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치보복 사과해야”...野 “김도읍 무대응 일관”

이정섭 검사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김도읍 전 법사위원장의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은 29일 헌법재판소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탄핵에 대해 ‘전원일치’로 기각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수사 검사에 대한 정치보복과 사법 테러를 사과하고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지휘하던 이정섭 차장검사를 ‘접대 및 수사 무마’ 의혹으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 식의 이번 ‘표적 탄핵’은 수사 검사에 대한 명백한 정치보복이자 일종의 사법 테러”라고 규정했다. 주 위원장은 “지난 두 달 동안 민주당은 무려 7건의 탄핵안을 남발했고, 이 가운데 이재명 대표를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더이상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수사 검사와 재판부를 겁박하고, 사법 체계를 농락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도 현직 검사 4명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법사위에서 ‘검사 탄핵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며 “검사 4명 모두 이 대표 또는 민주당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파면 요구가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헌법재판소와 국민의힘 선임 대리인이 이 검사의 의혹에 대한 실체적 규명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김도읍 전 위원장과 국민의힘 선임 대리인은 탄핵소추 심판절차에서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며 “또한 헌법재판소의 적극적 입증이 없는 심리 진행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직권탐지 및 직권조사의무가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증인신청을 대부분 기각하고 검찰 수사결과를 받아보지 않는 등 기각을 염두에 둔듯한 짜맞추기식 재판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형사 1심에서 유죄가 나온 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절차를 헌재에서 중지시킨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필요한 증인신청을 모두 기각했는데 사건을 처음 폭로한 강미정, 대기업 접대 의혹 관련 대기업 직원, 처남 마약 수사 무마 관련 수사관을 모두 증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대검이 감찰을 하기 때문에 변호인이 자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주장해도 이를 무시하고 신속하게 재판을 마무리해 기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정섭 검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진상 규명과 심판을 못한 것은 물론 의지조차 없었던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회 법사위는 이정섭 검사의 비리 의혹에 대한 실체적 규명 노력을 계속해나가고, 향후 수사 및 감찰결과에 따라 이 검사에 대한 탄핵 여부도 다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작은 서울이어도, 끝은 우리 동네이길 [무너지는 지역 연극 完]

#6장: 기라성 같은 연극인들이 울었다. 한국 공연예술의 산실이라 여겨지던 ‘(옛)학전’이 재정난 등으로 운영 33년 만에 폐관(3월)한 데다가, 학전의 대표였던 가수 김민기가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7월)이다. 연극인들은 과거의 일부분이 지워지는 심정이라고 했다. 표면적으론 극단 하나가 문 닫은 거지만, 실질적으론 그 극단을 통해 새롭게 생겨날 수 있었던 연극인과 연극문화가 실종된 셈이다. 그만큼 연극은 어제·오늘·내일의 수많은 문화 요소를 담고 있다. 지역 연극계는 진작 ‘학전 신세’였다. 하지만 큰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연극이 끝나고 홀로 객석에 앉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지키는 지역 연극인들을 비추는 이유는, 그들 안에 지역 정체성이 살아있어서다. ■ part1. 서울에서 대구·부산으로 전파…1980년대 부흥 29일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현재 연극 문화는 1902년 첫 발을 뗀 것으로 전해진다.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뒤이어 삼국시대에는 백제의 기악, 신라의 처용무 등이 '고대 연극' 기원이라 볼 수 있지만, 지금 흔하게 떠올릴 수 있는 연극 틀은 일제강점기에 신문화가 도입되면서 잡히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 들여온 부분이 있다 보니 비교적 도심이던 ‘서울’ 중심으로 연극 문화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국내 연극의 르네상스라 여겨진 1950년, 서울 국립극장 개관공연(4월29일) <원술랑>에만 6만여 명의 관객이 모였을 정도다. 하지만 얼마 뒤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립극장은 대구로 이전했고, 전속극단은 부산으로 흩어졌다. 어쩔 수 없던 일이었지만 ‘지역 극단’ 입장에선 초석을 쌓게 된 계기다. 이후 1960년 ‘실험극장’ 창설, 1973년 ‘연극인회관’ 신설 등 알음알음 우리나라만의 연극이 꽃을 피워나갔다. 그리고 1981년 공연법이 개정되면서 비로소 소극장 개설 및 극단 조직이 활성화·자유화 됐다. 이때 메인이 된 지역이 서울의 동숭동과 신촌 일대, 지금의 ‘대학로’다. 여기에서 뻗어나온 가지는 1983년 전국지방연극제로 연결됐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지방 연극 성장 시대’가 열렸다. 더불어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연극의 국제 교류가 이뤄지면서부터는 괄목할 만한 연극계 성장이 이뤄졌다. ■ part2. "지역 연극 소멸은 곧 지역 문화의 말살" ㈔경기도생활문화예술총연합회 대표이사이자 극단 ‘성’의 대표인 김태섭(61)은 지역 연극계의 역사를 몸소 겪어왔다. 1983년 4월 수원에서 창단하고 올해로 만 41년째 운영 중인 ‘성’을 통해서다. 그는 “지역 소극장이 없어진다는 건 지역 문화 자체가 말살 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화면이 아닌 현장에서 관객과의 호흡을 생생하게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대상이 지역민이라는 점에서 지역 연극이 가치 있다는 설명이다. 인상 깊은 에피소드로는 1998년 팔달구 방화수류정 인근에서 진행한 공연을 꼽았다. 김 대표는 “방화수류정 수변 위에 무대와 객석을 설치했어요. 저희는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하고, 관객들은 연못에 발을 담근 채 옹기종기 공연을 봤죠. 지역 연극만이 할 수 있는 형태의 공연 아니겠어요?”라며 “저는 연극이 삶을 투영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극단의 경우 나혜석·정조대왕·홍사영 등 지역의 인물과 역사를 가지고 작품을 만드는데, 지역 연극 안에 지역 삶이 투영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요. 그렇게 '성'이 지역 안에서 100년을 가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지역 극단 미래는 캄캄하다고도 본다. 나날이 관객들 눈높이는 높아지는데 지역 예술단체들은 '고가의 작품 시장'을 쫓아갈 여력이 안 돼서다. 김 대표는 “문학이나 미술처럼 개인적인 예술 작업은 ‘나의 노력’에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지만 연극은 ‘공동 작업’이라 좀 달라요. 예전엔 연극인들이 본인의 욕심과 사명감으로 지하에서 라면만 끓여 먹고 생활하면서 소극장을 지켜왔는데 이젠 현실적으로 그런 사람이 적죠. 협업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작품이 나오는데 이제 그런 환경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지역 연극인들이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게 지금의 제가 갖고 있는 책임감이자 소임이라고 생각해요. 지방정부가 나서서 환경을 조성해주지 않는 한 앞으로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 part3.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연극인들은 무너지는 지역 연극, 벼랑 끝에서 힘겹게 버티는 연극인. 지역 문화를 계승하고 지역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지역 연극의 건재를 응원한다. 경기도 외 다른 지역 극단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풀어낸 지역 문화 작품을 소개한다. 최근 폐막한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의 본선 경연 진출작 중 하나인 <프로젝트 이어도-두 개의 섬>은 제주도만의 역사와 색깔이 짙게 담긴 이야기를 다뤘다. 그동안 제주도의 정체성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온 예술공간 오이가 제주도의 과거와 미래를 소재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안에는 독립군 출신 도하와 미래를 보는 어도가 만나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특히 제주의 구전민요 ‘이어도사나’를 통해 돌아갈 수 없는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연결짓는 점에서 지역 문화를 엿보였다. 또 경남 통영의 극단 벅수골이 연극제에 출품한 <하얀 파도>는 통영 바다 냄새를 물씬 풍겼다. 해안가에 있는 가상 공간인 ‘담류마을’이 배경이다. 오염으로 인해 조업이 금지된 담류마을에서 주민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바다에서 쓰레기를 건지던 사람들은 그물에 걸리는 물고기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 당황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통영의 색으로 풀어냈다. 연출을 맡은 장창석 대표는 “우리는 <하얀 파도>를 통해 해양오염의 실태와 삶의 갈등 속에서 바다를 살리고자 하는 은근과 끈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서울 연극의 관점에서 지역 연극은 비주류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소수의 구석진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역 연극인들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스스로 특정 시대의 중요한 기록을 남기면서 세대 비전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9월1일부터 8일까지 용인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용인’에서도 전국 시·도 시민연극단체의 목소리가 더해질 예정이다. 김태섭 극단 성 대표의 인터뷰 내용 일부를 전하며 끝을 맺는다. “이 기사는 연극에만 포커스를 맞춘 기획물 같지만 사실 무용에도, 음악에도 해당되는 전체 예술의 이야기입니다.” <무너지는 지역 연극> 인터랙티브 기사보기 / http://kyeonggimedia.netlify.app ※ 지금까지 보도된 ‘무너지는 지역 연극’ 기사들은 경기일보 홈페이지에서 영상 및 인터랙티브 기사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동연 “내년도 국비 확보액 18조8천억원…전년보다 조금 증액, 만만치 않지만 최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 내년도 국비 확보 목표액에 대해 18조8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29일 도청 율곡홀에서 8월 도정열린회의를 주재, 추석을 앞두고 불어닥친 민생 문제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발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이 같은 계획을 전했다. 김 지사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됐다. 아마 국회에서 심의가 정기국회에 있을 것”이라며 “내년도 저희가 국비 확보 목표액은 18조8천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조금 증액된 규모인데 정부의 이와 같은 재정정책과 총 지출 증가율을 봤을 적에 만만치 않은 목표이기는 하겠지만, 저부터 우선 최선을 다하고 각 실국에서도 도민을 위한 주요사업에 추진이 지장이 없도록 국비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김 지사는 “지금 추석을 얼마 안 앞두고 있는데 민생 문제가 대단히 걱정이다. 금년도에 경제 성장도 2분기에서 우리가 마이너스 0.2%를 기록하고 정부는 어제 건전재정이라고 하는 미명하에 내년도 재정 증가율을 3.2%로 하는 긴축재정을 지금 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부자감세를 포함한 감세 포퓰리즘을 하면서 그야말로 재정 정책의 공백을 초래하고 있어서 대단히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와 같은 거시적인 지표와 상관없이 민생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이나 재정 정책에 있어서 인식의 오류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성장을 놓고 보더라도 투자가 마이너스 2% 정도까지 하고 있다고 제가 숫자를 본 것 같고, 국내 내수 소비도 1분기 같은 경우에 0.7% 늘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해외 소비가 늘고 국내 소비는 거의 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나 또는 중소기업이나 사업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올해 예산부터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강조한 데 이어 올해 추경예산도 본예산 대비 1조원에 가까운 증액 편성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추석 연휴 2주 앞두고 선제적이고 내실 있는 민생 대책을 점검해 주고 집행과 추진에 차질 없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며 “경제실과 자치행정국에서 보고를 하면서 간부들, 기관장들과 함께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지사는 최근 전기차 지하 주차장 화재 사건과 관련, 전기차 포비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전기차 사업의 후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안전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尹 대통령, 국정브리핑 “연금개혁,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의료개혁은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지 어느 지역이나 관계없이 차별받지 않고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공정하게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헌신적인 의료진과 함께 의료개혁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현장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헌신적으로 뛰고 있다. 저는 (의료개혁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가장 먼저 꺼낸 개혁은 연금이었다. 청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연금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노인은 가난하고 청년은 믿지 못하는 지금의 연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출산과 군 복무로 인해 연금 가입 기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크레딧도 더 확대하겠다.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함께 개혁하고 혁신해 서민과 중산층의 노후가 두텁게 보장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초연금은 임기 내 월 40만원을 목표로 인상하고,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에 대해서는 생계급여를 감액하지 않고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노동개혁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이다. 아직까지 우리 정부에서 해고 문제는 좀 더 깊이 생각해야겠지만 근로 시간과 형태, 또는 임금 구성 구조에 대해서는 좀 유연해질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전망을 밝다고 봤다. 성장률은 2.5%로 미국에 이어 주요 선진국 중 두 번째로 높고 고용률은 30개월 연속 최고, 실업률도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역시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서고 2026년에는 4만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체코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는 “우리나라가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제가 곧 체코를 방문해 최종 계약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직접 챙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 채 상병 특검 ‘반박’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3대 과제로 지속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 소득보장을 제시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장기화된 의정 갈등으로 의료시스템 붕괴 우려, 당정 엇박자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상황에 대해선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의료개혁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국민연금, 자동 안정장치•보험료율 차등 적용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경제·사회·외교·안보 및 4대 개혁·저출생 인구 전략’을 주제로 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노인은 가난하고 청년은 믿지 못하는 지금의 연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을 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야권의 주장대로 국민연금의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모수 조정을 통해선 연금의 장기 지속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금의 수익률을 높이고,수급액을 줄이는 자동 안정장치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또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의료개혁 흔들림없이 추진... 당정 갈등엔 선그어 윤 대통령은 이날 의료개혁에 대해서도 의사 확충을 통한 지역·필수의료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대 증원 유예안을 주장해 당정 갈등이 재부각된 것에 대해선 “내각과 당이 소통이 제대로 안 이뤄지면 되겠냐”고 반문하며 “다양한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고 본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영수회담...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것” 아울러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 대해 “지금의 국회 상황이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니라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참모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며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해병대원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둘러싼 논란에 관해서도 윤 대통령은 “외압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레 드러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가에 헌신하기 위해 들어온 장병이 사망한 것에 대해 규명이 필요하다. 이미 민간수사기관에 또 민간재판기관에서 하도록 제도가 바뀌었으며, 그 절차가 아주 엄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함께 ‘4+1 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고, 민주당은 “대통령이 밝힌 4대 개혁의 방향은 추상적이고 말만 번드레하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김문수 장관·정진석 비서실장에 집중 포화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 집중 포화를 쏟아냈다. 먼저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진석 비서실장이 전직 대통령을 모욕한 혐의로 2심에서 벌금 1천200만 원을 선고받았다”며 “부끄러움을 안다면 사퇴하라”라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정 실장이 2심에서 벌금 1천200만 원을 선고받았다”며 “실형 6개월의 선고를 받았던 1심보다 감형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진실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나 근거를 제시할 책임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며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익을 위해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보기 어렵고, 악의적이고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 피해자들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인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그럼에도 반성하는 모양새를 갖췄다는 이유로 정 실장은 영어의 몸이 되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전임 대통령의 비극적인 선택을 모욕하고 호도했음에도 징역을 피한 것은 유감”이라며 “당초 검찰이 구형한 벌금 500만 원보다 높은 벌금 1천200만 원이 선고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도 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행위가 이번 정진석 실장 유죄 판결을 계기로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국민과 함께 소망한다”며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세력이었다는 이유로 전임 대통령을 모독하는 자에게 대통령을 보좌할 자격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환노위원 일동은 이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안 재가를 규탄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망국 인사 강행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이어, 오늘 막말 제조기 김문수 후보의 고용노동부장관 임명을 강행했다”며 “이제 윤석열 정부는 민의를 존중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또 “김 후보 임명 강행으로 윤 정부는 반노동·반국민 정부임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노동자와 국민의 삶을 완전히 외면하겠다는 선언이자, 국민과 노동자를 경멸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극우 인사를 고의적으로 중용하는 행태”라고 비꼬았다. 이들은 “김 후보는 지난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에 상처를 준 과거 막말에 대한 사과도 거부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재 판단에 대해서도 ‘역사적으로 재평가될 것’이라 부정함으로써, 대한민국 국무위원이자 공직자로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추석…“벌초 시 예초기·벌쏘임 사고 조심하세요”

추석을 앞두고 벌초 등 풀베기 작업 시 예초기 사용 및 벌 쏘임에 대한 주의가 당부된다. 2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예초기 안전사고는 총 405건으로 집계됐다. 벌초와 풀베기가 한창인 9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예초기 사고로 다치는 부위로는 ‘발·다리’가 6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손·팔’ 25%, ‘머리·얼굴’ 5%, ‘어깨·목’ 2% 순으로 많았다. 증상별로는 10건 중 8건 정도가 예초기 날에 피부가 찢어지거나 베이는 ‘열상·절상’이고, 발생 건수는 적지만 골절, 절단, 안구손상 등 상해가 큰 사고도 있었다. 또, 같은 기간(최근 5년) 벌에 쏘여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9만2천660명이며, 이 중 절반인 50%가 8월과 9월에 집중 발생했다. 환자의 연령대는 60대가 28%(13,171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 27%, 40대 14%, 70대에서 12% 등이다. 소비자원은 예초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 전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안면보호구, 보안경, 무릎보호대, 안전화, 장갑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긴 옷을 입을 것 ▲칼날의 부착 상태와 작업봉 결합 여부 등을 꼼꼼히 살피고, 가급적 보호 덮개를 장착해 사용할 것 ▲작업 반경 15m 이내로는 돌과 나뭇가지, 금속 파편 등이 튀어 위험하니 가까이 가지 않도록 주의할 것 등을 권했다. 아울러 벌 쏘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벌이 천적으로 인식하고 공격성을 나타내는 어두운색보다 밝은색 계열의 모자와 옷을 선택하고,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긴 옷차림 ▲벌을 부르는 향이 강한 화장품 등 사용을 자제하고, 달콤한 과일과 음료 등 음식물 관리에도 주의 ▲벌집을 발견하게 되면 섣불리 제거하려 하지 말고 119로 신고하거나 전문가를 통해 해결할 것 등을 당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손에 익지 않은 예초기일수록 안전장비 착용을 철저히 하고 안전수칙을 잘 지켜 불의의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며 "추석을 앞두고 벌초나 이른 성묘 등을 위해 산에 갈 때는 벌 쏘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무대와 매체 사이…우리는 '지역 극'에 남는다" [무너지는 지역 연극⑤]

인터뷰 줌-in 연출가 겸 극단 예성 대표 박재운 “한평생 무대 짓고 연극… 꿈이자 현실” #5장: 깔끔하고 세련된 호텔에도, 바퀴벌레와 곰팡이가 덮인 초가삼간에도 저마다의 삶이 있다. 잘난 척 우쭐대며 뽐내는 이에게도, 손가락질 당하며 폄하 당하는 이에게도 저마다의 인생이 있다. “그래서 그 삶과 인생이 도대체 뭔데”라는 질문에 돌아오는 답은 “몰라? 몰라도 돼, 그게 연극이야”란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과 수염으로 호탕하게 웃던 극단 예성의 연출가 겸 대표인 박재운(61·한국연극협회 파주지부장)이 선배에게 건네들은 연극 지론이다. 1982년 서울 신촌에서 연극에 첫발을 디딘 그는 대학로를 거쳐 2006년 무렵 경기도에 왔다. 세트를 짓고, 각본을 쓰고, 배우를 가르치고, 극장을 운영하는 등의 모든 연극 행위를 경험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던 그는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건 작가·연출가·배우의 합이 잘 맞는다는 말”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지역 연극계에서 그게 쉬운가. 출세하러 한양길에 오르는 선비처럼, 경기도 연극인들도 서울을 향하는 마당에. “히딩크 감독 덕에 대한민국 축구가 달라진 것처럼 리더가 누구인지에 따라 업계는 달라집니다. 10년, 20년에 한 번씩 어디선가 그런 리더들이 툭툭 튀어나와요. 그런데 세상을 깜짝 놀래키는 리더가 탄생해도 우리나라 구조상 서울로 향할 수밖에 없어요. 역사적으로도 그래왔고요. 성공하러 간다는데 ‘가지 마라’고 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그래, 가서 한판 잘 놀아봐라’ 하죠. 지역 연극계도 같은 사정인 겁니다. 좋은 리더가 나와도 서울로 가니까 다른 연극인들도 함께 서울을 바라보게 되는 거죠.” 멈칫, 펜을 쥐어 든 그는 종이에 서울과 경기도를 그렸다. “어쩌면 대학로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지역에 안주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맞수가 있어야 상생할 수 있는데 라이벌을 피하니까 자극도, 동기부여도 못 받고요. 지역 연극이 침체하는 원인에는 이 이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지키는 연극인들. 재운은 “전부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이라고 평했다. 세트도 짓고, 옷도 꾸미고, 벌이에 비해 드는 돈이 많은 ‘값비싼 예술’인데 그저 연극을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계속 활동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세상을 읽은 마음을 글로 적고, 무대로 형상화해, 인물이 마음껏 소리치는 것이 곧 연극. 그리고 그 연극만의 생동감을 ‘생계’ 뒤로 미루긴 싫은 재운. 무대와 매체 사이에서 그가 지역 극(劇)을 선택한 자존심이자 자부심이다. “한평생 변하지 말리라 다짐하는 게 있어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한평생 망치 들고 장갑 끼고 일하겠다는 겁니다. 저는 무대 짓고 조명 달면서 계속 연극을 할 거에요. 이 연극이 제겐 꿈이자 현실이거든요. 다만 ‘생활’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생활이면 비겁해지니까.” 살짝 웃던 재운은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재미 있는 상업극, 주제 의식은 부족하지만 화려한 인기극, 무료 공연 없는 전 회차 유료 공연, 그런 거 하면 돈 벌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깊이 있는 연극을 토대로 메시지도 있고, 고고함도 있는 것 하고 싶어요”라며 “그게 바로 지역 연극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역에 남은 연극인으로서 지역 연극이라는 예술에 예의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연극 활동이 지속되려면 지자체나 문화기관 등이 창작의 자유로움을 인정해주고 주제 폭을 정하지 말아야 해요. 그래야 시민들도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죠. 또 무용이건 음악이건 연기건, 연극인을 트레이닝하고 인재 풀을 갖출 수 있는 교육 시스템도 동반되면 좋겠어요. 그러면 연극인이 분명히 지역에 모이게 될 거에요. 별다른 변화 없이 지금 이대로라면 차차 연극 관객은 도망가서 없어질 겁니다. 저희는 여기 남아 ‘꿈의 무대’를 지켜야죠. 연극 예술에 예의를 갖추면서.”

교육엔 ‘장애’ 없게... 시각 장애 학생 돕는다 [꿈꾸는 경기교육]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수원특수교육지원센터 시각 장애인의 사전적 정의는 ‘시각계의 손상이 심해 기능을 전혀 이용하지 못하거나 보조 공학 기기의 지원을 받아 시각적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다. 또 ‘시각 장애 학생’은 시각에 의한 학습이 곤란해 특정 광학 기구, 학습 매체를 통해 학습하거나 촉각 또는 청각을 학습의 주요 수단으로 사용하는 학생을 의미한다. 수원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이하 수원 지원센터)는 경기도교육청의 장애 유형별 특수 교육 지원 정책 중 ‘시각 장애’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영통중학교에 설치된 특수교육지원센터는 경기 남부권역 각급 학교 장애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과 상담을 전개하고 있다. ■ 점자, 보행 훈련, 상담까지... 학생 교육·생활 향상 서비스 제공 수원 지원센터는 경기 남부 권역 유·초·중·고·특수학교에 다니는 시각 장애인 학생을 위해 다양한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시각 장애인 학생이 다니는 학교와 지역, 학년 등 기초 정보부터 시작해 장애 유형과 등급, 잔존 시력 정도 등 세부 정보를 파악한 뒤 현장 수요 조사를 거쳐 마련된다. 유형별로는 △점자 교육을 통한 학습 능력 증진 △시각 장애 학생들의 독립적 보행법 습득 및 안정적 이동 능력 향상을 돕는 보행 훈련 △시기능 훈련을 통한 시각 정보 처리, 해석 능력 향상 △시각 장애 학생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교육, 생활, 진로 진학 상담 등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보행 훈련의 경우 전담 보행 지도사가 학교, 또는 가정 등을 직접 찾아가 시각 장애인용 지팡이 사용법, 보행법 등을 직접 교육하고 있으며, 시기능훈련의 경우 한국시기능훈련센터 소속 전문가들이 참여해 맞춤형 교육을 적용하고 있다. 상담 역시 찾아가는 서비스로 진행되고 있다. 수원 지원센터는 시각 장애 학생의 교육 성취도와 사회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생이 다니는 학교 또는 가정으로 방문 내지 전화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상담 내용은 학생 진로 진학부터 가정에서의 학생 교육 및 정서 상담이 핵심이며, 일반 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 학생인 경우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 방법에 대한 상담과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원 지원센터는 시각 장애 학생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원활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조 공학 기기와 학습 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보조 및 학습 기기는 점자 블록, 독서 확대기, 화면 낭독 기능이 탑재된 노트북·태블릿 PC, 스마트 비틀(화면 내용을 점자로 확인, 제어하는 기기) 등으로 구성된다. 수원 지원센터는 개별적 장애 특성을 반영한 보조 공학 기기 선정을 위해 경기도 재활 공학 서비스 연구센터, 한국점자도서관 등 전문 기관의 자문과 협의로 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수원 지원센터는 이를 통해 시각 장애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교육에 필요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 학생, 학부모의 세상을 향한 발걸음 돕는 창구 일반 학교 또는 지역 복지관에서 받기 어려운 시각 장애 맞춤형 교육을 수원 지원센터가 진행하면서 지역 시각 장애 학생과 학부모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일반 학생보다 시력이 약한 저시력 학생들의 경우 통학을 위한 보행부터 점자 블록, 화면 해설 기기 등 보조 공학 기기 사용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수원 지원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보조 공학 기기, 핸드폰의 스크린 리더 기능 사용법, 점자 교육 등은 시각 장애 학생의 자신감과 학업 의지를 되찾아주고 있다는 반응이 학부모 상담에서 속속 나오고 있으며 특수교사들 역시 보람을 느끼고 있다. 특히 시각 장애 학생을 둔 학부모들, 특히 특수 학급이 있는 일반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나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통합 교육을 받는 학생을 둔 학부모의 경우 수원 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상담 서비스가 양육, 교육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각 장애를 가진 자녀의 학교 생활, 또래 관계, 진로 진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데다 일반 학교 내 특수 학급의 경우 주로 발달장애 학생 비중이 높아 시각 장애 학생을 둔 학부모의 경우 학부모 간 정보 교류에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원 지원센터는 학기가 시작되는 매년 3월 시각 장애 학생 학부모로부터 상담 신청을 받아 전화, 방문 등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필요 시 상시 신청을 거쳐 다회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원 지원센터는 질환 등 후천적 요인으로 시력을 잃거나 저하된 학생 본인과 학부모의 정서 지원과 생활, 학업 재개를 돕고 있으며 시각 장애 교육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학업과 재활 모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터뷰 줌-in 이고운 교사 “학생 가정 환경 ‘제각각’… 맞춤 학습 제공” 아름학교 다니며 가정·학교 순회 교육도 학부모에 ‘입시·취업’ 필요 정보 전달 道 첫 시각장애인 전문학교 개교 지원 “시각 장애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점자 교육, 시(視)기능 및 보행 훈련 등 특수교육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학부모 상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원특례시에 위치한 특수학교인 아름학교에서 만난 이고운 교사가 밝힌 경기도교육청 수원특수교육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그 안에 설치된 ‘경기남부 시각장애거점센터’(이하 시각거점센터)의 주요 역할이다. 지원센터는 2013년 경기 남부권역에 위치한 17개 교육지원청의 시각 장애 학생 교육을 돕고자 경기남부 시각장애거점센터를 설치, 특수학교와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시각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사업을 다방면으로 전개하고 있다. 각 학교에 재학 중인 시각 장애 학생은 120여명으로 지원센터는 각 학생의 장애 정도, 특성에 맞는 시각 보조 공학 기기 대여부터 시작해 △기기 활용 교육 △학생 통학 지원 △학부모 상담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 시각거점센터에서는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시기능센터 경기지부와 연계해 점자 교육, 보행 교육, 시기능 훈련 등 다양한 시각 장애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사는 “보조 공학 기기로는 독서 확대기, 점자 정보 단말기, 화면 낭독 기능 탑재 노트북 및 태블릿 PC 등이 있다”며 “거점센터에서는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약해 학생에게 점자 강사를 일대일로 매칭, 일정 간격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교사들이 가정이나 학교를 찾아 순회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으며 아름학교에서는 점자로 영어,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며 “두 과목은 점자 수업을 잘 아는 교사의 교육이 필요하기에 특수 학급이 설치돼 있지 않은 일반 학교 등에서 요청이 있으면 순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학생 교육과 더불어 특수교사의 주된 역할로 학생, 학부모 상담을 꼽았다. 시각 장애 학생마다 가정 및 교육 환경이 제각각 다른 데다 양육부터 진로 설정까지 필수적이지만 부족한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시각 장애 학생들은 저마다 장애 원인, 잔존 시력 정도, 중복 장애 여부가 모두 다르고 각각의 교육적 요구도 다양하다”며 “학부모들 역시 대체로 시각 장애 학생에 대한 정보가 적어 양육과 교육 모두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라고 해도 정확한 진단 없이는 아이의 장애 정도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학생이 중도에 시력이 나빠져 어머니가 상담을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글자를 읽을 수 없게 되다 보니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도 많이 힘들어해 정서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시기능 검문표로 학생의 상태를 진단하고 필요한 보조 공학 기기를 안내를 거쳐 학교 방문 교육을 실시했고 학생에게는 화면을 읽어주는 노트북, 스마트폰 사용 방법과 관련 앱 사용 방법을 교육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교사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장애 학생 △대입 수시 특별 전형 △수험 편의 △취업 사례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또 이 교사는 “일반학교에서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재학생은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학교 생활과 활동 참여에 대한 고민이 많은 편”이라며 “이 경우 비장애인 교사들이 보조 공학 기기 교육, 점자 교육에 어려움을 겪기에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자문, 상담, 컨설팅 등도 병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사는 2027년 3월 경기도 최초 시각 장애인 전문 학교로 문을 여는 ‘새빛학교’(가칭) 개교를 지원하고 있다. 수원 영통구 영동중 이전 부지에 예정된 새빛학교는 △영아 1학급 △유치원 1학급 △초등학교 6학급 △중학교 3학급 △고등학교 3학급 등 6개 학년, 20학급 규모로 개교한다. 아름학교를 비롯한 지금의 특수학교는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함께 다니다 보니 통학, 교내 보행 등 시각장애 학생 편의가 반영된 교육 환경을 완벽하게 구성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거점 센터에서 새빛학교 개교 지원을 위해 서울맹학교, 한빛맹학교 등을 방문, 시각 장애 학생을 위한 교내 구성을 견학하고 벤치마킹했다”며 “새빛학교의 학교급별 전문 교육과정 준비 및 안착을 위해 내년부터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과 교육과정 연구팀을 만들어 개교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학생들 간 통합 프로그램도 실시, 사회적 통합을 준비해나가는 허브로서의 역할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점자 배우며 더 큰 세상 알아가요” 송하은 학생 - 학교 기자로 장애 학생 정책 기사화 ‘성우’ 꿈 키우며 글자 많이 접해요 김하은 학생 - 일반 학교 다니며 보행 교육 보충 다양한 악기 다루는 음악가 되고파 “영어, 수학 점자를 배우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제게 맞춰 수업을 해주시는 게 참 좋아요.” 아름학교에서 고교 1학년 과정을 밟고 있는 시각 장애 학생 송하은양은 점자를 활용해 국어, 영어, 수학 등 다양한 과목을 배우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송양이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다. 그는 “다른 과목은 어려운 게 많지만 국어는 문학 작품도 많이 접할 수 있고, ‘작가가 왜 이렇게 썼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또 송양은 아름학교에서 학교 신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진행하는 교육 정책, 특히 장애 학생을 위한 정책을 취재하고, 이를 기사화하고 있다. 송양이 점자, 학교 신문 활동을 통해 텍스트를 많이 접하고 있는 것은 ‘성우’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함이다. 송양은 “학교에서 점자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가 성우를 하려면 대본을 많이 봐야 하기 때문”이라며 “저시력이라 큰 글씨만 볼 수 있어 학습할 때 눈으로 글자를 읽기 힘든 만큼 점자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학교인 오현초등학교에서 3학년생으로 재학,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시각 장애 학생 김하은양은 음악가를 꿈꾸고 있다. 김양은 수원특수교육지원센터로부터 시기능 훈련, 보행 연습, 지팡이 사용법 등을 배우는 한편 일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는 “점자 수업이 조금 어렵고 체육 활동,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 것 모두 재밌다”며 “앞으로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