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전국 유일의 재정위기 주의 단체이자 부채도시라는 오명에서 2년 7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벗어났다. 시는 행정안전부가 재정 정상 척도로 삼는 ‘채무 비율 25% 미만’ 기준을 최근 3분기 연속으로 충족, 행안부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로부터 주의 등급 해제를 통보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시 채무 비율은 2015년 1분기 중 39.9%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2분기 24.1%, 3분기 22.9%, 4분기 21.9%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시의 총예산은 10조270억원, 채무는 2조2천448억원이다. 이 같은 채무 비율 감소에 따라 시는 2015년 8월 부산, 대구, 태백과 함께 지정된 재정위기 주의 단체에서 탈출했다. 앞서 태백은 2016년 1월, 부산과 대구는 2016년 5월 재정 정상 단체로 전환됐다. 시의 재정 여건은 2000년대 초반까지 우수했다. 그러나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최,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 경제자유구역 개발 등 대형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됐다. 특히 2012년 4월에는 공무원 임금까지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또 시는 높은 채무 비율 탓에 예산편성권 등 재정주권을 중앙정부에 뺏길 상황까지 걱정해야 했다. 채무 비율이 40%를 넘어서면 재정위기 심각 단체로 지정돼 40억원 이상의 재정투자사업에 대한 제한을 받는 등 예산편성권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는 2015년 8월 재정건전화 3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부채 감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우선 세입·세출·재산관리 부서를 하나로 모아 재정기획관실을 신설해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이며 누락 세원은 발굴한다’라는 철칙을 세웠다. 또 공무원 연가보상비와 시간외수당, 시장과 국장의 업무추진비를 줄이고, 행사·축제 경비는 반으로 줄였다. 반면, 정부가 지급하는 보통교부세는 최근 4년간 1조8천700억원으로 이전 4년간 합계액보다 1조원가량 늘어났다. 전국 리스·렌트차량 등록지를 인천으로 유치하면서 최근 4년간 들어온 등록세도 1조1천500억원에 달한다. 시는 앞으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된 채무 감축 등을 철저히 이행하고, 인천도시공사의 각종 개발사업도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해 공사 부채 비율도 지속해서 감축할 계획이다. 유정복 시장은 이날 관련 기자회견에서 “재정건전화는 공직자와 시민이 힘을 모아 이룩한 쾌거”라며 일부 비판적 시각에 대해 “묵묵히 재정건전화 틀 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윤준 신임 수원지법원장(57·사법연수원 16기)은 13일 “사법행정의 탈관료화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윤 법원장은 이날 오전 수원지법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사법부가 엄중한 시기에 처해있다”며 “사법행정의 난맥상이 드러나 법원 가족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온 국민으로부터 믿음을 잃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기에 전국에서 관할 인구가 가장 많은 수원지법의 법원장으로 취임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윤 법원장은 사법행정의 탈관료화와 관련해 “판사회의나 직원회의에서 자유로운 논의가 이뤄지고, 그것이 사법행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된다면 사법행정의 관료화를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법원장의 일방적 지시보다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함께하는 사법행정을 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또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재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법관들이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좋은 재판’을 하면 국민의 신뢰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 당사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한 판결을 판사들이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법원장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관련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해남 출신인 윤 법원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해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최근 서울고법 형사5부에서 재직하면서 故 신해철 씨 의료사고와 관련, 재판에 넘겨진 의사에게 집행유예를 내린 1심을 뒤집고 징역 1년 형을 선고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지난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의료 행위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재판을 맡기도 했다. 2009년 서울남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시절에는 북한주민도 남한에서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명관기자
▲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3일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접수대에서 한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6·13지방선거 시·도지사와 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이 13일 시작된 가운데 경기·인천 선거관리위원회 접수창구는 설 연휴를 앞둔 탓에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은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예비후보 등록을 늦추는 모습이며, 원외 후보자들도 설 연휴 직후 곧바로 예비 후보 등록을 하고 인지도 올리기에 나서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경기도선관위의 경우, 예비후보 접수창구를 찾은 여야 경기도지사 출마 후보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여야 유력 후보군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안산 상록갑)과 이재명 성남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자유한국당 남경필 지사는 모두 현직을 사퇴하거나 직무를 중단해야 하는 부담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최대한 늦추거나 아예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 등 현행법상 현역 국회의원은 선거 30일 전인 5월14일, 지자체장은 선거 90일 전인 3월15일 전까지 사퇴해야 예비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사퇴 데드라인 이전에 현직을 사퇴하면 의정과 도·시정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아울러 제한된 선거운동을 벌이더라도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외부 인사인 한국당 박종희 전 의원과 민중당 홍성규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설 연휴 기간 공약을 가다듬고 전열을 정비한 이후 예비 후보자 등록을 하고 곧바로 선거 레이스에 뛰어들 예정이라고 밝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등록 상황도 대동소이했다. 이날 임해규 경기교육포럼 대표와 배종수 서울교대 명예교수 등 2명만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오후 대리인을 통해 등록을 마친 임 대표는 “잠든 교실을 깨우고, 4차 산업시대를 준비하는 신나는 미래학교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 더 가까이 더 자주 도민들을 뵙고,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배 명예교수는 “아이가 그리는 교실, 엄마도 행복한 학교”라는 표어로, 오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출마선언에 나섰던 이달주 화성 태안초 교장은 현직이라는 이유로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방침이며, 구희현 416교육연구소 이사장과 정진후 전 정의당 국회의원,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 등은 설 명절 이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다는 복안이다. 특히 당초 송주명 한신대 교수는 이날 오전 예비등록을 하려 했으나 등록을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송 교수는 설 명절 이후 다시 예비후보 등록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천에서도 시장 후보에 김응호 정의당 시당위원장, 시교육감 후보에 고승의 덕신장학재단 이사장 등 단 두 명만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는 등 경기도와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김민ㆍ구윤모ㆍ김승수기자
‘주민자치·자치분권 1번지’를 표방하는 수원시와 ‘지방분권개헌 전도사’를 자처하는 염태영 시장이 ‘6월13일 지방분권개헌 국민투표’ 실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7년여 동안 끊임없이 ‘자치분권 개헌’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1년 ‘성숙한 지방자치와 분권의 시대를 향한 수원 선언’을 발표, “지방에 대한 통제 고리를 개혁해 중앙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개헌 추진을 알렸다.2013년 1월에는 ‘자치분권 촉진·지원 조례’를 공포, ‘수원시 자치분권협의회’의 닻을 올렸다. 2016년 10월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하는 지방분권개헌 500인 원탁 토론’을 열었다. 지난해 9월에는 ‘지방분권개헌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염태영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방분권 개헌’을 역설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지방분권 개헌 촉구 1일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염 시장은 지방분권 개헌에 미온적인 국회를 비판하며 “국회는 지방분권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시대 소명에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신년사에서는 “지방분권은 시민 권리 확대를 위한 밑거름이자 온전한 시민민주주의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명관기자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군들이 6·13 지방선거의 1차 승부처가 될 설 연휴를 맞아 경기지역 곳곳에서 치열한 민심잡기 경쟁에 나선다. 온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설 밥상머리 민심’이 연휴 직후부터 본격화될 도지사 레이스의 초반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안산 상록갑)은 13일 성남시 성호시장을 찾아 시장 대표단으로부터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당내 경선 경쟁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안방을 방문,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간담회에서는 성호시장 현대화사업, 중앙시장 재건축 문제, 중앙지하상가 건물 노후화 문제 등이 논의됐다. 전 의원은 “도내 307개 전통시장이 유통시장 개방 이후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다. 현장에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량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설 연휴 전까지 관내 전통시장과 군부대, 사회복지시설, 어린이집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대신 성남시 공무원들의 휴식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설 연휴에는 별도의 일정 없이 가족과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쉴 수 있을 때 쉬어야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불필요한 행사를 자제하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양기대 광명시장은 민생 현장을 둘러보며 공약과 정책을 다듬을 계획이다. 명절에도 현장 탐방을 이어가며 트레이드 마크인 ‘일하는 단체장’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양 시장은 오는 15일 광명동굴과 KTX광명역에서 일일 검표원으로 활동한 뒤 16일에는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세배할 예정이다. 17일에는 고양 소방서와 광명 화영운수를 방문, 안전과 교통문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그는 “휴일에도 진정성을 갖고 도민들과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지사는 13일 용인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상인들과의 고충을 청취, 현직 도지사로서의 안정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상인들은 이 자리에서 ▲주차장 부족 ▲보도블록 포장 ▲청년상인 육성정책 개선 ▲정부정책의 행정절차 간소화 등을 요구했다. 남 지사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는 돈을 아끼지 않겠다. 효과가 날 것 같은 현실 가능한 정책을 만들면 지원을 팍팍 하겠다”고 약속했다. 12일(도의회·국회)에 이어 13일에도 경기북부에서 출마선언을 한 같은 당 박종희 전 의원은 14일 국립현충원을 찾아 호국영령과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15일에는 이한동 전 국무총리 등 도내 정치원로를 직접 찾을 예정이다. 또 역대 도지사인 이인제·임창열·손학규·김문수 전 지사와 전화통화를 통해 도지사 출마에 대한 조언을 구할 계획이다. 박 전 의원은 “설 연휴 기간 경기지역 정치 원로들을 찾아 여러 가지 자문을 구하는 한편 경선 일정 및 정책 구상도 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우일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3월부터 소속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법률 상담 및 자문, 소송 등을 맡을 변호사를 둔다고 한다. 이는 최근 학부모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처분에 불복하여 학교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거나 소송을 거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처분에 불응하여 청구하는 행정심판과 소송 건수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서울의 경우 행정심판은 2014년 49건에서 2017년 146건, 가해 학생 재심요청은 88건에서 158건, 소송은 8건에서 35건으로 늘었다. 경기도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기피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학교폭력 사안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자 법령에 의거하여 초·중·고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이다. 여기에는 학부모들과 외부 전문가들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예전 학교 내·외에서 일어난 학생 간의 폭력에서 2012년부터 학교 내·외를 불문하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으로 확대되었다. 지난해 학교폭력 실태 조사(2차)를 보면 응답률이 초등학교 1.4%, 중학교 0.5%, 고등학교 0.4%로 전년과 비슷하다. 금년부터는 학교폭력 실태조사도 연 2회에서 1회로 줄고 대신 표본조사가 실시된다. 학교폭력은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사이버 괴롭힘 등이 대부분이다. 학교폭력을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학교를 상대로 일부 학부모들이 무분별한 자녀 이기주의에 빠져 각종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일부 시·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가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에게 잘못 오도되어 학교의 교육력을 약화시켰고, 학생의 올바른 성장을 교육시켜야 할 교사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많다. 필자는 지난해 교직 생활 중 처음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의 피고가 되었다. 한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 전에 저지른 학교폭력 사안이 입학 후에 알려지게 되어 관련 중학교와 공동으로 개최한 학폭위의 조치에 대해 가해 학생 학부모가 불응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로 인해 필자는 물론 학교폭력 책임교사와 교감이 큰 곤욕을 치렀다. 학교가 가해학생을 위해 적극적인 교육적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부모가 적반하장 식으로 소송을 제기하여 학교 교육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가해학생 학부모는 자신의 아들이 피해 학생에게 가한 학교폭력을 ‘신체적인 언어’라고 호도하기까지 하였다. 이 지경이면 학교폭력을 교육적으로 해결하도록 학교에게 기대한다는 것은 무망한 일이다. 앞으로 학교폭력은 사법권을 가진 경찰이 해결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교육당국은 학교폭력을 당초 입법 취지에 맞게 실효성을 강화하거나, 학폭위의 기능을 해당 교육청이나 사법 기관으로 이관시켜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성 죽전고등학교 교장
얼마 전 동기 몇 명과 구세군 미 서 군국 비전 트립을 다녀왔다. 구세군의 조직적 특성상 부부가 모두 사역자여서 부부 동반이었다. 가고 오는 길에 갈아타는 여정이라 나리타에서 기다리는 동안 여자 동료 한 명이 초콜릿을 사기 위해 매장에 갔다가는 빈손으로 돌아왔다.여권을 가져가지 않아 물건을 구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권을 가지고 갔던 그녀가 이번에도 빈손으로 왔다. 비행기 티켓을 가져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여권과 비행기 티켓을 가지고 갔던 그녀가 여전히 빈손으로 돌아왔다.이번에는 신용카드가 자기 이름이 아니어서 물건을 구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동료들이 한바탕 웃는 동안에 세 차례 헛걸음을 했던 그녀가 이번에는 주저앉아 버렸다. 현금을 가져가든지, 남편과 다녀오라고 해도 요지부동이었다. 어떻게 되었을까? 돌아오는 길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갈아탈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남편과 함께 갔던 그녀가 이번에는 자기가 원하는 만큼 초콜릿을 두 손 가득 들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당당히 걸어왔다. 우리 문화에는 ‘삼세번’이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패자라 할지라도 세 번까지 기회를 준다는 의미다. 가위바위보를 해도 패자는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승자는 패자를 위해 삼세번을 요청하고 문제없이 받아들인다.심지어 상대방이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도 ‘세 번 만의’ 여유를 주고 하나, 둘 수를 헤아리지만 셋으로 넘어가기 위해 ‘둘 반’, ‘둘 반의 반’, ‘둘 반의 반의 반’이라고 억지로 헤아리기도 하는 것은 생각할 여유를 더 주려는 의미라고 볼 때 삼세번은 아름다운 배려의 문화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은 한 번, 두 번, 세 번에서 끝낸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석삼년’, 즉 노력하는 자를 위해 삼년씩 세 번이라도 오래토록 기회를 주고 기다려 줄 수 있다는 기다림 정서의 발로이기도 하다. 생각지도 않았던 세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네 번째 당당히 자기가 원하는 것을 두 손 가득 들고 돌아온 동료에게 무한의 박수를 보내는 것도 이런 의미이겠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용서에 대하여 가르치면서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가르치신 적이 있다(마태복음 18:22).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일곱 번 용서하면 되는지 질문했던 한 제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일곱 번도 많은데 일곱 번씩 일흔 번을 하라는 것은 숫자에 제한받지 말고 끝없이 용서하라는 말이다. 삼세번 배려의 절정이라 하겠다. 사람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수 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겨우 한 길을 열어가는 존재다. 그렇다고 인간이 불가능한 존재라는 말은 아니다. 실존철학자 칼 야스퍼스에 의하면 인간은 ‘도상(途上)에 있는 존재’로서 비록 미완성이지만 가능성의 존재다.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는 몰라도 독일의 신학자 볼프하르트 판넨베르그는 인간을 ‘되어감’(becoming)의 존재로서 측정할 수 없게 열려 있는 신비스러운 존재라고 하였다. 삼세번은 이와 같이 가능성 있고 되어가는 인간을 위해 다시 한 번의 기회를 베푸는 배려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사에 꼬여 있는 것처럼 부정적이고 시비하기만 하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마음 씀의 문제가 아닐까?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분명히 시행착오하는 경험 위에 세워지고 발전해 온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강종권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교수
동두천 광주정씨가소장고문서는 광주정씨 성제공파 정수상계열의 고문서로서 교령류(敎令類), 소차계장류(疏箚啓狀類), 첩관통보류(牒關通報類), 명문문기류(明文文記類) 4종 61점으로 구성돼 있다. 동두천 광주정씨 성제공파문중은 고려후기에 득관한 이래 조선후기까지 다수의 문신·학자 등을 배출하여 경화사족으로써 가성을 지켜온 전형적인 양반가문이다. 특히 광주정씨의 대표적 인물인 정사호 선생(호는 화곡(禾谷))의 묘지는 동두천시 향토유적 제6호로 지정돼 관리 운영되고 있다. 자료는 당대의 경제적 실상을 잘 대변해주고 있으며 역사적 자료가 많이 부족한 동두천시의 과거 경제, 생활상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로써 사료적 가치가 높다. 문화재청 제공
경기도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이기창입니다. 다사다난했던 정유년(丁酉年)이 저물고, 희망찬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올해는 도민 여러분의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희망과 웃음이 넘치며, 바라시는 것들을 모두 이루는 뜻깊은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경기남부경찰은 충의와 헌신을 상징하는 ‘황금 개띠’의 해를 맞아, 주어진 책무를 다하여 도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듬뿍 받는 한 해가 되고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국가혁신을 위한 대개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경찰 또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수호하는 인권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은 지역의 안전을 지키고 인권을 수호하는 경찰이 되기 위해 ‘국민의 경찰, 안전한 경기’를 목표로 경기도를 법과 질서가 바로 선 건강한 공동체인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고, 범죄에는 강하고 사회적 약자에게는 따뜻한 ‘경찰다운 경찰’의 자세로 노력하겠습니다. 경기도는 그간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ㆍ사고들로 인해 도민 여러분께서 느끼시는 안전, 즉 체감안전도와 치안만족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체감안전도와 치안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저희 경찰은 기본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과 더불어, 지역주민 여러분을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불안감을 느끼는 부분을 찾아 해소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경기남부경찰은 지난해부터 주민 여러분이 순찰을 원하는 장소ㆍ시간에 맞추어 순찰을 실시하는 탄력순찰제와 병행하여 ‘삼삼오오 순찰’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삼삼오오 순찰’은 주민접촉면을 확대하고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경찰의 순찰 활동 중 하루 3개 이상의 점포에 방문하고, 5명 이상의 주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순찰방식입니다. 삼삼오오 순찰을 통해 체감안전도를 높이고 경찰의 이미지가 친숙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도민 여러분께서도 경찰이 여러분을 방문할 경우 편안한 마음으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올 6월에는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초로 실시하는 전국 단위 선거로, 도민 여러분의 관심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기남부경찰은 이번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평온한 선거치안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한 단속을 실시할 것입니다. 금품선거, 흑색선전, 여론조작, 불법단체동원, 선거폭력 등을 목격하거나 이러한 내용을 알고 계신 경우 경찰이나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모두 잘 알고 계시듯이 지난해 많은 국민들을 분노와 슬픔에 잠기게 한 제천 화재참사가 있었습니다. 인명피해가 커진 원인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불법 주차 차량들로 인해 소방차의 출동이 지연되었다는 것입니다. 화재 등 각종 사건ㆍ사고 발생시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신속히 진입하지 못할 경우 인명피해 확산 및 조기 진압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에 저희 경기남부경찰은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와 소방로 확보를 위한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작은 협조가 다른 누군가를 급박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소중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도 저희 경찰에 대한 경기도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격려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무술년 새해를 맞아 여러분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며, 넉넉하고 풍성한 그리고 보다 안전한 한 해가 되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기창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