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왜 이리 길어"…인천공항 사전투표소 장사진

"줄이 왜 이렇게 길어" 사상 첫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인천국제공항 3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은 투표소가 열리는 오전 6시 이전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이 장사진을 쳤다. 이날 인천공항 투표소를 찾은 사람들은 예상보다 긴 줄에 놀라는 눈치였다. 줄을 선 사람들 상당수는 비행기 출발시각을 지나치지 않을지 걱정됐는지 연신 시계를 들여다봤고 한 여행객은 출발시각이 가까웠는지 "이러다 새치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하기도 했다. 오전 7시 15분께는 한 무리 여행객이 투표를 포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부분은 30분이 훨씬 넘는 시간을 기다려 한 표를 행사하고 여행을 떠났다. 젊은 여행객들은 투표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며 지루함을 달랬다. 가이드북을 꺼내 여행지에서 갈 곳을 미리 살펴보는 이들도 있었다. 중국 출장을 떠나는 중소기업인 김종구(54)씨는 "지난 대선 때는 일이 바빠 투표를 못 했는데 이번에는 꼭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평소 비행기를 탈 때보다 1시간 앞서 공항에 왔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얼른 비행기를 타러가지 않아 섭섭한지 연신 부모를 연신 보챘다. 몇몇 아이들은 부모만 투표한 것이 샘이 났는지 자신도 투표하겠다고 떼를 쓰기도 했다. 초등학생 딸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이끌고 동남아시아로 여행가는 이모(36)씨는 "선거날 외국에 있어 미리 투표했다"면서 "다음 대통령은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징검다리 황금연휴를 맞아 동갑내기 친구와 일본여행을 간다는 윤상요(26)씨는 "두 후보를 놓고 고민 중인데 아직 결정을 못 했다"면서 "어떤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부정부패만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 송영길 총괄본부장과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씨는 인천공항에서 사전투표 캠페인을 벌였다. 이씨는 "한 명의 시민으로서 투표하는 다른 시민들을 응원하고자 왔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다음 대통령이 소통을 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장은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상황을 점검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전투표 후 비행기 출발시각이 얼마 남지 않은 승객들에 대해서는 출국장을 빨리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정 사장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더 많은 투표장비 설치를 요청했는데 장비가 부족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시간 탓에) 투표를 못 하시는 분들이 일부 생겨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공항 투표소에서는 오전 7시 30분 현재 764명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연합뉴스

'1등 투표' 하려고 텐트치고 밤 새우고, 인증샷 찍고

19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 시내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이 줄을 이었다. 일부 시민은 가장 먼저 투표하려고 전날 오후 9시부터 투표소 앞에서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시민들은 투표를 마치고 저마다 '새 대통령이 변화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거짓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 '경제적으로 나라를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다',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등 희망 사항을 말하기도 했다. 서울역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투표 시작시간인 오전 6시 이전부터 10여명이 줄을 서서 대기했다. 투표가 시작된 이후에도 투표소를 찾는 시민이 몇 분 간격으로 계속 이어졌다. 자원봉사자들과 용산구청 직원들이 투표소를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투표 절차를 설명해 주거나 출구를 입구로 잘못 알고 들어서려는 시민들을 입구로 안내했다. 이른 새벽부터 도착해 기다렸다는 서울역 투표소 '1호 투표자' 이인철(47)씨는 "선거당일인 9일에는 지방에 갈 일이 있어 사전투표소를 찾았다"며 "그간 살면서 사정이 있어서 태어나 처음으로 투표했는데 뿌듯하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김정숙(62)씨는 "부산 가는 길에 남편과 함께 투표하고서 자녀들에게 '엄마아빠도 투표했다'고 보내려고 인증샷을 찍었다"며 "새 대통령은 싸우지 않고 거짓말 안 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이서연(56·여)씨는 "주민센터 소개로 참여하게 됐고 투표도 오늘 할 작정"이라며 "누가 되든 이번 대통령은 무척 어려운 시기를 보낼 텐데 나라를 경제적으로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분이 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강남구 신사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전날 오후 9시부터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우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투표 독려 생중계 방송을 한 30대 청년들도 있었다. 자영업자 김원재(37)씨와 프리랜서 전승민(31)씨는 "전국에서 1등으로 투표하고 싶어서 페이스북 친구끼리 나왔다"며 "2년 쓸 스마트폰도 며칠 밤 기다려서 사는데 5년 동안 대한민국과 우리 삶을 바꾸는 일에 하룻밤 정도는 새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남편·딸과 함께 온 가족이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주민 박모(64)씨는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데 꼭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일찍 나와 투표했다"며 "잘못한 사람이 물러난 건 물러난 거고 새로운 사람은 또 옳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 남가좌2동 투표소에는 인근 대학생이나 가족 단위 유권자들이 많았다. 친구 사이라는 윤여웅(20)·정주영(20)씨는 "학교 다니면서 앞으로 1등 할 일 없을 것 같은데 이거라도 1등 하자 싶어서 이른 아침 와서 기다렸다"며 "이번이 처음 대통령 뽑는 거라 설렌다. 청년으로서 청년정책을 내세운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귀띔했다. 직장인 김승훈(41)씨는 "투표 당일 어디 갈 계획은 없지만 중요한 선거이다 보니 빨리 참여하고 출근하고 싶어서 투표소를 찾았다"며 "아무래도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변화의 바람이 크니까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사람을 찍었다"고 말했다. 89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강북구 우이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주부 이모(63)씨는 "어머님께서 꼭 투표에 참여하시고자 하는 마음이 크셔서 모시고 나왔다. 나이에 비해 정정하셔서 투표소 오르내리는 것이 아주 힘들지는 않았다"며 "국민을 하나로 아우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우이동 투표소 투표관리관 이정희(56)씨는 "대선 사전투표가 처음이라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꾸준히 투표장에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을 보니 (투표율이)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예상했다. 대선 사전투표가 처음이다 보니 이른 아침에는 진행이 더딘 모습도 있었다. 전자식 본인확인기 사용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옆 사람 도움으로 기기를 운용하는 투표사무원도 눈에 띄었다. 지문 인식기가 지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대신 서명을 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연합뉴스

의정부 공구상가 불… 인근 점포 15개 이상 태우고 진압

3일 오후 8시 30분께 의정부시 의정부동 구 터미널 부근 방향 로데오거리 입구에 있는 공구상가에서 불이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차 47대, 소방관 70여 명이 출동했고 현재까지 인명피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총 5억5천여만 원(부동산 3억 원·동산 2억5천만 원)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처음 화재 발생 지역은 S 공구상가로 맞은편에서 B 음악사의 운영자가 최초 목격, 소화기로 불길을 끄려다 안돼 이를 119 소방에 신고했다. 최초 목격자는 “S 공구상가 뒤편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고 진술했다. 소방 당국은 이를 근거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분석 중에 있다. 화재가 난 S 공구상가 안에는 각종 자동차 관련 장비들이 가득 쌓여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가 발생한 S 공구사 주변에는 모두 25개 점포가 밀집돼 있었는데 불길은 인근 공구사, 호스판매사, 간판업체, 애견센터, 천막가게, 씨앗판매사, 식당 4곳 등 총 15 여곳의 점포로 번졌고 이 중 10곳의 경우 가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 대응 1단계를 발령한 소방당국은 밤 9시 59분 초기 진압을 했고 이후 밤 10시 40분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의 불길을 잡았다고 판단해 1단계 대응을 해제했다. 소방당국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음날 아침까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 불로 인근 파발로 교차로에서 재래시장 쪽으로 가는 도로가 전면 통제됐으며 주변으로 수많은 시민이 몰려나와 화재 진압장면을 지켜봤다. 소방관계자는 “화재 발생이 휴일인 수요일인 탓에 점포들이 일찍 문을 닫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화재 현장에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직접 방문해 현장 보고를 받고 점검에 나섰다. 이자리에서 안 시장은 직원들에게 “조속한 피해복구 대책과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김동일·조철오기자