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불황 ‘직격탄’… 인천 레미콘 ‘휘청’

인천 레미콘 업계가 건설 경기 불황에 직격타를 맞았다. 레미콘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레미콘 업체와 기사들이 매출 급감으로 생계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2일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인천·경기·서울지역 레미콘 출하량은 지난 2021년 6천610만3천165㎥에서 2022년 6천241만2천625㎥로 5.6% 줄었다. 지난해는 5천857만6천751㎥로 6.1% 더 줄었다. 대구지역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많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전국적으로는 평균 3.9%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자 레미콘 업체는 물론 레미콘 트럭 기사들의 일감도 감소하는 등 레미콘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조가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을 실어 건설 현장에 나르는 회전수를 집계한 결과, 인천·김포지역 한달 평균 회전수는 2022년 90회에서 2023년 80회, 올해 1~5월 69회로 감소했다. 인천 서구 석남동에서 중소 레미콘 업체를 운영 중인 A씨는 “건설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1개월 평균 매출이 3~4년 전 약 20억원에서 이젠 13억~14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회사 운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동구 레미콘 업체 기사 김찬수씨(65)는 “계절적으로 성수기인데, 예전과 비교하면 회전수가 절반 수준”이라며 “1회에 7만원 정도를 받으면 이 중 40%가 유지·관리비로 빠진다. 업계 전체가 어려우니 거의 최저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레미콘 업계에선 건설 경기 불황으로 레미콘 수요가 줄어 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을 보면 지난 2022년 인천지역에서는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을 합쳐 모두 38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이어 2023년에도 43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올해는 10월까지만도 126개 업체가 ‘사업포기’를 이유로 영업을 중단했다. 더욱이 레미콘 제조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도 오르며 업계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2021년 1t당 7만여원 선에서 올해 11만원 이상으로 해마다 오르고 있다. 빈재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레미콘 업계가 크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자체가 공공 발주 물량을 늘리거나 공사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양 국공립 어린이집 리모델링 지연… 원아 입학·졸업 지장

안양지역 일부 국·공립 어린이집 리모델링사업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내년 3월 개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학부모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2일 안양시와 국·공립 어린이집 학부모 등에 따르면 시는 에너지효율 개선과 안전한 보육환경을 새롭게 조성하기 위해 동안구 관양동 관양어린이집과 만안구 박달동 이룸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그린리모델링사업을 추진 중이다. 관양어린이집은 지난 7월부터 그린리모델링사업을 시작했고 이룸어린이집은 내년 4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관양어린이집은 구조안전 문제로 인해 추가적인 보강공사가 결정되면서 준공일자가 내년 4월까지 늦춰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내년 새학기 원아 모집과 보육 운영 등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양어린이집 원아 70여명은 그린리모델링사업으로 지난 7월부터 임시 보육시설에서 교육받고 있지만 지하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등 임시 시설의 열악한 환경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여기에 임시 시설로 이동하는 셔틀버스가 멀리 운행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룸어린이집은 학부모와 원장의 합의를 거쳐 내년 4월 공사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 입학하는 원아들은 일시적으로 임시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관양어린이집 한 학부모는 “시가 연말까지 공사를 마치겠다는 일정만 믿고 임시 시설을 이용해 왔는데 공사 마무리가 내년 봄으로 미뤄지면서 자녀의 보육 환경과 셔틀버스 거리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며 “더구나 관양어린이집이 아닌 곳에서 졸업식을 해야 하니 너무 속상하다”고 밝혔다. 관양어린이집 원장은 "보강공사로 인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지연됐지만, 내년도 신입생 입학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장경술 시의원은 시가 애초부터 공사 일정을 투명하게 소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시는 예상하지 못한 일로 애초 공사 계획과는 달리 공사가 지연되는데도 학부모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아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며 “뒤늦게 시가 현수막을 걸고 학부모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시는 새학기 시작 전까지 공사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관양어린이집는 35년이 지난 노후 건물로 진단 과정에서 구조안전 보강이 필수라는 결론이 나와 지연이 불가피했다. 사전에 어린이집 측에 내용을 전달했지만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이룸어린이집은 학부모들의 합의로 공사를 내년으로 연기했고 관양어린이집은 공사 일정을 검토해 신학기 전에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野 대규모 장외 집회…8년 전 11월엔 탄핵 집회 ‘데자뷔’

더불어민주당이 2일 오후 2시 서울역 4번 출구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촉구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 나선다. 이날 집회에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박찬대 원내대표 등 전국에서 상경한 5만명의 당원들이 참여했다. 앞서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도 대통령실은 밥 먹듯이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1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는 ‘녹취가 조작되었다’는 듯의 ‘바이든-날리면’ 시즌 2 각본까지 그렸다”며 “대통령실이 통화 내용을 인정한 것은 기억에서 하루 만에 지워버린 거냐. 최소한의 부끄러움조차 없느냐”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이어 “대선 경선 이후 관계를 끊었다던 명태균 씨와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지속 소통해 온 사실이 드러나고, 두 사람이 직접 통화하는 음성 녹음까지 공개됐다”며 “대통령 취임식에서 공정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더니, 정작 그 전날 자신을 위해 여론조사 조작까지 서슴지 않던 정치브로커가 비선실세가 되어 공천 뒷거래까지 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황 대변인은 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여론조사를 주기적으로 무상 제공받고, 국회의원직으로 보답하고, 대외비 문서까지 비선의 손에 넘어가는 국정농단이 버젓이 자행됐다. 분명한 불법과 위법”이라며 “이런데도 대통령실은 ‘수많은 축하 전화 중 하나’라는 궤변 하나에 의지해 하늘을 가리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황 대변인은 이어 “국회에 나와 윤 대통령과 명 씨 간의 녹취록 내용이 ‘정치적·법적·상식적으로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한 정진석 비서실장의 뻔뻔한 발언까지, 지금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이 비상식적이라는 뜻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가 국정농단의 주범이었다는 정황은 끊임없이 밝혀지고 있다”며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는 비선실세마저 김건희 여사를 ‘권력을 쥔 사람’, 윤 대통령을 ‘장님 무사’라고 지칭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정상적인 나라라면 절대 벌어질 수 없는 일들이 대놓고 일어나고 있다. 특검 밖에 답이 없다”며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 끝까지 특검을 거부한다면 그 자체로 헌법의 한계를 넘어선 위헌적 행위임을 다시 한번 강력히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과 천만 서명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2016년 11월 시작해 2017년 3월까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8년 전 11월 분노한 민심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 탄핵, 하야 등을 외쳤던 사건과 데자뷔 격이라고 평가하면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5개월 뒤인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 결정으로 파면을 당했다. 당시에는 최순실씨가 사용했다던 ‘태블릿 PC’가 탄핵의 단초였지만, 이번에는 명태균 녹취록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윤석열 정부 3년차이자 임기 반환점(10일)을 앞두괴 최대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방탄용’ 장외투쟁을 규탄했다. 김혜란 대변인은 논평에서 “거대야당이 오늘 또다시 당력을 총동원해 대규모 장외투쟁에 나섰다”며 “국회에서 입법전횡을 일삼던 원내 제1야당이 장외로 나간다는 말은 이들이 진정 원하는 바가 우리 헌법질서가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는 국민이 행동해야 할 때라 했지만, 이는 범죄 혐의자인 자신을 보호해 달라는 읍소일 따름”이라며 “전국에 총동원령까지 내려가며 머릿수로 위력을 과시해 국정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이재명 무죄’라는 여론을 조성해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속셈”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집회를 두고 ‘사법부의 판단도 대중의 여론을 감안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며 공공연히 떠들고 있다”며 “특검은 그저 핑계이자 수단일 뿐이고 목적은 오롯이 ‘이재명 방탄’임을 이제 온 국민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법 앞에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더욱이 거대야당의 당 대표라는 지위가 범죄혐의자의 방탄 목적으로 활용될 수는 없다”며 “사법부는 이러한 무도한 시도에 조금도 흔들림 없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법관으로의 양심에 의한 판결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공당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자각하고, 당대표 개인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며 “조국수호 집회의 끝이 어떠했는지 상기하라. 거대 야당이 있어야 할 곳은 광장이 아닌 국회”라고 강조했다. 김동민

KBO리그 FA 30명 공시…SSG 최정·KT 엄상백 등 ‘눈길’

SSG 랜더스의 ‘토종 거포’ 최정과 KT 위즈의 ‘토종 에이스’ 엄상백이 2025 한국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최정과 엄상백, 심우준(KT) 등 FA 자격 취득 선수 30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이들은 오는 4일까지 KBO에 FA 권리행사 승인을 신청하고, KBO는 5일에 승인선수 명단을 공시한다. FA 승인을 받아 공시된 선수들은 6일부터 국내·외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으며, 타 구단이 FA 선수를 영입할 경우 A~C 등급에 따라 선수 보상과 보상금 등을 지급하고 영입해야 한다. 이번 FA 공시 선수 가운데 ‘최대어’는 최정으로, KBO리그 통산 홈런 1위(495개)를 달리고 있는 그는 SSG와 이미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원 소속 구단에 남을지 아니면 FA 시장에 나올지 관심사다. 3번째 FA를 맏이하는 최정의 몸값은 최소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24시즌 KT의 새로운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엄상백도 타 구단의 관심을 끌고 있는 대어로 꼽힌다. 엄상백은 2024시즌 정규리그서 팀내 국내 선수 최다인 13승(10패)을 기록했으며, 평균자책점 4.88로 준수한 활약을 펼쳐 선발투수난을 겪는 구단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두산 베어스의 내야수 허경민과 KT의 ‘붙박이 유격수’ 심우준, KIA 타이거즈의 핵심 불펜투수 장현식, LG의 선발투수 최원태, SSG의 서진용, 롯데의 김원중 등 마무리 투수들도 관심을 받고 있는 FA 선수들이다. 한편, 이날 공시된 FA 선수는 KT가 5명으로 가장 많고, NC가 4명, KIA·두산·SSG·롯데· 한화·키움이 각각 3명, 삼성 2명, LG가 1명의 FA를 배출했다. 하지만 이들 중 이미 은퇴를 예고한 박경수(KT), 김강민(한화)에 FA 권리를 포기하고 원 소속구단과 단년 계약하기로 결정한 선수들을 제외하면 실제 FA 신청 선수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알파고를 탄생시킨 英 '테크시티' [미리보는 베이밸리 메가시티③]

③ 알파고를 탄생시킨 英 '테크시티' 8년 전,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바둑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인공지능의 승리. 그럼에도 이세돌 9단이 거둔 1승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전세계를 놀라게 한 알파고를 만든 건 딥마인드라는 곳으로, 영국 런던의 킹스 크로스(King's Cross)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여타 다른 도시들과 별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곳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4차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경제 거점인 베이밸리 메가시티를 건설 중인 경기도와 충남도가 눈여겨 봐야할 곳임은 분명했다. 경기일보와 충청투데이가 직접 영국으로 날아가 생생한 변화의 모습을 두 눈에 담아봤다. 편집자주 14시간의 기나긴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영국 런던의 히스로 국제 공항. 이곳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약 1시간 20분 가량을 달려 올드 스트리트(Old Street)에 도착했다. 답답한 지하철 역을 나와 처음 마주한 풍경은 여느 대도시의 평범한 일상과 다르지 않았다. 거리는 깔끔했고, 화려한 빌딩들이 도시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런던 동부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곳 중 하나라는 이야기와 다르게 도시는 조용하고 평온하게 느껴졌다. 이곳은 쇼디치(Shoreditch) 지역과 더불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로 공장과 창고들이 밀집한 산업 지역이었다. 실업률도 높았고, 상업 활동도 활발하지 못할 정도로 낙후된 곳이었다. 하지만 이런 배경 덕분에 오히려 저렴한 임대료와 곳곳에 넓은 공간들이 많아 자연스레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예술활동이 주된 분위기로 자리잡았지만, 본격적인 변화는 2010년대 이후부터였다. 영국 정부가 테크시티(Tech City)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이 지역을 기술 허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 런던의 실리콘 밸리 '올드 스트리트' 본격적인 개발과 함께 올드 스트리트는 '실리콘 라운드어바웃(Silicon Roundabout)'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수많은 기술 스타트업, 창업 인큐베이터,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들어섰다. 실제로 올드 스트리트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수많은 업무 공간들이 빌딩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스카이라인을 채우는 화려한 빌딩들로 가득했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IT 직군 종사자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무실 내부에는 커다란 모니터를 최소 2개 이상씩 설치해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도 꽤나 익숙하게 다가왔다. 급격한 변화는 언제나 부작용을 동반한다. 올드 스트리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개발이 이뤄지면서 지역 경제는 성장했지만, 주거 비용이 상승하면서 저렴한 임대료를 좇아 이곳까지 온 많은 예술가들과 저소득층 주민들은 살 곳을 잃어갔다.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 건물 사이나 지하철 역 주변, 길거리에서는 노숙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밤이 되면서 곳곳에서 눈에 띄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고급차를 타고 턱시도를 말끔하게 차려 입은 이들의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그럼에도 이곳은 유럽을 대표하는 기술 허브 중 하나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많은 스타트업은 물론,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도 이 지역에 사무실을 열었다. 자연스레 고급 기술 산업 및 혁신 생태계가 형성됐고, 일자리도 많아졌다. 동시에 이 지역의 정체성과 같았던 예술적 분위기도 일부 지켜냈다. 덕분에 이곳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담아놓은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공존하는 '히어 이스트' 시선을 강탈하는 화려한 그래피티들이 가득한 해크니 윅을 지나 도착한 곳은 런던 동부의 또 다른 혁신 및 디지털 기술 허브인 히어 이스트(Here East)다. 이곳은 각종 기술 회사, 스타트업, 연구 기관, 대학 들이 입주한 일종의 협업 공간이다. 특히 혁신의 허브 역할을 하는 플렉살(Plexal)을 중심으로 대기업과 각종 스타트업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교류하며 협업하고 성장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곳이었다. Plexal 관계자는 "현재 5개의 학교, 120개의 회사가 입주해 업무는 물론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부분 신규 기술들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극비이다"라고 설명했다. Plexal을 나와 곧바로 킹스 크로스에 위치한 구글 사옥으로 향했다. 이곳은 무려 300m의 옥상 정원이 있고, 건설비용만 1조4천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도착해 눈에 들어온 건 회사라기 보다 예쁘게 꾸며진 공원같았다. 점심이 지난 오후 시간임에도 잠시 사무실을 나온 직원들은 함께 모여 간식을 나눠 먹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라" 당초 영국 정부가 두 팔을 걷어부치고 테크시티 프로젝트에 나선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이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테크시티만의 독특한 창업 생태계가 구축됐고, 영국은 이를 바탕으로 실리콘 밸리와 같은 기술 중심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글로벌 기술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금의 혁신을 만들어준 창업 인큐베이터를 확장하는 것이다. '한국형 실리콘 밸리'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영국의 테크시티와 성격은 다르지만 첨단 기술 중심지를 개발하고,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도모, 창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경기도와 충남도의 협력을 바탕으로 330만의 인접지역 인구,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기업들, 30개 이상의 대학, 수도권까지 연결된 교통요지라는 이점을 활용한다면 테크시티를 넘어서는 동아시아의 중심 기술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테크시티가 영국에 그러했듯,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장기 전략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관련기사 : 경기-충남, 세계 경제 심장 두드린다 [미리보는 베이밸리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016580088 돈줄·기술 달고… 창업 세계 열어라 [미리보는 베이밸리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023580165

군대가는 대학생에 공짜밥...2년 뒤 받은 손편지 사연은

입대를 앞둔 대학생에게 공짜로 밥을 챙겨줬던 식당 사장과 이를 보답한 청년의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의 주인공은 의정부 경민대학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이라는 A씨. A씨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오늘 우리 식당에 어떤 청년이 혼자 와서 식사를 하고 갔다”면서 “빈 그릇을 치우던 중 웬 봉투를 발견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봉투 안에는 돈 5만원, 하늘색 포스트잇에 직접 쓴 손 편지가 있었다고 밝힌 A씨는 내용도 소개했다. 편지에는 “잘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음식점에 신세를 진 학생입니다"라며 "제가 여기에 돈을 놔두고 간 것은 재작년 대학교를 군대 때문에 휴학하고 마지막으로 식사하러 왔을 때 제 사정을 아시고 공짜로 식사하게 해주시고 격려해주신게 너무 고맙고 기억에 남아 군생활을 할 때마다 힘이 되어서 놔두고 가게 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내년에 다시 복학하게 되니 그때 다시 식사하러 오겠습니다”라고도 쓰여 있었다. A씨는 “잘 기억도 안 나지만 사정상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었던 것 같다”면서 “가끔 군대가는 친구들 식사를 그냥 무료로 해준 기억은 있는데 이 친구는 전혀 기억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이런 일이 생겨서 기분이 좋은 건 당연하고 살짝 보람이 있다고 할까요”라며 "오늘 안 그래도 힘 빠지고 축 쳐져 있었는데 갑자기 힘도 나고 기분이 너무 좋다"고 했다. A씨는 “요즘 너무 힘들어서 내년에 식당을 해야 되나 많이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이 친구 덕분에 내년에도 또 하게 생겼네요”라며 “기분 좋은 일이라서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냥 그렇구나 했는데 직접 경험하니 진짜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을 많이 느끼는 하루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식사 무료 제공해 주신 사장님도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찾아주신 학생분도 따뜻하시고 멋지신 분들이다”, "장사 번창하시길 바란다", “너무 흐뭇한 이야기”, “멋진 사장님, 착한 학생의 조합”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기다리는 데 화 나"...킨텍스에 폭발물 설치 글 올린 10대 자수

고양시 킨텍스 행사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인터넷 게시글을 올려 대피 소동이 빚게 한 10대가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2일 오전 10대 남성 A씨가 부모와 함께 부천 원미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했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7시 53분께 유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킨텍스 행사장 대기 인원 가방에 폭탄이 숨겨져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게시글을 작성한 직후 삭제했으나, 게시글을 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112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군, 소방서 등이 긴급 출동했으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한 게임 행사장에 다음 날 일찍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던 관람객 약 200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경찰 특공대가 탐지견 등을 투입해 행사장 안팎과 관람객 가방 등을 약 2시간 수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 오래 줄을 서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나 전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부천 원미경찰서로부터 A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밝고 맑은 윤지에게 ‘사랑 한조각’ 보내주세요 [경기도 산타를 찾습니다]

②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엄마의 버팀목 셋째 윤지 경기일보는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와 함께 ‘2024 산타원정대’ 캠페인을 진행하며 세 차례에 걸쳐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두 번째 소개하는 아동은 다섯 남매와 홀로서기를 시작한 박정아(42, 기사 내 모두 가명)씨의 셋째 윤지(10)다. 취약계층 아동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할 산타원정대에 참여하길 바라는 개인•단체•기업은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의 안내를 받아 동참할 수 있다. 정아씨는 5년 전 남편과 헤어졌다. 갈등이 표면화된 건 2013년부터다. 남편의 극복할 수 없는 문제는 정아씨에게 큰 상처가 됐고, 다섯 남매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결국 남편이 아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쳐오며 가정은 완전히 무너졌다. ■ 여섯 식구 앞에 놓인 현실의 벽 2019년 정아씨는 다섯 남매와 홀로서기를 택했다. 정아씨는 당시를 ‘생존’이라고 표현했다. 살기위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내린 선택이었지만 눈앞의 현실은 막막했다. 심한 자폐를 앓는 첫째 윤경이(15)는 종종 난간에 올라서거나 차도에 뛰어드는 돌발행동을 보였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첫째 아이의 예기치 못한 사고의 순간, 지적장애를 앓는 넷째 윤수(8)까지. 다섯 남매를 책임지기 위해 가장 시급한 건 경제 활동이었지만 장애 아동을 포함한 다섯 남매의 돌봄을 맡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정아씨는 오롯이 홀로 버텨야 했다. “도움을 청할 가족도, 근무환경에 맞춰 다섯 아이를 한 번에 돌볼 수 있는 정책도 시스템도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았어요. 거들어주거나 함께할 사람도 없었죠.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던 그 시간 속에 하루, 일주일, 한 달, 1년을 지나다 보니 조금씩 일상이 찾아왔습니다.” ■ 똘똘 뭉친 여섯 식구, 마침내 찾아온 ‘일상’ 윤경이와 윤수에게 필요한 치료 서비스나 연계 가능한 바우처, 돌보미 시스템 등 정아씨는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되찾아가는 일상에 점차 ‘기대’와 미래를 위한 ‘계획’이 생겼다. 정아씨가 이렇게 다시 웃음을 되찾을 수 있던 건 그녀가 믿고 의지할 수 있던 씩씩하고 든든한 셋째 윤지(10) 덕분이다. 윤지는 정아씨네 가족에 ‘웃음’과 ‘활력’을 가져다 주는 보배 같은 아이다. 윤지는 종종 학교에서 배운 즐거운 노래나 춤, 이야기가 있으면 집에 돌아와 언니와 오빠, 동생, 엄마를 앉혀 두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윤지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은 종종 어른까지 놀라게 만들 때가 있다. 2년 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윤지는 언니 윤경이에게 “언니, 언니의 날인데 축하해주는 걸 깜빡했네. 미안해”라며 풍선을 불어 놓고, 깜짝 이벤트를 선물했다. 그날은 엄마 정아씨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장애인의 날’이었다. 윤지는 언니와 동생을 누구보다 사랑한다. ■ 사랑이 넘치는 셋째, 윤지에게 보여주고 싶은 세상 정아씨는 윤지와 아이들에게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윤지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얼음조각 체험’을 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미술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다양한 꿈 많은 아이 윤지에게 엄마는 다른 아이들처럼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고, 체험하게 해주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첫째와 넷째 아이의 심리치료비로 인한 막대한 지출, 몇 달 후 내년이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막내 등 ‘행복’은 되찾았지만 정아씨가 책임져야 할 ‘현실’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정아씨는 “과거의 내가 도움을 필요로 했듯, 지금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누군가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정아씨는 올겨울 소박하지만 소중한 일상 속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