어려웠다. 자전거 인구가 늘지 않았다. 여전히 동호회 중심의 레저 운동 수준이었다. 투입한 예산도 밑 빠진 독이었다. 수십억원씩 들인 자전거 도로가 방치됐다. 공용 자전거 태반은 곳곳에서 사라졌다. 남은 자전거도 먼지 쌓인 흉물이었다. 녹슨 거치대가 여기저기 버려졌다. 현장에서는 우리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렇다고 자전거 행정이 사라진 건 아니다. 지금도 자전거 생활화는 행정의 주요 목표다. 예산도 여전히 투입되고 있다. 포기할 수는 없는 미래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그 희망을 요즘 수원에서 본다. 넥타이 차림의 자전거 이용자들이 늘었다. 젊은 여성들의 자전거 이용도 많다. 그런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도 않다. 느낌뿐이 아니다. 통계로도 확인된다. 수원시가 설문 조사를 했더니 휴일보다 평일의 자전거 이용률이 높았다. 출퇴근, 등하교 시간 때 이용률이 특히 높았다. 버스나 택시로 채울 수 없는 단거리 교통수단, 즉 제3의 대중교통이 되고 있는 것이다. ▶거저 된 게 아니다. 분명한 이유가 있다. 민간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세계적인 전문 업체가 맡았다. 앱을 통해 모든 게 관리된다. GPX로 모든 자전거의 위치도 파악한다. 거치대를 따로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이용한 뒤 아무 곳이나 세워 놓으면 된다. 그러면 업체가 알아서 재배치해 놓는다. 2018년 1월부터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시는 당초 80억원으로 예상했던 공영자전거 사업비도 절약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5월 말 현재 어플 가입자 수는 28만여 명이다. 어린 아이와 노약자 등을 제외하면 수원시민 2~3명당 한 명꼴이다. 그런데 자전거가 없어지지 않는다. 파손ㆍ도난율이 3%다. 해당 업체가 사업하는 도시는 세계 200여 개다. 평균 파손ㆍ분실률이 30% 정도라고 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업체 측도 수원시민의 이 같은 의식 수준에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위대한 시민이 위대한 역사를 만든다고 했다. 아름다운 자전거 도시는 시민의 아름다운 의식이 만드는 것이다. 수원시가 주황색 자전거 물결로 덮여가는 데는 그럴만한 시민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수십 년간 자리 잡지 못한 자전거 생활화 행정, 수원이 중요한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종구 주필
법안을 발의만 하면 뭐하나. 국회에서 먼지만 쌓이다 그냥 사라지는데. 지금 상황도 그렇다. 발의된 법안이 모두 통과되는 건 아니지만, 아예 거들떠도 안보니 답답한 노릇이다. 20대 국회 법안처리율이 28.9%라니 그야말로 초라한 성적표다. 꽉 막힌 교착정국이 이어지면서 국회는 올스톱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범위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갈등의 해결방안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면서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식물국회, 무능국회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정치권 내부에서조차 국회 스스로 해산 선언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생은 팽개친 채 정쟁만 일삼는 국회의원들, 세비 받을 자격도 없다. 국회가 장기 파행되면서 각종 법안 심사가 지연돼 경기도 주요 현안 법안 47개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와 도내 국회의원에 따르면 국회에서 법률 제개정을 추진 중인 경기도 관련 현안 법률안이 총 58개다. 이중 47개 법안이 각 상임위에 계류돼 있고, 11개 법안은 아직 발의조차 안됐다. 2년 이상 계류돼 있는 법안도 33개나 된다. 국회 파행도 문제지만 의원들이 발의만 해놓고 신경을 제대로 안쓰고 있는 탓도 크다. 역대 국회에서 수도권ㆍ비수도권 충돌로 처리되지 못한 채 임기만료 폐기를 반복하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도 국토교통위에 장기 계류돼 있다. 도내 의원이 제출한 수도권 규제 해소 개정안과 비수도권 의원이 제출한 수도권 규제 강화 개정안이 맞서면서 현 상태라면 1년도 남지 않은 20대 국회에서도 임기만료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남북관계가 호전되면서 기대가 컸던 통일경제특구 법안 6개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분위기가 급변해 외교통일위 법안심사소위도 넘지 못하고 있다. 열악하고 낙후된 경기북부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지원 관련 6개 법안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방소비세율을 11%에서 21%로 인상하는 내용 등을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 5개도 행안위 문턱을 못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여야 도내 의원들과 잇따라 정책협의회를 갖고 국비 확보 및 주요 현안 법안 등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국회가 공전상태다 보니 의원들과 정책협의회 한번 개최하지 않았다. 국회의장과 다수의 상임위원장이 도내 의원이다. 다선 국회의원도 많다. 엄중한 정국 상황과 악화된 민심을 고려해 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국회 정상화에 앞장서고, 경기도 관련 현안 법안들도 챙겨야 한다. 법안 발의만 해놓고 일을 다한 것처럼 나몰라라 해선 절대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