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꽃게 철인데 유례 없이 어획량이 적어 헛웃음만 나옵니다.” 지난 18일 오전 11시30분께 인천 소래포구. 꽃게 철을 맞아 소래공판장에는 꽃게 경매가 한창이었다. 더 싸고 좋은 꽃게를 구하려고 중매인들은 눈치 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꽃게를 내놓는 선주들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제철이지만 꽃게가 많지 않아서다. 선주 남모씨(58)는 “30년 가까이 꽃게를 잡았는데 이렇게 심각하게 안 잡힌 적은 처음”이라며 “지난해에는 1일 200㎏ 가량을 잡았는데 올핸 2일 동안 50㎏도 못 잡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인천 연안부두쪽으로 들어오는 꽃게잡이 선주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부 어민들은 어획량이 줄자 더 먼 바다로 나가고 있다. 기름 값이 꽃게 수익보다 더 많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출항에 나서고 있다. 선주 예모씨(57)는 “외국인 선원들 임금이나 미끼 값, 기름 값 등을 생각하면 가을 꽃게 철에 최대한 많이 잡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걱정”이라며 “그렇다고 배를 묶어둘 수는 없으니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나간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꽃게 어획량이 급감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인천수협 소래지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소래포구 일원에서 잡힌 꽃게는 195만㎏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22년 280만㎏, 2023년 260만㎏과 비교하면 엄청난 감소 폭이다. 서해 연평어장 역시 꽃게 어획량이 급감했다. 연평어장의 지난 9월 꽃게 어획량은 15만2천500㎏로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3천292㎏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잡히는 꽃게 양이 감소하자 경매장 꽃게 가격도 올랐다. 암수컷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 경매장에서 꽃게 1㎏ 가격은 1만5천원에서 3만원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0~40%가량 오른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어획량 감소는 해수 온도 상승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꽃게가 수온 상승으로 서식지가 분산됐고, 어획량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중국 어선 증가도 꽃게 어획량 감소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해경에 따르면 서해 NLL 인근에 출몰한 중국어선은 7~8월 60여척에서 9월 초 기준 140여척으로 급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황해 저층 냉수대가 서해안 깊게 유입되면서 꽃게가 한 부분으로 모이면서 어민들이 많이 잡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황해 저층 냉수대가 유입이 덜 됐고, 수온도 올라 꽃게가 좀 더 넓게 흩어지면서 어획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번호판 없이 오토바이를 몰며 정차를 요구하는 경찰관까지 매달고 도주하려던 2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의정부경찰서는 자동차 관리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7일 오후 4시께 의정부시 용현동의 한 사거리에서 번호판이 없는 무등록 오토바이를 몰고 신호위반을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사거리 인근 주유소에서 신호위반을 목격한 경찰관이 정차를 요구했으나 A씨는 이를 무시하고 달아나려고 했다. A씨는 도망치던 과정에서 경찰관을 오토바이에 매단 채 약 5m를 비틀거리며 이동하다가 결국 넘어졌다. 이 사고로 경찰관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주유소에서 화장실에 간 동료를 기다리던 경찰관이 무등록 오토바이를 발견했다”며 “A씨가 경찰관을 보고 단속을 피해 도주하려던 것을 붙잡았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제주도의 주택을 통해 불법 숙박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시는 다혜씨 소유의 단독주택에서 미신고 불법 숙박업이 이뤄졌다는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되자 제주자치경찰단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민원의 주요 골자는 문씨가 농어촌민박업 등록 없이 온라인을 통해 자신 소유의 주택을 빌려주는 공유숙박업을 했다는 내용이다. 제주시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초께 수사를 의뢰했다. 공중위생법은 신고하지 않고 숙박업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주시 측은 "문씨가 불법 숙박업 행위를 했는지 현재로선 단정할 수 없으며 자세한 내용도 밝히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제주자치경찰단 도 "수사중인 사안"이라며 더이상의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혜씨의 불법 숙박업 의혹은 지난 8월 전주지검이 문씨 남편에 대한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제주의 단독주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해안가에 위치한 이 단독주택은 2022년 7월 문씨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송기인 신부로부터 3억8천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한편 문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 51분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49% 상태로 운전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사고를 내 18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파주시가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이하 협의회) 제2대 회장 도시에 선출됐다.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는 기본소득 도입과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지방정부들이 협력하는 협의체로 기본소득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논의되고 실험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통해 그 가능성을 탐구한다. 전국 23개 지방정부가 참여하고 있다. 19일 파주시에 따르면 시가 회장 도시로 선출됨에 따라 김경일 파주시장은 협의회를 이끌면서 기본소득 정책 활성화를 위한 주요 정책 수립과 기획, 조사, 연구, 법령 등 제도개선 등에 선제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중앙정부 등에 협의회 정책에 대한 건의 등 정책화 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책임도 갖게 됐다. 시가 협의회 회장도시에 선출된 것은 전국 최초로 긴급 에너지 생활안정 지원금 지급, 지역화폐 전국 최대 규모 발행 등 그동안 기본소득 정책과 기본사회 실현에 선제적 대응한데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정책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고, 관련한 정책을 대선 공약에도 반영하는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협의회에서는 기본소득의 실험과 확산, 정책적 협력, 연구와 데이터 공유,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것”이라며 “기본소득이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협의회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북한의 참전으로 북한과 러시아가 확실한 ‘군사동맹’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18일 오후 늦은 밤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참전에 대한 러시아의 반대급부로서 핵잠수함 건조, ICBM 재진입 기술, 대공미사일 등 핵심 원천기술이 제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러시아 파병 동태를 초기부터 면밀히 추적해 온 우리 정부는 우방국과 공조하며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우리 정부의 대응과 조치를 지지하며,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국가안보 상황 점검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며 “보도 등에 의하면 북한은 1만2천명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1천500명은 1차로 블라보스톡에 도착, 적응 훈련 후 우크라이나로 투입 예정”이라며 “2차 인력도 곧 러시아로 수송한다는 보도”라고 밝혔다. 이에 박 의원은 “북한의 파병을 규탄한다”며 “즉각 파병을 중단하고 출국시킨 군인들도 즉각 복귀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우리 정부는 상황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와 대응 공조 등 외교적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전날(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8대 안성시의회 후반기 의장단이 지역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높이기 위한 발 빠른 행보에 나섰다. 경찰과 소방서, 교육청 등 유관기관은 물론 사회단체 등과 25회에 걸친 간담회를 통해 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현안을 청취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18일 오후 안정열 의장과 정천식 부의장, 최호섭 운영위원장 등 8명의 시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회 소회의실에서 언론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시의회는 언론인과 제8대 후반기 의장단 출범과 함께 의정활동 전반에 걸친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시정 발전을 위한 허심탄회한 의견을 청취하는데 집중했다. 안 의장은 “시의회는 안성시와 동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지방소멸 위기 등 다양한 지역현안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민 삶 질 향상과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의정활동에 언론인들의 허심탄회한 정책 등의 의견 제시는 의회 정책을 높이는 의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시의회는 최호섭 의원이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5분 자유발언을 한데 이어 정천식 의원은 안성시민 축구단의 K4리그 참가 방안, 황윤희 의원이 가계소득 감소 현실화를 위한 사업 발굴을 요구했다. 또 최승혁 의원은 안성시 근로자 과로사 예방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안성시 아동·청소년 부모 빚 대물림 방지, 황윤희 의원은 안성시 고려인 주민 지원과 안성시 공공심야약국 운영지원 조례안 등을 각각 발의했다. 이 밖에 ▲이중섭 의원 안심통학버스 운영지원,희귀질환관리 지원) ▲이관실 의원 자립준비 청소년 지원,공동주택 근로자 인권 증진 ▲최호섭 의원 반도체산업 육성 지원, 어르신 예우 지원 ▲정천식 의원 안성쌀 시용업소 지원, 해병전우회 활동 지원 등의 조례를 발의하는 등 시민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언론인들은 조례안 일부 폐기와 행정사무감사 결과, 마을 이장의 횡포 근절, 건설업에 대한 조례, 고속도로 안성구간 광고 난립문제,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시의원의 도시계획 위원회 참여 등 다양한 의견을 시의회에 제시했다. 최호섭·이중섭 의원은 “조례에 관한 용역을 진행해 의미없는 조례는 폐기할 것을 검토할 것이며 마을이장에 대한 문제는 여야를 떠나 풀어야 할 숙제인 만큼 시의회 차원에서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8대 의장단 모두는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원곡·양성면 난개발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의회가 나서고 어려움을 겪는 관내 업체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골프장 주변을 뛰다 골프공에 맞아 다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골프장 관리를 부실하게 해 마라톤대회 참가자를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연수구 송도동 모 골프장 운영사를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A씨(30)는 지난 6일 오전 9시10분께 연수구 송도동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골프장 주변을 달리던 중 갑자기 날아온 골프공에 얼굴을 맞았다. 이 사고로 A씨는 턱 등을 다쳐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그는 해안도로와 골프장 주변을 도는 10㎞ 코스를 달리다가 사고를 당했다. A씨는 “골프장 측의 안전 관리 부실로 다쳤다”며 지난 18일 경찰에 고소했다. A씨가 사고를 당한 뒤 다른 참가자 1명도 골프장 주변을 뛰다가 날아온 골프공에 맞아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골프장 측의 관리 부실 여부와 당시 골프를 친 고객 등은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골프장 측은 사고와 관련해 유감의 뜻을 밝혔지만 사고 지점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없어 사고를 낸 고객은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사고 당일 고객들에게 마라톤대회가 열린다고 알리고 공을 칠 때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공이 잘못 맞아 타구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타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해마다 골프장 외곽 쪽에 나무를 심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양시안전국이 지난 13일 평양시 일대의 집중수색을 통해 형제산구역 서포1동 76인민반지역에 추락한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면서 "한국군부깡패들의 중대주권침해도발사건이 결정적 물증의 확보와 그에 대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수사를 통해 명백히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또 대변인은 "국방성과 국가보위성 등 전문기관이 무인기 잔해를 조사한 결과, 대한민국발 무인기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문가들은 이 무인기가 한국군부의 '드론작전사령부'에 장비돼 있는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으로 '국군의 날'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돼 공개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무인기의 외형이나 비행추정시기, 삐라살포통이 부착돼 있던 점 등으로 볼 때 평양에 대한 삐라 살포에 이용된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그에 대한 결론은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 무인기가 삐라 살포에 이용된 게 아니라고 부정한다면 "영공을 무단침범한 별개사건의 증거물"이라며 "적대국 군사깡패들의 연속도발사례로서 보다 엄중시 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변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 영공, 영해에 대한 대한민국의 군사적 수단의 침범행위가 또다시 발견, 확정될 때에는 공화국 주권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며 즉시적인 보복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중대 성명'을 통해 한국이 지난 3일과 9일, 10일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 군부를 주번으로 지칭했지만 관련 증거를 공개하지는 않았었다. 한편 국방성 대변인은 국방성과 총참모부가 수도 평양과 국경선 부근의 전반적 부대들에 반항공감시초소들을 더 증강전개할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다고도 했다. 또 총참모부는 국경선 부근의 포병연합부대들과 중요화력 임무를 맡은 부대들의 완전전투대기태세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작은 화이트큐브 공간에 정갈하고 근엄한 표정의 인물들의 흑백사진이 내걸려 있다. 정갈하게 한복을 입은 여인과 정장을 입은 말끔한 신사. 흰 천이 여인의 치마와 남성의 정장 바지 아래로 계단처럼 흘러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가만, 자세히 보니 흑백 인물들은 사진이 아니다. 오래된 흑백사진을 캔버스에 섬세하게 옮겨 삶의 시간과 의미를 묻는 회화 작업과, 그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장르 확장을 통해 흘러간 시간과 기억의 의미를 묻는 조덕현 작가(68)의 회화 작품이다. 엄미술관에서 지난 10일 개막한 조덕현의 개인전 ‘므네모시네(MNEMOSYNE)’는 오랫동안 ‘기억의 파편’을 새롭게 구성하고 복원해온 그의 작업세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역사라는 거대 서사와 담론에 가려진 다양한 개인의 주관적인 삶이 조명된다. 주인공은 고미술 수장가이자 일제강점기 개성의 신진 엘리트였던 욱천 진호섭(秦豪燮·1905~1951)과 그의 주변 인물들이다. 흑백사진을 그대로 내건 듯한 작품들은 과거 사진에 대한 편견을 깬다. 사진 속 인물들의 의복은 기품 있고 세련됐다. 주변 배경은 근현대만의 고풍스러움이 살아 있다. 때론 정장을 입거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인물들은 부부 사진, 독사진, 결혼식 사진, 가족 사진 등을 통해 누군가의 이야기에서 마치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듯하다. 흑백의 그림과 파도 혹은 햇빛에 물이 반짝이는 영상이 교차되는 설치 작품 1에선 물이 가진 원초성이 관람자가 가진 기억을 자극해 상상의 세계를 펼치게 한다. 조덕현 작가는 사진 드로잉과 발굴 작업, 사진 등 다양한 작업 방식을 선보여왔다. 이 다양한 작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억’이다. 오래된 흑백사진의 이미지를 캔버스 위에 연필과 목탄으로 그리는 사진 드로잉은 기록된 역사의 표층에 가려져 있는 과거의 기억을 복원한다. 단순히 사진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를 현재적인 사건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번 작업에서 작가가 욱천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시 개막에 앞서 기자와 만난 작가는 “사진에 나타난 인물과 배경 하나하나의 예술성과 그 인물들이 갖고 있는 보편성”을 꼽았다. 사진 원본이 모두 다 감동으로 작가에게 다가왔다. 하나하나 인화된 사진이 갖고 있는 시공간의 깊이, 그걸 번역하기 위해서 그는 노력했다. 그의 노력은 7점의 캔버스 회화와 거울과 모니터로 구성된 영상 설치 작업, 골동품 오브제를 활용한 가변 설치, 추상조각가 엄태정의 시구(時句)가 담긴 인스톨레이션 등 총 10점의 신작으로 구성됐다. 작품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저마다 살아나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조각가 엄태정의 시를 텍스트로 선보여 미술관 자체가 인물의 역사가 된다. “재료가 너무 좋아서 그냥 충실하게 그려냈다”는 조 작가는 “대신 깊이 있게 사유를 진작시켜보려 했다”고 말했다. 화이트큐브의 공간에서 어떻게 개인의 역사 하나하나를 그림이 풍부한 시공간을 담보해 관람자와 호흡할지 공을 들였다. 작품마다 품은 시공간의 이야기가 다른 만큼 작품마다 조명을 달리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벽면에 작은 골동품을 오브제로 설치해 기억에 관한 테마를 강조했다. 관객의 몰입을 위해 작가가 숨겨놓은 장치를 찾아보는 것도 전시를 즐기는 또 다른 묘미다. 전시는 특정한 주제의식이나 서사가 없다. 관람객이 자유롭게 몰입하고 느끼고 해석하게 의도됐다. 전시 제목을 ‘므네모시네’로 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 므네모시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기억의 여신이나 잘 알려지지 않아 모호하면서도 기억이란 단어를 어렴풋이 환기해준다. “관람객이 보고 해석하는 게 작품의 최종 완성품”이라는 작가는 “다만 기대감이 있다면 40억년을 지나온 인류의 진화처럼 누군가는 소급해서 올라가 그런 까마득한 기억까지 그려볼 수 있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물속에 아메바 형태이던 세포들이 진화해서 바다에서 육지로, 또 진화해 오늘날 인류의 형태로 올라가는 상상을 (전시를 통해) 할 수 있는…. 작품 속 사람들이 누군지 알 순 없지만 ‘요즘 얘기 같다, 옛날에도 크게 다르지 않게 살았구나, 오늘에 과거가 숨어 있다’ 이런 느낌이요. 그래서 위화감을 주지 않고 미술관에 처음 오시는 분도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이번 전시는 엄미술관에게도 특별하다. 전시에서 드러내 밝히지 않으나 욱천 진호섭은 진희숙 엄미술관장의 부친이다. 누군가의 역사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역사를 떠올려보고, 미술관과 전시 곳곳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재미가 있다. 진 관장은 “기억을 테마로 하는 조덕현 작가의 전시는 과거에 함몰되어 의미를 찾지 못하는 다양한 기억들을 현재로 가져와 새롭게 하고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 전했다. 이어 “거시적으론 오늘날 기술이 대변할 수 없는 ‘인간성’ 및 ‘주체성’의 회복에 관한 이야기이며, 미시적으로는 우리의 전통과 근대성에 경의를 표하는 하나의 오마주 작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론 과거의 인물과 기억, 그림 속에 숨겨진 진실을 탐색해보는 자리도 마련된다. 가천대 명예총장이자 초상화 연구가인 이성낙 박사와 함께하는 ‘아이코노그래피(Iconography), 시대의 얼굴을 진단하다’는 전시를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게 할 예정이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러시아 극동에서 훈련 중인 북한군이 러시아군 보급품을 받는 장면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군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는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배치에 앞서 러시아군 장비를 수령하는 영상을 새롭게 입수했다고 밝히며 이를 게시했따. 첨부된 27초짜리 영상에는 동양인 군인들이 줄을 서서 서양인 군인으로부터 각종 물품을 하나하나 받아 가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영상에서는 북한 억양으로 "넘어가지 말거라", "나오라 야", "야, 야, 야" 같은 목소리도 들린다. SPRAVDI는 이 영상이 입수된 지 72시간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영상 속 북한 군인들이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우크라이나 배치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영상이 실제로 러시아에서 훈련 중인 북한군인의 모습인지는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또 친러시아군 텔레그램 채널 파라팩스(ParaPax)도 "북한에서 파병된 군인들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이라면서 병사들이 줄지어 군사기지에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다. 공개 영상에선 "같이 가"라고 외치는 듯한 음성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영상을 촬영한 군인의 군복에 러시아 동부 군사 지구의 부대 상징이 부착돼 있으며 영상이 촬영된 장소 역시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