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만, 지운 흔적 속, 넘나드는 장르 속 만나는 이강소의 실험과 철학

이강소 작가(81)는 실험적인 작가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인 그는 작품을 표현하는 데 장르와 재료, 표현기법, 예술사조를 넘나는다. 그림, 판화, 비디오, 퍼포먼스, 입체환경적 설치, 사진, 도예 등 모든 매개체가 그의 작품성을 표현하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관객에게 특별히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도 않는다. 직감과 휴의로 만들어진 작품을 관객이 스스로 상상하고 이해하길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늘 관객과 소통하는 작가로도 불린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지난 1일 개막한 ‘이강소: 風來水面時 풍래수면시’는 이미지의 인식과 지각에 관한 개념적인 실험을 지속해온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전시명 ‘풍래수면시’는 ‘바람이 물을 스칠 때’라는 뜻이다. 새로운 세계와 마주침으로써 깨달음을 얻은 의식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송나라 성리학자 소옹(邵雍, 1011~1077년)의 시 ‘청야음(淸夜吟)’에서 따왔다. 회화와 조각, 설치, 판화,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세계에 대한 서로 다른 인지방식을 질문하고 지각에 관한 개념적인 실험을 지속해온 작가의 예술세계를 함축했다. 전시는 197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 온 두 가지 질문에 초점을 맞췄다. 첫 번째 질문은 창작자이자 세상을 만나는 주체로서 작가 자신의 인식에 대한 회의다.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며 창작자로서 작가의 의도적 행위를 내려놓고, 새로운 감각과 경험의 가능성을 작품에 담고자 노력한 이강소의 궤적을 작품 100여 점을 통해 따라간다. 두 번째 질문은 작가와 관람객이 바라보는 대상에 대한 의문이다. 명동화랑에서 열린 첫 번째 개인전의 ‘소멸-화랑 내 선술집’(1973)에서부터 시작한 객관적인 현실과 그 현실을 재현한 이미지에 대한 작가의 의심은 텍스트와 오브제, 이미지를 오가며 실재와 가상의 경계에 질문을 던진다. 작가의 방법론은 직설적이고 이론적인 개념의 관철이 아니라 참여자이자 관찰자인 감상자에게 다양한 인지의 가능성을 제공함으로써 단일한 세계가 아니라 멀티버스와 같이 무한히 뻗어나가는 작품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이는 마치 “우리의 세계를 형성하는 다양한 경험과 기억 속에 단일한 진리는 없고, 모든 것이 자신이 인식한 세상 속에서 가상의 시공간을 창조한다”고 제안하는 작가의 외침 같기도 하다. 첫 번째 질문으로 시작하는 제3전시실에선 작가가 실험미술에 전념하던 1970년대 중반 이후 창작자로서 작가의 역할과 한계를 질문하던 시기의 작품에서부터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새로운 매체를 처음 접한 후에도 지속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비디오 작업 ‘페인팅 78-1’(1978)과 누드 퍼포먼스 ‘페인팅(이벤트 77-2)’(1977)는 이 시기 작가의 실험 세계를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각각 그리는 행위를 통해 오히려 작가 본인이 지워지거나, 작가의 몸에 묻은 물감을 지워내는 과정에서 회화 작품이 만들어졌다. 비디오 작업 ‘페인팅 78-1’(1978)과 연계해 작가가 1977년 리화랑 옥상에서 유리에 칠을 하며 실험한 사진 작업이 처음 발굴돼 전시를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작가 지우기’의 노력은 실험미술 시기를 거친 후 지각하는 대상의 존재를 의심하며 표현하는 추상과 구상회화의 단계로 나아간다. 1980년대 초 추상적 드로잉을 시작, 미국 시기를 거치고 작가는 창작자의 의도대로 감상자가 작품을 해석하는 데 회의를 느끼며 회화의 새로운 접근방식을 고민했다. 이런 고민은 감상자의 마음과 생각, 기억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는 작가적 태도로 발전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선보인 집, 배, 오리, 사슴 등의 구상 시리즈다. 동양철학과 양자역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그는, 모든 것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철학적 이해 아래에서 자연스럽고 강한 붓질로 이를 캔버스에 담아냈다. 작품 ‘사슴’은 여러 순간을 하나의 화면에 담아낸 듯 형태가 고정되지 않고 움직임이 느껴진다. 다양한 각도의 모습이 중첩돼 마치 입체주의적 회화나 피카소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단일한 주체는 없으며 존재는 불안정하고 모든 것이 변한다는 자신의 철학을 회화적 실험으로 드러냈다. 제4전시실에서는 초기 작업부터 2000년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바라보는 대상을 의심하며, 이미지와 실재의 관계를 고민한 이강소의 작업세계를 살펴본다. 작가가 활발히 활동했던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 그룹 시절의 지적, 철학적 탐구와 인지 실험의 작품들과 초기작 ‘무제-7522’(1975, 2018 재제작), ‘무제-76200’(1976)와 함께 초기 주요 설치작 ‘근대미술에 대하여 결별을 고함’(1971, 2024 재제작) 등을 재제작해 최초로 선보였다. 전시는 내년 4월 13일까지.

'맛과 멋' 한자리에... '양주관아지'서 공연 보고 차 즐기고 일석이조

조선시대 양주의 중심지이자 행정관청이었던 ‘양주목 관아’. 양주시는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고 도시 정체성을 확립, 경기 본가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여년 동안 다섯 차례의 발굴조사와 함께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약 1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8년 4월 양주목 관아를 복원했다. 경기도기념물 제167호로 지정된 양주관아지에 복원한 양주목 관아는 1506년(중종 1년) 현재 위치에서 1922년 시둔면(현재 의정부시)으로 이전할 때까지 417년간 경기도 제1의 도시이자 경제·군사·교통의 요충지로서 양주목을 관할한 행정관청이었다. 양주목사가 집무했던 동헌 부속시설과 내아가 복원된 양주관아지는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양주의 진산(鎭山)이라고 기록한 불곡산 줄기에 둘러싸여 역사적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양주시는 최근 양주관아지 일대를 명소화해 활성화하는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해 단기, 중·장기 연차별 사업계획에 따른 ▲양주관아지 권역 정비 ▲공간 활용을 통한 가치 확장 ▲인지도 향상 등 지속 발전의 단계를 거쳐 2034년까지 양주관아지 일원과 주변을 연계한 명소화와 문화관광 활성화 추진을 목표로 단계별 계획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시가 추진할 단계별 활성화 방안과 사업 추진 계획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양주목 관아지 사례 분석을 통한 활성화 핵심 요인 양주관아지 활성화를 위한 사례 분석 결과 공간활용, 야간경관, 야간행사, 정기 행사 프로그램, 주변 콘텐츠(먹거리) 연계 방안 등 측면에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활용 측면에서 관아 내 전각의 개방 여부와 내부 콘텐츠 부재가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가 공개돼 있고 내부공간 활용 콘텐츠가 잘 구성돼 있어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양주관아지의 공간적 특징과 관련한 스토리와 관아 건축물의 기능과 특색 등을 반영한 역사문화 전시·체험공간을 조성해 개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최근 문화예술 야간행사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대부분의 관아, 읍성 문화유산에서 국가유산 야행을 비롯한 야간 개장 및 야행 행사 운영으로 방문객 증가가 뚜렷하고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야간 개장과 야간 행사, 최첨단 미디어아트 등의 결합으로 야간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주관아지도 야간 경관 조성, 야간 행사 등을 통해 활성화를 추진하고 야간 경관을 활용한 야간 명소로 홍보함으로써 관광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특히 볼거리, 즐길거리와 함께 활성화를 위한 중요 요소인 먹거리 콘텐츠를 개발해 양주관아지를 활성화하는 요소로 활용하고 양주특산물, 토속음식, 특산주와 연계한 체험·행사 프로그램과 양주골 순댓국을 바탕으로 한 특화거리 조성도 검토한다. ■ 양주관아지 활성화 추진…공간 활용 방안 제시 양주관아지 일원 공간과 권역을 양주관아지권역(역사공간), 무형유산 통합공연장권역(집객공간), 금화정권역(숲힐링공간), 양주별산대놀이권역(유희공간), 양주향교권역(커뮤니티공간) 등으로 구성,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양주관아지권역에는 관아지 외부와 외삼문의 환경과 경관을 개선하고 매학당에는 디지털 전시 및 포토존을 설치하고 동·서행각에는 무예체험과 의복체험존을 설치한다. 내아와 어사대비에는 찻집 프로그램과 활쏘기 체험존을 조성하고 관아지 일원에 휴게시설과 화단을 조성한다. 활용 콘텐츠로는 목사 중심 스토리로 백인걸, 정대년 등 청백리와 임진왜란 당시 경기방어사로 공을 세운 고언백 일화, 목사 부임과 싸리나무 이야기, 양주관아지 송덕비군, 양주관아 구성원인 목사와 군교, 좌수, 별감, 사령, 관노 등을 스토리텔링한다. 기능적 측면에서 왕의 행차 때 임시 숙소로 이용된 예로 어사대비와 정조, 정조와 철종의 능행길 숙소, 양주유생 특채시험 실시, 행정·사법·군사를 수행한 원님의 현명한 판결 전설 이야기, 문무관 3품으로 임명된 중영장인 양주목사를 재조명한다. 특히 무형유산통합공연장권역에는 전통놀이존, 발굴체험존, 형옥체험존, 한복대여소를 조성하고 지역과 연계된 상품 판매시설 등을 설치한다. 금화정권역에는 숲쉼터와 화단, 휴게시설 등을 조성하고 불곡산 유아숲 체험원과 연계한 숲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양주별산대놀이권역에는 양주별산대놀이를 비롯한 양주농악, 회다지소리 등 양주시가 보유한 유·무형유산 공연을 다양화하고 포토존 등 핫스팟 공간을 조성하는 한편 양주향교권역에는 마을커뮤니티공간을 조성하고 공공형 유휴공간으로 활용한다. 특히 이전 예정인 유양초교 이전적지에는 양주시역사관을 건립해 양주 역사와 관아지 홍보공간으로 조성된다. ■ 양주시, 관아지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 특별 프로그램으로 수문장 수위의식, 전통무예 공연, 북크닉, 양주관아지 밤마실 등 ‘주말 IN 양주관아지’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교육·체험 행사 프로그램으로 양주목 관아 관련 전설, 양주유생 특채시험, 어사대비 스토리 재현극 등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관아지 내아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양주관아지 현판식 당시 방문객의 호응이 컸던 내아 찻집 프로그램, 내아 앞마당을 활용한 요가·명상 프로그램, 내아 숙박 프로그램 운영 등도 제시됐다. 전통공간을 활용한 전통혼례, 성인식 등 일상 의례, 새끼꼬기·말타기 등 전통문화체험 등을 운영하고 디지털 전시 연계 체험, 증강현실(AR) 게임 콘텐츠 등 디지털 전시·AR, 굿즈 개발, 홍보 이벤트데이 등 콘텐츠 개발과 홍보전략을 다양화한다. 양주관아지 명소화 방안으로 양주관아지 로드, 양주명소 투어, 마을장터 청년몰 등 색다른 체험·놀이공간을 조성하고 양주관아 수문장 수위의식 정기 운영, 관아 내아를 활용한 프라이빗 내아 찻집 운영 등 양주관아지 활성화 핵심 콘텐츠를 상설화한다. ■ 강수현 양주시장 “과거의 영광 재현 마중물 기대” 강수현 시장은 “이번 용역을 통해 구상한 계획들이 꾸준히 실현돼 역사·문화·관광 특화 양주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과 지원을 당부드린다”며 “양주관아지가 명실상부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지속가능한 역사문화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양주관아지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번 용역에 대해 2025년 양주관아지 활성화 단기 계획 실현을 시작으로 양주관아지 일대의 명소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중장기 계획을 통해 역사·문화·관광 특화지역 양주시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용역은 양주관아지의 역사문화공간 활용과 정비를 통해 방문개 유입과 인지도 상승 방안 등을 마련해 물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양주관아지 일대 명소화 전개에 목적이 있다”며 “이번 양주관아지 활성화계획 수립을 기점으로 내년에 권역별 정비 및 활용을 통한 지속 발전 단계를 거쳐 2028년부터 2034년까지 문화관광 명소화를 목표로 하는 단계별 활성화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담당 부서인 문화관광과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관련 부서 간 긴밀한 협력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최종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만큼 다시 한번 양주시가 과거 양주목의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뛰어넘어 역사·문화·관광 특화 양주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부서 간 원활한 소통과 협업으로 함께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환경재난 ‘부메랑’… 인간·자연 공존 ‘실천교육’ [디지털과 생태를 잇는 인천교육⑤]

인천시 교육청이 학생들의 기후변화 대응 능력을 기르기 위해 생태전환 교육에 적극 나선다. 1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생태전환 교육은 기후변화와 환경재난 등에 대응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개인의 생각과 행동 양식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와 시스템까지 전환을 추구하는 교육이다. 현행 교육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태전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고 행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2023년 일찌감치 ‘인천광역시교육청 생태전환교육 활성화 조례’를 개정하고 생태전환교육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 35개 학교에 생태전환교실을 만들고 45개 학교에 투명페트병 수거기 등의 자원순환시스템도 만들었다. 이밖에 7개교를 초록지구지킴교로 지정했으며 전국 최초로 생태모니터링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했다. 앞으로 시교육청은 미래세대들인 학생들이 지속가능한 생태적 삶으로의 전환을 돕는 교육패러다임 대전환을 꾀한다. 초록지구지킴교를 10개교로 확대하고 학교숲 조성 확대(20교) 및 숲속학교 초등 1교 신설 등을 준비 중이다. 생태모니터링 플랫폼 구축 운영을 통한 시민과학기반 생태모니터링 확대 운영은 물론, 급식잔반제로시스템을 중심으로 하는 탄소중립활동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11교) 및 지원 확대(22교), 지속가능발전교육 실천연구회 신설 운영(2교)도 계획 중이다. 특히, 유·초·중·고등학교의 생태전환교육을 의무로 해 앞으로 모든 시민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한다.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교직문화를 기반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교육공동체 모든 구성원의 참여와 실천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실현을 위해 생태전환교육의 사회적 확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개인의 생각과 행동 양식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와 시스템까지 생태적 전환을 실천할 수 있도록 공감과 참여를 통한한 사회적 확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뿐만 아니라 지역까지 공감과 연대, 실천으로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전환교육을 실현해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생태전환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공감대 형성에 힘쓰고 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질 높은 교육 혜택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인 가방끈 확인했더니...한국이 가장 길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3분의 1은 박사 학위 보유자로 전 세계 의회 정치인 중 가장 학력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4일(현지시간) 97개국에서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들의 학력을 조사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16일 전했다. 미국 듀크대 등 6개 대학 소속 연구자들이 공동 발간한 이 논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97개국에서 평균적으로 의원의 78%가 학사 학위 이상을 취득했고, 40%는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다. 200만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56개국 중 국회의원 박사학위 소지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이었다. 한국 국회의원의 3분의 1 이상은 박사학위가 있었다. 학위별로는 박사, 석사, 학사가 각각 비슷하게 3분의 1씩이었다. 우리 나라의 뒤를 이어 우크라이나, 대만, 슬로베니아, 몽골, 루마니아, 폴란드, 체코 등도 의원의 박사학위 소지 비율이 높았으나 전체의 4분의 1을 넘지는 못했다. 56개국 중 석사 학위를 갖고 있는 의원이 가장 많은 곳은 우크라이나로 나타났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역대 모든 대통령이 박사였다. 연구자들은 의원 대부분이 박사나 석사인 우크라이나의 의원 대부분이 박사 또는 석사인 이유로 학위가 정계 진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의원들 중 박사 학위 보유자는 적었지만 석사 학위자가 3분의 2 이상이었다. 반면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영국 등에서는 중등학교 학력인 의원 비율이 4분의 1에 근접할 정도로 높았다.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대학을 중퇴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 입문 경로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논문 데이터는 현재의 상황도 반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 “정적 죽이기 올인한 대통령에 동조한 정치 판결”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와 관련해 “정적 죽이기에 올인한 대통령과 이에 동조한 정치판결로 민심을 거스를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를 통해 “어제 이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1심 판결로 윤석열 정권이 임기 절반 내내 올인한 대통령 정적 죽이기의 목적은 더욱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로 인해 터져 나오는 국정농단, 선거개입 의혹을 제1야당 이 대표 한 사람을 제물 삼아 틀어막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의 판결을 두고 대표적인 보수 논객 마저 잘못된 판결이라 비판했다”며 “심지어 국민의힘 법조 출신 의원들도 1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예측했다”고 규탄했다. 한 대변인은 “윤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를 마음껏 농단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그리고 정적 죽이기에 올인한 대통령과 이에 동조한 정치판결로 민심을 거스를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한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와 함께 흔들림 없이 국민을 믿고 나아가겠다”며 “오늘 오후 예정된 국회의원·지역위원장 비상 연석회의를 통해 국민과 함께 나아갈 길을 열어낼 것”이라고 했다.

연말, 의정부문화재단서 즐기는 ‘가족발레 스크루지’ 등 순수 예술 작품

올 연말 의정부문화재단이 ‘2024 순수예술을 통한 전국 공연장 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3개 작품을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사업에 선정된 작품은 (사)라벨라오페라단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라보엠’과 조윤라발레단의 ‘가족발레 스크루지’, 얘기시어터컴퍼니의 연극 ‘우정만리’이다. (사)라벨라오페라단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라보엠’은 19세기 프랑스 파리 뒷골목, 가난하지만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꿈을 가진 젊은 청춘들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다. 올해 서거 100주년을 맞는 이탈리아 대표 작곡가 쟈코모 푸치니의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로 손꼽힌다. 오는 23~24일 이틀간 만날 수 있다. 이강호 예술감독, 홍민정 연출, 박해원 지휘의 아르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위너오페라합창단,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을 비롯해 주인공 미미 역에 아름답고 유려한 음색을 가진 소프라노 최윤정, 로돌프 역에 특유의 부드럽고 풍성한 음색을 가진 테너 김지민과 조철희 등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 출연한다. 조윤라발레단의 ‘가족발레 스크루지’ 공연은 다음 달 14일 오후 3시와 8시 무대에 오른다. 찰스 디킨스의 원작 ‘크리스마스 캐롤’을 모티브로 등장인물 ‘스크루지’ 이야기를 발레의 춤과 언어로 재해석해 안무가 조윤라의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매혹적인 스토리로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들을 발레에 차곡차곡 풀어냈다. ‘우정만리’는 얘기시어터컴퍼니의 연극으로 백여 년 전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집배원 3대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주 평범한 한 가정의 삶을 통해 사랑과 결혼, 독립운동과 해방, 6·25 전쟁에 따른 동족상잔의 비극, 종전 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격동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접한 이들의 이야기를 녹인 창작극이다. 대를 이어 체신국 관리자가 된 계동의 아들 ‘수혁’과 우편집배원이 된 계동의 손녀 ‘혜주’의 시선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100여 년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다음 달 20일 오후 7시30분, 21일 오후 3시에 만날 수 있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가족들이 함께 즐기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수험생 50% 할인 등 다양한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다”며 “순수예술이 전하는 감동을 함께 느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 예매는 의정부문화재단 누리집과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이재명·김문기 사진 첫 공개’…이기인 “내 사진에 대한 거짓말이 유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의 대표의 ‘김문기 몰랐다’ 발언과 관련해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16일 “이 대표는 적어도 증거 앞에서는 겸손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세상에 처음 진실을 알렸을 때. 결과적으로 이재명은 내가 공개한 이 사진을 두고 SBS 인터뷰에서 ‘골프를 친 것처럼 조작했다’고 말했다가 허위사실로 유죄에 이르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김문기를 몰랐다는 건 무죄이지만 이 사진을 두고 거짓말한 게 유죄였던 것”이라며 “이 사진을 공개했던 계기는 이준석 체제가 출범시킨 이재명 비리 국민 검증특위에서 위원으로 임명받고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해서였다”고 회고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이 대표의 공선법 위반 재판에 출석한 열한번째 직접 증인”이라며 “백현동 사건뿐 아니라 김문기 씨와 찍은 사진을 조작으로 보지 않은 점,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주장을 허위로 판단해 유죄로 인정했다”며 “판결문을 보고 외압과 압력에 굴하지 않은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심과 3심이 남았다. 이젠, 측근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모른 체하고, 진영의 논리에 매몰되어 대한민국 유권자를 반으로 갈라놓는 이재명의 정치가 종식되길 바란다”는 소회를 밝혔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의 김문기 몰랐다’라는 발언 이후 이틀 뒤인 2021년 12월 23일 이재명·김문기가 함께 찍은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가 2015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트램 벤치마킹을 위해 뉴질랜드로 떠난 해외 출장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당시 이재명 대표, 김문기 전 처장과 함께 유동규 전 성남 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얼굴이 정면으로 찍혔다. 이 최고위원은 “트램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전략사업실의 유동규 본부장과 개발 1팀의 김문기 처장을 해외 출장에 동행시켰다”며 “트램 선진지 견학에 트램팀이 아닌 대장동팀을 데려간 것”이라고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2023년 3월 25일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정치 블로그 ‘고공행진’에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추가 사진을 공개한다”며 2015년 1월 12일 이재명 대표와 김문기 전 처장이 호주에서 함께 찍힌 사진 6장을 올렸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제7·8대 성남시의회 의원(2014~2022)과 11대 경기도의회 의원(2022~2024)을 지냈다. 이재명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어린이만의 에너지로 현대미술 감상...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탱탱볼’

어린이들이 작품을 경험하며 활동성과 에너지를 다양한 형태로 발산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들의 에너지와 탄력성, 회복력을 탱탱볼이 튀는 모습에 비유한 기획전 ‘탱탱볼’을 내년 6월22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에는 성능경, 노경애, 예술공공, 오재우, 이채영,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와이팩토리얼, 레벨나인 등 8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신체, 퍼포먼스, 안무, 스포츠, 일상, 데이터 등을 키워드로 관람객의 ‘액션’을 유도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동안 안전 문제가 있었던 물놀이 체험 전시실의 운영을 중단한 뒤 개편한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첫 번째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성능경 작가의 ‘손씻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손은 아이들이 태어나서 자신의 신체에 대해 가장 먼저 인식하는 부위다. 손이 첫 유희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성 작가는 이 같은 점에 착안,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전세계 아이들이 재미있게 손을 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은 주먹 쥔 손이 펼친 손 사이마다 ‘가위 바위 보’를 하듯 배치돼 어린이가 손으로 놀이하는 유희와 같이 보인다. 안무가이자 예술교육가인 노경애 작가는 우리의 삶 곳곳에서 행동을 가리키는 ‘화살표’를 다룬다. 김명신 안무가와 함께 연출한 작품 ‘화살표↑’는 제목 그대로 화살표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퍼포먼스 영상이다. 화살표를 통해 다양한 액션을 만들고, 어린이와 가족들이 쉽게 이해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이와 함께 예술공공은 농구라는 스포츠에서 ‘선’의 요소에 집중해 새로운 형태의 놀이터를 제시했다. 작품 ‘차원을 넘나드는 작은 공’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양과 상징을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롭게 바라보도록 한다. 이들은 PVC 파이프를 다양한 길이로 자르고, 이를 조합해 만들어진 정글짐 형태의 경기장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구성되도록 만들었다. 관람객은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공간을 재해석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국민체조의 움직임을 놀이로 재탄생시킨 오재우의 ‘국민체조 시~작!’, 전시장의 벽을 회전하도록 해 공간 변화를 유도한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의 ‘소통하는 벽-2’, 박물관의 숨겨진 물음을 만나 상상의 답을 전하는 레벨나인의 반응형 설치작품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요’, 관람객의 신체 에너지를 포착해 1바이트의 문자들로 번역한 와이팩토리얼의 ‘도시와 기호들’, 아트퍼니처를 경험할 수 있는 이채영의 ‘행동하는 시간’ 등이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강연섭 학예연구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처럼 예측 불가능한 어린이들의 에너지가 작가의 특별한 시선이 담긴 작품을 맞닥뜨렸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종잡을 수 없다”며 “이 부분이 관람객들에게 더욱 즐거운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강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어린이와 함께 오는 부모님 등 가족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박물관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전시와 교육 등을 통해 학습이 이뤄지는,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기획전을 활성화하고 틈새전시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