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관전포인트] 이재명·남경필, ‘노무현 추모’ 한목소리… 연정은 또 충돌

경기도지사 쟁탈전에 뛰어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자유한국당 남경필 예비후보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맞아 추모의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경기도 연정’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이 예비후보는 ‘노무현 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동시에 ‘남경필식 가짜 연정’의 이중성을 지적한 반면, 남 예비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연정의 시초’라고 전제한 뒤 “이 예비후보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고 직격했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수원 연화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9주기 수원시민추모제’에 참석, 노 전 대통령이 꿈꾼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을 다짐했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2009년 5월23일을 비롯해 매년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 올해에도 정초와 도지사 예비후보 등록 이후 첫 일정으로 봉하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바 있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30년 전 인권변호사 노무현의 강연은 판·검사와 변호사의 갈림길에서 망설이던 사법연수원생 이재명을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의 길로 안내했다. 노무현은 이재명의 나침반”이라고 밝혔다. 그는 “15년 전 대통령 노무현이 만든 ‘돈 안 드는 정치와 선거공영제’는 이재명에게 정치의 길을 열어줬다”며 “노무현 정신과 가치를 지향하려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평화와 번영의 경기도,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람 사는 경기도를 도민과 함께 만들겠다. 억울함 없는 공정한 세상, 경기도에서 먼저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예비후보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연정은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됐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우리 정치에 ‘연정’이란 상생의 가치를 개척했다. 노 전 대통령의 혜안을 높이 평가한다”고 호평했다. 그는 “진보의 가치와 정책도 국익과 국민을 위해 좋다면 보수는 배우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뒤 “보수의 뿌리를 둔 제가 연정과 협치를 흔들림 없이 실천해 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상생과 통합’이 아니겠느냐”며 노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부각했다. 연정의 가치를 개척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민선 6기 연정 성과를 지적한 이 예비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남 예비후보는 이 예비후보를 겨냥해 “경기도 연정의 성공에 그렇게 배가 아팠느냐. 이 예비후보 눈엔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은 다 나쁘게만 보이느냐”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 예비후보 말대로 연정의 성과는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의 협조와 양보 때문이었다”며 “경기도 연정의 성과가 오직 남경필만의 업적이라고 생각한 적도, 주장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보와 타협에 진짜와 가짜는 없다. 연정과 협치에도 진짜와 가짜가 있을 수 없다”며 “진보의 가치인 연정을 끊임없이 폄하하는 이 예비후보가 스스로 진보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이 예비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말은 바로 하자. 연정을 폄하한 게 아니라 좋은 정책 연정을 악용하고 거짓말 한 남 예비후보를 비판한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진보 자격 묻기 전에 한글도 이해 못 하면 도지사 자격이 되는지부터 먼저 생각해보라”고 꼬집었다. 송우일·여승구기자

후보등록 시작… 6·13 대전 막 올랐다

6·13 지방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오늘부터 2일간 후보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인천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3일 실시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보궐선거’의 후보자 등록을 24일과 25일 이틀간 관할선거구선관위에서 받는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등록 첫날인 24일 오전 8시50분과 9시30분에 각각 인천시선관위에서 후보등록을 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문병호, 정의당 김응호 인천시장 예비후보도 이날 오전 중에 후보등록을 한다. 고승희, 도성훈, 최순자 인천시 교육감 예비 후보들도 일제히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6·13 남동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맹성규,자유한국당 윤형모, 바른미래당 김명수 정의당 이혁재 예비 후보들도 이날 후보등록에 나선다. 등록 후보자는 31일부터 거리 유세와 공보물 발송 등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으며, 30일까지는 예비후보자에게 허용된 방법선에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후보자 등록상황 및 후보자 정보는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http://info.nec.go.kr)과 ‘선거정보’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후보자가 제출한 재산·병역·전과·학력·세금납부·체납사항 관련 서류는 지방자치단체장(교육감 포함) 및 국회의원보궐선거는 후보자 등록이 완료된 때부터, 기타 선거 후보자는 26일부터 선거일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선관위는 28일부터는 지방자치단체장선거 후보자의 5대 공약을, 6월4일에는 국회의원재·보궐선거를 포함한 모든 선거(비례대표선거 제외) 후보자의 선거공보를 각각 공개할 예정이다. 유제홍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黨원로·중진 대거 합류 선대위 발족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23일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식 선거운동을 위한 진열 정비를 마쳤다. 특히 선대위에는 당내 원로와ㆍ중진들이 대거 합류, 12년간 도정을 지킨 위용을 선보였다. 남 예비후보는 이날 수원 도당 당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현판식을 진행하며, 선대위 발족식을 함께 가졌다. 4인의 공동선대위원장에는 5선의 심재철(안양동안을), 원유철(평택갑) 의원을 비롯한 신상진(성남중원), 한선교(용인병), 함진규 의원(시흥갑)이 이름을 올렸다. 선대위에 조언을 아끼지 않을 고문단에는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함께 목요상, 이규택, 이재창, 이해구, 전용원, 정창현, 신현태 등 8인의 지역 원로들이 무게감을 나타냈다. 수석부위원장에는 김영우(포천ㆍ가평), 김학용(안성), 박순자(안산단원을), 김명연(안산단원갑), 홍철호 의원(김포을)이 자리 잡았다. 부위원장은 도내 지역별 당협위원장이 임명받았다. 권역별로 물밑 민심을 모으기 위해 동ㆍ서ㆍ남ㆍ북으로 권역별선대위원장도 별도로 추대됐다. 위원장은 각각 송석준(이천), 홍철호, 김학용, 김영우 의원이다. 특히 선거대책본부에서는 주광덕 의원(남양주병)이 총괄본부장을, 김성원 의원(동두천ㆍ연천)이 수석대변인을, 김우석 전 경기도 정무실장이 종합상황실장을 각각 맡았다. 본부 내 클린선거지원단, 전략기획본부, 청년본부, 여성본부, 홍보본부, 공약실천본부, 조직직능총괄본부는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남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는 경제도지사와 포퓰리스트의 한판 대결”이라며 “갈등과 분열의 리더십이 아닌 통합과 품격 있는 정치로 보수와 중도를 통합하고, 대한민국을 반드시 통합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남 예비후보는 24일 오전 10시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 선거레이스에 나선다. 여승구기자

[사설] 망각 속으로 사라지는 ‘미투’

예상은 했지만 미투 운동이 잠잠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 의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시작된 한국의 미투 운동이 100일이 넘었다. 고은 시인을 비롯해 안희정, 이윤택, 조재현, 김흥국 등 정·재계, 문화예술계, 교육계 가릴 것 없이 총 망라된 미투 운동은 성경 구절과는 반대로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결과는 미약’한 것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그동안 미투 운동과 관련해 총 70여 명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나 구속은 이윤택 등 2건에 불과하다. 국회에 상정된 140여 건이 넘는 관련 법안은 단 한 건도 통과되지 않았다. ‘버티면 산다’는 인생수칙이 어김없이 통하고 있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도 죽는 사람보다 사는 사람이 더 많다는 옛말이 예사롭지 않다. 미투가 수면 아래로 접어들려고 하자 점입가경이다. 사퇴 의사를 밝힌 국회의원은 슬그머니 철회하고, 폭로자를 상대로 오히려 고소를 하고, 막후에서 여론전을 펼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국민이 ‘망각의 민족’임을 잘 아는 족속들이다. 결국, 온갖 수모와 손해를 무릅쓰고 이 운동에 동참한 사람들만 우스운 꼴이 됐다. 아니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사실을 알린 결과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서는 안 된다. 미국의 코미디언 빌 코스비의 성폭력을 폭로한 여성들이 겪은 수난사를 보면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된다. 30여 년에 걸쳐 60여 명의 여성이 코스비에게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폭행으로 기소된 형사사건은 단 1건이다. 힘없는 목소리는 묻힌다. 공소시효라는 법적 피난장치도 있다. 우리의 미투는 폭발적인 힘을 얻었다가 태풍의 꼬리처럼 언제 그랬느냐는 식의 전철을 다시 밟고 있다. 제도의 정비와 언론의 지속적 관심이 계속돼야 한다. 폭로자들을 향한 2차 가해가 없도록 세심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 성폭행의 공소시효를 늘리고 공소시효가 지나더라도 확실한 증거가 발견되면 검사가 기소할 수 있는 미국 일부 주의 경우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아예 공소시효를 없애기도 했다. 수사, 기소, 처벌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을 버텨낼 피해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시간을 단축해 가해자를 감호치료나 다른 형태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도 필요하다. 언젠가는 밝혀지고 처벌된다는 두려움이 있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나는 언제 터질까 두려움에 떨던 가해자가 ‘이제는 끝나가나 보다’라고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또 다른 기회를 노리게 해서는 안 된다.

[사설] 고층아파트 물건 투척, 생명 위협하는 범죄행위다

고층 아파트에서 아래로 물건을 내던지는 무단 투척이 잇따르면서 아파트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 곳곳 아파트에서 마구잡이 물건 투척 사건이 계속 이어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 당하고 자동차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9일 평택시 안중읍의 한 아파트에서 1.5㎏짜리 아령이 50세 여성의 신체 위로 떨어져 어깨와 갈비뼈 등이 부러졌다. 22일에는 천안시 불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대낮에 30㎝ 크기의 식칼이 인도에 떨어졌다.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던 20대 남성이 급히 몸을 피해 화를 면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2015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길고양이 집을 짓던 50대 여성이 숨졌다. 소위 ‘캣맘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아파트 물건 투척의 심각성이 사회 이슈화되는 등 시끄러웠지만 이후에도 이런 투척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의정부에서는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진 얼음덩어리에 맞아 네 살배기 아이가 병원에 실려 갔다. 벽돌이 떨어진 사례는 여러 건이다. 3㎏가 넘는 소화기가 떨어진 적도 있다. 문제는 투척 사고의 용의자 대부분이 어린아이라는 점이다. 장난 삼아 또는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한다. 평택의 아령 투척도 7살 여자 어린이가 베란다에서 던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세 미만의 어린이는 형사 책임에서 완전히 제외되기 때문에 범행 사실이 확인돼도 처벌이 어렵다. 용인 ‘캣맘 사건’의 경우 벽돌을 던진 초등학생이 당시 만 9세여서 공범인 11살 학생만 처벌을 받았다. 아파트 물건 투척은 절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벽돌이 아니더라도 어린아이들이 김밥이나 라면, 일상 생활용품 등을 던지는 행위가 빈번하다. 어른들이 던지는 예도 많다. 불이 붙은 담배꽁초를 버려 화상을 입을 뻔한 사례도 있고, 침을 뱉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가 이웃간 불화 요인으로 등장했지만 아파트 물건 투척은 불특정다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건은 굉장히 위험한 흉기가 될 수 있다. 고의성 없는 장난이라해도 상해죄나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가정과 학교, 아파트 단지 등에서 물건을 던지거나 떨어뜨리는 행위가 매우 위험함을 주지시키고,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교육도 해야 한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고층에 사는 주민들은 복도나 옥상에 물건을 쌓아두지 말고 평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나 또는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늘 생각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고층에서의 물건 투척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법규 개정도 필요하다.

[지지대] 이재명은 알고, 이재정은 모르고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변 엄마들에게 물어봤다. 이재정 아냐고. 예상보다 많은 엄마들이 안다고 했다. 의외였다. “동상이몽에 나왔잖아”, “이번에 도지사 후보됐는데”, “무상교복이랑 청년수당, 성남시장 아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엄마들, 이재명은 알고 이재정은 모르고 있었다. ▶유권자들 잘못이 크다. 경기 등 6개 지역을 대상으로 교육감에 적합한 후보를 물은 결과 유권자 절반 정도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처음은 아닌 상황에서 이번에도 깜깜이 선거가 되풀이될 거라는 전망은 피하기 어렵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자의 평균 득표율은 유권자 대비 20%대 수준에 불과했다. 선거가 20일밖에 안 남았는데 “교육감 선거도 해요? 언제요? 누가 뽑아요?”라는 소리가 유권자 입에서 나온다. 유권자의 무관심이 올해 교육감 선거를 ‘역대급 깜깜이 선거’로 만들고 있다. ▶교육감 후보들도 잘못은 있다.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무관심을 핑계 삼으며 진보냐 보수냐 진영논리 뒤에 꽁꽁 숨어 있다. 전문성을 입증할 정책과 공약을 내놓는 후보자들은 없다. 그나마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들이 발표한 등하교 전용 스쿨버스 운행, 아침 간편 조식 전면제공, 초등 돌봄교실 야간 운영, 8대 테마별 현장체험교육 등에는 포퓰리즘적, 급진적 냄새만 있고 그 어디에도 학생과 교사의 목소리는 담겨 있지 않다. 예산도 빠졌다. ▶도내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을 대상으로 인기투표를 했다. 교사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장난감과 아이스크림을 쏘겠다고 했고 아이들도 환호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비행기를 태워 주겠다는 A 선생님이 1등을 했다. 다음 날부터 A 선생님은 교실, 화장실, 계단 등에서 5~7세 원생 300여 명을 한 명, 한 명 일일이 안아주면서 비행기를 태워주었다고 한다. 한동안 허리가 아프고 온몸이 쑤셔 고생한 A 선생님은 이후 아이들에게 ‘비행기 선생님’으로 불렸다. 아이들도 안다. 약속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 말이다. 경기도 엄마들이여! 이재정은 몰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비행기를 태워줄 교육감 후보가 누구인지는 꼭 알아야 한다. 강현숙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