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

“인천시민의 작은 목소리도 귀담아듣고 의정에 반영하는 시의회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제8대 인천시의회 이용범 의장(더불어 민주당)은 “인천 시민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많은 사랑을 주셔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책임이 무겁다”라며“시민의 사랑을 명심하고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열심히 의회를 이끌고 시 집행부를 철저히 감시감독하면서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의원 간 화합과 양보 문화를 정착시키고 효율적인 의정 활동을 펼쳐 시민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회를 반드시 실현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Q.시의원 3선 만에 의장이라는 중책을 맏으셨다, 상반기를 어떻게 끌고 가실지 A.2010년 6대 기획행정위원장과 2014년 7대 시의회 부의장 등의 의정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새로 입성한 젊고 유능한 시의원들과도 초당적으로 화합하고 소통하며 함께 의정 살림을 해 나가겠다. 의장단 구성도 여러 의원과 수차례 만나 설명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며 슬기롭게 마무리했다. 상임위원장도 지역구별로 감안해 균등하게 배치했다. 야당 의원들의 의견과 주장도 최대한 수용하며 초당적 의회를 운영하는 것이 희망이다. Q.주요 의정 방향은 A 의회의 기능은 견제와 감시다. 인천시 부채가 13조에서 10조로 줄었다지만 지금도 하루 부채 이자가 7억씩 나가고 있다. 예산 편성부터 결산까지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일회성 선심성 예산을 과감히 줄이겠다. 그리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예산은 늘릴 것이다. 시장이 잘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못 하는 부분은 과감하게 제동을 걸어 나갈 것이다. Q.인천시와 산하 기관 등에 대한 인사 검증 기본 방침이나 구상이 있는지.우선 오는 23일 인천시 정무부시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간담회가 잡혀 있다. 철저히 검증할 생각이다. 특히 앞으로는 시 산하 공사, 공단 사장들에 대한 인사검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큰 손실이 나오는 공사, 공단의 사장들이 성과급은 계속 받아가면서 검증을 거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장의 성과급은 당연히 성과를 냈을 때 받고, 손실 상태에서 성과급을 받는 것은 사장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상임위별로 업무보고에서부터 공사, 공단 사장들의 성과 여부 등을 철저히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Q.상임위원장 지역별 배분을 강조하시는데 어떤 의미인지. 과거에는 의장이 당선된 지역에서도 상임위원장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균등한 지역 안배를 위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장이 나온 곳에서는 상임위원장을 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전반기에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을 맡은 분들은 후반기에 어떤 것도 맡지 말자고 각서까지 썼다. 다음 주까지는 전체 민주당 34명이 각서를 쓰는 것으로 합의했다. 전반기 주요 위원장을 맡은 의원은 후반기에 절대로 직책을 맡지 않을 것이다. Q 37명 의원 중 초선이 많아 의정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A.시의원 재선이 5명이고 구의원 출신도 9명이다. 전혀 경험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의정 활동을 하신 의원님이 14명인데 1/3은 넘는 수치다. 재선의원과 구에서 경험이 있는 의원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의회를 이끌어 가겠다. 이와 함께 예산 분야 등의 의원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8월에 시 예산 9조 5천억 예산이 어떻게 잡혔고 어떻게 지출되는지 등에 대해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해 모든 의원들과 설명을 들으며 공부할 계획이다. Q.인천시의 많은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A.이번 8대에서는 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 수도권매립지 문제,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제3 연륙교 건설, GTX와 KTX 건설,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원도심 재생사업 등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와 시민 대토론회, 공청회 그리고 특별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해결방안에 접근해 나가도록 하겠다. Q.8대 시의회의 기본 덕목을 꼽는다면 A.시의원은 주민의 대표인 동시에 지역주민의 봉사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자리이다. 특히 청렴한 자세가 중요하다. 직무와 관련된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청렴함을 항상 유지하고 양심에 따라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신교육 등을 통해 노력해 나가겠다. Q.시장이 더불어민주당이고 시 의회 역시 민주당이 37석 중 34석을 차지한 데 따른 거수기 우려가 있는데 A.의회는 집행부가 적법하고 합리적인 행정을 집행하고 있는가를 감시하는 감시기관이다.시장과 같은 정당 소속이라고 시의회 본연의 역할인 감시기능을 소홀히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인천 발전을 위한 집행부의 합리적인 결정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하고, 잘못된 행정은 따끔한 질책과 시정을 요구할 것이다. 또 부족한 부분은 보완과 대안을 요구해 나갈 것이다. Q.여대야소 상황에서 야당과의 관계 구상은 A.여와 야를 구분해 의회를 끌고 가야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고 있지않다. 시민께서도 국회를 보시며 느끼셨겠지만, 당리당략만을 내세우는 여야의 불협화음을 보면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이있다. 시의회는 선거전까지는 여야가 있겠지만 선거후에는 여야 갈등의 정치가 아니고 인천의 발전을 위해 인천시민만 바라보면서 상생하고 협치하는 생활정치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장인 제가 앞장서서 조율하며 원만한 의회를 이끌어 나가겠다. Q.시의원의 원활한 의정 활동을 위해 유급보좌관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필요하다면 어떤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A.올해로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올해로 27년이 됐다. 그동안,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표하는 최고 의결기관이자, 입법기관으로 집행부에 대한 감사 및 감시기관역할을 다 해왔다. 하지만, 지방의원의 활발한 의정 활동을 위해 계속 제기돼 왔던 인사권 독립, 지방의원 보좌관제 등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의원 개인당 과다한 업무량을 감안하면 집행기관의 정책과 예산에 대한 통제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지방의원의 전문성 강화 및 입법활동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는 보좌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행방법으로 현행 전문위원제 보강, 인턴제 시행 등 단계적으로 완충 제도를 실행한 후 결과를 평가해 최종적으로 1인 1명 보좌관제를 시행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마지막으로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A.시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만이 우리 의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근간이다.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출발한 시의회에 대해 잘한 부분은 격려해 주시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통해 의회가 한층 더 성숙한 의정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알려 주시길 바란다. 앞으로 시민 여러분을 만족시키는 의정 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대담=유제홍부국장 정리=이승욱기자 사진=송길호기자

[인천특별시대 마중물 원도심 재생] 상. 균형발전 컨트롤타워 ‘도시재생전담기구’

민선 7기 박남춘 인천시장은 균형발전 정무부시장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 총괄전담기구를 설립, 원도심과 신도시의 균형발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원도심의 정체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대안 마련을 통해 주민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공동체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본보는 인천특별시대 마중물이 될 원도심-신도시간 균형발전 방향에 대해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민선 7기 박남춘 인천시장이 제시하는 원도심-신도시 균형발전 계획은 크게 ‘원도심 전담 부시장제 도입·도시재생 전담기구 설립’ 등 조직·인사 체계 재편과 ‘더불어 마을·공공임대주택 2만호 공급’ 등 주거안정 방안, ‘원도심 혁신지구 20곳 지정·인천 내항 재개발’ 등 거점별 도시재생 계획 등으로 구분된다. 앞으로 4년간 약 1조원, 연간 2천5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구상으로 국비지원(70%), 지방비(30%) 비율로 연간 약 8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마중물 사업을 추진, 앞으로 BTO·BTL 방식의 민자유치를 통해 원도심 전역의 도시재생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도시재생 전담기구 설립은 균형발전 정무부시장(가칭)을 중심으로 한 조직·인사 체계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도시재생 전담기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현재 4본부 1담당관 15과 64담당 311명으로 비대해진 인천경제청을 투자유치 중심으로 축소하고 시 본청 도시재생과·주거환경과·지역개발과·고속도로 일반화 추진단, 지방행정과, 원도심 스마트정보담당관 등의 도시재생 관련부서의 재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기존 조직 재편을 전제로 총 3가지 방향의 도시재생 전담기구 설치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1안은 인천형 원도심 도시재생 구조로 1추진본부·1기획관·5담당관·16개 팀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균형발전정무부시장 직속 시민중심 도시재생위원회를 운영하고 원도심 재생추진본부(2급 상당 본부장) 산하에 원도심·항만 재생담당관, 주거환경 재생담당관, 재생콘텐츠 창조담당관, 원도심 스마트시티 담당관, 공동체 재생담당관을 두는 내용이다. 2안 현행 도시계획국과 도시균형건설국을 통폐합해 1본부·1기획관·12과·59팀으로 원도심 재생본부를 설치하는 안이다. 원도심 재생본부(본부장 2~3급) 산하에 원도심 재정기획관(3급)을 두고 기획관은 도시재생정책과·도시재생활성화과·주거환경개선과·북부개발과·도로과·경인고속도로재생과·원도심스마트정보과를 담당한다. 3안은 2안을 변형, 도시계획국과 도시균형건설국을 합쳐 1본부·2국·12과·59팀으로 원도심 재생본부를 설치하되 2급 상당 전문임기제로 원도심 재생관리관을 뽑는 내용이다. 시 관계자는 “박 시장의 대표 공약인 도시재생 전담기구 설립을 위해 다양한 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조직과 예산, 인력 등을 두루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지지대] ‘전쟁’과 ‘축제’의 월드컵

지구촌 최대 축제인 ‘꿈의 구연(球宴)’ 월드컵은 4년마다 지구촌 사람들을 한 달간 뜨거운 축구의 열기로 몰아넣는다. 6월15일 개막한 2018 러시아 월드컵도 치열했던 조별리그를 거쳐 8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진 가운데 종착역인 마지막 우승 경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수많은 스포츠 종목 가운데 단일 종목으로 지구촌을 열광시키는 종목은 축구 밖에 없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월드컵에 비견되지만 세계 모든 나라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누리는 축구만은 못하다.▶월드컵이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축구가 지구촌 모든 국가의 사랑을 받고 있고, 국력의 강ㆍ약을 떠나 오히려 경제ㆍ군사적 약소국이 강대국을 꺾을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또한 월드컵 본선무대에는 32개국 만이 출전하지만, 대륙별 예선에는 211개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 모두가 참여하는 사실상 모든 국가의 축제다. 여기에 월드컵은 각본 없이 치러지는 스펙터클한 드라마이자 거대한 블록버스터로 월드컵 기간동안 출전국 국민들을 축구공 하나로 응집시키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월드컵은 ‘축제’와 ‘전쟁’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는 반드시 승리만이 필요한 ‘전쟁’이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과 TV를 통해 지켜보는 연인원 600억여 명의 지구촌 사람들에게는 승패도 중요하지만 대리만족과 이를 통해 감동과 희열을 느끼는 ‘축제’인 것이다. 월드컵 대회기간 경기장 및 주변 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역대 최다 출전국(20회)이자 최다 우승국(5회)인 브라질이 경기를 하는 곳에는 항상 삼바리듬에 맞춘 흥겨운 축제의 장이 마련된다.▶우리나라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은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죽음의 F조’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결국 1승 2패로 목표했던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거함’ 독일을 2-0으로 꺾음으로써 국민들은 축제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축제의 끝에 태극전사들에 대한 ‘공항 계란 투척사건’이 찬물을 끼얹었다. 축제는 도외시한 채 전쟁의 결과에만 몰입한 사람들의 행동 때문으로 9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오른 아시아 유일 국가 축구팬으로서의 성숙된 모습이 아쉬운 대목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사설] 품격과 교양 있는 국가는 불가능한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 예멘 난민을 향한 악성 글은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상스러움을 넘어 극단 혐오의 쓰레기장이고 분노의 배설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자 ‘청원 게시판이 놀이터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분노를 털어놓을 곳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청와대 게시판은 당초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합리적 공론이 형성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시작됐으나 폐해가 너무 크다. 물론 긍정적 측면도 있다. 20만 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답변을 남기는데 지금까지 36개의 청원에 답변이 달렸다. 실제로 정책에 반영되기도 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국민이 이 제도가 존속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정부와 직접 소통할 창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보완할 점으로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28.8%나 된다. 악성 글로 도배된 현 상황에서 설문조사를 해 보면 제도 개선에 더 많은 의견이 나올 것이 틀림없다. 청와대 게시판 뿐 아니라 SNS상의 악성 댓글은 이제 개인과 가족과 사회를 파괴하는 괴물이 됐다. 요즘 악플러들은 비호감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신공격성 악성 댓글로 도배질한다. 익명성 뒤에 숨어 남에게 치유 불가능한 상처를 주는 이런 자들에게 ‘표현의 자유’ 같은 말이 어디 가당키나 한 말인가. 타인의 고통에 귀를 기울여주고 함께 책임 의식을 갖는 국가를 ‘품격 있는 국가’라 부른다.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자제하면서 흑백논리보다는 사안에 따라 수용의 폭을 조절하는 사회를 ‘교양 있는 사회’라 부른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고상하고 원만한 품성을 기르는 ‘교양’이란 단어를 가식과 위선이란 의미로 쓰기 시작했다. ‘교양 떨고 있네’ ‘교양과 가식은 종이 한 장 차이’ 등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겼다. 그러다 보니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말이 솔직한 말로, 함부로 남을 비난하고 원색적인 욕설이 마치 논리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면죄부를 받았다. 쓰레기 글이 넘치면 절실한 글은 뒤로 숨는다. 실명제만이 답이다. 인터넷 실명제는 2012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됐다. 다시 제소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도 현행 익명제의 저의가 의심받지 않으려면 좀 더 솔직할 필요가 있다. 볼테르는 ‘나는 네 의견에 반대하지만, 네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치겠다’라고 말했다는데 볼테르가 살아 돌아와 오늘의 현실을 보면 이 말은 다음과 같이 바꾸어야 할 것이다. ‘나는 네 의견에 반대하지만, 네가 이름을 밝힌 채 말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위해서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장하겠다.’

[사설] 사업성없는 지방선거 공약, 과감한 조정 필요하다

6ㆍ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2일 일제히 취임했다. 수많은 공약사업이 유권자들과의 약속이라는 이름으로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자치단체장들이 선거과정에서 약속한 사업들을 수행하는 데는 적게된 수조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원까지 필요하다. 박남춘 인천시장의 공약사업 이행에는 남북 평화와 원도심, 철도, 도로·대중교통, 경제, 일자리, 문화·예술·체육, 안전, 항만·항공, 여성·노동, 생활개선 등 17개 분야에 소요 재원이 무려 27조 원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인천광역시의 3년치 예산과 맞먹는다. 박 시장 측은 27조 원 중 18조 원은 국비로, 3조8천억 원은 지방비로, 2조1천억 원은 민간자본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6개 전략 185개 세부공약 이행에는 1조6천여억 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국비와 시ㆍ군비를 포함하면 4조300억 원으로 불어난다.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청년 배당의 경우 4년간 도비 5천16억 원, 시·군비 2천148억 원 등 7천164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계됐다.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공약 실현에 필요한 재원을 기존예산 조정 및 효율성 강화(8천억 원), 연정(聯政)사업 조정(4천억 원), 산하기관 수익금 증대(4천억원), 기금운영 개선(500억 원)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정 대상 연정사업에는 남경필 전 지사의 역점사업인 청년연금사업과 도의회가 직접 예산을 편성한 사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3선에 성공한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100개 공약 실천에 20조 원,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10대 대표 공약 이행에만 11조 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7조5천350억 원 등 다른 광역단체장의 경우도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기초지자체들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상당수 공약이 구체적인 사업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선심성이라는 것이다. 선거에서 일단 이기고 보자는 생각으로 급조한 포퓰리즘 공약이 많아 현실성이 떨어진다. 지하철 노선 신설, 도심관통 철로 지하화 등 지자체 수준에서 할 수 없는 사업들도 있다. 재원 확보 방안 역시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면 예산 낭비만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재원을 국비로 하겠다는 지자체가 많은데 중앙정부에 손을 벌린다고 정부가 지자체 요청을 모두 수용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민간자본 역시 말처럼 쉽지 않다. 재원 마련이 안된다면 모든 공약을 이행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신임 지자체장들은 이런 현실을 직시해 자신의 공약사업이라고 욕심내서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 타당성 없고 현실성 떨어지는 공약은 과감하게 솎아낼 필요가 있다. 면밀히 검토해 사업성이 없으면 차라리 추진을 안 하는게 낫다. 일찌감치,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함께하는 인천] 일면불 월면불(日面佛 月面佛)

만해 한용운의 정신을 기렸던 조오현 스님은 당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드신 복합문화공간 ‘만해마을’을 동국대학교에 기증하시고, 장학재단을 만들어 인제군 주민 자녀의 학비를 지원하는 등, 가진 것을 다 나눠 주시고 훌훌 떠나셨다. 몇 년 전 일이다. 오랜만에 오현스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은 흥천사에서 맞으려 한다. 어머니 모시고 연꽃 보러 와라.” 주차장부터 붐볐다. 줄을 서서 절밥을 받아먹고, 주지스님의 법어를 멀리서 듣고는, 물어물어 삼각선원으로 걸어 올라갔다. 고명한 문인들이 모여 있었다. 도지사와 국회의원도 다녀갔다. 큰 선원에 식탁이 준비돼 공양이 나왔다. 오현스님이 물었다. “니는 왜 안 먹나?” “저는 저 아래에서 먹고 왔는데요.” “어무니하고 줄 서서 기다려 먹었나?” “네.” “봐라, 황건이는 명문대 나온 대학교수 박사인데도 저 밑에서 줄 서서 먹었다 아이가?” 목청 높여 좌중에게 한 말씀하시자 내가 도리어 몸 둘 바를 몰랐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하다가는 문득 “나는 이제 갈 때가 되었다. 어서 가고 싶다”고 하셨다. 노스님이 돌아가시고 싶다는 말씀을 하자 좌중이 조용해졌다. “황건이 니는 어떻게 생각하노?” 스님의 말씀에 동의하면 빨리 죽으세요 라는 말이 되고, 오래 사셔야 한다고 하면, 바람에 거스르는 셈이 되었다. 왜 하필 내게 물으셨는지? 중국 송나라 때 간행돼 선종(禪宗)의 중요한 공안집(公案集)으로 내려오는 ‘벽암록’의 한 부분이 생각났다. 옛날 마조스님이 몸이 편치 못했을 때 원주(院主)가 물었다. “화상께서는 요즘 몸이 좀 어떠하십니까?”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다.” 일면불은 장수하는 부처님이고 월면불은 하루를 사는 부처님이다. 조오현 스님은 해설에 ‘일면불 월면불’의 의미는 ‘오늘 죽어도 괜찮고, 내일까지 살면 더 좋고’라고 쓰셨다. 나도 되뇌었다. “일면불 월면불입니다.” 뜬금없는 소리에 좌중은 조용해졌고,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스님이 주석을 달았다. “일면불 월면불이라고 있어, 내가 벽암록에 소개한 화두야.” 오현스님이 떠나시기 4주 전 경기일보에 쓴 내 글을 읽으시고 이런 문자를 보내셨다. “자네가 62세라니 놀랐다. 사십 중반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요즘 정신이 왔다 갔다 한다. 설악무산.” 신문을 보고 문상은 다녀왔으나, 수술하느라 다비식에는 못 갔다. 수술 중간 중간에 창문으로 하늘만 내다보았다. 닷새 뒤에 건봉사 연화대를 찾았다. 넓은 황토밭에 타고 남은 검은 숯과 재가 헬기장처럼 동그랗게 펼쳐져 있었다. 구름 한 점 없이 햇살이 따가웠다. 관을 모셨던 자리의 흔적은 있으나 관은 사리수습을 위해서 떠가고 그 자리엔 황토만 보였다. 쭈그려 앉아 고운 재를 손끝으로 느껴보았다. 다비식 때 반쯤 녹은 못들이 손가락 사이에 걸렸다. 못들을 주워 주머니에 넣고 돌아오며 만해의 “타고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라는 구절을 외웠다. 황건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수미네 반찬' 김수미 표, 가지김치·오이소박이 레시피는?

김수미가 여름 김치 가지김치와 오이소박이 레시피를 공개했다.4일 방송된 tvN '수미네 반찬'에서 김수미는 최현석, 여경래, 미카엘 셰프와 함께 가지 김치와 오이소박이를 담갔다.가지 5개는 양 끝부분을 정리하고 끝부분을 3~5cm 정도 남기고 십자로 칼집을 넣고, 오이 6개는 양 끝부분을 자른뒤 2, 3등분으로 나눠 똑같이 칼집을 낸다. 가지는 가마솥에 넣어 3~5분간 찌고, 오이는 끓는 물에 굵은 소금 1작은 술을 넣고 5초가량 데친 후 꺼내 찬물에 식힌다. 식힌 오이는 굵은 소금을 약간 뿌려 잘 굴려가며 절인다.소는 부추와 쪽파 각각 한 줌씩 준비해 2cm 길이로 잘라 볼에 담고, 멸치액젓 3큰술, 육젓 국물 3큰술, 고운 고춧가루 2큰술, 물에 불려 씨 채로 갈아낸 홍고추를 200ml 정도 넣는다. 여기에 자딘생강 1/2 큰술, 설탕 2작은 술 넣고 버무린다.만들어 놓은 소를 손질한 가지와 오이 사이에 채워넣는다. 소를 만든 볼에 물 300ml, 굵은 소금 1/3 큰술 넣고 묻어있는 양념을 씻어낸 후 김치를 담은 통 가장자리를 따라 부어준다.이렇게 완성된 가지김치와 오이소박이는 김치 냉장고에 넣어 보관한다. 가지김치는 완전히 익은 뒤에 먹는 것이 맛이 좋으며, 이를 위해 김치냉장고에 넣기 전 상온에서 24시간 정도 익혀두는 팁도 공개했다.그 외에도 방송에서는 열무얼간이 김치 등 만드는 법이 소개됐다.장건 기자

검찰, 재판부에 “드루킹 실형 선고해달라”

검찰이 네이버 댓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일당에게 실형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열린 드루킹 K씨 등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추가수사가 진행 중이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만큼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형량은 추후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결심 공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말 경찰이 관련 사건을 송치해 추가 기소가 필요한 만큼 병합해서 심리가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또 현재까지 기소된 사건만으로는 가벼운 형이 선고돼 신병이 풀려나게 되면 조직적인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은 피고인들의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범죄사실 수사와 기소를 위해 인신을 구속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런 요청은 원칙적으로 허용하기 어렵다”면서 그대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추가 기소된다면 범행 기간이나 횟수가 증가하고, 그 점은 형량을 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것”이라며 추가 기소 기간을 고려해 선고 기일은 이달 25일로 잡았다. 한편 이날 ‘드루킹’ K씨는 최후진술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어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네이버는 약관에 자동화 프로그램 사용 금지 규정을 만들어 두지 않았다.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감’ 클릭 행위는 부정한 명령이 아니고, 허위 정보를 입력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