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독도

지난 10월25일은 ‘독도의 날’이었다. ‘독도수호대’라는 민간단체가 2000년 지정해 기념하게 된 날이다. 이날이 ‘독도의 날’이 된 것은 대한제국 시절이던 1900년 10월25일 고종이 ‘칙령 제 41호’를 공포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처음 밝혔기 때문이다. 이 칙령은 “울릉도를 울도(鬱島)로 개칭하고, 관할구역은 울릉 전도(全島)와 죽도(竹島), 석도(石島)를 관할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 나온 석도가 바로 독도다. 독도는 그 이전까지 우리 정부에게서조차 그 존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이름도 분명치 않았다. ‘석도(石島)’는 ‘돌섬’이라는 뜻이니, 독도가 온통 돌로 된 섬이기에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석도’는 대한제국 정부가 이때 새로 지어 붙인 이름일 뿐이며, 당시 울릉도 주민들은 이 섬을 ‘독섬’이라 불렀을 것이다. 그때 울릉도 주민들의 대다수가 전라도 출신이었는데, 전라도 사투리로는 ‘돌(石)’을 ‘독’이라 했기 때문이다. 울릉도에 전라도 사람들이 많이 살게 된 것은 ‘공도(空島) 정책’과 관련이 있다. 섬을 비워 놓는 이 정책은 신라시대부터 시작해 조선시대까지도 극성을 부린 왜구(倭寇)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들은 섬마다 돌아다니며 약탈을 하고, 우리 백성들을 마구 잡아갔다. 그런데도 국가가 이를 막을 능력이 안 되니 아예 섬에 사람들이 들어가 살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섬을 비우자 일본인들이 대신 섬에 들어와 소중한 자원을 마구 가져가는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결국 공도 정책을 버릴 수밖에 없었고, 1880년대에 들어서면 울릉도에도 육지 주민들을 이주시킨다. 이 중 80% 정도가 전라도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조사돼 있다. ‘獨島(독도)’라는 지금의 이름이 우리 문헌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1906년 3월28일, 울릉도 군수 심흥택이 강원도 관찰사에게 보낸 보고서에서다. 심 군수는 그 전날 만난 일본의 독도 조사단을 통해 일본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에 편입시키려 함을 알았다. 이에 우리 정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는 보고서를 보내면서 ‘獨島’라는 이름을 처음 쓴다. 그는 서울 사람이었지만 군수였으니 주민들이 말하는 ‘독섬’의 뜻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한학(漢學)을 많이 공부했을 그로서는 독도가 먼바다에 외롭게(獨) 서 있는 상황을 생각하고 ‘獨島’라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한다. ‘石島’라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보다 한결 문학적인 표현을 택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연을 거쳐 독도는 ‘돌섬’에서 ‘외로운 섬’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독도는 그만큼 더욱 많은 관심과 연구와 활용이 필요한 섬이다. 그런데 우리가 과연 그러고 있는가. 꽤 오래전에 한 신문에서 본 한일 독도 회담 기사가 기억에 무겁게 남아 있다. 일본이 ‘남의 땅’인 독도의 해저에 묻혀 있는 지하자원 상황까지도 소상하게 파악한 내용을 포함해 엄청난 분량의 자료들을 정리해 나온 것을 본 기자가 그에 비해 너무나 빈약한 우리의 자료를 보며 정말 착잡했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우리는 거기서 얼마나 더 앞으로 나아가 있을까. 이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노래만 부른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경기시론] 눈물을 닦아 주는 게 ‘정치’

딸을 찾아 달라며 25년 동안 전국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다니는 등 ‘딸 찾기’에 모든 것을 바쳤던 송길용씨가 지난 10월 평택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뉴스는 참으로 가슴을 찡하게 했다. 그는 교통사고로 숨지던 날도 현수막을 걸기 위해 1t 트럭을 타고 나갔다가 지나가던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여고 2학년인 어느 날 학교에 간다며 나간 딸이 25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아버지 송씨는 그로부터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전국에 전단 돌리기, 현수막 걸기를 계속했다. 이렇게 25년 동안 뿌린 전단이 1천만장, 현수막이 1만장으로 재산도 다 날려 단칸방에 기초수급자로 전락했는가 하면 화병을 앓던 부인마저 사별해야 했다. TV 등 언론매체에 등장해 눈물로 딸을 찾아 달라며 호소했고 경찰도 발 벗고 나섰지만 결국 공소시효 만료로 수사를 종결했다. 그리고 그 역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생전에 TV에 출연해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눈물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송씨뿐이겠는가. 어떤 사람은 2020년 딸을 성폭행하는 현장에서 범인을 잡았으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 아버지는 너무 분해 국민 청원을 제기했다. 28만여명이 그의 청원에 참여했는데도 정부 답변은 사법부에 관여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렇게 다섯 번이나 청원을 했으나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2만명이 넘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눈물은 또 어떠한가. 정치권이 정쟁으로 세월을 다 보내는 동안 전국 여기저기에서 절망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다행히 국회가 뒤늦게 전세사기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우리 정치인들은 국민의 눈물을 생각하는 데 너무 소홀하다. 6·25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 중 생존해 있는 분이 500여명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오지탄광 등에서 죽을 고생을 하다가 누구는 탈북에 성공도 했지만 아직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그렇게 생존해 있는 것이다.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 들어갔다. 당장 중환자를 업고 병원을 찾았으나 의료대란으로 의사가 없어 뺑뺑이를 돌다 지쳐 버린 가족의 눈물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시는 하느님’이라는 성경 표현이 있지만 세상의 정치도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아닐까. 인도 독립의 아버지 간디도 ‘정치란 백성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라 했다. 정쟁으로 날이 밝고, 정쟁으로 해가 지는 우리 정치인들 가슴에 심어 주고 싶은 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에선가 어둠 속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국민을 생각하며....

[천자춘추] ‘짜가’가 판친다

진짜일까, 가짜일까. 도무지 구분이 안 간다. 짝퉁 가방, 짝퉁 시계를 말하는 게 아니다. 유명 브랜드 상품을 복제해 판매하면서 시장을 교란하고 구매자를 기만하는 상품 위조 범죄자들이 문제인 줄 알았더니 이제는 물건을 넘어 사람을 복제해 돈벌이에, 범죄에 이용하고 있다. 딥페이크 이야기다. 수업 중인 교사를 촬영해 딥페이크 합성물을 만든 후 선생 능욕, 도촬 등으로 해시태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고등학생, 여학생의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 후 단체 채팅방에 공유한 대학생들, 여군을 군수품으로 칭하며 딥페이크 사진을 유포하고 능욕 메시지를 보낸 현역 군인들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심각한 딥페이크 범죄들이 보도되고 있다. 날로 더해가는 딥페이크의 심각성에 우리 사회가 철퇴를 들었다. 지난 9월에는 성적 허위 영상물을 편집, 반포할 경우 법정형이 5년에서 7년으로 강화됐으며 지난 14일에는 디지털 성범죄에 위장 수사를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처벌 및 규제를 강화해 딥페이크를 예방하겠다는 의지에 적극 동의하지만 법적 처벌 강화만으로 딥페이크 범죄가 근절될 수 있을까 고심하게 된다. 법적 처벌은 사후 대책이다. 딥페이크 범죄가 발견되면 강화된 법으로 처벌 가능하다. 그러나 발견되기 전까지는 전문가의 기술적 검증이 없으면 찾기 어렵고 이마저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지해야 검증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본인이 피해자인지도 모른 채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게다가 기술의 발전으로 전문가가 아니어도 손쉽게 딥페이크가 가능하게 됐다. 딥페이크 합성물이 실제인지 가짜인지 밝혀내는 것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지만 이를 만드는 것은 비전문가도 가능하다. 게다가 일반인은 이것이 진짜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다. 누구나 범죄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처럼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사회, 기술이 인간을 속이는 사회에서 무엇이 인간을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바로 기술에는 없으나 인간에게만 있는 ‘양심’으로 가능하다. 무엇이 떳떳하고 무엇이 떳떳하지 않은가. 일상적으로 매 순간 나와 우리를 지키는 힘은 제도가 아닌 개인의 양심, 건강한 가치관에서 발현할 수 있다. 딥페이크 예방을 위해 우리 사회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개인이 스스로 제대로 판단하고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포괄적 성교육(CSE, Comprehensive Sexuality Education)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차이만이 아닌, 타인에 대한 존중과 이해,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기술과 태도 등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여 가르치는 교육이다.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혐오하는 작금의 성문화를 바로잡고 일상적으로 개인이 건강한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전인적·포괄적 성교육을 실시해야 할 때다.

이재준 수원시장·박상우 국토부 장관, 영통1구역 재개발 현장 점검

이재준 수원특례시장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영통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해 정비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수원 구도심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영통구 매탄1동 태광빌라 일원(권광로276번길 71-7)의 재개발 사업지를 둘러본 뒤, 수원시청소년문화센터로 이동해 주요 정비사업 현장 주민 대표 및 정비사업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영통1구역은 2017년 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며, 2018년 1월 조합이 설립됐다. 2023년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2025년 3월 관리처분인가를 목표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시의 주택 노후화율이 2024년 약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에는 70%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원시는 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력해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면 노후 구도심을 보다 신속하게 정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발표한 ‘8.8 부동산대책’을 통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는 이에 발맞춰 지난 5월 ‘더 빠르게, 더 크게, 더 쉽게’를 전략으로 내세운 ‘수원형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시가 지정하던 정비구역 방식을 벗어나 시민 누구나 정비구역 지정을 제안할 수 있도록 ‘주민 입안 요청 활성화’와 ‘용적률 완화 방안’을 포함한 ‘2030 정비기본계획’을 7월에 변경했다. 9월에는 주민 공모를 통해 정비사업 후보지를 선정하며 재개발·재건축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간담회에 앞서 이재준 시장은 경기남부 광역철도사업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우선 검토 대상 포함과 소규모주택정비 관리계획 권한의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시장으로의 이양 등을 담은 건의문을 박상우 장관에게 전달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데이터센터, 4차 산업 필수… 주민 상생 모델 나와야” [고양 데이터센터 건립 방안 토론회]

“데이터센터가 4차 산업혁명의 필수적인 인프라인 만큼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더 좋은 모델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9일 오후 고양시청 백석 별관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건립, 합리적 방안은?’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이영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데이터센터의 기하급수적 증가 추세에 맞춰 주민 상생 역시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발제자인 황태욱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전자파안전정보센터장은 “실시간 전자파 세기 표출장치인 전자파 신호등이나 전자파 모니터링 장비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협의하며 관리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경기 서부권에 데이터센터 건립이 집중되면서 사업자와 주민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된 객관적 정보를 공유하고 합리적 도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데이터센터를 추진하는 기업과 주민 간의 갈등이 유발되는 모습을 보며 인허가를 처리하는 행정기관으로서 고민이 많다”며 “이번 토론회가 정확한 사실을 서로 공유하고 문제 제기하는 기회이자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경기일보와 고양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고양연구원이 주관했으며, 경기 서부권 4개 지자체(고양, 파주, 부천, 시흥)가 후원했다. ●관련기사 : "DC 건립의 합리적 방안은 지속적 소통과 상생 노력" [고양 데이터센터 건립 방안 토론회]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118580369

[영상] “DC 건립의 합리적 방안은 지속적 소통과 상생 노력” [고양 데이터센터 건립 방안 토론회]

경기 서부권에 데이터센터(DC) 건립이 집중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센 가운데 경기일보는 DC 건설 현황 및 문제점, 갈등 해소 방안 등을 집중 조명해왔다. 그 후속의 일환으로 DC 건립의 합리적 방안을 전문가 및 시민들이 함께 모색하는 장을 마련했다. 18일 오후 고양시청 백석 별관에서 개최된 이번 토론회에는 김현호 고양연구원장,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이용성 경기일보 편집이사, 전문가 및 관계자,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DC 건립의 전 세계적 추세 및 현황, 합리적 방안에 대한 필요성, 전자파를 둘러싼 이슈 및 입지선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발제 및 주민 발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토론회에 앞서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객관적인 사례와 자료를 토대로 환경, 안전, 교통 등 시민들의 우려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용성 경기일보 편집이사는 “데이터센터는 찬반이 존재하는 이슈인 만큼 팩트를 기반으로 합리적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주제 발제에서는 이영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황태욱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전자파안전정보센터장, 홍승철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등 DC 전문가 3인이 각각 ‘데이터센터의 진화와 동향’, ‘데이터센터 전자파 측정 사례 및 전자파 이해 소통제안’, ‘데이터센터 전자계(파)’ 등의 제목으로 발제에 나섰다. 이들 3명의 전문가들은 “국가경쟁력 강화 및 4차산업 육성을 위해 데이터센터가 중요한 시설이나 주민들의 우려사항에 대한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상생방안을 찾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첫 발제자인 이영성 교수는 “데이터센터의 8가지 역할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기업들이 현재 우리나라 전체 DC의 몇 배 규모의 DC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과 비슷한 크기인 싱가포르에는 인구밀집지역임에도 서울시의 2.5배에 달하는 70개의 데이터센터가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고 있고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황태욱 센터장은 “인체영향 정도는 자외선(UV)이 전자파에 비해 훨씬 높지만 대중의 관심도는 전자파가 가장 높다”고 전제한 뒤 “전자파는 관리가 가능하며 실시간 전자파 예측 정보에 기반한 지역주민과의 협의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홍승철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가 주는 이익이 분명 있지만 전자파가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데이터센터가 건립된다면 차폐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주민 동의가 선행돼야 하며 또한 데이터센터의 전자파 노출로 인한 건강 위험 완화를 위한 기술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초 갈등 해소 전문가인 한국행정연구원 은재호 박사가 좌장을 맡고, 안준오 미래전파공학연구소 대표, 김기현 대한전기협회 기술기준처장, 조진균 한밭대 건축설비공학과 교수, 시민 등 총 9명이 패널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패널 토론은 주민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시간으로 대체됐다. 이는 DC 건축 추진지역에 거주 중인 주민들이 방청객으로 참여해 발언 기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발언에 나선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입지선정 및 건축허가 절차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DC 건축으로 인한 지역적 갈등 해결을 촉구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주관한 고양연구원 김현호 원장은 “이번 토론회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기준 고양·파주·김포·부천·시흥시 등 경기 서부 5개 지자체에 운영 중이거나 건축을 추진 중인 DC는 모두 16곳에 달한다. 앞서 경기 서부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DC 건립시 전자파, 소음, 열섬 현상 등이 발생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 효과도 낮아진다며 반발(경기일보 8월26일·28일자 1·3면), 사업자와 지역주민 간 대립이 깊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 데이터센터 갈등 해소 위해… 지속적인 소통 필수 [로컬이슈_ 서부권 리포트 完]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0827580207 민원에 소송까지… 악재 겹친 ‘데이터센터’ [로컬이슈_ 서부권 리포트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0827580283 성지 vs 애물단지… 경기 서부 데이터센터 ‘뜨거운 감자’ [로컬이슈_ 서부권 리포트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0825580173 경기서부 ‘데이터센터’ 봇물에… 커지는 갈등 [로컬이슈_ 서부권 리포트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0825580182

“무가 사라진 2045년, 식탁의 모습은?”…‘발칙한 상상력’ 참여형 교육전시 ‘미래 반찬 연구소’ [전시리뷰]

기후 위기와 이상 기온의 변화는 해마다 우리의 ‘밥상’에도 찾아오고 있다. 환경오염과 폭염으로 꿀벌이 자취를 감추고 더 이상 꽃을 이동시킬 수 없다면, 뜨거운 사막에서 식물이 자랄 만큼의 수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미래의 우리는 무엇을 먹고 있을까, 그리고 식물은 어떤 모습으로 생존하고 있을까. 기발하면서도 발칙한 상상력으로 미래의 식탁을 그려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수원시립미술관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다음 달 15일까지 열리는 ‘미래 반찬 연구소’는 현재와 미래의 식문화를 탐구해 보는 참여형 릴레이 교육 전시다. 유행을 ‘말랑’하게 받아들이고 ‘통통’ 튀는 상상력으로 작품을 표현하는 기획전 ‘말랑 통통 미술관’의 2부이다. “스튜디오 1750의 ‘미래 반찬 연구소’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미래 반찬 연구소에서는 어떤 것을 연구하고 있을까요?” 전시관으로 들어서자 마치 2100년의 지구 혹은 행성에 도착한 것과 같은 ‘생소함’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하늘색, 주황색, 초록색 등 형형색색의 작품들이 거대한 모습으로 자리했고, 천장에 매달린 하늘색 꽃잎은 쉴 새 없이 폈다 오므렸다는 반복하며 관람객을 낯설면서도 설레는 공간으로 안내했다. 연구 재료 1번인 ‘흐르는 꽃’은 땅에서 자라나 하늘로 향하는 우리가 흔히 본 꽃들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마치 기다란 주황색의 스타킹 모양 같은 이 꽃은 2050년 뜨거운 사막에서 발견됐다. 하나의 뿌리를 갖고 있어 적은 양의 물로도 살아갈 수 있도록 진화했으며, 뿌리가 위에 꽃이 아래에 있어 물을 비롯한 모든 영양분이 꽃으로 향한다. 맛은 무화과처럼 꿀맛이 난다. 두 번째 연구 재료인 작품 ‘방울 주머니’는 노란 기둥에 마치 하늘색 사람 머리카락이 삐죽 펼쳐져 있는 야자수와 같은 모습이었다. ‘방울 주머니’는 미래에 무가 더 이상 자라지 않자, 많은 무를 얻기 위해 2045년에 개발된 식물이다. 하나의 기둥에서 잎처럼 자라난 하늘색 기다란 방울 주머니는 지금의 무와 똑같은 맛을 낸다. ‘미래 반찬 연구소’는 2070년 세워진 상상 속 연구기관. 관람객은 직접 흰색 가운의 연구복을 입고 연구소 일원이 돼 미래의 지구에 개량된 과일과 식물을 탐색하고, 이를 식탁 속 재료로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하며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은 상설 체험장에서 ‘분홍 주름 방울 주머니 김치 레시피’, ‘나만의 미래 샐러드 만들기’ 등 프로그램도 참여 가능하다. 세 돌이 지난 딸과 함께 미술관을 찾은 곽승주씨는 “어린 자녀가 좋아하는 화려한 색감이 많아서 아이들이 보기에 낯설지 않고 재밌다”며 “기후위기 문제를 생각해 보는 메시지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부부 작가 겸 설치미술가인 ‘스튜디오 1750(김영현, 손진희)’은 “우리가 가장 친숙하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음식을 통해 미래를 생각해 보고, 미술관을 즐겁고 재밌게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겉보기에 작품들은 화려하고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미래는 ‘디스토피아’가 될지, ‘유토피아’가 될지 알 수 없다”며 “자신만의 관점으로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해달라”고 덧붙였다.

국힘 인천시당 “민주, 유정복 시장에 협조하라”…민주당, 국힘 비판에 맞대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인천 계양을)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 관련 유정복 인천시장의 입장 표명에 대해 국민의힘 인천시당과 민주당 인천시당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18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 인천시당은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유죄판결을 받아들이고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협조하라”고 밝혔다. 이어 “유 시장이 이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에 대해 진실과 정의에 대한 소신을 밝혔는데도, 민주당 인천시당은 ‘사법 정의 붕괴를 옹호하며 정권에 아부하는 아첨꾼’이라는 비난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 시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표의 1심 판결과 관련 “오직 진실과 정의만을 위하는 사법부가 유일한 희망”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정치적 혼란과 국민 갈등을 해소하고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사법부”라며 “좌·우, 진보·보수도 아닌 오직 진실과 정의만을 강조해온 저로서는 유일한 희망이자 믿음인 사법부를 믿고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유 시장은 “오늘의 정치상황은 정치권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나라를 온통 분열과 갈등으로 내몰면서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며 “오직 그들만의 이기주의와 탐욕에 빠져 빚어지는 슬픈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인천시당은 서면브리핑 자료를 통해 “무능한 정부, 무책임한 시장까지 신뢰할 수 없는 정부 여당 때문에 인천시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며 “유 시장이 단체장으로서의 책임은 외면한 채 정치쇼에만 혈안 돼 있다면 인천시민은 분노를 터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 시장은 본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고려한 언사를 멈추고 지지부진하고 방치된 인천시정에 먼저 집중하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이날 논평에서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있다. 진실과 정의는 드러났다”며 “민주당 인천시당은 유 시장에 대한 이유 없는 비난을 멈추고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 민주주의 기본원칙인 공정한 선거와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민주당 인천시당은 유 시장을 비난할 때가 아니다”라며 “민생이 최우선으로 유 시장은 지금 내년도 예산을 놓고 국비 3천350억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인천시당에도 서해 5도 정주생활 지원금 인상, 인천발 KTX 직결, 인천 감염병전문병원 유치·설립, 서울도시철도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 인천-경기(시흥) 바이오 특화단지 R&D 지원 등 국비사업에 대한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글로벌 톱텐 시티 도약을 위해 민생정책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유 시장과 인천시가 3년 연속 국비 6조원을 초과 달성할 수 있도록 한마음, 한 뜻으로 협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대표의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기고] 물의 힘으로 탄소를 지우다

올여름 전국 평균 기온은 25.6도로 평년보다 1.9도 상승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올여름이 앞으로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일지 모른다”는 자조적인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016~2020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1도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산불과 해수면 상승,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 세대가 직면한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1993년 81.1%에서 2021년에는 99.4%로 크게 증가해 이제는 거의 모든 가정에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물 관리 정책도 공급에서 품질 중심으로 전환됐고 이에 따라 K-water는 2012년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춰 수질 관리를 강화해 왔다. 또 2022년에는 모든 광역정수장이 ISO 22000(식품안전관리 시스템) 인증을 받아 깨끗하고 안전한 물 공급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 등 극심한 날씨 변화 속에서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정수장은 단순히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이제는 물을 어떤 에너지로 생산하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지 고민하는 일이 중요해진 것이다. 탄소중립은 이제 우리 세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의무이자 사명이다. K-water는 2020년 공기업 최초로 기후위기 경영을 선언하고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해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앞장서고 있다. K-water 한강유역본부는 모든 광역정수장을 탄소중립 정수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태양광, 수열과 소수력 발전 설비를 도입해 탄소중립률을 높이고 있으며 그중 시흥정수장은 2021년부터 탄소중립을 실현해 대표적인 탄소중립 정수장으로 자리 잡았다. 시흥정수장에서 생산하는 전기량은 평균 1일 5.1㎿h로 이는 매년 소나무 약 3만그루(축구장 88개 면적)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 효과를 지닌다. 시흥정수장은 1천714㎾의 태양광 설비와 4천18㎾h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추고 낮 시간에 생산된 태양광 전기를 ESS에 충전해 밤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시흥정수장은 탄소중립 정수장에 그치지 않고 자체 신기술을 개발·적용해 동력설비를 무동력 설비로, 저효율 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전환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연간 전력 사용량의 17%를 절감했다. 또 2024년 4월 입주한 관리동에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모듈을 설치하고 물의 온도 차를 활용한 수열에너지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해 제로에너지 1등급 건축물로 완성했다. 이처럼 시흥정수장은 탄소중립(Net-Zero)을 넘어 탄소네거티브(Carbon-Negative)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 가고 있다. 이러한 K-water의 노력은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한 사례로 깨끗하고 안전한 물 공급과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사용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K-water는 앞으로도 국민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