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천, 2030년 남북극 통합 극지학술대회 개최국 선정

인천시와 극지연구소가 2030년 남북극 통합 극지학술대회 개최국으로 인천이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남북극 통합 극지학술대회는 남극과 북극 연구의 국제학술 기구인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와 국제북극과학위원회(IASC)가 공동 연구와 국제 협력을 위해 마련하는 자리다. 이번 2030년 남북극 통합 극지학술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2천명 이상의 극지 과학자가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 인천은 개최국으로서 국내 전문가들로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기획 과정부터 참여할 방침이다. 앞서 극지연구소는 ‘얼어붙은 최전선, 함께 여는 내일: 지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협력’을 내세워 회원국들을 설득, 인천이 개최국으로 선정 받는데 성공했다. 또 극지연구소는 인천이 국제공항이 있어 참가자들의 숙박 및 이동을 최소화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시는 유정복 시장의 지지 서한문을 제출하는 등 2030년 남북극 통합 극지학술대회에 대한 적극적인 개최 의지를 밝혀왔다. 김을수 시 해양항공국장은 “2030 남북극 통합 학술대회의 개최로 세상의 끝인 남·북극과 시민들 사이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1인 가구 여성 노린 ‘음흉한 침입’… 처벌은 솜방망이

여성 1인 가구 수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 침입 범죄가 함께 늘고 있지만 성범죄가 실제 일어나지 않으면 단순 주거 침입죄로 간주, 성범죄 가능성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같은 성적 욕망 해소를 위한 침입이어도 장소가 여자 화장실, 탈의실이면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중형에 처해지지만 주거지는 집행유예, 벌금형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다. 24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여성 1인 가구 수는 2019년 309만3천783가구에서 지난해 390만7천474가구로 2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주거침입 범죄 건수는 2019년(1만7천12건) 이후부터 계속 증가, 지난해에는 1만9천973건까지 17.3% 올랐다. 경기도 내 주거침입 범죄 건수도 매년 4천여건씩 발생했다. 문제는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침입해 속옷을 훔치거나, 주거지 현관까지 뒤쫓아가는 행위가 주거 침입에 해당하지만 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로 이어지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단순 주거침입죄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8월 성남시 한 빌라 앞에서 30대 남성 A씨가 귀가하던 20대 여성 B씨가 사는 4층까지 계단을 뒤따라 올라가다 현장을 이탈, 체포됐지만 단순 주거침입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해 10월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는 40대 남성 C씨가 같은 층에 혼자 사는 여성 D씨가 환기를 위해 열어둔 현관문으로 집안에 침입, 속옷을 훔쳤지만 ‘주거침입 절도’ 혐의를 적용받았다. 여자 화장실, 탈의실 등 다중 이용 장소에 성적 욕망 해소를 위해 침입할 때 적용되는 성폭력처벌법은 1년 이하 징역, 1천만원 이하 벌금에 더해 신상 정보 등록, 취업 제한 등이 뒤따르는 등 처벌 수위가 높다. 여성을 상대로 한 주거침입 범죄의 상당수가 성폭력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순 주거지 침입에도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평택병)은 성적 목적의 주거 침입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교수는 “여성은 성범죄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기에 성적 욕구 충족 의도가 다분한 주거 침입 시 처벌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항, 역대 8월 중 최대 컨테이너 물동량 기록

인천항의 지난 8월 컨테이너 물동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4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지난 8월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 늘어난 30만1천13TEU를 기록했다. 이는 8월 실적 중 처음으로 30만TEU를 넘어선 것으로, 역대 8월 최대 기록에 해당한다. 인천항의 지난 8월 수출 물동량은 14만5천392TEU, 수입 물동량은 15만2천6799TEU로 각각 지난해 동월 대비 8.2%, 4.5%씩 증가했다. 환적 물동량은 2천942TEU로 나타났다. 관세자료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고자동차 수출은 4만993대로 지난달 3만8천13대에, 7월 3만876대 이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82.9%인 3만3천972대가 컨테이너 운송으로 수출됐다. IPA는 올해 7월 초 해상운송운임 하락세 전환 및 수출 중고차 증가세 회복, 대중국 수입 증가, 공 컨테이너 리포지션 증가 등으로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가별 컨테이너 수출에서 증가량 상위 교역국은 중국 9만9천553TEU, 대만 6천546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만6천985TEU, 2천746TEU 늘었다. 국가별 수출 비중은 중국 68.5%, 베트남 8.3%, 대만 4.5%, 홍콩 2.6%, 말레이시아 1.8%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5개 국가로 수출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체 수출 물동량의 85.7%를 차지했다. 국가별 컨테이너 수입에서 증가량 상위 교역국은 중국 8만3천235TEU, 말레이시아 5천155TEU, 미국 4천613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천479TEU, 1천412TEU, 945TEU 늘었다. 김상기 IPA 운영부문 부사장은 “8월 불볕더위에도 인천항 부두와 항만배후단지, 수출입 현장에서 생산·물류에 수고해 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사와 화주, 포워더 고객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방문과 홍보, 설명회를 할 것”이라며 “인천항의 주력 수출 화종을 발굴하는 등 물동량 증대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잡초 무성하고, 곳곳 패여 있는 학교 운동장... 학생 안전 ‘적신호’

“무성한 잡초에 울퉁불퉁 패인 운동장이 제 기능을 하기는 커녕 학생들 안전만 위협하고 있는 꼴입니다.” 경기도내 학교 운동장 곳곳에 잡초가 무성히 자라있거나 패인 채 방치되고 있어 학생들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2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도내 초·중·고·특수학교 2천200여곳엔 마사토 운동장이 조성돼 있다. 마사토 운동장은 평탄화 작업을 위해 염화나트륨을 뿌려 조성해 다른 지반보다 영양분이 적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름철의 경우 높은 기온과 잦은 비로 인해 잡초가 쉽게 자라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래서 여름철 이후 운동장 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잡초가 무성해지고 물이 고여 웅덩이가 생겨 땅이 울퉁불퉁하게 변형돼 운동장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안전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이런 가운데 현재 도내 학교 운동장의 관리는 각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담당하고 있어 교내 재정에 따라 관리 상태는 천차만별이다. 운동장 평탄화 작업의 경우 일반적인 작업으로 어려워 용역 업체를 부르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학교 측이 이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중학교 A교장은 “일반적으로 학교 재정은 교육적인 부분에서 필요한 부분을 쓰고 남은 비용을 이용하는 편이라 돈이 많지 않을 때는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도교육청과 각 시·군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하는 운동장 정기 점검이나 조사는 전무한 상황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도교육청이나 시·군교육지원청 차원의 운동장 관리 상태 점검이 어느 정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학교 자율성이 침해되지 않을 정도인 개선 요청 정도로 이뤄져야 하며 무엇보다 학교 차원의 꾸준한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산신도시 재건축 용적률 300% 상향⋯ 2만7천가구 추가

정부가 일산신도시에 대한 도시정비 기본계획을 공개하면서 경기도내 5개 1기 신도시의 재정비 밑그림이 모두 제시됐다. 이번에 공개된 일산신도시 기본계획을 보면 재건축 아파트의 기준 용적률은 300%로 상향됐으며, 이를 통해 2만7천가구가 추가로 공급된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일산신도시의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을 공개하고 주민 공람에 들어갔다.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일산신도시 아파트와 주상복합의 기준 용적률은 각각 300%와 360%로 올라간다. 이에 따라 일산 신도시의 주택 규모는 기존 10만4천가구(24만명)에서 13만1천가구(30만명)로 2만7천가구 늘어나게 됐다. 정부는 일산신도시의 비전을 ‘활력있고 생동감있는 공원도시 일산’으로 정하고 ▲생동감 있는 녹색공원도시 ▲이동이 편리한 교통도시 ▲활력있는 자족도시 ▲쾌적한 정주환경도시 ▲살기 좋은 복지문화도시 등 5가지 목표에 따라 정비하기로 했다. 이어 기본계획안에서 호수·문화공원 등으로 대표되는 도시환경을 유지하면서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고, 주거·일자리·문화 등 융복합 도시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도시공간 구상계획도 제시했다. 일산신도시까지 기본계획이 공개되면서 중동, 산본, 평촌, 분당 등 도내 5개 1기 신도시에 대한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이 모두 공개됐다. 1기 신도시 5곳에 대한 기본계획은 주민 공람 뒤 지방의회 의견 청취, 노후계획도시정비 지방위원회 심의, 경기도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확정될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도시는 새롭게, 삶은 쾌적하게, 노후계획도시 재창조’라는 노후계획도시 정비의 비전에 맞춰 1기 신도시에 대한 도시정비가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특별정비계획 수립 등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양시 행복지표 개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100여개 행복지표 제시

안양시가 최근 ‘행복지표 개발 연구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행복지표 개발 연구 용역은 시민들이 느끼는 행복을 측정할 방법이 없어 시민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한 정책 수립에 어려운 점이 있어, 안양시 맞춤형 행복지표 개발을 통해 시민의 실질적인 행복도를 진단하고 관련 정책을 개발해 시정에 활용하고자 추진됐다. 보고회에는 최대호 시장을 비롯한 국・소・원장 및 관련 부서장, 시의원, 외부 전문가 등 4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구용역 추진결과 보고 및 개발지표 관련 의견수렴 등이 진행됐다.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약 6개월간 진행된 안양 시민(100명) 및 공무원(100명) 인터뷰를 통해 시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100여개의 행복지표가 제시됐다. 행복지표는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공통지표’와 안양시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특성지표’로 구분했으며, 공통지표에는 ▲재산 및 소득 만족도 ▲거주 주택 만족도 ▲공공서비스 만족도 등이 포함됐고 지역특성지표에는 ▲문화시설 만족도 ▲체육 인프라 만족도 ▲보행환경 만족도 ▲주차환경 만족도 등이 제시됐다. 시는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행복을 측정 가능한 지표로 만들고, 이를 향후 행복도 조사의 기준이나 행복 정책 개발 및 제안을 위한 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최대호 시장은 “행복지표 개발은 진정한 ‘시민 행복도시 안양’을 만드는 초석”이라며 “지속 가능한 도시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주대 전파연구센터(RRC), 6G 모바일 통신 서비스용 저궤도 위성통신 핵심기술 개발 첫 발

아주대학교 전파연구센터(RRC, Radio Research Center)가 ‘저궤도 위성통신’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다. 아주대는아주대학교 원천관에서 아주대 전파연구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아주대학교 한호 부총장, 김재현 전파연구센터 센터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전파연구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능형 레이다, 전파에너지 응용, 저궤도 위성통신 등 다양한 전파·위성 분야의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대학에 설치한 연구센터다. 아주대를 포함해 현재 15개 센터가 운영 중이다. 올해 아주대학교는 전파연구센터로 선정돼 2031년까지 최대 47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충남대와 포항공과대가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아주대학교 전파연구센터는 한반도 전역에 끊김이 없는 실시간·광대역 6G 모바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실증할 수 있는 큐브위성까지 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저궤도 위성은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기 때문에 고도가 높은 위성보다 통신 전파 지연시간이 크게 단축되는 장점이 있어 통신위성에 적합하다. 또 아주대 전파연구센터는 6G 저궤도 위성 비지상망 네트워크(Non-Terrestrial Network) 표준 기술과 끊김이 없는 광대역 모바일 통신 서비스 핵심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김재현 전파연구센터장은 “아주대학교 전파연구센터는 위성통신 및 전파기술의 미래를 선도하는 연구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통해 고급 연구 인력 양성과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날짜도 못잡은 道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경기도의회, 시한 넘기나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의료원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의 원장 내정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개최 날짜조차 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내부에서 인사청문회 일정을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산하기관장 검증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개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의회는 이날까지 도가 제출한 이필수 경기도의료원장 내정자와 김민철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관련 조례에 따라 요청안이 회부되면 20일 이내, 부득이한 경우 추가 10일까지 시한을 정해 인사청문회를 진행해야 하지만, 이미 지난 19일 시한을 넘긴 상황이다. 도가 재차 30일까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요청하긴 했지만, 이날까지 청문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경제노동위원회는 23일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의원들 간의 이견으로 취소했다. 이후 일정은 정하지 못했고, 사실상 30일까지 인사청문회 개최는 어렵다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내부적으로 30일 인사청문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 역시 양당 의원들의 의견이 달라 확정되진 않은 상황이다. 만약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면 관련 조례상 인사청문회 없이 김동연 지사가 내정자를 임명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도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인사청문회는 도의회가 지방의회 최초로 도입해 선진화된 검증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인사청문회의 조속한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도의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도의원은 “후보자에 대한 적격 여부는 인사청문회를 개최해 그 자리에서 듣고, 도민들이 궁금해할 부분들을 해소하는 게 도의원으로서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인사청문회가 너무 늦게 열리거나 열리지 않아 ‘부실청문회’, ‘졸속청문회’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빨리 개최 여부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각하며 읽는 동시] 휴대전화

휴대전화 이경자 말도 못하는 두 살배기 손자 할머니 생각나면 휴대전화를 가져온다네요 영상통화하며 눈빛으로 마음을 읽고 함박웃음으로 대화를 한다네요 멀리 모로코의 손자와 영상으로 이어주는 휴대전화가 참 고맙다. 눈빛만 봐도 알아요 요즘엔 휴대전화 안 가진 사람이 없다. 농사짓는 시골 할아버지도, 채소 파는 할머니도 휴대전화는 필수다. 게다가 수시로 이용한다. 휴대전화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살았나 싶다. 이 동시는 해외에 나가 있는 손자가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영상으로나마 대화를 하고 싶어 휴대전화를 가져온다는 작품이다. 아직 어려서 말은 못하지만 눈으로는 얼마든지 대화를 할 수 있는 영상통화. 얼마나 고마운 대화인가. 시각장애인들은 수화로 대화한다. 손짓, 눈짓에다가 표정까지 얹어 자기 의사를 전달한다. 그러고 보면 대화의 방법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아니, 서로 얼굴만 봐도 훌륭한 대화가 되는 것이다. 언젠가 읽은 소설이 생각난다. 교도소 면회실에 창살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마주 앉았다. 죄수인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은 끝내 말 한마디 없이 면회를 끝낸다. 굳이 말이 필요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 침묵 속의 대화에 더욱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말을 못하는 손자가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마다 휴대전화를 갖고 오는 이 장면 하나가 그 어떤 대화보다도 정답지 않은가. 휴대전화가 갑자기 강아지나 고양이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윤수천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