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일방 추진 정규직화 노사협력 망각?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이를 두고 인천공항 비정규직노조는 ‘노사공동연구를 하겠다는 협력 약속을 저버린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18일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좋은 일자리 창출 전략 및 실행방안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은 인천공항 운영·관리 업무의 기능·직무별 현황 진단, 정규직 전환방향 및 중장기 조직발전 방안, 직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 세부실행방안 등의 연구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연구용역에는 그동안 노동계에서 우려했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 세부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관련 용역을 통해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도 외부위탁 업무에 대한 최적의 정규직화 전략과 세부적인 실행방안을 수립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용역발주에 대해 인천공항비정규직노조 측은 “그동안 강조해온 노사 공동연구가 아닌 공사의 일방적인 행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정규직 전환논의가 당사자인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참여를 배제한 체 이뤄지면, 비용절감과 인력삭감 등 사측의 입장만 강조한 반쪽짜리 전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공항공사는 일방적인 연구용역을 중단하고 노동자 당사자 참여방안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구용역 중단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는 공사를 상대로 투쟁을 재개할 것이며 일자리위원회 등 정부에 적극적인 지도감독을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사관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인천공항 근로자 대표들과 면담을 시행하는 등 대화에 나서왔으며, 다음달 초 전문 용역업체 선정 후 단계별 용역 진행상황에 따라 현장 근로자들과 구체적 협의 및 의견 수렴절차를 가질 것”이라며 “근로자들의 의견수렴, 전문가 자문 및 정부기관 협의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양광범기자

경기도 공공 박물관·미술관 무료 개방, 무엇이 문제인가

오는 9월1일부터 경기도립 박물관ㆍ미술관을 전면 무료로 개방한다.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기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했다. 오는 27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경기 도립 뮤지엄 무료 개방이 현실화된다. 대상은 도박물관, 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이다. 수익이 가장 높은 도어린이박물관만 첫째, 셋째주 주말에 무료로 운영한다. 이 조례안을 두고 ‘도민의 문화향유 기획 확대’와 ‘선심성 정책에 문화예술 생태계 파괴’라는 긍ㆍ부정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찬반 입장을 떠나 ‘도민의 행복지수 높이기’라는 궁극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선결조건 및 후속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하나같다. 이에 도립 뮤지움 무료화 정책을 둘러싼 주장들의 근거와 상생 방안을 살펴봤다. ■ 선심성 정책 비난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14일 김종석 도의원(민·부천6)이 대표 발의한 해당 조례를 ‘특정 주말 무료 운영’에서 ’365일 전면 무료’로 전격 확대 수정해 의결했다. 도립 뮤지움은 2008년 3월1일 이전까지 유료로 운영되다가 이 시점부터 무료화, 2011년7월17일부터 다시 유료화로 전환했다. 각 기관마다 운영예산이 지속적으로 동결 또는 축소됐고, 무료화에 따른 관람객 증감 효과가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조례안은 김 의원이 2014년 11월 대표 발의했다가 예산 부담과 공짜의식 확산에 따른 문화수준 저하 등의 이유로 무산된 것이다. 지난 3월26일 재발의 한 김 의원도 전문가 좌담회 등에서 부정적 여론이 거세자 무료 개방을 한 달에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수정할 가능성까지 열어 뒀었다. 당시 좌담회에 문광위 위원 참석자는 송낙영(더민주ㆍ남양주3) 의원이다. 경기도청 공무원 A씨는 “이명박 정부 때 시행한 것을 도가 도입해 철회하기까지 많은 혼란과 갈등이 존재했다”면서 “이미 각 기관이 운영난을 겪고 도의 지속적인 재정지원도 어려운 상황에서 선심성 정책으로 끝나지 않도록 도의회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적했다. 문광위 염종현 위원장은 “상정 여부도 정하지 않고 문광위원들이 치열하게 토론했고 예산 부담이나 도민의 문화 수준이 과거와 다르다고 판단했다”면서 “도의원은 임기가 있는 비정규직이지만 이번 기회에 도청과 각 기관의 집행부와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축적해나가며 일관성 있고 효율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립관 경영 악화 호소 “도립 뮤지움이 공짜인데 1~2천원 받는 작은 사립관에 누가 오려고 하겠는가. 공짜가 익숙한 사람들은 소액이라도 받는 사립관들의 작품과 프로그램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기꾼이나 욕심쟁이로 몰아가고 발길을 끊을 것이다.” 용인시에서 뮤지움을 운영 중인 B씨의 하소연이다. ‘2016년 경기도 뮤지움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사립 뮤지움의 운영비는 국비 및 지방비 42%, 설립자 32%, 입장료 10%, 기타 16% 등이다.이 같은 상황에서 도립 뮤지움을 무료화하면 도내 각 시군이 영향받아 공립 뮤지움을 무료로 전환, 결국 사립 뮤지움 모두 무료로 운영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거나 아예 운영을 포기해야 하는 ‘도내 문화예술 생태계 파괴’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사)경기도박물관협회 전성임 회장은 “주말 입장 수익이 대부분인 사립 박물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사립관에 대한 도 지원책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최계동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상생 발전할 기회로 삼아야 할 때로 사립 뮤지움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현장에서 전문 인력과 인건비, 홍보비, 지역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기획력 등을 고민하는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협업(체)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무료화에 따른 도립 뮤지움 수준 하락 예상 이번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6개 도립 뮤지움의 입장료 수익은 사라진다. 각 뮤지움을 위탁 운영 중인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무료화 시행에 따른 손실액은 추산 5억2천만원이다. 이중 입장료 수익이 높은 도어린이박물관을 제외하면 1억2천여 만원이다. 현재 한 기관이 2~3개 기획전시를 조성하는 데 사용해 왔다.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운영비 등 사업예산이 갈수록 줄거나 동결되는 상황에서 콘텐츠 수준의 하락은 명약관화(明若觀火)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또 무료화 시행으로 관람객이 증가할 경우 노후화가 진행 중인 10~20년 된 시설의 안전성 문제, 주변 지역의 주차난과 교통 혼란에 따른 불만과 민원 가중 등을 예측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 C씨는 “도민 향유 기회 확대 차원에서 환영하지만 무료화 시행에 따른 인력, 예산보전 선결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시범 운영이나 수요 예측, 문제 해결 과정없는 전면 무료화는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류설아기자

전철·버스·택시 한곳서 승차… 수원역 환승센터 오늘 개통

‘수원시 교통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원역 환승센터가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다.수원시는 19일 새벽 첫차(버스 기준)부터 수원역 환승센터를 가동한다고 18일 밝혔다.수원역사(AK플라자)와 롯데몰수원점 사이(권선구 세화로 136)에 건립된 환승센터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부지면적 2만 3천377㎡, 건축면적 3만 5천160㎡에 이른다. 2014년 7월 공사를 시작해 3년여 만에 준공했다. 시비 495억 원, 도비 105억 원, 국비 150억 원 등 750억 원이 투입됐다.환승센터는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조성됐다. 지상 2층에는 버스를 갈아탈 수 있는 12개 정류장이 자리한다. 정류장 앞에는 실내 승객대기실 3곳이 있어 편안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 수유실과 ‘수원관광안내소’, 종합정보안내시스템(키오스크), 스마트폰 충전대 등 편의시설이 갖춰졌다. 지상 1층에는 자전거 150대를 세워 놓을 수 있는 자전거 주차장(실내), 택시 승강장, ‘시티투어버스’ 승차장이 있다. 지하 1층은 환승센터와 지하철 1호선, 분당선이 직결되고 자동차 131대를 세울 수 있는 환승주차장으로 갈 수 있는 통로가 있다. 주변 쇼핑센터와도 연결된다.환승센터 개통에 따라 기존 수원역 주변 버스정류장에 정차하던 107개 노선 시내·마을·좌석버스 1천242대 중 26%가량이 환승센터로 정류장을 옮긴다. 수원시는 센터 개통 후 수원역 앞 덕영대로 구간별 차량 통행시간이 12~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특히 환승 거리·시간이 대폭 짧아진다. 수원역 동쪽 버스정류장에서 철도역까지 환승 거리는 329m였지만 환승센터에서 철도역까지 거리는 260m로 줄어든다. 동쪽 버스정류장에서 전철까지 환승 거리는 318m에서 215m로 100m 넘게 줄어들게 된다. 환승 시간도 평균 1분9초~1분43초씩 줄어든다.수원시는 버스 노선 경로변경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고자 2단계로 나눠 버스 운송을 개시한다. 19일 1단계(세평지하차도 경유 남북측 기종점), 다음 달 3일 2단계 운송이 개시된다.한편, 시는 지난 16일 염태영 수원시장, 맹성규 국토교통부 제2차관, 신선철 경기일보 회장 등 내빈을 비롯해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개통식을 했다.염태영 시장은 “수원역 환승센터 개통으로 하루 유동인구 30만 명을 넘나드는 수원역 주변의 교통 여건이 개선되고, 시민들은 편리하게 교통수단을 갈아탈 수 있을 것”이라며 “환승센터가 수원시 동서지역 균형발전의 축이자 서수원지역 발전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천자춘추] 인간의 4가지 유형

사람에게는 네 종류의 인간형태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꽃과 같은 사람이다. 꽃이 흐드러지게 만발하여 대자연에 기염을 토할 때에는 온갖 벌과 나비들이 다투어 모여든다. 그러나 꽃이 사명을 다하고 지고 난 후에는 모두 떠나고 만다. 사람도 이러한 부류는 권력의 성쇠에 따라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이 벌나비와 같다. 각종의 선거 때마다 유랑하는 선거꾼들은 이러한 부류들이다. 둘째는 저울과 같은 사람이다. 저울의 무게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무게의 힘이 실리는 쪽으로만 향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아예 의리란 사치품에 불과하다. 이득만 있다면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까지 언제라도 비수를 들이댄다. 항상 유불리만 계산하는 이들은 배신을 밥 먹듯하며 고마움을 망각한다는 점에서 첫 유형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측근에 이런 사람들이 많다면 그 조직은 곧 붕괴될 것이다. 셋째는 산과 같은 사람이다. 항상 변함이 없는 사람이다. 산은 언제 보아도 변함이 없다. 산이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을 차별한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사람으로 보면 순정파요 의리파이다. 우리가 기쁠때나 슬플때나 변함없이 반겨준다. 어디 그뿐인가. 힘들게 오르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휴식처를 제공한다. 아마도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벗은 산뿐인가 하노라. 마지막으로 땅과 같은 사람이다. 우리가 서 있는 땅처럼 필수적인 사람이다. 땅은 항상 생명의 근원인 의식주를 제공하며 절망상태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준다. 언제나 패자부활전을 허용하며 온갖 투정을 다 받아주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넉넉하다. 땅은 아낌없이 주지만 그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 당신이 그런 사람을 단 한명이라도 가질 수만 있다면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다. 위의 4가지 인간의 행태 중에서 우리는 어떤 인간이 되고자 하는가. 생각건대, 첫째와 둘째 유형은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적어도 동양적 윤리관으로 볼 때 소인의 행동이다. 그러나 셋째와 넷째 유형은 참으로 존경받을 만한 인간관계이다. 그것은 군자가 지녀야 할 덕행이기 때문이다. 어디 그것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관계인가. 특히 넷째 유형은 이 지구상에 자기를 낳아준 부모 외에는 찾을 수 없을 듯하다. 그러나 셋째의 산과 같은 유형의 인간관계는 우리의 수양과 노력에 의하여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본다. 불나비처럼 권력 주변에 모였다가 흩어지는 군상들, 은혜를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이해관계에 따라 의리를 손바닥처럼 뒤집는 배반자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런 사람들이 활보하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씁쓸하다.유승우 前 국회의원

[이슈&경제] CCTV의 원조, 낮과 밤의 새와 쥐

지난해 민주주의의 맏형이라 자처하는 미국에서 대선 전부터 달아오른 대통령 당선자의 인성에 대한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 우리나라에서는 탄핵이라는 극단적 처방론까지 입에 오르내렸다. 그 많은 기자가 대통령을 향해 손가락질을 해대며 거침없고 자유롭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문화가 부럽기만 했다. 기자들과 대통령의 만남. 누가 거짓이고 누가 진실인지를 알아보게 만든 유리창 같았다. 여기에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것을 빗댄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낸, 생물을 주인공으로 한 살아 있는 CCTV의 원조격인 이 속담은 소름끼치도록 명쾌하고 적확한 표현이다. 그 먼 옛날, 아무런 측정 장비나 과학적 수단이 없었음에도 주·야간에 발생하는 대기의 밀도 차이에 따른 소리 흐름의 변화를 어떻게 알아채고 그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동물들까지 이리도 잘 빗대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듣는 소리는 낮에는 하늘을 향해 위로 퍼지는 경향을 보이고 밤에는 지면을 따라 흐르는 특성이 강하다. 이것은 정밀한 측정 기기나 분석 장비가 없다면 말로는 표현조차 어려웠을 자연이 만든 물리학적 현상임에도, 그것을 정확하게 알아낸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그렇게 이동하는 특성을 가진 소리를 제일 잘 듣는 것으로 새와 쥐를 내세운 것은 지금의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도 가장 합리적이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도 이 같은 표현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새들은 천적을 피해 나뭇가지 등 높은 곳에 앉아 생활하는 특성이 강하다. 그 높이까지 마치 소리를 들어 올리듯 올려 보내는 것은 자연이 만든 현상이다. 더욱이 새들은 두개골이 작고 귀가 거의 외부에 노출돼 있다시피 해 소리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그 어떤 동물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쥐도 비슷해, 땅속에 숨어 살기를 좋아하는 특성상 작은 몸으로 세상에 맞서 살아가기 위해 미세한 소리 정보라도 목숨처럼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그만큼 소리에 민감한 동물이란 뜻이다. 모든 소리는 모든 생물과 인간들에게 공평하게 다가온다. 자연 속에서의 소리는 가둘 수도 없고 흘러가는 길을 막아설 수도 없다. 어디론가 몰래 숨어들거나 원래보다 더 커지거나 없던 것이 더해져 왜곡되는 일도 없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 속으로 들어온 소리는 마음대로 숨기거나 왜곡시키기며 흘러갈 방향도 정하고 거기에 양념처럼 자신의 감정까지 덧씌워져 가공식품 뺨치게 변모하기 일쑤다. 그래서일까. 귀로 들은 소리가 입으로 나갈 때, 우리는 사람 됨됨이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다. 귀로 들은 소리를 교묘하게 왜곡시킬 줄 아는 것, 인간만이 가진 얄미운 재능인 듯하다. 미국을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는 요즘 쥐와 새는 똑바로 들었지만, 자신들조차 스스로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얼마나 심하게 가공했는지 모르는 현장을 매일같이 신문, TV 등 ‘낮말 밤말 전달기’를 통해 낱낱이 들여다보고 있다. 그들은 왜 자신을 만난 사람들이 쥐나 새보다 더 무서운 ‘살아있는 신형CCTV’임을 모르고 있는 걸까. 진정 그 이유를 모른다면 새와 쥐를 모아 놓고 지내라. 그들은 CCTV내용을 조작하지 않기에 안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장

[기고] 진로교육 패러다임의 혁신 ‘경기꿈의대학’

경기도에 첫 발령을 받아 교직을 시작한지 근 30여년이 지났다. 부끄럽지만, 젊은 시절 필자에게 있어 유능한 교사란 아이들의 성적을 눈에 띄게 올리는 사람이었다. ‘절대 공부’를 외치는 담임 앞에 아이들이 받을 상처 따위는 암묵적으로 묵인되어야 하는 호사스런 사치에 불과했고, 생활지도에서는 매달 무결석 학급 표창으로 내 자신 교직의 사명을 다하는 교사라 자부하여 왔다. ‘너희들의 미래는 내가 책임진다. 그러니 그저 선생님이 시키는대로만 따라오면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식의 오만과 독선적 교육철학으로 선택을 강요 받았던 그 시절 아이들 모습을 떠 올리면 심히 죄스럽기 그지 없다. 그 동안 우리의 교육은 행복과 희망이 아닌 늘 고통과 괴로움의 무게를 견디는 것이었다. 단 한명의 승자 외에는 모두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 하는 무한 경쟁 교육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상처를 받고 좌절하며, 생(生)을 포기하기에까지 이르렀던가? 더불어 학부모들이 짊어져야 하는 사교육비 부담은 또 어떠한가? 급기야 세계 최하위 저출산 문제로 이어져 이제 우리 교육은 21세기 암울한 미래를 상징하는 또 다른 단어가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이러한 요즘의 현실에서 ‘경기꿈의대학’은 획기적인 교육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전국 최초로 지난 4월에 ‘경기꿈의대학 운영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었고, 경기도교육청과 인근대학 간의 업무협약으로 시작되어 현재 819개의 등록 강좌에 440교 학생 2만여 명이 수강하고 있다. 필자 역시 사업 초기부터 각 대학의 강의계획서를 사전 검토했고 교육지원청의 학생관리지원단으로 참여하면서 매주 대학 현장에서 아이들을 접하고 있다.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자녀의 수강을 돕는 학부모님들도 계신데, 다양하고 구체적인 진로 및 직업정보가 필요한 시기에 좋은 수업을 듣게 되어 아이들이 마냥 신나한다며 만족해 하셨다. 강의를 맡고 있는 교수님들도 보다 차별화된 교육의 일환으로 고등학생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하여 진로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적극성을 보이고, 직접 현장에서 모니터링한 아이들의 반응도 무척 고무적이다. “전공교수님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도 재미있고요.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실험 수업을 실험기자재가 완비된 대학에서 다른 학교 친구들과 함께 학습하는데 2시간의 수업이 너무 짧게 느껴져요.” (‘기초물리학 실험 체험’ 수강생 성복고 이00)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려는 의지를 통해 비범한 인물이 된 평범한 사람들이다고 하신 교수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저도 노력하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미래 청년사업가에게 주어지는 7가지 질문’ 수강생 성복고 김00)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고교학점제를 비롯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 무학년제,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 향후 교육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른 다양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 어떤 변화이든 교육의 중심에 학생이 있음은 물론이다. 이제 우리는 성적으로 줄세우기 식의 교육에서 벗어나 진정 학생들의 창의적 성장 가능성을 믿고 학교와 마을을 포함한 지역사회 공동체가 함께 지원 방안을 고민할 때이다. 그간 경기도교육청의 혁신교육을 위한 끊임없는 교육패러다임의 긍정적 변화 역시 학교가 이룩해 온 제도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교문 밖의 마을교육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의 관심과 협력이 어우러짐으로써 가능했다. 이에 경기교육이 선도하고 있는 ‘경기꿈의대학’ 역시 교육공동체 모두의 관심과 협력으로 우리 아이들의 꿈 실현을 위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할 또 하나의 교육 혁신 과업이라 할 것이다. 최동호 용인 성복고등학교 교감

강화군 ‘예산사업’ 살펴보니… 10건중 3건 목표 달성 실패

인천 강화군이 지난해 추진한 각종 예산 사업 중 30% 정도가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강화군이 발간한 2016년 예산의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군은 ‘군민이 행복한 강화’를 위해 복지증진, 일자리창출, 경제활성화, 농수축산업 발전, 관광자원 개발 등의 각 실과소별 지난해 예산 운용 성과를 자체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총 241개 정책사업 평가에서 초과달성 36개, 달성 123개, 미달성이 71개로 나타났다. 강화군의 지난해 예산 결산액은 3천938억7천80만원으로 전년도보다 291억6천9백만원이 증가됐다. 정책사업 중 4개 이상 초과 달성하며 최우수 평가가 많은 부서는 복지지원실, 수산 녹지과, 경제교통과, 보건소로 알려졌다. 반면에 투자유치부서는 대규모 투자유치 등 6개 사업 모두 미달성으로 미흡 평가를 받았다. 각 부서 목표달성 실적으로는 기획감사실 10개사업 중 6개 달성, 복지지원실 33개사업 중 20개 달성, 안전행정과 10개사업 중 6개 달성, 문화관광과 15개사업 중 10개, 달성, 재무과 13개사업 중 12개 달성,민원지적과 7개사업 중 5개 달성 등이다. 이에 투자유치를 비롯한 군 전체 사업지표 중 미달성률이 30%에 가까워, 운용실적을 높이는 방안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 김 모(강화읍) 씨는 “군청의 각종 사업들을 진행하기전, 사전에 면밀한 검토와 부서 간 협의를 통해 예산의 중복 투입을 막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예산성과보고서는 내부 자료용으로 제작한 것이며, 100% 기준 이하는 미흡, 100~130%는 우수, 130% 이상은 최우수로 평가하였다.”라고 말했다. 한의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